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18화

Penulis: 김나비
한 달 가까이 섬에서의 나날은 소박하고 아름다웠다.

지아의 몸은 눈에 띄게 점점 좋아지고 있었고, 몸속 종양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시한폭탄 같았지만, 적어도 숨이 간당간당한 것보다는 많이 나았다.

그렇게 오랜 시간 함께 지내면서 도윤과의 관계도 더욱 가까워졌다.

몸이 따라주지 못해 대부분 소망과 도윤이 함께 지내면서 세 사람이 가깝게 지낼 수밖에 없었다.

지금 소망이는 워터파크에 가고 싶어 했다.

지아도 아이를 당해내지 못해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지아가 물에 들어가지 않고 옆에만 앉아 있자 소망이는 도윤에게 말했다.

“삼촌, 나랑 놀아요.”

요즘 도윤이는 줄곧 물놀이를 거부했다. 그는 지금 일시적으로 피부를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도 피부색을 바꿀 수 있는 특수 식물즙을 바르고 있었다.

하지만 단점은 물에 닿으면 안 되고, 일단 젖으면 색이 바래진다는 것이다.

도윤이 지금까지 감출 수 있었던 건 피부색이 변한 것도 있었지만, 지아가 죽었다는 가짜 소식에 너무 슬퍼한 나머지 많이 야위었기 때문이었다.

지아는 몇 년 동안 도윤과 함께 살면서 예전 모습이 뇌리에 박혀 있었기에 감추기 위해선 습관, 체형, 피부색, 억양, 외모를 바꾸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몸에 난 상처도 지아가 다 알고 있는데 물속에 들어가 몸을 드러내면 지아가 눈치챌 것 같았다.

도윤은 멀리 서서 아이와 지아가 노는 걸 지켜만 봤다.

지아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걸 알았던 소망이는 충분히 놀지 못했고, 지아 역시 도윤을 돌아보았다.

“애랑 잠깐 놀아줄래요?”

도윤은 시계를 보는 척했다.

“오늘 아침에 과일 주문했는데 왔을 거예요. 확인하러 가볼게요.”

지아는 남자가 자신의 요구를 거절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 조금 놀랐다.

생각해 보면 남자는 자신을 구한 그날 밤을 제외하고는 물 근처에는 한 번도 가지 않고 줄곧 물을 멀리하고 있었다.

‘물을 무서워하나?’

누구나 자신만의 약점이 있었기에 지아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지아는 물가에서 아이와 물총놀이를 계속했고, 소망은 조금 아쉬워했지만 금세
Bab Terkunci
Lanjutkan Membaca di GoodNovel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ait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819화

    지아는 개인 수영장인 데다 강사나 안전요원도 없어 무슨 일이 생기면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해서 이젠 끝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도윤이 불쑥 나타나 한 손으로 아이를 들어 올리고 다른 한 손으로 지아의 허리를 감쌌다.아이를 물가에 내려놓고 지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지아 씨, 괜찮아요?”“다리, 다리에 쥐가 났어. 잠시만요.”“알았어요, 날 안아요.”지아는 그 순간 이성이라는 것도 잊고 도윤의 목을 두 손으로 꼭 감싸며 다리의 불편함이 사라지기를 기다렸다.도윤은 서두르지 않고 아이가 괜찮다는 것을 확인한 후 조용히 지아를 기다렸다.10초 정도 지나자 종아리에 있던 경련이 서서히 사라졌다.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지아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남자의 몸에 몸을 밀착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다리가 심하게 욱신거려 저도 모르게 남자에게 기댄 것이었다.설상가상으로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고,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이 도윤의 가슴에 눌려 있었다.너무 고통스러웠던 탓에 그녀가 힘을 주어 바싹 붙어있자 아름다운 곡선이 드러났다.남자는 그녀가 미끄러질까 봐 한 손으로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허리를 지탱할 수밖에 없었다.도윤의 뜨거운 체온이 지아에게 계속해서 전달되었다.두 사람은 누가 봐도 야릇할 정도로 은밀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지아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재빨리 손을 놓았다.하지만 물속이라는 사실을 잊었는지 이윽고 그녀의 몸은 다시 아래로 떨어졌다.도윤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다행히도 물은 2미터 남짓으로 깊지 않았고, 도윤은 재빨리 팔로 지아의 허리를 감싸서 위로 끌어올렸다.지아는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몸부림치는 대신 순순히 남자의 몸에 달라붙어 일단 위험에서 벗어나길 기다렸다.도윤은 얇은 긴팔 셔츠만 입고 있었는데 지아가 손을 뻗을 때 얼떨결에 남자의 탄탄한 허리와 복부에 닿았었다.지난번 바다에서 도윤에게 구조됐을 때도 몸이 괜찮다고 느꼈지만, 이번엔 더 가까이 닿아보니 괜찮은 정도가 아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820화

    다 씻은 지아의 기분도 서서히 진정되었다.한편으로는 도윤과 오래전에 이혼했고, 지금 재혼을 한다고 해도 도윤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남자와 조금 닿은 게 뭐가 문제야, 평생 과부로 살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지아가 소망이를 데리고 함께 나가는데 소망이 걸음을 멈추고 바닥에 있는 연보라색 액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엄마, 이거 봐요.”지아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게 뭐야?’오디즙 같아 보이는데 그들은 오늘 오디를 먹지도 않았다.청소부가 아침 일찍 청소를 끝냈을 텐데 왜 문에 이런 흔적이 남아있지?문을 열어보니 문 앞 바닥에 물걸레질을 한 흔적이 남아 있었고, 직원은 바닥이 미끄럽다며 조심해서 걸어가라고 당부했다.지아가 의아해하며 물었다.“평소에는 아침저녁으로 청소했는데 오늘은 왜 한낮에 청소하세요?”“좀 전에 직원이 음식을 나르다가 실수로 넘어졌어요. 여기저기 다 묻어서 저희가 다시 청소했어요.”“네, 알겠어요.”지아는 다른 사람이 실수로 주스 몇 방울 흘린 거라고 생각했다.도윤은 오후 내내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지아도 그를 찾지 않았다.아이와 함께 해변의 일몰을 바라보는데 누가 봐도 아이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왜 기분이 안 좋아?”소망은 하늘에 지는 해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오빠 보고 싶어요.”둘은 태어날 때부터 함께 자랐고, 같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오빠는 항상 자신을 잘 돌봐줬었다.전효와 함께 도망 다니다 보면 가끔 먹을 것이 떨어지기도 했는데, 전효가 물고기나 산토끼를 잡으면 오빠는 자신에게 가장 부드러운 부위만 주곤 했다.대도시에 도착해서 어떤 맛있는 음식을 사더라도 늘 자신에게 먼저 주곤 했다.아빠는 오빠는 태양이고 자신은 달이라며, 달은 태양의 빛을 빌리는 존재이니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라고 했다.엄마와 함께 행복하게 지내면서도 소망은 하루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오빠의 존재를 잊은 적이 없었다.지아는 아기를 품에 꼭 안아주었다. 그녀도 아들이 그리웠다.섬에서의 안전하고 평화로운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821화

    지아가 시간을 계산해 보니 강욱과 함께 시간을 보낸 지도 거의 반년이 되었다. 처음엔 조심스러워하던 두 사람도 강욱이 아빠가 되어 불평 없이 아이를 돌보는 모습을 보며 지아는 경계심을 내려놓은 지 오래였다.“그게...”지아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지만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몰랐다.“괜찮아요. 저 입 무거워요. 아무한테도 말 안 할게요.”지아는 아이를 흘끗 쳐다보았다.“이따 얘기해요.”“그래요.”도윤도 서두르지 않았다. 지아가 자신에게 털어놓기까지 반년 넘게 기다렸는데 조금 더 기다리는 것쯤이야.아이가 낮잠을 잘 때까지 도윤은 바깥 정원에 앉아서 기다렸다.지아가 나오자 도윤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아가씨.”“아니에요. 앉아서 얘기해요.”“네.”도윤은 친절하게도 주스를 준비해 주었고, 두 사람은 바닷바람이 살랑이는 파라솔 아래 앉아 있었다.지아는 갓 짜낸 레몬 감귤 주스를 한 모금 마셨는데, 약간의 산미가 느껴지는 아주 상큼한 맛이었다.“제 이야기 들어보실래요?”“저를 믿고 얘기해주시는 건 영광입니다.”지아는 주스를 내려놓고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모든 이야기는 저기 바닷가에서 시작됐죠...”도윤은 처음으로 지아의 입장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듣게 되었고, 지아가 자신이 그녀를 구해준 순간부터 남몰래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오히려 도윤이 자신에게 한 나쁜 짓은 일일이 얘기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얘기를 듣고 난 도윤은 오랫동안 침묵했다. 분명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인데 지아의 입으로 들으니 다시 한번 그녀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 같아 자신의 뺨을 후려치고 싶었다.“전 그 사람과 이혼했지만, 전남편은 무척 고집스러운 사람이라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가려고 할 거예요. 제 존재를 들키면 아이와 함께 감금될지도 몰라요.”지아는 날카로운 단어를 썼다. 감금이라니...도윤은 고심해서 말을 꺼냈다.“얘기를 들어보면 전남편이 아가씨를 많이 사랑했을 것 같은데, 어쩌면 당신을 보호하고 싶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822화

    지아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도윤을 말문이 막히게 했다.그렇다. 자신이 그녀에게 그토록 많은 상처를 주었는데, 어떻게 감히 마음을 돌려 재결합 하기를 바랄 수 있겠나.전부 헛된 꿈이었다.도윤이 침묵하자 지아의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미안해요. 내가 좀 이성을 잃었죠.”“아니요. 전남편 같은 사람은 백번 죽어도 아가씨의 상처를 보상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그냥 이번 생에서 다시 만나지 않고 이대로 늙어 죽었으면 좋겠어요.”도윤은 감정을 추스르며 말했다.“알겠어요. 이제 그 사람 몰래 A시에 들어가야 한다는 거죠?”“네. 그래서 전에 아저씨를 따라 몰래 돌아가려 했는데 해적을 만나 어쩔 수 없게 됐어요. 이제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죠.”“걱정 말고 이 문제는 저한테 맡겨요.”단지 그에게 해결책을 생각해 달라고 부탁하려던 지아가 놀란 기색으로 말했다. “정말 그럴 수 있어요?”“오랜 세월 여러 나라 사람들과 섞여 살다 보니 차마 말 못 할 부분까지 알게 되더라고요.”도윤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아가씨, 저를 믿어도 돼요.”마주 보는 두 눈에서 지아는 도윤의 진지함을 느꼈다.렌즈를 껴서 원래의 동공 색을 덮은 탓에 지아의 눈에 그는 노란 눈동자였다.이유를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이 지아의 마음속에서 피어올랐다.도윤이 갑자기 한쪽 무릎을 꿇고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들어 올리는데, 경박함 대신 엄숙하고 진지한 얼굴이었다.꼭 중세기 기사 같았다.“절대 배신하지 않을게요.”그것은 마치 주종 관계 이상의 다짐 같았다.당황한 지아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 사람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무슨 뜻일까?’지아가 추측하기도 전에 도윤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바로 준비할 테니 아마 며칠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몰라요.”지아는 그의 손길이 닿은 곳과 뺨이 어렴풋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고백인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예전이었다면 지아도 자신감을 가졌을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823화

    그런 방법이어야만 강욱의 이미지에 더 부합하고 지아의 의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것 같았다.“그 배는 안전한가요?”“친구랑 미리 얘기했습니다. 우린 방에만 있고 그 사람들을 건드리지만 않으면 돼요. 배에서 그 어떤 행위에도 참여하지 않고 그저 배만 타는 겁니다.”지아는 무의식적으로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런 배를 타는 것이 별로 달갑지 않았지만, 돌아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였다.“좋아요.”“걱정하지 마요, 아가씨. 내가 지켜줄 테니까.”지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향한 신뢰가 차츰 깊어졌다.섬에서 마지막 3일을 보내고 도윤은 지아를 위해 가발과 가면을 준비했다.“아가씨, 배에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사람들이 아니에요.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의심을 살까 봐 걱정이니까 부부인 척하는 게 좋겠어요. 소망 아가씨는 어쩔 수 없죠.”도윤이는 잠시 머뭇거렸다.“저런 배에 일반 가정의 아이들은 없을 텐데... 화물이면 모를까.”햇볕이 들지 않는 그늘지고 구석진 곳은 더럽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하며 지아가 이마를 찡그렸다.“알아서 준비해요.”출발 당일, 두 사람은 요트를 타고 거대한 호화 유람선으로 향했다.소망이는 캐리어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고, 지아는 긴 머리 가발을 쓴 채 도윤과 함께 멋지게 차려입고 가면을 썼다.도중에 몇 명의 승객과 마주쳤는데, 가면 속 감춰진 두 눈으로 지아의 몸을 물건 살피듯 훑어보았다.가면으로 얼굴만 가릴 수 있을 뿐 인간성까지 감춰지지 않았다.지아는 당연히 그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아 노려보려는 순간, 갑자기 단단한 팔이 허리를 감싸며 그대로 도윤의 단단한 품에 안겼다.도윤은 낮은 목소리로 지아의 귓가에 속삭였다. “실례할게요.”지아는 그가 자신을 위해 이러는 걸 알았다. 상대에게 임자가 있다는 걸 알리는 행동이었다.단순하고 거친 방법에 상대는 흥미를 잃은 듯 눈을 돌렸다.그 와중에 몇몇 뻔뻔한 사람들이 다가와 음흉한 눈빛으로 지아를 훑어보며 말했다.“어이 형님, 오늘 여럿이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824화

    그 남자는 냄새 나는 양말을 입에 문 채 이미 겁에 질려 있었다.자극적인 걸 찾아 배에 올랐던 그는 마침 여자의 몸매가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이라 제안한 것뿐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어차피 배에 오른 사람들은 하나같이 더러운 놈들인데 뭣 하러 고결하게 구는 걸까.도윤이 입에 물었던 양말을 빼내자 그는 황급히 애원했다.“형님, 그냥 농담한 건데 왜 이렇게까지 흥분하십니까, 안 하면 그만이잖아요?”“허.”도윤은 차갑게 웃으며 그의 가면을 벗었다. “너랑 놀아줄게.”가면은 그들의 정체를 가리는 것이었고, 가면을 벗기는 순간 그들은 발가벗겨져 길거리에 내던져지는 것과 같았다.도윤도 아는 얼굴이었다. 그는 A시에서 아주 유명한 지역 사업가였다.언론에서는 오랫동안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가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자식들도 하나같이 성공했다.하지만 성공한 남자가 뒤에서 이런 추잡한 짓을 하는 게 역겨웠다.“내 가면! 돌려주세요.”가면은 도윤의 손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발에 짓밟혔다.그의 위선을 짓밟아 산산조각 낸 것이었다.도윤은 발을 뗐다. 인간 본성의 추악함은 진작 알고 있었고, 돈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얼마나 추잡스럽게 노는지 잘 알고 있었다.다만 그는 이런 쪽에 관심이 없었기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을 뿐이었다.그런데 이렇게 만날 줄이야. 심지어 예전에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있었다. 언론에서 좋은 사람으로 포장되어 있었기에 도윤은 나름 예의있게 대했다.남자의 본성을 알게 되자 그는 상대를 밟는 것조차 더럽게 느껴졌다.품위 있어 보이던 그의 아내도 함께 역겨워 보였다.심지어 지아에게 추근거렸던 것을 떠올리자 도윤은 차갑게 말했다.“손 잘라버려.”“네, 보스.”진봉 역시 정체를 알 수 없는 가면을 쓰고 있었기에 신분의 속박에서 벗어나 있었다. 손에는 야구 방망이를 들고 거들먹거리는 자세로 두 손을 머리 뒤로 가져갔다.“당신, 뭐 하는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진봉은 장난스럽게 웃었다.“물론이죠, 장 대표님. 그렇게 못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825화

    도윤은 손을 뻗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최근 들어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부쩍 많아지면서 아빠라고 부르지 않는 것만 빼면 진짜 아빠와는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다.“방금 만든 거야, 먹어 봐.”지아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너무 오냐오냐하지 마요. 단 거 너무 많이 먹으면 충치 생겨요.”“괜찮아요, 한 조각인데요 뭘.”다정한 모습은 밖에서 보는 것과 생판 다른 사람 같았다.지아는 착각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강욱이 처음과 많이 달라졌다고 느꼈다.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 또한 당연했다. 처음부터 속내를 다 드러내는 사람은 없으니까.“다 됐어요?”“네.”도윤이 당부했다.“참 아가씨, 여기 유람선 지도예요.”지아는 배를 탈 때만 해도 유람선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보통 큰 게 아니었다.맨 밑 1층은 대형 카지노였고, 2층은 출처가 없는 온갖 종류의 골동품 보물, 약초, 무기, 심지어 장기까지 돈만 있으면 못 사는 게 없는 물건들로 가득했다.3층에는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4층은 세계 최고 음식이 가득한 푸드코트였다.그들이 있는 곳은 숙소 건물이었고, 맨 위층에는 부자들이 파티를 열고 불꽃놀이를 하는 거대한 인피니티 풀이 있었다.돈만 있으면 늙을 때까지 이 유람선에 머물 수 있는 곳이었다.지아의 시선이 2층에 향했다.“여기 약초가 많겠네요?”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약초뿐만 아니라 실력 있는 의사들도 있어요.”“암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요?”“말하기는 어렵지만, 제가 대신 가 볼게요. 어쨌든 아가씨는 외출하지 말고 여기 있어요.”“네.”지아의 병은 줄곧 도윤에게 큰 난제였다. 종양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전이되거나 퍼질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단기간에 다시 재발하면 몸 상태가 더 이상 항암치료를 할 수 없을 것이고, 그때는 특별한 약이 없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악의를 품고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무법자들이었지만, 그 안에는 숨은 실력도 있었다.낮에는 대부분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826화

    진봉은 명품을 본 여자처럼 흥분해서 재잘댔다.“형, 저거 봐. 근접전 펼칠 때 진짜 멋있지 않아? 나 사줘. 이것도, 저것도.”“...”그걸 옆에서 지켜보던 진환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때 도윤이 여성용 권총을 집어 들자 가게 사장이 이내 열정적으로 설명했다.“안목 참 좋으시네요. 이거 요즘 새로 나온 모델인데 반동이 작아 여성이 사용하기에 적합합니다.”“이거 주세요, 그리고 이것도.”도윤은 또 숨기기 좋은 작은 휴대용 비수 하나도 골랐다.그렇게 한참 동안 고르고 난 뒤, 도윤은 약재 구역으로 향했다.그곳 사람은 어찌나 많은지 마치 배추 세일 현장을 방불케 했다.국가에서 많은 약재를 엄격히 단속하고 있지만, 무법천지인 이곳에는 그저 돈과 욕심만 있을 뿐이다.돈이 많다면 제 욕심을 모두 채울 수 있으니까.오늘은 경매가 없기에 도윤은 각종 코너를 돌며 물건을 골랐다.“사장님, 뭐 사실 겁니까? 우리 여기 없는 것 빼고 다 있습니다.”그때 한 상인이 열정적으로 호객 멘트를 날렸다.물론 단속이 없어 배 위에 있는 물건은 다른 곳보다 몇 배는 비싸다. 하지만 희귀하기만 하다면 돈 많은 사장님들이 그깟 돈에 연연하지 않는다.도윤이 한 약병을 들고 이리저리 확인하고 있을 때, 아직 묻지도 않았는데 사장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정말 보는 눈이 있네요. 이게 요즘 제일 잘 나가는 물건인데, 밤새도록 해도 끄떡없거든요. 아무리 꼬시기 어려운 여자라도 이것만 있으면 아주 녹아내릴겁니다...”이게 그런 효과가 있는 약인지 알 리 없었던 도윤은 얼른 약을 제 자리에 내려놓고는 헛기침을 했다.“혹시 항암제는 있습니까?”“암요. 없을 리가 있겠습니까? 제 별명이 뭔지 아십니까?”도윤은 눈앞의 40대 남성을 위아래로 쭉 훑어봤다. 주름 하나 없는 얼굴에, 웃기 좋아하며 웃을 때 눈이 가늘어지는 것이 딱 봐도 간사한 면상이었다.“모릅니다.”“제가 바로 그 유명한 활사인입니다.”“아하, 저 그거 알아요.”그때 진봉이 갑자기 끼어들었다.“요,

Bab terbaru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74화

    지아를 바라보는 장민호의 창백한 얼굴에 갈망이 스쳤다.“지아 씨, 나랑 함께했던 지난 2년 동안, 단 한 순간이라도 저를 좋아한 적 있었나요?” 차갑게 장민호를 응시하는 지아의 눈빛에는 얼음처럼 냉랭한 혐오감이 담겨 있었다. “아니요, 늘 당신의 죽음만을 바랐어요.” 장민호가 쓸쓸히 웃었다. “그랬군요.” 모든 일은 하늘의 이치를 따르는 법이었다. 탕!놀란 새들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고, 붉은 선혈이 땅에 흩뿌려졌다. 장민호는 무덤의 차가운 사진을 바라보며 한 글자 한 글자 또렷하게 말했다.“미연아, 너한테 빚진 건 전부 갚았어...” 지아는 눈앞에서 연이어 죽어간 사람들을 보며 가슴속 깊은 곳이 조여오는 고통을 느꼈고, 천천히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미연아, 우리의 복수가 이렇게 끝이 나네. 이젠 너도 편히 쉬어.” 지아는 이날을 너무도 오래 기다려왔지만, 복수를 끝낸 후에는 마음이 텅 빈 듯 허전하기만 했다.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핀 지금, 따뜻한 봄바람 속에서 해경의 뒤를 쫓는 무무의 발목에서 짤랑거리는 방울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해경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외쳤다.“어서 잡아봐!” 멀리서 꽃으로 화환을 엮던 소망이 지윤을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허리 좀 숙여봐.” 지윤은 순순히 허리를 숙였고, 소망은 지윤에게 화환을 씌워주었다.“와, 정말 잘 어울린다! 아빠랑 똑같이 생겼어!” 지아는 어린 시절의 도윤을 보듯 따스한 눈길로 지윤을 바라보았다. “자기야.”바로 그때, 지아의 귓가에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아가 고개를 돌리자, 한쪽 무릎을 꿇은 도윤의 모습이 보였다.도윤이 한 손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든 채 말했다.“나랑 다시 결혼해 줄래?” 아이들이 옆에서 환호하며 소리쳤다.“결혼해요! 결혼해요!” 지아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도윤 씨...”도윤은 진지한 표정으로 지아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며 말했다.“지아야, 다시는 너한테 상처 주지 않겠다고 맹세할게.” 소망이 꽃으로 만든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73화

    사랑에 미친 장민호는 이 모든 것이 지아가 2년에 걸쳐 설계한 함정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고, 지아가 도윤의 품에 안기는 것을 본 순간에야 자신의 정체가 이미 드러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 끝났구나...’비록 소씨 가문 사람들이 이겼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심세호와 조경선, 그리고 소시월이 힘을 합쳐 저지른 일들로 많은 이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으니, 소씨 가문 사람들이 완전히 이긴 것은 아닌 셈이었다. 심지어 소시영 또한 그들의 희생자가 되었고, 젊은 나이에 영면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지아가 시영의 무덤 앞에서 향을 올리며 말했다.“언니, 다음 생엔 꼭 행복하게 살자. 이번 생에는 내가 가족들을 잘 돌볼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바로 그때, 산들바람이 불어오며 나뭇잎 한 장이 지아의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마치 시영이 지아의 말에 응답하는 것 같은 순간이었다.소영수는 소씨 가문 사람들과 함께 강렬한 기세로 돌아왔고, 환희 역시 마침내 안식의 땅에 묻혔다. 환희의 장례식은 비밀리에 치러졌지만, 부남진은 몰래 그곳을 찾았다. 부남진과 소영수는 무덤 앞에서 서로를 마주했는데, 생전 환희에게 가장 중요했던 두 남자가 환희가 죽고 나서야 얼굴을 마주한 것이었다. 아침 햇살이 희미하게 비추는 가운데, 눈가가 붉어진 부남진은 가지에서 가장 어린 복숭아꽃 한 송이를 꺾어 무덤 앞에 내려놓았다.“미안해, 내가 너무 늦었지...?”그 순간, 지아의 눈에 노인이 아닌 아침 햇살 속에서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낸 젊고 잘생긴 소년의 모습이 비쳤다.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던 조경숙의 눈도 치료하면 회복할 수 있는 상태였기에, 지아는 장민호와 소시월을 데리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갔다. 산속은 한창 따듯한 봄이었다. 산꽃들이 만발한 가운데, 강미연의 무덤 앞에는 형형색색의 작은 꽃들이 피어 있었다. 소시월은 숨이 가쁜 상태로 강미연의 무덤 앞에 무릎을 꿇었고, 장민호는 무덤에 새겨진 이름을 보며 입가에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이런 날이 올 줄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72화

    “오빠, 대체 무슨 일이에요?”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지아는 루이스에게 함부로 다가갈 수 없었기에, 지아가 이 상황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시후뿐이었다. “지아야, 가까이 오지 마. 여긴 너무 위험해!”시후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해지자, 루이스가 고개를 돌려 지아를 바라보며 말했다.“내 실험은 곧 성공할 거야. 저 아이는 환희의 후손이라, 몸속에 환희와 같은 피가 지니고 있을 테니까.” 그 순간, 지아의 얼굴빛이 달려졌다.‘스승님이 나한테 유독 신경 쓴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아.’ 예전의 지아는 그것이 자기 몸과 재능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루이스는 처음부터 지아의 정체를 알고 있던 것이었다. 루이스가 말한 ‘생체 개조 계획’도 사실은 환희를 되살리기 위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저 사람... 정말 무서운 사람이었구나. 할머니를 부활시키려고 이렇게 철저히 준비하다니!’ ‘하마터면 개조 계획이라는 거짓말에 깜빡 속을 뻔했어!’ 백발이 성성한 소영수가 아주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루이스, 그만둬! 환희는 이미 죽은 지 오래야. 환희의 혼도 이미 윤회에 들었을 텐데 부활이라니, 그건 하늘의 이치를 거스르는 일이야!” “네가 그동안 저질러온 실험으로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되었는지 알아? 아, 그걸로도 부족하다는 건가?” “네 과거 실험 데이터를 살펴봤는데, 하나도 빠짐없이 실패했더군. 그런데도 네가 저 아이를 건드리지 못한 이유는...”소영수가 지아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아이가 환희의 핏줄이고, 환희와 닮은 얼굴을 가졌기 때문이었어. 혹시라도 실험에 실패할까 봐 저 아이를 건들 수 없었던 거야, 그렇지?” 지아는 그제야 모든 것을 이해했고, 환희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느꼈다.‘할머니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미 몇 년 전에 목숨을 잃었을 거야.’ 루이스는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지아를 바라보며 말했다.“넌 내 최고의 실험 대상이야. 어서 스승인 나를 도와주렴.” 시후와 도윤이 동시에 지아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71화

    섬에 도착한 지아는 섬의 분위기가 어딘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풍경은 여전히 그대로였지만, 섬 곳곳에 있던 로봇들은 사라진 듯했는데, 원래라면 섬에 내리자마자 로봇들이 눈에 띄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섬 가장자리에 밀집한 수많은 군함이 눈에 띄었고, 그것들은 대부분 외국 민간 무장 단체와 용병들이 사용하는 군함 같았다. ‘대규모 인원이 섬에 상륙한 모양인데...’ ‘대체 무슨 일이지?’ ‘스승님은 괜찮으신 걸까?’ 루이스가 지아를 인체 개조 대상으로 삼으려 했음에도 지아는 루이스가 살아남길 바랐는데, 루이스처럼 뛰어난 과학자가 유명을 달리한다면 큰 손실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스승님!”“자기야, 진정해. 이 섬에 많은 사람이 들어오긴 했지만, 현재로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여.”도윤은 지아를 재빨리 진정시켰다. 이렇게 많은 군함이라면 분명 강력한 무기를 많이 실었을 테지만, 섬의 꽃과 나무, 건물들은 여전히 온전했다. “아니야, 이 섬에는 원래 사람이 많지 않았어. 대부분 로봇이었단 말이야! 그나저나 우리 오빠는 어디 있는 거지?” 지아는 며칠 전 시후가 치료를 계속하기 위해 여기에 왔던 것을 떠올린 후, 더 이상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섬 안쪽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잠시 후, 지아는 겨우 작동하고 있는 한 로봇을 마주했는데, 로봇에서는 전기 스파크가 튀고 있었고, 몸체에서는 쇠약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루이스 스승님은 어디 있어?” 지아가 다급히 물었지만, 이미 언어 기능을 상실한 로봇은 전자 화면에 두 글자를 표시할 뿐이었다. [뒷산.]‘뒷산이라니!’뒷산은 루이스가 지아에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은 유일한 장소였다. ‘거기엔 거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을 거야!’ 지아는 미친 듯이 뒷산으로 달려갔다.그곳에는 수많은 로봇과 인간들이 쓰러져 있었고, 원래 뒷산 입구를 막고 있던 기계 문도 강제로 파괴된 상태였다.‘큰일이네. 루이스 스승님은 괜찮으신 걸까?’ 루이스의 로봇도 많은 수를 자랑했는데, 상대는 그보다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70화

    그날, 부남진과 소임호는 단둘이 오랜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물론 소씨 가문 사람들은 그것에 집착하지 않았으며, 단지 가족이 하나 더 늘었다는 것에 집중할 뿐이었다. 하지만 민연주는 조금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갑자기 이렇게 많은 자손이 생기다니, 만약 저 사람들이 모두 부씨 가문 사람이 된다면, 내 아들과 딸에게 돌아갈 재산이 줄어들진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인 법이다. 정말 이런 상황에 닥친다면, 그 누가 자기 이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지만 소임호와 부남진이 이야기한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빗나갔다. 그것은 바로... 소씨 가문 사람들이 소임호의 신분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소임호는 부씨 성으로 바꿀 생각이 없다는 것!즉, 소임호의 어머니가 소영수와 결혼한 이상, 소임호를 비롯한 그 자손의 생에는 소씨 가문 사람들에 속했기에, 부씨 가문과는 친척 관계로 왕래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부남진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소영수가 자기 자손들을 잘 대해준 것을 생각하며 동의할 수밖에 없었고, 소임호의 자손들에게 잠시 부씨 가문에 머무르며 상처를 치료해달라고 간청하기에 이르렀다. 지아는 돌아온 이튿날 아이들을 데리고 묘지로 갔는데, 도윤과 함께 환희와 소계훈을 찾아뵙기 위해서였다. 묘지는 산속에 있었고, 산에는 복숭아나무와 배나무가 활짝 꽃을 피워 푸른 신록이 빛나고 있었다. 소계훈의 묘 앞에는 이끼가 조금 늘어나 있었는데, 지아는 꽃다발을 내려놓고 무릎을 꿇은 채 오랫동안 이야기를 털어놓았다.“아빠, 드디어 제 가족을 찾았고, 배후의 손도 밝혀냈어요.” “유일하게 아쉬운 건... 그 여자를 데리고 와 아빠의 묘비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하도록 하지 못한 거예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아빠. 저는 이제 성장했고, 다른 사람들을 지킬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도윤은 지아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소계훈의 묘비 앞에 담배 한 개비를 놓았다. “기대를 저버려서 정말 죄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69화

    지아 일행은 다시 소씨 가문으로 돌아왔다.시후가 관리 중인 소씨 가문은 이미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시하의 다리도 많이 회복되어 이제는 더 시아 장애를 가장할 필요도 없이 자유롭게 걸을 수 있었다. 시언의 건강은 단기간에 완전히 회복될 수는 없었지만 눈에 띄게 좋아졌고, 소임호 역시 지아가 떠나기 전보단 훨씬 건강해 보였다. 소시월이라는 사람 때문에 소씨 가문은 거의 전멸할 뻔했지만, 지금은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지아가 돌아오자 소임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지아야, 시후한테 네 몸에 독벌레가 들어갔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괜찮은 거니?” “걱정하지 마세요. 이젠 다 나았으니까요. 그런데... 소시월은 아마 바닷속에서 죽음을 맞이한 것 같아요.” 소임호가 지아를 단단히 껴안으며 말했다.“괜찮다, 괜찮아. 난 그저 너희들만 무사하면 그만이야.” 짧디짧은 시간에도 몇 살은 더 늙어버린 듯한 소임호의 모습을 보며 지아의 마음은 더욱 아팠다. “엄마 쪽 소식은 없는 거예요?”“시후가 몇 가지 단서를 찾아냈는데, 아직 추적 중이란다. 참, 부씨 가문에서 우리가 한 번 왔으면 좋겠다고 하더구나.” 최근 부남진은 신분상 모습을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이라, 소씨 가문 사람들이 본국으로 가야만 했다. 마침 지아도 다른 아이들이 그립던 터였다.“좋아요. 아이들이 외할아버지와 외삼촌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분명히 기뻐할 거예요.” 그렇게 가족들은 전용기를 타고 본국으로 향했다. 본국은 이미 초봄의 시기로 접어들어, 추운 겨울을 지난 후 생기가 넘치는 대지를 뽐내고 있었다. 나뭇가지엔 새싹이 돋았고, 벚꽃이 활짝 피는 계절이었으니 말이다. 지아는 가벼운 봄옷으로 갈아입었고, 무무는 연한 초록색 원피스를 입고 지아의 곁을 따랐다. 도윤도 모처럼 정장을 입지 않고 모녀와 함께 커플룩을 맞춘 듯한 연한 초록색 줄무늬 셔츠와 흰 바지를 입고 있었다. 도윤은 차 문을 열고 무무를 안아 내렸다. 세 사람은 등장하자마자 사람들의 눈길을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68화

    배신혁은 태연하게 말했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심규철은 말 그대로 충격에 휩싸였고, 머릿속엔 온통 한대경이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았을지에 대한 상상이 가득했다. ‘낡은 민간 보호시설에서 삼류, 사류 사람들과 부대끼며 자란 걸로도 모자라, 그 무엇도 가져본 적이 없으니 잃는 것도 두렵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이영화가 세상을 떠난 이후, 심규철은 심장후에 대해 그다지 마음을 쏟지 않았지만 물질적인 부분만큼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친아들을 찾은 지금, 심규철은 가슴 한편이 아려져 왔다. ‘그 결혼이 아들의 유일한 소망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들어주고 싶어.’ 한편, 지아는 바닷가에 서서 멀리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록 시월은 이미 바다 밑에 잠겼을 테지만, 지아의 마음은 조금도 평온하지 않았다. ‘죄의 근원이 사라지면 무슨 소용이야? 우리 소씨 가문은 이미 산산조각이 났고, 엄마는 아직 행방불명 상태인데.’ 지아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아직 젊은데, 무슨 한숨을 그렇게 쉬어?”언제 다가왔는지 모를 한대경이 물었다. 지아의 옆에 털썩 앉은 한대경은 바닥의 모래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태연한 모습이었다. 한대경은 옆자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앉아봐. 별건 아니고, 그냥 얘기나 좀 하자고.” 지아는 한대경을 한 번 흘긋 보고, 무의식적으로 몇 걸음 물러난 뒤에야 자리에 앉았다. “아니, 조선시대도 아니고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거야, 뭐야?”한대경은 지아가 자신을 뱀 보듯 피하는 모습이 못마땅한 듯 말했지만, 지아는 고개를 저었다. “한대경, 우리가 친구로 지낼 순 있어도 그 이상은 불가능해.” 그 순간, 갑자기 다가온 한대경이 짙은 남성미로 지아를 압도했다. “소지아, 진짜 날 피하고 싶었다면, 애초에 나한테 희망을 주지도 말았어야지!” “정말 미안해, 한대경.” 지아는 그 임무에 한대경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 동의하지 않았을 터였다. “시도도 해볼 수 없다는 거야? 단 한 번이라도?”한대경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67화

    심규철은 약간 지친 듯했다.‘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런 상황에 부닥치게 된 거지?’ ‘아들이 아니라, 아버지를 찾은 것 같군.’ ‘이 세상에 30년 동안 얼굴도 못 본 아들이 만나자마자 가족 걱정은커녕 결혼하겠다고 소리치는 경우가 또 있을까?’ ‘그리고 평범한 여자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상대는 이미 이혼한 데다 아이를 넷이나 데리고 있는 여자잖아!’ ‘그것도 그렇지만 가장 골치 아픈 건, 소지아의 전남편이 내 여동생의 친아들이라는 사실이야. 게다가 두 사람의 관계도 아직 완전히 끝난 게 아니잖아?’ ‘손바닥도 손등도 모두 살인데, 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심규철은 매우 절망스러웠다. 하지만 한대경은 심규철의 곤란한 표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 한 개비를 건넸다.“나는 끊었단다.”심규철이 손을 저으며 말하자, 한대경은 혼자 담배를 피우며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았다. 그 모습은 공사장의 현장 소장과 같았는데, 도무지 한 나라의 군주다운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다.심규철은 이마를 짚으며 생각했다.‘대체 그동안 어떻게 자란 거지?’ “되는지 안 되는지 확답이나 주시죠.”한대경이 담배 연기를 뿜으며 말하자, 심규철은 아들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쉽지 않을 거라면 어쩔 셈이지? 그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야. 물론 두 집안의 사정을 따지는 건 아니란다. 네가 다른 사람을 좋아했다면, 거지가 상대라 해도 바로 혼약을 허락해 줬을 거야. 하지만 상대는 소씨 가문 사람이라고.” “넌 모를 수도 있겠지만, 요즘 소씨 가문에 문제가 좀 생겼어. 그 집안은 이미 진정한 소씨 가문과 관계가 끊긴 상태인 데다, 완전히 난장판이 되었단 말이지... 이 결혼은 정말 쉽지 않을 거야.”한대경이 담배꽁초를 던지며 말했다.“그럼 안된다는 겁니까? 아버지라는 호칭을 쓴 게 아까울 지경이군요.” 한대경은 기분이 상한 듯 몸을 돌려 떠났고, 심규철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뭐야, 왜 저렇게 쉽게 포기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66화

    시름시름 앓던 심규철은 지금까지 자신이 낳은 친아들이 오랜 세월 동안 외지에 버려져 있었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더구나 그 아들이 수많은 겪었음에도 거대한 나무처럼 성장했다는 사실에 아주 놀랐는데, 거대한 나무는 맞지만, 어쩐지 그 나무는 조금 삐딱하게 자란 것 같았다. 부자지간임에도 피는 물보다 진하지 않은 것 같았으니 말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러 진실이 드러났다면,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감동적이 이야기를 나눠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한대경은 아버지를 만난 기쁨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심씨 가문의 큰아들이라는 신분과 소씨 가문의 여섯째와의 혼약에 훨씬 더 관심을 보이는 했다. “지금은 상황이 조금 복잡하니, 천천히 논의해 보자꾸나...”“제가 친아들이라면서요?”한대경은 성격이 급하고 불같았으며, 그의 어머니와 똑같이 누군가의 설득 따윈 듣지 않았다. 한대경은 이미 심씨 가문과 소씨 가문의 관계를 철저히 파악했기에, 혼약의 존재를 알아낸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하마터면 혼약이라는 걸 전혀 몰랐을 뻔했잖아?’“그럼, 당연하지. 이미 친자 확인 결과도 나왔으니 말이야... 하지만 지금 소씨 가문 상황이 조금 복잡해서 지금은...”“어쨌든 저랑 결혼할 사람은 소씨 가문의 여섯째인 거죠?” “그래.”“그 혼약은 심씨 가문과 소씨 가문의 어른들이 정한 거고요?” “그래.”“그럼 됐으니, 어서 결혼부터 준비해 주세요. 저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심규철은 아들이 아주 성급하다는 것을 느꼈다.‘기다리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잖아? 만약 이 상황이 올림픽이었다면 쟤는 분명히 부정 출발로 탈락했을 정도야.’ “결혼 같은 중대한 일보다는 네 아비가 어떤 사람인지 더 궁금하지 않니? 그토록 오래 떨어져 지냈는데, 네 아버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는 알고 싶지 않냐는 말이야.” 한대경은 냉담하게 말했다.“전혀요, 아버지는 이미 반쯤 땅에 묻혀가는 사람이잖아요. 그런 사람에 대해 제가 뭘 궁금해해야 하죠?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