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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남자는 싸늘하게 웃으며 한 손만으로 그녀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잡아당긴 다음, 허리를 굽혀 안았다.

그의 동작은 조금도 부드럽지 않았고, 심지어 난폭함을 띠었다. 그의 팔은 그녀의 다리를 꼭 감고 있었다.

소지아는 본능적으로 손가락을 휘두르다 부주의로 그의 목덜미에 부딪쳐 놀라서 재빨리 손을 옮겼지만 그 따뜻한 온도는 줄곧 그녀의 손끝에 남아있었다.

“이도윤, 나를 놓아줘.”

소지아의 힘없는 발악은 그를 조금도 건들지 못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안은 채 두터운 눈 속으로 들어가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고, 발밑에는 두꺼운 눈을 밟아 소복소복 소리를 내고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런 침묵은 사람을 숨 막히게 했고, 소지아는 다시 병실로 안겨졌다.

봄처럼 따뜻한 실내는 그녀의 차가운 몸을 조금씩 따뜻하게 했다.

이지윤이 비틀비틀 그녀를 향해 걸어오며 마치 그녀의 품에 안기고 싶은 것 같았다.

콧물과 눈물 범벅이 된 것을 본 소지아는 무의식중에 두 팔을 뻗어 아이를 안으려 했다.

이도윤은 오히려 한 손으로 이지윤의 잡고 들어 올렸고, 목소리는 극도로 차가웠다.

“작은 도련님 돌려보내.”

“예.”

진환은 소지아가 무사한 것을 보고 비로소 한숨을 돌렸다.

양요한은 그녀의 몸을 검사한 후 다시 링거를 놓아주었고, 침착하게 말했다.

“지금 백혈구 수치가 매우 낮으니 절대 함부로 행동하시면 안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와도 사모님 구할 수 없어요.”

소지아는 마치 헝겊 인형처럼 머리 위의 하얀 천장을 쳐다보며 응 소리를 냈다.

이도윤은 이미 그녀의 선택을 끊어 그녀에게 죽을 기회조차도 주지 않는데,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알았어요.”

“말을 듣는 게 좋을 거야.”

이도윤은 차갑게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거두고 성큼성큼 방을 떠났다.

양요한은 조심스럽게 그의 뒤를 따랐고, 이도윤은 온몸에 싸늘한 기운을 내뿜었다.

이도윤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고, 양요한도 따라서 멈추었다.

이도윤의 얼굴에 먹구름이 낀 것을 보면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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