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묵은 술?”김성태는 의아한 듯 되물었다.“우리 레스토랑의 대표 술인데 그걸 가져온다고요? ”김성태는 순간 잘 못 들은 줄 알았다.예전에 시장님이 오셔서 밥을 먹어도 그 술을 가져오진 않았었다.“두말 말고 빨리 가! ”“대용문파의 지존이란 말이야! 잘 못 했다가는 우리 온 집안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어. ”김병훈은 단칼에 말했다.대용문파 지존?김병훈의 눈거풀이 떨려왔다.김성태도 대용문파의 지존을 들은 적이 있다. 양운호가 경주 지하세력의 왕이라면 대용문파 지존은 바로 용국의 지하세력의 왕이었다!세상에 이 대인물이 휘연 레스토랑에 와서 밥을 먹는다니?“알겠어요, 바로 가져오겠습니다! ”김성태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는 임찬혁의 일을 먼저 관두고 창고로 갔다.임찬혁! 내가 대용문파 지존과 친분을 쌓으면, 그때 넌 날 반항할 용기도 없을 걸!그때가서 다시 널 처리해버리지!김성태는 콧웃음을 쳤다.대용문파 지존과 친분이 쌓이면 김씨의 지위는 대거 올라갈 것이다.4대 명문가, 유씨 가문 모두 그의 발밑에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상상도 못했다, 대용문파의 지존이 바로 그가 처리하려 할 임찬혁인지…웨이터의 리드하에 임찬혁은 천자 룸 앞에 도착했다.그곳에는 보디가드가 두 줄로 기다리고 있었다.제일 앞에는 두 사람이 서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임찬혁이 익숙한 아침에 방금 봤던 김병훈이었다.다른 한 남자는 쉰이 넘어보였고 커다란 체격에서 사나운 기운이 느껴졌다.김병훈도 아주 기세등등해 보였는데 그 사람과는 비교도 안 됐다.“양운호입니다, 지존님! ”임찬혁을 본 그는 바로 무릎을 꿇더니 손을 합쳐 큰 절을 헀다.이 사람이 바로 경주 지하세력의 왕, 용호파의 일인자 양운호였다!“일어나시죠. ”임찬혁은 손을 들어 그더러 일어나라 하고는 사람들의 관심속에 룸으로 들어갔다.양운호는 직접 임찬혁에게 의자를 빼주고는 제일 중간자리에 앉혔다.“지존께서 경주에 오셔서 너무 환영합니다. 무슨 일이든 시키시면 저희 용호파 전체가 힘을 합쳐
김성태는 바로 문 밖에 대고 소리쳤다.“이 사람 잡아! ”“그만! ”양운호는 너무 놀라서 어쩔 바를 몰라 했다.지금 대용문파의 지존을 잡으려 하다니?“김성태, 죽을래? ”양운호는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형님, 이 새끼 가난뱅이예요. 방금 감옥에서 나와서 지금 여기 와서 사기치는 거라고요! ”“제가 내쫓겠습니다. 아님 잠시후에 지존님이랑 마주치면 곤란합니다. ”말을 끝낸 김성태는 다시 한번 보디가드를 향해 소리쳤다.“어서 이 자식 잡아! ”“개새끼! ”김병훈은 김성태에게 뺨을 세게 날려 의자와 같이 무너뜨렸다.“삼촌, 왜 저 때리는 거예요? ”“이 자식이 절 때렸단 말이예요, 빨리 이 새끼 죽어라 패주세요! ”김성태는 너무 억울한 나머지 김병훈을 향해 소리쳤다.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삼촌이 남을 도와 자신을 때리는지 몰랐다.“멍청한 새끼! 이 분이 대용문파 지존이셔! ”“패주기는 무슨, 널 죽여도 너의 영광이라 여겨야지! ”김병훈은 이 멍청한 조카가 또 말실수를 할까봐 급급히 임찬혁의 신분을 까발렸다.“뭐라고? ”“쟤가 대용문파 지존이라고? ”김성태는 너무 경악한 나머지 삽시에 머리가 어질어질해났다. 순간 잘 못 들은 줄 알았다.처음에 임찬혁과 충돌이 일어난 뒤 그는 조사를 해봤지만 임찬혁은 방금 금옥에서 나와 아무런 배경도 없었기에 대용문파의 지존일 줄은 정말로 몰랐다.“멍청한 놈! 어서 지존님께 머리 박고 사과해! ”김병훈은 다시 호통을 쳤다. 그는 조카가 해결하려는 사람이 임찬혁일 줄은 몰랐다!다행히도 그가 지존을 미리 알아봐서 그만이지 모르는 상황하에 지존과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면 결과는 더 참혹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도 상황이 좋지가 않았다!조카가 지존을 몰라봤으니 지존이 화를 내면 자신은 물론이고 유씨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지존님! 당신의 명령 한마디면 제가 바로 이 자식을 죽여주겠습니다! ”김병훈은 김성태를 희생하여 자신과 유씨 가문을 지킬 생각이었다.아니면 지존이 화가 났다가는 후과를 상상
”따르릉… ”이때 양금희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다 끝나가? 사람들 거의 다 왔는데. ”전화 그쪽에서 양금희의 달콤한 목소리가 들렸다.“바로 갈게. ”전화를 끊은 임찬혁은 양운호를 향해 말했다.“난 아직 밥 먹으로 가야 하니까 무슨 일 있으면 다시 찾겠습니다. ”“그리고 제 신분은 말하고 다니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양운호는 바로 일어나 허리를 굽신하며 임찬혁을 문앞까지 데려다 주었다.임찬혁이 떠난 후 그는 아직 못 마신 백년 묵은 술을 발견했다.그는 웨이터를 불러 술을 건네주며 당부했다.“이 술 다시 포장해서 임찬혁 씨가 계시는 룸에 가져다 줘. ”…“똑똑! ”임찬혁은 양금희가 준 룸의 문을 노크하며 들어갔다.룸에는 이미 예전의 동찬들이 가득 앉아있었다.양금희, 왕현 그리고 양금희의 친구 조성아 등 사람들이 모두 와있었다.“임찬혁 왔네! 어서 일로 와. ”왕현이 술을 계속 양금희에게 권하던 참이었다. 양금희는 임찬혁을 보더니 빨리 다가와 그와 팔짱을 끼며 자신의 자리 옆으로 데려갔다.그녀의 이 행동에 기분이 나빠진 왕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임찬혁? 누가 너보고 오라 했어. 오늘은 내가 사니까 니가 앉을 자리는 없어. ”브랜드 슈트를 입은 왕현이 불쾌하게 일어섰다.왕현의 집에는 슈퍼마켓 체인점을 열고 있는데 몸가가 백억은 넘어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돈이 제일 많은 편이었다.학창시절부터 그는 임찬혁과 관계가 나빴다.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를 아부하며 그를 형님으로 대했는데 유독 임찬혁은 그를 무시했고 심지어 그와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그가 이번 동창모임을 주선한 이유도 양금희를 제 여자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방금 사람들의 야유하에 양금희는 그와 같이 앉게 되었는데 임찬혁이 오자마 양금희는 그를 버리고 임찬혁을 마중하러 나갔다니!계속 양금희에게 잘 보이던 그마저 이런 대우가 없었는데 임찬혁이 뭐라고!“임찬혁은 내가 부른거야. 싫으면 나도 임찬혁이랑 같이 나갈게! ”말을 마친 양금희는 임찬혁과
화장을 짙게 한 몇몇 여자들은 심지어 왕현의 몸을 타고 오르려 했다.하지만 양금희에 비해 그녀들은 몸매나 얼굴이나 매력까지 너무 별로라서 왕현의 관심을 얻을 수가 없었다. 왕현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너네 너무하다! ”“다들 동창인데 꼭 이래야 해? ”양금희는 콧웃음을 치더니 화를 내며 말했다.“나도 금희가 부른 게 아니었으면 안 왔을 텐데. 니네가 이러 꼴이었으면 내가 진작에 금희를 천자 룸에 초재해서 밥 먹었을 거야. ”임찬혁은 하찮은 듯 그들을 바라보았다.양운호가 시킨 반찬들은 하나하나 몇 십 만원 짜리였는데 그에 비해서 왕현이 시킨 반찬들은 길거리음식에 불과했다.“거짓말도 적당히 해야지! 네가 어떻게 천자 룸에 들어가? ”왕현은 새빨간 거짓말을 들은 듯 불신이 가득했다.“자랑도 유분수지. 천자 룸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야, 몰랐어? ”“감옥에 5년동안 있으면서 정신병이라도 옮았나, 자기가 얼마나 대단한 줄 아나봐. 진짜 웃겨! ”룸 안에는 비웃는 소리가 가득했다.양금희도 어색한 웃음을 띄었다. 다들 알듯이, 천자 룸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그녀도 어떻게 임찬혁을 도와줘야 할지 몰랐다.“됐어! 임찬혁도 분위기 띄우려고 장난을 쳐본거지. 왜 이렇게 정색해 다들? ”이때 조성아가 일어나서 분위기를 진정시켰다.양금희는 그녀의 친한 친구인데 임찬혁이 난처해지면 양금희도 피해를 입을 것이다.조성아는 양금희처럼 예쁘진 앉지만 그래도 반에서는 예쁜 편이고 집에 돈도 많아 그녀의 말을 듣자 다들 입을 닫고 조용해졌다.“똑똑! ”이때 노크소리가 다시 들리더니 웨이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저희 사장님께서 여기 계신 귀한 손님 한 분을 위한 저희 레스토랑의 대표적인 백년 묵은 술입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웨이터는 술을 놔두고 떠났다.삽시에 룸 안에는 숨 죽인 듯 고요해졌다.모두들 믿기지가 않은 듯 눈을 크게 뜨며 소문이 파다한 이 술을 쳐다봤다.이 술은 시장님도 마셔보지 못한 술이었는데 휘연
”나한테 주는 게 아니면 설마 너한테 주는 거겠니? ”왕현은 차갑게 웃었다.“김성태가 나한테 실수한 게 있어서 사죄의 선물로 술을 준거야. ”임찬혁을 말했다.“너 진짜 망상증 말기구나, 빨리 정신병원이나 들어가지 그래! ”왕현은 호통을 쳤다.한창 사람들의 부러움을 즐기면서 오늘 양금희와의 데이트를 생각중이었는데 하필 임찬혁이 미운 말을 하니 그렇게 꼴 보기 싫을 수가 없었다.“이 술이 김씨 도련님이 사죄의 선물로 준 거라며! 그럼 도련님 불러서 같이 술이라도 마시던가! ”“몇 억의 술도 줄 수 있는데 같이 와서 마시는 건 어렵지 안겠지? ”다른 한 남자도 비꼬는 듯 말했다.다른 사람들도 웃음거리를 찾은 듯 쳐다봤다. 그들은 임찬혁이 큰소리를 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믿고말고. 나한테 실수해서 내가 손발을 다 부러트렸거든. 지금 휠체어에 앉아있어서 오기 불편할 걸. ”임찬혁은 개의치 않은 듯 말했다.“딱 보니 전화는 못하겠네. 내 전화 한통이면 올걸? ”왕현은 득의양양해서 김성태한테 전화를 걸었다.“누구야? ”전화너머는 김성태의 짜증이 묻은 소리었다.“도련님, 접니다, 왕현! ”왕현은 얼굴에 웃음이 만개했다.“백년 묵은 술 감사합니다! 시간 있으면 와서 한 잔 하시죠! ”“이 새끼가… ”김성태한테 왕현은 보잘 것 없는 사람에 불과했다. 그가 욕을 퍼부으려는 순간 백년 묵은 술이란 걸 듣고 욕을 삼켰다.“66번 룸이야? ”김성태는 바로 물었다.“맞습니다, 도련님을 알고 싶은 친구들이 있어서요! ”왕현은 계속해서 말했다.“왕씨 도련님이군요. 진작에 같이 한번 먹고 싶었어요, 바로 가겟습니다! ”김성태의 말투가 갑자기 공경해지며 왕현의 요구에 즉각 응했다.왕현이 보잘 것 없을 지라도 66번 룸에 있으면 말이 달라졌다!왜냐면 지존께서 현재 66번 룸에서 친구랑 밥을 먹고 있기 때문이다!그럼 왕현도 지존의 친구인데 어찌 막 대할 수가 있을가?그의 말투를 들은 사람들도 왕현이 그 귀한 손님임을 더 확신했다.“들
임찬혁의 친구들을 상대로 김승태는 평소의 고고한 자태를 내려놓았다.한쪽에 앉아있는 임찬혁은 술을 입에 대지도 않았는데 김승태는 의아했지만 감히 물을 용기가 없었다.아마 술이 땡기지 않는가 보다.“이렇게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레스토랑 몇 군데 더 오픈했다고 들었는데 식자재 공급업체는 찾으셨어요?”“저희 집안이 프랜차이즈 마켓을 운영하고 있잖아요. 혹시 가능하시면 식자재를 공급해 드리고 싶은데, 어떠세요?”김승태의 겸손한 태도에 왕현은 바로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아! 그래. 오늘부터 식자재는 내가 다 책임지도록 하지.”김승태는 통쾌하게 승낙했다. 지존의 친구와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은 그의 영광이다.김승태가 왕현의 체면을 세워주자 사람들은 모두 왕현을 우러러보았다.하지만 양금희는 왠지 걱정이 앞섰다.왕현이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라면, 아까 임찬혁과 불쾌한 일이 생겼으니 반드시 보복할 것이다.아니나 다를까.왕현은 임찬혁에게 삐딱한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승태 도련님, 여기 아주 얄미운 자식이 하나 있어요. 감히 천자 룸에서 식사했다고 하더군요.”“게다가 승태 도련님이 자기를 건드리고 결국 휠체어를 타게 됐다며 허풍을 떨더니 이 100년 된 마오타이주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저런 안하무인에 오만방자한 놈은 반드시 혼내서 길거리에 던져버려야 해요. 아니면 남들이 승태 도련님을 어떻게 생각하겠어요?”왕현은 거만한 태도로 임찬혁을 가리키며 말했다.“설마 저기 저 사람 말하는 거야?”김승태는 저도 몰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친구 아니었어?”“친구는 개뿔! 저 자식 옥살이하다가 나온 전과자에요. 맨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거지행세를 하는데 친구일 리가 있겠어요?”왕현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승태 도련님. 절대 친구라고 오해하시고 봐주시면 안 돼요. 아주 따끔하게 혼내주세요.”“미친새끼!”김승태는 갑자기 술병을 들어 왕현의 머리통을 향해 휘둘렀다.순간 술과 피가 한데 섞여 왕현의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
그중에서도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은 바로 당사자인 왕현이다.그는 임찬혁을 그저 돈도 없고 백도 없고 심지어 여자친구한테까지 차인 전과자라고 생각해 함부로 밟아도 되는 줄 알았다.그런데 아무리 돈이 많아도 들어갈 수 없는 천자 룸에 임찬혁이 들어갔다니.게다가 시장도 마실 수 없는 귀한 마오타이주를 임찬혁에게 바쳤다니.심지어 김승태가 그들과 겸상을 한 것도 그들이 임찬혁의 친구라고 착각했기 때문이다.왕현은 후회막급했다.임찬혁의 신분을 알았더라면 절대 무례하게 굴지 않았을 텐데......“이 술 3억이야. 임찬혁 씨가 마신 술이 아니니 계산은 네가 해.”김승태는 왕현이 거절할 수 없게 쐐기를 박았다.“네? 근데...... 저한테 그렇게 큰돈이 어딨겠어요.”왕현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려버렸다.집안 총자산을 합쳐도 겨우 20억에 불과한데 3억을 내놓기엔 너무 무리다.“없으면 네 손 하나 잘라야지. 그리고 혀도 잘라야겠다.”“감히 휘연에서 공짜 술을 마시려고 했어? 내가 물로 보여?”김승태는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로 말했다.“아까 그 술은 당신들도 다 처먹었으니, 돈 마련해!”김승태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왕현에게 꼬리를 흔들던 시다바리들을 포함한 함께 술을 마셨던 사람들에게 돈을 마련하라고 했다.“네? 우리 돈 없어요.”재벌집 도련님 왕현의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순간이다.결국 그들은 주머니를 탈탈 털었고 왕현은 아버지에게까지 연락해 겨우 돈을 마련해 김승태에게 주었다.“감히 임찬혁 씨에게 무례를 저질렀으니 앞으로 우리 사이에 협력은 없어.”“휘연에 다시 나타난다면 절대 두 발로 다시 걸어나갈 수 없을거야.”김승태의 말에 왕현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김승태는 왕씨 가문의 하느님과 같은 존재다. 그런데 지금 협력을 중단하면 왕씨 가문의 프랜차이즈 마트는 더는 운영하기 힘들게 된다.왕현의 아버지는 왕현을 반쯤 죽일 것이고 그는 왕씨 가문의 죄인으로 전락할 것이다.이때 김승태는 임찬혁을 향해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김승태는 직원에게 룸을 청소하라고 분부한 뒤 눈치껏 자리를 피했다.임찬혁은 VIP 카드를 양금희에게 넘겨주며 말했다.“주고 싶은 사람한테 줘.”아무튼 오늘 이 자리에서 임찬혁은 양금희를 제외한 사람들과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그래, 고마워.”양금희는 VIP 카드를 조성아를 비롯한 친한 친구들에게 나누어주었다.카드를 받은 동창들은 임찬혁을 비웃은 적 없었고, 심지어 임찬혁의 편을 들어줬었다.“고맙다. 금희야.”“고마워, 임찬혁.”그들은 너무 좋아 입을 다물지 못했다.이 카드로는 음식을 공짜로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분의 상징이기도 하다.중립을 지켰던 동창들은 물론 그들과 합세해 임찬혁을 깔보진 않았지만 자기와 상관없다는 식으로 옆에서 구경만 했었다.카드를 받지 못한 동창들은 후회가 밀려왔다.임찬혁이 그렇게 대단한 인물인 줄 알았더라면 그의 편을 들었을 텐데 말이다.“찬혁아. 근데 너 김승태 씨와는 어떻게 아는 사이야?”자리에 앉은 양금희는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을 던졌다.김승태는 임찬혁에게 존중을 표하고 예의를 지킬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를 두려워하고 있었다.“언젠가 날 건드렸는데 내가 죽도록 패줬지. 그러다 보니 알게 됐어.”임찬혁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고작 그런 이유라고?”양금희는 진땀을 흘렸다.다들 할 말을 잃은 채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이치대로라면 김승태는 경호원을 소집해 임찬혁에게 복수했을 것이다.그런데 오히려 조상님 모시듯 모신다고?“임찬혁, 못 본 사이에 너 정말 대단해졌다. 그런데 하정연이 널 배신하다니. 나중에 얼마나 배 아플 거야?”“내가 보기엔 너와 금희야말로 찰떡이야. 완전 선남선녀가 따로 없어.”한 여동창이 임찬혁의 비위를 맞추려고 꼬리를 흔들어댔다.“야, 천이연 너 왜 그래? 찬혁이 눈에 내가 차겠어?”양금희는 양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나 유부남이야. 금희는 분명 더 좋은 남자 만날 수 있어.”임찬혁이 담담하게 말했다.다들 잠시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출소한 지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