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맞은편의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전혀 대답하지 않고, 잇달아 몸에 지니고 있던 칼을 꺼내 성큼성큼 앞으로 돌진했다. “제기랄, 덤벼!” 가죽 옷을 입은 남자는 손에 들고 있던 칼을 꼭 쥐고 고함을 질렀고, 거리에서는 순식간에 싸움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 싸움은 불과 1~2분 만에 끝나고 말았다. 싸움이 끝난 뒤에도 검은 옷을 입은 무리들은 여전히 거리에 서 있었고, 옥반지를 낀 남자들과 그의 부하들은 전부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앞장섰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가 들고 있던 칼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기회는 이미 줬잖아.” 검은 옷을 입는 남자는 옥반지를 낀 남자 곁으로 다가갔고, 손에 든 칼로 그의 목을 겨냥했다. “비열하고 파렴치한 놈들.” 옥반지를 낀 남자는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그들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이때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갑자기 칼을 내리쳤다. 순간, 옥반지를 낀 남자의 머리는 단칼에 쪼개졌고, 그의 품속에서는 나무 상자가 떨어졌는데, 그 속에서 심해명주가 굴러 나왔다.그리고 이 심해명주는 마치 수백 와트의 전구처럼, 주위를 온통 밝게 비추었다. 이 강렬한 빛으로 주위에 살던 많은 주민들은 부를 켰다. 그러자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져, 그 심해명주를 발로 밟아버렸다. 콰직- 순식간에 값진 심해명주는 이렇게 산산조각이 났고, 빛도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여기 깨끗하게 처리해.” 그리하여 불과 몇 분 만에 핏빛으로 물들었던 거리는 깨끗하게 정리되었고, 또다시 텅 비어 버렸다. 이런 일은 오늘 밤, 남해 시내 곳곳에서 발생되고 있었다. 거리나 호텔, 혹은 도시 밖의 황량하고 인적이 드문 곳 어디든 말이다. 같은 시간, 남해의 다른 한 호텔에서도 전에 금용궁에서 돈을 내고 나온 그 대머리 무리도, 마찬가지로 검은 옷 남자들의 습격을 받았다. 심지어 이 대머리 무리는 호텔을 빠져나올 겨를도 없이,
이때 전방 멀지 않은 곳에서 두 사람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한 사람은 노인이고, 다른 한 사람은 어린 소년이었다. 노인은 60여 세 정도 되어 보였고, 어린 소년은 7,8살 정도 되어 보였는데, 등에는 거의 1미터 길이의 검갑을 메고 있었다. 그리고 노인은 소년의 손을 잡고, 이 꽃밭에 발을 들여놓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은 바로 아까의 그 눈먼 노인과 어린 소년이었다. 다만 이 환영 속에서는 뜻밖에도 눈먼 노인이 눈을 떴고, 어린 소년은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이 모습은 마치 그 소년이 무상환영에 들어간 후, 자신의 시력을 눈먼 노인, 즉 무상 검군에게 넘겨준 것 같았다. “할아버지, 왜 환영에 들어올 때마다 공중에서는 이런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는 걸까요?” 소은 이 주위에서 울리는 곡을 들으며 물었다. “이것은 망령곡이라고, 죽은 사람에게 들려주는 곡이란다.” 그러자 노인은 천천히 입을 열었는데,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들어있지 않았다. “그렇군요.” 노인의 말을 들은 소년은 놀란 기색이 하나도 없었는데, 마치 이미 습관이 된 것 같았다. “어쩐지 그렇게 듣기 좋더라니, 전 이 곡이 너무 좋아요.” “할아버지, 오늘 이 환영 속에서는 네 명이 죽겠네요. 여기 활짝 핀 유채꽃들 좀 보세요.” “허허, 이 유채꽃들은 피를 마시잖아.” “수작 부리지 마!” 무상 검군과 소년이 정자에 점점 더 가까워지자, 검은 옷을 입은 네 명의 사람들은 마침내, 무기를 들고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정자와 7~8미터 정도 남았을 때, 눈먼 노인은 갑자기 오른쪽 손바닥을 유채꽃밭을 향해 뻗었다. 이 순간, 큰 바람이 불어왔다. 그리고 유채꽃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는데, 보이지 않는 기운이 유채꽃들과 함께 그 네 명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을 향해 발사되었다. 그러자 네 사람은 갑자기 강한 압박감을 느끼고 분분히 피했고, 그들 뒤에 있던 유채꽃들이 전부 허리가 잘리고 말았다. “응?” 눈먼 노인은 얼굴을 살짝 찡그리고 의아한 표정
말이 끝나자마자 그 소년은 손에 든 단검을 다시 한번 휘둘렀고, 또 하나의 검망이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향해 발사되었다. 그러자 이번에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더 이상 피할 힘이 없었기에, 소년의 공격을 그대로 맞고 피투성이가 되었다. 이때 소년이 앞을 향해 두 손을 펼치니, 주위에는 갑자기 광풍이 세차게 불어왔다. 그리고 무수한 유채꽃들이 모여 한 자루의 검이 되었는데, 그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가리켰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고, 죽음이 곧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10분 전, 하천의 호텔 방이었다. 천궐도의 요동으로 하천은 내내 침대에 곧게 앉아 있었는데, 어느덧 새벽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바로 이때, 가까스로 진정되었던 천궐도가 또다시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 움직임에, 앉은 채 잠이 들었던 하천은 두 눈을 번쩍 뜨고, 손바닥으로 천궐도가 들어있는 그 상자를 눌렀다. 하천의 손바닥이 그 상자에 둘러싸인 쇠사슬과 마주치자, 뜻밖에도 무수한 전류가 하천의 몸에 흐르는 것 같았다. 바로 이때, 밖에서 억수로 퍼붓던 비가 갑자기 그쳤다. 하천은 무의식 중에 창문 앞으로 나와 아래쪽의 거리를 바라보았다. “그 눈먼 노인이네.” 하천이 마침 창문 앞에 도착했을 때는, 그 눈먼 노인이 어린 소년의 안내 하에 지프차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맞은편 지프차에서는 갑자기 검은 옷을 입은 네 명의 남자가 내렸고, 곧이어 그중 한 명이 어린 소년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눈먼 노인이 갑자기 나서서 그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이었다. “조씨 가문 사람들인가?” 하천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는데, 그의 머릿속애는 아까 전 어린 소년이 눈먼 노인을 이끌고 금용궁을 나오던 장면이 맴돌았다. “우선주가 오늘 밤은 태평하지 않을 거라고 하더니, 조씨 가문에서 경쟁자들을 소탕하기 시작한 것 같군. 이 조씨 가문은 정말 너무 막무가내구나.” 이 장면을 본 하천은 조씨 가문의 대한 인상이
이때 하천은 깜짝 놀랐고, 철궐도도 다시 한번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거리에 있던 조무존이 갑자기 손을 한 번 휘두르자, 순간 무상 검군이 쥐고 있던 단검이 그의 손에 안착했다. 그리고 그 단검은 휙- 소리를 내며 밤하늘을 가로질러 하천 쪽으로 향했다. 팍- 바로 이때, 천궐도가 들어있던 상자의 쇠사슬이 순식간에 끊어졌고, 미친 듯이 요동치던 천궐도는 하천의 손에 잡혔다. 그리하여 하천은 마침 이 천궐도로 날아오는 단검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하천은 조무존 공격의 충격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섰고, 조무존 또한 뒤로 한 걸음 밀려났다.“그 사람이었어.” 조무존은 이미 하천의 신분을 눈치챈 듯, 실눈을 뜨고 바로 성큼성큼 호텔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하천도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는데, 손에 천궐도를 쥔 순간부터 몸에서 전의가 활활 불타오르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럼 오늘 해결을 봐야겠군.” 하천도 천궐도를 들고 창문으로 돌진하면서, 창문으로 뛰어내리려고 했다.그런데 갑자기 옆 방에 있던, 우선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무존 도련님, 당신이 어떠한 비열한 수단으로 경쟁상대들을 어떻게 죽이고 다니던 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용조한테까지도 횡포를 부리는 건 참을 수 없습니다.” 호텔로 돌진하던 조무존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우선주가 있는 창가 쪽을 바라보았다. “용조의 우선주?” 그러자 우선주는 바로 창턱 위로 뛰어올라 다리를 꼬고 앉았는데, 아주 야릇한 표정을 지었다. “조무존 도련님, 솔직하게 말할게요. 당신 너무 내 스타일인데, 잠깐 제 방에 앉았다 가진 않을래요?” 말을 끝낸 우선주는 일부러 손을 내밀어, 자신의 발목에서부터 허벅지를 어루만졌다. 이 모습에 조무존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현무갑은 저 조무존이 반드시 가져갈 겁니다.” “허허, 재미없네요.” 우선주가 입을 삐죽거렸다. “그건 각자의 능력에 달린 거겠죠.” “흥!” 조무존은 콧방귀를 뀌더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네.” 두 사람이 정씨 가문의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정전이 한 무리 사람들을 데리고 나왔다. 그러자 하천과 우선주는 모두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 정전도 웃으며 그들을 맞이했지만, 웃음 속에는 약간의 씁쓸함이 묻어났다.“기분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우선주는 뻔히 알면서, 일부러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정전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우선주 씨는 이런 상황에서, 기분이 좋을 리 있겠습니까?” “허허, 그렇긴 하네요.” 우선주가 대답했다. “경매가 시작되기도 전에, 경쟁자들을 전부 몰살해 버렸으니 그럴 만도 하죠. 하지만 너무 우울해하지 마세요. 어차피 다른 사람이 가져온 보물은, 분명 우리가 가져온 것보다 못할 테니까요.” 이 말에 정전은 무의식적으로, 하천이 등에 메고 있는 그 상자를 쳐다보며 물었다. “하천 씨가 등에 메고 있는 이건 무엇인가요?” 하천이 대답을 하려는 찰나, 우선주는 얼른 그의 말을 가로챘다. “뭐가 그리도 급하십니까? 잠시 뒤 경매가 시작되면 자연히 알 게 될 텐데 말이죠. 하지만 제가 확신하는 건, 분명 우리가 가져온 것이 용선검보다 나을 것이란 겁니다.” “그래요? 아주 기대가 되는걸요? 두 분 안으로 드시지요.” 말이 끝나자 하천과 우선주는 정전의 인솔 하의 가문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이 들어간 지 얼마되지 않아, 조씨 가문의 차도 도착했다. 하지만 정씨 가문은 요 며칠 조무존이 저지른 만행을 알고 있기에, 정씨 가문의 적계를 안배하여 그들을 마중하게 했다. 그리고 조무존도 자신이 저지른 일이 정씨 가문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아무런 불평을 하지 않았다. 조무존 일행이 정씨 가문의 응접실에 도착했을 때, 하천과 우선주는 이곳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조무존이 들어오는 것을 본 우선주는 가장 먼저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 비록 사이가 좋은 건 아니지만, 인사치레는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조무존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하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때
이때 그들의 앞에는 갑자기 거대한 청동 조각상이 나타났는데, 그 조각상은 족히 20미터는 되어 보였다. 뿐만 아니라 그 조각상의 밑부분은 거대한 거북이 한 마리였고, 위에는 생동감 넘치는 큰 뱀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현무였는데, 정씨 가문이 모시는 신령이기도 했다. “당시 소문에 의하면 정씨 가문은 현무의 귀각을 얻었고, 그 덕분에 현재 고대 무림계 제1의 단조 신화를 창조해 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의 정씨 가문은 현무를 신령으로 모시고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그 현무의 귀각 소문은 도대체 진짜가 맞을까요?” 거대한 현무의 조각상을 본, 하천이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그러자 우선주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하천의 귓가에 말했다. “그건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야. 뿐만 아니라 그들이 만든 현무갑이 바로 당시의 귀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 그러니 오직 현무갑만이 악마의 눈을 100% 막을 수 있는 것이지.” “확실합니까?” “허허.” 우선주가 웃으며 말했다. “그건 이제 직접 확인해 보면 알겠지?” 전방의 대문이 열리는 순간, 매우 뜨거운 열기가 안에서 뿜어져 나왔고, 하천 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가렸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들은 이 뜨거운 온도에 점차 익숙해질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오세요.” 정전이 하천 그들에게 오라고 손짓했다. 들어가니, 그들은 마치 거대한 화로에 빠진 것만 같았다. 축구장 절반 크기의 공간인 이곳은 사방이 온통 칠흑 같았는데, 그 주위에는 각양각색의 현무 무늬가 가득했다. 뿐만 아니라 이 공간의 정중앙에는 거대한 화로가 놓여 있었고,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그 불꽃은 빨간색이 아니라 보라색이었다. 게다가 그 보라색 불빛은 사람들에게 매우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이 화로의 높이는 족히 5미터 가까이 되어 보였다. 사방에는 성인 남성 손목 굵기의 검은 쇠사슬이 그 화로를 지탱하고 있었고, 그 쇠사슬은 또 먼 곳의 벽에 고정되어 있었다. 동시에 이
하천은 스스럼없이 천궐도를 건넸다. 정신은 천궐도를 가볍게 어루만지기 시작했고, 한참이 지나서야 아쉬워하며 다시 하천에게 천궐도를 건네주다. “소문에 의하면 도광검치의 손에는 두 개의 무기가 있다고 하는데, 하나는 천궐도고, 하나는 경흥검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럼 하천 씨는 경흥검이 지금 어디에 있는 지도 아십니까?” 그러자 하천은 솔직하게 말했다. “검협 백리의 손에 있습니다.” “백씨 가문의 아홉째 아들 백리요?” “그렇습니다.” 하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백리는 경흥검을 손에 넣은 후, 지금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그것 참 유감이군요.” 정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래도 오늘 천궐도를 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영광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천 씨, 정말 이 천궐도와 현무갑을 바꾸려는 겁니까?” 그러자 하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요. 하지만 영구적으로 교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현무갑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을 완료하고, 다시 남해로 돌아와 천궐도를 되찾을 겁니다.” “그래요.” 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 기간에 우리 정씨 가문은 천궐도를 연구할 것입니다. 괜찮습니까? 물론 이 천궐도가 절대 손상되지 않을 것이라 보장드리죠. 그러니 하천 씨도 현무갑을 가진 뒤, 완벽히 손상되지 않게 해주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다시 천궐도와 교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물론이죠.” 하천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씨 가문의 룰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천과 정신은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정신은 이미 현무갑을 하천의 천궐도와 교환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상황은 옆에 있던 조무존을 매우 불쾌하게 했다.“우리 조씨 가문의 용선검도 천궐도에 뒤지지 않습니다.” 이때 조무존이 들고 있던 용선검은, 갑자기 황금빛 빛줄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그러자 정신 등은 다시 조무존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두 분 손에 있는 것은 모두 엄청난 무기입니다. 그 가
그러자 정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천궐도가 부러지던지, 아니면 용선검이 망가지던지 둘 중 하나겠지요.” “뭐라고요?” 정신의 말을 들은, 우선주와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놀라 멍해졌다. 우선주는 연거푸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정신 선배님, 이건 너무 극단적인 거 아닙니까? 천궐도와 용선검은 모두 엄청난 무기들인데, 어찌 이렇게 쉽게 망가지겠습니까?” 한편 정신의 말을 듣고 있던, 왕소안도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자 정신이 대답했다. “만약 천궐도와 용선검이 보통의 무기와 맞붙었다면, 그 결과는 당연히 뻔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천하 제1이라 불리는 무기들의 대결이니, 그 결과는 우리의 예상을 벗어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러자 왕소안이 입을 열었다. “천궐도와 용선검 사이에서 반드시 하나가 파괴되어야 한다면, 그건 아마 천궐도가 될 것입니다.” “그건 모르는 일이지요.” 정전이 콧방귀를 뀌었다. “길고 짧은 건 대보아야 하는 법, 어느 것이 더 강할지도 끝까지 보아야 알 수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한쪽에서 하천과 조무존은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고, 이쪽의 왕소안과 정진, 그리고 우선주의 실랑이도 열렬히 진행되고 있었다. 이때 하천과 조무존은 이미 과열단계에 이르렀는데, 두 사람은 최선을 다했지만, 여전히 승부는 나지 않았다.뿐만 아니라 두 사람 모두 경미한 부상을 입었는데, 조무존은 몸에 천궐도의 공격을 받았고, 하천 또한 어깨에 상처가 하나 생겼다. 하지만 이 정도의 부상은 두 사람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고, 누구도 쉽게 이 대결에서 물러나려고 하지 않았다. “일검식일.” 바로 이때 조무존은 갑자기 큰 소리로 외치며, 손에 든 용선검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그러자 갑자기 무서운 검망이 공중으로 치솟아올라 하늘을 휘젓더니, 순식간에 태양은 구름에 의해 가려지고 말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지는, 낮에서 갑자기 밤으로 변해버렸다. 이 장면을 본 정신과 우선주 등은 모두 안색이 급변했다.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