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씨 가문, 별장 안.“뭐? 동강 부두에서 유씨네 물건을 돌려주고 우리 물건도 유씨한테 줬다고? ”이 일을 들은 송시후는 화가 치솟았다.“위대헌 이 새끼! ”그는 바로 위대헌한테 전화를 걸어 욕을 퍼부었다.“돈을 받았으면 일을 해야지, 내 물건까지 압수해? ”그는 원래 이 일을 핑계로 유씨네를 압박하여 유효진더러 사과하러 오게 하여 그녀를 손아귀에 넣으려 했었다.유효진이 싫다 하더라도 유씨네 사람들이 그녀를 데리고 왔을 것이다.하지만 유씨 가문에는 문제가 전혀 생기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물건에 문제가 생기다니?이런 손해를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송시후는 꼭 위대헌을 향해 책임을 물어야 했다.“내 일인데 네가 왜 간섭이야! 동강 부두에서 다시는 널 환영하지 않겠으니 우리 관계도 여기까지 하자! ”위대헌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송씨네가 4대 명문가가 아니었다면 그는 바로 욕을 퍼부었을 것이다.물건을 압수한 것 때문에 그의 부하 몇십 명이 상처를 입어 아직까지 병원에 누워 있었다.자기 자신도 생명을 잃을 뻔 했고 얼굴에도 멍이 들었다.그야말로 손해가 엄청났다!모두 송시후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송시후의 책임을 찾지도 않았는데 상대방이 먼저 그의 죄를 물어보다니!“김병훈 형님의 뜻이니까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형님 찾으러 가던가! ”말을 끝난 위대헌은 전화를 끊었다.“뭐? 동강 부두에서 나랑 합작을 끊는다고? ”송시후는 열이 받아 말도 안 나왔다.송씨가 남과 연을 끊는 일은 있었지 다른 이의 블랙 리스트에 오르는 건 처음이었다.“김병훈 이 새끼! ”송시후은 욕을 퍼부으며 김병훈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김병훈은 계속 전화를 받지 않더니 마지막엔 아예 끊어버렸다.“강도 같은 새끼! ”송시후는 분노에 얼굴이 일그러져 휴대폰을 박살냈다.하지만 아무리 화가 나도 어쩔 수가 없었다!그는 용호파의 오른팔이고 송씨 따위는 무서워하지도 않았다.용호파에는 고수가 많았고 김병훈 역시 싸움에 아주 능하여 송시후는 방법이 아예 없었다.“임
”날 도와준다고? 왜? ”송시후는 계산적으로 생각을 했다.이 사람은 실력이 아주 대단해 보였고 자신의 명령을 따를 수 있다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때 가서 용호파 역시 그를 막을 수가 없을 것이다!“그건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 그냥 날 신으로 생각해. ”“암튼 한 달 동안 네가 처리할 수 없는 것들을 내가 해결해주마. ”휘영은 그를 깔보며 오만하게 입을 열었다.그는 위의 명령을 따라 송시후를 도와 임찬혁을 죽이는 임무를 받았다. 임무를 끝내면 그는 떠날 수가 있었다.“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슨 요구든 말만 하세요, 제가 만족해 들이겠습니다! ”송시후는 희열에 가득찼다.자산으로 따지면 송씨가 경주 4대 명문가의 일인자인데 이런 고수까지 자신의 편에 있으니 경주를 차지하는 것 역시 가능한 일이었다!보잘 것 없는 유씨 가문과 임찬혁을 더 말할 것도 없고.용강 별장.이향이 떠난 후 유설진 역시 떠났다.이틀 후면 유씨 할아버지의 칠순잔치라 준비할 일이 많았다.임찬혁은 유효진 그리고 연우와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다.“아빠, 어제는 엄마랑 동생 만들어줬어? ”연우는 입에 빵을 물고 고개를 까닥이며 임찬혁을 바라보았다.그는 아버지를 위해서 아주 힘을 많이 쓰고있었다.둘이서 일을 끝낼 수만 있다면 자신도 들킬 염려가 없었다.임찬혁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멍하니 있었다.어제 그는 침대에 올라가지도 않았다.“연우야! ”유효진은 연우를 한눈 쳐다보더니 말했다.“이건 애기가 관심해야 할 일이 아니야, 알겠어? ”이 말에 연우는 울상을 지었다.“엄마 연우 안 사랑하는 거야? 연우가 아픈데 계속 나무라고… ”이 모습에 마음이 아파진 유효진은 연우의 머리를 쓰담았다.“나무란 거 아니야, 너무 슬퍼하지 마! ”연우의 밝은 눈엔 능글함이 묻어있었다.“그럼 엄마랑 아빠랑 나한테 귀여운 동생 하나 낳아주면 안돼? 나 혼자서 너무 외롭단 말이야! 누가 나랑 같이 놀아주면 나도 빨리 나아질텐데! ”유효진도 연우가 임찬혁을
밥을 먹은 유효진은 회사로 가고 임찬혁 역시 네비게이션을 켜서 휘연 홀의 위치를 찾아보고 거리를 짐작하려 했다.갑자기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양금희가 걸려 온 전화였다.저번에 옷을 사면서 양금희를 만났었다.그의 도움으로 양금희는 현재 점장의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시간 있으면 같아 밥을 먹자고 했었다.이 일 때문인가?“임찬혁, 오늘 시간 있어? 동창모임이 있는데 같이 가자! ”전화 너머에는 양금희의 맑은 소리가 울렸다.“미안 금희야, 오늘 일이 있어서 동창모임은 못 갈 것 같아, 너희들끼리 잘 놀아.”임찬혁은 이런 동창 모임에 관심이 없었다. 잘 지내는 사람들끼리 비교하며 자랑하는 장소일 뿐이었다.진짜로 사이가 좋은 사람들끼리는 사적으로 모임을 하곤 했다.“좀 있으면 휘연 레스토랑에서 시작하는데 같이 가서 얼굴이나 보자. ”양금희는 약간 기대스러운 말투였다.“휘연 레스토랑? ”임찬혁은 의외였다. 마침 그 곳에서 경매를 참가하러 가는데 같은 곳일 줄이야.“그래! 조성아의 부탁을 이미 들어줘서 갈 수 밖에 없는데 왕현이 계속 날 좋아하고 있어서. ”“혹시 내 남친인 척 같이 가 줄 수 있는지 해서. ”“제발, 같이 가 줘라! ”양금희의 말투에는 약간의 애교가 섞여있었다.임찬혁은 양금희가 이런 모습이 있는지 몰랐다.“그래, 같이 가줄게 그럼. ”어차피 시간이 돼서 그는 그녀의 부탁을 응했다.“어딨는데? 내가 택시 타고 데리러 갈게. ”양근희는 아주 기쁜 듯 했다.“나 용강 별장… ”전화를 끊은 임찬혁은 준비를 끝내고 문을 나섰다.“아빠! 연우 치킨 먹고 싶은데 올 때 치킨 사주면 안 돼? ”연우는 허공에 대고 임찬혁한테 손키스를 날렸다.평소에 윤효진은 이런 음식을 사주지 않았다.“치킨 많이 먹으면 안 좋아. 엄마 말 듣고 먹지 말자. ”임찬혁은 유효진이 엄격히 요구해서 연우가 몰래 사오라는 걸 알아챘다.“싫어! 먹고 싶단 말이야! ”연우는 발을 동동 구르더니 사나운 척을 했다.“아빠도 엄마 무서워 해? 아빠 공처
졸업 후 몇 년 사이에 양금희는 더 예뻐졌고 옷 스타일도 학창시절보다 더 대담하고 섹시해졌다.“여기 살아? 여기 부자들만 사는 데라 별장마다 십억 백억는 넘는데! ”양금희가 궁금해서 물었다.저번에 임찬혁이 1억짜리 옷을 사서 그녀를 많이 놀래켰었다. 임찬혁이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이렇게 고급진 곳에 살 줄은 몰랐다.“응. ”임찬혁은 별 말 안하고 고개만 끄덕였다.“맞다, 이거 줄게! ”양금희는 가방안에서 작은 손수건을 꺼내 임찬혁에게 건넸다.손수건에는 예쁜 도안이 수놓아져 있었고 연한 향기를 풍기고 있었으며 아주 부드러웠다.“내가 학창시절 때 만들어 준 건데 계속 줄 기회가 없어서 지금 주려고. ”양금희의 얼굴이 발그스레 달아올랐다.학교에 있을 때부터 그녀는 임찬혁을 짝사랑하고 있었지만 고백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고는 5년이 훌쩍 지났으니 이제 그녀는 용기를 내어볼 예정이다.“손수건 예쁘네, 고마워. ”상대방이 손수 만든 거라니까 임찬혁도 받아들였다.그들은 곧 휘연 레스토랑에 도착했다.휘연 레스토랑은 십몇층 된 높은 빌딩인데 여러 오락을 한 곳에 모은 곳이었다. 인테리어는 복고풍으로 용과 봉황이 새겨져 옛날 시대의 여운이 담겨있었다.입구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장사가 매우 잘 됬다.임찬혁이 들어가려는 찰나 휴대폰이 다시 울려졌다.낯선 번호였다.임찬혁이 전화를 받으니 그쪽에서 두터운 목소리가 공경스럽세 울렸다.“지존, 저 양운호입니다. 제가 휘연 레스토랑에 연회를 열어드리고 싶은데, 언제 시간이 되실까요? ”휘연 레스토랑은 워낙 경주에서 유명한 곳이고 김병훈의 산업이라 용호파의 크고작은 연회는 모두 여기서 열렸다.“나 지금 바로 휘연에 있는데 편하면 잠시후에 한번 만나죠. ”임찬혁은 담담하게 말했다.상대방이 아무래도 용호파의 일인자이자 경주 지하세력의 왕인데 한 번은 만나야 했다.“공교롭군요, 저 지금 천자 룸에 있습니다. 혹시 어느 룸에 계시죠? 제가 마중나가겠습니다. ”양운호는 다소 흥분해보였다.“됐어,
”백년 묵은 술?”김성태는 의아한 듯 되물었다.“우리 레스토랑의 대표 술인데 그걸 가져온다고요? ”김성태는 순간 잘 못 들은 줄 알았다.예전에 시장님이 오셔서 밥을 먹어도 그 술을 가져오진 않았었다.“두말 말고 빨리 가! ”“대용문파의 지존이란 말이야! 잘 못 했다가는 우리 온 집안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어. ”김병훈은 단칼에 말했다.대용문파 지존?김병훈의 눈거풀이 떨려왔다.김성태도 대용문파의 지존을 들은 적이 있다. 양운호가 경주 지하세력의 왕이라면 대용문파 지존은 바로 용국의 지하세력의 왕이었다!세상에 이 대인물이 휘연 레스토랑에 와서 밥을 먹는다니?“알겠어요, 바로 가져오겠습니다! ”김성태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는 임찬혁의 일을 먼저 관두고 창고로 갔다.임찬혁! 내가 대용문파 지존과 친분을 쌓으면, 그때 넌 날 반항할 용기도 없을 걸!그때가서 다시 널 처리해버리지!김성태는 콧웃음을 쳤다.대용문파 지존과 친분이 쌓이면 김씨의 지위는 대거 올라갈 것이다.4대 명문가, 유씨 가문 모두 그의 발밑에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상상도 못했다, 대용문파의 지존이 바로 그가 처리하려 할 임찬혁인지…웨이터의 리드하에 임찬혁은 천자 룸 앞에 도착했다.그곳에는 보디가드가 두 줄로 기다리고 있었다.제일 앞에는 두 사람이 서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임찬혁이 익숙한 아침에 방금 봤던 김병훈이었다.다른 한 남자는 쉰이 넘어보였고 커다란 체격에서 사나운 기운이 느껴졌다.김병훈도 아주 기세등등해 보였는데 그 사람과는 비교도 안 됐다.“양운호입니다, 지존님! ”임찬혁을 본 그는 바로 무릎을 꿇더니 손을 합쳐 큰 절을 헀다.이 사람이 바로 경주 지하세력의 왕, 용호파의 일인자 양운호였다!“일어나시죠. ”임찬혁은 손을 들어 그더러 일어나라 하고는 사람들의 관심속에 룸으로 들어갔다.양운호는 직접 임찬혁에게 의자를 빼주고는 제일 중간자리에 앉혔다.“지존께서 경주에 오셔서 너무 환영합니다. 무슨 일이든 시키시면 저희 용호파 전체가 힘을 합쳐
김성태는 바로 문 밖에 대고 소리쳤다.“이 사람 잡아! ”“그만! ”양운호는 너무 놀라서 어쩔 바를 몰라 했다.지금 대용문파의 지존을 잡으려 하다니?“김성태, 죽을래? ”양운호는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형님, 이 새끼 가난뱅이예요. 방금 감옥에서 나와서 지금 여기 와서 사기치는 거라고요! ”“제가 내쫓겠습니다. 아님 잠시후에 지존님이랑 마주치면 곤란합니다. ”말을 끝낸 김성태는 다시 한번 보디가드를 향해 소리쳤다.“어서 이 자식 잡아! ”“개새끼! ”김병훈은 김성태에게 뺨을 세게 날려 의자와 같이 무너뜨렸다.“삼촌, 왜 저 때리는 거예요? ”“이 자식이 절 때렸단 말이예요, 빨리 이 새끼 죽어라 패주세요! ”김성태는 너무 억울한 나머지 김병훈을 향해 소리쳤다.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삼촌이 남을 도와 자신을 때리는지 몰랐다.“멍청한 새끼! 이 분이 대용문파 지존이셔! ”“패주기는 무슨, 널 죽여도 너의 영광이라 여겨야지! ”김병훈은 이 멍청한 조카가 또 말실수를 할까봐 급급히 임찬혁의 신분을 까발렸다.“뭐라고? ”“쟤가 대용문파 지존이라고? ”김성태는 너무 경악한 나머지 삽시에 머리가 어질어질해났다. 순간 잘 못 들은 줄 알았다.처음에 임찬혁과 충돌이 일어난 뒤 그는 조사를 해봤지만 임찬혁은 방금 금옥에서 나와 아무런 배경도 없었기에 대용문파의 지존일 줄은 정말로 몰랐다.“멍청한 놈! 어서 지존님께 머리 박고 사과해! ”김병훈은 다시 호통을 쳤다. 그는 조카가 해결하려는 사람이 임찬혁일 줄은 몰랐다!다행히도 그가 지존을 미리 알아봐서 그만이지 모르는 상황하에 지존과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면 결과는 더 참혹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도 상황이 좋지가 않았다!조카가 지존을 몰라봤으니 지존이 화를 내면 자신은 물론이고 유씨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지존님! 당신의 명령 한마디면 제가 바로 이 자식을 죽여주겠습니다! ”김병훈은 김성태를 희생하여 자신과 유씨 가문을 지킬 생각이었다.아니면 지존이 화가 났다가는 후과를 상상
”따르릉… ”이때 양금희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다 끝나가? 사람들 거의 다 왔는데. ”전화 그쪽에서 양금희의 달콤한 목소리가 들렸다.“바로 갈게. ”전화를 끊은 임찬혁은 양운호를 향해 말했다.“난 아직 밥 먹으로 가야 하니까 무슨 일 있으면 다시 찾겠습니다. ”“그리고 제 신분은 말하고 다니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양운호는 바로 일어나 허리를 굽신하며 임찬혁을 문앞까지 데려다 주었다.임찬혁이 떠난 후 그는 아직 못 마신 백년 묵은 술을 발견했다.그는 웨이터를 불러 술을 건네주며 당부했다.“이 술 다시 포장해서 임찬혁 씨가 계시는 룸에 가져다 줘. ”…“똑똑! ”임찬혁은 양금희가 준 룸의 문을 노크하며 들어갔다.룸에는 이미 예전의 동찬들이 가득 앉아있었다.양금희, 왕현 그리고 양금희의 친구 조성아 등 사람들이 모두 와있었다.“임찬혁 왔네! 어서 일로 와. ”왕현이 술을 계속 양금희에게 권하던 참이었다. 양금희는 임찬혁을 보더니 빨리 다가와 그와 팔짱을 끼며 자신의 자리 옆으로 데려갔다.그녀의 이 행동에 기분이 나빠진 왕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임찬혁? 누가 너보고 오라 했어. 오늘은 내가 사니까 니가 앉을 자리는 없어. ”브랜드 슈트를 입은 왕현이 불쾌하게 일어섰다.왕현의 집에는 슈퍼마켓 체인점을 열고 있는데 몸가가 백억은 넘어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돈이 제일 많은 편이었다.학창시절부터 그는 임찬혁과 관계가 나빴다.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를 아부하며 그를 형님으로 대했는데 유독 임찬혁은 그를 무시했고 심지어 그와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그가 이번 동창모임을 주선한 이유도 양금희를 제 여자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방금 사람들의 야유하에 양금희는 그와 같이 앉게 되었는데 임찬혁이 오자마 양금희는 그를 버리고 임찬혁을 마중하러 나갔다니!계속 양금희에게 잘 보이던 그마저 이런 대우가 없었는데 임찬혁이 뭐라고!“임찬혁은 내가 부른거야. 싫으면 나도 임찬혁이랑 같이 나갈게! ”말을 마친 양금희는 임찬혁과
화장을 짙게 한 몇몇 여자들은 심지어 왕현의 몸을 타고 오르려 했다.하지만 양금희에 비해 그녀들은 몸매나 얼굴이나 매력까지 너무 별로라서 왕현의 관심을 얻을 수가 없었다. 왕현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너네 너무하다! ”“다들 동창인데 꼭 이래야 해? ”양금희는 콧웃음을 치더니 화를 내며 말했다.“나도 금희가 부른 게 아니었으면 안 왔을 텐데. 니네가 이러 꼴이었으면 내가 진작에 금희를 천자 룸에 초재해서 밥 먹었을 거야. ”임찬혁은 하찮은 듯 그들을 바라보았다.양운호가 시킨 반찬들은 하나하나 몇 십 만원 짜리였는데 그에 비해서 왕현이 시킨 반찬들은 길거리음식에 불과했다.“거짓말도 적당히 해야지! 네가 어떻게 천자 룸에 들어가? ”왕현은 새빨간 거짓말을 들은 듯 불신이 가득했다.“자랑도 유분수지. 천자 룸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야, 몰랐어? ”“감옥에 5년동안 있으면서 정신병이라도 옮았나, 자기가 얼마나 대단한 줄 아나봐. 진짜 웃겨! ”룸 안에는 비웃는 소리가 가득했다.양금희도 어색한 웃음을 띄었다. 다들 알듯이, 천자 룸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그녀도 어떻게 임찬혁을 도와줘야 할지 몰랐다.“됐어! 임찬혁도 분위기 띄우려고 장난을 쳐본거지. 왜 이렇게 정색해 다들? ”이때 조성아가 일어나서 분위기를 진정시켰다.양금희는 그녀의 친한 친구인데 임찬혁이 난처해지면 양금희도 피해를 입을 것이다.조성아는 양금희처럼 예쁘진 앉지만 그래도 반에서는 예쁜 편이고 집에 돈도 많아 그녀의 말을 듣자 다들 입을 닫고 조용해졌다.“똑똑! ”이때 노크소리가 다시 들리더니 웨이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저희 사장님께서 여기 계신 귀한 손님 한 분을 위한 저희 레스토랑의 대표적인 백년 묵은 술입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웨이터는 술을 놔두고 떠났다.삽시에 룸 안에는 숨 죽인 듯 고요해졌다.모두들 믿기지가 않은 듯 눈을 크게 뜨며 소문이 파다한 이 술을 쳐다봤다.이 술은 시장님도 마셔보지 못한 술이었는데 휘연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