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83화

Penulis: 가하
서원준이 헛소리하고 있는데 강지현이 들어왔다.

회의실 안을 둘러보더니 정유진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하고 말했다.

“아래층에서 누가 들이닥쳤다고 하던데 괜찮아요?”

정유진이 대답했다.

“괜찮아요.”

코를 만지작거리던 서원준은 그제야 어색한 얼굴로 말했다.

“그래요. 볼일 보세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서원준이 가고 나서야 임우연이 정유진을 보며 말했다.

“외국에서 돌아온 사람이라 성격이 불같아요. 능력은 있는 사람이어서 강 대표가 특별히 헤드헌터를 찾아 영입한 거예요.”

정유진은 그의 막무가내 행동에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괜찮아요. 성유 쪽 일은 그 사람한테 맡기세요.”

“네.”

주주총회에 참석하러 온 강지현은 함께 회의실로 가니 다른 주주들은 거의 다 도착해 있었고 강원훈도 있었다.

정유진이 들어오자 강원훈은 먼저 말했다.

“유진아, 성유 쪽에 일이 생겼다면서?”

“별일 아니에요. 서 대표 혼자 해결할 수 있어요.”

또 다른 주주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별일 아니라니요. 그 인플루언서들은 수백만 명의 팬이 있어요. 그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면 성유와 K그룹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말을 마친 뒤 옆에 있던 주주를 향해 한숨을 내쉬었다.

“여자들은 역시 머리에 든 게 없어요. 강 대표가 있었더라면 바로 조치를 취했을 텐데...”

이들은 정유진의 회장 직무대행에게 여전히 불만이 있는 게 분명했다.

다만 말하는 사람은 강지찬의 편도 강지현의 편도 아닌 강원훈의 사람이었다.

정유진이라는 사람은 원래부터 자기에게 들이민 칼을 피하는 타입이 아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누가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알고는 아예 화살을 돌렸다.

“셋째 숙부, 성유의 일에 대해 좋은 생각이 있으면 말씀하세요.”

강지현과 최의현 모두 그녀를 쳐다보았고 최의현은 신이 난 나머지 박수까지 치고 싶었다.

강원훈은 정유진이 한눈에 그 주주가 강원훈의 사람임을 알아차릴 줄 몰랐다.

두 손을 펼치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대표님이시니 마음대로 하세요.”

정유진은 사람들을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kait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84화

    본가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었다. 강홍식은 이미 잠자리에 들었기에 정유진은 인사하러 가지 않았다.강지아는 아직 잠을 자지 않은 채 소파에서 쿠션을 안고 멍하니 있었다.눈이 벌겋게 달아오른 것을 보니 또 울었음이 분명했다.“무슨 일 있었어?”강지아는 정유진의 품에 안기며 말했다.“새언니, 오빠 장례식을 치를 거래요.”그제야 시아버지가 이 일로 그녀를 본가에 오라고 했다는 것을 알게 된 정유진은 가슴이 미어졌다.강지아가 펑펑 울며 말했다.“새언니, 오빠는 죽지 않았어요. 우린 기다려야 해요. 사람도 못 찾았는데 무슨 근거로 우리 오빠가 죽었다고 하는데요?”“새언니, 장례식 치르지 말아요. 오빠는 안 죽었어요. 안 죽었다고요.”정유진은 단호하게 말했다.“안 치를 거야. 우리 같이 기다리자. 장례식 같은 것은 없어.”다음 날 아침, 집사가 와서 정유진을 불렀다.아니나 다를까 강지찬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그녀를 불렀다.“사람이 사라진 지 보름이 다 되어가. 첫 번째 7일제는 이미 놓쳤으니 장례식은 반드시 치러야 지찬이를 편안히 보낼 수 있어.”남의 집 얘기를 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강홍식에 정유진은 화가 났다.“강씨 집안에는 장례식 같은 건 없어요. 강지찬 씨는 죽지 않았다고요!”강홍식은 정유진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워낙 며느리를 못마땅하게 여겼고 더욱이 이 여자에게 재산을 빼앗겼으니 정유진이 미워 죽을 지경이다.강홍식은 정유진을 가리키며 말했다.“네가 그러고도 인간이야? 지찬이가 혼이 되어 이 승에 남아 떠돌면 어떡하려고 그래.”“다시 한번 말하지만 강지찬은 죽지 않았어요. 꼭 돌아올 거예요!”정유진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말을 마치자마자 가버리자 강홍식은 숨을 헐떡였다.“이 악독한 여자! 거기 서!”집사가 따라나서며 말렸다.“사모님, 어르신께서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저, 저 사람은 일부러 그러는 거예요. 구실을 찾아서 고향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오려고 해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해요.”정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85화

    이틀도 지나지 않아 강씨 집안의 고향 친척들이 모두 왔다.정유진이 강홍식의 마당에 들어서자 울음소리가 들렸다.“새언니, 들어가지 말아요.”셋째 고모, 넷째 고모들의 말하는 소리만 들으면 강지아는 가슴이 답답해 그들과 어울리기 싫었다.정유진은 아주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괜찮아. 어차피 언젠간 부딪혀야 할 일이야.”아마 정유진이 옆에 있은 탓인지 강지아도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사람들로 가득 찬 홀에는 낯익은 얼굴도 있었고 처음 본 사람도 있었다. 지난번 생신을 쇠었던 고모할머니도 있었는데 목소리가 제일 컸다.“지찬이가 찾는 아내 때문에 팔자가 안 좋은 것 같아. 내 생일잔치에서 그런 짓까지 했으니 지찬이가 없으면 더더욱... 오빠, 지찬이 대신 집 잘 지켜야 해요. 추잡한 일이 벌어지면 안 되잖아요. 우리 같은 가문에 똑똑한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애들을 창피하게 하면 안 되잖아요.”다른 할머니들이 얼른 맞장구쳤다.“맞아요. 우리 강씨 가문이 창피를 당하면 안 되죠.”“지찬이만 불쌍하게 되었죠. 젊은 나이에 어쩌다가...”“설마 누가 재물을 노리고 사람을 죽인 건 아니겠죠? 요즘 인심이 흉흉해서 돈이라면 무엇이든 다 하잖아요.”이 말은 또 한 번 많은 사람들의 토론을 불러일으켰다.현관에 서 있던 정유진과 강지아는 그제야 나이 든 어른들을 초대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들으면 들을수록 정유진이 돈 때문에 강지찬의 사고를 사주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다들 닥쳐요!”강지아는 집안의 친척들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누가 우리 집에 와서 허튼소리를 하라고 했어요?”이 방은 모두 어르신들이고 게다가 강홍식이 초대한 친척이기도 했다. 절반은 강홍식보다 족보가 높은데 후대에게 손가락질을 받으니 하나같이 화가 나 죽을 지경이었다.“홍식아, 얘 지아지? 가정 교육을 어떻게 했기에.”“예의가 하나도 없구나, 어쩐지 엄마가 없더라니.”“오빠, 아이를 버릇없이 키우면 안 돼요.”강홍식은 강지아를 매섭게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86화

    이렇게 많은 친척들 앞에서 며느리의 큰 소리에 한참 생각하던 강홍식은 점점 더 화가 났다.“정상으로 잘 돌아간다는 게 무슨 말이야? 남편이 없는데도 잘 돌아간다고? 정유진, 너는 도대체 무슨 속셈이야?”고모할머니도 한마디 거들었다.“너의 마음에 지찬이가 있기는 해? 너를 좀 봐. 옷도 요염하게 차려입고 화장도 짙고 남자가 죽자마자 방탕해지기 시작하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정유진은 그동안 잘 먹지도 자지도 못해 안색이 안 좋았다.하지만 회사에 출근해야 하고 K그룹의 그렇게 많은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데 울상을 하고 K그룹의 임직원들을 대할 수는 없지 않은가?정유진을 안 좋게 말하는 것을 도저히 들을 수 없었던 강지아는 얼른 일어나 두둔했다.“우리 새언니의 화장이 어디가 진한데요? 비비와 립스틱만 바르고 눈썹을 그린 것뿐이에요. 오피스 룩을 입은 개 요염한 옷차림이에요?”“너 같은 계집애가 뭘 알아, 저리 가!”고모할머니는 계속 정유진을 보며 말했다.“지찬이 사고 난 게 얼마나 큰일인데 감히 우리 어른들에게 숨겨?”다른 사람들도 앞장서며 말했다.“지찬이의 신분이 얼마나 중요한데? 이렇게 큰 회사는 지찬이가 관리해야 하는데 사고가 났을 때 너는 꼭꼭 숨겼어. 만약 너의 아버님이 전화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고향의 가족들은 전부 몰랐을 거야.”“지찬이의 재산을 몰래 빼돌리고 싶은 거지? 미리 말하는데 우리가 있는 한 절대 그런 생각하지 마.”“너의 아버님이 그러는데 지찬이의 장례마저 치러주기 싫다고 했다며? 이건 사람의 도리가 아니야. 죽은 사람은 편히 보내줘야 하는 거야. 지찬이가 죽어서도 눈을 못 감으면 어떡해?”“넌 지찬이의 재산만 생각하고 마음속에는 지찬이가 전혀 없지? 듣자니 지찬이의 주식도 모두 너에게 줬다고 하던데 아버님께 조금이라도 남기는 것이 어때? 욕심이 너무 많으면 안 돼. 네가 뭔데 그렇게 많이 가져?”“맞아. 네가 뭔데 그렇게 많이 받아? 네가 받아도 되는 거야?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진작 K그룹 주식을 돌려줬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87화

    저녁 연회는 큰 레스토랑에서 열렸다. 안에는 수십 명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큰 원형 테이블이 가득 찼다.오후에 정유진과 강지아에게 한마디 들은 어르신들은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말하던 정유진은 강지찬이 죽지 않았고 장례식은 절대 치르지 않겠다고 딱 잘라 말했다.주식을 돌려받고 싶으면 고소하러 가라고 했다.고모할머니는 강원훈과 강지현도 같이 끌어들이려고 했지만 결국 두 사람에게 무시를 당했다.식사가 끝나자 집사는 차를 준비해 이들을 호텔로 데려다주었다.고세연은 고향에서 온 어른들도 소용이 없자 화가 나서 강홍식과 다시 말다툼을 벌였다.강홍식이 이렇게 쓸모없을 줄은 몰랐다. 전반생은 자기 아버지에게, 후반생은 아들에게 의지하는 강홍식이 정말 쓸모없다고 생각했다.다음 날, 강씨 저택의 본가는 다시 조용해졌다.고세연은 영양제 한 무더기를 들고 작은 집 마당으로 향했다.조예원은 새로 사 온 아기 옷과 이불을 말리는 하인을 바라봤다. 온 마당이 아기 옷들로 가득 찼다.하지만 고세연을 본 순간 눈이 따가웠다.고세연은 정유진 덕분에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왜 왔어요?”조예원이 싸늘하게 쳐다보자 고세연은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아 물건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어젯밤에 밥 먹을 때도 안 오길래 얼굴 보려고 왔어요.”별일이 없으면 조예원은 이 여자와 말을 섞고 싶지 않다.마당에는 하인들이 바쁘게 일하고 있어 고세연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어젯밤에 왜 밥 먹으러 안 왔어요? 일부러 정유진을 피하는 거예요?”조예원의 머릿속에는 지금 온통 아이밖에 없다. 요즘 주위에 돌봐주는 사람이 있어서 잘 먹고 잘 잔 탓에 정신도 많이 맑아졌다.하지만 너무 말라서 아무리 살을 찌우려고 해도 살이 안 쪘다.“볼일 없으면 이만 가보세요.”고세연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예전 같으면 조예원을 쳐다보지도 않았을 텐데 이제는 조예원이 감히 자기에게 눈을 희번덕이고 있으니 말이다.“단지 이야기를 나누러 온 거라니까요. 우리가 어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88화

    임우연을 남겨둔 이유는 그를 방패막이로 삼기 위한 것이다. 강지현이 성유 쪽의 상황을 알고 있으니 직접 만나 성유에 관해 이야기해도 상관없다.식사를 마친 임우연은 음식을 치우고 밖으로 나갔다.강지현이 직접 커피 한 잔을 타갖고 왔다. 오후 내내 정유진은 쉴 틈이 없어 커피가 필요한 상황이었다.정유진은 커피를 받으며 인사했다.“고마워요. 무슨 일 있어요?”강지현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내가 도울 일이 없는지 해서요.”“저 혼자 할 수 있어요.”그녀는 분명히 거부하는 태도였지만 강지현은 화를 내기는커녕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유진 씨, 나에 대해 적개심은 없어도 돼요. 난 유진 씨에게 상처 주는 짓은 안 하니까.”하지만 지금 정유진은 강지현과 대화할 시간이 없다.“그런 말을 하는 것조차 역겨워요. 애한테 문제가 있는 것은 알아요? 조예원이 아이를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기나 해요?”조예원만 언급하면 강지현은 미간을 찌푸렸다.“그 여자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어요.”그 말에 정유진은 서류를 덮으며 말했다.“그건 불가능해요. 강지현 씨. 지금 강지현 씨 너무 낯설어요. 이만 가세요. 일해야 하니까.”강지현이 떠난 후 정유진은 일에 몰두했고 저녁에는 석식까지 생겼다.K그룹에 온 후 처음으로 연회에 참석하는 것이다. 그전의 몇 번은 최의현이 갔고 오늘 최의현은 또 다른 중요한 술자리가 있어서 정말 몸을 뺄 수가 없다.시간이 되자 임우연과 소미는 그녀를 데리고 석식 자리에 갔다.룸에 들어가 보니 테이블에 고남준이 있었다.이 테이블에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세 명 있었고 모두 40대 사업가로서 정유진과는 아는 사이지만 친하지는 않다.차례로 악수하고 나서 한 여성 사업가 옆에 앉았다.이 사람들은 모두 K그룹과 협력하고 싶어 했고 눈치 빠른 사람들은 강지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이런 사람들과의 첫 접대 자리라 임우연이 술을 막아주었지만 많이 마셨다.다행히 주량이 좋은 정유진은 취하지 않았지만 취할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옆에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89화

    고남준 손에 든 휴대폰이 있는 것을 본 정유진은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말했다.“고 대표님 무슨 말씀이시죠?”고남준은 웃으며 말했다.“별 뜻은 없어요. 정 대표님 긴장하지 마세요. 저는 좋은 사람이에요.”이렇게 파렴치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하지만 고남준과 입씨름을 할 틈이 없다. 추호가 자꾸 만지작거리고 있었다.“고 대표님이 어떤 사람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다들 알게 될 겁니다.”정유진은 다가오는 추호의 얼굴을 밀치며 진지하게 말했다.“고 대표님도 보셨겠지만 제가 지금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서 얘기를 오래 못 나누겠네요.”말을 마친 후, 추호의 멱살을 잡고 여자 화장실 문을 걷어찬 뒤 안으로 밀어 넣었다.그리고 추호의 머리를 세면대에 밀어 넣고는 수도꼭지를 틀었다.차가운 물을 머리에 끼얹자 추호는 꽥꽥 소리를 질렀다.정유진은 그를 못 일어나게 누르며 경호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내 경호원과 소미가 부리나케 달려왔다. 물에 빠진 생쥐처럼 주저앉은 추호를 보고 어리둥절해 했다.“정 대표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정유진은 경호원에게 말했다.“얼른 병원에 데려다주세요.”그러고는 옷을 정리하고 다시 룸으로 돌아갔다.맞은편에 앉은 고남준은 웃는 듯 아닌 듯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다가 앉자마자 술잔을 들었다.“정 대표님, 저는 K그룹과 아주 협력하고 싶습니다.”그리고 정유진을 향해 잔을 들며 말했다.“그럼 미리 축배를 들까요... 잘 부탁드립니다.”렌즈 뒤에 있는 임우연은 눈을 반짝이더니 방금 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음을 바로 깨달았다.정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잔은 더더욱 안 들었다.임우연이 앞에 있는 술잔을 들고 일어나며 말했다.“고 대표님. 죄송합니다. 우리 정 대표님이 좀 취하셔서 이 잔은 제가 대신 마시겠습니다. 건배.”별수 없는 고남준은 빙그레 웃으며 잔을 비웠다.식사가 끝난 뒤 차에 올라탄 정유진은 곧바로 운전 기사더러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임우연은 그제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고 경위를 들은 임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90화

    고남준은 휴대전화에 담긴 동영상을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추호 그놈이라니.”이 이름을 들은 옆에 있던 엄제후는 대본을 내던지며 말했다.“그 자식은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걸.”하지만 고남준은 쉽게 생각을 접지 않았다. 겨우 정유진의 꼬투리를 잡았는데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쓰겠는가?“나중에 추호의 얼굴만 가리면 돼.”엄제후가 경고했다.“추호는 절대 그런 수작에는 넘어가지 않으니 스스로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엄제후가 고남준과 만나던 초기 추호에게 크게 당한 적이 있다.녀석은 호랑이처럼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건드리는 순간 큰 골칫거리가 된다.고남준은 엄제후에게 추호와 정유진이 가깝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추호가 만만한 상대였다면 이 영상으로 충분히 정유진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다른 사람과 상의 좀 해야겠어.”고남준이 나가서 전화 한 통 하고 들어왔다.비딩 날짜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어 이사회는 거의 매일 미팅을 진행했다.이날 회의에서 강원훈은 고남준의 회사를 중점적으로 언급했다.여러 주주들이 하룻밤 사이에 말을 맞춘 듯 모두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서울에 온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배후에 고씨 집안의 지원이 있어 우리가 협력하면 K그룹에는 절대 해가 되지 않을 거예요.”“고씨 집안의 고 회장님이 아들이 하나뿐이라고 했는데 체면을 세워줘야 하지 않겠어요.”“고씨 가문과 협력하는 것은 분명 강강연합이에요.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강지찬을 옹호하는 몇몇 주주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강지찬의 부재 때문에 정유진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고 표정만 보아도 고씨 가문과 협력하면 K그룹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정유진은 계속 입을 열지 않은 채 절차대로 하자고만 했다.이상하게도 강지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회의가 끝난 후 강원훈이 그녀의 사무실로 찾아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웃으며 말했다.“요 몇 년 동안 이 사무실에 잘 안 왔었는데 지찬이의 인테리어 스타일이 음... 나는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91화

    커피를 뒤집어쓴 강원훈은 화도 내지 않았다.담담한 얼굴로 휴지를 뽑아 얼굴을 닦으려 할 때 누군가가 사무실 문을 열며 들어왔다.침울한 얼굴로 걸어 들어온 강지현은 강원훈의 옷에 커피가 묻은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멱살을 잡고 한 방 먹였다.얻어맞은 강원훈은 강지현과 정유진을 번갈아 보고 말했다.“이봐, 너에게 남자가 이렇게 많은데 나 하나 더 있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잖아.”그 말을 들은 강지현은 다시 달려들어 때리려 했지만 강원훈은 미리 준비하고 바로 피했다.“지현아, 우리도 마찬가지야. 뭘 그렇게 화를 내? 잊지 마. 우리야말로 강씨 집안의 사람이고 K그룹을 상속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꺼져!”강지현은 너무 화가 났는지 창백했던 얼굴이 시뻘게졌다.강원훈은 그제야 얼굴에 묻은 커피를 닦은 뒤 옷은 신경도 쓰지 않고 정유진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3일의 시간을 줄게. 고남준과 협력하면 영상을 돌려줄게.”말을 마친 뒤 온몸이 엉망진창인 채로 쿨하게 떠났다.강지현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무슨 영상인데요? 유진 씨, 무슨 일 있어요?”정유진은 지금 이 사람도 보고 싶지 않았기에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차갑게 대했다.“강지현 씨도 이만 가세요.”강원훈이 초라하게 대표이사실을 나왔다는 말은 이내 최의현과 임우연의 귀에 들어갔고 두 사람은 그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괜찮아요. 다툼이 좀 있었던 것뿐이에요.”정유진은 그런 일을 쉽게 입에 담기 어려워 가볍게 설명했다.최의현과 임우연은 눈을 마주치며 더 이상 묻지 않았다.저녁에 최의현과 한규진은 임우연까지 불러 술을 마셨다.이미 호텔 CCTV를 확보한 임우연은 한규진과 경은우에게 보여주었다.추호가 갑자기 찾아와 정유진에게 매달리는 모습이 CCTV에 그대로 포착되었다.오해인 줄은 알지만 이런 일은 여자들에게 아무래도 좋지 않은 것이고 정유진이 추호을 완전히 밀어낸 것도 아닌 데다가 CCTV가 멀리 있어 두 사람 사이가 애매하게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다.“쉽지 않겠는데.”한규진이

Bab terbaru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86화

    식탁 위의 분위기는 상당히 어색했다.최신애는 강지아에게 많이 먹으라고 말하며 계속 반찬을 얹어 주었다.앞에 있는 접시는 가득 찼지만 강지아는 최신애가 짚어 준 반찬을 한 입도 먹지 않은 채 먹고 싶은 것은 스스로 집어 먹었다.최신애의 얼굴은 잔뜩 어두워졌다.온혁진이 기침을 하며 강지찬과 강씨 가문으로 말머리를 돌렸다.“오빠 회사 일은 잘 몰라요. 제가 관여할 일도 없고요.”강지아는 온혁진의 물음에 부드러운 목소리로 거절했다.“궁금한 게 있으면 직접 오빠한테 물어보세요.”식사를 마친 뒤 강지아는 전화를 받고 나갔다.그녀는 온유한에게 데려다 달라고 하지 않고 직접 운전해서 갔다.밖에서 차 떠나는 소리가 들리자 최신애는 그제야 한숨을 내쉬었다.“아들아, 지아는 대체 무슨 뜻이야?”핸드폰을 들고 흉부외과 팀의 온라인 수술 토론을 보고 있던 온유한은 최신애의 물음에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지아가 뭘 하든, 신경 쓰지 말고 묻지도 마세요. 아무 말도 하지 마시고요.”강지아는 화령과 술을 마시러 나갔다.화령의 기분이 좋지 않아 두 사람은 오늘 에이프릴 홀에서 방 하나를 빌려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미안해, 온씨 저택으로 들어간 첫날 밤인데 내가 불러냈네. 온 대표님이 화내겠다?”“그 사람 기분 따위 상관 안 해.”강지아가 소파에 편안히 누우며 말했다.“무슨 일인데? 최금성이 왜 또?”“별거 아니야.”화령이 술을 한 모금 마신 뒤 말했다.“최금성의 소울메이트가 돌아왔어. 지금 밖에서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을 거야.”“소울메이트?”강지아는 깜짝 놀랐다.“유주?”화령이 물었다.“너도 알아?”강지아가 일어나 앉으며 혀를 찼다.“골치 아프게 됐네.”그 말에 화령의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왜 골치 아픈데, 정확히 얘기해봐.”술을 마실 마음이 싹 사라진 강지아는 화령보다 더 초조해 보였다.“왜 돌아왔대? 오랫동안 밖에 있다가 갑자기 돌아온 이유가 뭐야?”화령은 더욱 초조해졌다.“대체 왜 그러는 건데? 유주라는 여자, 대체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85화

    온혁진과 최신애는 마당에 서서 강지아를 기다리고 있었다.강지아에게 최고의 대접을 해주는 것이었다.최신애의 미소는 눈으로 보기에도 어색했다.가장인 온혁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제부터 우리는 한 가족이야. 지아야, 필요한 게 있으면 네 아주... 네 어머니에게 말해.”최신애도 말했다.“그래, 그래. 얼른 방에 가서 마음에 드는지 봐봐. 마음에 안 들면 다시 바꿔줄게.”고개를 끄덕인 강지아는 열려 있는 문을 바라보며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최신애가 유난히 열정적으로 말했다.“지아야, 먼저 방에 가서 옷을 갈아입어. 조금 이따가 저녁 식사 준비할게. 오늘 저녁은 네가 좋아하는 음식만 준비하라고 했어.”강지아는 깜짝 놀랐다.“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기억하세요?”“당연히 기억하지.”최신애가 약간 주눅 든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키웠는데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모를 리가 있겠니? 너는 매운 걸 싫어했어, 어릴 때 실수로 고추를 먹으면 한참을 울었어. 네 엄마가 아무리 달래도 소용없었지, 그 매운맛이 가실 때까지 기다려야 했어.”“그걸 기억하시네요.”강지아가 말했다.간단한 몇 마디였고 특별히 뭐라고 하지 않았지만 최신애는 왠지 얼굴이 화끈거렸다.문을 들어서자 강지아는 긴장을 풀었다.이곳에 결국 들어오게 되다니... 평생 다시는 들어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하지만 옛말대로 매듭은 매듭을 묶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나는 게스트 룸에 있을게요.”강지아의 말에 최신애와 온혁진은 깜짝 놀랐다.“아, 아니. 네가 게스트 룸에 있으면 안 되지...”온유한이 말했다.“2층 방 좀 정리해 주세요.”게스트 룸이 2층에 있었기에 온유한은 당연히 그녀와 한 층에 있고 싶었다.강지아도 별말은 하지 않았다.최신애는 즉시 사람들을 시켜 2층에 있던 온유한 방 옆의 방을 강지아의 취향에 맞게 정리했다. 창고에 물건이 많았지만 하인들이 함께 움직여 30분 만에 강지아에게 아름답고 아늑한 방을 만들어줬다.강지아가 세수를 하기 위해 위층으로 올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84화

    연우의 생일 파티에는 강씨 가문의 친지들이 많이 참석했기에 강지아는 낯이 익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한동안 응대를 해야 했다.화장실에 가서 화장을 고친 뒤 손을 씻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 그녀의 허리를 꽉 잡았다.“누구야, 놔!”깜짝 놀란 강지아가 발로 그 사람을 밟으려 했다.이것은 장형준에게 배운 호신술이었다. 하이힐로 상대방의 발을 밟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호신술이었다.하지만 하이힐로 밟기 전에 강지아를 안고 있는 사람이 그녀의 귀에 대고 말했다.“나야.”온유한이였다.강지아는 움직이지 않았고 소리도 내지 않았다.온유한의 품과 몸에서 나는 냄새가 너무나 익숙했다.그에게 꽉 안겨 귀에서 들리는 그의 숨소리는 한 번 또 한 번 그녀의 심장을 강타했다.이제는 그가 두렵지 않다.하지만 완전히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심장은 여전히 두근거렸으며 몸은 본능적으로 저항하려 했지만 예전처럼 그를 보자마자 떨리는 것은 아니었다.“내 생각 안 했어? 지아야?”온유한의 물음에 강지아는 매우 평온하게 말했다.“생각했어.”그 대답에 온유한이 오히려 놀랐다.강지아가 놓아달라는 듯 온유한을 밀어내자 온유한도 그녀의 뜻대로 그녀를 놓아주었다.강지아가 말했다.“오늘 저녁에는 강씨 본가로 돌아갈 거야, 내일 오후에 데리러 와. 같이 온씨 저택으로 가자.”온유한은 또 한 번 놀랐다.“지아야,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니?”“알아, 우리 결혼했잖아. 같이 온씨 저택에 돌아가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쉽게 한 말 같지만 당연하지 않다...온유한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너는 온씨 저택에 갈 필요 없어. 우리 그냥 서울 캐슬에 살자. 그 집은 너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거야. 거기서 살면 편할 거야.”“아니, 온씨 저택으로 들어갈 거야.”강지아가 단호하게 말했다.강지아가 집에 들어와 살 거라는 소식을 들은 최신애는 마음속으로 거부감을 느꼈다.이제 강지아와 그녀의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한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83화

    “온씨 가문이 정말 예전 같지 않아, 작년에 많은 일이 일어나면서 태안 그룹의 평판도 영향을 받았지.”“그건 다 최신애가 자초한 일이야, 이제는 강씨 가문의 아가씨에게 아부하려고 하지만 강지아가 어디 쳐다보기라도 해?”“강 대표가 냉정하다고들 하지만 온씨 가문에게는 정말 잘해주네. 최신애가 예전에 강지아에게 어떻게 했는지 다들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데.”...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끔 귀에 들려오자 얼굴이 빨개진 최신애는 화가 나면서도 당황스러웠다.강지아도 몇 마디 들었지만 그냥 무시해 버렸다.“조카딸 생일 때문에 잠깐 돌아온 거야? 아니면 더는 안 나가는 거야?”화령의 물음에 강지아가 미소를 지었다.“내가 마치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말하네.”“그래, 넌 돌아다니기를 좋아하지 않아. 그냥 피하러 다니는 거지.”서원준이 다가오자 화령이 웃으며 말했다.“한 번 나가면 두 명 다 피할 수 있구나.”서원준은 여전히 건들거리는 모습이었다.“돌아왔어?”“응, 돌아왔어.”강지아가 동하민을 향해 손을 내젓자 동하민이 그녀의 가방을 가져왔다.화령이 농담으로 한마디 던졌다.“우리 강씨 가문의 아가씨가 선물 주는 버릇은 고치지 못했나 봐.”서원준도 웃었다.“나한테도 줄 선물이 있나 보네.”말투에는 비꼬는 기색이 없었다. 이미 마음을 놓은 건지 아니면 일부러 가볍게 보이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강지아는 이번에 브로치 선물을 준비했다. 남자 것과 여자 것은 당연히 달랐지만 모두 예뻤고 값비싼 것들이었다.“또 도매한 거야? 정성이 없네.”화령은 겉으로는 비난했지만 이미 브로치를 들고 가슴에 대어 보고 있었다. 입과 몸이 따로 노는 게 특징인가 보다.강지아가 말했다.“나에게 뭐라고 하지 마, 그동안 내가 얼마나 바빴는지 너도 알잖아.”화령이 콧방귀를 뀌었다.“바쁘겠지, 펀과 함께 전 세계를 돌아다니느라 얼마나 바빴겠어. 그래도 브로치가 내 미모와 잘 어울리니까 마음에 드네, 고마워.”말을 마친 화령은 선물과 잔을 들고 알아서 자리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82화

    강씨 가문과 온씨 가문의 가족 모임에 강홍식과 고세연은 초대받지 못했기에 참석하지 않았다.본가로 돌아오자 강홍식이 마당에 서서 강지찬과 강지아를 불효자식이라고 욕했지만 둘 다 아버지를 무시했다.강지아는 바로 자기 집 마당으로 돌아갔다.정유진은 강지아가 결혼식 날 왜 모른 척했는지 물어볼 줄 알았는데 돌아오는 내내 강지아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지아가 걱정돼.”강지찬은 아내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말했다.“걱정할 필요 없어. 본인도 속으로 알고 있을 거야. 서원준과 결혼하는 것보다 온유한과 결혼하는 게 낫다는 걸.”사실 강지아는 지금 서원준과 결혼하지 않은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무고한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그날 밤, 강지아는 화령과 동하민을 데리고 해외로 패션쇼를 보러 떠났다.에이프릴 홀.술을 좀 많이 마신 최의현은 옆에 있는 온유한의 어깨를 탁탁 치며 말했다.“친구야, 우리랑 술 마신 지 얼마나 됐지? 너 벌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온유한이 미소를 지으며 앞에 있는 술을 한 모금 마신 뒤 한 잔을 따라 강지찬을 향해 들었다.“지찬아, 내 잔도 받아줘.”강지찬은 온유한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나서야 잔을 들고 멀리서 살짝 부딪혔다.강씨 가문과 온씨 가문은 이렇게 화해했다.온씨 집안.최신애가 매우 불쾌해하며 거실에 앉아 한숨을 쉬자 신문을 보던 온혁진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졸리면 자러 들어가, 아들이 오늘 늦게 들어올 거야. 기다릴 필요 없어.”최신애는 또 한숨을 쉰 후 말했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 남들은 며느리를 들이면 기뻐서 날뛰는데 우리 집은 왜 이럴까요? 며느리에게 차 한 잔도 못 얻어 마시고 조상님보다 더 조상님 대접을 해줘야 하잖아요.”온혁진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누구를 탓하겠어? 당신이 불평할 자격이 있어? 경고하는데 이런 말 아들 앞에서 하지 마. 지아가 온씨 가문의 문턱도 안 들어오겠다고 해도, 평생 우리를 부모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해도, 당신은 아무 말도 할 자격이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81화

    강지아는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온유한을 잔뜩 경계하는 눈빛은 싸늘하기만 했다.온유한은 쟁반을 둥근 테이블 위에 놓으며 미소를 지었다.“지금 먹기 딱 좋으니까 얼른 와서 먹어.”온유한의 모습은 마치 두 사람 사이에 떨어져 있던 3년의 시간이 없었던 것처럼, 모든 것이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했다.강지아는 배가 고팠지만 가까이 가지 않았다.“알았어.”온유한은 항복하는 듯 말했다.“와서 밥 먹어, 나는 잘게.”말을 마친 온유한은 옆방 침실로 들어갔다.강지아는 여전히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있었다. 이 집이 완전히 그녀의 취향에 맞게 꾸며져 있다면 충전기도 그녀가 평소에 두던 곳에 있을 것이다.테이블 아래 서랍을 열자 아니나 다를까 충전기가 그 안에 있었다.밥을 먹은 뒤 방으로 돌아가 샤워를 한 강지아는 옷장을 열자마자 깜짝 놀랐다.옷장 안의 옷마저 그녀의 옷장에 있는 것들과 거의 똑같았기 때문이었다.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운 강지아는 잠들지 못할 줄 알았으나 새벽까지 깊이 잠들었다.천장을 바라본 강지아는 무력감이 들면서도 이런 자신이 믿기지 않았다.아래층 거실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는 온유한은 여전히 여유로운 모습이었다.조금이나마 덜 위험한 모습을 보이면 강지아의 경계심도 조금은 풀어지게 될 것이다.발걸음 소리를 들은 온유한은 신문을 가지런히 접어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아침 식사 준비됐어, 어서 와서 먹자.”말을 마친 뒤 주방으로 가서 밥과 반찬을 차렸다.집안일을 하는 온유한은 왠지 모르게 그녀의 눈길을 끌었다.아마도 잘생긴 남자는 무슨 일을 해도 멋져 보이는 법인가 보다.“얼른 와, 맛이 괜찮을 거야.”온유한이 기대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강지아는 순간 깨달았다. 이 집에 하인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데... 그렇다면 어제 저녁 식사와 오늘 아침 식사도 온유한이 준비한 것일까?마음이 너무 닫힌 탓인지 이에 대해서도 전혀 감동을 하지 못했다.감동은커녕 마음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안 먹을 거야, 좀 이따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80화

    결혼식 연회는 계속되었지만 결혼식이 아니라 친지 친구들 간의 대형 모임으로 변했다.강지찬은 받은 축의금은 모두 돌려줄 것이며 오늘 이 자리에 온 하객들은 맘 편히 먹고 마시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강지찬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을 때 장형준이 와서 보고했다.“대표님, 서원준 씨가 돌아왔습니다.”밖에 있는 서원준은 손에 있던 외투도 어디로 갔는지 없어졌고 넥타이도 매지 않았다. 입고 있던 셔츠도 헐렁해졌다.입구의 테이블에서 술병을 하나 집어 들고는 바닥에 쏟으며 안으로 걸어 들어온 그는 강지찬 앞에 다가와 술병을 위로 집어 들었다.장형준은 서원준이 혹시라도 폭력을 쓸까 봐 재빨리 강지찬 앞을 가로막았다.강지찬은 장형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비키라고 했다.“왜?”강지찬이 술병을 바라보며 묻자 서원준이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진작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던 거예요? 이날만 기다린 거예요?”강지찬은 솔직하게 말했다.“응, 예상했어.”“그래요, 그렇군요.”서원준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어 술을 한 모금 마셨다.하지만 강지찬에게 폭력을 쓰지 않았다.술병의 술을 다 마신 후, 그는 서연희를 데리고 호텔을 떠났다.성대한 결혼식이었지만 남자 측의 친지와 회사 동료들을 합쳐도 두 테이블밖에 되지 않았다.돌아가는 길, 두 모자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원준은 서연희를 집까지 바래다주었다.마당은 강지아가 전에 개조해 조금 변화가 있었다. 풀들이 제각각 자라던 마당이 강지아 덕분에 많이 질서정연해졌다.가을이 되었음에도 꽃들이 여전히 만발해 있었다.“지아가... 이제는 오지 않겠지?”서원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자기 어머니에게 물 한 잔을 가져다 주었다.서연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아들아, 지아의 오빠를 원망하지 마라. 오늘 이런 상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어. 지아의 마음속에 네가 없다는 것을.”한참 후, 서원준이 말했다.“알아.”주위 인테리어가 너무 익숙했던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79화

    온유한이 강지아를 거실 한가운데에 앉히자 강지아는 순간 멍해졌다.이 집은 온유한이 현채영에게 사 준 집이 아니었던가? 왜...“강지아 씨가 이 환경에서 안정감을 느낄 거라고 유한 씨가 그랬어요. 여기 있는 모든 물건들도 유한 씨가 직접 하나하나 주문 제작한 거고요. 어떤 물건들은 해외에서 들여온 거예요. 강지아 씨가 산 것과 같은 제품이에요. 온유한 씨가 겨우 찾아낸 거예요.”현채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강지아 씨가 이 집의 주인이에요. 나는 그냥 온유한 씨가 고용한 연기자일 뿐이에요. 오늘이 내 마지막 출연이 될 거예요.”강지아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두 사람, 그런 사이 아니었어요...?”“아니에요.”현채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온유한 씨의 마음속에 여자는 항상 강지아 씨뿐이에요. 이건 의심할 필요 없어요.”현채영은 프로페셔널하게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조용히 물러났다.집이 아주 넓었지만 강지아는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았다.“지아야, 마음에 들어?”온유한이 다시 그녀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강지아는 그 손을 뿌리쳤다.“내가 감동할 거라고 생각해? 감동하고 그다음에 같이 잘 살 거라고 생각해? 온유한, 인생이 장난이야? 책장을 넘기는 것처럼 모든 일이 쉽게 넘어갈 것 같아?”강지아는 돌아서서 걸어 나갔다.자리에 서 있는 온유한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리모컨을 눌렀다. 이내 열려 있던 대문이 서서히 닫혔다.“뭐 하는 거야? 나를 가두려고? 이것도 우리 오빠에게서 배운 거야?”강지아가 비웃으며 말하자 온유한은 다시 문을 열더니 그녀가 입고 있는 웨딩드레스를 가리켰다.“정말 그런 차림으로 강씨 본가에 돌아갈 거야? 그리고 지찬이와 형수님은 아직 호텔에 있어. 지아야, 일단 위층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한 다음 우리 다시 이야기하자.”강지아는 그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당장 오빠와 형수를 만나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기에 그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여기 위층이라고 해도 저택의 집과 똑같았기에 강지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78화

    “알았어! 그래! 내가 꺼질게! 강지아, 분명 나를 찾아와서 울 날이 있을 거야.”분노에 가득 찬 서원준은 외투를 벗고 흐트러진 머리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초라한 얼굴로 옷을 들고 사라졌다.강지아가 이제 막 숨을 돌리려는 순간, 누군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나를 방어하는 건 내가 혹시라도 서원준에게 해를 끼칠까 봐서야?”온유한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강지아는 더 이상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지아야, 네 마음속에 내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있었네.”강지아는 냉정한 얼굴로 온유한을 바라보았다.“그렇지 않아?”그러고는 온유한의 손을 뿌리치고 웨딩드레스를 들고 걸어 나갔다.하지만 몇 걸음 걷기도 전에 누군가가 그녀를 안아 들었다.“온유한, 뭐 하는 거야?”온유한은 그녀를 차 안에 앉혔다.차는 다시 출발했고 이번만큼은 온유한도 신호위반을 하지 않고 조용히 운전했다.하지만 차는 명도 빌딩이나 강씨 혹은 온씨 저택으로 향하지 않았다.“어디로 가는 거야?”“우리의 새집으로.”새집.만약 두 사람이 정말로 사랑하는 신혼부부였다면 이 말을 들은 그녀는 분명히 기대에 부풀었을 것이다.하지만 강지아는 그저 눈을 감았다.“강씨 본가로 돌아갈 거야.”온유한이 아무 말 없이 계속 운전하자 강지아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말해도 소용없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차는 마침내 고급 빌라 단지로 들어섰다.강지아는 이곳을 잘 알고 있었다. 온유한이 여기에 수십억 원짜리 집을 현채영에게 사줬다. 당시 이 소식을 들은 화령은 너무 부러워했다.“여기로 와서 뭐 하려고?”“도착하면 알게 될 거야.”차는 한 대형 빌라로 들어섰다.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마당에 현채영이 서 있는 것을 본 강지아는 말문이 막혔다.온유한은 대체 뭘 하려는 걸까?옛 애인과 새 애인을 양손에 끼고 노는 걸 보여주려는 건가?“지아야, 내려.”온유한이 차 문을 열더니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강지아는 그저 황당하다는 생각뿐이었다.“내려가서 뭐 하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