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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도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심예지를 바라보았다.

“저희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소식이 참 빠르시군요.”

그와 눈을 마주치려면 심예지는 고개를 살짝 들어야 했다. 이 말을 듣고 그녀는 마음속으로 감개무량했다.

“내 기억 속에서 너는 줄곧 내 뒤를 따르는 꼬마였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네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어.”

그녀는 도윤의 얼굴을 쓰다듬으려고 손을 들었다. 그러나 닿기도 전에 동작을 멈췄다.

도윤에 대한 심예지의 감정은 복잡했다. 처음에 그녀는 이 아이가 태어나길 바랐고, 도윤을 이용해 그 남자의 마음을 돌리려 했다.

그러나 매정한 이남수는 그들을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고, 심예지는 차츰 도윤에게 원한을 품게 되었다. 그녀는 단 하루도 어머니 노릇을 하지 못했다. 심지어 도윤이 지금 자기 앞에 서 있는 것조차 낯설다고 생각했다.

심예지는 겸연쩍게 손을 거두며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너와 예린이는 틀림없이 나를 원망하고 있을 거야. 난 너희들을 사랑한 적이 없으니까.”

“지금 이런 말씀을 하시면 또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아버지는 결국 돌아오지 않았고, 그렇게 어머니는 아버지의 자식을 낳아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되었죠.”

도윤은 말을 할 때 심예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만약 이전의 심예지였다면 진작에 미쳐버렸겠지만, 오늘 그녀는 무척 평온했다.

심예지는 완쾌한 게 분명했다. 그녀의 화를 돋구게 하는 사람을 언급해도 심예지는 오히려 평온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깨닫게 되는 법이지. 내가 전반생을 이런 사람 때문에 헛되이 보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가치가 없더라고. 이 2년 동안 나는 묵묵히 너를 주시하고 있었어. 그래서 예린에 대해 알고 있었던 거야. 그 당시 내가 예린에게 한 일을 생각하면, 예린은 분명히 나란 어머니를 몹시 원망했을 거야. 그래서 분명히 살아있는데도 나를 찾아오지 않는 거겠지.”

도윤은 자기가 생전에 심예지의 참회를 들을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번에 저를 부르신 이유가 유진을 만나게 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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