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윤의 그 눈빛을 생각하자 소지아는 바로 대답했다.“응.”“그럼 됐어요. 바이러스에 의해 열이 난 거니까 입원해서 며칠 관찰하면 퇴원할 수 있을 거예요.”양요한은 무거운 짐을 벗은 듯 계속 설득했지만, 소지아가 줄곧 고개를 숙이고 상대하지 않는 것을 보고 먼저 떠날 수밖에 없었다.소청이 위암 검사를 한 것은 확실한 일이지만 이번의 CT는 조금의 문제를 찾아내지 못했다.그녀는 약물치료를 한 번밖에 하지 않았는데, 효과가 좋아도 종양은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줄어들었다.결과에 문제가 생긴 것은 분명했으니 손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내부 사람들뿐.이도윤의 코앞에서 이런 일을 하다니 상대방은 오히려 대담했다.누구일까? 백채원?무덤의 일도 모자라 이제 그녀의 검사 결과차트에까지 손을 대다니.비록 백채원 외에 다른 사람은 없겠지만, 소지아는 이 일이 좀 수상쩍다고 느꼈다.백채원이 아니라면 이 사람은 너무 무서웠다.이 2년 동안의 많은 일들은 우연의 일치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마치 한 손이 그녀를 조종하고 있는 것 같다.이도윤은 쉽게 알아낼 수 있었지만, 지금 이도윤의 마음속에 그녀는 사기꾼이었으니 이야기를 꾸미고 있었다고 생각할 뿐이다. 만약 대량의 일손을 동원하여 조사한다면 상대방이 눈치챌 수도 있었다.소지아는 양요한을 부르지 못하고 몰래 방사선과의 의사를 조사할 수밖에 없었다.인애 병원은 마침 양씨 집안의 산업으로서 소지아는 대충 짐작이 갔다.어젯밤에 일어난 일은 이미 봉쇄되었지만 양기범의 귀에 전해졌다.소지아가 출격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양기범이 먼저 찾아왔다.양기범은 양요한과 달랐다. 양요한은 일심전력으로 자신의 약품 연구개발을 했고, 양기범은 졸업하기도 전에 병원에 들어갔는데 3년의 시간으로 이미 주임으로 승진했다.그녀와 이도윤의 일에 대해 양기범도 대충 짐작이 갔고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환한 미소가 걸려있었다.“지아야, 이렇게 빨리 또 만날 줄은 정말 몰랐네. 몸은 괜찮아?”“열은 이미 내렸어
요 며칠 이도윤은 더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김민아만이 소지아를 돌보면서 욕설을 퍼부었다.“그 남자 귀신에 홀린 거 아니야? 왜 이랬다저랬다 하는 거지? 너와 이혼했다가 또 네가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게 눈에 거슬리고, 지금은 또 네가 꾀병을 부려 자신을 속였다고 하다니. 그렇지 않으면 네가 무당을 찾아가봐.소지아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남자는 신들린 것이 아니라 병이 있는 거야.”이틀간의 휴식을 거쳐 소지아는 위의 고질병을 제외하고 다른 것은 기본적으로 이미 회복되었다.그 후, 양기범은 그녀에게 다시 한번 검사를 해줄 것을 제기하였지만 소지아는 웃으면서 거절했고 다른 병원에서 이미 검사를 받았고 지금 치료 중이라고만 하였다.양기범도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 이틀 동안 암암리에 조사하다 답을 얻었다.“민아도 왔어?” 양기범은 흰 가운을 입고 안에 흰 셔츠에 검은 넥타이, 검은 양복바지를 입고 있어 무척 잘생겼다.김민아는 이도윤에 대한 욕설을 멈추고 그를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쯧쯧, 정말 반장답다. 이 작업복은 다른 사람이 입으면 전문가에 원장이지만 반장이 입으니 아주 유혹적이야.”양기범은 온윤하게 웃으며 자신의 가슴에 단 전문가의 이름표를 가리켰다.“민아 너, 나의 얼굴을 의심할 수 있지만, 내 전공을 의심할 수는 없어.김민아가 몇 마디 농담을 하자 양기범은 줄곧 웃음기가 가득했다.“지아야, 다시 퇴원검사를 하면 퇴원할 수 있을 거야.”“민아야, 잠깐만 기다려, 금방 갔다올게.”김민아는 입안에 체리를 가득 쑤셔 넣었다.“내가 같이 가줄까?”소지아는 손을 흔들었다.“아니야, 그냥 일반적인 검사야.”말하면서 그녀는 양기범과 나란히 밖으로 나갔다.검사실.원래의 의사는 이미 떠났고 방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앉아.” 양기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소지아는 마음이 좀 조급해져서 앉아자마자 얼른 입을 열었다.“뭘 알아낸 것 같군.”양기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의 웃음을 거두었다.“네 말은 틀리지 않았어. 확실히 어
소지아는 감격에 겨웠다.“고마워.”“뭘 고마워, 원래 우리 잘못인걸. 이 일이 알려지면 병원에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몰라.”소지아는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다.“이건 아마 날 겨냥하고 있는 사람이 한 일이니 병원과 아무런 관계가 없어. 나는 말하지 않을 테니까 너도 비밀을 좀 지켜줘. 양요한에게도 절대 말하지 말고. 적이 눈치 채면 안 되니까.”양기범은 고개를 끄덕였다.“이 일은 일단 놔두고, 난 네가 다시 한번 체계적인 검사를 받았으면 해. 이번에는 내가 직접 해줄 테니 무슨 문제가 있으면 우리가 바로 처리할 수 있어.”“큰 문제는 없으니 안심해.”“그래, 이 검사들은 모두 방사능에 노출되니까. 짧은 시간에 다시 검사를 하는 것은 안 좋을 것 같고. 몇 달 후에 재검사를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연락해.”“좋아.”양기범은 부드럽게 웃었다.“이제 퇴원할 수 있어. 내가 다른 사람에게 수속을 잘 처리하라고 했어. 그리고 우리 연락처 교환하자.”소지아는 그와 카톡을 추가했고, 그가 준비한 퇴원 증명서를 들고 작별인사를 했다.양기범이 직접 그녀를 배웅하자 김민아는 또 농담을 하고서야 떠났다.차에서 소지아는 줄곧 이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 일은 틀림없이 병원 내부인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만약 아주 잘 알지 못했다면 이렇게 완벽하게 처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그러나 증거도 없었고, 양기범은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았기에 모든 과실을 조사할 수도 없었다. 위로는 의사, 아래로는 간호사, 정규직에서 실습생, 임시직, 전원 상하 수천 명을 조사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떻게 가능하겠는가?그래서 단서는 감시 카메라 하나밖에 없었다. 감시 영상을 보면 보고서를 바꾼 사람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소지아는 콧등을 누르며 피곤함을 느꼈다.김민아는 옆에서 한참 동안 재잘재잘 말했지만, 소지아가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은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소지아의 어깨를 두드렸다.“왜? 또 그 개자식 생각하는 거야?”소지아는 이도윤이 떠날 때의 표정
“선생님, 상황은요?” 소지아는 잔뜩 긴장해하며 소매를 꼭 잡아당겼고, 무서운 결과라도 들을까 봐 두려웠다.“제때에 발견해서 다행이에요. 아가씨, 솔직하게 말할 게요. 지금 아가씨 아버지의 상황은 매우 위험해서, 가능한 한 빨리 최고의 뇌과 전문 의사인 레오를 찾아 개두술을 받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다음에 우리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소지아의 마음은 다시 덜컹 가라앉았고, 그녀도 레오의 행방을 찾고 싶었다.그러나 그녀는 인맥이 전혀 없었고, 이에 임건우도 그녀를 도와 찾았지만, 상대방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수술실에서 밀려나온 소계훈의 얼굴은 날이 갈수록 여위었고 두 눈이 굳게 감긴 것을 보고 소지아는 그를 불렀다.“아빠.”우물에 던져진 돌처럼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소계훈의 손도 야위었고 주름도 늘었다. 불과 2년 만에 그는 많이 늙어 있었다.손등에는 링거를 맞기 위해서 남겨 놓은 바늘 외에 그의 피부는 축 처져 전에 그녀를 집으로 데리고 갔던 큰 손과 같지 않았다.소지아는 그의 곁에 엎드려 눈물을 펑펑 흘리며 목이 메었다.“아빠, 깨어나서 나 한 번만 더 보면 안 돼요...”그가 다른 사람에게 무슨 짓을 했든지 적어도 그는 지금까지 자신을 학대한 적이 없으니 소지아는 좌시할 수 없었다.그녀의 머릿속에 한 장면이 떠올랐는데,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날, 이도윤은 그가 레오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그의 인맥과 재력으로 레오를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은 이상할 게 없었다. 만약 그녀가 죽기 직전이 아니었다면 이도윤은 절대 그녀에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이도윤이 소계훈과 자신에 대한 원한을 알면서도 소계훈을 위해 그녀는 그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이틀 전에 그녀가 이도윤과 죽어도 만나지 않기로 결정을 했지만 이렇게 빨리 그에게 부탁하러 가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소지아는 눈물을 닦고 소계훈을 안정시킨 다음 진환을 통해 이도윤의 위치를 알게 되었다.소지아는 택시를 타고 실버톤에 갔다.술 냄새가 가득한 세계, 얇은 옷을 입은
이도윤은 여전히 소지아가 며칠 전에 죽으로 자신을 향해 던진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분노하고 떠벌리는 것이 마치 화가 난 고양이 같았다.지금처럼 고개를 숙이고 불안하게 옆에 서 있는 모습과 같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모든 날카로움을 거두었다.이도윤의 눈빛에 소지아는 마음속의 불편함을 억누르고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네 도움이 필요해서.”이도윤은 가볍게 웃으며 두다리를 꼬으며 담뱃갑에서 담배를 들고 비웃는 표정을 지었다.“소지아, 오늘은 또 무슨 연기를 하려고 하는 거야?”멀지 않은 곳에 설정원이라는 재벌 2세도 눈치가 있는 편이었는데, 이도윤이 그녀에 대한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얼른 앞으로 다가갔다.“여기에 이 대표님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은 사람 많을 거야? 아가씨, 남에게 부탁하려면 이렇게 성의가 없어서 어떻게, 적어도 대표님 담배에 불이라 붙여 드려야 하지 않겠어?”소지아는 사람들에 의해 이도윤의 곁으로 밀려났고, 그는 소파에 기대어 무척 나른했다.이 2년간의 냉담함과 날카롭게 맞서는 것을 제외하고 전에 그는 많이 자제를 하면서 종래로 자기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지금 그의 셔츠 위의 두 단추가 풀렸고, 머리 위의 어두운 불빛은 그의 얼굴을 비춰 그를 더욱 깊고 거만해 보이게 했다.소지아는 라이터를 들고 이도윤의 그 깊은 눈을 마주쳤는데, 그는 마치 그녀가 변덕스럽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이도윤이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든, 소지아는 다리를 들어 한쪽 무릎을 소파에 꿇고 몸을 구부리고 앞으로 기울였다.그녀와 이도윤의 신분처럼, 그녀는 자세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불빛이 이도윤의 그 잘생긴 얼굴에 나타나더니, 그는 눈을 드리워 입가에 의미불명의 냉소를 머금고 있었다.“7층에서 뛰어내려도 내 도움받지 않겠다고 했던 거 같은데.”소지아도 소계훈이 갑자스럽게 병세가 악화될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세상일은 정말 모를 일이었다.그가 자신을 어떻게 보든 소지아는 허리를 더욱 낮게 굽혀 목소리도 겸손했다.“이 대표님은 마음이 넓으
이때 뜨거운 물 한 잔이 그녀 앞에 놓였다.“마실 수 없으면 마시지 마. 어린 아가씨가 무슨 술을 마시는 거야, 따뜻한 물이나 한 잔 마셔.”민백현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마치 이웃집 오빠처럼 상냥했다. 그는 그녀의 신분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를 각별히 보살폈다.소지아는 그를 향해 웃었다. 고맙다는 말을 아직 하지 못했지만 이도윤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아직 두 잔 남았어.”그는 차갑게 일깨워 주었다.민백현은 소지아가 이도윤에게 있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눈살을 찌푸렸다. 어떤 일들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까지 다치게 할 수 있었다.“응.” 소지아는 즉시 술잔 들고 전쟁터에 나가는 장군처럼 결연히 또 한번 원샷을 했다.두 번째 술은 독약과도 같았다.술기운이 너무 빨리 올라와서 소지아는 갑자기 쓰러졌다.머리가 어지러워지며 그녀는 자신이 책상 위에 세게 부딪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남자의 품에 안겼다.사람들이 소란을 피우자, 남자를 그녀를 안고 성큼성큼 떠났고, 소지아는 취한 듯 말했다.“술, 아직 한 잔 남았어.”그렇게 차 뒷좌석에 던져지자, 이도윤은 화가 난 눈초리로 그녀를 응시했다.“소지아, 너 또 뭐 하러 온 거야? 나한테 보여 줄 연가 아직 남아있는 거야?”소지아는 그 바람에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해져 바로 뒷좌석에 무릎을 꿇고 앉아 손을 뻗어 이도윤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리고 마치 사탕을 먹으려는 아이가 애걸복걸하는 것 같았다.“레오를 찾아서 우리 아빠를 위해 수술하게 해줘. 우리 아빠가 빚진 건 내가 갚을게.”이도윤은 눈을 드리우고 소지아가 약간 취한 모습을 바라보았다. 창백한 작은 얼굴에는 홍조가 떠올랐는데, 분명히 이미 취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했다.“날 때리든 죽이든 어떻게 하든, 날 괴롭혀, 이도윤... 나는 가족이라 곤 아빠 하나밖에 없어. 제발 아빠를 봐줘.”이도윤의 얼굴에는 비웃음이 맺혀 있었다.“네가 갚아? 뭘로 어떻게 갚을 거야? 목숨 외에
이 말은 유난히 귀에 거슬렸지만, 그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소지아는 그를 막던 손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도윤은 이미 그녀의 패딩 안으로 손을 뻗었는데, 그 안에는 스웨터, 스웨터 안에는 패딩 조끼, 조끼 안에는 내복도 있었다.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너 할머니야? 왜 이렇게 많이 입었어?”소지아는 얼굴을 붉히며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춥단 말이야.곧 이도윤은 한 가지 일을 의식했다. 분명히 이렇게 많이 입었지만 소지아는 전혀 뚱뚱해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도대체 얼마나 말랐으면?그의 손바닥은 그녀의 피부에 닿았고, 그녀의 등이 무척 배기는 것을 느꼈는데, 마치 위에는 얇은 살만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언제 이렇게 말랐을까?이도윤의 방금 나타난 욕망은 깨끗이 사라졌고 심지어 보이지 않는 죄책감으로 가득 찼다.소지아도 일이 어떻게 이렇게 발전했는지 몰라 불쾌하게 그 칠흑 같은 동공을 쳐다보았다.“나한테 이러면 백채원에게 들키는 거 두렵지 않니? 잊지 마,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이도윤의 냉담하고 각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나와 백채원의 일은 네가 이래라저래라 할 게 없어. 방금 전에 네가 제의한 거, 난 동의했어. 지금부터 네 아빠의 빚은 네가 갚아.”소지아는 급히 입을 열었다.“그럼 레오는...”“내가 찾을 거야.”그가 약속을 하자 소지아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남자의 눈빛은 갈고리처럼 그녀의 몸에 떨어졌다.“그리고 너, 내가 필요로 할 때 반드시 제때에 도착해야 해.”소지아는 그가 이 말을 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그녀의 번쩍이는 눈물을 보며 이도윤의 차가운 손끝은 그녀의 뺨을 스치며 목소리가 경박하고 경멸했다.“나 갑자기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어. 난 아직 네 몸에 대해 욕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그리고 내가 널 건드릴 때마다 넌 죽을 만큼 괴롭겠지.”이도윤의 차가운 눈빛은 줄곧 그녀의 마음속을 꿰뚫어보았다.“이 방식보다 더 너를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이 어딨지? 안 그래.”
이도윤은 그리 크지 않은 이 아파트를 살펴보았는데 곳곳에서 소지아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그는 방에 놓여진 아기의 작은 침대를 보았다. 이는 그녀가 유일하게 그 집에서 가져간 물건이었다. 이도윤은 마음이 복잡했다.소지아가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순간, 그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따라갔을 때, 그는 한 가지 일을 깨달았다.그가 아무리 그녀를 미워해도, 그녀에 대한 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다. 사랑과 미움이라는 이 두 가지 복잡한 감정은 서로 뒤엉켜 있었다.마치 가시덤불이 두 사람을 매섭게 감아놓은 것처럼 피투성이가 되기 전에는 절대로 달아날 수 없었다.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소지아를 심연으로 몰아넣었는데, 그 자신은 또 어찌 벼랑 끝에 서서 휘청거리지 않았겠는가.이도윤은 침대에 있는 인형을 들어 보았다. 이 2년간의 수백 일 동안, 소지아는 이 인형을 안고 잠을 청했던 것 같았다.만약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는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가 되었을 것이다.소지아, 매번 이 이름을 부를 때마다 그의 입에는 여전히 그녀에 대한 사랑이 넘쳐흐른다.그는 그녀를 떠날 방법이 없었다.욕실에서 오랫동안 쉬었더니 소지아는 마침내 좀 좋아졌다.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식은땀을 흘린 몸을 이끌고 한 걸음 한 걸음 거실로 향했다.그녀는 이도윤처럼 시간을 중시하는 사람은 벌써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고개를 들어 베란다 옆에 기대어 있는 사람을 보았다.두 손가락 사이에는 불빛이 반짝거렸는데, 그는 전보다 담배 피우는 횟수가 훨씬 많아진 것 같았다.하지만 소지아를 놀라게 한 것은 이도윤이 뜻밖에도 아직 떠나지 않았다는 것이다.아니면 그가 자신을 짓밟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인가?여기까지 생각하자 소지아의 눈빛이 다시 어두워졌다. 그녀는 따뜻한 물 한 잔을 받아 목을 축였다.그리고 천천히 이도윤을 향해 걸어갔다.“여기서, 아니면 침대에서 할 거야?” 그녀의 말투는 싸늘해서 마치 기계 같았다.이도윤은 눈을 들어 창백한 그녀의 얼굴로 시선을 돌리고 연기를 한 모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