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전에 가장 익숙했던 몸이었지만, 이도윤은 소지아의 배에 있는 흉터를 처음 보았다.사실 그는 그녀가 마취제에 알레르기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수술할 때 억지로 절개했기에 그는 수술실 밖에서 그녀가 가슴을 찢는 듯한 비명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상처는 모두 몇 번 꿰맸는지, 어떻게 꿰맸는지 그는 모두 훤히 알고 있었다.복부의 상처뿐만 아니라 그녀의 왼쪽 팔 안쪽에는 새로운 상처가 있었는데, 이도윤은 문득 백채원이 소란을 피우러 온 날 그녀가 병원에 갔다는 것을 떠올렸다.그는 그녀가 기껏해야 찰과상을 입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긴 흉터일 줄은 몰랐다.소지아처럼 그렇게 아픔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어떻게 한마디도 하지 않고 참을 수 있었을까.이도윤은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 소지아가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에 한 말을 생각했는데, 그의 마음은 마치 칼에 베인 것 같았다.이도윤은 그녀에게 부드러운 잠옷으로 갈아 입히고 또 방의 온도를 높여 그녀를 한사코 품에 안았다.진환은 바로 개인의사 양요한을 데리고 들어왔는데, 이 장면을 보고 두 사람은 피하려 했다.“당장 이리로 와서, 왜 그런지 좀 봐봐.”“예, 이 대표님.”양요한은 이도윤의 개인의사였다. 소지아는 몸이 좋아 별로 아픈 적이 없었지만, 매번 그를 볼 때마다 손을 다치거나 발을 삐었다.그때 그는 소녀가 매우 활력이 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이미 2년 동안 보지 못했는데, 그가 활력이 있다고 말한 그 소녀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종이처럼 얼굴이 하얘진 채 거기에 누워 무척 허약했다.양요한은 간단하게 진단했다.“대표님, 지금 사모님의 건강상태가 지나치게 허약해 쓰러진 걸로 보입니다. 금방 감기에 걸린 것 같으니 체온에 신경을 써서 열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손목의 상처는 뼈를 다치게 하지는 않았지만 이곳도 세균에 전염되지 않도록 치료하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합니다.”“허약해?” 비록 얼마 전에 그녀가 좀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렸을 뿐, 요 며칠 진작에 나았어야 했
소지아는 이도윤의 마음속에서 줄곧 활력의 상징이었다. 생명이 위독하다는 이 몇 글자가 진환의 입에서 나왔을 때, 그는 좀 어리둥절해졌다.진환은 재빨리 그의 곁으로 가서 휴대폰 속의 혈액검사 사진을 눌러서 보여주었는데 적혈구 외에 또 여러 가지 림프 등 세포의 수치가 모두 정상수치보다 낮았다.이도윤은 자기가 떠날 때, 소지아의 그 가슴을 찢는 비명소리를 생각했는데 그는 대체 무엇을 했는가?그는 넋을 잃은 듯 천천히 늦게 대답했다.“지금 열이 나고 있어.”“즉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차 대기시켜.”이도윤은 지난 몇 차례의 만남에서 소지아는 모두 두툼한 패딩을 입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지난날 멋 부린다고 양모 외투만 입었던 그녀와는 정반대였다.결국... 그녀는 지금까지 전혀 쇼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녀는 정말 아팠다.이도윤은 약간의 바람이라도 들어갈까 봐 허둥지둥 그녀를 꽁꽁 싸맸다.소지아의 볼은 새빨갛게 타서 불쌍하면서도 하편으로는 또 귀여워 보였다.예전에 그녀가 열이 난 적이 있었지만, 생명의 지장을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열로 인해서 생명이 위험할 수 있었다.그녀를 안고 있는 이 순간에야 이도윤은 그녀의 체중이 과거보다 훨씬 가벼워졌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이도윤은 그녀를 바로 개인 병원에 보냈다. 양요한은 혈액검사보고를 들고 왔다.“대표님, 이미 상황은 알고 계시죠. 지금 사모님은 위독해서 일단 사모님 주사부터 맞아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도윤은 줄곧 그녀를 안고 있었고, 소지아는 열 때문에 잠꼬대를 하고 있었다.그녀는 한 손으로는 배를 만지며, 한 손으로는 허공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도윤아, 나 구해줘, 우리 아이 좀 구해줘.”그녀의 오른손에는 주사를 놓고 있었는데, 바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을까 이도윤은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았다.소지아는 그의 손을 잡으며 마치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그녀의 조급함은 그제야 서서히 사라지며 입가에 웃음을 띠었다.“아가야, 엄마가 마
이도윤은 양요한의 멱살을 놓아주며 뒤로 물러섰는데 머릿속에는 온통 소지아가 한 말들로 맴돌고 있었다.“이도윤, 내가 잘못했어.”“널 만난 게 내 가장 큰 잘못이야.”그녀는 자신을 너무 미워해서 삶의 희망마저 포기했다.양요한은 처음으로 이도윤의 얼굴에서 두려운 기색을 보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입을 열었다.“혈액보고서를 보았는데, 수치가 무엇 때문에 일반인보다 낮은 거지?”“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이 나타난 것은...”양요한은 자신이 하려는 말을 멈추었다.암에 관한 약물치료 후, 각종 수치가 매우 빠르게 하락할 수 있었다. 비록 이 2년 동안 그는 소지아의 건강검진을 하지 않았지만, 예전에 소지아의 몸을 생각하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암에 걸릴 리가 없었다.게다가 그녀는 이렇게 젊었고, 암 환자는 일반적으로 중년이고 노인이 많았다.이도윤의 현재 상황은 매우 좋지 않았으니, 검사 없이 그는 이런 말을 할 수 없었고, 이도윤의 심리적 부담을 더하면 안 됐다.“뭔데?”“아무것도 아닙니다. 사모님, 요즘 이상한 점 없었나요?”“얼마 전에 큰 병이 난적이 있었고, 팔에 부상을 입은 적이 있었어.”“일부 세균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신체의 각종 수치가 하락했을 수도 있고,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또 찬물에 젖어서 재발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같습니다.”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이도윤의 가슴을 찌르는 것 같았다.이도윤의 표정이 이상한 것을 알아차리고 양요한은 한마디 덧붙였다.“사모님은 지금 면역력이 너무 떨어져서 반드시 잘 보호해야 해요. 감기에 걸리지 말고 다른 병에도 걸리지 말아야 해요. 제가 다시 약을 첨가해서 반드시 열을 먼저 내려보겠습니다.”이도윤은 천천히 두 손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응.”블린시트백채원은 이도윤이 아이를 소지아의 곁으로 데려가려는 것을 몰랐다. 이 아이는 갈수록 이도윤과 닮았으니 그가 그렇게 좋아할만 했다.그가 아이를 좋아할수록 자신에게 유리했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지위를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이때 꿈이 바뀌더니 그녀의 주위는 더 이상 바닷물이 아니라 아름다운 해바라기 밭이었다. 꽃밭에서 한 아이가 뛰면서 웃었다.“엄마, 나 잡아봐요.”“아가야, 내 아가야.”그녀는 마침내 그 아이를 쫓아가서 품에 안았다.“찾았다. 아가야, 미안해. 엄마가 이번에 반드시 너를 잘 보호할 거야.”그녀가 아이를 뒤집어 보니 놀랍게도 이지윤의 통통한 얼굴이었다.그녀가 놀라기도 전에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이를 안고 황급히 도망쳤고, 빗줄기는 그녀의 온몸을 적셨다.꿈을 꾸던 소지아가 놀라며 깨어났고 눈을 뜨니 통통하고 작은 얼굴을 보였고, 작은 입에서 침이 흘러내리며 곧 그녀의 얼굴에 떨어지려 했다.이도윤은 재빠르게 손을 뻗어 침을 받을 준비를 했고, 눈을 마주치자 무척 어색했다.이도윤은 줄곧 카리스마가 넘치는 대표였기에 손을 벌리고 아이의 침을 받는 대표님을 본 적이 있는가? 그의 이미지는 순식간에 무너졌다.낯선 환경에 소지아는 씁쓸하게 웃었다.“꿈인가? 아니면 난 이미 죽은 건가? 너희가 꿈에 나타나다니.”이도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물었다.“그렇게 죽고 싶어?”“그래, 죽으면 자유롭잖아.” 소지아는 이것이 꿈인 줄 알고 손을 뻗어 꼬마의 통통한 얼굴을 주물렀다. 촉감이 정말 좋았다. “사는 게 얼마나 힘든데.”이지윤은 두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아이는 소지아를 좋아했다. 그래서 아니는 줄곧 소지아의 몸에 기어올랐고 중얼거렸다.“엄마, 엄마 포옹.”엄마라는 말에 소지아의 눈시울은 순식간에 붉어졌다.“너... 날 뭐라고 불렀어?”이도윤은 막지 않았다. 만약 소계훈조차도 그녀를 붙잡을 수 없다면, 그녀는 새로운 희망이 필요했다.이걸로 그가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아이가 그녀를 죽음의 문턱에서 끌어왔다.“엄마, 뽀뽀.”이지윤은 간단한 단어만 할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이 아이는 백채원의 곁에 있을때는 단 한 번도 엄마라는 단어를 말을 한 적이 없었다.가정부와 있을 때, 백채원이 몇 번이나 가르쳤지만
이도윤이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만지려 하자 소지아는 그의 손을 피했다.“이 대표, 이러지 마.”“나는 단지 네가 아직 열 나는지 안 나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야.”이도윤이 소지아에게 설명했다.소지아는 코웃을 쳤다.“당신이 얼마나 가소로운 행동을 했는지는 알아? 당신이 나를 욕실에 묶고 찬물 맞게 했어. 당신은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닌데, 이런 결과 나올 걸 모르는 한 거야? 내가 이미 감기에 걸리고 열이 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지금 이런 내 모습을 보니까 만족스러워 아니면 아직 또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거야?”“나는 너의 몸이 이렇게 나빠질 줄 몰랐어. 네가 열이 나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것을 더욱 몰랐고.”소지아의 입가에 웃음은 짙어졌다.“알면 또 뭐가 달라지는데? 너와 나는 이미 이혼했는데, 이 대표는 여전히 날 사랑하는 척하는데, 정말 구역질이 나.”소지아는 이지윤이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지만 그녀의 신분으로는 이지윤과 장기간 접촉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았다.그녀는 이미 이성을 회복하여 자신에게 매달리는 이지윤을 가볍게 떼어내고, 스스로 이불을 제쳐 팔에 꽂힌 바늘을 뜯어냈다.지혈을 하지 않아서 미세한 상처에서 밥알 크기의 피가 흘러나왔고 그녀는 미간조차 찡그리지 않았으며 심지어 보지도 않았다.“너...”소지아는 허약한 몸을 지탱하며 천천히 내려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차가우면서도 확고했고 등을 곧게 펴고 또박또박 말했다.“이도윤, 바람을 피운 것도 당신이었고 이혼하자고 한 것도 당신이었어. 만약 당신이 정말 당신 여동생이 죽은 일로 날 여전히 용서하지 못하겠다면, 나는 내 목숨으로 갚아줄 수 있어.”말을 마치고는 그녀는 훌쩍 뛰어올랐는데 뜻밖에도 날렵하게 한쪽의 베란다로 올라갔다.여긴 7층이라 떨어지면 죽지 않아도 크게 다칠 수 있었다.이도윤은 그녀가 이렇게 과격한 행동을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지아야, 좀 냉정해!”소지아는 얇은 잠옷만 입고 있었고 발은 맨발을 하고 있었다.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오자 흰색
소지아는 자신의 고달픈 인생처럼 외롭고 창백한 달빛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정말 더 이상 이도윤의 감정에 당하고 싶지 않았다. 죽으면 사랑과 증오, 집념이 모두 사라지니 지금부터 이 세상에 그녀가 없는 이상, 그의 집념도 없지 않겠는가?그녀는 마지막에 뛰어내릴 때 이도윤이 최선을 다해 힘껏 뛰어올라 그녀가 떨어지기 전에 자신의 손을 잡을 줄은 몰랐다.침대 위의 아이도 놀라서 재빨리 침대 옆으로 올라가 침대 가장자리를 따라 미끄러져 내려간 후 다시 작은 짧은 다리를 내디디고 병실을 뛰쳐나와 곧장 진환을 찾아갔다.진환은 밖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아이가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그를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보고 즉시 담배를 껐다.그리고 쪼그리고 앉아 참을성 있게 물었다.“도련님, 왜 나왔어요?”아이는 다급하게 말했다.“엄마 울어...”그는 이리저리 겨루고 있었지만 진환도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차리지 못하고 일어나 그를 안았다.“제가 데려다 줄게요. 밖은 추우니까 감기 걸릴 거예요.”지금 창가에서 이도윤은 있는 힘껏 소지아의 손을 잡았고 소지아는 여전히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았다.“이도윤, 나 미워하지 않았어? 내가 죽으면 너는 네 여동생에게 복수를 할 수 있잖아?이도윤은 몸을 거의 모두 창밖으로 내밀었고 두 팔의 힘줄까지 드러났으며 관자놀이가 튀어나왔다. 그는 그녀를 더욱 단단히 잡았다.“소지아, 네가 감히 죽으려고 해! 그럼 나는 네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를 거야.”“우리 아버지는 어차피 혼수상태에 빠져서 깨어나지 못하실 거야. 아마 평생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어. 죽음이 차라리 일종의 해탈일 수도 있지.”“누가 네 아버지가 깨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어? 나는 이미 레오의 종적을 찾았어. 그가 집도하기만 하면 네 아버지는 80%의 확률로 깨어날 거야. 너도 의학을 배웠으니 레오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거 아니야.”소지아의 얼굴에 마침내 약간의 변화가 일어났다. 예민한 이도윤은 그것을 포착하고 계속 입을 열었다.“나는 너를 원망했고 그를
소지아는 죽으려는 결심을 가지고 7층에서 뛰어내렸다. 그녀는 이런 방식으로 이도윤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뛰어내릴 때, 이도윤의 속도가 그녀보다 더 빠를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그녀는 그 남자가 망설임 없이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보았고, 게다가 왼발은 창턱을 힘껏 내디뎌 속도를 내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이미 소지아의 옆에 도착했고, 소지아는 눈을 크게 뜨며 동공은 더욱 심하게 진동했다.‘미쳤나 봐!’흩날리는 눈송이 속에서 그녀는 이도윤의 차갑고 격노한 눈동자를 마주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마치 큰 그물처럼 소지아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아무리 해도 그의 손바닥을 벗어날 수 없었다.그의 앞에서 그녀는 나방처럼 연약했고, 그 빛을 위해 그녀는 모든 것을 돌보지 않고 불 속으로 뛰어들었다.하지만 지금, 불에 타서 아프자 그녀는 후회했다. 마음이 짓밟혀 산산조각이 났지만, 그는 그 조각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여전히 계속 주물러 그녀를 괴롭히며 그녀를 진흙탕에 밟으려 했다.그의 품에 힘껏 안기자 두 사람의 몸은 쏜살같이 땅바닥을 향해 떨어졌다.진봉은 병원 문 앞에 있는 바람을 넣는 기둥을 옮겨왔고, 경호원들이 서둘렀기에 다행히 마지막 순간에 준비를 마쳤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이도윤은 소지아의 몸을 안고 기둥에 호되게 부딪친 다음 다시 지면으로 굴렀다.다행히 기둥은 절대다수의 효과로 충격을 흡수해서 두 사람은 모두 다치지 않았다. 그 모습을 위층에서 보고 있던 진환이 한숨을 돌렸다. 다행히 그가 준비를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오늘 두 사람 다 죽을 것이다.진봉과 몇몇 경호원들은 모두 놀라서 멍해졌다. 이도윤에게 만약 무슨 일 생기면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이도윤은 기둥에서 나뒹굴었고 몸은 다시 땅바닥에 세게 부딪쳤다. 그는 눈썹을 찌푸렸지만 소리를 내지 않았다.처음부터 끝까지 소지아는 그에게 꽉 안겨 조금의 충격도 받지 않았다.그녀가 일어선 다음, 바로 이도윤의 얼
남자는 싸늘하게 웃으며 한 손만으로 그녀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잡아당긴 다음, 허리를 굽혀 안았다.그의 동작은 조금도 부드럽지 않았고, 심지어 난폭함을 띠었다. 그의 팔은 그녀의 다리를 꼭 감고 있었다.소지아는 본능적으로 손가락을 휘두르다 부주의로 그의 목덜미에 부딪쳐 놀라서 재빨리 손을 옮겼지만 그 따뜻한 온도는 줄곧 그녀의 손끝에 남아있었다.“이도윤, 나를 놓아줘.” 소지아의 힘없는 발악은 그를 조금도 건들지 못했다.그녀는 그가 자신을 안은 채 두터운 눈 속으로 들어가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고, 발밑에는 두꺼운 눈을 밟아 소복소복 소리를 내고 있었다.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런 침묵은 사람을 숨 막히게 했고, 소지아는 다시 병실로 안겨졌다.봄처럼 따뜻한 실내는 그녀의 차가운 몸을 조금씩 따뜻하게 했다.이지윤이 비틀비틀 그녀를 향해 걸어오며 마치 그녀의 품에 안기고 싶은 것 같았다.콧물과 눈물 범벅이 된 것을 본 소지아는 무의식중에 두 팔을 뻗어 아이를 안으려 했다.이도윤은 오히려 한 손으로 이지윤의 잡고 들어 올렸고, 목소리는 극도로 차가웠다.“작은 도련님 돌려보내.”“예.” 진환은 소지아가 무사한 것을 보고 비로소 한숨을 돌렸다.양요한은 그녀의 몸을 검사한 후 다시 링거를 놓아주었고, 침착하게 말했다.“지금 백혈구 수치가 매우 낮으니 절대 함부로 행동하시면 안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와도 사모님 구할 수 없어요.”소지아는 마치 헝겊 인형처럼 머리 위의 하얀 천장을 쳐다보며 응 소리를 냈다.이도윤은 이미 그녀의 선택을 끊어 그녀에게 죽을 기회조차도 주지 않는데,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알았어요.”“말을 듣는 게 좋을 거야.” 이도윤은 차갑게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거두고 성큼성큼 방을 떠났다.양요한은 조심스럽게 그의 뒤를 따랐고, 이도윤은 온몸에 싸늘한 기운을 내뿜었다.이도윤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고, 양요한도 따라서 멈추었다.이도윤의 얼굴에 먹구름이 낀 것을 보면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