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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1화

Author: 일설연우
본채 안.

맹건은 오늘 밤 군영 순찰 근무를 나가야 했다.

황제가 지금 장군부에 머물고 있는 터라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집에 들러 옷을 갈아입고 나가야 했다.

그때 봉구안이 맹 부인과 함께 본채에 들어섰다.

방 안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본 봉구안은 멈춰 서며 말했다.

“스승님께서 안에 계시니 저는 들어가지 않겠습니다.”

맹 부인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기서 기다려라. 내가 네가 부탁한 걸 가져오마.”

맹 부인이 방에 들어가자마자 본 것은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맹건의 묘한 얼굴이었다.

기쁘다고 하기도, 화가 났다고 하기도 어려운 표정이었다.

그러나 분명 속에는 화를 억누르고 있는 기색이 있었다.

맹건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다소 조심스럽게 물었다.

“부인, 요즘 내가 군영 일에 치여서 당신을 소홀히 했소. 그래서 혹시 나에게 화가 난 것이오?”

맹 부인은 담담히 대답했다.

“공적인 일 때문인데 어찌 화를 내겠어요.”

그 말을 들은 맹건의 얼굴이 금세 풀렸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그는 손을 떨며 침대 머리맡의 나무 서랍을 가리켰다.

“그렇다면… 저기 안에 있는 건 뭐요?”

맹 부인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걸 열어봤어요?!”

맹건은 그녀가 그렇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었다.

“부인! 당신이 아무리 화가 났어도 이렇게 날 대할 순 없소! 말하시오! 그 물건은 누구를 위한 거요?!”

그 물건은 제작이 쉽지 않아 맹 부인은 오랜만에 손수 만든 것이었다.

맹건은 그것이 자신과의 애정과 관련된 물건이라 생각했지만, 열어보고 나니 자신의 사이즈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그제야 깨달았다.

부인이 자신을 저버린 이유는 다른 더 나은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소. 나 맹건이 일을 겪을 줄이야!”

“그 자가 어디 있는지 말하시오. 설마 저 마당에서 일하는 일꾼이오? 내가 평소 그놈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맹건은 흥분하여 검을 뽑아 들고 당장이라도 누구를 찾아내려는 듯했다.

그는 지금 군영이 문제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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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가의 조묘는 장엄하고 위엄 있는 장소였지만, 현재는 반역자들에게 점령당한 상태였다.“놓으시오... 제발! 날 만지지 마시오!”한 후궁이 땅바닥에 눕혀진 채 발버둥치며 울부짖고 있었다.그녀가 필사적으로 저항할수록 반역자들의 태도는 더욱 오만해졌다.갇혀 있던 우리 안에서 장공주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그 여인을 건드리지 마라! 어서 나를 풀어주거라! 나는 장공주다!”장공주는 생각했다. 만약 맹 소장군이 여기에 있다면, 그도 반드시 자신을 희생해서 이들을 구했을 것이다.궁녀로서 살아가는 이들은 황제에게서 외면받으며 이미 충분히 불쌍한 삶을 살았다. 그런데 이제 이런 수모까지 당해야 하다니, 참으로 가증스러웠다.태후는 딸의 외침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급히 장공주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으며, 딸을 꼭 끌어안았다.한편으로는 옆에 있는 녕비도 품에 안으며, 마치 암탉이 병아리를 품듯 필사적으로 지키고 있었다.마 대인은 음침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공주를 끌어내라!”장공주는 황제의 친누이였다.태후의 마음속에서 경고음이 울렸다.안 돼!누구도 그녀의 딸을 건드릴 수 없다!태후는 죽을 각오를 다지려던 찰나,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네가 그들을 전부 죽인다 해도, 난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소욱의 반응은 극도로 냉정했다.그의 시선은 멀리, 먼 곳을 향해 있었다.“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너희들에게 죽임을 당했다.”“내가 황위를 포기하기를 바란다면, 소환을 돌려줘야 할 것이다.”녕비는 놀란 눈으로 황제를 바라보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들었느냐! 폐하께서 얼마나 무정한지!”“우리가 왜 폐하를 위해 고통받아야 하느냐! 너희들은 참으로 어리석구나!”그녀의 외침이 있은 후, 조금 전까지 땅바닥에 억눌려 옷이 거의 벗겨질 뻔했던 후궁이 기운을 쥐어짜며 악을 질렀다.“맞아! 왜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냐!”“그들은 궁에 들어온 지 여러 해가 지났건만, 단 한 번도 황제의 총애를 받은 적이 없었다!”“폐하께서

  • 폭군의 장군 황후   제724화

    이 말이 떨어지자, 원래도 갈피를 잡지 못하던 사람들은 이젠 완전히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하지만 소욱만은 침착하고 태연했다.황제로서, 태산이 무너져도 얼굴을 바꾸지 않을 정도의 평정심을 가져야 했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소아에게 독을 쓴 이유가 다 있었군…”“첫째는 소환을 제거하기 위해서, 둘째는 주국공을 선성에서 떠나게 만들어 선성을 무주 상태로 만들려 한 것이군. 천룡회, 너희는 정말로 일석이조로 움직였구나.”마 대인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역시 폐하께서는 남들과는 다르게 생각이 빠릅니다.”“하지만 아쉽게도… 이제야 눈치 채신 게, 너무 늦었군요!”그는 냉정한 표정으로 바뀌며 말했다.“북연 대군이 남제를 공격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폐하께 달려 있습니다.”“지금 즉시 태자를 책봉하고, 퇴위하십시오. 그러면 제가 신호를 보낼 것입니다. 북연군은 신호를 보면 즉시 철수할 것입니다.”“하지만 만약 그러지 않으신다면… 남제가 위험에 빠지는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지금 선성이 무주 상태가 되면서, 남제는 이미 둘로 나뉘었습니다. 북부와 서부의 대군이 지원을 올 수 없으니, 북연군은 중부로 곧바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황성을 직격할 수도 있죠! 폐하,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태황태후는 분노하여 외쳤다.“무엄하다! 북연이 너에게 얼마나 큰 이익을 주었기에, 너는 감히 네 나라를 이렇게 배신하느냐!”태자 책봉과 퇴위는 분명히 다르다.그들이 이런 계획까지 품고 있을 줄이야!그녀는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모용란을 노려보았다.“란아! 너도 이들과 한패란 말이냐!”모용란은 고통스러운 가슴을 움켜쥐고 답했다.“고모님, 원망하지 마세요… 제가 이렇게 하는 것도 모두… 아이를 위해서입니다.”마 대인은 무릎을 굽혀 아이의 얼굴을 만지며 웃음을 터뜨렸다.“태자 전하, 미래의 남제의 군주께 인사드립니다.”아이는 무슨 일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천진난만한 얼굴로 마 대인을 바라보았다.마 대인은 다시 일어나 소욱을 바라보며

  • 폭군의 장군 황후   제723화

    조묘 밖은 모두 태황태후의 친병들로 가득 차 있었다.이 병사들은 선제께서 그녀에게 남겨준 군사였다.태황태후는 차마 이렇게 쓰게 될 줄 몰랐지만, 오늘만큼은 황제를 압박하지 않을 수 없었다.황제가 무정하고 무리한 짓을 먼저 시작했으니, 그녀는 깊이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태황태후의 늙고 주름진 얼굴에는 결연한 기색이 드리워졌다.“황상, 오늘 네가 태자를 세우지 않으면, 할미는 절대로 네가 떠나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이어 왕자들에게 말했다.“너희들도 모두 나와 뜻을 같이해야 한다! 내가 이렇게 하는 건 남제를 지키기 위함이다!”모든 신하와 왕자들도 황제가 지나치다고 생각했기에, 이번만큼은 태황태후의 편을 들었다.“저희도 동의합니다. 태황태후께서 옳으십니다! 황제 폐하, 태자를 세우십시오!”이때 무용하게 보였던 모용란이 아이의 손을 잡고 용감히 앞으로 나왔다.그녀는 두려움 없이 황제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폐하, 태황태후께서 이렇게 하시는 건 모두 폐하를 위한 일입니다.”“폐하께서 불귀산에 가시겠다는 고집을 부리시면, 그 어른께서 어찌 마음 편히 계실 수 있겠습니까?”“우리 아이를 태자로 세우기만 하신다면, 폐하께서 더 이상 근심하실 일도 없을 것입니다.”“폐하…”그녀는 황제 가까이 다가선 뒤,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폐하, 폐하의 생모께서 왜 돌아가셨는지 기억하시지요?”“만약 태자를 세우지 않으신다면…”“제가 그 진실을 온 천하에 폭로해도 괜찮으시겠습니까?”소욱은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그대로 그녀에게 손바닥을 내리쳤다.이 한 방은 사정없이 내리쳐져 모용란이 몇 걸음 뒤로 밀려났고, 속이 찢어질 듯 고통스러워 보였다.“어머니!” 아이는 그녀를 향해 달려가며 두려움에 떨었다.아이의 눈에는 두려움과 분노가 서려 있었고, 소욱을 향해 증오 어린 눈길로 노려보았다.이때 마 대인이 나서서 모용란을 지켰다. 그는 음흉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황제 폐하, 소인은 폐하께서 빨리 결단을 내리시길

  • 폭군의 장군 황후   제722화

    낙담한 태황태후는 모용란과 황자가 모두 잡혀간 것을 보자, 날 선 말투로 꾸짖었다.“황상! 네 친자식조차 인정하지 않겠다는 거냐!”“정말로 그 소환에게 미쳐버렸구나!”“오늘, 조상들 앞에서 이 아이를 태자로 책봉하고, 영비를 궁으로 들여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애초에 네가 소환을 찾으러 떠나는 걸 내가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그 천지설산은 '불귀산'으로 불리는데, 네가 황제임에도 그런 위험한 곳에 가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제후들은 하나둘씩 태황태후의 말에 동조하기 시작했다.“폐하, 신도 태황태후의 의견에 찬성합니다!”“폐하, 태황태후께서 하신 말씀이 옳습니다. 친혈육마저 외면하실 수는 없습니다!”“폐하, 이는 정말 잘못하신 것입니다!”태황태후는 노련한 눈으로 신하들을 둘러보며 단호히 말했다.“그대들 생각은 어떠한가!”신하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 한 목소리로 외쳤다.“폐하, 부디 태자를 조속히 책봉하십시오!”황제가 이 날들 동안 보여준 행동들은 신하들로 하여금 언제 사고가 날지 몰라 늘 조심스럽게 만들었다.이제 황제가 불귀산으로 떠나겠다고 나서면, 그곳에서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제는 큰 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했다.따라서, 조속히 후사를 정해 국본을 안정시키는 것이 최우선이었다.황제가 후계로 내세울 다른 자식이 없다면, 앞에 있는 이 아이가 유일한 태자 후보임이 틀림없었다.“폐하, 부디 태자를 조속히 책봉하십시오!” 신하들은 다시금 목소리를 모아 청했다.소욱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검은 안개라도 낀 듯 어두워졌다.그는 차갑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모용란을 바라보았다.“모용란, 내가 널 건드린 적이 있었느냐?”모용란은 단호한 눈빛으로 맞서며 말했다.“폐하,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설마...”그녀는 갑자기 커다란 눈을 뜨며 뒤늦게야 깨달은 듯 억울하고 충격받은 표정을 지었다.“설마 제 아이가 폐하의 자식이 아니라고 의심하시는 것입니까? 폐하! 어찌 제 정조를 의심하시는 것입니까!”이때, 진한길이 나서며 말했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721화

    정오.왕가의 조묘.태황태후는 노신들과 황실 자손들을 데리고 약속대로 자리를 잡았다.수많은 왕자들은 한 달 전, 황제가 천지설산에서 사람을 찾으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틈을 타, 황성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황성 근처에 몰래 모여 있었다.그들은 이미 태황태후에게 편지를 보냈고, 그 편지에는 아첨하는 말들이 가득했다.오늘 태황태후가 그들을 조묘로 불러 모으면서 각자 친위병을 데려오라 했을 때, 그들은 오늘 일이 단순치 않음을 직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황제의 가마가 조묘에 도착했다.소욱은 밝은 황색 용포를 입고, 옥관으로 머리를 묶었다.귀 옆에는 몇 가닥 은색 머리가 가려지지 않은 채 드러나 있었는데, 이는 고독함과 세상사의 무거움을 짊어진 자의 모습이었다.그의 눈에는 어떤 색채도 담겨 있지 않았다.그 시선이 사람에게든 물건에게든 머무는 곳에는 죽음의 기운이 감돌았다.태황태후는 소욱을 오랜만에 보았다.그는 머리가 하얗게 샌 채였다.그 모습에 그녀의 가슴이 쓰라렸다.단지 소환 하나로 인해, 황제가 이렇게 변한 것인가?그는 그 여인을 얼마나 아꼈기에 이렇게까지 된 것인가?태황태후는 생각했다.이런 모습은 선제의 원비를 향한 사랑에 비할 만했다.그녀는 그를 보며 마음이 아프면서도 화가 났다.황가에서 이런 사사로운 감정은 용납되지 않는다.지금의 그 모습은 선제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이었다.왕자들은 소욱을 향해 예를 갖췄다.“폐하를 뵙습니다.”소욱은 그들을 무시하고, 그들 뒤의 친위병들을 훑어보았다.조묘에 도착했으니, 천자라 할지라도 먼저 선조들에게 향을 올려야 했다.노신들은 뒷편에서 작은 목소리로 수근거렸다.“태황태후께서 우리를 왜 부르셨지?”“글쎄, 이 진영을 보니 아무래도 심상치 않군.”조상들의 위패 앞에서, 소욱은 정면을 바라보며 저음으로 물었다.“할마마마께서 저를 부르신 것은 소환을 해친 자를 밝히기 위해서입니까 아니면 이곳에서 또 다른 일들을 꽤하고 계셨던 것입니까?”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냈다.왕자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720화

    외딴 초가집 밖에서, 흰머리의 노인이 약로 아래 불을 지키고 있었다. 어린 약동이 집 안에서 뛰어나오더니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스승님! 스승님! 그 분이 방금 움직이셨습니다! 이분…깨어나신 게 아닐까요?”노인은 두 손을 등 뒤로 하고 허리를 굽힌 채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살펴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몸이 얼어붙어 버렸으니, 깨어나긴 어렵겠구나.”어린 약동의 얼굴이 금세 어두워졌다.“그럼 어쩌죠, 스승님! 제가 지금 약초를 캐올게요. 아주 많이, 많이 캐오면 되겠죠?”……천지 설산.맹 부인이 설산에 도착했지만, 호위병들이 그녀를 산 아래에서 막아섰다. 결국 오백이 와서 그녀를 데리고 들어갔다.“부인, 저희가 아무리 찾아봐도 소장군을 찾지 못했습니다.” 오백은 말라 비틀어진 모습이었다.“이게 소장군이 아직 살아 있다는 뜻이겠죠?”그는 맹 부인을 바라보며, 희망을 담은 답변을 기다렸다. 맹 부인은 하늘로 솟아오른 설산을 올려다보며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구안에게는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이 많아. 죽음을 쉽게 받아들일 아이가 아니야.”그 아이의 의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강했다. 그녀는 살아남고자 한다면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다!그 믿음을 품은 채, 맹 부인은 굳건히 앞으로 나아갔다.……황성.옥양산, 선방.태황태후는 잠든 어린아이를 보며 기쁨과 안타까움이 가득한 얼굴이었다.그토록 바라던 중손이 드디어 생겼구나.그녀는 이 아이를 반드시 황상에 앉히겠다고 다짐하였다.어제 모용란이 갑자기 아이를 안고 찾아왔을 때 그녀는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태황태후의 눈엔 한없이 자애로움이 흘렀고, 옆에 있는 모용란을 돌아보며 물었다.“이 아이의 이름은 지었느냐?”모용란은 얼굴에 근심을 띤 채 대답했다.“아직 없습니다.”“서두를 필요는 없다. 황제와 아이가 서로를 인정하게 된 후에 황제가 이름을 짓게 하거라. 아이고, 황손… 정말 잘생겼구나. 그동안 네가 얼마나 고생했을까.” 태황태후는 마음이 벅차오르는 듯했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719화

    조정에서는 모든 이가 아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데, 갑자기 처절한 외침이 들려왔다.“폐하! 제 딸이 대체 어찌되었단 말입니까!”봉 대인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에 목소리가 갈라졌다.그는 방금 막 자신의 딸이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소욱의 눈빛은 어둡고 깊어, 마치 짙은 안개가 드리워진 듯했다.“생사가 불확실하다.”봉 대인의 마음속은 격랑이 일며 분노가 치밀었다.그는 벌떡 일어나더니, 곁에 무릎 꿇고 있던 동료 관리를 붙잡아 거칠게 뺨을 후려쳤다.그러면서 외쳤다.“방금 너는 뭐라 하였소?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다 들었소! 자네를 죽여버릴 것이오! 왜 내 딸을 구하지 않는 것이오! 어? 왜!”“그 아이는 열여섯 살에 전장에 나갔던 아이오! 겨우 열여섯 살에 말이오! 자네 딸은 열여섯에 뭘 하고 있었소!”“이 입을 찢어버릴 것이오!”그렇게 맞은 문관은 그저 맹하니 있을 뿐이었다.‘미친 게 틀림없군!’다른 노신들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 그 ‘미친 사람’에게서 최대한 떨어지고자 했다.봉 대인은 너무 오래 참아왔다.그는 비밀을 지켜야 했기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속이 너무나 답답했다.‘그 아이는 나의 친딸이란 말이다!’조상들이 정한 터무니없는 규칙이 아니었다면, 어찌 그녀를 버릴 수 있었겠는가!그녀가 전장에서 공을 세울 때마다 그는 얼마나 자랑스러웠던가! 하지만 그는 기뻐할 수도, 사람들에게 떳떳이 말할 수도 없었다.저 용맹한 사람이 자신의 딸이라 외칠 수도 없었다.이 비겁한 자들은 그녀가 전장에서 싸우고 있을 때, 그녀를 향해 오히려 반역을 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그는 그때부터 이들의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다!이제 황제가 이 비밀을 공개했으니,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그 아이는 제 딸아이입니다! 미래의 황후가 될 자란 말입니다! 왜 구하지 말라는 것입니까! 대체 왜!”봉 대인은 미친 듯이 소리치며, 손에 잡힌 관리를 놓자 또 다른 사람을 때리러 달려들었다.그가 때린 사람들은

  • 폭군의 장군 황후   제718화

    마 대인은 웃으며 예를 갖춰 말했다.“마마, 이 아이는 마마께서 낳으신 황자마마이십니다.”모용란은 눈빛을 잠시 흐리며 그를 되물었다.“그때 그 아이는 결국 지키지 못했다. 분명 유산되었을 텐데…”“또한, 나는 황제 폐하와 절대 사사로운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마 대인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마마, 이 아이는 마마께서 낳으신 황자마마가 맞습니다.”“지금부터라도 그리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희가 이 아이의 출생을 누구로 정하느냐에 따라, 이 아이의 신분이 바뀌게 되는 것이죠.”모용란의 눈빛은 매우 날카로웠다. 예전의 온순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설마 이 아이를 이용해 복국을 하려는 것이냐?”“황제 폐하는 결코 그리 쉬운 분이 아니시다.”“절대 쉽게 양보하지 않으실 것이다.”“폐하는 분명 이 아이가 자신의 자식이 아님을 아주 잘 알고 있을 것이다.”“그런데 어찌 출처가 불명한 사생아에게 황위를 물려주겠느냐!”마 대인은 침대 옆으로 다가가 아이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천천히 말했다.“그것은 마마의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황성.봉가 저택.봉 대인은 매우 의아하게 생각하였다.이전에 황제는 분명 자신의 딸을 후궁으로 세우겠다고 약속하였다. 하지만 대체 왜 지금껏 소식이 없는 것일까?황제가 봉구안을 향한 마음을 접은 것일까? 아니면 봉구안이 또 다시 입궁하는 것을 거절한 것일까?여러가지 가능성을 떠올리자 봉 대인은 화가 나서 밥도 먹지 못하고 잠도 이룰 수 없었다.그는 조만간 봉구안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꼭 물을 것이라 다짐하였다!만약 전자라면 황제는 왜 그녀와의 혼인을 깨뜨린 것일까?더욱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봉 대인이었다……그날 조정 회의.봉 대인은 온통 그 어리석은 딸에 대한 생각만 가득했다.그때 갑자기, 옆에서 한 사람이 털썩 무릎을 꿇고, 큰소리로 간언을 시작했다.“폐하! 절대로 안 됩니다! 대군들은 성을 지키고 적을 막기 위한 군사입니다. 어떻게 강호 사람을 찾기 위해 군을 동원하실 수 있겠습니까! 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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