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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연재준은 당연히 조건이 있었다.

“나랑 식사 한번 해줘.”

유월영이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물었다.

“정말로 식사뿐인가요?”

그녀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대답했다.

“지금요? 그래요, 어디에서 먹을까요?”

연재준의 눈에 미소가 스쳐 지나갔고, 그는 유월영의 어깨에 튄 빗방울을 닦아주려고 손을 뻗었다. 유월영은 차가운 눈빛으로 물러서지 않은 채 가만히 있었다.

한세인이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연 대표님.”

결국, 연재준의 손은 허공에서 멈췄고 그는 갑자기 내리는 비를 보며 말했다.

“비가 점점 더 거세지네. 급할 것 없으니 다음날로 하지. 다른 사람에게 팔 생각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면 비서에게 알려주세요. 꼭 제시간에 갈 테니 식사가 끝난 후에는 연 대표님께서 꼭 약속을 지켜서 고씨 가문의 옛집을 저에게 팔 수 있기를 바래요.”

말을 마친 유월영은 한세인의 우산 아래로 돌아가 차에 올랐다. 그녀가 떠나고 연재준은 혼자 빗속에 서 있었다. 한참 후에야 그는 차로 돌아갔다.

...

비는 사흘 동안 계속 내렸다.

유월영은 그동안 외출하지 않고 계속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자신의 할 일을 마치고, 그녀는 지남에게 전화를 걸어 현시우가 확인하지 않은 이메일을 자신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지남이 웃으며 말했다.

“역시 대표님을 생각하는 건 아가씨뿐이네요.”

유월영은 당연히 현시우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자신이 없었을 것이며 지금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은 그가 준 것이었다.

사람이 은혜를 모르면 짐승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는가?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월영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

현시우였다.

그녀는 그가 자신의 자리를 넘보려 한다고 따지러 온 줄 알고,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나에게 책임을 묻고 싶으신가요, 크로노스 씨?”

현시우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았고 서론 없이 바로 물었다.

“고씨 가문의 옛집을 사려고 하는 거야?”

“한 비서가 말했어?”

현시우는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았다.

“그 집을 왜 사려고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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