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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9화

“지난 3개월 동안... 배은란은 줄곧 나를 형으로 알고 있었어. 하지만 난 그 어떤 쾌감도 느껴지지 않더라고. 이제야 어떤 것은 강요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

서철용은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지 않는 사람이다. 심지어 전연우까지도 처음에는 장씨 일가를 상대하는 도구로만 사용했었다.

이제 장해진이 죽고 장씨 가문에는 전연우만 홀로 남았다. 하지만 장해진에 대한 전연우의 증오는 서철용 못지않게 깊다.

전연우는 자신의 친아버지를 제 손으로 직접 제거했다. 누구에게나 자비하나 없이 무자비한 냉혈한이었던 전연우는 유독 장소월에게만큼은 한없이 나약해지고 있다.

전연우가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서철용이 대답했다.

“천천히 한 걸음씩 해봐야지. 기억 속 고통에 갇혀 사는 것보다는 지금이 낫지 않겠어?”

서철용은 서씨 집안 저택에서 서민용에게 무릎을 꿇고 있던 그녀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사실 서민용은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오래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4년 전 우리 내기 아직 기억해?”

서철용은 의사 가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그를 쳐다보았다. 찬바람이 짧은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리자 가느스름한 그의 두 눈이 드러났다. 방탕하고 거칠었던 눈동자에 지금은 무언가 사라진 것만 같았다.

인상을 찌푸리는 걸 보니 분명 기억하고 있다.

“그 내기, 우리 둘 다 졌어. 넌 장소월을 사랑하게 됐고, 난... 마음을 주어서는 안 되는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전연우가 차갑게 말했다.

“진 건 너야. 만약 나였다면, 그 둘을 시작하지도 못하게 했을 거야.”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날이 밝아오는 창밖을 본 서철용이 말했다.

“난 이만 돌아갈게. 시간이 늦었어. 쉬어.”

전연우의 깊은 눈동자는 여전히 창문 밖에 머무르고 있었다...

어두운 하늘의 구름이 갈라지며 밝은 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은빛이 점차 가라앉으며 눈도 서서히 그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2주 뒤, 전연우는 화국 내 자선가 순위 1위에 올랐다. 그의 가치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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