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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이도윤이 대답하지 않자, 백정일은 계속 말했다.

“골수를 기증하는 것은 신장 이식하는 것과 달리 기증자에게 아무런 손상도 입히지 않을 거야. 지아가 전에 납치당한 일에 대해 원망을 품고 있다는 거, 나도 잘 알아. 하지만 진희는 그래도 그녀의 엄마였으니 모녀 사이에 또 무슨 원수가 있겠는가. 그녀를 만나게 해줘. 내가 직접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그래.”

“아저씨, 저는 지아를 감금하지 않았어요. 그녀의 핸드폰도 줄곧 통화할 수 있는 상태고요. 만약 그녀가 원한다면, 아저씨도 나를 찾아오지 않았겠죠?”

도윤은 고개를 들어 연기를 내뿜었다.

“그녀가 이미 결정을 내린 이상, 지난번 납치 사건에서 지아는 이미 심리적으로 아주 큰 상처를 받았으니 나는 그녀가 이런 일로 방해를 받게 하고 싶지 않아요.”

두 사람의 대화는 줄곧 이쯤이면 멈추었지만, 변진희와 관련된 일이었기에 백정일도 체면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도윤아, 네 마음속에 채원이 없다는 거, 나도 다 안다. 그녀와 결혼하려는 것도 단지 백씨 집안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지?”

“그런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요.”

“좋아, 그럼 거래를 하자.”

백정일은 몸을 돌려 도윤을 바라보았다.

“난 백씨 집안을 대신하여 이 혼사를 취소하고, 대선 때, 우리 집안이 자네 편에 설 것을 보증하네. 자네는 지아가 골수를 기증할 수 있도록 설득만 하면 돼.”

도윤의 표정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아저씨는 백채원이 나와 얼마나 결혼하고 싶은지 잘 아시면서도, 그녀의 미래를 걸다니. 어떻게 보면 두 사람 정말 똑닮았네요.”

똑같은 이기심, 똑같은 사랑꾼.

“만약 지금 병상에 누워 있는 사람이 지아라면, 자네는 나보다 더 할 뿐, 덜 하지 않을 텐데.”

백정일은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자네가 정말 채원이를 사랑한다면, 나도 이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거야. 나도 다 겪어본 사람이라 사랑이 없는 혼인이 얼마나 무서운지 너무 잘 알지. 세상 사람들은 어쩌면 결혼하는 것을 자신의 무덤을 파는 거라고 말하겠어.”

“난 기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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