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경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아참, 성훈아. 내일 연씨 가문 연말 총회 있는 거 알지? 연씨 가문에서 우리 회사를 초대했어. 송 대표님이 동행해달라고 부탁하던데 너한테도 연락이 갔니?”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연락이 왔어요. 내일 같이 갈 거예요.”연경민은 목소리를 낮추더니 진지하게 말했다.“연씨 가문의 연말 총회는 인해에 있는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참석하는 자리니까 감정 컨트롤 잘해야 돼. 넌 한유 그룹을 대표해서 그곳에 가는 거니까 연씨 가문과 갈등이 생긴다 하더라도 절대 한유 그룹의 명성에 먹칠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돼. 한유 그룹과 연씨 가문이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 상황인 건 알고 있지? 양측 모두 시가총액이 폭락했고 연씨 가문은 일주일 만에 전체 하락률이 4분의 1에 육박할 정도로 무너졌어. 기둥 하나를 잃은 거나 다름없지...”그는 한유 그룹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하면서도 눈빛에는 감출 수 없는 흥분이 담겨 있었다.9년 전에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일말의 원망도 없다는 건 거짓말이기에 연씨 가문이 화를 입자 마음 한편으로는 통쾌한 감정이 밀려왔다.연성훈은 이번 연말 총회에서 9년 전 사건의 진상을 밝힐 거라고 연경민에게 말하지 않았다.연경민의 말을 들은 그는 그저 웃으며 답했다.“저도 사리 분별 능력은 있는 사람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그래.”연경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일찍 쉬어라.”...연성훈이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있을 그 시각, 인해 백씨 일가의 백아현은 창가에 앉아 차 한잔을 앞에 두고 검은 뿔테 안경을 낀 채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었다.“아현아!”바로 이때 그녀의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오자 백아현은 책을 덮고선 문을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백기현을 바라보며 물었다.“왜요?”“내일 가문을 대표해서 연씨 가문 연말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야. 채령이는 같이 갈 거라고 하던데 너도 갈래?”백기현의 질문에 잠시 어리둥절해진 백아현은 한참이 지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갈래요. 무조건 갈
오늘 밤의 인해는 소란스러울 게 분명하다.연성훈은 자러 갈 생각이 없는 듯 의자를 끌어와 발코니에 앉더니 전방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했다.그의 마음속에는 커다란 절박함이 있었다.어느덧 새벽이 찾아온 인해의 다른 한편. 모래와 자갈이 흩날리고 있는 숲속에서 이따금 다양한 소리가 터져 나오더니 곧이어 검은 옷을 입은 쌍칼 든 그림자가 튀어나와 바닥을 세게 내리쳤고 단단하던 지면이 함몰되면서 바닥에 깊은 구덩이가 생겼다.어둠 속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심야 파수꾼 2번이라더니 별거 없네.”그렇다. 튀어나오던 그림자는 황슬기다.그녀는 바닥을 굴러가며 피를 토했다. 예쁜 얼굴에 분노의 빛이 번쩍였으나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운이 파도처럼 밀려오더니 두 다리에 힘을 불끈 주어 초고속으로 먼 곳을 향해 달려갔다.그녀가 자리를 뜬 순간 숲속에서 누군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서른 살 안팎으로 보이는 남자는 평범한 운동복 차림으로 코를 만지작거리며 걸어 나왔다.“예쁘네. 아주 내 스타일이야.”남자는 입술을 핥더니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황슬기가 떠난 방향을 주시했다.곧이어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외국인이 달려 나와 소리쳤다.“당장 쫓아가서 저 여자 죽여요! 죽여야만 한다고요!”남자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자 외국인은 움찔하더니 두려움이 가득한 모습으로 몸을 떨고선 감히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그렇게 하룻밤이 지났다.발코니에서 밤을 보낸 연성훈은 저도 모르게 의자에서 잠이 들었고 눈을 뜨자 눈부신 아침 햇살이 그를 비췄다.“벌써 아침이네.”연성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캐를 켜고선 씻으러 들어갔다. 아침을 먹은 후 그는 연경민과 함께 회사로 향했고 이번에는 핑계를 대서 자리를 피하는 게 아니라 그를 따라 회사로 들어갔다.전에 한번 온 적 있었던 덕분에 그는 송빈의 사무실을 기억하고 있었고 꼭대기 층에 이르러 연경민과 작별 인사를 하고선 곧장 송빈의 사무실로 걸어갔다.연성훈을 발견한 송빈은 싱글벙글 웃
연경민은 웃으며 답했다.“긴장했다기보단 그냥 마음이 많이 불안하네요.”30분 후, 그들은 선스타 호텔에 도착했고 차를 세훈 후 송빈은 연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커피 한잔 사 와요. 이건 초대장이니까 바로 안으로 들어오면 돼요.”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커피를 사러 가는 게 아니라 전국성을 만나러 갔다.전국성은 이미 연수혁과 함께 이곳으로 왔고 멀지 않은 곳에 그들의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송빈은 연경민을 데리고 호텔로 걸어갔고 그들이 떠나자 연성훈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길가를 향해 걸어가더니 한쪽에 주차된 오프로드 차량을 발견하고선 재빨리 다가갔다.전국성은 차창을 내리며 웃었다.“자식, 오늘 기대할게.”연성훈은 차 안에 앉아있는 연수혁을 바라봤다.정갈한 정장 차림의 평범한 모습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지만 눈빛에서 공포와 두려움이 느껴졌다.“얌전히 있는 게 좋을 거야.”연성훈이 말을 이었다.“그냥 솔직하게 모든 걸 말하면 돼.”연수혁은 재빨리 답했다.“그럴게.”그는 오늘 전국성에 의해 인해로 돌아왔지만 일주일 동안 연씨 가문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잘 알고 있었고 이 모든 결과를 초래한 사람이 바로 연성훈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이따가 데려와야 할 타이밍이 오면 연락드릴게요.”“그래!”전국성은 싱글벙글 웃으며 답했다.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이고선 근처 커피숍을 찾아가 커피 두 잔을 사서 선스타 호텔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연씨 가문의 연말 총회가 있는 오늘 같은 날 선스타 호텔은 대외로 영업하지 않는다.듣기 좋게 말해 연말 총회지, 실은 연씨 가문이 여러 가문에게 자신들의 힘과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자리에 불과하다.그 시각 호텔의 입구에는 연석진, 연정환을 비롯한 젊은 세대들이 모여있었고 그들은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서 있었다.예로부터 손님맞이는 줄곧 연씨 가문의 젊은 세대들이 해왔다.연성훈이 호텔 입구를 바라보던 그때 마침 백기현이 백아현과 백채령을 데리고 레드 카펫을 걷고
옆에서 같이 손님맞이 하던 젊은이 몇 명도 따라서 웃기 시작했다.그의 말을 들은 백채령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고 백기현은 분노로 이글이글 타오라는 두 눈과 함께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쳤다.“연석진, 이 개자식이.”비록 욕설을 퍼붓고 있지만 주먹을 쥔 손은 차마 섣불리 휘두를 수 없었다.이번 연씨 가문의 위기가 백씨 가문에 이익을 가져다준 건 맞지만 옛말에 부자는 망해도 삼 년은 간다는 말이 있듯이 가문의 이익을 생각해서라도 감히 주먹을 날릴 수 없었다.화가 치밀어도 어찌할 바 모르는 백기현의 안타까운 모습에 연정훈은 킬킬 비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달리 연석진은 경멸하는 표정을 지으며 백기현을 바라봤다.“나는 네가 날 못마땅하게 여기면서도 섣불리 행동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리는 그 모습이 너무 좋아. 분하면 한 대 치시던가?”눈시울이 붉어진 백채령은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9년 전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몸이 떨리더라도 자리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백아현은 그녀를 부축하며 백기현에게 말했다.“오빠, 이제 따지지 말고 들어가요.”백기현은 험상궂은 표정으로 초대장을 연석진에게 던지고선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연성훈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은 채 그저 말없이 옆에서 상황을 지켜봤고 눈빛 속의 싸늘함은 한층 더 짙어졌다. ‘언제까지 득의양양할 수 있을지 두고 보자.’괴로워하는 백채령의 뒷모습을 바라보자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 연성훈은 곧바로 커피를 들고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입구에 이르자 연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연성훈을 발견했고 연정환은 눈빛이 흔들리더니 볼 엄두가 나지 않은 듯 시선을 피했다.연성훈에게 몇 번이나 당한 건 물론이고, 얼마 전 유하준을 상대할 때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를 직접 본 적이 있어 저도 모르게 두려움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여긴 왜 왔어?”연성훈을 발견한 연석진은 싸늘하게 말했다.“당연히 연말 총회에 참석하려고 왔죠.”연성훈은 어깨를 으쓱이더니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아
연성훈을 코를 만지작거리며 유하준을 힐끗 바라봤다.“가정교육에 문제가 있으니까 이런 멍청한 놈이 나오지.”“응?”연성훈이 중얼거리며 말한 혼잣말에 깜짝 놀란 연씨 가문 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고 그들은 연성훈이 유운산을 상대로 맞설 줄은 아예 예상하지 못했다.유운산은 인해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은 아닐지 모르지만 의심할 바 없이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으로 아무도 감히 그를 건드릴 수 없었다.연석진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의미심장한 웃음과 함께 연성훈을 바라봤다.“젊은 사람이 말이 참 거치네.”유운산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싸움 좀 한다고 모든 사람을 깔보는 건 어리석은 행동일세.”연성훈은 그를 보며 가볍게 웃고선 귀찮은 듯 그의 말을 무시했다.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스타일이지만 지금 이곳에 사람이 워낙 많은 탓에 섣불리 행동할 수 없었다. 하여 신경 쓰지 않고 커피를 든 채 호텔 안으로 걸어갔다.연석진이 다급하게 말리려고 하자 연정환이 입을 열었다.“형, 어차피 한유 그룹의 직원으로 온 거니까 그냥 들어가게 하죠? 호텔 직원만도 못한 옷차림으로 참석한다는 건 한유 그룹과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하는 거나 다름없잖아요. 서로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유 그룹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쳐버리는 건 너무 아쉽잖아요.”연석진은 고민하다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맞는 말이네. 백채령도 왔으니까 이참에 그 얘기를 꺼내서...”말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오랜 세월 동안 상속자의 자리를 다투며 사이가 좋지 않았던 두 사람은 연성훈으로 인해 같은 전선에 서게 되었다.옆에 있던 유하성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유운산을 부축하며 호텔 안으로 들어섰다.연성훈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3층으로 향했다. 그곳은 테이블로 가득 차 있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정장을 입고 참석한 사람들 속에서 평범한 옷차림의 연성훈은 의도치 않게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어당겼다.9년 전 사건은 인
연중근의 말에 자리의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연중근 씨, 일주일 동안 연씨 가문이 입은 손해를 벌써 잊은 모양입니다?”송빈이 웃으면서 얘기했다.“그럼 천천히 놀아보자고요.”송빈의 말을 들은 연중근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잊다니? 100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을 정도다.지금 가문 내부에서는 연중근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었다. 연초성 어르신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일이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말 총결은 거의 억지로 진행한 것이다. 인해의 다른 기업에, 연씨 가문은 여전히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또 다른 기업들이 연씨 가문을 도와 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하지만 확실히 어려웠다.그래도 기세에서 밀리면 안 된다. 미소를 지은 연중근이 얘기했다.“우리 연씨 가문은 사업체가 많아서 그 정도의 손해는 먼지 정도입니다. 하지만 한유 그룹이야말로 손해가 크겠어요. 주주들이 미치기 직전일걸요?”송빈은 가볍게 웃으며 얘기했다.“우리 주주들은 저를 아주 믿어요. 내가 한유 그룹을 없애버려도 될 정도예요.”연중근은 차갑게 웃고 말싸움을 끝내버렸다. 그리고 연경민과 연성훈을 보면서 얘기했다. “지금 당장 뒤의 테이블로 가서 앉아요. 여기에 앉아있는 게 부끄럽지도 않습니까?”연성훈은 고개를 들어 연중근을 보면서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따가 연수혁이 등장할 때, 연중근의 표정이 어떨지 궁금했다. “뒤로 가자.”연경민이 연성훈을 보면서 얘기했다.그러자 송빈이 몸을 일으켜 얘기했다.“두 분은 한유 그룹의 사람이니 다 같이 옮겨가야죠. 연 대표가 우리 한유 그룹을 이렇게 홀대하니 뒤로 갈 수밖에 없겠네요. 나중에 땅을 치며 후회해도 소용없을 겁니다.”연중근은 미소 지으며 얘기했다.“글쎄요.”이때 옆의 황인범이 일어서 얘기했다.“송 대표님, 우리 신해 은행도 같이 옮겨가겠습니다.”연중근은 그 모습을 보고 그대로 굳어버렸다.신해 은행의 지위는 매우 높았다. 대부분
연중근은 미간을 찌푸렸다. 뒤로 간 연성훈과 일행들을 보더니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더니 금테 안경을 쓴 남자도 같이 뒤로 갔다.연성훈이 앉자 진희가 연성훈 옆에 따라 앉으며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저런 사람들 말은 신경 쓰지 마요. 진실을 몰라서 그래요.”연성훈은 웃으면서 얘기했다.“괜찮아요. 이따가 재밌는 구경할 준비 해요.”“무슨 구경이요?”진희가 눈을 빛내면서 물었다.“조금 있으면 알아요. 정말 재밌을 거예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얘기했다.“저 금테 안경을 쓴 남자는 누구예요?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요?”연성훈은 자리에 앉자마자 금테 안경을 쓴 남자가 연중근과 대화하는 것을 보았다. 연중근은 그 남자 앞에서 기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무서워하고 있었다.“저 사람은...”진희가 입술을 달싹이더니 얘기했다.“제 아빠예요... 하지만 지금은 엄마랑 이혼했어요. 우리랑 마주치는 일도 적고요.”연성훈은 그만 굳어버렸다.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그 남자를 쳐다보는 데 귓가에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경 이씨 가문의 이현도도 뒤로 왔어.”“미친... 저 사람도 뒤에 앉으려는 건 아니겠지? 저 사람은 선운 그룹 대표잖아!”그 말을 들은 연성훈의 표정이 약간 변했다.연경 이씨 가문은 국내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이자 전국에서 가장 힘이 강한 가문 중 하나였다.어쩐지 연중근이 이현도 앞에서 우물쭈물하더니. 이번에 이현도를 모셔 와 그와 사업 얘기를 나눌 생각인 것 같았다.연성훈은 진희와 진미영이 연경 이씨 가문과도 연관이 있을 줄은 몰랐다.그래서 연씨 가문의 위협 앞에서 진미영은 담담할 수 있었던 것이다.이현도는 연성훈 쪽으로 걸어와 송빈을 포함한 몇 사람들을 향해 미소 짓더니 자리에 앉아 얘기했다.“송 대표님, 사실 이렇게 연씨 가문과 경쟁해봤자 양쪽 다 손해 아닙니까?”“연 대표가 보낸 겁니까?”송빈이 물었다.“그런 셈이죠.”이현도가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이쯤 하면 됐다고 생각합니다. 연씨 가문이 적지 않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연성훈은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이현도는 처신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말도 모난 곳이 없게 둥글게 하면서 다른 사람의 화를 건드리지 않았다.이런 화법을 가진 사람들은 다 심상치 않은, 위험한 사람이다.그래서 이현도가 어떤 사람인지, 연성훈은 제대로 알 수 없었다.시간이 지나고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홀로 들어왔다. 거의 수백 명이 들어왔다.가장 앞에 앉은 사람들은 다 인해의 거물들이었다. 가장 뒷줄에 앉은 연성훈의 테이블은 조금 이례적이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들을 향해 의아한 시선을 던져왔다.사업가들은 걸어 다니며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주요한 화제는 연씨 가문의 위기와 주씨 가문의 위기였다. 그리고 연성훈과 연경민까지...하지만 그들은 연씨 가문과 주씨 가문의 위기가 다 연성훈 때문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점심 열두 시. 무대 중앙으로 걸어온 연중근이 모든 사람들 앞에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마이크를 들고 얘기했다.“귀중한 시간을 내서 연씨 가문 연말 총결에 참석하신 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하고 영광으로 느낍니다. 최근 1년 동안...”연중근은 많은 얘기를 했다. 결국은 연씨 가문이 1년 동안 어떤 업적을 이루었는지 얘기하는 시간이었다. 그는 무려 7, 8분 정도 쓸데없는 얘기를 하다가 화제를 돌렸다. “요즘 어떤 이유로 인해 연씨 가문에게 작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물론, 아주 작은 문제일 뿐입니다. 이번 문제를 통해 몇 가지 일을 얘기하려고 합니다. 첫째, 우리 연씨 가문은 곧 연경 이씨 가문의 선운 그룹과 부동산 업계에서 손을 잡을 것입니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이 웅성거렸다.“역시 연씨 가문이네요. 선운 그룹과 손을 잡다니. 이 합작이 달성되면 연씨 가문을 공격하는 기업들은 자리가 위태롭겠어요.”“한유 그룹에도 위기가 닥치겠네요.”...웅성거림속에서, 사람들은 이현도를 쳐다보았다.이현도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송빈을 쳐다보는 사람도 있었다. 송빈은 그저 담담한 표정으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