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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화

못 잡아먹어서 안달 났다고?

윤소현의 말 한마디에 퇴근하고 있던 호산 그룹 직원들이 삼삼오오 ‘사건 현장’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롤스로이스 앞에서 젊은 여자가 흐느끼면서 하소연을 하고 있으니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었다.

윤소현까지 합세하자 박민정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윤소현 씨, 제대로 알고 말하시는 건 어때요?”

“제 남편이 저를 데리러 왔는데, 기어이 타겠다고 이렇게 우기고 있는 거잖아요. 택시 타고 가라고 분명히 말했는데도 기어이 이 차에 타겠다고 고집부리고 있잖아요. 그래도 제가 못 잡아먹어서 안달난 것 같아요?”

박민정은 덤덤한 목소리로 단번에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윤소현은 주위에 구경꾼도 있고 추경은이 막무가내로 우기고 있는 틈을 타서 박민정을 바닥으로 깔아뭉갤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저렇게 눈물까지 뚝뚝 떨구면서 서럽게 울고 있는데, 좀 태워준다고 해서 어디 덧나기라도 나는 거예요?”

오늘 유난히 피곤했던 박민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임신한 뒤로 호르몬 변화로 졸음도 자주 밀려오곤 한다.

지금 박민정은 여러모로 불편한 상황을 견뎌내면서 이를 악물고 있다.

“뭐라고 했어요?”

“좀 태워준다고 해서 어디 덧나냐고요!”

윤소현은 일부러 더 자극하려고 소리까지 높였다.

“그래요? 그럼, 가시는 길에 좀 바래다 주지 그래요?”

박민정은 속으로 ‘옳거니’ 하면서 바로 받은 대로 돌려주었다.

순간 말 문이 탁 막힌 윤소현이다.

“형님 댁으로 온 손님이잖아요. 그러니 형님 쪽에서 챙겨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래요? 그럼, 우리가 알아서 우리 식대로 챙길 테니 신경 좀 꺼줄래요? 그렇게 신경 쓰이면 가는 길에 좀 바래다주던가요.”

자기 할 말을 마친 박민정은 두 사람과 더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이윽고 차 문을 막고 있던 추경은을 옆으로 밀쳐버리고 바로 차에 올랐다.

“윤소현 씨께서 경은 씨를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아요. 윤소현 씨한테 집까지 바래다 달라고 해보세요. 엄청 좋아할 것 같은데...”

박민정은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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