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62화

작가: 무솔레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9-21 19:00:00
인기척이 없는 깊은 밤, 유원의 불은 여전히 환하게 빛났다.

늦게까지 일하고 돌아온 유미가 소파에 누워 있는 유동진을 보니 얼굴이 빨갛고 술기운이 돌았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불쾌해서 물었다.

“한밤중에 웬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셨어?”

유동진이 덤덤하게 웃었다.

“어쩔 수 없었어. 하준이 취하게 하려면 마셔야지.”

유미가 그의 곁에 다가가 앉더니 물었다.

“왜 하준이 취하게 하는데?”

유동진이 고개를 들어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약간 감격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오늘 백완자가 나 찾아왔었어. 글쎄 남하준을 원한다고 하지 뭐야.”

유미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유동진은 바보스럽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나 처음에는 하준이한테 프러포즈하겠다는 말인 줄 알았다? 근데 두 사람 반년 넘게 부부 생활을 했는데도 깨끗한 몸이라니 너무 충격적이었어. 나...”

유미가 일어나서 급하게 밖으로 나가자 유동진이 빠른 걸음으로 뒤쫓아가며 그녀를 낚아챘다.

“어디 가려고?”

유미가 소리쳤다.

“하준이 구하러 가야지!”

유동진은 취기가 좀 가시더니 소리쳤다.

“구하긴 뭘 구해?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 네가 왜 끼어들어?”

유미는 눈이 빨개져서 이를 악물고 말했다.

“누가 서로 사랑한대? 백완자는 앞으로 Z국으로 돌아가서 살 거라고. 하준이 옆에 있지 않아. 하준이가 사랑했던 사람은 예전에 그 첫사랑이지 지금 그 이기적인 여자가 아니라고!”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하준이가 누구를 좋아하든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 정신 좀 차려!”

유미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두 사람 이미 깨끗하게 끝났어. 보름 넘게 연락하지 않았다고. 하준이가 이미 그 여자 포기하기로 했는데 왜 그 나쁜 여자를 도와 하준이를 해치려는 거야?”

유동진은 중요한 포인트를 잡아내고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물었다.

“두 사람 보름 넘게 연락 안 한 거 네가 어떻게 알아? 하준이 사람 매수했니?”

유미는 유동진의 손을 홱 뿌리치고 소리쳤다.

“이거 놔! 나 하준이 구하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463화

    새벽 두 시.금원 2층 한 곳의 불빛이 아직 켜져 있었다.정안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술 취한 남자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그의 피부는 알코올로 인해 붉어졌고 각진 이목구비는 뚜렷하고 깊고 아름다우며 강인했다.그녀는 내일 떠나야 하므로 이렇게 비열한 수단을 써서 유동진에게 그를 취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정안은 내일 떠나면 다시 돌아올 수 없고 두 사람이 서로 낯선 길을 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슬픔을 참을 수 없어 눈물이 흘러내렸다.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볼을 만졌다.이미 세 시간 동안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었다.그의 잘생긴 외모를 보니 평생 봐도 모자랄 것 같았다.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그녀는 오히려 망설이고 있었다.만약 그녀가 정말 남하준의 아이를 임신해서 돌아올 수 없다면 남하준은 평생 그녀를 미워하지 않을까?정안은 눈물을 닦고 그의 귓가에 몸을 기대어 중얼거렸다“오빠. 정신 좀 차려봐요.”남하준은 귀가 간질간질하여 머리를 약간 움직였다.정안은 그가 반응하는 것을 보고 천천히 그의 입술에 키스하고 눈을 감고 천천히 깊이 들어갔다.남하준이 붉은 눈을 뜨고 취기에 빠져 깜빡이자 정안의 흐릿한 얼굴이 어렴풋이 보였다.그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낚아채서 키스를 받았다.정안은 그의 몸 위로 올라가 그의 품에 안겨 깊은 키스를 나눴다.남자는 취기를 머금은 채 꿈결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키스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몸의 감각은 꿈보다 더 진실하고 여자의 피부는 뜨거웠다.그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남하준은 몸을 돌려 정안을 품에 안은 채 두 손으로 침대를 짚고 그녀를 내려다보았다.그는 의식이 약간 흐리멍덩했지만 여전히 매우 이성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억제하며 담담하게 물었다.“네가 왜 여기 있어?”정안은 그가 이렇게 이성적으로 말하는 것을 듣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이번에도 실패한 것 같았다.정안은 울먹이며 말했다.“오빠, 나 내일 가는데 우리에게 진짜 미래가 없는 거예요?”남하준

    최신 업데이트 : 2024-09-22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464화

    남하준은 이성적인 판단으로만 이런 일을 결정할 수 있을까?성은 동물의 본능이며 매번 이성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 아닐 수도 있다.정안은 서서히 일어나 눈물을 닦고 마지막으로 노력해도 또 실패하면 남하준을 완전히 포기하고 Z국으로 돌아가 과학 연구를 계속하려 했다.가족은 M국 정부와 Z국 정부에게 맡겨 찾도록 하고 그녀는 이번 생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정안이 묶은 포니테일을 풀어헤치자 긴 생머리가 순식간에 어깨 위로 떨어졌다.그녀는 고개를 숙여 옷의 단추를 천천히 풀고 입고 있던 옷을 하나하나 벗었다.수줍음으로 인해 온몸의 하얀 피부가 빨갛게 달아올랐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호흡마저 흐트러졌다.그녀는 남하준이 전에 했던 말을 기억했다. 네가 내 앞에서 벌거벗고 춤을 추어도 눈길도 주지 않고 만지지도 않겠다던 말.만약 정말 그녀를 만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녀에 대한 감정이 없는 것이다.정안이 서서히 손을 뻗어 남자의 얼굴에 닿았다.남하준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핏발 선 눈을 떴다.순간 그는 구멍이라도 뚫린 듯 얼어붙어 그녀의 순백의 몸을 바라보았다.그의 겉모습은 평온하고 애써 침착해 보였지만 가슴은 이미 벅차오르는 욕망에 파묻혀버렸다.정신을 차린 남하준은 쩔쩔매며 황급히 이불을 집어 들고 그녀의 몸을 감쌌다.“백완자. 너 진짜 미쳤어?”“맞아요. 나 미쳤어요.”정안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용기를 내어 그의 목을 감싼 채 입을 맞추었다.이번에 남하준은 반항할 생각도 없어졌고 몸은 이미 그의 통제를 벗어났다.그녀가 키스하도록 내버려 두었고 정안이 그를 아래로 누르자 따라서 누웠다.남자의 키스가 점점 더 뜨거워졌고 정안은 남자의 손을 잡고 천천히 자신의 몸을 만졌다.일촉즉발의 욕망이 그의 모든 이성을 잠식했다.남자는 미쳐가고, 절박해지고, 몸을 뒤척이며, 그녀의 입술에 미친 듯이 키스했다. 그녀의 얼굴, 목, 심지어 더 아래로... 그는 모든 옷을 벗고 요 몇 년 동안 억눌렀던 정욕을 마음껏 발산했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9-22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465화

    Z국.정안이 몰래 돌아오자 국가지도자는 감격에 겨워 직접 접대했다.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정안이 바로 사직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그녀의 사직서는 몇 차례 완곡하게 거절당했고 또 여러 명의 지도원을 보내 정안과 대화하며 사상 개도 작업을 했다.지윤이 귀국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 연구소는 정안의 일상생활을 돌볼 새로운 조수를 배치했다.정안은 매일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었지만 더 많은 시간을 떠나기 위한 준비에 매진했다. 그녀는 국가에 제출할 경분자에 관한 연구를 모두 데이터 보고서로 작성했다.한 달 뒤.아침 7시, 정안은 잠에서 깨자마자 괴로워서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를 했다.그녀는 속이 심하게 울렁거렸고 토해도 아무것도 뱉지 못했으며 그저 헛구역질만 했다.한바탕 토한 후, 정안은 물을 내리자마자 방으로 달려가 금고를 열었다.금고에는 중요한 서류를 보관하는 것 외에도 십여 장의 조기 임신 테스트지가 있었다.그중 몇 장은 이미 써봤고 매일 기대했지만 모두 음성으로 나와 그녀는 번번이 실패하면서 방황하며 지냈다.매일 마음이 초조했다.그녀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화장실에 들어갔다.세면대 옆에 서서 손에 들고 있는 테스트지를 보고 목이 메는 것을 느꼈다.테스트지는 선명한 빨간색에서 시작하여 점차 변했고 마지막으로 두 번째 줄도 천천히 나타났다.두 개의 줄이 동시에 존재하는 순간, 정안은 감격에 겨워 입을 가리고 눈시울을 붉히며 심장이 계속 쿵쾅쿵쾅 뛰었고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정안은 남하준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M국으로 돌아가 직접 그에게 말하고 싶었다.‘오빠, 나 임신했어요! 오빠랑 결혼하고 싶어요!’정안은 화장실을 나와 방의 전화기를 집어 들더니 잠시 후 멍해졌다.과학 연구소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전화기는 도청되고 있었다.그녀는 감히 전화하지 못하고 전화기를 천천히 내려놓자 또 속이 울렁거려 다시 입을 가리고 화장실로 뛰어들었다.“우웩!”구역질하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이번에는 시큼한 물을 뱉었는데 계

    최신 업데이트 : 2024-09-22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466화

    주임은 머리가 질끈 아파 미간을 찌푸리더니 탁자 위의 차를 한 모금 마셨다.정안이 완고하게 말했다.“만약 제가 떠나서 국가의 기술 진보에 영향을 미치고 국가에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힌다면 절대 떠나지 않을 거예요.”“하지만 전 그동안 연구해온 경분자의 데이터를 아낌없이 국가에 바치기로 했고, 다른 과학자들도 경분자를 계속 연구할 수 있을 거예요.”주임은 끈질기게 설득했다.“정안아, 역사의 긴 흐름 속에 얼마나 많은 위대한 여성 과학자들이 과학 연구 사업을 위해 많은 희생을 치렀니? 그들이 얻은 평생의 영광은 그 무엇도 대체할 수 없이 역사에 길이 남았어. 퀴리 부인의 경우 새로운 원소인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해 평생 방사성 물질을 연구했고, 투유유는 아르테미시닌을 발견해서 노벨상을 받았고...”정안이 급히 말을 끊었다. “주임님, 다 알아요. 저 과학 연구 멈추지 않을 거예요. 제가 이 일을 사랑하는 이유는 저에게 얼마나 큰 영광을 가져다줄 수 있어서가 아니라 인류를 진보시킬 수 있기 때문이에요.”“전 M국 갑부의 손녀지만 돌아가 재산을 물려받을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재부는 제 눈에 그저 부속품일 뿐이고 명예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원하는 건 그저 성공의 희열과 삶의 행복이에요.”주임이 물었다.“지금 가진 모든 명예를 버릴 수 있어?”정안이 확고하게 대답했다.“아이와 명예 사이에서 전 아이를 선택해요.”주임도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정안의 선택을 이해했다.“상부에 네 상황과 생각을 보고하마.”주임이 허탈하게 말하자 정안은 감격에 겨워 주임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감사드립니다!”“너무 일찍 기뻐하진 마. 쉽지 않을 거다.”“알아요. 하지만 저 포기하지 않아요!”...봄이 가고 가을이 왔다.정안은 가장 고통스러운 임신 초기 증상을 겪었다. 신체에 다양한 고통스러운 증상이 나타나고 외출혈에 이를 정도로 구토를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매일 최종 데이터 기록을 작성했다.그녀가 국가의 승인을 기다리는 데 3개월이 걸

    최신 업데이트 : 2024-09-22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467화

    사실 정안은 이미 임신 5개월이 넘었지만 아이가 뒤에 위치해서 배가 커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임신 초기에 입덧이 심해 영양 흡수가 잘 안 되어 몸이 허약했다.지윤은 캐리어를 밀고 한 손은 정안의 팔짱을 끼고 밖으로 나가며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공항을 나와 지윤은 짐을 들고 차에 실었고 정안은 눈꽃이 흩날리는 북쪽 하늘을 갸웃거리며 바라보다가 문득 할머니 생각이 났다.지윤이 짐을 싣고 다가와 말했다.“타요. 언니”정안이 정신을 차리고 차에 올랐고 지윤이 시동을 걸고 곧장 출발했다.“나 교외에 작은 정원 하나 빌렸는데 조용하고 아늑하고 환경이 꽤 좋아요.”정안은 기분이 가라앉아 덤덤하게 말했다.“나 할머니 보러 가고 싶어.”“좋아요.”지윤은 앞쪽 길목에서 바로 핸들을 돌렸다.정안은 고개를 숙이고 배를 만지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아가야, 엄마랑 증조할머니 만나러 가자.’“지윤아, 하준 오빠 잘 지내?”정안은 아이 아빠를 언급하며 기분이 설렜다.그러나 지윤은 얼굴이 굳어지더니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류청 말대로라면 언니가 떠난 후에 변경 지역으로 가서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대요.”“반년이 다 돼 가는데 가족도 보러 돌아오지 않았다는 거야?”“류청이 그러는데 원래 언니랑 결혼하기 전에는 안성에 잘 돌아오지 않았대요.”정안은 꿀이라도 먹은 듯 달콤해졌다. 알고 보니 남하준이 그녀와 결혼한 후 자주 안성에 돌아온 것은 그녀 때문이었다.“류청 씨랑 사이좋은 가봐?”지윤이 부끄럽게 웃으며 말했다.“그냥 평범한 친구예요.”정안은 놀리는 말투로 말했다.“그럼 그 평범한 친구에게 하준 오빠 잘 있는지 물어봐 줄래?”남하준의 이름을 듣자마자 지윤의 안색이 다시 어두워졌다. “언니, 세상에 좋은 남자 한 명 없어요. 남자를 위해 사업을 포기하는 건 정말 가치 없는 짓이라고 생각해요.”“나 누구를 위해서 사업 포기하는 거 아니야. 단지 돌아와 조국의 과학 연구 사업에 공헌하는 것을 선택했을 뿐이야.”정안은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최신 업데이트 : 2024-09-23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468화

    지윤은 즉시 입을 다물고 정안을 흘끗 바라보았다.“언니 정말 괜찮은 거 맞아요?”정안이 덤덤하게 웃었다.“괜찮지 그럼.”할머니가 눈앞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도 이겨 낸 정안이었다.그녀가 M국에 돌아온 것은 단지 남하준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남하준은 그녀가 돌아온 이유 중 하나였고 그녀는 가족을 찾아야 하고, 할머니의 원수를 갚아야 하고, 가문의 재산도 쟁탈해야 하고, M국 과학 연구 사업에도 참여해야 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뱃속의 아이를 보호해 그가 무사히 세상에 나오게 하는 것이었다.이 모든 일이 전부 사랑보다 더 중요했다.정안은 지윤과 함께 묘지에 도착했다.할머니 무덤 앞에서 정안은 배를 만지며 눈물을 글썽이며 속삭였다.“할머니, 나 다녀왔어요. 앞으로 다시는 M국을 떠나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 시간 나면 할머니 보러 자주 올게요.”“그리고 나 임신했어요. 아기 건강하고 이미 5개월 차에요.”지윤은 화들짝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고 입을 떡 벌리고 정안의 배를 바라보며 경악해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정안은 고개를 돌려 지윤의 반응에 웃으며 놀렸다.“정말이야. 와서 만져 볼래?”지윤이 다가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정안의 배를 만져 보니 보기에는 작지만 단단하게 부풀어 오른 것이 참으로 신기했다.지윤은 경악해서 물었다.“애 아빠는요?”정안은 침묵했다. 이미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지 말할 용기가 없었다....수도 안성.변경 지역에서 수도로 가는 헬기가 뉴빌리지의 개인 비행장에 멈췄다.이어 남하준이 멋진 검은색 무장 군복을 입고 나왔고 류청과 유미가 그의 곁을 따라갔다.세 사람은 성큼성큼 뉴빌리지로 향했다.“정통 어르신께서 왜 갑자기 급하게 오라고 부르신 거야? 무슨 중요한 일 있어?”유미가 호기심에 묻자 남하준이 덤덤하게 대답했다.“몰라.”류청이 대답했다.“제가 알아보니 아주 중요한 분을 모셔야 하는데, M국 최고의 접대 예의를 갖춰 국가의 모든 중요 관리들이 참석해야 한대요.”“다른 나라 정상

    최신 업데이트 : 2024-09-23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469화

    정통 어르신은 정안을 데리고 한 사람씩 소개해줬다.참석한 사람들은 과학자 정안에 대해 익히 들었지만 그녀가 M국 갑부의 손녀일 줄은 몰랐다.정안은 매 국가지도자 한 명 한 명과 예의를 갖추어 악수하며 인사했다.남하준이 앞에 왔을 때, 정통 어르신의 웃음은 유난히 밝았고 눈가에 장난기가 깃들었다.“이분은 내가 소개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겠죠?”정안은 남하준에게 손을 내밀지 않고 온화한 눈빛은 조금의 감정도 드러내지 않고 여전히 평온했다. “잘 알죠. 남 장군님. 오랜만이에요.”남하준의 뜨거운 마음은 그녀가 남 장군이라고 부르는 순간 완전히 부서졌다.그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목을 가다듬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이제 안 돌아가는 거야?”정안이 덤덤하게 말했다.“이미 M국으로 귀화했어요.”남하준은 정안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그녀의 배에 시선이 멈추었다.정안이 떠난 지 5개월이 좀 지났으니 만약 임신했다면 아마 배가 산만하고 온몸이 부었을 것이다.현재의 그녀는 배가 나온 기미가 전혀 없었고 세련된 메이크업에 하이힐을 신고 있어 이전보다 더 아름답고 멋진 모습이었다.남하준이 호기심에 물었다.“어떻게 돌아왔어?”정안이 웃는 듯 마는 듯 대답했다.“Z국을 배신하고 도망쳤어요.”남하준은 심장이 조여오더니 눈동자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예전에는 그가 아무리 붙잡아도 정안은 Z국을 배신하려 하지 않았다.이제 보니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단지 정안이 Z국을 배신하게 할 만큼 남하준이 중요하지 않았다.남하준의 말투가 약간 가라앉은 듯하더니 계속 물었다.“왜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어?”정안은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남 장군님. 여기서 그런 얘기는 좀 적절하지 않죠?”정통 어르신이 얼른 끼어들었다.“그래요. 앞으로 두 사람 얘기할 시간이 차고 넘쳐요. 정안은 군전 그룹의 과학연구팀에 합류하니 앞으로 남 장군 자네가 정안의 상급자가 되는 거네.”정안은 웃으며 손을 내밀어 공손하고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9-23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470화

    정안이 정통 어르신과 이야기하면서 돌아가자 남하준이 급히 물었다.“완아. 언제 입사해?”정통 어르신이 고개를 돌려 남하준을 보았지만 정안은 여전히 그를 등지고 몇 초 동안 생각하다가 덤덤하게 말했다.“몇 달 후에요.”남하준의 말투가 더욱 강해졌다.“안돼. 그건 너무 늦어. 내일 입사해. 나랑 비행기 타고 같이 그룹으로 가.”정안은 주먹을 불끈 쥐고 아랫입술을 천천히 깨물며 참다가 괜히 눈시울이 젖었다.그녀는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고 그에게 달려들어 알려주고 싶었다.“오빠, 나 임신해서 태교에 전념해야 해요. 변경 지역으로 가서 아이 낳고 싶지 않아요. 가서 오빠랑 유미가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요.”하지만 지금은 남하준이 그녀의 상급이라 어쩔 수 없이 그의 뜻에 따라야 했다.게다가 겨울 코트를 입고 임신 사실을 모두에게 숨겼으니 거절할 핑계도 없어 담담하게 대답했다. “좋아요. 내일 혼자 비행기 타고 가면 돼요. 장군님 귀찮게 할 필요 없어요.”정통 어르신은 어리둥절했다.감히 상급자에게 등을 돌리고 말하고 또 이렇게 싸늘한 태도로 일관하다니.정통 어르신은 속으로 감탄하며 계속 의식을 거행했다.30분 후, 리셉션이 끝났고 정상들은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며 밖으로 나갔다.대문의 복도 밖에는 소파와 의자가 늘어서 있었고 정상급 보좌관들과 비서들이 모두 이곳에서 휴식을 취했다.유미와 류청이 일어났지만 남하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유미가 걱정스러운 듯 안을 들여다보았다. “하준이 왜 아직도 안 나오지?”“아마 정통 어르신과 얘기 중이시겠죠.”유미가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내가 가봐야겠어.”류청이 다급하게 뒤쫓아갔다.“유미 씨, 그건 좀 곤란하죠!”응접실에는 세 개의 문이 있었는데 유미가 두 번째 문으로 들어갔을 때, 갑자기 낯익은 그림자가 세 번째 문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그녀가 주의 깊게 보니 여자였다. 게다가 뒷모습이 약간 백완자와 닮았다.유미가 사색에 잠겨 있는데 남하준이 부리나케 걸어 나오며 주위를

    최신 업데이트 : 2024-09-23

최신 챕터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24화

    유승아가 멀리 가자 남서연은 휴대전화를 들고 커피 두 잔 값을 내고 떠났다.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날짜를 보았다.백씨 가문이 계획한 유승아와 백건의 결혼식은 아직 20여 일 남았다.보아하니 유승아가 급했던 것 같다.남서연은 속으로 생각했다.‘오빠에게 여자친구가 없는 이상 오빠만 나와 결혼하고 싶다면 난 아무 걱정 없이 사랑에 눈이 먼 여자가 될 수 있어. 그 누구의 방해도 소용없다고!’물론 유일하게 용납할 수 없는 건 남자의 배신이었다....저녁 무렵.퇴근 시간이 되기도 전에 남서연은 남우영의 메시지를 받았다.[서연아, 삼촌 명령으로 오늘부터 내가 아니라 삼촌이 네 출퇴근을 책임질 거야.][하지만 건이 오빠는 나와 같은 방향이 아니잖아요.][길은 같은 방향이 아니지만 마음은 같은 방향이잖니?]남서연은 곧장 백건에게 전화를 걸었다.벨이 두 번 울리고 곧 부드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서연아.”“오빠, 나 출퇴근 도와줄 필요 없어요. 우영 오빠가 도와주는 게 훨씬 편하죠.”백건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우린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해. 네 일도 바쁘고 나도 바쁜데...”남서연이 곧장 말을 끊었다.“오빠 시간은 소중하잖아요. 일부러 그럴 필요 없어요. 우리에게는 앞으로 평생의 시간이 있잖아요.”백건은 두 사람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어 정이 깊지 못하여 두 사람의 혼사에 또 변고가 생길까 봐 이렇게 긴장한 것이다.“서연아.”백건이 속삭였다.“네?”“어디야?”“사무실이요.”“우영이가 계속 네 출퇴근을 도와주라고 할게. 하지만 지금은 내가 너 보고 싶어.”남서연이 긴장되어 핸드폰을 보니 오후 5시였다. 그리고 사무실 전체를 둘러보았다.그녀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고 결혼 사탕까지 받은 상황에서 만약 백건이 이 시간에 그녀를 찾는다면 두 사람의 관계가 들통날 것이다.“내려오지 말아요.”남서연은 부랴부랴 일어나 사무실을 나서서 엘리베이터 문으로 향했다.“내가 갈게요.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23화

    남서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유승아는 사탕을 집어 들고 한숨을 내쉬었다.“휴, 이건 모두 아주머니가 나를 위해 준비한 건데. 건이는 자기 편하려고 이걸 바로 네게 갖다 줬네.”남서연 얼굴의 미소가 점차 사라졌다.유승아는 뒤늦게 반응한 듯 미안한 척 말했다.“미안해, 서연아. 난 그냥 한 말인데. 기분 나쁜 건 아니지?”남서연은 웃음을 짜내어 고개를 가로저었다.“두 사람 백년해로하길 바랄게.”“고마워요.”유승아는 커피를 들고 한 모금 마시며 테이블 위의 사탕을 흘끗 쳐다보더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커피잔을 내려놓고 말했다.“오늘은 백건에 대해 얘기하려고 찾아 왔어.”“네. 말씀하세요.”“건이가 왜 너와 결혼하려는지 알아?”“아니요.”“건이가 말 안 해줬어?”“물어본 적 없어요.”“알고 싶지 않아?”남서연은 엷게 웃으며 대답했다.“승아 언니, 나 뭐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요?”“당연하지. 말해봐.”“절대 내게 그 이유를 알려주지 마세요.”유승아는 멍해졌다.그녀가 밤새도록 생각한 도발적인 말들이 남서연에 의해 막히고 말았다.“궁금하지 않아?”“너무 궁금하죠. 하지만 다른 사람이 아니라 오빠 입에서 직접 듣고 싶어요.”“건이가 널 속일까 봐 두렵지 않아?”“오빠가 나를 왜 속여요?”남서연이 되묻자 유승아는 기회를 잡고 서둘러 말했다.“왜냐하면...”“잠시만요.”남서연은 손을 들어 그녀의 말을 잘랐다. 맑고 순수한 눈동자로 웃으며 말했다.“난 그래도 오빠가 알려주는 버전을 듣고 싶어요. 나를 속인다고 해도 난 오빠만 믿을래요.”유승아는 차갑게 콧방귀를 꼈다.“사랑에 제대로 눈이 멀었네.”“그게 뭐 나쁜가요? 만약 두 사람 모두 제정신이라면 그건 사랑이 아니죠.”유승아는 몸을 기울여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정말 건이가 너를 속일까 봐 두렵지 않아?”남서연도 똑같이 몸을 기울여 목소리를 낮추었다.“설마 오빠가 제 돈을 사기 치려고 해요?”유승아는 안색이 확 굳어졌고 남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22화

    2분간의 깊은 키스에 남서연은 숨이 막힐 것 같았다.백건은 아쉬운 듯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을 떠났고 이마를 맞대고 있는 두 사람의 숨결이 거칠고 어지러웠다.방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남서연은 눈을 내리뜨고 수줍어서 남자의 따스한 눈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나 갈게.”백건이 속삭이자 남서연의 목구멍에서 겨우 단음이 새어 나왔다.“네.”“시간 나면 자주 나 찾아와.”백건이 조곤조곤 말하자 남서연은 조금 멍해졌다.왜 그녀가 찾아가야 할까?“오빠가 나 찾으러 오면 안 돼요?”남서연이 나지막이 묻자 백건이 입술을 오므리고 엷게 웃었다.“안 될 건 없지. 하지만 너희 집에는 사람이 너무 많잖아. 네 사무실에는 사람이 더 많고.”남서연은 그제야 남자의 뜻을 알아챘다.단둘이 만나자는 뜻이었다. 그의 사무실로 가든 아니면 그의 집으로 가든.남서연은 부드럽게 응답했다.“네.”백건은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고 문을 열고 나간 후 문을 닫아주었다.남서연은 고개를 숙이고 몰래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두 손으로 자신의 입술을 가린 채 기분 좋게 침대로 달려가 이불을 끌어안고 한 바퀴 돌았다.그녀는 지금까지도 알 수 없었다. 백건은 그녀를 좋아한다는 의사를 보인 적도, 좋아한다는 말을 한 적도 없는데, 왜 이렇게 그녀와 결혼하고 싶어 할까?‘너와 결혼하고 싶어 미치겠어’라는 백건의 말을 떠올릴 때마다 그녀는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이튿날 아침.남서연은 사탕과 과자를 잔뜩 챙겨와서 사무실 동료들에게 나눠주었다.모두 그녀가 나눠준 사탕과 과자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서연아, 너희 집 재벌이야? 이렇게 비싼 사탕을 회사 사람들에게 나눠줘?”“이건 사탕 계의 에르메스잖아. 한 알에 몇만 원이야. 그리고 이 견과류 초콜릿 비스킷은 작은 박스에 몇십만 원이야.”“그러게 말이야. 오늘 나눠준 것만 해도 몇백만 원은 되겠어.”남서연은 모두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손에 든 사탕을 보며 어리둥절했다.“우리 집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21화

    남씨 가문은 늘 남서연의 요구를 들어줬다.그녀가 이렇게 얘기하니 다들 웃으며 말했다.“그래. 두 사람이 알아서 해.”“감사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저씨, 아주머니. 감사드려요.”백건은 미간에 웃음을 머금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남서연은 남자가 기뻐하는 것을 보고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백건은 그녀의 손을 놓지 않고 오히려 모두가 부주의한 틈을 타서 가볍게 주물렀다.백건은 남씨 본가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너무 기뻐 집안 어른들과 술을 몇 잔 더 마시고 술자리에서 어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남서연은 방에 가서 씻고 쉬려고 했다.“술을 마셨으니 운전하지 말고 우리 집에서 묵고 가.”남창민이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말했다.백건이 승낙하려는데 허윤미가 그의 손을 두드리며 나지막이 말했다.“당신 취한 거 아니에요? 건이는 운전기사와 함께 왔어요.”“그래. 내가 깜빡했네.”백건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저도 모르게 남서연의 방을 돌아보았다.술을 몇 잔 마신 남우영이 옆에서 보더니 너털웃음을 지었다.“삼촌, 서연이가 잠시 떠난 사이에 지금 몇 번째 보고 있는 거예요? 방에 돌아갔으니 다시 나오지 않을 거예요.”백건은 그렇게 호명되니 모든 어른들 앞에서 민망하여 어색하게 웃었다.이에 어른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백건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예의 바르게 말했다.“늦었으니 이만 가볼게요. 모두 일찍 쉬세요.”“내가 바래다주마.”남태준이 따라 일어서자 백건이 서둘러 말했다.“괜찮아요. 아저씨.”남태준이 엷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일찍 돌아가서 쉬어.”백건은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설 때 참지 못하고 남서연의 방을 쳐다보았다.남태준이 그의 마음을 간파하고 물었다.“위에 올라가서 서연이랑 인사하고 갈래?”백건의 눈에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설렘이 스치더니 예의 바르게 말했다.“감사합니다. 그럼 제가 잘 자라고 인사만 하고 내려올게요.”남태준은 손을 내저었다.“어서 가봐.”백건은 성큼성큼 부엌을 나와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20화

    지우는 그 말을 듣자마자 백건을 바라보았다.백건은 긴장하며 침을 삼키고 지우가 청혼서를 돌려줄까 봐 두려웠다. 그는 안절부절못하며 손에서 식은땀이 흘렀고 슬쩍 바지를 만졌다.지우가 청혼서를 들더니 말했다.“건아, 사실은...”지우의 말이 나오기도 전에 백건은 긴장감에 허리를 굽혔다.“제가 아주머니보다 더 서연이를 아껴줄게요. 부디 허락해주세요.”지우는 어리둥절했고 남태준은 싱긋 웃으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너 때문에 건이가 아주 놀랐나봐.”지우는 서둘러 해명했다.“난 이런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다고 말하려던 거야. 우리 가족들은 두 사람을 난처하게 만들지 않을 거야.”백건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감사합니다.”“어서 앉아.”지우는 자리에 앉아 손을 뻗어 백건도 앉으라고 했다.자리에 앉은 백건은 찻잔을 들고 차를 한 모금 마셨다.눈에 띄게 긴장한 백건의 모습에 집안 어른들은 모두 기뻐했다.특히 몇몇 큰아버지들은 집안에서 가장 아끼는 공주님이 M국의 갑부와 결혼할 수 있고, 심지어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남자라고 생각하니 더욱 만족스러웠다.모두들 잡담을 하고 있을 때, 남서연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와. 웬 선물이 이렇게 많아요? 이거...”말을 반쯤 마친 그녀는 이미 남우영을 따라 거실로 갔다.백건을 보자마자 그녀는 얌전하게 변했다. 장난기 많고 발랄하던 모습의 그녀는 곧 부끄러움에 휩싸여 긴장한 채 백건을 바라보았다.남자의 눈빛은 뜨거웠다.“이거 건이가 가져온 예물이야.”허윤미가 말했다.예물이라는 말을 들은 남서연은 심장이 쿵쾅거리고 더욱 부끄럽고 긴장했다. 입술을 오므리고 웃으며 남자의 시선을 피했다.지우는 딸의 반응을 보고 또 백건을 보더니 아무래도 두 사람이 연인 사이 같지 않았다.두 사람 사이에는 서먹서먹한 수줍음이 감돌고 있었는데 마치 썸을 타는 시기 같았다.허윤미가 또 입을 열었다.“서연아, 며칠 후에 너도 선물을 갖고 정식으로 건이 부모님께 인사드려. 그리고 시간을 내서 양쪽 가족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19화

    백건은 모든 예물을 갖고 차에 올라 별장을 떠났다.유승아는 서윤아를 부축한 채 별장 문에 서서 떠나가는 차를 보며 안색이 극히 어두웠다.서윤아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유승아는 분노가 점점 끓어올랐지만 꾹 참고 조용히 속삭였다. “아주머니, 서연이는 곱게 자란 공주님이고 건이와 어울리지 않지만 건이가 좋아하니 허락해주세요. 정말 저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전 괜찮아요.”유승아는 자신이 이렇게 말하면 서윤아가 안쓰럽게 여겨 더욱 열심히 도울 줄 알았다.그런데 서윤아는 가볍게 탄식하더니 덤덤하게 말했다.“우리 건이와 결혼하기에는 서연이가 아깝지.”유승아는 어리둥절해 하며 서윤아를 바라보았다.곧 서윤아는 나지막이 말을 이었다.“서연이는 온실에서 작은 화초라 백지장처럼 단순해. 내 아들이 아니라 자기처럼 단순한 남자를 만나야 해.”그 말인 즉, 백건에게는 단순하지 않은 여자가 어울린다는 뜻인가?예를 들면 신분, 성격이나 능력 같은 것...유승아는 마침내 서윤아가 남서연을 좋아하지만 왜 며느리로 삼고 싶지 않은지 알 것 같았다.그녀는 아들을 내조할 수 있는 사업적 파트너를 찾아주고 싶어 했다. 듣기 싫은 말로 서로 이익을 주고받을 수 있는 여자였다.유승아는 조금 당황스러웠다.서윤아처럼 똑똑한 사람은 유승아가 단순하지 않고 수단이 있고 정치적 힘도 갖고 있다고 생각해 그녀를 며느리로 삼고 싶어 하는 건 아닐까?그녀가 의심하고 있을 때, 서윤아가 고개를 돌려 말했다. “내가 너희 둘 결혼식을 책임질 테니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해.”유승아는 막막한 척 말했다.“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네요.”서윤아는 그녀를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이 미소는 또렷하게 말해주고 있었다.“넌 똑똑한 애니까 알고 있잖아.”서윤아는 말없이 천천히 별장을 떠났고 유승아가 서둘러 쫓아갔다.그녀는 당연히 이해했다.결혼식은 이미 준비되었고 그녀는 백건과 남서연의 혼사를 망치고 그들의 감정을 깨뜨리기만 하면 순조롭게 백건의 아내가 될 수 있었다.유승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18화

    여자는 크면 집에 묶어둘 수 없는 법.남서연은 기쁨에 젖어 있었지만 가족들이 모두 자신의 혼사에 대해 걱정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왜냐하면 백건과 결혼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반드시 그의 부모님의 관문을 통과해야 했으니....다음날 백건은 이미 푸짐한 예물을 준비했다.모두 직접 준비한 것으로 성의를 다했다.거실에서 하현우는 열심히 예물을 체크하고 있었다.그때 거실문이 열리고 유승아가 서윤아를 부축해 들어왔다.하현우는 들어온 사람을 보고 공손히 인사했다.“사모님, 승아 씨 오셨어요?”서윤아는 온화하게 웃었다.“이거 승아에게 주는 예물인가?”하현우는 식은땀을 흘리며 침실 쪽을 돌아보았다. 백건이 빨리 나오기만을 기도했다.서윤아는 하현우 앞에 다가가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물었다.“내가 묻잖아?”하현우는 바짝 긴장해 대답했다.“서연 아가씨에게 주는 예물입니다.”유승아의 얼굴빛이 약간 어두워졌다.그러나 서윤아는 피식 웃더니 덤덤하게 말했다.“승아네 집에 갖다 주게.”“하지만...”하현우는 망설이며 뒤를 돌아보았다.서윤아는 소파에 앉아 차갑고 엄숙한 태도로 말했다.“볼 필요 없어. 내가 갖다 주라면 갖다 주면 돼. 그 녀석 허락받을 필요 없어.”말을 마친 서윤아는 유승아에게 손을 내밀었다.“승아야, 앉아.”유승아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서윤아의 곁에 앉아 나지막이 말했다.“아주머니, 이건 건이가 남씨 가문에 주려고 준비한 예물이잖아요. 하 비서 난처하게 만들지 마세요.”“건이와 결혼하는 여자는 너이니 당연히 이 예물도 네 것이지. 나도 서연이를 아주 좋아하지만 아직은 건이 아내가 될 자격이 없어.”“사업적으로 건이를 도울 수 없고 또 일상생활에서도 건이가 서연이를 돌봐줘야 해. 너만큼 성숙하지도, 능력이 강하지도 않아. 게다가 우리 두 가문은 친척 관계잖아.”백건은 방문을 나서서 양복의 커프스를 정리하면서 침착하게 계단을 내려갔다.그의 싸늘한 말투는 얼음처럼 차가워 뼛속을 파고들 것 같았다.“서연이는 나를 행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17화

    이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백건은 차에 올랐고 차량은 서서히 남씨 본가를 떠났다.뒷좌석에서 백건은 한마디 말도 없이 창밖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으며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하현우도 기뻐하며 말했다.“축하합니다. 대표님.”“고마워.”한 번도 이렇게 대답한 적 없었는데 보아하니 기분이 아주 좋은 것 같았다.하현우는 찬물을 끼얹어야만 했다.“대표님, 근데 사모님 고비는 어떻게 넘기실 거예요?”백건의 안색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그리고 차 안은 말이 없었다....남씨 본가 거실.모든 사람이 소식을 듣고 급히 돌아왔다.남태준과 지우는 딸이 가족들 앞에서 백건에게 청혼했다는 사실을 듣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랐다.남서연은 가족에게 둘러싸여 불심 검문을 당했다.“두 사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언제부터 만났어? 진도가 왜 이렇게 빨라? 갑자기 결혼 얘기까지 나오다니?”이러한 문제에 대해 남서연은 모두 털어놓았다.“우리는 정식으로 만난 적 없어요. 제가 어릴 적부터 오빠를 짝사랑했어요. 좋아하는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요.”“그럼 건이는 어떤 생각인데?”“오빠도 저와 결혼하고 싶대요.”남태준은 주먹을 쥐며 격분했다.“넌 단순하고 세상 물정도 모르는 애야. 분명 백건 그 자식이 오랫동안 음모를 꾸민 게 틀림없어.”지우가 나서서 말렸다.“당신 화부터 내지 말아요. 건이가 음모를 꾸몄든 아니든 인품은 좋은 애잖아요. 가짜 약혼녀 유승아를 빼고 다른 스캔들도 없었고.”남태준은 딸이 아까워 격노하며 물었다.“건이는 차갑고 예민해서 말도 잘 안 하는데 어떻게 우리 서연이와 어울려?”지우가 답했다.“난 두 사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우리 서연이는 어릴 때부터 단순하고 걱정 없이 잘 웃으니 예민하고 차가운 건이 성격과 딱 상보적이잖아요.”허윤미는 시무룩해서 말했다.“하지만 서연이는 아직 너무 어려. 이렇게 일찍 결혼할 필요 없어.”“맞아요. 저도 동의해요.”“맞아요. 너무 어려요. 결혼을 서두를 필요 없어요.”남우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16화

    남서연은 빠른 걸음으로 뛰어내려 계단 모퉁이에 서서 백건의 뒷모습을 보며 외쳤다.“오빠, 우리 결혼해요!”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또렷했다.떠들썩한 거실이 폭탄을 떨어뜨린 듯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모두가 입을 딱 벌린 채 남서연을 충격적으로 바라보았다.온 집안이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백건은 움찔하더니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거실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에 드러난 충격이 그에게 이것이 사실이라고 말해주었다.그는 미친 듯이 심장이 뛰었다.돌아서서 남서연을 바라보니, 그녀는 반달 눈을 한 채 그를 향해 환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세상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어린아이처럼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 같았다.백건이 그녀를 좋아하고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면 남서연은 그에게 다가갈 용기가 있었다.남서연은 다시 한번 외쳤다.“오빠, 우리 결혼해요.”백건은 눈가가 흠뻑 젖어 그녀를 향해 입술을 오므리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큰소리로 대답했다.“좋아!”거실에 있는 모든 사람의 얼굴이 굳어졌다.남우영이 일어나서 말했다.“난 반대야. 내 삼촌이 내 사촌 동생과 결혼한다니. 이게 말이나 돼?”남창민이 남우영의 손을 덥석 잡아당겨 소파에 앉히고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넌 네 결혼이나 신경 써. 네 삼촌과 서연이 일은 걱정할 필요 없어.”남우영은 고민 끝에 남서연의 아래에 뛰어가 그녀를 올려다보며 물었다.“서연아, 지금 두 사람 농담하는 거지? 두 사람.. 두 사람 늘 차갑고 낯선 사이였잖아? 갑자기 결혼이라니? 너 진우석이랑 결혼하려던 거 아니었어?”백건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걸어가서 남우영의 목을 조르고 소파로 끌고 갔다.장면이 좀 난처하게 되었다.백건은 어른들께 예의 바르게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오늘 급하게 왔어요. 오늘은 일단 돌아가고 다음에는 정식으로 혼수 예물을 갖고 찾아뵙겠습니다.”허윤미가 서둘러 말했다.“그래. 어서 돌아가. 우리도 서연이와 잘 얘기해볼게. 너무 오냐오냐 키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