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12화

작가: 무솔레
이번에 지성은 말을 할 수 있었고 사유도 또렷했다.

그들은 신분을 밝힌 후 지성의 몸 상태를 물었고 지성이 괜찮은 걸 확인하고는 조사를 시작했다.

지성은 남태준의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가 누나의 전 남자친구라는 것을 알고 더욱 존경했다.

지성이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

“누나가 육건우를 고소했기 때문에 제 빚은 소송이 끝나기 전까지 갚지 않아도 되거든요.”

“하지만 육건우의 부하들이 저를 가만두지 않았어요. 그날 저를 뒷산으로 데려가 폭행했고 저는 그들을 따돌리고 필사적으로 도망쳤어요. 철조망이 가로막힌 곳까지 도망쳤는데 더 이상 도망갈 길이 없어서 아주 높은 나무에 올라가 철조망을 넘어 안에 있는 나무로 뛰어올랐어요.”

“들어가고 나서 계속 출구를 찾았는데 못 찾았고 마스티프 몇 마리가 저를 쫓아왔어요.”

“그래서 큰 스튜디오 몇 군데로 달려갔어요. 근데 안에 촬영 장비는 없고 오히려 양귀비꽃과 비슷한 식물이 많이 심겨 있더라고요.”

“저는 깜짝 놀라 얼른 숨었어요.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고요.”

“그러다 어떤 창고에 숨었는데 그 안에서 마약을 정제하는 사람들이 저를 발견하고는 저를 죽일 듯이 때렸고 제 심장에 칼까지 꽂고 산기슭에 저를 던졌어요.”

지성은 심장의 상처를 만졌다. 의사가 말하길 지성의 심장 위치가 다른 사람과 달라서 조금 빗나가 목숨을 부지했다고 했다.

불행 중 다행이었다.

남태준과 오신우는 서로 눈을 마주치고 표정이 굳어졌다.

산꼭대기에 촬영기지를 설립하려면 소방 안전 검사와 경찰의 순찰도 필요하다.

그런데도 안에서 미친 듯이 독을 심고 마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분명 백이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 백은 결코 직위가 낮지 않을 것이다.

자백을 마친 지성이 긴장하며 물었다.

“남 대장님, 만약 제가 죽지 않은 걸 알면 또 사람을 보내 저를 죽이러 올까요?”

“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요.”

남태준은 온화한 태도로 진지하게 말했다.

“지성 씨 옆에 24시간 경호를 붙여 신변을 보호할게요.”

“감사합니다.”

지성이 예의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713화

    지우는 입술을 깨물고 서러워하며 되물었다.“그럼 네가 다시는 목숨으로 나 협박하지 말라고 엄마 설득할 수 있어?”“아니 난 못해. 엄마는 너무 독해. 매번 빈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분이시잖아.”지성은 감탄하며 고개를 저었고 지우도 말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사랑을 위해 어머니의 목숨을 모른 척할 수 없었다.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남태준을 잊고 가슴 아픈 사랑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칠 후 지성이 퇴원하자 지우의 생활도 정상으로 돌아왔다.매일 글쓰기에 바쁘고 어머니의 매점도 봐주고 가끔 밥도 하고 친구와 함께 나가 쇼핑을 하며 기분 전환을 했다.이날 송수빈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 가자고 했다.늘 외지에서 일했던 지우는 동창 모임에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올해 그녀가 마침 고향에 있으니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동창들과 모이려고 했다.한 식당의 룸.큼지막한 원형 테이블에는 비슷한 또래의 남녀가 가득했는데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사람도 있는 신혼이거나 미혼인 사람도 있었다.지우와 송수빈은 미혼이라 싱글남 친구들의 시선을 끌었는데 두 사람의 외모도 출중하고 몸매도 좋았다.모두들 웃고 떠들며 건배하며 장광설을 늘어놓고 있을 때, 한 친구가 갑자기 말했다.“준호가 지우를 오랫동안 짝사랑했잖아. 준호 녀석 지금 이혼했는데 설마 아직 지우를 못 잊은 거 아니야?”음식을 먹던 지우는 고개를 번쩍 들고 경악하며 말하는 남자를 쳐다보았다.반장이던 그는 지금 한 기업의 관리자였다.그는 술잔을 들고 일어나 지우를 향해 물었다.“지우야. 너 아직 싱글이라며. 아직 준호에게 기회가 있는 거냐?”지우는 긴장된 듯 침을 삼키고 진준호를 바라보았다.부드러운 눈매를 가진 진준호는 어색한 듯 지우를 바라보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이혼한 지 얼마 안 된 그에게는 자식이 없었다.이공계 IT 남으로 수입도 높고 외모도 잘생겼고 성격도 온순했다.같은 마을 사람이라 부모끼리도 서로 잘 알고 있었다.지우는 난처해하며 미소 지었다.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714화

    “맞아. 하지만 이미 마음에 다른 남자를 품고 있어서 다른 사람이 들어올 자리가 없어. 미안해.”진준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어쩔 수 없이 말했다.“무슨 말인지 알겠어. 만약 네 마음에 있는 그 남자에게 기회가 없다면 차라리 그 기회를 나에게 주는 건 어때? 어쩌면 우리가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르잖아.”지우가 발걸음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자 진준호 역시 멈추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나 아주 아쉬워. 널 오랫동안 짝사랑했지만 졸업 시즌에 네게 고백하지 못한 거 계속 후회했어. 만약 지금 그 기회가 왔다면 놓치고 싶지 않아.”지우는 용감한 사람을 탄복했다“준호야, 나...”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나의 그림자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지우가 반응도 하기 전에 강력한 힘의 큰 손이 그녀의 팔을 꽉 잡고 힘껏 잡아당기더니 그녀를 자신의 따뜻하고 튼튼한 가슴으로 끌어당겼다.그녀가 경악하며 고개를 들자 남태준의 준수한 얼굴을 보고는 가슴이 떨렸다.지우가 낯선 남자의 품에 안기는 것을 본 진준호는 다급하게 물었다.“당신 뭐야?”남태준의 거대한 체구에 진준호는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고 말로 으름장을 놓았다.“당장 지우 놔줘!”남태준은 싸늘한 눈빛에 노기를 띤 채 말했다.“미안하지만 내 여자친구에게 할 말이 있어 먼저 실례할게요.”여자친구?지우는 멍해졌고 진준호는 더욱 어리둥절했다.남태준이 지우를 끌고 떠나자 진준호가 급히 쫓아가 두 사람 앞을 막으며 물었다.“지우야. 너 솔로라며?”지우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또 가로젓고는 혼란스럽게 말했다.“나 솔로 맞아. 이 사람은 전 남자친구야.”그녀의 말에 남태준의 안색이 더욱 새파래졌다.“나 이 사람이랑 얘기 좀 할 테니까 너 먼저 가봐.”지우는 웃으며 진준호에게 손을 흔들었다.“잘 가.”진준호도 더 이상 지우를 빼앗을 이유가 없어 지우가 끌려가는 것을 못마땅해 하며 노려봤다.남태준은 지우를 차에 태워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매주고는 시동을 걸고 떠났다.차량이 넓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715화

    지우는 남태준에 의해 강제로 집에 끌려들어 갔다.문이 잠기는 순간 지우는 좀 당황스러웠다.그녀는 화가 난 남자가 어떤 비이성적인 행동을 할지 몰라 계속 몸부림치며 떠나려고 했지만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남자의 힘센 손에서 벗어나는 건 무리였다.남태준에 의해 거실로 끌려가 그대로 소파에 던져졌다.그녀는 긴장해서 움츠러들었고 방황하면서도 경계하는 눈빛으로 남태준을 쳐다보았다. 그가 미칠 듯이 달려들 것 같아 속으로 지레 겁을 먹고 있었다.하지만 남태준은 이성적으로 그녀 곁에 앉아 쓸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두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매우 괴로워 보였다.밝은 거실은 두 사람의 가벼운 숨소리만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창밖은 캄캄했다.집안의 분위기가 점점 굳어졌고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지우는 남태준이 화가 나서 그녀와 단둘이 지낼 이유를 찾는 것이지 그녀에게 화풀이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태준 씨, 나 놔주겠다고 했잖아요?”남태준은 얼굴을 가리고 깊게 숨을 내쉬더니 온몸에 냉기가 번져 형언할 수 없는 감상과 슬픔이 어렴풋이 배어 있었다.그는 소파 등에 기대어 옆으로 지우를 바라보며 눈가에 쓸쓸한 감정이 가득했다.“지우야. 내가 헤어지겠다고 했지 널 포기한 적은 없어. 난 계속 노력하고 있었어.네가 나 좋아하도록, 네 가족이 나 좋아하도록.”지우는 고개를 숙이고 괴로워하며 말했다.“진짜 그럴 필요 없어요.”“우리 사이에는 그 어떤 갈등도 다툼도 제삼자도 없었어. 네가 갑자기 헤어지자고 한 거 혹시 엄마 때문이야?”지우는 침묵했고 손가락을 꽉 쥐고 손톱을 뜯었다.“대답해줘.”남태준은 소파를 따라 천천히 그녀의 손을 잡으려고 다가갔다가 꾹 참았다.그에게는 이제 지우의 손을 잡을 명분이 없었다.매일같이 그리움에 시달리고, 미칠 듯이 그녀를 보고 싶고, 안고 싶고, 키스하고 싶어도 이젠 아무런 이유도 찾을 수 없었다.그저 모퉁이에 몰래 서서 먼발치에서 그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헤어지는 날은 녹슨 무딘 칼처럼,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716화

    그래서 이 일은 남태준에게 매우 중요할 것이다.그의 사명이고 명예이고 책임이고 그의 전부일 것이다.지우는 남태준을 사랑하고 그의 일과 삶도 존중했다.남태준은 그녀의 팔을 잡고 힘껏 끌어당겼다.“내가 그 비실비실한 이혼남보다도 못하다는 거야?”지우는 중심을 잃고 그의 품에 안겨 방황하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팔에서 전해지는 통증에 그녀는 서럽게 눈물을 흘렸고 턱은 떨리고 어쩔 줄 몰라 하며 그를 바라봤다.남태준은 그녀 눈 밑의 눈물을 바라보며 자신도 눈시울을 붉혔고 그의 슬픈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만약 가능하다면 내가 다리도 못 쓰고 앞도 못 보던 때로 돌아가고 싶어. 네가 돈 때문에 나를 보살피기는 했지만 나 그때 정말 기쁘고 행복했어.”그때를 생각하면 지우 눈 밑의 눈물이 방울방울 흘러내렸다.그녀는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당시의 남태준은 너무 비참하고 고통스러웠다.그가 언제나 지금처럼 건강하기를 바랐다.“그때 너는 내가 눈이 안 보인다고 멋대로 행동했어.”남태준은 지난날을 회상하며 눈 밑에는 눈물이 흐르지만 입가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네가 나를 도와 샤워하고 밥 먹여주고 우리 같은 침대에서 자기도 했었지. 넌 청개구리처럼 내가 싫어하는 행동만 골라 했어.”“네가 아무리 완자 친구라지만 내 말 한마디면 엄마는 널 해고할 수 있었어. 하지만 난 널 떠나보내는 게 너무 아쉬웠어. 진흙탕이 된 내 마음을 넌 작은 작대기로 계속 저어주어 더 이상 평온하지 않고 매일 파도가 일렁였어.”“그러던 어느 날, 네가 갑자기 떠났어.”남태준은 눈물이 흘러넘쳐 흐느껴 울었다.“난 또다시 그 암흑 같은 삶으로 돌아갔어. 햇볕도 없고 활기도 없는 그 어두운 세계로.”“지우야. 네가 돈을 원한다면 난 만족시켜 줄 수 있어. 네가 사랑을 원한다면 난 온 마음을 다해 널 사랑할 거야. 네가 안정감을 원한다면 나 일선에서 떠나 사무직으로 물러날 수 있어.”남태준의 이글거리는 눈동자는 애틋했고 점점 더 간절해졌다.“제발 나 떠나지 말아줘.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717화

    지우가 난동을 부릴수록 남자는 더욱 괴로웠다.남자의 키스는 그녀의 입술에서 천천히 떨어져 나가며 그녀의 하얀 목덜미에 부드럽게 닿았다.지우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울다가 눈을 감은 채 몸을 떨며 울먹였다.“태준 씨. 이러지 말아요.”“사랑해 지우야.”그녀의 귓불에 키스하고 있는 남자의 목소리는 빠져들 정도로 매력적이었다.지우는 그의 손길이 스쳐 지나고 그가 키스한 피부에 마치 전류가 흘러 사지를 관통하고 온몸이 나른해지는 것 같았다.그녀는 두렵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갈망하고 있었다.어느새 몸부림을 포기하고 남자를 받아들이고 있었다.누군가를 사랑하기 전, 그녀는 절대 혼전 순결을 지키겠다고 굳게 다짐했다.하지만 한 사람을 깊이 사랑하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이성보다 신체의 갈망이 훨씬 컸다.지우는 온몸에 힘을 빼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상한 촉감에 입에서 수줍은 신음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꾹 참았다.그녀가 남태준이 주는 정욕의 설렘을 즐기고 있을 때 남자가 갑자기 멈추었다.그는 지우의 어깨에 머리를 묻고 숨을 몰아쉬더니 그녀의 옷 밑에서 천천히 손을 빼내어 그녀의 흐트러진 옷을 정리해주었다.“미안해.”남태준은 욕망을 고통스럽게 억누르고 죄책감 가득한 채 속삭였다.“미안해. 미안해.”그는 하마터면 통제력을 잃을 뻔했다.이성이 돌아온 지금, 남태준은 자신의 뺨을 몇 대 때리고 싶을 정도였다.‘지금 이게 무슨 짓이야? 이게 사람이 할 짓이야?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이른 거야?’“난 정말 개자식이야. 미안해.”남태준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고 그는 숨을 헐떡이며 그녀의 몸에서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화장실로 향했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다.지우는 가슴이 출렁이고 호흡이 어지럽고 눈을 깜박이며 천장을 바라보며 마음을 추스르고 욕망을 추슬렀다.좋아하는 남자가 키스하면서 쓰다듬어주면 몸에서 이렇게 격렬한 반응이 일어날 줄이야.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그녀는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것 같아 강렬한 욕망까지 생겼다.아주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718화

    “난...”진효연은 당황하고 긴장하여 침을 꿀꺽 삼켰다.“이게 전부 너를 위해서야.”지우는 눈물을 닦고 울며 말했다.“전 세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거의 매일 사람이 죽어요. 병으로 죽거나 사고로 죽거나 살해당하거나.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거 아니에요?”“내가 만약 운전기사와 결혼하면 남편이 운전하다가 차에 치여 죽지 않는다는 보장 있어요?”“내가 작은 가게 사장에게 시집가면 그 사람이 술을 많이 마셔 죽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어요?”“만약 농부에게 시집가면 가난해서 죽겠네요?”“뉴스 보면 가문이 몰살되는 참사가 얼마나 많아요? 대부분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일어나는 일이고 마약 형사만 해당하는 거 아니라고요.”“제발 엄마의 그 비참한 운명을 나에게도 돌리지 말라고요!”지우는 결국 참지 못하고 소파에 엎드려 목놓아 울었다.진효연은 어찌할 줄 몰라 멍하니 있으며 감히 움직이지도 못했고 마음도 어지러워졌다.한바탕 눈물을 흘린 지우는 일어나서 눈물을 닦고 코를 훌쩍였다.“엄마 첫사랑인 그 약혼자가 뜻밖에 세상을 떠나 결혼하지 못한 건 엄마 평생의 한이겠죠. 이제 나도 똑같아요. 다른 점은 내 첫사랑은 죽지 않았다는 거죠. 하지만 우리 감정은 엄마 때문에 이미 억눌려 죽었어요.”진효연은 얼굴이 창백하여 넋을 잃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말을 마친 지우는 휴대전화를 들고 방으로 들어갔고 거실은 적막했다.진효연은 한참이나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넋을 잃은 채로 소파에 멍하니 있었고 초점을 잃은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그날 밤, 지우도 잠을 설쳤고 진효연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이튿날 아침.하룻밤이 지나자 지우는 어제저녁 자신이 한 말이 너무 심해 어머니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어쨌거나 진효연은 지우를 사랑하고 걱정하기 때문이었다.지우는 미안한 마음으로 진효연의 방문을 두드렸다.“엄마. 일어났어요?”방안에 인기척이 없자 지우는 또 몇 번 두드리며 마음이 조급해졌다. 진효연은 늘 정서적으로 불안했고 늘 삶에 대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719화

    어머니의 허락을 받은 지우는 당장 남태준을 찾아가고 싶었다.그러나 어젯밤 그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 그의 기분이 어떤지 알 수 없었다. 그녀를 상대할 의향이 있을까?지우는 휴대전화를 들고 어젯밤 자신이 남태준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를 보았다. 그는 아직도 답장하지 않았다.어제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매몰차게 말했는데 지금 다시 메시지를 보내 다시 만나자고 하면 너무 성의 없어 보이지는 않을까?이렇게 하면 그녀가 남태준을 대하는 감정이 제멋대로이고 그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처럼 오만하게 보이지 않을까?지우는 휴대전화를 들고 고민하다 보니 생각이 많고 마음이 착잡했다.전화도 문자도 모두 성의 없는 것 같았다.저녁 무렵, 그녀는 스쿠터를 타고 경찰서로 향했다.이 시간에 남태준은 이미 퇴근했을 것이다.저녁노을이 지우에게 쏟아지고 그녀는 저녁 바람을 맞으며 길가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있으니 기분이 더없이 좋았다.가락을 찾지 못하는 노래를 흥얼거렸고 스쿠터가 무성한 오동나무 아래를 지나는데 봄바람이 불어와 공기마저 향긋했다.지우는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30분 후. 경찰서 입구에 도착한 지우는 브레이크를 밟고 전원을 끄고 대문 안을 바라보며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안에서 계속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데 유독 남태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지우는 한참을 기다렸다가 차를 잠그고 가방을 들고는 안으로 들어갔다.그녀는 좀 긴장되었다.들어가서 여기저기 기웃거렸지만 전부 업무를 보고 사건을 처리하는 경찰들이었다.그때 경찰복을 입은 남자가 지나가면서 물었다.“어떻게 오셨죠?”지우는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긴장하며 물었다. “실례지만 마약 단속팀 남 대장님 계시나요?”남자는 사무실을 돌아보며 대답했다.“안 계세요.”“그럼 어디로 가셨죠?”지우가 또 묻자 경찰은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주시했다.“누구시죠? 무슨 일로 남 대장님을 찾으시죠?”지우는 상대방의 경계심과 엄숙함이 느껴졌고 뭔가 사납고 엄한 압박감을 주는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720화

    ‘너 참. 한심하다!’지우는 속으로 자신을 욕하며 스쿠터를 돌려 힘없이 집 쪽으로 향했다.다음 날.지우는 더 이상 남태준을 찾으러 갈 엄두가 나지 않아 매일 휴대전화를 보며 그의 연락을 기다렸다.그가 메시지 한 통이라도 보내길 바랐다.그를 찾으러 갈 용기와 핑계가 필요했지만 메시지는 끝내 오지 않았다.지성의 퇴원을 앞두고 진효연은 집에서 많은 음식을 준비하고 그녀에게 남태준을 부르라고 했지만 지우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병원 병실.지성은 옷을 개면서 의자에 앉아있는 지우를 힐끔힐끔 쳐다보다가 물었다.“나 퇴원하는 거 도와주러 온 거 아니야? 왜 아무것도 안 하고 폰만 보면서 멍하니 앉아있어?”지우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지성을 쏘아보며 나무랐다.“너 이제 움직일 수 있잖아? 옷 몇 벌 개인다고 안 죽어.”“누나 같은 여자를 어느 남자가 데려가겠어? 정말 불쌍하다.”워낙 기분이 안 좋았던 지우는 그 말을 듣자 더욱 괴로워 벌컥 화를 냈다.“누가 너더러 데려가래?”지성과 지우는 어릴 적부터 서로 치고받으면서 커왔고 어린이 된 지금도 자주 다퉜다.지성이 인정사정없이 말했다.“남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여자가 바로 누나 같은 여자야. 지나가는 남자들 다 홀릴 것 같은 몸매를 지닌 것도 모자라 여자가 상냥하지도 않고 어질지도 않고 배려심도 없고 사납고 악독하잖아!”지우는 조금도 굴하지 않고 되받아쳤다.“그래 나 몸매 좋다! 부렵냐? 너처럼 깡마른 자식은 대나무 장대 같은 아내밖에 차려지지 않아!”“너!”지성은 화가 치밀어 상처가 아팠고 어두운 얼굴로 지우를 가리켰다.지우는 멈추지 않고 계속 공격했다.“아니다. 너 같은 놈에게 어느 여자가 시집가겠어? 평생 노총각으로 늙어 죽어라!”지성은 이를 악물었다.“누나. 말이 너무 심하잖아!”그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자 지우와 지성은 모두 조용해져서 입구 쪽을 보았다문은 열려 있었고 남태준은 조금 난처한 표정으로 입구에 서서 그들 남매가 다투는 것을 보고 있었다.두 사람이

최신 챕터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24화

    다음 날 아침.이다은은 엄청 일찍 일어났다.그녀는 오늘의 면접을 매우 중시했다. 특별히 연한 화장까지 하고 치장을 한 후 30분 일찍 외출했다.길이 막힐까 봐 그녀는 일부러 지하철을 타러 갔다. 그녀가 막 지하철 입구 밖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나타난 한 그림자가 그녀를 공격했다.녹색 물감이 든 작은 통의 물이 그녀에게 쏟아졌다.이다은은 갑자기 놀라서 몸이 굳어버렸고 비명을 질렀다.“아!”추위가 두피에서 아래로 내려오자 그녀는 온몸이 흠뻑 젖었고 충격적인 얼굴로 그녀에게 물을 끼얹은 사람을 바라보았다.임신한 소이현이었다.지하철 입구를 오가는 사람들도 이 장면을 보고 어리둥절해져서 호기심에 멈춰 서서 구경하고 이것저것 떠들어댔다.이다은은 어금니를 꽉 깨물어 참고는 천천히 손을 들어 눈 속의 액체를 닦아냈다. 고개를 숙여 자신의 옷을 한 번 본 후, 다시 소이현을 바라보았다.만약 그녀가 임신하지 않았다면 분명 싸대기를 몇 대 때리고 소이현을 땅바닥에 눌러 때려주고 있었을 것이다.이다은은 화가 나서 가슴이 답답했고 입을 살짝 벌리고 숨을 내쉬더니 물었다.“소이현, 너 미쳤어?”소이현은 일부러 몸에 꼭 끼는 옷을 입고 임신한 배를 들어 올렸다. 그녀는 피해자인 척 눈물을 흘리며 이다은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이다은, 감히 내 남편을 꼬드겨? 넌 정말 사람도 아니야.”구경꾼들이 점점 많아지자 모두 휴대전화를 꺼내 촬영했다.이다은은 재빨리 마스크를 꺼내 쓰고 화를 냈다.“어디서 생사람 잡고 있어?”소이현은 억울해하며 울먹였다.“나 두 사람 채팅 기록 봤어. 그런데도 시치미를 떼고 있어?”채팅 기록.이다은은 우스꽝스럽다고 느꼈다. “봤으니 너도 잘 알겠네. 네 남편이 내게 매달렸고 네 남편이 내게 고백했어. 난 이미 분명하게 거절했고 차단까지 했어.”소이현은 배를 움켜쥐고 울먹였다.“네가 희망을 주며 꼬드기지 않았다면 왜 계속 너를 잊지 못하고 매달리겠어?”이다은은 순간 어이가 없었다.이건 그녀가 들어본 것 중 가장 황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23화

    그녀는 긴장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어쨌든 그녀는 처음이었다.내일 또 아주 중요한 면접이 있었으니 그녀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했다.이다은은 급히 머리를 흔들어 남자의 입에서 입과 혀를 빼내고 숨을 헐떡이며 힘없이 몸부림쳤다.“제발 그만해!”남우영의 키스는 그녀의 목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고 그녀의 잠옷 단추가 하나씩 풀렸다.이다은의 몸은 이미 그의 손에 함락되었고 이성은 여전히 몸부림치고 있었다.“안 돼. 그만!”“아!”이다은은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남자의 키스가 그녀의 가슴으로 옮겨지자 그녀는 고개를 약간 젖히고 눈을 감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민감한 피부는 그의 키스에 나른해졌고 그녀는 수줍은 소리를 냈다.남우영은 동작을 멈추고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그녀의 부드럽고 향기로운 몸 위에 엎드렸다. 이렇게 급정거를 해야 하는 고통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그는 참느라 미칠 것 같았다.전에 없던 열정과 욕망이 남우영을 괴롭히고 있었다.“나 당신을 갖고 싶어요.”남우영은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속삭였다.“난 싫어요.”이다은은 수줍게 대답했다.남우영은 자신이 경험이 없어서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그는 이다은의 입가에 천천히 키스하고 속삭였다.“조심해서 할게요. 어디가 맘에 안 드는지 알려줘요.”“시간이 이미 늦었어요. 내일 아주 중요한 면접이 있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내일을 맞이하고 싶어요.”이다은이 설명했다.“내일 면접은 분명 통과할 거예요.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요.”이다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그렇게 위로하지 말아요. 모르는 일이니까.”남우영은 미칠 것 같은 욕망을 참으며 괴롭게 심호흡했다. 천천히 그녀의 옷을 잡아당겨 단추를 채웠다.그는 이다은의 부드러운 몸에서 일어나 그녀의 붉어진 얼굴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응시하며 단추를 채워주고 이불을 끌어다가 덮어주었다.부끄러운 이다은은 감히 그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린 채로 눈을 감았다.“내일 저녁.”그는 목이 쉬었고 목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22화

    “외도와 기만.”기만이라는 말에 남우영은 긴장한 나머지 침을 삼키고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다은은 그의 기분이 가라앉은 것을 보고 말했다.“너무 무리하지 말고 당신 속마음을 따라요. 세상의 시선 때문에 결혼하지 말고, 대를 잇기 위해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평생 얽매여있지 말아요.”남우영은 멍해졌다.“그 말이 좀 이상한 것 같은데. 대체 무슨 뜻이죠?”이다은은 그가 정말 능청 맞는다고 생각해서 솔직하게 물었다.“당신 동성애자죠? 남자 좋아하잖아요. 여자 안 좋아하죠?”남우영은 동공이 흔들리더니 두 손으로 문짝을 짚고 그녀를 가둔 채 또박또박 말했다.“내가 어떻게 동성애자예요? 난 여자 좋아해요. 그것도 엄청.”정말 미칠 지경이었다.그가 동성애자라고 말한 건 이다은이 처음이 아니었다.그의 어머니와 사촌 여동생도 그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다만 어머니와 사촌 여동생에게는 증명해 보일 수 없지만 이다은에게는 증명할 수 있었다.그는 화가 나서 입을 벌리고 숨을 쉬며 정중하게 다시 말했다. “나 정말 여자 좋아해요.”이다은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못 믿겠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대꾸했다.“아.”“못 믿겠어요?”그녀가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이다은은 그의 뜻에 따라 계속 물었다. “만약 당신이 여자를 좋아한다면, 설마 성 기능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아무 문제 없어요.”남우영은 억울함을 토로할 곳이 없었다. 그는 이다은의 오해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게다가 이 방면의 오해라니.이다은은 마음이 착잡하고 무기력하게 중얼거렸다. “아. 그럼 동성애자도 아니고 몸도 문제없는데 왜 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내 몸에 손대지 않는 거예요? 그럼 단순히 내게 관심이 없어서 손대기 싫은 거예요?”“혼자 이상한 생각하지 말아요!”남우영은 마음이 지쳐 황급히 설명했다.“난 당신을 좋아해요. 아주 많이 좋아한다고요. 첫눈에 반했어요.”“그럼 대체 이유가 뭐냐고요?”이다은은 어리둥절한 눈으로 그를 응시하며 얼굴이 점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21화

    그러나 남우영의 반응에 이다은은 자존심이 상했다.그녀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덤덤한 척 말했다.“농담한 거니까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요.”남우영은 목을 축이고는 설명했다.“다은 씨, 난 같이 자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그냥...”“괜찮아요. 설명할 필요 없어요.”이다은은 가슴이 답답했지만 일부러 침착한 척했다.“알아요. 우리 천천히 해요.”말을 마친 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우걱우걱 밥을 먹었다.남우영은 그녀의 표정이 굳은 것을 보고 안절부절못했다.“다은 씨...”남우영이 말을 하려는데 이다은이 황급히 끊었다.“밥 먹어요. 이 얘기는 그만 해요.”남우영은 어쩔 수 없이 숨을 내쉬고 밥을 먹었다.식사 분위기는 상당히 무거웠다.식사 후 이다은은 남우영에게 설거지를 맡기고 혼자 방에 숨어 울분을 토했다.남우영은 거실 소파에 앉아 혼자 멍하니 생각에 잠겨 헤어나오지 못했다.시간은 1분 1초가 지나갔고 밤이 깊었다.이다은이 방 불을 껐다.그러자 남우영은 갑자기 일어나 방으로 돌아갔다. 30분 후 그는 깨끗이 씻고 잠옷을 입고 방을 나섰다.그는 이다은의 방문 밖에서 배회했다.문을 두드리려고 손을 들었다가 또 한참이나 고민하다가 손을 내려놓았다.그는 돌아서려다가 참지 못하고 돌아왔다.그렇게 끝없이 고민했다.그때, 문이 열리자 이다은이 빈 컵을 들고 안에서 나왔는데 그녀는 남우영이 문 앞에서 손을 드는 동작을 보고 어리둥절했다.남우영은 황급히 손을 내려놓고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아직 안 잤어요?”“잤는데 목이 말라서요...”이다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남우영이 그녀가 들고 있던 컵을 뺏어갔다.“내가 물 따라줄게요.”“아니...”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남자는 이미 그녀의 컵을 들고 가서 따뜻한 물 한 잔을 가져다주었다.“고마워요.”이다은이 손을 내밀며 말하자 남우영은 컵을 그녀에게 주지 않고 그녀 옆을 비집고 방에 들어갔다.“내가 안으로 갖다 줄게요.”이다은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가 컵을 들고 방에 들어가 그녀의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20화

    남우영은 이다은의 가는 허리를 잡고 눈살을 찌푸리며 참았고 호흡이 가빠졌다.이 여자는, 그녀의 영롱하고 풍만한 몸이 얼마나 부드럽고 매혹적인지 모르고 있었다.감히 그의 품 안에서 꿈틀대다니.정말 미칠 것 같았다.남우영은 손에 든 디저트를 놓고 그녀의 가는 허리를 양손으로 잡았다. 그녀의 동작을 힘껏 억누르며 은근슬쩍 거리를 두었다.그는 잠긴 목소리로 나지막이 물었다.“무슨 일이 그렇게 즐거웠는데요?”이다은은 꽃처럼 활짝 웃으며 그를 올려다보았다.“어떤 대기업에서 먼저 전화 와서 나더러 내일 면접 보러 오래요.”남우영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진작 이 일을 알고 있었다.“어떤 회사인데요?”남우영은 일부러 모르는 척 물었다.그러자 이다은은 두 손을 남우영의 목에 걸고 진심으로 감격하며 천천히 말했다.“에이스타 그룹이요.”“나쁘지 않네요.”남우영이 담담하게 답하자 이다은은 불쾌하게 중얼거렸다.“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죠. 에이스타 그룹은 지금 인터넷 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대기업이에요.”남우영은 이다은이 진심으로 이 일을 원하고 있으며, 그의 회사를 매우 존경한다는 것을 알았다.“면접 꼭 통과하길 바랄게요.”남우영은 부드럽게 말하며 눈 밑에는 감출 수 없는 온정이 가득했다.이다은은 환하게 웃으며 그의 뜨거운 눈을 마주치더니 갑자기 자신의 행동이 지나치게 열정적이고 방종하다는 것을 발견했다.아마도 아침의 깊은 키스 때문인지, 그녀는 남우영과의 관계가 예전처럼 어색하지 않고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느꼈다.만약 이혼하지 않기로 했다면 반드시 남우영이 여자를 좋아하게 만들 것이다.이다은은 천천히 손을 내려놓고 흥분을 가라앉히며 부드럽게 말했다.“저녁 준비 끝났으니까 얼른 손 씻고 먹어요.”남우영은 급히 탁자 위의 디저트를 그녀에게 주었다.“이거 사 왔어요.”이다은은 포장 봉지를 보고 경악해서 말했다.“이 원조맛 가게는 웨이팅 시간이 길고 수량도 제한해서 팔고 있잖아요?”남우영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지난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19화

    잊었다면 더 이상 도망갈 필요도 없었다.이다은은 전화를 받아 귓가에 연결했다.“여보세요.”정하늘의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다은, 너 어디로 이사 갔어? 너희 부모님이 네가 그 남자랑 나갔다고 하던데.”“그 남자가 아니라 내 남편이야.”“지금 어디야?”“너랑 상관없는 일이야.”그러자 정하늘이 울부짖었다.“이다은!”이다은은 정하늘의 분노를 듣고 가소롭게 느껴졌다.“정하늘, 나 이미 결혼했으니 남편과 함께 사는 건 정상 아니야? 네게 주소를 보고할 필요는 없어.”정하늘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다은아, 내가 너 걱정하는 거 알잖아. 너 그 낯선 남자랑 결혼한 지 얼마나 됐어?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아? 어떤 사람인지 아냐고? 이렇게 무턱대고 나가서 살다가 그 남자가 너 괴롭히기라도 하면 어떡해?”이다은은 완전히 어이가 없어 또박또박 말했다.“정하늘, 어렸을 때부터 함께 놀면서 자란 정을 생각해서 난 널 친구로 여기고 있어. 하지만 언제까지나 친구일 뿐이니 선을 넘지 마. 넌 나에 대해, 그리고 우리 부부 사이 일에 대해 간섭할 권리 없어. 그 사람이 날 괴롭히든 아니든 네가 걱정할 바가 아니라고. 넌 임신한 네 아내나 잘 챙겨.”정하늘이 갑자기 툭 내뱉었다.“너 아직도 내가 이현이랑 결혼한 것 때문에 화났어?”이다은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와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어 바로 통화를 끊어버렸다.전화를 끊고 열차 안으로 들어갔는데 핸드폰이 또 울렸다.정하늘의 전화인 것을 보고 그녀는 다시 끊었다.곧이어 정하늘의 메시지가 왔다.[나 미워하는 거 알아. 나에 대한 복수는 네가 제대로 하고 있어. 나 지금 미치게 후회해. 다은아, 우리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착각하지 마. 나 너 미워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아. 더 이상 나 귀찮게 하지 마.]이어서 정하늘의 메시지 폭격이 일었다.[다은아, 넌 지금 너 자신을 속이고 있어.][넌 전에 분명 나를 좋아했어.][내가 잘못했어. 나 지금 후회해. 매일 이현이와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18화

    이다은이 편의점 구석에 앉아 2천 원짜리 패스트푸드를 먹고 있을 때 갑자기 전화를 받았다.“안녕하세요, 이다은 씨, 저는 에이스타 그룹의 인사팀 팀장입니다. 저희 에이스타 그룹 산하의 메가항공연구개발부서에서 다은 씨를 초빙하려고 하는데 혹시...”상대방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다은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요즘 사기꾼들이 왜 이렇게 맹목적이야? 사기를 치려면 적어도 기본적인 사전 조사는 해야 할 것 아니야?”그녀는 계속 밥을 먹었다.상대방이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이다은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가 다시 전화를 받고 짜증스럽게 말했다.“에이스타 그룹인가요?”“네. 이다은 씨, 제 말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왜 전화를 끊으셨죠?”“사기를 치려면 좀 더 그럴싸하게 쳐야죠. 난 에이스타 그룹에 이력서를 넣은 적도 없고 내 학력으로는 그룹의 문턱조차 넘지 못해요. 근데 항공개발부서에서 나를 고용하고 싶어 한다고요? 그런 말을 어느 바보가 믿겠어요?”인사팀 팀장도 자신의 말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위에서 제공한 자료는 확실히 그러했다.그녀가 아무리 인정할 수 없다고 해도 지시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이다은 씨, 만약 제가 사기꾼이라고 생각하시면 바로 저희 본사로 와서 면접을 보세요. 제가 에이스타 그룹 전체를 조작할 수 없는 거잖아요?”이다은은 경악하여 손에 든 젓가락이 떨어졌다.그녀는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목청을 가다듬었다.“당신이 정말 에이스타 그룹의 인사팀 팀장인가요?”“맞아요.”“메가항공연구개발부서에서 저를 채용한다고요?”“맞습니다.”이다은은 멍해졌다.행운의 번개에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이 갑작스러운 행운은 그렇게 비현실적이고 난해하고 믿기지 않았다.그녀는 머리가 텅 비었고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에이스타 그룹은 비록 민간 기업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빠르게 발전한 기업이며 인터넷 업계에서는 떠오르는 샛별이었다.산하의 우주항공은 더욱 대단했다.우주항공청에서 유출된 인재들은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17화

    결국 순순히 돌아서서 식탁으로 돌아와 의자를 당겨 앉고 테이블 위의 만두를 집어 곧장 입에 넣었다.남우영은 그녀가 마침내 타협하는 것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그는 이다은의 맞은편으로 가서 앉았다.이다은의 얼굴은 아직 벌겋고 수줍음이 가시지 않았다. 남우영의 잘생긴 얼굴과 건장한 몸매, 성격은 또 그렇게 좋고 자상하면서도 배려심 있는 동성애자 남자를 보며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다.‘안 돼. 이대로 이 남자를 포기할 수 없어. 내가 반드시 여자를 좋아하게 만들 거야.’이다은은 마음을 먹고 나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남우영은 우아하게 아침을 먹으며 부드러운 투로 물었다.“이따가 어디 가요?”“고용시장에요.”“내가 데려다줄게요.”“괜찮아요. 당신은 출근하러 가요.”“아니요. 나 급하지 않아요.”이다은은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물었다.“근데 당신 어디서 일해요?”남우영은 아침을 먹는 동작을 멈추더니 침묵을 지켰다.이다은이 용기를 내어 물었다.“나 당신 출근하는 곳에 가봐도 돼요? 당신 동료들을 만나고 싶어요.”남우영은 눈빛이 흔들렸다.“그건 좀 곤란할 것 같아요.”이다은은 어쩔 수 없이 입술을 오므렸다.“아.”거절당한 이다은은 약간 서운해했다.아침을 먹은 후, 남우영은 차를 몰고 이다은을 고용시장에 데려다주고 자신은 출근하러 갔다.남우영이 그룹 빌딩 1층에 들어서자마자 맞은편 직원들이 그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그러나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민지가 영양가 있는 아침 식사를 들고 남우영의 앞을 가로막았다.남우영은 그녀를 보자마자 기분이 확 나빠졌다.여민지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두 눈에 사랑을 듬뿍 담아 두 손으로 내밀었다.“대표님. 이건 제가 직접 만든 영양가 있는 아침 식사에요.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요.”지나가던 직원들은 이 장면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여민지가 대표에게까지 꼬리를 흔드는 독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남우영은 표정이 어두워졌고 차가운 눈으로 그녀의 손에 있는 물건을 쳐다보았다. 고민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1016화

    남우영은 다른 손도 벽에 받히고 잠시 생각에 잠긴 후 이다은을 올려다보고 숨을 거칠게 쉬며 계속 변명했다.“난 당신을 속이지 않았어요.”“확실해요?”이다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남우영은 침을 꿀꺽 삼키며 마음이 켕겼다.그는 이다은을 너무 좋아해서 이혼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맞아요, 확실해요.”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다은은 갑자기 두 손으로 그의 목을 걸고 발끝을 세워 몸을 기울여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갑작스러운 키스에 남우영은 너무 놀라서 꼼짝도 못 하고 가만히 있었고 동공이 살짝 흔들리며 깜빡거렸다.그는 호흡이 흐트러졌고 심장 박동이 빨라졌으며 몸이 긴장되고 경직되었다.여자의 달콤한 입술을 맛본 후, 그는 더 이상 자신의 마음속 욕망을 억제할 수 없었다. 두 손을 그녀의 허리에 얹고 앞으로 다가가 이다은의 풍만하고 부드러운 몸을 벽에 눌렀다.그는 간단한 입맞춤에 만족하지 않고 입을 살짝 벌려 그녀의 입술을 머금고 혀를 내밀었다. 그녀의 입술과 혀를 깊이 탐하며 서로 한데 엉켰다.이다은은 어리둥절했다. 남우영이 게이인지 아닌지, 여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녀는 남우영이 피하거나 배척할 줄 알았는데 그가 이렇게 열광할 줄은 전혀 몰랐다.주도권을 장악한 그의 키스는 공격적이고 강하고 열정적이어서 그녀가 거의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다.“음음...”이다은은 그를 밀어내려고 발버둥 쳤지만 온몸에 힘이 빠지도록 키스를 받은 그녀는 주먹을 쥐고 그의 가슴을 때렸다.그녀의 반항이 너무 무력해서 거절이 아닌 환영 같았고 유혹적인 몸부림 소리가 심금을 울렸다.남자는 건장한 몸으로 그녀가 꼼짝 못 하게 눌렀다. 그녀를 삼키려는 듯 깊고 강렬한 키스를 퍼부었다.그는 이다은의 두 손목을 잡고 천천히 위로 당겨 머리 위의 벽에 눌렀다. 그의 키스는 점점 깊어졌고, 점점 욕망적으로 변하면서 몸이 이다은의 몸에 밀착되었다.이다은이 주도했기 때문에 그는 이토록 미친 것이다.이다은은 이 키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