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진희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과 백정일 사이의 헤어짐과 오해를 불쌍하고 비참하게 말했다.소지아의 말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눈가에는 눈물이 맴돌았는데, 떨어질 듯 말 듯한 모습은 꽤 익살스러웠다.마치 자신이 이렇게 불쌍한데도 왜 소지아의 공감을 조금도 얻지 못하는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마음이 없는 거 아니야?’“백 부인, 당신 인생에서 아마도 가장 힘든 것은 백정일을 잃는 일일 거예요. 당신은 집안이 망한 게 어떤 느낌인지 알아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하나 떠났지만 어쩔 수 없는 느낌이 어떤 건지 아냐고요? 어릴 때부터 응석받이로 자랐던 내가 나중에 지나가는 고양이조차도 날 걷어찰 수 있었던 그런 고통을 아냐고요?”소지아는 싸늘하게 웃었다.“당신에게 있어 모기에 한 입 물린 것조차 응급실로 가야 할 것 같은데, 당신은 또 어떻게 내가 살아있는 1초조차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어요?”소지아는 그녀의 어머니를 부러워했다. 변진희는 바로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사람이었다.자신의 감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변진희를 아껴준 소계훈도, 그녀의 뒤를 쫓아다니며 어머니의 관심을 얻기를 조심스럽게 행동한 자신도 모두 그녀의 사랑을 쫓는 바람에 희생되었다.변진희는 소지아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원래 자신이 이렇게 불쌍한 일을 말하면 동정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소지아가 여전히 이렇게 냉정한 모습일줄 누가 알았겠는가.변진희는 다소 좌절감을 느꼈지만, 소지아가 어렸을 때 자신의 말을 가장 잘 들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이 마지막 길밖에 없었다.“지아야, 나는 네가 요 몇 년 동안 고생했다는 것을 다 안다. 전에는 엄마가 너의 곁에 없었는데, 지금은 엄마가 돌아왔으니 더 이상 누구도 너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야.”소지아는 그녀의 진지한 눈빛과 마주친 순간, 약간 흔들렸다.그러나 다음 순간, 변진희는 이렇게 말했다.“채원 그 아이도 내가 지켜보면서 자란 셈이야. 그녀는 정말 아주 우수한 여자아
문 옆에 서 있던 백씨 가족들은 이 장면을 보자마자 바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특히 백정일은 가장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전에 그는 소지아에게 친절한 편이었는데, 지금은 두 눈이 곧 소지아의 몸을 뚫을 것 같았다.“진희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백정일은 엄숙하게 변진희를 일으켜 세웠다.소지아가 아직 입을 열지 못할 때, 백정일이 먼저 심한 말을 했다. “소지아, 지금 그녀에 대해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있든지 간에, 그녀는 널 낳고 널 키운 어머니야. 요 몇 년 동안 그녀는 마음속으로 줄곧 네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울분이 쌓여 앓기까지 했어. 그녀는 심장이 원래 좋지 않은데, 이렇게 거듭 그녀를 자극하다니, 아주 그녀를 죽여버려야 마음이 편한 건가?”“여보, 그만해.”변진희는 입을 열어 사정했다.백정일은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고, 엄숙한 얼굴은 매우 격동되었다. “소지아, 네가 믿든 안 믿든, 나는 널 불쌍히 여기고 진심으로 너를 딸처럼 돌보고 싶었어. 또한 진희가 어머니의 책임을 다하도록 하고 싶었고. 그러나 지금 보면, 나는 오히려 애초에 이도윤이 왜 너와 이혼했는지 좀 알 것 같군!”소지아는 깨어났을 때에야 위가 좀 좋아졌는데, 이 두 사람에게 번갈아 모욕을 당한 후, 그녀는 화가 나서 완전한 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위통이 온몸으로 번져 미간까지 찡그린 소지아는 온몸의 힘을 다해 한마디 짜냈다.“너 같은 여자는 아무런 호의를 받을 자격이 없으니까! 진희 좀 봐, 넌 그녀가 죽어라 하고 낳은 아이야. 네가 효도하지 않아도 그만이지만, 그녀를 이렇게 대하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천벌을 받을 거야!”백정일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죄명을 한꺼번에 소지아에게 뒤덮어씌웠고, 그녀의 멘탈까지 공격했다.소지아는 피를 한 모금 삼키고 백정일을 매섭게 쳐다보았다. “말 다 했어요? 다 했으면 꺼져요.”그녀는 지금 더 말하고 싶지 않았다.이런 사람과 얘기하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 낭비였다.까마귀의 세계에서, 백조마저 죄인이었다.소지아는 너무
백채원은 은근히 소지아에게 복수를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녀는 소지아가 자신을 땅에 눌러 때리는 장면을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백채원은 장님도 아니었으니 또 어떻게 소지아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겠는가?그러나 백채원은 소지아가 아픈 틈을 타서 그녀를 괴롭히고 싶었다!소지아가 일어나지 못하는 틈을 타서 백채원은 소지아를 계속 걷어차며 마음속의 분노를 발산했다.“채원아, 그만해.”변진희는 손을 뻗어 그녀를 말리려고 했다.백채원은 평소에 그녀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 여전히 개의치 않았다. “어머니, 그녀가 엄살을 부리기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몇 발 안 차면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그녀 괴롭히는 줄 알겠어요.”말하면서 백채원은 또 이 기회를 틈타 몇 발을 찬 다음, 여전히 후련하지 않아서 심지어 손바닥으로 소지아의 얼굴을 때렸다.“천한 년, 무슨 생쇼를 하는 거야!”소지아는 반박하려 했지만 결국 한마디도 하지 못했고, 그저 의식이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고 느꼈다.그런 가운데 소지아는 자신이 부축받은 것을 느꼈고, 귓가에 누군가가 말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무슨 말을 했는지 똑똑히 듣지 못했다.소지아는 중얼거렸다.“집, 나 집에 갈래…….”귓가에 듣기 좋은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래, 내가 너 데리고 집으로 갈게.”곧이어 그녀는 등에 올려졌고, 소지아는 머리를 그의 어깨에 살포시 얹었다.남자는 온건한 걸음걸이로 그녀를 데리고 떠났다.소지아는 왠지 모르게 여러 해 전에 그녀가 나쁜 아이들에게 밀려 넘어진 일을 생각했다.어린이들은 끊임없이 그녀에게 돌멩이와 쓰레기를 던졌다.“넌 엄마도 없는 아이야!”“네 엄마가 다른 남자랑 도망갔다고 들었는데, 네 엄마는 정말 염치없어!”소지아는 화가 나서 반항했고, 아이들과 한바탕 싸웠다.나중에 그녀는 한 무리의 아이들에게 맞아서 반격할 힘도 없었고, 온몸에 상처를 입었다.후에 소계훈이 소지아를 찾았고, 그녀는 울면서 소계훈의 손을 잡고 말했다
소지아는 눈을 점차 뜨더니 바로 하얀 셔츠를 보았고, 시선을 위로 이동하니 이도윤의 튼튼한 턱선을 보았다.그리고 희망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긴, 아빠는 아직 병원에서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데, 어떻게 여기에 나타날 수 있겠어?’“전에 왜 코피를 흘렸어?”이도윤이 입을 연 첫 마디는 뜻밖에도 이것이었다.그의 몸에서는 낯선 샴푸 냄새가 났고, 소지아는 어젯밤 이도윤이 백채원과 동침했다는 것을 생각하고 즉시 그의 품에서 물러났다.“코를 부딪쳤는데, 우리 엄마가 때렸을 때 마침 안에 있는 상처를 건드려서.”소지아는 조용히 대답했다.이도윤은 그녀의 표정을 응시하며 소지아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으려 했다.소지아는 오히려 태연자약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왜? 믿지 않는 거야? 너 내 몸이 줄곧 좋다고 하지 않았어? 나한테 무슨 병이 있겠니?”“하긴.”이도윤은 자신을 설득하기 위해서인지 소지아를 설득하기 위해서인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소지아의 입가에 스친 냉소를 알아차리지 못했다.이도윤은 지난번 건강검진 보고서를 직접 보았는데, 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소지아는 그제야 자신이 있는 곳이 이씨 집안 아니라 자신이 전에 거주하던 해변 아파트라는 것을 발견하였다.보아하니 이번 소란에 수확이 없는 편은 아닌 것 같다. 백씨 집안이 강요하고 있는 이상, 이도윤도 더는 공공연히 그녀와 함께 살지 못했다.“일이 없는 이상 내일 회사로 출근해. 인사팀이 이미 다 안배했어.”“좋아.”소지아는 평온하게 대답했다. “나도 이제 별일 없으니 너도 돌아가. 백씨 집안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도록.”이 말은 다시 이도윤을 화나게 했다. 원래 어두운 표정은 더욱 화가 났다. 그는 싸늘하게 말했다. “이게 바로 네가 원하는 거야?”소지아는 평온하게 대답했다. “응, 난 당신과 다른 사람 사이에 끼어들고 싶지 않거든. 전에 그런 일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렇게 비천하게 살고 싶지 않아.”이도윤은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후회하지 않
아침 일찍 진봉은 아래층에서 소지아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녀는 특별히 옅은 화장을 하여 자신이 혈색 있어 보이게 했다.회사에 도착하자, 진환은 일찌감치 차 앞에서 기다리며 공손하게 인사했다. “사모님.”소지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말했지, 이 호칭은…….”“미안해요, 습관이 되었어요. 일단 직위에 관해 설명드릴 게 있어서요.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판매부로 전근시켰어요.”소지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데 그는 내가 그의 비서로 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어?”진환은 안색이 좀 어색했다. 그는 가볍게 기침을 했다. “대표님은 소지아 씨가 경험을 쌓으려 한다는 것을 고려해, 비서는 판매부의 직원보다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없었기에 대표님도 아가씨를 위해 고려한 셈이죠.”소지아는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자신을 곁에 둔다면, 이도윤은 백씨 집안 쪽에 설명할 말이 없었다.분명히 자신이 선택한 결과였지만, 이도윤이 정말 자신과 선을 긋기로 선택했을 때, 소지아는 자신이 이렇게 빨리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발견했다.‘됐어, 내가 어느 부서에 있든 그 사람은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거야.’“그래, 그럼 잘 부탁할게.”“천만에요, 저는 이미 인사팀에게 설명했으니, 직접 올라가서 수속을 밟으시면 돼요.”진환은 들키지 않기 위해 소지아를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데려다 주고는 발걸음을 멈추었다.소지아가 회사에 입사한 이유도 단지 이도윤의 곁에 의심스러운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는데, 뜻밖에도 시작하기도 전에 판매부로 들어갔다니.그녀는 머리를 부여잡고 한숨을 쉬며 결국 자신을 설득했다.소지아가 인사팀에 가서 보도할 때, 상대방은 그녀를 위아래로 여러 번 훑어보았다.추측하지 않아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음, 소지아 양, 당신의 자리는 저쪽에 있으니 직접 가면 돼요.”인사팀 팀장의 태도는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다.“고마워요.”소지아는 자신의 사원증을 보면서 이 순간, 좀 낯설다고 생각했다.그녀의 첫 직장은 의사가 아
백씨 집안 덕분에 소지아는 마침내 이도윤에게서 벗어났다.같은 회사에 있어도, 판매부 직원인 소지아는 이도윤과 만날 수 없었다.유일한 아쉬움은 바로 비서실을 떠났다는 것이다. 소지아는 그 몇 명의 비서들과 점점 멀어졌으니 회사에 온 목적을 어긴 셈이다.소지아는 오직 모든 희망을 전효에게 걸어 그가 이번에 일부 유용한 소식을 찾아낼 수 있기를 바랐다.한창 생각하는 사이, 귓가에 탄식이 들려왔다. “아, 왜 또 내가 기획표를 내러 가는 거죠?”소지아는 고개를 돌려 한쌍의 둥글고 큰 눈과 마주쳤는데, 바로 그녀의 옆에 앉은 동료인 박금란으로서 나름 열정적인 사람이었다.“왜 그래요, 금란 언니?”박금란은 귓가의 잔머리를 정리하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 프로젝트의 기획표를 제출해야 해서. 너도 알다시피, 우리는 C팀이잖아. 지난달에 이미 꼴찌였으니 나는 감히 비서실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겠어. 만약 진환 비서님을 만난다면, 아예 놀라서 자빠질걸.”“그 진 비서님, 그렇게 무서워요?”“넌 신인이라 잘 모르나본데, 대표님이 만약 악마라면, 진환 비서님은 저승사자지. 그 무뚝뚝한 모습은 지난번에 청소 아주머니의 딸까지 놀라 울게 했다니깐.”소지아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내가 갈게요. 어차피 나는 신인일 뿐이니 욕 몇 마디 먹어도 상관없으니까요.”“와, 지아야, 너 어쩜 이렇게 좋을까! 정말 고마워.”박금란은 얼른 서류를 소지아에게 건네주었다.소지아는 손에 든 서류를 보고 입꼬리를 가볍게 들어올렸다.‘마침 비서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는데.’그녀가 떠나자마자 주위에서 웃고 떠들던 동료들의 얼굴이 싹 변했다.“요즘 젊은이들이 정말 주제를 모른다니까. 또 자기 주제를 모르는 사람이 왔다니. 올해에 벌써 몇 번째야?”박금란은 두 손을 가슴에 얹으며 하찮은 표정으로 말했다.“이것이 유일하게 대표님에게 접근하는 방법이니까. 가서 존재감을 과시하면 대표님이 자신에게 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설령 소지아가 다가가서 물건을 책상 위에 놓더라도 오가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가희 언니, 이건 내가 언니에게 주는 선물이에요.”오가희는 고개를 들어 손으로 안경을 밀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회사에 들어온 이유가 이런 일에 시간을 낭비하러 온 건가?”“아이고, 지아야, 그녀 상대하지 마. 그녀는 원래 성격이 그런 거니까 너도 돈을 절약한 셈이지.”나지민은 소지아를 향해 눈을 깜박였다. “기획서는 내가 진 비서님에게 줄 테니 안심해.”“그래요, 고마워요, 그럼 다들 방해하지 않을게요.”소지아의 눈빛은 오가희를 스쳐 지나갔다.오가희는 계속 업무 상태로 회복했는데, 마치 그녀의 눈에는 일만 있는 것 같았다.사무실의 나지민과 오가희는 성격이 정반대인데, 만약 문제가 있다면 어느 사람일까?소지아는 여우라면 자신의 꼬리를 감출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자신이 손을 대지 않아도, 상대방은 참을 수 없을 것이다.그녀는 브로치에 추적기를 박았는데, 이번에는 주도권을 스스로의 손에 쥔 셈이었다.펑.소지아는 넋을 잃고 생각하다, 이 조용한 층에 다른 사람이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그녀는 상대방의 품에 머리를 부딪쳤다.그리고 익숙한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렸다. “다 큰 어른이 길도 보지 않는 거야?”소지아는 재빨리 이도윤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그녀는 이도윤이 사무실에 있는 줄 알았는데, 그가 귀신처럼 몰래 나올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죄송해요, 대표님, 저는 아직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소지아는 이도윤을 거의 보지 않았고 고개를 숙이고 사과한 다음 이도윤에게 남겨질까 봐 급히 도망갔다.소지아는 몇 걸음 만에 엘리베이터 앞으로 달려갔는데, 마침 엘리베리터문이 열리더니 진환과 진봉이 나왔다.동료의 말을 생각하자 소지아는 머릿속에서 바로 이 두 사람을 저승사자로 상상했다.‘확실히 닮긴 했어.’소지아는 재빨리 입을 막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이도윤은 그녀의 입가의 웃음을 놓치지 않았다. 요 며칠 그는 소지아를 찾지 않았는데,
이렇게 되면 일은 커진 셈이었다. 평소에 이도윤이 책임을 물어도 판매팀 총팀장을 찾았지 절대로 이은리와 같은 C팀 팀장을 찾지 않았다.박금란은 1초전까지만 해도 웃는 얼굴이었지만, 다음 순간 바로 표정을 바꾸었다.“소지아, 내가 진작에 말했지, 넌 아직 경력이 없으니 C조에 온 이상 열심히 일하라고. 넌 프로젝트에 마음을 두지 않고, 온통 그런 이상한 일만 생각하고 있다니. 네가 대표님 화나게 한 거 맞지?”“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좀 예쁘게 생겼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넌 대표님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지난번에 그를 유혹한 여자 직원이 어떻게 됐는지 알기나 하는 거야?”소지아는 요즘 정말 재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디를 가든 이런 일에 부딪치다니.그녀는 비서실에 갔을 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웃으며 자신과 얘기를 나누던 동료들은 바로 나서서 자신을 비난하다니, 게다가 말하는 것도 정말 듣기 거북했다.소지아는 침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난 대표님을 만나지 못했고, 단지 기획안을 비서실에 넘겨주었는데, 내가 어떻게 대표님을 화나게 했을까요?”“예전에 우리가 기획안을 제출해도 아무일 없었는데, 왜 네가 가자마자 일이 생긴 거지? 엄살 부리지 마. 이 일은 네가 책임을 져야 해.”“맞아요, 팀장님, 소지아 같이 데리고 가세요.”모두들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있었고, 분명히 소지아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다.이것이 바로 직장이었다. 소지아는 나름 깨달은 셈이었다.소지아는 이은리의 곁을 따라갔고, 이은리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지아야, 넌 3개월의 시용기간이 있으니, 만약 내가 사인하게 하고 싶다면 이번 일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나보고 대신 욕을 먹으라고 하는 거잖아, 이도윤이 바보야?’소지아는 싸늘하게 웃었다.“알죠, 팀장님.”엘리베이터가 열렸고, 이은리는 진환을 보자마자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진 비서님 안녕하세요.”소지아가 고개만 끄덕이는 것을 보고 이은리는 그녀도 허리를 굽혀 인사하라고 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