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26화

Author: 무솔레
유승아는 마치 이상한 사람이라도 만난 듯 되물었다.

“대체 왜?”

“첫째, 그건 다른 사람이 언니에게 준 선물이니 언니 거예요.”

“둘째, 그런 물건들은 비싸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쓸모도 없어요. 잘 보관했다가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하니 어쨌든 제 물건이 아니죠.”

“그리고 오빠가 예물을 줄 때 이미 저에게 많은 장신구를 선물했으니 그걸 다음 세대에 물려주면 되죠.”

유승아는 심호흡하며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유승아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에게 한 방 먹은 것 같았다.

그녀는 백건이 왜 남서연을 좋아하는지 정말 묻고 싶었다. 그녀는 정말 단순한 바보였다.

자신의 수법이 남서연에게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느낀 유승아는 도리어 화가 나서 어쩔 줄 몰랐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또 알 것도 같았다.

백건은 늘 단순한 사람이 아니었다. 서로 속고 속이는 비즈니스계에서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이익을 탐하는 복잡하고 잔인한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남서연을 특히 좋아했다.

유승아가 백건을 보며 물었다.

“정말 필요 없어?”

“엄마에게 물어봐.”

유승아는 경직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할게.”

말을 마친 그녀는 가방을 챙겨 일어나며 말했다.

“나 먼저 갈게.”

그녀는 몸을 돌려 떠났다.

입구까지 가서 그녀는 백건이 그녀를 배웅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돌아서 보니 백건이 몸으로 남서연을 누르고 속삭이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두 사람의 세계에 완전히 빠져서 그녀를 상대할 마음은 전혀 없어 보였다.

문이 열리자 하현우가 입구에서 그녀를 배웅했다.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울분에 차서 떠났다.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재빨리 휴대전화를 찾아 유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가 연결되자 유승아는 악에 받쳐 말했다.

“고모, 나 정말 열 받아 죽겠어요. 나 좀 도와줘요...”

...

사무실 안.

남서연은 긴장된 듯 눈을 깜빡이며 몸을 기울인 백건을 보며 침을 삼키고 물었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27화

    남서연은 그가 화가 난 줄 알고 급히 해명했다. “화내지 말아요. 승아 언니를 일부러 나쁘게 말하려는 게 아니라...”백건이 서둘러 말을 잘랐다.“나 화 안 났어. 그냥 궁금해서 그래. 승아가 여우라는 걸 알면서도 왜 그렇게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대하는지.”“승아 언니가 여우인 건 맞지만 난 그 꼼수에 넘어가지 않으니 아무런 쓸모도 없죠.굳이 내 이미지를 망가뜨리며 그 가면을 벗길 필요는 없다는 거죠.”백건은 참지 못하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흐뭇해했다.“아주 지혜로운걸?”남서연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백건은 어느새 그녀의 촉촉한 입술을 주시하고 저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살짝 만지더니 그윽한 눈동자에 욕망이 끓어올랐다.남자의 손가락이 그녀의 입술을 부드럽게 문지르는 것을 느끼자 남서연은 심장이 쿵쾅쿵쾅 마구 뛰었다.그녀는 백건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올라왔다.그러나 매번 그와 단둘이 있을 때마다, 백건은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키스하고 싶어 했고 두 사람의 시간은 모두 몸의 얽힘에 사용되었다.“오빠.”남서연이 무슨 말을 하려는데 백건이 갑자기 다가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침입적인 키스를 퍼부으며 천천히 그녀의 볼을 감싸 안았다.“음!”그녀는 눈을 감았고 백건의 몸은 천천히 그녀를 눌렀다.갑자기 노크 소리가 두 번 나더니 하현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남서연은 황급히 백건을 밀어내고 긴장한 채 일어나니 얼굴이 붉어지고 수줍고 난처해졌다.하현우는 두 사람이 키스하는 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남서연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고, 백건이 뒤로 벌렁 나자빠지고, 두 사람의 숨결과 안색만으로 방금 어떤 모습이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하현우는 너무 난처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바로 나가겠습니다.”백건은 화를 꾹 참으며 천천히 눈을 감고 숨을 돌렸다.남서연이 그를 불러세웠다.“나갈 필요 없어요. 제가... 제가 갈게요.”남서연은 사무실에서 이런 애정행각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이곳은 사무적인 공간이지 남녀 간에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28화

    밤 10시.공항 대합실.남서연은 손에 꽃을 들고 출구에 서서 기다렸다.멀지 않은 곳에 진우석이 캐리어를 끌고 트렌디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멀리서 진우석을 발견한 남서연이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진우석은 감격에 겨워 캐리어를 끌고 성큼성큼 남서연에게 달려갔다.그가 껴안으려고 손을 벌렸지만 남서연은 생화를 그의 품에 밀어 넣었다.진우석은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고 그녀가 들고 있는 꽃을 내려다보며 말했다.“고마워. 하지만 꽃보다 너의 포옹을 원해.”남서연은 어쩔 수 없이 웃으며 손을 놓았다.진우석은 다가가서 그녀를 안고 등을 쓰다듬어주었다.“보고 싶었어. 서연아.”“왜 갑자기 돌아왔어요?”“박사 과정을 마치고 학위증을 손에 넣자마자 너 보러 돌아왔어. 너무 보고 싶었어.”남서연은 천천히 그를 밀치고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장난치지 마요. 가요. 밖에 차 있으니까 집까지 데려다줄게요.”진우석은 한 손에 캐리어를 끌고 다른 한 손은 남서연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면서 물었다.“아저씨 아주머니는 잘 계시고?”“그럼요.”남서연의 시선은 저도 모르게 그의 손에 잡혀 있는 자신의 손에 향했다.예전 같았으면 지극히 흔한 일이었다.진우석은 그녀와 소꿉친구로 두 사람은 사이가 매우 좋았으니 이런 친밀한 행동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이미 약혼했고 약혼자 백건이 있었다.그녀에게 가까운 이성 친구가 있는 것을 백건을 신경 쓰든 안 쓰든 그녀는 이성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했다.남서연이 힘껏 손을 빼자 진우석이 경악하며 물었다.“왜 그래?”남서연은 미소를 지으며 덤덤하게 말했다.“우리 이제 성인이에요. 툭하면 손을 잡으면 남들이 오해해요.”진우석은 엷게 웃으며 말했다.“서연이 다 컸네. 부끄러움도 알고.”부끄러움?남서연은 움찔 놀랐다.“집에 가자. 내가 네 선물 사 왔어.”남서연은 별생각 없이 그와 나란히 공항을 떠났다.기사가 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렸다.남서연은 진우석과 차에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29화

    남우영은 어쩔 수 없이 웃으며 매우 난처했다.“아저씨, 그런 뜻이 아니라 그게...”“집사람이 서연이를 잘 돌봐 줄 거야. 왜 취한 서연이를 더 힘들게 해? 자, 어서 돌아가서 자.”“서연이 이미 약혼했어요. 이 집에 머무는 건 적합하지 않아요.”진연우는 당연히 그녀의 약혼을 알고 있었다.갑자기 일어난 일에 그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고 빨리 아들을 돌아오라고 했다.그렇지 않으면 며느리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게 생겼다.“약혼하면 자유도 없는 거냐?”“그런 뜻이 아니라 저...”남우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연우가 말을 끊었다.“돌아가. 잘 자고.”말이 끝나고 곧 대문이 닫혔다.남우영은 잿빛이 된 얼굴로 풀이 죽어 핸드폰을 꺼내서 백건에게 전화를 걸었다.벨이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삼촌, 난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전화기 너머로 백건의 흐릿한 목소리가 들렸다.“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진우석이 돌아왔어요.”남우영이 말하자 백건은 침묵했다.한바탕 정적이 깔렸다.“서연이가 진우석의 집에서 환영 파티를 하다가 술을 많이 마셔서 취했어요. 내가 서연이를 데리러 왔는데 못 가게 해요. 오늘 밤은 진우석의 집에서 잔대요.”백건은 놀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말투가 싸늘하고 엄숙했다.“위치 보내.”“두 사람 오해가 생길까 봐 내가 미리 말해두는 데 서연이 이 집에서 안전해요. 전에도 자주 이 집에서 잤으니까 오늘은 안심하고 내일 다시 얘기해요. 이 늦은 시간에...”백건이 차갑게 소리쳤다.“위치 보내라고!”화들짝 놀란 남우영은 하마터면 휴대전화를 떨어뜨릴 뻔했다.그는 이렇게 통제 불능으로 난폭한 백건을 본 적이 없었다.남우영의 마음속에 백건은 언제나 이성적이고 냉정하며 여유롭고 담담하고 성숙한 사람이었다.지금의 그는 전혀 이성적이지도 않고 침착하지도 못한 경솔한 소년 같았다.남우영은 더 이상 그를 화나게 할 수 없었다.바로 전화를 끊고 그에게 주소를 보냈다.백건은 기사를 부르지 않고 직접 차를 몰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30화

    “서연이는 술 안 마셔. 일부러 취하게 한 거지?”진우석은 코웃음을 쳤다.“그쪽과 안 마시는 거지 나랑은 마셔요. 게다가 내가 돌아와서 서연이가 아주 기뻐했거든요.”백건은 주먹을 꽉 쥐었다.“서연이는 아주 단순한 애예요. 대체 어떤 수단으로 애를 속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떳떳한 방법은 아니겠죠. 저번에 애를 데리고 해외 활동에 참여했을 때부터 당신 동기를 의심했어요. 당신처럼 속이 시커멓고 성격이 비뚤어진 남자는 서연이와 어울리지 않아요. 난 절대 서연이가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걸 볼 수 없어요.”백건은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고 걸어가 그를 밀어내고 안으로 들어갔다.진우석이 쫓아가서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백건은 그대로 그의 옷깃을 잡고 벽에다 꽉 눌렀다.백건의 몸에 냉기가 응축되어 있었고 눈동자에 무서운 살기가 서려 있었다.“잘 들어. 남서연은 내 약혼녀야. 두 사람이 전에 어떤 관계든, 얼마나 친했던 이제 모두 과거형이야. 오늘부터 서로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거야. 이제부터 나 백건의 여자니까.”진우석은 이를 갈며 말했다.“당신의 그 추악한 얼굴을 내가 반드시 찢어버릴 거야. 대체 어떤 사람인지 서연이에게 똑똑히 보여줄 거야.”백건은 코웃음을 쳤다.“기대할게.”말을 마친 백건은 그를 벽으로 확 밀쳤고 등이 부딪친 진우석은 통증이 몰려왔다.백건은 방으로 가서 문을 비틀어 열고 들어섰다.불을 켜자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자는 남서연이 보였다.그는 걸어가서 이불을 젖히고 남서연을 가로로 안았다.잠에 푹 빠질 정도로 취한 그녀를 안고 방에서 나왔다.진우석이 다시 백건의 앞을 가로막자 백건의 안색이 더욱 나빠졌다.“만약 서연이가 지금 제정신이라면 서연이는 절대 날 두고 당신을 따라가지 않았을 거야.”백건은 마음이 아팠다.그도 진우석과 비교해서 이길 자신이 없었다.억지로 얻은 사람일지라도 백건은 꼭 가져야만 했다.“오늘 밤 난 무조건 서연이를 데리고 갈 거야. 비켜.”진우석은 어금니를 꽉 깨물며 참았다.분위기가 상당히 억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31화

    아침 햇살이 베란다에 비쳐 따뜻함이 넘쳤다.남서연은 잠에서 깨어났다.그녀가 눈을 뜨는 순간, 눈에 들어온 것은 그녀의 청춘을 가득 채운 그 잘생긴 얼굴이었다.남자는 눈을 감은 채 옆으로 누워 그녀와 마주 보고 잠을 잤다.그녀는 눈을 깜박이며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느껴졌다.어떻게 자고 일어났는데 백건이 눈 앞에 있을까?그녀는 자신이 분명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하고 눈을 감고 컨디션을 조절한 후 다시 눈을 떴다.눈앞의 남자는 여전히 진실하게 느껴졌다.그녀의 기억으로는 어젯밤에 진우석의 집에서 진우석의 축하파티를 하며 술을 몇 잔 마신 후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잠이 들었던 것 같다.술에 취했다고?남서연은 문득 깨달았다.‘내가 술에 취해서 오빠 침대에서 잤다고? 그러니까 어젯밤에 누가 나를 이 집에 데려온 거지?’남서연은 생각할수록 떨리고 이상해서 괜히 불안했다.백건의 얼굴을 만지고 싶은 충동에 그녀는 이불 속에서 손을 내밀었다.그러나 여전히 겁이 나서 남자의 잘생긴 미간을 살짝 건드리고 미간을 타고 오똑한 콧날까지 내려왔다.문득 남자가 희미하게 눈을 떴다.남서연은 손가락이 가늘게 떨리고 몇 초 동안 굳어 있다가 즉시 손을 거두었다.남자는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는데 그녀의 수줍음과 긴장감을 보아낼 수 있었다.그녀는 눈을 내리뜨고 그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남서연은 심장이 너무 빨리 뛰며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생각했다.갑자기 백건이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서연아, 우리 오늘 혼인 신고하러 가자.”남서연은 뜬금없는 말에 놀라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오늘 혼인신고라니, 너무 갑작스러워 남서연은 어리둥절했다.“우리 이미 약혼했잖아요? 왜 그렇게 서둘러요?”“약혼했으니 언젠가 꼭 결혼할 거고, 그러니 빨리한다고 문제 될 것도 없잖아.”남서연이 설명했다.“그냥 너무 갑작스러워서요. 갑자기 오늘 혼인신고를 한다니. 아직 오빠 부모님께 인사도 안 드렸어요.”“혼인신고하고 만나러 가도 늦지 않아.”그는 자기 자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32화

    그래서 그녀는 백건이 왜 그녀와 결혼하고 싶은지 미치도록 알고 싶었다.백건은 설명도 없이 남서연을 풀어주고 침대에서 내려와 화장실로 들어갔다.남서연은 그의 뒷모습을 허탈하게 바라보았다.유승아가 전에 그녀를 찾아와서 했던 말이 갑자기 생각났다.그때, 유승아는 그녀에게 답을 알려주려 했지만 그녀는 나쁜 결과가 될까 봐 듣지 않기로 선택했다.그녀는 백건이 직접 이유를 알려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백건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남서연은 침대에서 내려 맨발로 바닥에 서서 그녀의 신발을 찾았다.그제야 휴대폰과 신발이 모두 진우석네 집에 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침대에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데 백건이 이미 씻고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는 옷방으로 가서 새 슬리퍼를 남서연의 앞에 놓고 쪼그리고 앉아 직접 신겨 주었다.남서연은 남자의 곱상한 얼굴을 바라보았다.백건은 따뜻한 시선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가서 씻어. 세면도구 다 새것으로 준비해뒀어.”“오빠.”남서연은 기대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왜 나와 결혼하고 싶어요?”백건이 부드럽게 웃으며 답했다.“한 남자가 한 여자와 결혼하고 싶은데 많은 이유가 필요해?”“이유는 당연히 많죠. 예를 들면 권력, 재부, 미모, 생육, 강요 등등.”백건은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사랑이 아니고?”남서연은 기분이 좋기는커녕 오히려 그의 대답이 진솔하지 못하다고 느꼈다.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떨구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어떻게 오빠가 나를 사랑해요.”백건은 일어나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가서 씻어.”말을 마친 그는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남서연은 깨끗이 씻고 방문을 나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한바탕 시끄러운 소리가 거실에서 들려오자 그녀는 걸음을 재촉하여 계단을 내려갔다.거실에 내려가 보니 진우석이 백건의 멱살을 잡고 격노하여 소리치고 있었다.“내가 있는 한 넌 절대 서연이를 못 속여!”“지금 뭐 하는 거예요?”남서연은 달려들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33화

    남서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백건은 남서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화를 꾹 참으며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 끝이 뭉클해졌다.그에게 다가올 행복이 곧 원점으로 돌아가는 걸까?백건은 당황했다.진우석이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었다.“서연아, 난 정말 네가 이 남자에게 속고 있는 걸 지켜볼 수가 없어.”또 이 말이었다. 유승아도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었다.그녀는 백건이 대체 어떻게 그녀를 속였는지 점점 더 궁금해졌다.“그럼 말해봐요. 대체 나한테 뭘 속였는데요?”진우석이 말하려는데 백건이 다가가 남서연의 손을 잡았다. 이미 호흡이 거칠어진 그는 긴장하며 말했다.“서연아, 지각하겠다. 출근하러 가자.”진우석이 백건을 밀어젖혔다.“그만해. 이제 무서워? 서연이를 속일 때는 무섭지 않았어?”화가 난 백건이 나지막이 화를 냈다.“내가 뭘 속였는데?”진우석은 남서연을 옆으로 밀어내고 백건에게 돌진해 그의 멱살을 움켜쥐고 이를 갈았다.“내가 당신의 더러운 수법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해? 이미 다 조사했어.”“수능이 끝나고 서연이와 난 외지에 있는 같은 대학에 합격했어. 근데 네가 돈을 주고 남서연의 통지서를 가로채서 현지 대학으로 바꿨잖아.”남서연은 놀라서 아연실색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백건은 할 말이 없었고 당황하고 두려울 따름이었다.그가 당황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진우석이 아니라 남서연을 잃을까 봐서였다.결국 세상에 비밀은 없었다.“3년 전, 서연이는 나와 함께 유학을 가려고 했어. 근데 네가 면접관에게 돈을 줘서 서연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게 했고, 심지어 출입국에도 손을 써서 서연이가 출국할 수 없게 만들었어. 그래서 서연이는 나와 함께 공부할 기회를 놓쳤어.”“그리고 전에 있은 그 해외 행사, 출장 명단에 서연이 이름은 없었는데 네가 일부러 넣은 거잖아. 게다가 호텔에서 같은 방을 배정해? 이 쓰레기 같은 놈아!”진우석의 폭로에 남서연은 멍하니 들으며 믿을 수 없었다.“그리고 서연이가 사고 날뻔한 거, 그것도 네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34화

    남서연은 그렁그렁한 눈으로 백건을 바라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남자의 눈에는 죄책감이 가득했다. 그는 쓸쓸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속삭였다.“전부 사실이야.”남서연은 경악하며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대체 왜요?”백건은 주먹을 불끈 쥐고 자신의 감정을 억눌렀다.진우석이 다가가 남서연의 손목을 잡고 돌아섰다.“이런 사람이랑 말 섞지 말고 돌아가.”남서연이 아직도 충격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진우석에 의해 끌려갔다.백건은 손에 잡힐 듯 다가온 여자가 그렇게 눈앞에서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마음이 칼로 찌르는 듯 아팠다.남서연처럼 순진하고 착한 여자가 어떻게 그의 행각을 이해할 수 있을까?그는 소파로 가서 힘없이 털썩 주저앉아 등받이에 기대고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았다. 팔로 눈을 가리고 모든 슬픔을 막았다.그의 온몸은 짙은 스모그로 뒤덮여 있었고 사라지지 않는 음울함과 고독이 퍼졌고 가슴은 쥐어뜯는 듯 아팠다.남서연을 얻고부터 잃은 것까지 불과 며칠. 천국에서 지옥은 단 한 순간이었다.밖에서.진우석은 남서연을 조수석에 앉히고 안전벨트를 매준 후 자신도 운전석에 올라타서 안전벨트를 맸다.남서연은 그제야 반응을 보이더니 슬픈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왜 가야 해요? 나 아직 답을 못 들었어요.”“감히 대답 못 하는 거야. 묻지 마.”남서연이 안전벨트를 풀고 문을 열자 진우석이 빠르게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뭐 하는 거야?”“백건은 내 약혼자예요. 오빠가 무슨 짓을 했든 난 꼭 설명을 들어야겠어요.”남서연은 자신이 이렇게 가버리면 백건과의 결혼이 깨질까 봐 걱정했다.“어떤 이유에서든 그 수단이 더럽고 비열한 건 변하지 않아. 저런 수준 미달인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진우석이 화를 내며 묻자 남서연이 눈물을 반짝이며 그를 바라보았다.“어제 방금 돌아온 사람이 어떻게 그 많은 일을 알고 있어요? 어떻게 조사했어요?”진우석은 멍해졌다.그러자 남서연이 화를 냈다.“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우린 절교야.”진우석이

Latest chapter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64화

    김연아는 버럭 화를 냈다.“만약 정말 남 장군님 아들이라면 네가 주제도 모르고 넘본 거지. 이런... 어쩌면 좋아? 부모님들은 아셔? 어떤 태도셔?”“전에는 속이고 있다가 얼마 전에 아셨어요.”이다은이 답했다.그녀의 말을 들은 김연아는 더욱 화가 나서 이다은의 팔을 때리고 분노했다.“이 미친 계집애! 감히 남씨 가문에 결례를 범해!”이다은은 아파서 팔을 감쌌다.“아!”급해 난 남우영은 바로 이다은을 감싸 안으며 엄숙한 태도로 말했다.“어머님, 때리지 마시고 말로 하시죠.”김연아는 남우영에 놀라 급히 몸을 움츠리더니 겁에 질려 입을 열었다.“미안하네! 내가... 내가 좋은 말로 할 테니까 화내지 말게.”남우영은 그녀의 어투에서 당황함과 두려움을 알아챘다.신분 문제 때문에 그들은 분명히 자신의 장인 장모인데 지금 이렇게 비겁하고 소심하게 행동하고 태도도 공손해졌다.남우영은 이런 느낌을 좋아하지 않았다.“아버님, 어머님, 저를 무서워할 필요 없어요. 저도 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이고 두 분의 사위예요.”이적은 침을 꿀꺽 삼키고 황급히 말했다.“아니지. 자네가 어떻게 평범한 사람인가.”남우영은 어쩔 수 없이 가볍게 탄식했다.할머니는 잠시 바라보다가 궁금해서 물었다.“내 손녀사위가 어쨌다고?”이적은 할머니의 귀에 대고 말했다.“엄마, 다은이가 우리 몰래 중학교 동창과 결혼했는데 평범한 사람이라고 우리를 속였어요. 남 서방 아버지가 M국 장군이고, 어머니는 과학자이고 집안은 아주 부자예요.”할머니는 환하게 웃었다.“그럼 더 좋은 거 아니야? 세상에, 우리 다은이가 복도 많지. 그렇게 좋은 가문에 시집가다니. 이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일이야.”할머니의 성원에 남우영은 마음이 좀 편해졌다.이적과 김연아는 안색이 매우 좋지 않은데도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남우영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감히 동의하지 않는 말을 할 수 없었다.부모님이 설설 기는 모습이 이다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그들은 평생 사회의 밑바닥에서 착취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63화

    남우영은 전화를 끊고 이다은의 곁으로 돌아와 앉았다. 그는 한숨을 쉬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이다은의 안색을 살폈다.그녀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남우영도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쨌든 공적인 일이니 그는 간단하게 설명했다.“회사에서 새로 계약한 연예인인데 우울증에 걸려 정서적으로 많이 불안정해.”이다은은 에이스타 그룹 산하에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다만 자회사에서 계약한 연예인이 바로 대표에게 치근덕거릴 줄은 몰랐다.이다은은 농담조로 말했다. “아주 바쁜 대표님이네. 에이스타 그룹처럼 큰 회사는 관련된 업종도 많을 텐데 이렇게 손수 나서서 모든 직원을 돌보다니.”남우영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고 이다은을 몇 초 동안 바라보다가 뒤늦게 알아차렸다.“다은아, 왜 네 말에 씨가 있는 것 같지?”이다은은 입술을 오므리고 굳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보았다.그녀도 자신의 말에 씨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질투심이 폭발한 여자들은 모두 이렇지 않은가?그러나 남우영에게는 자신이 질투한다는 것을 절대 들키고 싶지 않았다.이다은은 자리에서 일어나 시무룩하게 말했다.“우리 돌아가자.”“방금 왔는데 벌써 간다고?”“볼 것도 없잖아. 가자.”말을 마친 이다은은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남우영은 여기 야경도 제대로 다 보지 못했는데 벌써 가니 좀 아쉬웠다.할 수 없이 그녀를 따라갔지만 가는 길에 이다은은 말이 없었다.집에 도착한 후, 그녀는 잘 자라고 말하고는 바로 방으로 가서 잤다.이튿날 아침.집에는 외부인이 오지 않았다.아침을 먹을 때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웃고 떠들었다.하지만 남우영은 조금 긴장하고 망설였다.이다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언제까지 피할 수만은 없는 문제였고 남우영에게 돈이 많으니 그녀의 어머니가 어쩌면 좋아할지도 몰랐다.“할머니, 아빠, 엄마, 드릴 말씀이 있어요.”이다은이 용기 내어 말하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남우영도 엄숙해져서 진지하게 입을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62화

    “어머니께서 반대하실까?”남우영은 걱정이 태산이었다.이다은은 벌써 그에게 겁을 주고 싶지 않았다.“반대하지 않으실 거야.”남우영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 낭만적이고 평화로운 야경을 보며 그는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이다은의 어깨를 잡고 몸을 기울여 그녀에게 키스하려고 했다.이다은은 긴장된 듯 눈을 감고 기대하며 살짝 입을 열었다.입을 맞추려는 순간 남우영의 휴대전화 벨이 울렸고 이다은은 깜짝 놀라서 눈을 떴다.남우영은 눈살을 찌푸리고 짜증스럽게 휴대폰을 꺼내어 발신자 표시를 한 번 보았다.공아영의 이름을 보자마자 남우영은 바로 끊었다.이다은도 이 이름을 보고 기분이 우울하여 못 본 척하며 입술을 오므리고 하늘의 달을 쳐다보았다.남우영이 전화를 끊고 계속 키스하려고 할 때 이미 좋은 분위기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추워?”남우영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부드럽게 물었다.이다은은 웃으며 답했다.“아니.”“여기...”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휴대전화 벨 소리가 다시 울렸다.남우영은 한숨을 내쉬고 휴대전화를 꺼내서 바로 끊었다.그러자 이다은은 짐짓 덤덤한 척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나 괜찮으니까 전화 받아.”남우영이 담담하게 말했다.“중요한 전화는 아니야. 그냥 사업 파트너일 뿐이야.”이다은은 인터넷을 통해 공아영이라는 여자를 알게 되었다.그녀는 재벌 공혁재의 손녀로, 별다른 직업이 없는 인플루언서였다.그런 여자가 대기업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이다은은 비록 사업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렇게 쉽게 속을 사람은 아니었다.그녀는 남우영이 진실하지 못하다고,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캐묻지 않는다고 해서 개의치 않는 건 아니었다.다만 대놓고 신경 쓸 자신이 없었다.잠시 후, 공아영의 세 번째 전화가 걸려왔다.남우영이 끊으려고 하자 이다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얼른 받아.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전화한 걸 보면 정말 중요한 일일 수도 있잖아?”이다은이 이렇게 말하자, 남우영은 지금 공아영의 전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61화

    이다은은 남우영이 적응을 못 할까 봐 밤새 안절부절못했다.그녀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휴대폰을 꺼내 남우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우영아, 괜찮아? 아니면 차를 몰고 읍내로 가서 호텔 잡을까?][나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엄살 많은 남자 아니야. 너희가 잘 수 있다면 나도 잘 수 있어.][하지만 넌 이렇게 낡은 방을 쓴 적이 없잖아? 침대도 작고 우리 아빠가 코도 곤단 말이야.]남우영은 입을 막고 웃는 이모티콘을 보냈다.[아버님은 벌써 코를 골기 시작하셨어. 하지만 이런 환경도 나쁘지 않아. 나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어릴 때 아빠가 나 데리고 야외에 가서 단련시키느라 비를 맞으며 풀밭에서 밤을 지새운 적도 있었어. 그래도 다음날 아무 문제도 없이 활기 차기만 했어.][그럼 내일 우리 부모님께 네 신분을 밝힐까?][내일도 그 친척들이 와?][아마 올 거야.]남우영은 눈을 가리고 웃으며 우는 이모티콘을 보냈다.[그럼 내가 말할 기회가 있을까?][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괜찮아. 좀 더 기다리자.][그래.]남우영이 아주 귀여운 이모티콘을 보내자 이다은이 답했다.[잘 자.]그러자 남우영은 불쌍한 이모티콘을 보내고 물었다.[진짜 자려고? 나와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아?][너 안 힘들어?][전혀. 그냥 네가 좀 보고 싶어.][그럼 나와. 문 앞에서 기다릴게.]남우영은 답장하지 않았고 이다은이 방을 나왔을 때 마침 방에서 나오는 그를 보았다.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그들은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남우영이 궁금해서 물었다.“우리 어디 가?”그러자 이다은이 다정하게 속삭였다.“좋은 곳.”“어디?”이다은은 그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남우영은 이다은에 의해 뒷산의 한 비탈길에 도착했다.농촌의 달은 밝고 환하여 온 대지를 비추고 있었고 은은하고 희미하지만 흑백의 선명함을 드러내고 있었다.도로 상황이 선명하게 보이자 남우영은 휴대폰을 꺼내 손전등을 켜고 앞길을 따라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60화

    이다은은 남우영의 차를 타고 친정으로 향하던 중 김연아에게 전화를 걸었고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엄마랑 아빠는 지금 고향에 와 있어. 안성으로 돌아가려면 며칠 더 걸릴 것 같아.”이다은은 아쉬운 마음에 날짜를 다시 잡으려 했지만 남우영은 단호히 말했다.“오늘 뵈어야 해요. 고향에 계시면 거기로 가면 되잖아요.”결국 차는 그녀의 시골 고향을 향했다. 작은 마을은 오래된 집들과 좁고 울퉁불퉁한 흙길이 뒤엉켜 있었다. 마을에는 대부분 노인, 아이, 그리고 집에 남아 있는 여인들뿐이었다. 짧아 보였던 거리는 실제로 가보니 예상보다 훨씬 멀고 험했다.차가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온 마을 사람들이 주목했다.나무 그늘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어르신들이 고개를 돌려 차를 가리키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차 뒤를 따라 달렸다.길 끝에 도착한 낡은 집 앞에서 차가 멈췄다. 벽에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오래된 집을 바라보며, 이다은은 속으로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이 모습만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남우영은 차에서 내려 집을 바라봤다. 그의 얼굴에는 잠깐 놀란 기색이 스쳤지만, 곧 태연한 표정을 되찾았다.차 소리를 들은 김연아가 집에서 달려 나왔고 그녀는 환한 미소로 두 사람을 반겼다.“어머나, 진짜 왔네! 이렇게 먼 데까지 왜 왔어? 안성으로 돌아가면 집으로 와도 되잖아.”“엄마...”이다은은 조용히 어머니를 부르며 다가갔다. 남우영도 뒤따라 가면서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안녕하세요! 어머님, 아버님! 할머니도 뵙고 싶어서 왔어요.”김연아는 그의 공손한 태도에 기분이 좋아 보였다.“어머, 그래? 마음만으로도 정말 고마워. 얼른 들어와. 운전하느라 힘들었지? 내가 국수 끓여놨어.”집 안으로 들어가자, 80대의 할머니가 인자한 미소로 두 사람을 맞이했다. 작은 체구의 할머니는 손자 같은 남우영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냈다.그 사이 소문은 마을 전체로 퍼졌다.“이적 딸 다은이가 사위를 데리고 왔대. 사위가 완전 잘생겼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59화

    이다은은 마음이 불안했지만,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우리 부모님이 네가 남우라는 사람을 사칭해서 나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뭐라고 하실지 안 무서워? 그리고 우리 이모가 남우 씨를 정말 좋아했어. 내가 남우 씨랑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던 분들이야.”남우영은 단호하게 말했다.“결국 마주해야 할 일이야. 피한다고 해결되지 않아.”이다은은 그의 굳은 결심을 느끼며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그날 밤, 남우영은 설렘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냈지만 이다은은 피곤했던 탓인지 그의 말을 듣던 중 먼저 잠들었고, 남우영은 그녀의 얼굴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다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다음 날 아침은 이다은이 먼저 눈을 떴다.남우영의 품 안에 안겨 있는 자신을 확인한 그녀는 밤새 그가 얼마나 자신을 꽉 안고 있었는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살짝만 움직여도 허리가 뻐근했고 긴장한 채 잠든 탓에 몸이 온통 굳은 것 같았다.그녀는 조심스럽게 자세를 바꾸며 몸을 풀었다.그때 베개 옆에 놓여 있던 남우영의 휴대폰에서 알림음이 두 번 울렸다.갑작스러운 진동 소리가 들려오자, 이다은은 신경이 쓰였다. 그녀가 손을 뻗어 화면을 확인하려던 찰나, 다시 알림음이 두 번 울렸다.그녀는 무심코 화면을 봤고 스쳐 지나가는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공아영: 너무 힘들다. 나 좀 위로해 줘.]그 메시지를 본 순간, 이다은은 차가운 돌덩이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심장이 가라앉는 것 같은 혼란과 불안이 밀려왔다.그녀는 천천히 남우영의 휴대폰을 침대 옆 탁자에 내려놓았고 아침부터 이런 메시지를 보게 되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피곤한 발걸음으로 화장실로 향했다.평소에는 생리로 인해 예민해지거나 기분이 나빠진 적이 거의 없었지만, 이번에는 마음의 불편함이 생리에까지 영향을 미쳤다.화장실에 앉아 남우영의 휴대폰에서 본 그 문자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이 나빠졌고 아랫배에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58화

    ‘이렇게 평범한 내가 어쩌다 이렇게 완벽한 남자의 사랑을 받게 된 걸까?’이다은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결심한 듯 남우영을 바라봤다. 그리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우영아, 우리 다시 한번 노력해 보자.”남우영은 순간 놀라며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눈에는 기쁨과 감격이 번져 있었고 눈빛은 떨릴 정도로 반짝였다.그는 이다은의 맑고 따뜻한 눈빛과 마주친 순간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이다은은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잠시 굳어 있었지만, 그의 품 안에서 차츰 긴장을 풀었다.남우영은 그녀를 꼭 끌어안은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다은아, 정말 고마워. 내가 꼭 행복하게 만들어줄게.”이다은은 천천히 손을 올려 그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그리고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더 노력할게. 더 나은 사람이 돼서 남우영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도록...”남우영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바보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 그냥 네가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있어주면 돼.”그들은 한참 동안 차 안에서 서로를 꼭 안고 있었다.집에 도착하자, 남우영은 처음으로 당당하게 이다은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이 순간은 그가 오랫동안 꿈꿔온 일이었다. 바로 가장 사랑하는 여자의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오는 것이었다.간절히 원했던 순간이 현실이 됐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그녀는 단지 ‘다시 한번 노력해 보자’라고 말했을 뿐, 이 결혼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각자 방으로 들어간 뒤, 이다은은 씻고 침대에 누울 준비를 했다.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문 너머에 있을 남우영을 떠올리며 긴장했다.“우영아, 나 오늘 너무 피곤해서 먼저 잘게. 무슨 일 있으면 내일 얘기하자.”그녀의 말에도 불구하고, 문이 열리며 남우영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이다은은 약간 짜증 난 표정으로 침대에 앉아 그를 바라보았다.“왜 문을 그냥 열어?”남우영은 대답 대신 침대 위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57화

    이다은은 잠시 침묵하다가 조용히 물었다.“정말로 가족 배경이 결혼에 아무 상관 없다고 생각해?”남우영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난 그런 것들이 전혀 중요하지 않아.”이다은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너는 정말... 현실이 얼마나 잔혹한지 몰라서 하는 말일 거야.”남우영은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답했다.“그건 네가 너무 과민반응 하는 거일 수도 있잖아.”“하지만 나는 평생 그렇게 살아왔던 터라... 자격지심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난 상대의 조건을 무시할 수 없어.”남우영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다은, 나 싸우고 싶지 않아. 우리 가족 얘기는 여기서 그만하자.”이다은은 입술을 꼭 다물고 억지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엔 여전히 복잡한 감정이 맴돌고 있었고 달리는 차 안엔 잠시 침묵이 흘렀다.잠시 후 이다은이 또 다른 화제를 꺼냈다.“가족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했으니까... 그러면 친구들 이야기를 해볼까?”남우영은 잠시 말을 잃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미 알고 있었고 대답하는 순간 또다시 불편한 대화가 이어질 게 뻔했다.이다은은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말을 이었다.“나는 네 친구들 사이에서 절대 어울리지 못할 거야. 나는 패션도 모르고 경제도 모르고, 너나 네 친구들이 살아온 화려한 삶과는 거리가 멀어.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안성시였고 나는 이곳을 벗어난 적이 없는 우물 안의 개구리야. 하지만 네 친구들은 세계를 여행하며 넓은 세상을 봤겠지... 이처럼 우리가 살아온 세상은 너무나 달라...”그녀는 잠시 멈추었다가, 더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반대로 네가 내 친구들을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작 몇천 원 할인받으려고 새벽 시간대의 영화 티켓을 사고,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몸에 안 좋은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품위없게 큰 소리로 웃고 떠들 수 있어? 우리에겐 비싼 와인 대신 콜라 한 캔이면 충분해. 넌 그런 생활을 상상이라도 해본 적 있어?”그녀의 말이 끝나자, 차 안은 무거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56화

    남하준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우리가 사는 세상이 자기와 너무 다르다고 느낀다는 건 무슨 말이야?”정안은 조심스럽게 설명을 시작했다.“다은 씨 아버지는 장애를 가지고 계시고, 어머니는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대요. 다은 씨는 전문대를 졸업해서 제대로 된 직장도 없었다가 우영이와 결혼 후 우영이네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대요.”남하준은 약간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정말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인 건 맞네. 그런데 우영이는 어떻게 그런 환경의 여자를 알게 된 거지?”정안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나도 모르겠어요. 도대체 어디서 만난 건지...”남하준은 소파에 앉으며 정안의 손을 잡아 끌어당겼다.“그래도 우리 아들이 선택한 사람이잖아. 그걸 존중해 줘야지. 우선 우영이가 다은 씨 자존심을 세워주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할 것 같은데. 적어도 우리는 출신 같은 걸 따지고 문제 삼지 않는다는 걸 꼭 알려줘야겠어.”정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맞아요. 우영이한테도 잘 얘기해서 다은 씨가 부담 없이 우리 가족이 되어 지낼 수 있도록 도와야겠어요. 지금은 다은 씨가 너무 스스로를 안 좋게 만 보는 것 같아요.”남하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다은의 상황을 이해하는 듯 말했다.“그럴 만도 하지. 다은 씨 입장에선 우리 집이 너무 이상적으로 느껴지겠지. 자기 부모님도 우리 앞에서 늘 고개 숙여야 한다고 생각할 테니까.”그 순간 정안이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남하준의 팔을 툭 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큰일났어요!”남하준은 팔을 잡으며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뭐가 그렇게 큰일이야? 아이고 아파라!”정안은 금세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그의 팔을 쓰다듬었다.“미안... 미안해요. 근데 별로 안 아프죠? 정말 심각한 일이라서 그래요.”남하준은 차분히 물었다.“뭔가 그렇게 심각한 건데?”정안은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우영이 요즘 스캔들 났었잖아요.”“누구랑?”“공혁재 회장 손녀랑요. 게다가 그 아이는 아주 유명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