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과 백우상 두 사람이 장경각의 대문 앞에 도착하자, 바로 두 명의 호위가 그들 앞을 막아섰다. “가주를 뵙겠습니다.” 호위들은 백우상을 보고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난 장경각에 들어가야겠다.” 백우상이 말했다. 그러자 호위들은 순간 멍해졌다. “가주님께서는 무슨 일로 장경각에 들어가시려는 겁니까?” 이 말에 백우상은 순간 미간을 찌푸렸고, 호통을 쳤다. “내가 장경각에 들어가는 것도 너희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냐? 썩 꺼져라.” 호위들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길을 비켰다.그리하여 백우상은 먼저 장경각으로 들어섰고, 하천도 그녀를 따라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호위가 하천을 가로막았다. “가문의 규정상, 장경각에는 오직 가주 혼자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백우상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그는 나의 사람이다. 나와 함께 들어가는 것도 안 되는 것이냐?” 그러자 호위가 말했다. “가주님, 이건 우리 백씨 가문의 규정입니다. 그러니 가주님께서도 부디 이 규정에 따라주셨으면 합니다.” 백우상이 무슨 말을 더 하려는 찰나, 옆에 있던 하천이 말했다. “우상아, 네가 들어가면 돼. 난 밖에서 기다릴게.” “그래.” 백우상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려 장경각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 이와 동시에 대장로의 백고운의 저택이었다. 역시 그 큰 나무 아래, 백고운은 거문고를 만지고 있었다. 이때 그의 맞은편에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는데, 그 사람은 뜻밖에도 백현풍이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백고운은 줄곧 백현제를 지지했고, 백현풍과는 대립관계였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두 사람이 지금 함께 앉아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백고운에 대한 백현풍의 태도는 매우 공손한 것이, 아주 기괴한 상황이었다. “현재 백현제 수중에 있던 세력들은 이미 대부분 소탕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마주 앉아있었고, 백현풍은 전에 없던 사악한 기운을 풍겼다. “그럼 이제 전체 백씨 가문은 전부 너의 통제 속에 있다는 거겠지?” “
“우상아, 이번에 장경각에는 무슨 일로 온 것이냐?” “공법이 필요한 거냐?” 왕순이 물었다. “아니요.” 백우상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이번에 장경각에 온 주요 목적은, 당시 우리 아버지가 모함당했던 그 일을 조사하려는 겁니다.” “당시 할아버지께서는 이미 아버지를 모함한 범인을 찾았지만, 백씨 가문의 대의를 위해 범인을 세상에 밝히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전 오늘 그 범인이 누구인지 꼭 알아야겠습니다. 그러니 왕순 할아버지께서 그 문서가 있는 곳으로 저를 안내해 주세요.” 백우상의 말에 왕순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왕순은 불가사의한 표정으로 백우상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우상아, 정말 당시 그 사건의 문서를 찾을 거니?” “네.” 백우상은 확고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왕순은 백우상이 그 사건을 조사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듯, 다시 한번 되물었다. “우상아, 그 사건은 당시 네 할아버지조차도 감히 끝까지 파고들지 못했다. 만약 네가 그 사건을 다시 헤집기 시작한다면, 생각지도 못한 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래도 끝까지 그 문서를 확인해야겠느냐?” 그러자 백우상은 여전히 확고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왕순 할아버지, 만약 제 생각이 확고하지 않았다면, 오늘 여기에 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저를 그 문서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주십시오. 지금 전 백씨 가문의 가주이니, 저에게는 그 문서를 확인할 권리가 있는 거 아닙니까?” 왕순은 백우상을 말리고 싶었지만, 결국 타협하고 말았다. 도저히 확고한 백우상을 막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상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물어볼게. 정말 그 문서를 봐야만 하는 거니?” “네.” 백우상은 아주 확고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알겠다.” 왕순은 숨을 깊이 들이쉬며 말했다. “그럼 나를 따라오렴.” 왕순은 몸을 돌려 장경각의 가장 안쪽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이것은 백우상이 장경각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백우상은 만약 오늘 이곳
왕순은 그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 아버지 사건의 문서는 바로 맨 위의 책꽂이에 있다. 네가 진실을 알고 싶다면, 들어가서 확인하거라.” “네.” 백우상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이 방 안에는 거의 20년 동안 사람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안에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었다. 백우상은 어디에 손을 대야할지 막연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왕순은 책꽂이 위의 나무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저 안에 있어.” “네.” 백우상은 머리를 끄덕이며, 그 나무 상자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드디어 당시의 진실이 들어있는 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상자를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짚으로 만들어진 인형이었다. 이 인형의 얼굴은 매우 흉악해 보였고, 몸에는 수많은 바늘이 꽂혀 있었다. 우상은 거의 20년 만에 이 인형을 다시 보는 것이었지만, 여전히 온몸에 소름이 쫙 돋고 음산한 느낌이 들었다.백우상은 지금까지도 당시의 그 장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백현제는 갑자기 수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백우상의 집을 들이닥쳐 부모님을 체포했고, 그녀의 아버지 베개밑에서 이 인형을 찾아낸 것이었다.그리고 그 인형이 바늘에 찔린 곳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것은 듣기에는 매우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백우상은 그 장면을 아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그 인형은 마치 산 사람처럼, 바늘로 찌른 곳에서는 정말 피가 흐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고대 무림계에서는 신기한 공법들이 셀 수도 없이 많았기에, 인형으로 사람을 해치는 사술도 절대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당시 백고흥은 이 사실에 엄청나게 분노했고, 백우상 가족을 전부 가문에서 내친 것이었다. 백우상은 당시 사술의 효력은 이미 사라졌지만, 여전히 끔찍한 그 인형을 한쪽에 놓았다. 그리고 인형 아래에 놓여 있는 것이 바로 당시의 문서였다. 백우상은 그 문서를 꺼내, 기록들을 상세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앞에 기록된 것들은 백우상이 기억하는 것들과
이 황금 기갑은 분명히 황금붕어의 효력이었고, 이미 두 번째로 백우상의 목숨을 구한 것이었다. 백우상이 범속 초월의 실력으로 화경의 공격을 두 번이나 막아내다니, 그 황금붕어의 효력은 정말 엄청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 순간 복면을 쓴 남자도 갑자기 나타난 황금 기갑에 깜짝 놀랐고, 다시 한번 백우상을 향해 달려갔다. “우상아, 조심해.” 비록 이 황금 기갑은 화경의 공격을 한 번 막을 수는 있었지만, 끊임없이 퍼붓는 공격을 계속 버텨내기엔 무리였다. 이때 복면 남자는 다시 한번 힘을 모은 채 백우상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자 왕순은 재빨리 백우상 앞으로 이동하여 그 공격을 대신 막아냈는데, 입과 코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꺼져라.” 복면 남자는 순간 고함을 지르면서 왕순을 날려버렸고, 또다시 백우상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리고 이 일격에 백우상의 황금 기갑은 순식간에 흩어져 버렸다. 이 아찔한 순간, 갑자기 한 사람의 그림자가 뒤에서 돌진해 왔다. “천도.” 이 소리와 함께 백우상을 향해 공격하려던 복면 남자는, 순식간에 저 멀리 날아나 벌렸다. “형님.” 눈앞에 나타난 하천을 본 백우상은, 그제야 마음이 든든해졌다. 하천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고, 즉시 칼을 들고 복면 남자를 향해 돌진했다. 이렇듯 순식간에 한차례 전투가 시작되었고, 쌍방의 엄청난 기운에 적지 않은 공법책들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두 화경의 전투가 백씨 가문 수백 년 동안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장경각에 큰 파괴를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때 쌍방은 이미 그런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어떤 수단으로든 반드시 상대방을 죽이려는 생각뿐이었다. 이 복면을 쓴 남자는 화경 중에서도, 비교적 실력이 좋은 화경의 고수였다. 그러므로 만약 도광검치를 전수받기 전의 하천이었다면, 절대 이 사람의 상대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하천은 이미 예전과 많이 달랐다. 그는 절반의 도광검치를 전수받았을 뿐만 아니라 산양산에서 이희의 기운도
“이곳에 이런 비밀 통로가 있었어?” 갑자기 나타난 비밀 통로에 하천과 백우상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왕순이 대답했다. “이 통로로 백씨 가문을 나갈 수 있으니, 얼른 들어가자.” 이때 장경각 밖에서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하천과 백우상은 재빨리 그 비밀 통로 안으로 돌진했다. 들어가자마자 왕순은 하천더러 벽 옆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게 했고, 양옆으로 갈라졌던 벽은 순식간에 다시 합쳐졌다. “왕순 할아버지, 여기에 왜 이런 비밀 통로가 있는 겁니까?” 백우상이 물었다. 왕순이 대답했다. “이 비밀 통로는 아마 장경각을 지을 당시 함께 뚫어놓은 것일 거야. 백씨 가문 전체에서 이 비밀 통로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 나도 당시 네 할아버지가 알려주었기 때문에 아는 것이고.” 여기까지 말한 왕순은 또 격렬한 기침을 했는데,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보였다. “제가 업겠습니다.” 하천이 왕순을 업으려고 했지만, 이때의 왕순은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얼른 도망가. 누군가 쫓아온다.” “뭐라고요?” 하천과 백우상은 모두 얼굴이 사색이 되어 돌아보니, 과연 닫혀있던 비밀 통로는 누군가에 의해 열렸고 발자국 소리도 점점 더 선명하게 들려왔다. “백씨 가문에서 이 비밀 통로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요.” 하천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나 이때 왕순은 이미 하천을 뿌리치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고 있었다. “왕순 할아버지.” 백우상이 소리쳤다. “우상아, 얼른 도망가라. 누군가 이 장경각에 몰래 들어왔던 것 같구나. 비밀 통로가 발각되었으니, 빨리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꼼짝없이 잡히게 될 것이다.” 왕순은 비밀 통로의 입구 쪽으로 돌진했고, 마침 백열과 장로각의 장로들과 마주쳤다. “왕순, 장로각의 일원이었던 너의 체면을 감안하여, 지금 당장 비킨다면 네가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백열은 손에 칼을 들고 말했다. 하지만 왕순은 침을 내뱉으며, 호통을 쳤다. “너희 반역자들은 반드시 그 대가를
순간 강력한 충격으로 하천은 몇 걸음 뒤로 밀려났고, 손목은 온통 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형님.” 옆에 있던 백우상은 긴장한 나머지 소리를 질렀고, 하천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말했다. “다치지 말고, 옆에 가만히 있어.” “그래.” 백우상은 신무의 실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하천을 그 누구보다 굳게 믿고 있었다. 설사 신무의 실력이 하천보다 강할지라도, 하천은 지금까지 자신보다 강한 상대들을 수없이 많이 상대해 왔으니 말이다. 그리고 하천은 그 많은 전투들에서 항상 승리해 왔고, 범속 도시의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백우상은 고대 무림계에 들어선 지금도, 하천이 모든 적들을 전부 깨부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신무의 실력이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 하천과 백우상은 모두 정확히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전에 신무가 백씨 가문에서 보여준 모습을 생각해 봤을 때, 화경 중에서도 엄청 강한 존재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러므로 신무는 아마 하천이 지금까지 상대해 온 적들 가운데서도 가장 강력한 상대일 것이다. 물론 하천은 전에 이희나 성주 등 사람들을 상대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건 하천 혼자 상대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넷째 어르신은 사실 너를 꽤 마음이 들어하셨어. 네가 천왕궁에 있을 때의 소문을 들은 바가 있으니 말이야. 하천, 만약 네가 투항한다면 넷째 어르신께서는 네가 반신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하셨다.” 그러자 하천은 실눈을 뜨고 말했다. “백현풍 자신도 반신이 되지 못했으면서, 내가 반신이 되도록 돕는다고?” “그것도 아니면 신무 네가 반신이 되기라도 한 건가?” 이 말에 신무는 콧방귀를 뀌었다. “반신이 되려면 여러 가지 요소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정하긴 싫지만, 하천 네가 반신이 될 요소들을 전부 갖추었다. 그러니 네가 지금 당장 백우상을 죽이고 투항한다면, 넌 반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건 너에게 있어 꽤 좋은 거래 아닌가?” “고대 무림계에 들어선 지 얼마되지도 않아 너에게 이런
“네.” 백현풍은 고개를 끄덕였고, 또 무언가 생각난 듯 미간을 찌푸렸다. “혹시 이번에 저희가 저지른 일이 백조에게 알려지진 않겠지요?” 이 말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그런데 한참 후, 백고운은 하하- 웃기 시작했다. “그 늙은이는 어쩌면 이미 세상을 떠났을지도 몰라.” “만약 그가 정말 살아있다면, 어쩔 수 없는 거지만 말이야.” 여기까지 말한 백고운은 벌떡 일어섰다. “백우상을 죽이고 나면, 우리 계획은 완전히 성공이야. 백조가 정말 살아서 돌아온다고 한들, 유능한 사람이 가주가 되는 건 당연한 것이니 우리를 어떻게 하진 못할 것이니 말이야.” “참, 백우상은 잡았어?” 그러자 백현풍이 말했다. “그들은 비밀 통로를 통해 도망쳤지만, 이미 그 출구 쪽에 신무를 배치해 뒀으니, 절대 살아서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겁니다.” “신무 혼자?” 백고운은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 “네.” 벡현풍이 말했다. “신무의 능력 잘 아시잖습니까? 그가 있는 한 별 문제는 없을 겁니다. 게다가 그동안 신무도 약간 실력의 침체기가 왔었는데, 이번에 하천과의 전투를 통해 그 침체기를 깨고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네가 좀 방심한 것 같구나.” “네?” 백현풍은 얼굴빛이 굳어졌다. 하지만 백고운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백우상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 그 과정에 절대 어떠한 실수도 있어서는 안 돼.” …… 이때, 하천과 신무는 여전히 싸우고 있었다.하천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휘청거렸지만, 애써 숨을 참으며 신무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하천은 눈앞이 온통 흐릿해졌고, 오장육부가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뿐만 아니라 피는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동안 하천은 수없이 많은 상대와 전투를 치렀지만, 오늘처럼 크게 다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신무는 분명 하천이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대였고, 조금의 실수라도 했다간 이곳이 그의 무덤이 되어버릴 수도 있었다. 비록 처음부터 지
예전에 천왕궁에 있을 때, 백우상은 줄곧 제멋대로였다. 뿐만 아니라 비록 하천이 궁주라고는 하지만, 백우상은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마음대로 구박하곤 했다. 이렇듯 그전까지의 백우상은 줄곧 여장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을 보호하다가 다친 하천을 보면서, 그녀는 철저히 무너지고 말았다. 지금 백우상은 단지 마음 여린 한 여인일 뿐이었다. 백우상의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는데, 하천을 업고 있는 그녀의 마음은 찢어질 것만 같았다.이와 동시에 백씨 가문 쪽에서는, 백고운이 아주 빠른 속도로 뒷산에 달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백고운은 이때 무언가를 느낀 듯,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이미 늦었군.” 백고운의 얼굴색은 매우 보기 흉해졌다. “신무 그 자식은 절대 하천의 상대가 아니야.” 그 후 백고운은 고개를 들어 뒷산의 방향을 바라보았다. 방금까지는 그곳에서 뚜렷한 기운의 느껴졌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전투는 끝났다. 그럼 설마?” 백고운의 표정은 더욱 보기 흉해졌는데, 그는 몸을 앞으로 살짝 굽히고, 마치 당장이라도 달려 나갈 것 같은 자세를 취했다.순간, 백고운은 주위의 기운을 전부 모았는데, 그의 몸에서는 눈부신 빛이 폭발했다. 이때 백고운의 몸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지만, 그와 똑같은 사람의 형체가 마치 영혼처럼 그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영혼이탈이 아니었다. 이것은 백고운이 온몸의 내력을 이용하여 만든 허영인데, ‘내력화신’이라는 것이었다. 이 내력화신은 어떤 화경의 고수나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백씨 가문의 백씨천공을 제9장까지 연마한 자만이 쓸 수 있는 기술이었다. 그리고 백고운이 내력화신을 시전할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이미 백씨천공을 제9장까지 연마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한순간, 백고운의 허영은 이곳에서 사라져, 빠르게 뒷산 쪽으로 향했다. “역시 졌구나.” 이때 하천을 업고 뒷산의 방향으로 미친 듯이 도망가던 백우상은, 갑자기 뒤에서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