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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다시 재판이 시작되었을 때 조하랑은 이미 눈물을 닦았다. 그녀는 강연우에게 얕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법정에 박민정과 유남준 사이의 감정이 없어진 것과 유남준이 어떻게 박민정에게 정신적 폭력을 했는지에 관한 모든 증언을 다시 한번 진술했다...

하지만 새로운 증거와 증언이 없는 것을 본 판사는 판결하려고 할 때 갑자기 박민정이 입을 열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러자 판사는 그녀를 바라보며 할말이 있으면 하라고 했다.

박민정은 유남준을 한번 바라보고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제가 바람을 피웠어요.”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유남준도 눈이 휘둥그레져서 믿기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

박민정은 하던 말을 멈추지 않고 계속했다.

“사실 저와 유남준 씨는 원래 사랑하는 감정이 없었어요. 강 변호사님이 제가 돌아온 반년에 그와 잠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고 했어요.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는 단지 복수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예전에 유남준 씨는 저를 널려있는 헌신짝 취급을 했어요. 남편이 아내에 관한 관심은 하나도 없었기에 속으로 많이 원망했어요. 진수시를 떠난 4, 5년 동안 매 한 순간이 전부 악몽이었어요. 악몽마다 유남준 씨가 나타났고 꿈에서 다른 여자를 위해 한 번 또 한 번 저를 버렸어요. 제가 술을 마시기 시작한 건 알코올만이 저를 마비시키고 잠시나마 고통을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연우는 박민정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

그는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건 박민정 씨가 아직 유남준 씨를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그러자 박민정은 웃으며 물었다.

“사랑, 강 변호사님은 사랑을 아세요?”

강연우는 말문이 막혔다.

“사랑은 갑자기 분비되는 호르몬과도 같아요. 호르몬이 사라지면 사랑도 사라져요.”

박민정은 말하며 유남준을 바라보았다.

“제가 예전에 유남준 씨를 사랑했던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가 몇 번이고 저에게 상처를 줄 때, 사랑은 이미 없어졌습니다. 그는 제가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알게 해줬어요. 이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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