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되자 하천과 천왕궁 일행은 일찍 일어나 무리를 지어 모씨 장원을 향해 출발했다.한편 모씨 저택 쪽에서는 해가 뜨기 바쁘게 분주하게 움직였다.오늘 모성이 정식으로 모씨 왕족의 가주 자리를 계승함과 동시에, 모나와 약혼하니, 모성에게 오늘은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날이었다.모성은 자신의 꿈에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아 매우 들떠 있었는데, 어젯밤 태신을 만난 후 밤을 새웠다.솔직히 모성은 이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불안하고 초조했다. 국제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천왕궁과 오늘 싸워서 진다면, 모성은 현재 가진 모든 걸 잃는 것은 물론이고,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 뻔했다.과연 모씨 왕족과 태신문은 힘을 합쳐 천왕궁과 맞붙을 수 있을까?아침 6시, 모성은 일찍 일어나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얼굴은 초췌하고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모성의 얼굴이 순간 험악하게 일그러졌다.“하천, 엄여수, 대체 왜 돌아온 거야?”“망할 놈들.”모성은 큰 소리로 욕설을 내뱉으며 주먹으로 눈앞의 거울을 주먹으로 부수고, 뒤돌아 화장실 밖으로 걸어 나갔다.이때 그의 심복 로드먼이 다가와 말했다.“도련님,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밤새 모씨 왕족의 최정예 인원을 동원하여 모두 제자리에 배치했습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지?”모성은 고개를 돌려 로드먼을 쳐다보며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로드먼은 훅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말했다.“가주님,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그래.”모성은 차갑게 코웃음 치며 별장에서 나왔다.오전 8시, 모씨 저택 전체가 들끓었다. 오늘 이 행사에는 엄여수와 모나가 결혼할 때와 마찬가지로 태신문뿐만 아니라 태국 내 많은 가문의 대표 인물들이 참석했다.10시가 되자 모든 준비가 끝나고 공식적으로 왕위 계승식이 시작되었다.모씨 왕족 장원의 큰 광장에는 경비가 삼엄하고 사람들로 붐볐다.모성을 필두로 모석과 다른 모씨 가문 간부들이 광장 중앙의 높은 단상 위로 걸어갔고, 모성은 그곳에 서서 군중을 내려다보
상황이 이렇게 되자 모성은 모나에 대한 존중하는 태도가 사라졌다.가부장적인 모습을 한껏 드러낸 그는, 이제 모나에게 잘해줄 필요가 없었고, 줄곧 참아왔기에 속으로 화가 많이 쌓인 상태였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참았으나 이젠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었다.이제부터 모나가 이전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에게 복종한다면 모성은 마음을 다해 그녀를 사랑할 것이다.그러나 모나가 여전히 엄여수를 마음에 두면서 그를 무시한다면, 모성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었다.모나는 모성을 바라보며 말했다.“모성, 네가 오늘 나와 강제로 약혼한다 해도, 내 마음은 결코 네 것이 될 수 없어.”“허허…….”모성은 모나의 손을 움켜쥐며 차갑게 웃었다. 모나의 손끝에서 통증이 밀려왔다.“모나, 이제야 알았어. 억지로 딴 열매가 달지는 않아도, 열매는 열매지. 네 마음은 못 얻어도 사람은 얻을 수 있어.”“됐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선서하러 가자.”모나는 걸어 다니는 시체처럼 모성의 뒤를 따랐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아래에는, 그녀의 옛 지인들과 친척들이 가득했지만, 이 순간 모나의 눈에는 그들이 너무도 낯설게 보였다.모나는 그토록 기다리던 남편을 찾기 위해 시선이 사람들 틈을 배회했다.그녀가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는데, 왜 그는 오지 않는 걸까?두 사람이 앞으로 걸어 나오고, 모성의 얼굴은 무표정한 모나의 얼굴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환한 미소로 가득 찼다.사람들의 시선이 단상 위로 향했다. 그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나가 모성과의 결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뭐라 하지 못했다.모나와 모성은 무대에서 서약서를 낭독했고, 관중들은 연이어 박수를 보냈다.그리고 바로 그 순간, 모씨 장원 밖에서 검은 차들이 차례로 그곳으로 다가왔고, 차 안에는 천왕궁의 특수 전투복을 입은 대원들이 비장하고 엄숙함으로 가득 찬 채 앉아 있었다.“이미 모씨 저택 반경 3km 이내에 들어왔습니다.”그 순간 세단 안에서
“나나, 이제부터 나만 사랑해 준다고 약속해 줘.”모성은 모나의 손을 잡고, 예전에 엄여수와 결혼할 때 꼈던 반지를 뺀 다음 블루엔젤을 모나에게 끼워주려 했다.“앞으로 내 모든 것을 너에게 줄게.”“한결같이 너만을 사랑하며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시간이 다하고 바다가 마를 때까지 네 곁에 있을게.”그러나 모성이 모나의 반지를 빼려고 할 때, 모나는 애써 손가락을 굽히며, 모성이 자신의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지 못하도록 했다.“모나, 그만해.”이를 본 모성은 다시 한번 미간을 찌푸렸다.“넌 그 남자를 잊지 못하나 봐.”이렇게 말하면서 모성은 아주 잔인하게 반지를 빼서 바닥에 던지고는 발로 밟았다.“기억해, 이제부터 너는 이 모성의 여자야.”모성은 그렇게 말하면서 블루엔젤을 모나의 손가락에 억지로 끼운 다음, 그녀의 손을 잡고 가져가 입 맞추려 했다.그런데 바로 이때, 축복하던 군중들 사이에서 볼캡을 쓴 한 남자는 도저히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보스, 나나와 모성이 약혼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어요. 말리지 마세요, 도저히 못 참겠어요.”한껏 가라앉은 엄여수의 목소리엔 끝없는 분노가 스며들어 있었다.그의 옆에는 변장한 모습을 한 하천이 서 있었고, 그 뒤로 다양한 천죄 멤버들이 섞여 있었다.진대현, 정준우, 장운호, 불인, 강라, 그리고 얼굴에 과장된 선글라스를 써서 하얀 눈을 완전히 가린 백목창룡이 그들 사이에 있었다.침을 손으로 만지작대고 있던 하천의 시선은 무대 위 모성에게 고정되어 있었다.그는 심호흡을 한 뒤 손끝을 튕겼다.금빛 침 하나가 순식간에 빛줄기를 보이며 무대로 날아갔다.후후-반지를 모나의 손가락에 끼우려던 모성은 갑자기 전류를 맞은 듯 손바닥이 마비되더니, 이윽고 흠칫하다 손에 쥐고 있던 블루엔젤이 곧장 바닥으로 떨어졌다.“누구야?”모성은 고개를 홱 돌려 사람들 틈을 노려보았다.그 순간 날카로운 통증을 느낀 모성이 손바닥을 들어 올리자 금빛 바늘이 꽂혀 있었다.놀란 모나가 모성의 시선을
“하하하하!!!”태신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크게 웃었고, 양측 모두 병력을 배치한 상황에서 최후의 전투가 임박했다.그러나 둘 중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다. 현장에는 아직 왕위 계승에 참여하기 위해 온 많은 고위급 인사들이 있었고, 그들이 전투에 휘말리게 해서는 안 된다. 만에 하나 그들 중 사상자가 나온다면 대외적으로 알리기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이때 사람들 사이에 특별한 인물들이 등장했다.그들은 계속해서 현장을 통제하며 가장 빠른 속도로 모씨 장원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밖으로 대피시켰고, 그들을 보내기 위해 밖에 차량까지 주차해 놓았다.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의심에 가득 차 있었다.그들을 인도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물었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다들 잘 훈련된 사람들이라 묵묵히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주어진 임무만 수행했다.그들은 전부 샴 왕이 보낸 사람들이었다. 이번 전투에 샴 왕은 양측 모두에게 절대적인 편의와 전장을 마련해 주었다.이때, 하천과 태신 양측은 대치하고 있었고, 저쪽에서는 엄여수와 모나가 서로를 꼭 껴안았다.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온갖 변수를 겪은 이 부부는 마침내 서로를 꼭 끌어안았다.“나나, 내가 왔어, 널 찾으러 왔어. 보고 싶었어, 정말 보고 싶었어.”엄여수는 모나를 죽도록 껴안으며 예전에는 입에도 담지 못했던 온갖 사랑의 말을 연신 쏟아냈다. 이 순간만큼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다. 그는 이미 이 여자를 뼛속까지, 가슴속까지 오랫동안 사랑하고 있었다.모나도 주르륵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었다. 지금 그녀는 그동안 겪었던 모든 분노와 고통을 쏟아냈다.그녀는 손으로 엄여수의 등을 연신 때리며 말했다.“나쁜 놈, 왜 이제야 왔어, 내가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 이 짐승 같은 놈…… 망할 놈.”엄여수는 말했다.“미안해,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늦게 와서 미안해. 나나야, 이제부터는 절대 내 곁을 떠나지 못하게 할 거야, 다시는.”“아무도 우
이 말을 끝으로 모나의 손이 툭 떨어졌다.한때 고귀한 모씨 왕족의 공주였던 그녀는 그토록 오랫동안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렸고, 마침내 그토록 보고 싶었던 사람을 만났다.하지만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려던 때 그만 불행이 닥치고 말았다.총알이 그녀의 급소를 관통했고, 그녀를 가질 수 없었던 악마는 그녀를 해치고 말았다.죽기 전에 사랑하는 남자의 품에서 눈을 감은 그녀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아…… 아아아악…….”이때 엄여수는 분노와 절망, 아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온갖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품에 안긴 여자와 조금 전까지 서로를 껴안고 미래를 생각했는데, 이렇게 헤어지게 되었다.엄여수의 머릿속에는 모나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하고, 그 이후 두 사람이 겪은 다양한 일들까지 수많은 이미지가 끊임없이 스쳐 지나갔다.그들은 함께 웃고, 아파하고, 울었다. 그가 모나를 화나게 할 때면, 그녀는 망설임 없이 채찍을 꺼내 그를 잡으러 다녔다. 당시 엄여수는 모나의 채찍이 정말 무서웠고, 종종 미친 여자라고 욕했던 것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하지만 이제 그 미친 여자는 죽었고, 더 이상 채찍으로 그를 때릴 수도 없게 되었다.“나나…… 나나.”엄여수는 계속 모나의 이름을 외쳤고, 지금 당장 그녀가 벌떡 일어나 채찍으로 그를 때려주기를 간절히 바랐다.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아아아아악!”온 하늘이 엄여수의 포효로 가득 찼고, 옆에 있던 하천 일행도 이 광경을 보며 마음이 저릿했다. 모성은 일그러진 얼굴로 웃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태신 일행은 모두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고, 태신은 지금 매우 화가 났다.원래는 모성을 이용해 모씨 왕족을 지배하려 했는데, 모성이 모씨 왕족의 공주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며 다음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으니, 모성은 이제 아무 쓸모가 없었다.태신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모든 조치를 취했지만 모성에게서 이변이 생길 줄은 몰랐다.“죽여버릴 거
“뭐?”찰리 왕이 놀란 기색을 보였다.“샴 왕궁에 있던 늙은 괴물이, 천왕궁 궁주에게 졌다고?”“놀랍지 않습니까?”샴 왕은 쓴웃음을 지었다.“하지만 사실입니다. 나중에 천용왕이 하천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아십니까?”“뭐라 했나?”“놀랍다고 하더군요.”찰리 왕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그대 옆에 있는 그 늙은 괴물에게 그토록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건, 하천의 힘이 놀랍다는 뜻이지만, 이번 태신문과 모씨 왕족의 연합 또한 그 힘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어.”“그 둘은 현재 태국에서 최고의 세력이며, 거긴 다양한 고수들이 꽤 많아. 게다가 내가 듣기로는 태신은 그동안 음지에서 괴상한 고수들을 많이 양성해 왔는데,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뛰어난 능력을 갖춘 초인이며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섭다더군.”“모씨 왕족 쪽에도 그에 못지않게 많은 이상한 고수들이 숨어 있는데, 천왕궁의 위대한 장군들에 뒤처지지 않아.”“태신은 원래 우리 태국 고대 무에타이 도장의 신과 같은 인물인데, 그동안 힘을 숨겨왔으니 이미 오래전에 네 곁에 있는 그 늙은 괴물을 뛰어넘었을지도 몰라. 이 싸움은 정말 끝날 때까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어.”그러다 찰리 왕은 갑자기 뒤돌아 샴 왕을 바라보며 말했다.“하지만 샴 왕, 이번에 누가 이기든 자네가 가장 큰 승자가 아니겠나?”샴 왕은 미소를 지으며 주가을을 돌아보았다.그동안 주가을은 샴 왕궁에 보내져, 명의상으로 인질이었지만 사실 샴 왕은 그녀를 극진히 대접하고 있었고, 그녀를 샴 왕궁의 귀빈으로 여겼다.그리고 주가을이 이번 천왕궁과 태신의 전투를 보고 싶다고 말하자, 샴 왕은 단숨에 동의하며 그녀를 데리고 나왔다.샴 왕은 옆에 있던 주가을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주가을 양, 이 전투에서 누가 이길 것 같소?”“제 남편이요.”주가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답했다.“그래?”샴 왕과 찰리 왕은 모두 깜짝 놀라 물었다.“주가을 양은 왜 그렇게 확신하는 거죠?”주가을은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저와
한편 모씨 장원에서는 성대한 왕위 계승식이 이미 폐허로 변해 버렸고, 수천 명 규모의 큰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하천이 천죄를 이끌고 적들의 목숨을 거두는 동안, 태신과 모성 일행은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모씨 저택을 떠났다.그들은 지금 당장 하천과 맞대결을 벌일 생각은 없었고, 전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한편, 하천은 아수라를 본 적도 없고,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 이 전장 한복판 어딘가에서 아수라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모씨 장원의 전투는 10분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았고, 하천을 비롯한 일행은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상대방을 격파했다.곧 모씨 왕족 전체가 하천에게 점령당했고, 상대가 최대한 도망치려는 한편 하천 일행은 그들을 계속 쫓았다.진짜 전쟁터는 밖이었다.이 전투에서 가장 미친 사람은 엄여수였다. 모나의 죽음은 그의 분노와 잠재력을 무한히 자극했고, 전투력을 끌어올린 그는 눈에 보이는 대로 죽이며 적의 심장을 섬뜩하게 만들었다.천왕궁 천왕이 한번 미치기 시작하면 매우 무서운 존재임을 증명했다.모씨 왕족 장원의 대전이 끝나고 더 이상 엄여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모성을 잡으러 간 것 같았다.모성이 엄여수의 목숨 같은 연인을 죽였으니, 엄여수가 그를 살려둘 리 없었다.모씨 저택을 나오니 거리에는 온통 피투성이가 되었다. 진대현이 이끄는 천죄 일행은 마치 사막에서 오랫동안 굶주리다가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았다.그 흥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조금 전 모씨 왕족 장원에서의 전투는 그저 에피타이저에 불과했다. 그곳은 태신 일행의 본거지가 아니었기에, 싸우는 도중 도망친 적들이 과반수였고, 진대현 일행 또한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그동안 천왕궁 본진의 로마광장에서 훈련을 해왔고, 하천이 전수해 준 내공 수련법까지 더해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지금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그들에게 이번 전투는 절호의 기회였다.천왕궁의 고수들이 전부 전투에 참여했다.상대편 고
“정말 무서운 조직이군.”샴 왕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우리가 그들을 적으로 만들지 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허허.”찰리 왕은 다소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태신문과 모씨 왕족에겐 그런 신념이 없나?”샴 왕은 대답 대신 주가을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주가을 씨, 맨발인 사람은 구두 신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죠?”“맞아요.”주가을은 고개를 끄덕였다.샴 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천왕궁 사람들은 맨발로 태어났고, 오랜 세월 나름의 노력으로 구두와 양복을 갖췄지만, 그 모든 걸 벗어던진 지금 여전히 깡패가 될 수 있죠.”“태신문과 모씨 왕족이 어떻게 그런 자들에게 저항할 수 있겠습니까?”“말이 되네.”찰리 왕도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자네 말이 맞아, 우리가 천왕궁을 적으로 만들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군.”그 시각 거리에서 귀룡이 영두도를 들고 한 번에 세 명의 적을 베었고, 영두도의 칼날 위에 희미한 하얀 빛이 감돌았다.하천이 거지왕이 준 비법 수련서를 천왕궁의 고위층에게 나눠준 이후, 그들의 힘은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있었는데, 귀룡과 삼매도 마찬가지였다.삼매는 눈이 충혈되고 얼굴에 핏줄이 튀어나왔으며, 주먹에는 내공으로 둘러싸여 적들 사이를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한 번 공격할 때마다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적을 쓰러뜨렸다.전투 시작부터 지금까지 벌써 20여 분 가까이 지속되면서, 귀룡과 삼매의 손에 죽은 적들은 수십 명에 달했지만 그들은 조금도 피곤함을 느끼지 못했고, 몸에 약간의 상처를 입은 것 외에는 부상자가 없었다.이것이 바로 천왕궁 대군의 실력이었다.“하하, 상쾌해, 이렇게 재밌는 건 오랜만이야.”삼매 중 셋째는 한 방에 상대를 날려버리고, 옆에 있던 또 다른 적의 손에 쥐어진 칼날을 피한 뒤, 상대의 가슴을 단칼에 찢어버렸다.얼굴에 묻은 피를 닦으며 흥분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큰형, 작은형, 이번에 누가 더 많이 죽이는지 내기할래? 1억 걸고.”전투에서 죽인 적의 숫자를 걸고 삼매가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