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려는 옆에 서서 계속 찬 공기만 들이마셨다. 군왕이 그 노란 서까래나무 한 그루를 늘 아끼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몇 년 전 강려가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군왕의 집에 손님으로 간 적이 있었는데, 군왕이 강려에게 그 노란 서까래나무는 옛날에 군왕의 할아버지와 함께 심은 나무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나중에 군왕이 제경에서 진성으로 이사할 때 그 노란 서까래나무도 함께 옮겼고, 그 후 매일 군왕은 그 나무 아래에서 차를 마시거나 장기를 두곤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나무는 군왕의 벗이 되었다.그런데 오늘 강도원이 그 나무를 부쉈으니, 그것은 분명 그의 목숨뿌리를 망가뜨린 것과 같았다.“아버지, 너무 심하신 거 아니에요?” 강려는 눈살을 찌푸리며 오늘 아버지의 이런 태도에 동의할 수 없었다.그러나 강도원은 강려를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그래.”그런 다음 그는 몇 마디 중얼거렸다.“개자식, 갈수록 건방져. 이번에 홍월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꼭 가서 또 한 번 심한 굴욕을 맛보게 해주지.”그렇게 말하고 나서 강도원은 들고 있던 칼을 거기서 멀지 않은 담벼락에 던지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집안으로 들어왔다.“할아버지, 왜 지금 돌아오세요?”막 집에 들어선 강도원이 마음속의 답답함을 달래기 위해 술 한 병을 찾아 마시려고 하는데, 이때 강옥이 언제 왔는지 그 앞에 나타났다.“옥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느냐?”강도원은 다소 놀랐다. 강도원의 광기가 점점 더 심해지기 시작해서부터 얼마 전부터는 종종 광기를 보였다. 동시에 홍월에 대한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강도원도 수년 동안 밖을 돌아다니며 거의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강옥과 만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다.예전에는 강도원은 손녀를 무척이나 사랑했었다.“네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돌아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강옥이 시계를 힐끗 보았다.“오후 두시부터 지금까지 기다렸어요. 봐요, 해가 다 졌잖아요.”“허허, 할아버지가 할 일
그러나 고개를 돌린 강옥은 광왕을 쳐다볼 겨를도 없이 술독이 대포처럼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깜짝 놀란 강옥은 본능적으로 손에 들고 있던 채찍을 술독 제단 위로 날려버렸다.쾅-큰 소리가 울리며 강옥의 채찍은 광왕이 날려보낸 술독을 산산조각 냈고, 안에 있는 술이 전부 나와 강옥의 몸에 쏟아졌다.강옥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할아버지, 뭐하는 거예요?” 그러나 강도원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옆에 있던 술독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나 더 집어 강옥의 옆으로 던졌다.쾅-또 한 번의 채찍질과 함께 술병이 강옥의 눈앞에서 다시 한 번 폭발했고, 똑같은 양의 술이 강옥의 몸 위로 쏟아졌다.“할아버지, 이…….”펑-연이어 술독이 강옥을 향해 날아들었고, 강도원은 강옥에게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몰아붙였다. 숨을 고르며 질문을 할 틈도 없이, 이번에도 강옥은 광왕에 의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그녀는 손 안에 있는 채찍을 계속 휘두르며 날아다니는 술독을 계속 부술 수밖에 없었다.강옥은 강도원이 얼마나 많은 술독을 던졌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발 아래에는 이미 파편이 사방에 널려 있었고, 몸은 이미 푹 젖어 있어 멀리서도 몸에서 풍기는 강한 술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강도원은 처음부터 술독을 던지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던지는 힘은 점점 더 강해지고 빨라졌다.마침내 강도원은 자신의 주위에 쌓여 있던 거대한 술독 더미가 모두 던져지고 여기저기 흩어진 술독 몇 개만 남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러다 강도원이 눈을 가늘게 뜨더니 발에 힘을 주며 바닥을 향해 힘차게 쿵쿵 밟았다.강한 진동이 순식간에 바닥에 놓여 있던 몇 개의 술독을 모두 뒤흔들었고, 그 직후 강도원이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흔들자 술이 담긴 총 다섯 개의 술독이 공중으로 날아가 일렬로 부딪히더니 동시에 강옥에게 넘어왔다.“얘야, 내공을 써라.”강도원은 술독을 내던지면서도 한 마디를 잊지 않았다.이 순간 강옥의 마음도 흠칫 떨렸고, 단전 안에서 뜨거운 기운이 솟구
“얘야, 오늘 이 일은 네 사촌을 탓하지 말고 오히려 고마워해야 해. 걔가 널 도발하지 않았다면 너도 오늘 같은 변화가 생기진 않았을 거야.”“고마워하긴요, 할아버지가 틀렸어요. 지금 당장 내 발 밑에 짓밟고 손에 든 채찍으로 세게 채찍질하고 싶어요.”“하하하하.”강도원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큰 소리로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강옥이 갑자기 실력이 올라 범속 초월이 되는 내공을 연마한 것은 작은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았고, 강씨 일가에서 해야 할 일은 여전히 힘을 모아 홍월을 상대하기 위한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것이었다.며칠 후 광왕 강도원과 군왕 헌원 삼살이 전투를 벌였다는 사실이 제경과 진성 전체에 퍼져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고,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4대 황제인 두 사람이 왜 큰 싸움을 벌였는지 이해하지 못했다.심지어 광왕 강도원이 군왕이 제일 좋아하는 나무를 뿌리 뽑았다는 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이었고 어떤 사람들은 광왕과 군왕 사이에 그 어떤 혈연적 원한이 있었는지 묻기도 했다.이 일이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지는 한편, 또다른 정보가 제경을 휩쓸었다.헌원씨 황족을 제외한 나머지 세 황족이 세계 각지에 파견되어 있던 황족 고수들을 소환하라는 명령이 내려졌고, 한동안 제경 전체가 시끌벅적해졌다.많은 고수들이 다시 제경에 모여들어 정부의 관심을 끌었다. 동시에 정부에서는 제경 측에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군대를 동원하여 제경 외곽에 주둔하게 했다.그러나 이건 정부 측의 지나친 불안이며, 황족이든 홍월이든 강호의 일을 공식적인 정부에 닿기까지 벌이진 않을 것이다.곧 사흘이 지나고 오늘은 강도원이 다른 두 황족과 제경의 4대 황족을 제외한 다른 큰 세력들을 초청하여 홍월 조직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날이었다.이른 아침 강씨 황족 측에는 이미 많은 손님이 도착해 있어 분주한 가운데, 동시에 구씨 황족의 수장인 구릉과 그의 아들 구소도 가장 이른 시간에 도착했다.구릉, 구소와 함께 나휘를
강옥이 떠난 후 강려는 빠르게 하천에게 다가가 말했다.“하천, 네 사촌 동생이 나 때문에 버릇이 없다. 너무 마음에 두지 마. 쟤가 범속 초월이 된 것도 네 덕분인데, 애가 아직 철이 없어.”하천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왜 굳이 쟤를 상대하겠어요. 다들 거의 다 왔죠?”“조씨 황족의 사람들은 아직 안 왔고 다른 사람들은 거의 다 왔어.”조씨 황족을 언급하는 강려의 표정엔 웃음기가 없었다. 4대 황족은 각자 서로 간섭하지 않지만, 사석에서는 여전히 사이가 좋고 나쁜 것으로 나뉘어져 있었다.이전에는 4대 황족 중에서 강씨와 구씨 황족이 가장 사이가 좋았고, 조씨 황족은 잘 어울리지 않아 어느 누구와도 사이가 좋지 않은 듯했다.이번 홍월 포위전이 제경 강호 전체의 운명과 판도가 걸린 일이 아니었다면 조씨 황족과 강씨 황족이 한자리에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일은 없었을 것이다.더구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염의 문제로 인해 조씨 황족과 강씨 황족의 관계는 더욱 얼어붙은 상태였다.그러나 오늘은 홍월의 문제가 중대사항이라 두 황족이 이전에 서로 어떤 원한을 품고 있었든 간에 모두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수년간의 발전 끝에 홍월의 힘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상상을 뛰어 넘었으며, 현재 강도원의 손에 있는 정보가 절대 다가 아니었다. 홍월의 배후에 어떤 카드를 숨기고 있는지 강도원도 알지 못했다.어쨌든, 이 큰 싸움을 위해서는 여러 황족들이 서로 끈끈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방심하거나 불화가 생기면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했다.“우린 이만 가지.”강려는 그렇게 말하고는 하천과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강씨 황족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이때 의회당 쪽에는 이미 제경의 수뇌부들이 많이 도착해 있었다.이곳은 강호였기 때문에 의회당의 가구와 배치도 옛사람들이 일을 논의하는 장소와 비슷했다.홀의 양쪽에 각각 6개의 의자가 놓여있었는데, 이때 각 의자 위에는 남다른 기세를 가지고 있는 남녀들이 앉아있는데, 이 사람들은 제경의 큰 세력가
“엿이나 먹어.”강도원이 악랄하게 저주했다.“너네 가족 다 죽어도 내 자식들은 멀쩡해.”“허.”조무적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감히 누구를 저주해?”“널 저주하는데, 왜?”“나랑도 싸우고 싶나?”“싸우면 싸우지.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한국의 사황도 인간이라, 비록 많은 사람들에게 마치 신처럼 취급받지만 사적으로는 만날 때는 어린 아이와 같았다.한동안 홀 전체의 분위기에 긴장감이 넘쳤고, 조무적과 강도원의 몸에서도 위압적인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지만 참석한 모든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존재였다.두 기세가 허공에서 부딪치며 둘 중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았다.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표정이 바뀌고 심지어 하천도 눈살을 찌푸렸다. 이 두 늙은이가 설마 장소도 가리지 않고 정말 싸우는 건 아니겠지?“아버지.”“아버지.”빠르게 강려와 조창훈이 동시에 강도원과 조무적에게 달려 갔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인만큼 두 노인이 싸워서는 안 된다.“비켜.”그러나 두 사람은 동시에 호통을 치며 자식들의 체면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몸을 감싸는 기운을 감춘 채 중앙에 있는 두 의자를 향해 걸어갔다.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현장 분위기가 서서히 가라앉았다.그 시각 모든 사람들이 이미 도착했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 했다.한동안 분위기는 점차 엄숙해졌다.강도원은 목을 가다듬고 참석한 사람들을 한 명씩 둘러보며 말했다. “오늘 여러분 모두를 여기에 부른 이유를 다들 알고 있을 겁니다. 홍월 연구소는 당시 저 강도원이 이 몸속의 혈액을 연구하기 위해 특별히 세운 연구소입니다.”“그러나 나중에 그 연구소는 변질되어 사악한 사람들에게 조종당했고 결국 지금의 사악한 조직 홍월로 발전하여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몇년 전 홍월은 한때 4대 황족이 힘을 합쳐 진압했지만, 이 조직은 너무 간사해서 아직까지 뿌리 뽑지 못하고 피바람을 불고 왔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가장 골치 아픈 것은 그 진압 이후 홍월 조직이
그러나 훗날 항씨 가문은 어떤 비밀때문에 몰살당했고, 이 몰살로 인해 제경이 흔들리게 되었다.이 근절에 중원 세가가 개입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해에 항씨 가문이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 고고한 중원 세가를 끌어 들여 지금까지도 그 비밀은 여전히 미스터리였다.동시에 그 몰살과 관련하여 광왕 강도원은 당시 혼자의 힘으로 중원 세가를 물리쳐 중원 세가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기 때문에 세상을 놀라게 한 전투이기도 했다.그때까지 중원 세가는 신과 같이 높고 위엄이 있었으며, 평범한 사람이 모독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그러나 그 후 사람들은 중원 세가도 사람이며, 속세에도 중원 세가와 견줄 만한 사람이 있었고, 조선의 4대 왕이 그 대표 주자였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당시 항씨 가문이 멸망했을 때 사람들은 모두 항씨 가문이 그 비밀을 간직한 채 멸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항씨 가문이 항상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이윽고 실제로 여러 사람이 의문을 제기했고, 심지어 위왕 조무적도 의문을 제기했다.그리고 이 모든 질문에 직면하여 항앙은 하나씩 매우 명확하게 대답하며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의심을 해결해 주었다.홍월 조직을 분석하는 과정은 거의 한 시간 동안 진행되었고,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오늘날 홍월이 어떤 존재인지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다.이 순간 강도원과 다른 사람들 뒤로 대형 스크린이 열렸고 화면에는 숲의 그림이 나타났다.이 화면은 마치 게임 속 지도처럼 보였는데, 실제로는 홍월 기지의 정확한 위치와, 기치 근처의 지형을 정확히 표시한 지도였다. 홍월 기지가 절벽 뒤편에 지어졌기 때문에 지형이 매우 위험한 동시에 안개와 늪지대도 있어 그곳으로 이동하는 난이도가 매우 컸다.강려는 손에서 교편을 꺼내 지도를 자세히 설명할 준비를 했다.그러나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위왕 조무적이 벌떡 일어났다.“강려 이놈아, 이 지도는 누구나 보고 이해할 수 있으니 더 이상 설명하면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게다가 교토의 큰 세력들도 함께 이번 홍월 포위 공격에 참여하여 총 인원은 300명이 넘었고, 모두 범속 초월 수준의 고수였으며, 그러한 라인업은 현재 한국 강호의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세력을 대표할 수 있었다.동시에 제경과 홍월의 전투는 한국 강호에서 가장 최고 수준의 눈부신 전투이기도 했다.이때 하천은 강씨 가문을 떠나지 않았고, 저녁을 먹은 후 광왕 강도원은 서재에서 몰래 하천을 불렀다.“할아버지, 왜 저를 따로 부르셨어요, 시키실 일 있으세요?”원래 광왕은 조무적과 술잔을 기울이면서 큰 술독 하나를 다 비울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셨고, 술을 마신 후 광왕은 조무적에게 강씨 가문의 다음 군사 원정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정도로 취해 있었다. 그러나 서재에 들어온 순간 광왕의 얼굴에 남아 있던 술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대신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 순간 강도원의 진지한 표정을 본 하천도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강도원을 만나면서 지금처럼 진지한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순간 하천도 엄숙해졌고 광왕 강도원이 자신에게 뭔가 중요한 말을 하려는 것이 틀림없다는 것을 알았다.“하천, 내일 있을 전투에 넌 대군과 함께 가지 않을 거다.”이 말에 하천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강도원을 바라보며 말했다.“할아버지,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어요. 홍월 기지로 가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그래, 하나밖에 없는데 그건 육지로 가는 거고, 또 하나는 하늘길이야.”“헬리콥터요?”“맞아.”강도원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박수를 치며 말했다.“들어와.”그 순간 서재의 문이 열리고 문 밖에서 총 일곱 명이 들어왔다.그들 중 한 명은 항앙이었고 그 옆에는 그 또래의 남자 두 명도 있었는데, 이 두 남자에게서 나오는 기운은 항앙에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그 외에 서 있던 다른 사람들은 50대의 남자 세 명과 여자 한 명으로, 모두 비슷하게 매우 강력한 아우라를 발산했다.이 일곱 사람 앞에서 하천은 즉시 매우 강력한 기운에 휩
“내가 너에게 책임을 맡긴 이유는 지난번 해골섬을 공격할 때 혼강용이 부하들과 함께 해골섬 절벽을 기어올라 결국 적의 무기고까지 폭파시켰던 것처럼 너희들도 모두 절벽 반대편에서 올라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세상 모두가 할아버지 강도원을 미치광이라고 했지만, 사실 이 세상에 강도원의 절개를 따라올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에 하천은 더욱 놀랐다.강도원은 요즘 홍월의 수사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지만, 제경 쪽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강도원이 하천에게 자신의 이유를 말하자 하천은 더 이상 거부하지 않았고, 정글 전투 경험에 있어서는 그 누구도 하천과 비교할 수 없었다.“할아버지, 저를 책임자로 세워주셔도 괜찮지만 부탁이 있어요.”“말해봐.” 강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일단 작전이 시작되면 누구든 내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고, 복종하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제게 처단할 권리를 주십시오.”“그래.”강도원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항앙과 염룡을 바라보며 말했다.“자네들, 들었나?”“물론이죠.”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이미 2, 30대를 지난 지 오래고, 오늘날의 나이와 지위에 이르자 누구보다 성숙해 있었기에 자연히 무엇이 우선인지 구분할 수 있었다.“하천 씨, 헬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염룡이 말했다.하천은 공손하게 손을 모으며 말했다.“선배님,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이윽고 하천은 강도원에게 물었다.“할아버지, 헬기를 타고 안개숲과 늪지대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홍월 기지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밤에 움직여야 하는데, 일반 헬기는 절대 안 됩니다. 저고도로 비행하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홍월 사람들이 우리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할아버지, 최소한 5천 미터 이상은 날 수 있는 헬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즉, 그 높이까지 갈 수 있는 군용 헬기를 준비해야 합니다.”“그래.”그 점은 강도원도 이미 생각해 놓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