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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소지아는 그제야 이도윤이 벌써 3일 동안 씻지 못한 것을 알아차렸다. 그동안 겨우 물수건으로 손이나 발을 닦아줬을 뿐 다른 곳은 전혀 씻지 못했다.

평소의 도윤이었다면 매일같이 샤워를 했을 텐데 이렇게 오랫동안 씻지 못했으니 아주 불편할 것이다.

지극히 정상적인 수요였으니 굳이 부끄러워하며 말할 필요는 없었다.

“진봉 씨한테 몸을 닦아달라고 부탁할게. 등 쪽은 절대 물이 닿아서는 안 되거든.”

“그래.”

지아가 전화를 걸었으나 핸드폰 너머 진봉 쪽은 소란스럽고 정신없어 보였다.

“사모님 죄송합니다. 최근 저와 형은 너무 바빠서 앞으로 두 날 동안은 병문안을 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간호사한테 부탁해 주세요. 대부분 요구는 모두 들어줄 겁니다.”

솔직하게 늘여놓은 진봉의 말에 지아도 더 이상 강요할 수 없었다.

통화 종료 후 지아가 말했다.

“간호사 두 명 불러올게.”

그때 도윤이 지아의 팔을 휙 잡아당겼고 평형을 잡지 못한 지아는 두 팔로 침대 끝을 지탱했다.

갑자기 가까워진 거리에 도윤은 지아 목으로 물방울이 흐르는 것까지 보였다.

입을 다신 도윤이 말했다.

“지아야, 난 절대로 다른 여자가 내 몸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해왔어. 내가 전에도 말했듯이 나는 너 하나뿐이었거든.”

“지금 이 상황에서 찬물 뜨거운 물 가릴 게 있어?”

도윤의 검은색 눈동자가 지아를 지그시 향하자 지아는 심장이 저도 모르게 쿵쿵거렸다.

도윤이 입을 삐죽였다.

“네가 일주일 동안 돌봐준다고 그랬잖아.”

지아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 내가 직접 하면 될 거 아니야.”

지아가 의자를 가져왔고 천천히 도윤을 침대에서 부축해 내리게 했다.

등 쪽의 상처 면적이 너무 큰 탓에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상처가 땅겨왔다.

대부분의 상처는 옅었으나 세 군데는 꽤 깊게 찔려 자칫하면 피가 새어 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 도윤은 뭘 하든지 천천히 움직였고 나머지는 모두 지아가 도왔다.

도윤은 평소에 엄살이 심한 편이 아니었으나, 간만에 친절한 지아의 얼굴을 마주하자 절로 엄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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