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영이 사는 아파트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한 그녀는 제일 먼저 잠옷 가운으로 바꿔 입었다. 요염한 몸매가 더욱 섹시하고 완벽했다.강문탁은 그녀의 요염한 자태를 보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렇게 대놓고 유혹을 하는 것을 모를 수 없기 때문이다.삼류 가문, 강 씨 가문의 도련님이었던 시절 그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정민아를 짝사랑했지만 그녀는 그를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틀렸다. 신임 대표로 회사에 온 첫날 이렇게 좋은 일이 일어나다니. 아주 만족스러웠다.조이영이 주방에서 요리를 할 때, 강문탁은 그녀의 뒤로 다가가 가녀린 허리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이영아, 요리 솜씨가 아주 훌륭해...”조이영은 가슴이 콩닥거리고 긴장을 했다.“너... 너는 잠깐 거실에서 조금만 기다려줘...”그에게 자신의 몸을 바치기로 했지만 아직도 많이 긴장되었다.강문탁은 조이영의 팔을 휙 잡았다.조이영은 너무 긴장되어 어쩔 바를 몰랐다. 그녀는 재벌가에 입문한다는 상상으로 버티고 있었다.강문탁은 싱긋 웃으며 조이영을 안아들고 침실로 향했다.하지만 조이영은 괴상한 표정으로 침실에서 나와 복잡한 얼굴로 욕실로 향했다.침실에서 강문탁은 절망에 가까운 표정이었다.“이연아, 걱정하지 마. 요즘 일이 너무 바빠서 그래. 오늘 취임식이 끝나고 내가 다시 올게.”깅문탁은 옷을 챙겨 입고 어색한 표정으로 거실에서 말했다.조이영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그래.”그녀는 욕실에서 깊은 고민에 빠진 얼굴이었다.재벌가에 시집을 가기 위해 저런 남자와 결혼을 해야 된다고?
강문탁이 집을 나선 뒤, 조이영은 깊은 고민에 빠진 얼굴로 소파에 앉아있었다. 강문탁이 이런 사람일 줄 생각지도 못했다.재벌가에 시집을 가고 싶은 것은 그녀의 오래된 꿈이었다. 하지만, 재벌가에 시집을 가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될까?그녀의 곁에 있는 친구에게 비슷한 경험이 있다.깊은 고민에 빠진 그녀는 한참 후에야 자신의 친구 정민아에게 전화를 걸었다.“민아야, 너 요즘 김예훈과 사이가 어때?”조이영은 뜸을 들이다 물었다.“왜 갑자기 그런 걸 물어?”정민아는 그녀의 물음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조이영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한 남자와 여자가 잠자리를 하지 않고 생활을 하면 화목하게 지낼 수 있을까?”정민아는 그녀의 물음에 멈칫했다.조이영은 말을 더듬으며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 몰랐다.정민아는 그녀가 하는 말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최근에 일어난 일을 회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그런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기는 힘들 것 같아.”말을 하는 정민아의 표정이 어두워 보였다. 김예훈이 유나와 데이트를 하는 목적이 바로 이것 때문일까?설마 함께 몸을 섞으면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합되기라고 하는 걸까?정민아는 조이영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머리는 알고 있지만 행동에 옮기기 까지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3년 동안 두 사람은 서로를 존중하며 거리를 지켜왔다. 여자가 먼저 주동적으로 다가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정민아도 사색에 잠겼다.전화의 다른 한편에서 조이영은 어두운 표정으로 전화를 끊고 소파에 누웠다. 어떻게 해야 될지 도저히 모르겠다.......YE 투자 회사.슈트 차림인 강문탁은 기세등등하게 회사로 향했다. 보안요원들도 더 이상 그를 막지 않았다.안내 센터에 온 그는 음흉한 눈빛으로 안내 센터 직원을 훑어본 후, 당당하게 말했다.“하은혜에게 전해. 당장 내려오라고.”
"대표 비서요?" 프런트 데스크 여직원이 의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선생님은 누구세요…"지금 YE 투자 회사가 남해시에서의 지위가 매우 높아서 많은 사람들이 하은혜를 만나려고 매우 공손한 태도를 보였는데 강문탁처럼 이렇게 기세가 등등한 사람은 그녀는 처음 본다."내가 3분 줄 테니까 나오지 않으면 대표 비서를 더 이상 할 필요 없어. "강문탁은 냉소했다. 그는 오늘 강제로 권력을 탈취하러 왔는데 예의 따위 갖출 리가 없다.프런트 데스크의 여직원은 놀란 표정으로 강문탁을 보고 있었다. 이 사람은 머리가 돌았나? 설마 하은혜가 신비로운 신임 대표님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는 건가?"선생님, 저는 선생님이 도대체 누구신지 잘 모르겠지만, 여기는 YE 투자 회사입니다. 말씀을 함부로 하시면 안 됩니다. 선생님 같은 예의가 없으신 분들은 우리 회사에서 환영하지 않습니다. 지금 나가주십시오. 안 나가시면 경호원을 부를 것입니다.” 프런트 데스크의 여직원이 차가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강문탁은 프런트 데스크에 두 손을 대고 피식 웃는 얼굴로 말했다. "나보고 꺼지라는 거야? 너 일개의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뭐라고? 사람을 부르라고 하면 빨리 불러와. 나를 기분 나쁘게 하면 오늘 무릎을 꿇고 노래 부르게 할 거야!"프런트 데스크의 여직원은 얼굴이 어두워져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정말 우리 YE 투자 회사에 와서 소란을 피울 작정입니까? 뒷감당을 잘 생각해 보셨습니까?""퍽."따귀 하나가 프런트 데스크의 여직원의 얼굴에 바로 내리쳤고, 우렁찬 소리가 로비 전체의 관심을 끌었으며 직원이든 고객이든 경호원이든 모두가 경악하는 표정이었다.요즘 세상에도 감히 YE 투자 회사에 와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이 있어?예전에 정씨 가문의 정지용이 프런트 데스크의 여직원 희롱했다는 이유로 바로 회사에서 쫓겨났다.이놈이 설마 간이 부었나? 감히 프런트 데스크의 여직원을 때리다니?그러자 강문탁은 아예 주위에 경악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프런트 데스크의 여직원은 고통스러운 얼굴로 자신의 뺨을 감싸고 있었고 지금 그녀는 강문탁의 기세에 놀라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그녀는 오랫동안 프런트 데스크의 직원으로 일했는데, 이렇게 날뛰는 사람은 처음 봤다."난 다시 한번 말하고 싶지 않아." 강문탁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고, 동시에 걸어오는 경호원들을 힐끗 쳐다보았다. "당신들이 죽고 싶다면 마음껏 달려들어. 뒷감당만 할 수 있다면!"한 무리의 경호원들이 서로를 쳐다보면서 강문탁의 기세에 놀라 입을 다물고 말았다."저… 제가 하 비서님에게 전화할 게요…."프런트 데스크의 여직원은 재빨리 하은혜의 사무실 전화번호를 눌렀다. 비록 그녀는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모르지만, 지금은 반드시 하은혜 비서님이 나서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현장에서 그를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몇 분 후, 하은혜가 로비에 나타났고 그녀의 옆에는 송문영이 함께 있었다. 두 사람은 방금 업무를 얘기하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소란을 피운다는 말을 듣고 같이 내려왔다."송 비서님, 드디어 오셨네요!""송 비서님이 안 오시면 우리 회사는 곧 박살날 것 같아요."프런트 데스크 여직원이 얻어맞아 코가 시퍼렇게 되고, 얼굴이 부어올랐고, 다른 경호원들은 하나같이 놀라서 가만있는 모습을 보고 하은혜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말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이렇게 많은 경호원들이 있는데, 누가 감히 너를 때려요?”"하 비서님, 바로 저 사람이예요! 엄청 날뛰고 있어요. 그리고 비서님이 3분 안에 나타나지 않으면 무릎을 꿇게 한다고 했어요!” 프런트 데스크의 여직원은 눈물을 흘렸다.눈앞의 이 남자가 때렸다고?하은혜는 돌아서서 지금 기세가 당당한 강문탁을 바라보며 알아보았다. 이 남자의 이름은 강문탁이고 남해시 한 삼류 가문의 사람인 것 같은데? 이런 사람이 어떻게 감히 YE 투자 회사에 와서 소란을 피울 수 있을까? 그는 아직 그럴 자격이 없을 텐데?"저 사람? 저 사람은 아직 그럴 배짱이 없을 텐데
강문탁은 쓸데없는 소리를 할 생각이 없으며 임명장을 하은혜에게 내던졌다."오늘부터 이 회사는 내가 결정하는 거니까 이번이 마지막으로 얻어맞기를 바란다. 만약 말을 듣지 않으면 다음 번엔 뺨 때리기로 쉽지 끝나지 않을 거야."하은혜는 무의식적으로 서류를 받아 들고 그 내용을 보았을 때, 그녀는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김씨 가문이 서명한 문서이며 내용은 강문탁이 YE 투자 회사의 대표로 임명한다는 것이다.이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김예훈 대표가 취임한지 얼마나 됐다고? 게다가 김씨 가문은 왜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작은 인물을 대표로 임명했을까? 이거 장난 아닌가?"이 문서 어디서 났어요? 위조의 결과를 잘 알 텐데요?" 하은혜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위조? 내가 위조할 필요 있겠어? 너 아무리 그래도 대표 비서인데 이 문서를 분별할 수 없어? 아니면 나 같은 사람이 너희들의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안타깝게도 네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일은 위에서 결정할 수 있는 거야!"강문탁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이 말은 하은혜에게 커다란 충격이었으며 그녀는 몸을 약간 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강문탁이 정말 김씨 가문에서 보낸 것이며, 그러면 이제 김예훈 대표님은 어떻게 되는 걸까?"내 사무실로 안내해." 강문탁은 손을 뻗어 하은혜의 완벽한 턱을 치켜들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은혜는 갑자기 몇 걸음 뒤로 물러서고 화를 내고 싶었지만 억지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이쪽으로 오세요. 하지만 이 일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제가 직접 위에 확인해 봐야겠어요.""마음대로 해." 강문탁은 미소를 지었으며 이 일은 김리정이 결정한 일이니 하은혜가 어떻게 사실을확인해도 가짜가 될 일이 없다.하은혜는 떠나기 전에 송문영을 힐끗 쳐다보고 엘리베이터에 빠르게 들어갔다.송문영은 잘 알고 있다. 방금 이 장면을 본 직원들을 회의실로 재빨리 소집해서 진지하게 말했다. "
하은혜의 안색이 순간적으로 나빠졌으며 그녀는 결코 쉬운 여자가 아니다. 만약 김예훈이 그런 말을 했다면, 그녀는 아마 또….그런데 강문탁이라는 얄미운 놈이 이런 말을 해서 그녀의 마음을 화나게 했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여전히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김씨 가문 쪽에 이메일을 보내 당신의 신원을 확인했어요. 당신이 우리 회사의 신임 대표이든 아니든 간에, 여기에서 대표와 비서는 단순한 상사와 부하 관계일 뿐이니까 저에게 기본적인 존중을 유지했으면 좋겠어요!""존중?" 강문탁은 웃는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었다.강문탁은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사무실 문을 '팍' 닫았다."강문탁 씨, 뭘 하는 거예요?" 그의 행동에 하은혜는 깜짝 놀랐다."뭐 하는 거냐고?" 하은혜의 표정을 보며 강문탁은 옹졸한 웃음이 가득 찼다. "내가 아까 말했잖아. 어차피 난 지금 할 일도 없는데, 이게 정상 아닌가?"하은혜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으며 강문탁이 이렇게 뻔뻔할 줄 몰랐다. 그녀는 그의 암시를 거절했는데 그는 지금 강행하려고 하는 걸까? 이것은 정상적인 남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아니다.이 생각을 하자 하은혜는 갑자기 문 쪽으로 걸어가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문탁 씨, 나를 내보내 줘. 아니면 나도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가만 있지 않는다고? 어떻게 할 건데? 내가 만약 내 비서도 제대로 관리를 못하면 내가 대표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강문탁은 굶주린 호랑이가 먹이를 본 것처럼 하은혜에게 달려들려고 했다.하은혜는 따귀를 한 번 때렸지만 강문탁은 오히려 더욱 흥분했다. 게다가 그녀는 강문탁의 신분이 조금 두려워 감히 세게 때리지 못했다. 곧 그녀는 강문탁에게 두 손이 잡혔다.아침에 강문탁은 화가 잔뜩 나서 조이영 같은 예쁜 여자를 품에 안고 아무것도 못했지만 이때 그는 오히려 조금 회복되어 이미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퍽."강문탁은 뺨을 때리고 차갑게 협박하며 말했다. “너는 가만 있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비서
"좋은 말로 해서는 안 되겠네?" 말을 마치자 강문탁은 다시 하은혜의 뺨을 때리고 동시에 왼손은 하은혜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하은혜는 아픔을 참지 못하고 소리를 냈지만, 강문탁은 전혀 봐줄 생각이 없었으며 오히려 더욱 흥분했다.그는 요 며칠 동안 그 늙은 여자에게 몹시 시달려서 자존심도 버리고 끊임없이 짓밟혔다.그리고 지금 하은혜 앞에서 그는 한 남자의 존엄성을 되찾았다."전 대표님은 아직 너랑 아무것도 안 했지? 이왕이면 내가 가르쳐 줄 게.” 강문탁은 날뛰는 표정으로 이 순간 뒷감당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지금 YE 투자 회사의 대표인데, 비서와 자는 게 무슨 결과를 초래하겠어?하은혜는 끊임없이 몸부림쳤고 방안에서 큰 소리가 났다.송문영은 로비 일을 처리하고 막 보고하러 왔는데, 지금 그녀는 사람 살려 달라는 소리를 듣고 대문을 열었는데 눈앞의 광경이 보였다."강문탁! 이 짐승 새끼! 그 손 놔!" 송문영은 많이 무서웠지만, 전에 하은혜가 그녀를 도운 적이 있어서 하은혜가 눈앞의 이 짐승새끼에게 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다.그녀는 힘들게 의자를 들어 강문탁의 등을 세게 내리쳤다."이 쓰레기 새끼야!" 강문탁은 의자에 맞아 바닥에 주저앉았고, 최근 그는 김리정 때문에 진이 빠져서 이 순간 이렇게 맞으니 갑자기 현기증이 나고 힘이 없어졌다."미친 년, 왜 쓸데없이 끼어들어? 내가 비서와 같이 노는 데 너랑 무슨 상관이야? 내일 당장 너를 잘라버릴 거야!" 강문탁은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흉악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거의 다 된 일을 이렇게 망쳐버리다니, 그는 미칠 것 같았다."강문탁, 우쭐대지 마. 김씨 가문이 아직 내 메일에 답장하지 않았거든! 만약 너의 임명장이 가짜라면 너도 그 결과를 알고 있지.” 하은혜도 이때 반응을 보였고 송문영을 뒤로 막고 강문탁을 쳐다보며 소리쳤다.강문탁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날 협박해? 믿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금방 너를 죽여버릴 수 있어!"
"그렇게 능력이 있으면 한번 해봐. 얼마나 대단한지 좀 보자." 하은혜는 어금니를 가볍게 깨물었고, 어떤 경우에도 눈앞의 이놈에게 당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그래. 너네 둘을 기억할 게! 내 신분이 확인되면 오늘 한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강문탁은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해졌으며 이러다가는 자신이 이득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독설을 퍼붓고 낭패한 표정으로 회사를 떠났다.대표 사무실에서 하은혜와 송문영은 서로를 쳐다보면서 어떻게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몰랐다."하 비서님,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김예훈 대표님은요?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닌가요?” 송문영은 걱정스러운 얼굴이었으며 김예훈은 며칠 동안 나오지 않았는데 갑자기 새 대표가 왔다고 하니 김예훈의 안위가 좀 걱정되었다."대표님은 괜찮을 거예요." 하은혜는 이 말을 하고도 좀 걱정돼서 재빨리 김예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 쪽에서 통화 중 신호가 들려왔다."어떡해요…."전화가 안 돼서 송문영은 당황했다.하은혜는 심호흡을 하고 억지로 마음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가요. 먼저 회사에서 나가 내 아파트로 가요. 거기가 비교적 안전할 거예요. 다른 일은 내가 방법을 찾아서 김 대표님에게 연락한 다음 기회를 봐서 처리해요."......한편, 남해시 교외에서.김예훈의 포르쉐는 길가에 멈춰 섰고, 그는 차에서 내려 담배에 불을 붙였다가 반쯤 피운 뒤에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나와. 숨어 있는 게 무슨 재미가 있어?"잠시 후, 길가에서 드문드문 소리가 들렸고, 이어서 쇠파이프를 든 남자 7~8명이 걸어 나왔다.이 몇 사람은 보기에 분명히 외지인의 얼굴이었고 김예훈은 웃는 듯 말 듯하면서 말했다. "조폭 형님들이네. 다들 울성에서 왔어?""그런데 왜?" 맨머리의 보스가 앞장서서 냉소하며 말했다.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상관 말고, 그냥 한가지만 알고 있어. 우리는 너를 죽이러 온 거야. 너 스스로 해결할 거야? 아니면 우리가 보내 줄까?""보내
어쨌든 나오키도 전설적인 인물로서 많은 풍파와 어려움을 겪어본 사람이다.하지만 자기가 직접 상속자로 지정한 아들이 눈앞에서 죽임을 당하자, 품위를 지키던 모습은 사라지고 극도의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세이이치로와 마찬가지로 신분을 밝혔는데도 이렇게 무례하게 행동하며 자기 아들을 죽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이순간 나오키는 분노로 들끓기 시작하면서 김예훈을 갈가리 찢어 죽이고 싶어했다.열몇 명의 일본 남녀들이 짐승처럼 포효하면서 검을 꺼내 언제든지 덮칠 준비가 되어있었다.오직 김예훈만은 무덤덤하게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추문성은 진작에 당도를 들고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진세은은 부들부들 떨면서 장례식장에서 빠져나갔고, 더 이상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었다.따라서 홍성파 정예 부하들도 얼굴이 창백해진 채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그 순간, 진세은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지만 마치 느끼지 못한 듯 계속해서 중얼거렸다.“이런 미친놈은 절대 건드리면 안 돼.”진세은은 차라리 진주 감옥에 있었으면 했다.평생 감옥에 갇히더라도 이 장면을 겪고 싶지 않았다.“이런 제기랄! 감히 내 앞에서 내 아들을 죽여? 죽여버릴 거야! 너의 온 가족도! 너의 조상님들도 모조리 무덤에서 파내서 뼈를 부숴버릴 거라고!”나오키는 검을 꺼내 앞으로 돌진했다.김예훈 역시 무심하게 검을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것은 부모님의 잘못이야. 네 아들이 오늘날 이 지경에 이른 것도 네가 잘 가르치지 못해서 그런거라고. 일본인이 대한민국에 왔으면 고개를 숙이고 다녔어야 한다고 진작에 말해줬어야지. 네가 불만이 많다는 거 알아. 그렇다면 내가 공정하게 대결할 기회를 줄게. 하지만 너는 분명히 내 상대가 아니야. 그러니까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좋을 거야. 나이를 잔뜩 처먹고 지는 것도 쪽팔리잖아.”말하는 사이, 김예훈은 아무렇지 않게 검을 들었다.쌍방의 원한은 이미 죽고 못 사는 지경에 이르렀다.마냥 좋은 사람이 되기 싫은 김예훈은
다른 타케이 가문 사람들은 김예훈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도 나오키는 김예훈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예를 들어 부산 용문당 회장으로서 부산에 있을 때 야마자키파를 물리친 사실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때는 부산에 있는 야마자키파 중에 무신 급은 없었기에 김예훈이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나오키는 비참한 모습으로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아들을 보면서 화를 내는 대신 차분한 모습이었다.김예훈은 그런 그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타케이 가문의 수장에 대해 아무런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고, 그저 약간의 호기심뿐이었다.‘장병급 주제에 대한민국에 와서 위세를 부려?’“이봐, 젊은이. 오늘 일은 여기까지인 걸로 해. 나오토 사건에 대해 이미 알고 있으니 일본대사관에 진주 경찰서에 잘 협조하라고 할게. 만약 네가 정말 억울한 거라면 내가 타케이 가문을 대표하여 한마디 하지. 절대 너에게 복수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리고 국제 경찰에 수배 신청도 내리지 않을 것이고.”나오키는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나 나오키는 타케이 가문의 수장이자 야마구치파의 장로로서 절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이만 가봐. 떠나기 전에 내 아들한테 사과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였는데 대가를 치러야 할 거 아니야. 안 그래?”나오키는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그의 신분으로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반드시 체면을 세워줄 거로 생각한 모양이다.죽어버린 타케이 가문 정예들에 대해서는 김예훈이 좋은 조건만 제시하면 따라서 없던 일로 해줄 수 있었다.“사과? 일본인 주제에 나한테 사과를 요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발로 바닥에 있던 검을 두 동강 냈다.사람들이 반응할 틈도 없이 그중 한 조각은 세이이치로의 목구멍에 꽂히고 말았다.세이이치로는 부들부들 떨면서 목을 부여잡은 채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러다 서서히 바닥에 널브러져 숨을 거두게 되었다.그는 진주에 오고부터 타케이 가문의 상속자이자 야마구치파의
진세은은 총을 들어 올리려다 다시 움츠러들었다.김예훈이 추문성 덕분에 위세를 부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이순간 절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세이이치로는 얼굴이 찌릿찌릿한 느낌에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당연히 자존심, 자부심과 사무라이 정신마저 짓밟히고 말았다.김예훈은 휴지 한 장을 꺼내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닦으면서 말했다.“넌 나한테 안 돼.”다시 정신을 차리려던 세이이치로는 이 말에 다시 무너지고 말았다.사실 김예훈을 만나기 전에 그의 실력을 과대평가한 건 사실이지만 곁에 장병급 실력자가 있다고 해도 자기 상대가 안 될 거로 생각했다.그런데 뺨 한 대에 무너질 줄이야.야마구치파든, 타케이 가문이든, 실력자든, 김예훈의 소박한 뺨 앞에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세이이치로는 절망감에 휩싸였다고 해도 마지막 자존심 때문에 고개를 숙이지 않은 채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김예훈, 장난 아닌데? 그런데 나를 이겨서 뭐 하려고? 나는 진주에서 직접 모신 손님인데 나를 죽였다간 어떻게 보고하려고? 어떻게 사람들의 입을 막을 수 있겠어. 그래서 말인데 넌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나를 죽일 용기는 없을 거야. 지금 이 시대에서는 힘이 강하다고 해서 마음대로 할수 있는 건 아니거든. 김예훈,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어.”“그래?”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앞으로 다가갔다.“네가 날 이렇게 도발하는데 죽이지 않고서야 내 체면이 서겠어?”김예훈의 미소에서 살기를 느낀 진세은은 부들부들 떨면서 누군가에게 전화했다.“뭐하는 짓이야!”바로 이때, 뒷문 쪽에서 위엄이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열몇 명의 일본 남녀가 검을 들고 문을 박차면서 들어왔다.조금 전의 일본인들과는 다르게 어마어마한 압박감을 풍기고 있었다.뒤이어 기모노를 입은 백발의 노인이 뒷짐을 쥐고 걸어왔다.추문성은 이 사람을 보자마자 숨이 가빠지더니 본능적으로 김예훈의 앞을 가로막았다.“아버지.”상대방을 확인한 세이이치로는 뻘쭘한 표정이었다.“나오키 어르신!”진세은은 기쁜 마음에 재빨
표정이 일그러진 진세은은 오른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더이상 명령을 내리지 못했다.김예훈의 실력에 놀랐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오른손만 봐도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동작이 너무 느려. 좀 더 빨리할 수 없어? 저녁에 밥 안 먹었어?”김예훈은 진세은을 무시한 채 추문성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계속해서 지시했다.샤샤샥!이때, 쌍방 분위기는 점점 더 치열해졌다.추문성이 실수로 왼손에 상처를 입자마자 열몇 명의 사무라이들이 그 기회를 틈타 공격해왔다.여러 자루의 검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어마어마한 살기로 추문성을 침식해 버릴 것만 같았다.이 모습에 두려움에 떨고 있던 진세은과 세이이치로는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루미코 역시 기대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검술.”김예훈의 말에 추문성은 눈앞이 밝아졌다.다음 순간, 추문성은 당도를 칼집에 넣었다가 다시 빼냈다.하늘을 가를 듯한 당도를 빼내 휘두르는 순간 살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사무라이들의 검이 전부 다 두 동강 나고 말았다.이 모든 것은 잠깐에 불과했으며. 추문성은 다시 당도를 칼집에 널었다.“푸!”아까까지만 해도 서 있던 열몇 명의 사무라이들의 목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다.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오십 명이 넘는 사무라이들과 열몇 명의 닌자들은 전부 다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왼쪽 손에 상처가 나 있는 추문성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었다.‘한 명도 빠짐없이 다 죽어버렸다고? 정말 장병급 실력자인 거야?’진세은과 홍성파 정예 부하들은 어안이 벙벙해져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추문성이 무조건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사실 아무리 장병급 실력자라고 해도 이렇게나 많은 사람을 상대하기는 힘들었다.김예훈이 몇 마디 지적했을 뿐인데 추문성한테는 아무 일도 없고, 일본인들만 목숨을 잃었다.세이이치로는 그제야 반응했다.‘이 사람들 모두 실력이 내로라하는 사람들이었는데! 모두 다 죽어버렸다고? 돌아가서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이런 제기랄! 다 죽여버릴 거
김예훈이 직접 나서기도 전에 토요타 프라도 뒷문이 언제 열렸는지는 몰라도 대기하고 있던 추문성이 차에서 내렸다.추문성은 바로 칼집에서 당도를 꺼내 앞을 향해 휘둘렀다.“푸!”칼날이 스쳐 지나가고, 김예훈과 가장 가까이 있던 세 명의 사무라이가 목을 감싼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졌다.추문성은 그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한 걸음 내딛어 또 당도를 휘둘렀다.길을 막고 있던 사무라이들은 순식간에 바닥에 널브러지고 말았다.“장병급?”세이이치로는 멈칫하고 말았다. 그는 어젯밤에 일어난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추문성이 김예훈을 지키는 장병급 실력자인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진세은은 결정적인 순간에 추문성이 김예훈을 위해 나설 줄 몰랐는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정말 김예훈과 함께 죽고 싶은 건가?’샤샥!바로 이때, 닌자 한 명이 그림자처럼 추문성의 뒤에 나타났다.하지만 검을 뽑기도 전에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하는 것이다.“앞으로 세 걸음 나아가 뒤에서 찌르기!”옆으로 피할 준비를 하고 있던 추문성은 김예훈이 시키는 대로 앞으로 세 걸음 나아가 당도를 앞으로 찔렀다.“푸!”어두운 곳에 숨어있던 난자 한명이 가슴을 움켜쥔 채 쓰러지고 말았다.추문성을 향해 검을 뽑으려던 닌자의 이마에도 붉은 흔적이 나타나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졌다.“왼쪽으로 세 걸음 가서 내리찍기.”김예훈은 여전히 담담한 모습이었다.추문성은 잠시 생각에 잠긴 표정을 하더니 김예훈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푸!”세 명의 사무라이들은 반응할 틈도 없이 이미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뒤로 세 걸음 가서 가로 베기.”“높이 뛰어 내리 찌르기.”“앞구르기로 베기.”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지시하고 있었다.이렇게 일본 사무라이와 닌자들은 추문성에게 가까이하지도 못한 채 당도에 베어 목숨을 잃고 말았다.일본인들은 추문성을 포위해서 해결할 계획이었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오히려 추문성은 김예훈의 지시를 받을 때마다 더욱더 힘
‘개한테 도리를 말해봤자 알아듣지도 못한다고?’‘그냥 죽여버리겠다고?’김예훈의 담담한 어조에 일본인들은 하나둘씩 분노가 폭발했다.‘이렇게나 많은 사람한테 둘러싸이고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오만방자한 것도 모자라 어떻게도 뻔뻔한 말을 할 수 있는 걸까?’‘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보네.’김예훈은 떳떳한 모습에 일본인들은 자신이 포위당했다고 착각할 정도로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심지어 어떤 사무라이는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하고 싶어 자기 뺨을 때리기도 했다.샤워가운을 입고 있던 일본 미녀들은 바보를 쳐다보듯이 가소롭게 김예훈을 쳐다보고 있었다.타케이 가문을 따라 여러 곳을 다니면서 오만방자한 사람은 많이 만나보았는데 이렇게 바보같은 사람은 처음이었다.세이이치로는 화가 나서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남동생이 죽고, 여동생도 제정신이 아닌 상황에서도 진실을 무시한 채 김예훈을 죽이려고 하는데 김예훈이 이미 모든 것을 간파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어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것은 단순히 세이이치로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타케이 가문, 그리고 전체 야마구치파를 무시하는 것과도 같았다.‘도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과 용기길래 이런 말을 하는거지?’세이이치로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김예훈을 응시하면서 말했다.“법적 처분을 받게 하려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그냥 죽여버리는 것이 깔끔하겠어.”김예훈은 왼손 검지로 검 날을 만지면서 말했다.“확실히 그럴 필요는 없지. 나오토가 이곳에서 죽든 말든 진세은이 가져다준 이익이 더 관심이 있는 거겠지. 너희가 도리를 따지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고 하는데 나 역시 도리를 따질 필요가 없잖아? 너희를 모조리 죽여버리면 내 말에 일리가 있는 거 아니겠어? 주먹이 크면 힘이 센 법이거든.”김예훈이 분위기를 압도해 버리자 진세은은 갑자기 속이 불편한 느낌이었다.상류 인사 못지않은 태도를 보면 진주 4대 도련님이라고 해도 그런 말을 하라 자격이 없어 보였다.전체 진주 젊은 층에서는 김현민만이 그런 말
세이이치로의 마라에 루미코는 멈칫하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제야 알겠네. 김예훈이 나한테 영상을 보여주고 여기까지 데려온 것은 억울함을 씻기 위해서였네. 사실 세은 씨가 이미 범인이 김예훈이라고 우리한테 말해줬는데 말이야.”외곽에 있는 땅을 주겠다고 하니 루미코는 바로 야마구치파가 진주에 진출할 좋은 기회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이런 상황에서는 사건의 진실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세이이치로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도 이 뜻이 아닌가 싶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루미코를 바라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루미코, 정말 양심도 없이 나한테 모든 책임을 떠넘길 생각이야?”루미코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세이이치로는 오히려 한숨을 들이마시더니 반짝거리는 두 눈을 하고서 김예훈에게 다가가 냉랭하게 쳐다보았다.“김예훈, 루미코는 양심을 저버린 적도 없고, 너한테 책임을 떠넘긴 적도 없어. 네가 잘못을 저질렀으면 인정해야 할 거 아니야. 범인인 이상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거라고. 오늘 밤, 난 내 동생이 외롭지 않게 너까지 함께 보내줘야겠어!”세이이치로의 말은 전혀 놀랍지 않았다.진세은은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자기 체취가 묻어있는 계약서를 꺼낸 순간부터 김예훈이 나오토를 죽였든 안 죽였든 무조건 이 누명을 써야 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현장에 있는 일본인들을 쭉 둘러보고는 세이이치로한테 시선을 고정하면서 피식 웃었다.“이제야 죄를 뒤집어씌운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네.”세이이치로와 루미코 두 사람 모두 바보가 아니었기에 김예훈이 나오토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김예훈은 범행을 저지를 시간도, 동기도, 필요성도 없었다.하지만 진세은이 건넨 계약서의 가치는 어마어마했다.막대한 이익 앞에서 세이이치로는 동생이 어떻게 죽었든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다.일본인은 이른바 이익을 위해서 친척도, 연인도, 친구도 얼마든지 버리는 사람이었다.“됐어. 더 이상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저 범인을 당장 잡아!”세이이
“어디서 헛소리하는 거야!”진세은은 세이이치로가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큰 소리로 외쳤다.“김예훈, 여기서 헛소리하지 마! 네가 동씨 가문과 한배를 탓다는 거 모르는 사람이 없어. 동태원이 진주 1인자인데 가짜 영상을 만드는 게 뭐가 어렵겠어. 이른바 네가 증거라고 하는 것에 세이이치로 씨는 절대 넘어가지 않을 거야. “못 믿겠으면 루미코한테 물어보든가. 자신이 본 이른바 증거를 믿는지 안 믿는지.”“우리 홍성파가 이런 일로 귀한 일본 손님을 속이기라도 했다는 거야?”세이이치로는 한동안 침묵하던 루미코를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김예훈, 난 네가 루미코를 어떻게 협박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타케이 가문과 야마구치파는 그렇게 쉽게 속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이순간 세이이치로의 얼굴에는 위엄이 가득했다.“결백을 증명하고 싶으면 확실한 증거를 가져오든가! 편집된 동영상 같은 것은 절대 믿지 않아! 증거가 없으면 내 동생한테 잘못을 빌어!”이때, 세이이치로의 손짓하나에 수십 명의 일본인들이 하나같이 어금니를 꽉 깨문 모습으로 달려들었다. 마치 김예훈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김예훈은 일본 사무라이가 떨어뜨린 검을 집어 들어 아무렇지 않게 휘두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세이이치로, 내가 오늘 저녁 이미 증거를 본 루미코와 함께 온 건 너희를 협박하려는 것도 아니고, 너희가 두려워서 찾아온 것도 아니야. 그저 타케이 나오토의 죽음이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말해주러 온 것뿐이야. 나를 죽이기 전에 잘 생각해 봐. 루미코의 머리와 경험을 놓고 봤을 때 동영상 편집 여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거야. 왜 네 여동생한테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물어보지도 않는 거야?”세이이치로는 미간을 찌푸린 채 루미코를 쳐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루미코, 뭘 봤는지 솔직히 말해. 우리 타케이 가문을 절대 좋은 사람은 억울하게 만들지 않아.”비록 김예훈이 그녀에게 손대지도 않았지만, 진주 경찰서에서 얻은
“김예훈?”일본인들은 김예훈의 이름을 듣고 그제야 반응했다.“저놈이 바로 타케이 도련님을 죽인 김예훈이야?’다음 순간,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있던 일본인들은 전부 다 일어나 검을 들고 달려왔다.“김예훈!”세이이치로는 천천히 앞으로 다가가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내 동생을 죽인 것도 모자라 장례식장까지 찾아와서 난리를 피워? 그리고 내 아버지를 모욕하다니! 죽여버릴라! 우리 일본인이 그렇게 만만해 보여? 내가 널 검으로 베어버려도 동태원이 아무말도 하지 못할 거야.”세이이치로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김예훈의 집으로 찾아가기도 전에 그가 직접 찾아올 줄 몰랐다.‘우리 일본인이 안중에도 없다니.’일본인들은 하나같이 수치심에 가득찬 표정으로 당장 김예훈을 죽여버리겠다고 아우성쳤다.이때 진세은도 한마디 했다.“김예훈, 너무한 거 아니야? 총독님께서 너를 보호해 준다고 진주에서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살인을 저지르고, 장례식장에서 깽판 치고, 외국 손님을 모욕하다니!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진세은을 쳐다보면서 말했다.“타케이를 죽여? 내가 그 사람을 죽이려고 했다면 어젯밤에 진작에 죽었어. 그런데 내 손을 더럽힐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김예훈은 루미코를 바닥에 넘어뜨리면서 말했다.“이 여자가 이미 증거를 봤어. 내가 타케이를 죽인 게 맞는지 어디 한번 물어보든가.”상대방을 알아본 일본인들은 하나같이 깜짝 놀라고 말았다.“아가씨?”세이이치로도 루미코가 김예훈한테 잡혀있을 줄 몰랐는지 깜짝 놀랐다.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진세은은 왠지 모르게 불길한 예감이 엄습해 왔다.이대 세이이치로가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무슨 뜻이야? 내 남동생을 죽인 것도 부족해서 내 여동생까지 죽일 작정이야? 정말 우리 타케이 가문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죽이려고 했다면 여기로 데려왔겠어? 오늘 오후에 진주 경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