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소지아가 다가가서 물건을 책상 위에 놓더라도 오가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가희 언니, 이건 내가 언니에게 주는 선물이에요.”오가희는 고개를 들어 손으로 안경을 밀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회사에 들어온 이유가 이런 일에 시간을 낭비하러 온 건가?”“아이고, 지아야, 그녀 상대하지 마. 그녀는 원래 성격이 그런 거니까 너도 돈을 절약한 셈이지.”나지민은 소지아를 향해 눈을 깜박였다. “기획서는 내가 진 비서님에게 줄 테니 안심해.”“그래요, 고마워요, 그럼 다들 방해하지 않을게요.”소지아의 눈빛은 오가희를 스쳐 지나갔다.오가희는 계속 업무 상태로 회복했는데, 마치 그녀의 눈에는 일만 있는 것 같았다.사무실의 나지민과 오가희는 성격이 정반대인데, 만약 문제가 있다면 어느 사람일까?소지아는 여우라면 자신의 꼬리를 감출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자신이 손을 대지 않아도, 상대방은 참을 수 없을 것이다.그녀는 브로치에 추적기를 박았는데, 이번에는 주도권을 스스로의 손에 쥔 셈이었다.펑.소지아는 넋을 잃고 생각하다, 이 조용한 층에 다른 사람이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그녀는 상대방의 품에 머리를 부딪쳤다.그리고 익숙한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렸다. “다 큰 어른이 길도 보지 않는 거야?”소지아는 재빨리 이도윤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그녀는 이도윤이 사무실에 있는 줄 알았는데, 그가 귀신처럼 몰래 나올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죄송해요, 대표님, 저는 아직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소지아는 이도윤을 거의 보지 않았고 고개를 숙이고 사과한 다음 이도윤에게 남겨질까 봐 급히 도망갔다.소지아는 몇 걸음 만에 엘리베이터 앞으로 달려갔는데, 마침 엘리베리터문이 열리더니 진환과 진봉이 나왔다.동료의 말을 생각하자 소지아는 머릿속에서 바로 이 두 사람을 저승사자로 상상했다.‘확실히 닮긴 했어.’소지아는 재빨리 입을 막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이도윤은 그녀의 입가의 웃음을 놓치지 않았다. 요 며칠 그는 소지아를 찾지 않았는데,
이렇게 되면 일은 커진 셈이었다. 평소에 이도윤이 책임을 물어도 판매팀 총팀장을 찾았지 절대로 이은리와 같은 C팀 팀장을 찾지 않았다.박금란은 1초전까지만 해도 웃는 얼굴이었지만, 다음 순간 바로 표정을 바꾸었다.“소지아, 내가 진작에 말했지, 넌 아직 경력이 없으니 C조에 온 이상 열심히 일하라고. 넌 프로젝트에 마음을 두지 않고, 온통 그런 이상한 일만 생각하고 있다니. 네가 대표님 화나게 한 거 맞지?”“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좀 예쁘게 생겼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넌 대표님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지난번에 그를 유혹한 여자 직원이 어떻게 됐는지 알기나 하는 거야?”소지아는 요즘 정말 재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디를 가든 이런 일에 부딪치다니.그녀는 비서실에 갔을 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웃으며 자신과 얘기를 나누던 동료들은 바로 나서서 자신을 비난하다니, 게다가 말하는 것도 정말 듣기 거북했다.소지아는 침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난 대표님을 만나지 못했고, 단지 기획안을 비서실에 넘겨주었는데, 내가 어떻게 대표님을 화나게 했을까요?”“예전에 우리가 기획안을 제출해도 아무일 없었는데, 왜 네가 가자마자 일이 생긴 거지? 엄살 부리지 마. 이 일은 네가 책임을 져야 해.”“맞아요, 팀장님, 소지아 같이 데리고 가세요.”모두들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있었고, 분명히 소지아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다.이것이 바로 직장이었다. 소지아는 나름 깨달은 셈이었다.소지아는 이은리의 곁을 따라갔고, 이은리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지아야, 넌 3개월의 시용기간이 있으니, 만약 내가 사인하게 하고 싶다면 이번 일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나보고 대신 욕을 먹으라고 하는 거잖아, 이도윤이 바보야?’소지아는 싸늘하게 웃었다.“알죠, 팀장님.”엘리베이터가 열렸고, 이은리는 진환을 보자마자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진 비서님 안녕하세요.”소지아가 고개만 끄덕이는 것을 보고 이은리는 그녀도 허리를 굽혀 인사하라고 등을
이는 소지아가 처음으로 이도윤이 일하는 모습을 본 것인데, 그는 자신에게만 각박한 것이 아니었다.이은리는 이미 겁에 질려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다급히 입을 열었다.“대표님 화 좀 푸세요. 이 방안은…… 지아야, 네가 말해봐.”그녀는 고개를 돌려 소지아를 바라보았지만, 이 소녀의 얼굴에는 조금의 두려움도 없었고, 심지어 허리를 쭉 핀 채, 태연자약하게 이도윤과 눈빛을 마주하고 있었다.‘용사야!’‘젠장, 나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이은리는 얼른 머릿속의 이상한 생각을 쫓아냈다.소지아는 이은리의 구조요청에 협박까지 담긴 눈빛을 보고 입을 열었다.“대표님은 제 방안에 대해 불만이 있는 거예요?”이도윤은 눈을 가늘게 떴다.“네가 한 거야?”소지아는 여기서 이틀밖에 일하지 않았다. 보통 이렇게 중요한 기획 방안은 그녀가 참여하고 싶어도 팀장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이번 분기의 점수와 연말 보너스와 관련된 일이었다.지금은 분명 팀장이 소지아에게 이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려고 했다.소지아도 당연히 멍청하지 않았다.“네, 이 방안에 참여했어요.”이은리는 소지아의 대답에 불만을 품었다. 단지 참여하기만 하면 완전히 잘못을 그녀에게 돌릴 수 없었다.“무엇을 참여했지?”소지아는 방안을 가리키며 이은리의 기대하는 눈빛에서 진지하게 말했다.“이 방안은 제가 직접 프린트한 거예요.”이도윤은 웃음을 참았다. 오직 그만이 소지아의 영리하고 온순한 모습은 모두 가식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이 여자는 성질이 좋은 편이 아니지.’이도윤은 머리만 해도 몇 번 맞았는지 모른다.이은리는 이를 악물고 억지로 목소리를 짜냈다.“지아야, 대표님 앞에서 지금 무슨 농담을 하고 있는 거야? 프린트는 무슨, 이번 기획안은 네가 제안한 거잖아? 대표님 양해해 주세요. 그녀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규칙을 모르네요.”소지아는 어제 오후의 부서 회의를 생각을 했다. 자신이 금방 입사했기에, 이은리는 소지아가 다른 팀에서 파견한 스파이일까 봐 두려
이은리는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기획안을 소지아의 몸에 던졌다.“즉시 인사부에 가서 그만둔다고 말해. 나도 너 같은 사람 대처할 정력이 없어.”소지아는 차갑게 웃었다.“이 팀장님은 아주 대단하네요. 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는데, 무슨 이유로 나를 쫓아내는 거죠?”이은리는 이도윤에서 받은 굴욕을 모두 소지아에게 발산했다. 그녀는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더 이상 자신을 위장하고 싶지 않았다.“이유? 직장에서 너 같은 멍청이는 필요 없으니까.”“잘못을 뒤집어쓰지 주지 않으면 멍청이에요? 내가 기획안을 썼다고 말해도, 대표님이 믿을까요? 아니면 대표님이 당신처럼 둔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이은리는 책상을 두드렸다.“소지아!”“네. 이 팀장님, 별일 없으면 나 먼저 나가볼게요. 참. 난 이미 이 회사와 계약을 체결해서, 날 해고하려면, 이 팀장님은 먼저 회사를 인수해야 해요.”말을 마치자 소지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고, 탕비실에 가서 따뜻한 물 한 잔을 받은 다음 위약을 조금 먹었다.주위 사람들이 어떤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든, 어떤 듣기 싫은 말을 하든 소지아는 상관없었다.사실 이번 기획안의 실패는 전혀 자신이란 신입 직원과 무관하다는 것을 모두들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소지아가 협조를 하지 않아서, 이은리는 화가 났고, 그녀가 가지 않더라도 이은리는 그녀를 괴롭힐 것이다.이런 세상 물정에 원활한 사람들은 당연히 신입을 위해 팀장의 미움을 살 수 없었으니, 모두 소지아를 고립시키고 이런 방식으로 그녀를 쫓아내려 했다.소지아는 오늘 가지 않아도, 분기 점수를 매길 때, 바로 해고될 것이다.”그들은 소지아를 친구로 삼을 생각이 없었기에 당연히 태도도 좋지 않았다.“어머, 소지아가 그런 사람일줄은 정말 몰랐는데. 평소에 위장을 참 잘한 것 같아. 성격이 부드러운 줄 알았는데, 팀장님한테 대를 들다니.”“그녀는 우리 부서의 낙하산이었으니, 틀림없이 뒤에 사람이 있을 거야. 그러니까 우리보다 더 당당하겠지.”소지아는 천천히 박금란을
소지아는 조수석에서 이를 갈며 이도윤을 욕했고, 김민아는 몸을 휘청거리며 웃었다.“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나도 개도윤이 이렇게 유치할 줄은 몰랐을 거야. 네가 그의 차에 타지 않았다고 네 몸에 흙탕물을 튀게 하다니. 독하다 독해.”소지아는 마른 수건으로 흙탕물을 닦고 있었고, 작은 얼굴은 매우 보기 흉했다.“이도윤은 바로 이렇게 사소한 일마다 복수하길 좋아하는 사람이야! 난 정신이 나가서 그때 그를 좋아하게 된 거야.”“그럴 수 있어.” 김민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소지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물었다.“요 며칠 못 봤는데, 몸은 괜찮니?”소지아는 얼마 전 자신이 화가 나서 피를 토했다는 사실을 김민아에게 말하지 않았다.“응, 약물 치료 효과가 아주 좋더라고.”김민아는 소지아의 기분이 이전보다 많이 좋아진 것을 발견했고, 심지어 얼굴의 표정마저 전보다 많이 생생해졌다.김민아는 재빨리 설득했다.“다시 한번 해보지 그래. 좀 나아져서 수술 기준에 도달하면 바로 수술할 수 있잖아.”“사실…….”소지아는 볼을 받치고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시간이 지나면 나도 재검사를 받으러 갈 거야.”김민아는 눈빛이 밝아졌다.“지아야, 너 생각 바꾼 거 아니야?”“난 좀 더 오래 살고 싶거든. 적어도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야 해.”“그 사람?”“아무것도 아니야.”‘설령 내가 지옥에 가더라도 그 주모자와 함께 가야 해.’차에 탄 이도윤은 백미러를 통해 온몸에 물 튀긴 여자를 보고 방금 마음속의 불쾌함은 마침내 좀 풀렸다.이도윤은 소지아가 이런 방식으로 자신과 선을 긋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분명히 몇 달 전, 자신이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바로 소지아에게서 벗어나는 것이었는데, 지금 소지아가 정말 더 이상 그를 귀찮게 하지 않자, 이도윤은 오히려 그녀를 놓을 수 없었다.특히 소지아의 싸늘한 눈빛을 생각하면 이도윤은 괜히 짜증이 났다.그는 자신의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말했다.“백씨 집안으로 가.”백채원은 이도윤이 돌아와서 유난히
이튿날 아침, 소지아는 활기찬 모습으로 사무실에 나타났다.사무실의 다른 동료들의 핏발이 선 눈과 초췌한 얼굴에 비해 소지아는 마치 인간이 좀비 소굴로 들어간 것 같았다.소지아는 어제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한 짓을 기억하지 못한 듯 박금란에게 인사를 했다.“좋은 아침이네요.”그 눈부신 웃음에 박금란은 마음이 답답했다. 그녀는 커피 한 잔을 받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 다음 일부러 말했다.“정말 한가하군.”소지아도 가만 있지 않고 무고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회의에 참가하고 싶은 날에, 당신들은 내가 신인이라고, 기획안을 누설할까 봐 문도 들어가지 못하게 했잖아요? 근데 지금은 또 왜 억울한 척을 하는 거예요?”박금란은 원래 마음속으로 화를 참고 있었는데, 손에 든 자료를 책상 위에 세게 던졌다.“소지아, 너 무슨 뜻이야?”소지아는 어깨를 으쓱거렸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이 좀 웃긴 것 같아서요.”“소지아, 너 말 좀 똑바로 하지 못해? 네가 뭔데, 나와 이렇게 말할 자격이 있긴 한 거야?”이때 이은리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이른 아침에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 저 멀리서도 너희들 목소리가 다 들린단 말이야.”박금란은 얼른 이은리의 곁으로 달려가 고자질했다.“팀장님, 소지아가 너무 안하무인이란 말이에요. 우리를 막 욕했다니까요.”“자, 그만들 떠들어. 다른 팀이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기나 해?” 이은리는 박금란을 호되게 노려보았다.박금란은 불만을 품고 또 몇 마디 하려 했지만, 이은리의 안색은 이미 평소로 회복되었다.“지아야, 오늘 저녁에 퇴근할 때 좀 남아. 나와 함께 오 사장 만나러 가자.”그녀는 또 잠시 멈추다 말했다.“이건 업무의 일이야.”이은리는 소지아에게 거절할 여지를 전혀 주지 않았다. 소지아는 다른 사람들이 고소해하는 표정으로부터 이 오 사장이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아니나 다를까, 오후에 화장실에서 소지아는 누군가가 몰래 말하고 있는 것을 들었다.“그 오 사장은 여자를 그렇게
소지아는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그냥 물었을 뿐인데, 정말 뭔가를 물어볼 수 있을 줄은 몰랐다.“청소하는 아주머니에게 무슨 비밀이라도 있어요?”“전에 대표님의 목숨을 구했다고 들었어요.”소지아는 듣자마자 웃었다.“생명의 은인인 이상, 왜 청소하게 하는 거예요?”“그녀는 혼자 사는데, 의지할 사람이 없거든요. 그리고 전에 청소하는 일에 익숙해져서 계속 했고요. 다만 그녀는 대표님의 사무실만 책임지니까 일이 많지 않고 아주 홀가분하죠.”소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군요.”또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다음, 소지아는 그제야 떠났고, 마음속으로 이 일을 새겨두었다.날이 점점 어두워지자 소지아는 이은리를 따라 레스토랑으로 갔다.이은리는 차에서 화장을 고친 다음 수시로 눈썹을 들며 소지아를 바라보았다.“지아야, 넌 아직 나이가 어려서 철이 없으니까, 만약 오늘 저녁에 오 사장의 계약을 따내기만 하면 어제의 일은 나도 그냥 넘어갈게.”“오 사장님은 아주 까다로운가요?”“남에게 까다롭지만, 너처럼 예쁜 여자한텐 다르지.”이은리는 화장을 고친 다음 몸을 기울여 소지아에게 다가갔고, 그녀의 몸에서 나는 짙은 향수냄새를 맡자 소지아는 답답함을 느끼며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지아야, 여자는 남자보다 위로 올라가는 게 더 쉬워. 우리는 남자에게 없는 우세를 가지고 있지. 내 말 알지?”이은리의 눈빛은 복잡했고, 소지아는 바보가 아니라서 당연히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다.“알아요.”“지아 너도 똑똑한 여자인 걸 보면 날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그렇지?”소지아는 정말 받아치고 싶었다. ‘넌 우리 엄마가 아닌데 내가 왜 그딴걸 신경 써야 하는 거지?’그러나 곧 목적지에 도착할 것을 생각하니 소지아는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음.”“지아야, 그럼 나는 네 좋은 소식만 기다릴게.” 이은리는 다시 소지아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소지아는 심플한 오피스룩을 입고 있었지만 유난히 섹시했다. S라인 몸매에 스타킹, 이은리는 여자였지만 소지아를 보며 마
소지아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문을 열고 나왔고, 표정은 이미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준비 다 됐어요.”이은리는 그녀의 약간 창백한 얼굴을 보았다.“너 화장을 대체 어떻게 고친 거야? 왜 죽은 사람처럼 보이는 거냐고? 됐어. 내 립스틱 좀 발라. 올해 가장 유행하는 색깔이야.”아름다운 립스틱이 소지아의 입술에 떨어지자, 마치 한 층의 빛을 더한 것 같았고, 소지아에게 적지 않은 혈색을 더해주었다.이은리는 또 그녀에게 향수를 뿌렸다. 짙은 향기는 매혹적이었다.소지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미처 거절하지 못했고, 몸에는 이미 향수냄새가 베었다.“자, 자, 우리 들어가자. 오 사장님이 우리를 기다리게 할 순 없지.”이은리는 다시 한번 확인했다.“술자리의 규칙, 다 알지? 내가 가르쳐 줄 필요 없는 거지?”“네.”“그럼 됐어.”두 사람은 금방 룸에 도착했는데, 이은리가 사석에서 몰래 소지아의 사진을 보냈기 때문인지 오 사장은 뜻밖에도 앞당겨 도착했다.전처럼 일부러 30분 늦게 오지 않았고 심지어 만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문이 열리자 그는 바로 다가왔다.“오 사장님, 정말 죄송해요. 저희가 먼저 초대했는데, 뜻밖에도 사장님이 먼저 도착하게 하다니, 이따가 제가 벌로 세 잔 먼저 마실게요.”“두 여사를 기다릴 수 있는 것은 나의 영광이지. 이 팀장, 이 분은 좀 낯설어 보이는데, 소개부터 좀 하지 그래?”이은리는 바삐 웃으며 말했다.“오 사장님, 저희 회사에 새로 온 직원인데. 소지아라고 해요. 지아야, 얼른 오 사장님께 인사를 드려야지.”오 사장님은 40대로서, 중년의 그런 느끼한 분위기와 불룩 튀어나온 배를 가지고 있었다.그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소지아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더니 더욱 만족스러웠다.‘실물이 사진보다 더 예쁘군.’“오 사장님, 안녕하세요.” 소지아는 담담하게 인사를 했다.오 사장님은 즉시 손을 뻗어 소지아를 잡으려 했다.“지아라고 했나, 나와 너희 이 팀장은 정말 잘 아는 사이지. 이리 와서 앉게.”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