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12화

하룻밤 사이에 부모님 모두 잃은 백채원은 슬픔에 잠겼지만, 자신의 몸 때문에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전 A시가 마치 짙은 검은 안개에 휩싸인 것 같았다.

어르신은 아들 며느리가 모두 죽었다는 것을 알고, 화병이 나서 병원에 실려갔고, 그 바람에 백정일의 장례식도 급히 치러졌다.

뿌연 하늘 아래, 지아는 검은색 드레스에 검은 우산을 쓴 여자가 백정일의 묘비 앞에 한참 동안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아름다운 얼굴은 오히려 분노 때문에 일그러졌다. 진수련은 백정일이 마지막에 뜻밖에도 변진희와 함께 죽는 것을 선택할 줄은 몰랐다.

설령 그녀가 수십년 동안 계획을 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여전히 헛수고였다.

진수련은 백정일이 무릎을 꿇고 자신에게 사정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는 차라리 죽을지언정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명했다.

결국 진수련이 모든 것을 잃은 사람으로 되었다.

지아는 그녀의 곁으로 걸어갔다.

“이게 바로 당신이 원하는 결과인가요?”

진수련은 뒤를 돌아보았다.

“네가 어떻게 여기에.”

그녀는 놀라움을 느꼈는데, 지아가 여기에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모양이었다.

“여기에서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어요. 이것은 아저씨가 남긴 편지인데, 당신에게 전해주라고 하셨어요.”

진수련은 손을 뻗어서 받으려 했지만 지아는 주지 않고 계속 말했다.

“그 당시 병원에서 아이를 바꾼 사람이 당신이었으니, 내 친부모님이 누구인지, 당신은 알고 있겠죠?”

진수련은 눈을 가늘게 떴다.

“지금 나 협박하는 거니?”

“아니요, 거래일 뿐이에요. 당신은 나에게 친부모님의 신분을 알려주고, 나는 이 편지를 당신에게 주는 거죠. 설마 여태껏 아저씨를 사랑하면서 그의 마음속에 자신이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 궁금하지도 않는 거예요?”

진수련은 지아를 한참 바라보더니 이어서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네 신세에 대해, 난 말할 수 없어. 그러나 조언 하나 해주지. 죽기 싫으면 A시에 가만히 있어. 그렇지 않으면 넌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를 거야.”

말을 마치고 그녀는 몸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