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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얼굴에 드러나 있는 표정으론 그 감정을 예측할 수 없었다.

상품은 손에 방패를 들고 있는 검은색 기사였는데 책상 위에 올려놓으니 사뭇 고급스러워 보였다.

“거짓말인지 아닌지 누가 알아. 소월이의 머릿속에 남자만 가득 들어있는 걸 내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장해진은 그녀의 성적표를 툭 던져버렸다.

숟가락을 잡고 있던 장소월의 손에 더더욱 힘이 들어갔다.

성적표는 마침 전연우의 발 옆에 떨어졌다.

그가 허리를 굽혀 주어보니 거의 모든 과목이 만점이었다.

그의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저번 시험에서 장소월은 평균 4, 50점밖에 받지 못했다.

정말 이 성적이라면 장해진의 도움 없이도 국내 모든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그녀의 힘으로 만들어 낸 성적인지, 아니면 다른 꼼수를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건 오직 그녀 자신만이 알 것이다.

몰래 훔쳐본 백윤서는 화들짝 놀랐다.

장소월의 모든 과목 성적이 그녀보다 높은 것이다.

이 성적은 서울 제2 고등학교에서 전교 3등 안엔 들 것이다.

불편한 감정이 백윤서의 가슴속에서 천천히 피어올랐다.

그녀는 장소월의 성적이 언제 이렇게 올랐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시험 잘 봤네. 윤서보다 70점이나 높아.”

장소월은 그의 말투에 담겨있는 것이 진심 어린 칭찬인지 아니면 그녀가 꼼수를 부렸다고 의심하며 비아냥거리는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건 장소월의 관심사가 전혀 아니었다.

그들의 눈에 그녀는 그저 아무런 쓸모도 없는 폐기물에 불과하니 말이다.

장소월은 아직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로 온 도우미를 보며 말했다.

“학교에서 또 전화가 오면 전 한동안 학교에 가지 못한다고 말해주세요. 시합에 관한 일은 전 흥미 없어요. 참가하고 싶지 않아요.”

장소월이 숟가락을 내려놓고 몸을 일으켰다.

“전 다 먹었어요. 아버지, 천천히 드세요.”

오늘의 죽은 좀 딱딱해 장소월은 몇 입만 먹고는 절반이 넘는 양을 남겼다.

우유는 모두 비웠다.

오지연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어요.”

오지연이 마음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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