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하는 갑작스러운 귀뺨에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이내 얼굴도 따끔거렸다. 이보다 더욱 귀에 거슬리는 건, 심수옥이 욕하는 소리였다. 온통 듣기도 난처한 말만 쏟아붓고 있었다. 의사로서 이렇게 억울한 누명을 쓸 수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심수옥의 큰 목소리에 다른 간호사와 환자 가족들이 몰려들었다. 이청하는 애써 화를 참으며 말했다. "여사님, 언행에 주의하세요.” 심수옥이 그 말에 응할 리가 없었다. 그녀가 누군가 타고난 개성격으로 한번 물기만 하면 늘어지는 그런 타입이다. 심수옥은 즉시 또 뺨을 한 대 후려갈겼다. 이청하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또 한 대 똑바로 맞고야 말았다."말 똑바로 해! 내 언행이 뭐가 어때? 도대체 누구의 언행에 문제가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한번 물어봐봐! 어디서 천한 년이 남의 집 남편을 꼬셔서 끌어안고 있는 거야? 뻔뻔스럽게 더 짝이 없지! 이게 뭐야, 옷에 침까지 묻어서는, 아예 벌거벗을 뻔했구먼…."둘러보던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이청하는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화가 나서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 임건우는 방금 머리가 좀 멍하여 미처 반응을 보이지 못했는데, 인제야 서둘러 심수옥을 붙잡았다."어머님, 이 선생님에게 이런 누명을 씌우지 마세요. 우린 아무 관계도 없어요. 제가.... 제가 너무 슬퍼서 이 선생을 안았을 뿐이에요."”슬퍼서 안았다고? 그럼 좀 더 슬퍼지면, 어디 서로 안고 잠자리라도 들 거야?" 심수옥은 말하면서 문득 이청하의 목에 걸려 있는 만인의 연인을 발견했다. 그러자 표정이 또다시 변하였다. “어제도 나에게 만인의 연인을 다섯 살짜리 어린 여자아이에게 줬다가 잃어버렸다고 거짓말하지 않았어? 이게 뭐야? 이 선생이 뭐 다섯 살짜리 어린애라도 된다는 거야? 너 이 쓰레기 같은 자식아, 우리 집에서 자고 먹으면서 밖에서 여자나 만나고 다니는 거야? 너 이러고도 남자 맞아?"임건우는 지금 심수옥과 이런 말다툼을 할 기분이 아니었다. 그는 이내 눈시울을 붉히며 소리쳤다.
아니 이런..... 천의도법은 그의 생각 하나에, 순식간에 뇌 속에서 펼쳐졌다. 그 안에는…. 전통 의술, 무술 치료법, 귀신 치료법, 심지어 무공에 관한 내용 등 삼라만상의 내용들이 깃들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때 건우는 따뜻한 기가 몸 안에서 이리저리 헤엄쳐 다니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매우 편안한 느낌이었다."건우 씨! 건우 씨?!"청하의 목소리가 건우를 멍때리는 상태에서 깨웠다.”어? 이 선생님, 지금 제가 어디에 있는거죠? 우리 엄마는요?""건우 씨, 조금 전에 쓰러지셨어요…."이때 갑자기, 한 간호사가 달려왔다. "이 선생님, 우나영 환자의 상태가 위급해요! 호흡이 잠깐이나 멈추셨어요…."이 말에 그들은 곧장 병실로 달려갔다. 침대에 조용히 누워 있는 엄마의 얼굴빛은 하얗다못해 투명할 정도였다. 심전도의 파형도 이미 수평으로 보였다. 옆에 있던 의사가 그들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엄마, 엄마!!!"건우는 엄마를 부르며 침대 쪽으로 향해갔다. 그러던 중 갑자기, 머릿속에 이런 정보가 떠올랐다.‘뇌경맥이 막혀 비장과 위장이 허한 상태, 심폐기능이 잠시 멈추고 팔다리의 혈맥이 원활하지 않으며 의식이 잠들어 가짜 사망 상태임, 지금 바로 귀문 13침을 사용하면 구원이 가능하다!’건우는 이 시각에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지 몰랐다. 자신이 순식간에 의술의 고수라도 된 듯 한 번만 보면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알 수가 있었다.’이건... 천의도법이다! 아까 물려받은 천의도법은 병을 고치고 사람을 살리는 데 쓰는 것이다! 정말 효과가 있을지.....’이제와서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간에 우선 먼저 시도해 보는 것이 옳은 것이다!"나가세요, 모두 다 나가세요! 우리 엄마 아직 살릴 수 있어요! 우리 엄마를 살려야겠어요! 얼른 나가요!"주위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하여 그저 그 자리에 서 있기만 하였다. 이때 청하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냥 혼자 있게 내버려 줘요, 어머니랑 마
어안이 벙벙해진 이청하는 다가가서 우나영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우나영이 눈꺼풀이 파르르 떨기 시작하더니 이내 천천히 눈을 떴다. 순간 이청하는 자기 눈이 먼 건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 다음 순간, 그녀는 격정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임건우 씨, 임건우 씨 어머님이 깼어요! 깨났다고요!"감았던 눈을 번쩍 뜬 임건우의 눈빛에는 기쁨이 흘러나왔다."엄마, 엄마! 엄마 드디어 깼네!"임건우는 엄마의 손을 잡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진짜야, 천의도법은 진짜인 거야. 조상님도 진짜고, 정말 감사합니다, 조상님.’이청하는 매우 흥분하면서 함께 눈물을 흘렸다. 절대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환자가 뜻밖에도 정말로 깨어났다, 너무도 빨리, 너무도 갑작스럽게 깨어났다. 이것은 의학상의 기적이다. 설마, 임건우 씨가 방금 정말로 병을 치료하고 있었던 건가? 이청하는 임건우에게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깨어난 우나영은 임건우를 보면서 물었다."임건우야, 지금 여기가 어디지?"이청하는 곧바로 밖으로 뛰쳐나가 의료진을 조직해 우나영 환자에게 각종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아주 양호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온 병원이 떠들썩해졌다. 방금 의사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은 사람이 몇 분도 안 되는 사이에 다시 멀쩡하게 깨어났다는 것은 너무나도 기적 같은 일이었다. 이청하는 기회를 잡아 임건우에게 물었다."방금 임건우씨가 어머니의 몸에 한 행동은 무엇이죠? 혹시 이 방법으로 치료를 하신 거예요?”"귀문 13침이에요.""네? 귀문 13침?""아, 그건, 인터넷에서 배웠어요, 식물인간에게 유용하다고 해서 아까 급한 김에 닥치는 대로 아무렇게나 시도 해봤는데, 정말 효과가 있을줄이야....!"임건우는 천의도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은 그 자신도 아직 어리둥절하였다. 이청하는 임건우의 말에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인터넷에서 본 것도 믿을 수 있어?’30분 후,병실에는 임건우와 우나영 두 사람만 남았다. 이때, 우나영은
그 뒤로 또 10년 뒤, 임 씨 그룹의 자산은 천억을 돌파하여 강주의 유명한 대기업이 되었다. 임 씨의 모든 것은 우진과 우나영이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벌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현재….임씨 가문에서 쫓겨나고, 임 씨 그룹도 빼앗기고, 더욱이나 아내 가연까지 탐내고 있다. 만약 이 모든 것이 셋째 삼촌이 저지른 짓이라면.... 참으로 무서운 사실이다.임건우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아빠가 억울하게 돌아가신 것이 모두 셋째 삼촌이 뒤에서 계획한 거라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그날 밤 임건우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병원에서 엄마 곁에 머물렀다. 집에 돌아가면 어떤 대접을 받을지 이미 상상이 갔다. 막 깨어나 우나영은 몸이 아직 허약하여 곧 잠이 들었다. 하지만 임건우는 오랫동안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아빠가 준 반지가 이렇게 신기하다니, 아빠는 이 일을 알고나 있었을까?그는 걸상에 앉아 몸속의 기를 자세히 느껴봤다. 아주 강한 에너지가 몸 안에서 돌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이것이 바로 조상님께서 주신 그 신기? 참, 어서 공법을 수련해봐야 해!"임건우는 방금 머릿속에 떠오른 공법에 따라 급히 수련을 시작했다. 아직 이 모든 것에 대하여 실감을 느끼지 않았던 그는 큰 기대 없이 한번 시도해봤는데, 막상 손을 대자 공법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천생으로 이 공법을 익히고 있는 것만 같았다. 기는 빠르게 움직이며 온몸의 경맥에 충격을 가하며 떠돌아다녔다. 임건우는 순식간에 이 공법을 터득하게 되었다.......다른 한편,이청하는 집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외투와 신발을 벗으면서 바로 몸을 소파로 던졌다. “아 정말 피곤해 죽겠어!"이때 할머니께서 국 한 그릇을 들고 오셨다. "자자, 할매가 오후 내내 끓인 족발탕이니 얼른 먹어봐! 이게 피부에도 좋아."이청하는 자세를 바꿔 두 발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국을 후루룩 마셨다. 할머니는 이청하의 이런 모습을 보며 미
다음날,아침 일찍 잠에서 깨여난 임건우는 자신이 그 공법을 밤새도록 수련했다는 것을 발견햇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끈적끈적하고 불편했다. 머리 숙여 자기 몸을 살피던 임건우는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몸이 온통 더럽고 비린내 나는 시꺼먼 기름으로 뒤덮혀 있는것이다. 조상님의 신기를 빌어 수련한 공법은 온몸의 더러움을 씻어낼수 있는 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 비록 몸은 끈적끈적하고 불편했지만, 온몸에는 정기와 힘이 넘쳐났고 단전은 기로 가득찼다.아직 자고 있는 우나영을 살펴보니, 몸 상태가 이전보다 많이 좋아져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임건우는 확신할수 있었다.그는 즉시 병실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가 온몸을 깨끗이 씻었다. 하지만 입었던 옷은 여전히 구질구질하고 지독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어쩔 수 없어. 집에 다녀올 수밖에!"엄마가 깨어나자, 임건우는 엄마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집으로 돌아갔다. 뜻밖에도 유씨네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짐이 다시 집밖으로 내던져진 것을 발견했다. 이번에는 지난번보다도 더 심했다, 심수옥이 마침 큰 가위로 그의 옷을 썩둑썩둑 자르고 있었다. 순간, 임건우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달려들어 그녀의 손에 든 가위를 빼앗았다."왜 내 옷을 자르는거에요?""여긴 나의 집이야. 옷을 자르던지 말던지는 내 마음에 따라서야! 이제부터 너는 우리 집 사람이 아니다, 우리 집에서는 짐승을 기르지 않아! 그리고 어서 이 이혼 합의서에 서명해."그녀는 이혼합의서를 손에 들고 사납게 소리쳤다. 임건우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이건 어디서 온거에요?""당연히 가연이가 서명하여 준비해놓은거지.""이사는 할게요! 하지만 가연이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이혼 합의서에는 서명하지 않을겁니다."말을 마친 임건우는 중요한 서류들만 챙겨들었다."키는? 집 키 내놔! 이제부터 넌 다리밑에서나 살아!""다리 밑에서 살던 5성급 호텔에 묵던 당신이 신경 쓸 필요 없어요!"임건우는 키를 던
"엄마!"병원에 도착한 임건우는 깨어 있는 어머니를 보며 전에 유 씨 집에서 받은 화가 곧 가라앉았다. 천의도법으로 우나영을 자세히 검사한 결과 상황이 어제보다 훨씬 좋아진 것을 발견하고 그제야 마음을 놓고 웃었다."방금 주 씨 죽집에 가서 죽 좀 사 왔어. 의사 선생님께서 지금은 소화가 잘되는 것만 드셔야 한다고 당부했어요. 제가 먹여드릴게요.""임건우야. 네가 매일 이 엄마를 간호사보다도 더 살뜰히 보살폈다는 걸 들었어. 우리 아들 너무 고생이 많았다. 고마워....."우나영이 자애로운 눈길로 임건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말에 임건우는 코가 좀 찡했다.’역시 엄마가 제일 좋아, 심수옥은 나를 소처럼 부려 먹을 뿐이야.’엄마에게 죽을 한술 한술 떠먹인 후 또 사지 마사지도 해 주었다. 반년 넘게 누워 있던 우나영은 사지 근육이 약간 위축되어있었다. 하지만 임건우의 마사지는 특별한 수법에 그 위에 공법의 도움도 있어, 그는 어머니가 사흘도 안 되는 사이에 정상인처럼 바닥에 내려와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이 선생님, 안녕하세요?"우나영의 인사 소리에 임건우가 돌아보니 바로 이청하가 온 것이였다. 그녀는 의아한 눈길로 임건우가 마사지하는 것을 쳐다보며 물었다."이건 특이한 마사지 수법 같은데, 이것도 인터넷에서 배운 건가요?""아... 네? 맞아요.""계속해보세요.."사실 이청하의 눈에 임건우는 쓸데없는 일을 하는 것 같았다. 힘이 약하지도 않고, 세지도 않고, 혈자리도 아니고, 마치 어린애가 소꿉놀이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청하가 알 리가 없었다, 임건우는 기로 우나영의 맥과 혈관을 소통시킨 다음 기침을 사용하여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손힘이 너무 세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경맥을 다칠 수도 있다. 이청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생각했다.‘할아버지가 이번에 임건우씨를 만나서 무슨 귀문 13침에 관하여 물어보시겠다고 하셨는데아마도 실망하실 거야. 임건우는 의술을 전혀 모르는 것
심수옥은 진료를 보러 온 사람들과 함께 진료실 문 앞에 줄을 서 있었다. 그녀는 맨 뒤에 서서 바로 앞에 서 있는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이이흥방 신의 님의 진찰권은 천금으로도 구하기 어려워 여러 사람에게 부탁하여 겨우 얻었어요.""그래요, 나도 석 달 넘게 기다렸는데요... 어쩔수 없죠, 다른 의사분들은 의술이 조금 미흡하니까요."말하는 동안 누군가가 오는 기척을 듣고 고개를 돌린 심수옥은 임건우가 보이자 얼굴을 찡그렸다."여기 와서 뭐 하는 거야?""어머님."임건우는 무의식적으로 심수옥을 불렀다."어머님은 무슨? 누가 네 어머님이야? 쓸모없는 자식, 내 말 잘 들어, 넌 곧 내 딸과 이혼하게 될 거야, 우린 이미 아무런 관계도 없어. 더 이상 끈질기게 매달리지 마! 너 혹시 나 미행하는 거 아냐? 어디 있을 곳이 없으니까 인제 와서 나한테 사정하는 거니?"이 말에 임건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꾸했다."아줌마, 신경 쓰지 마세요. 지낼 곳이 충분히 있으니깐요. 지금 들어갈 건데 자리 좀 비켜주죠?""너!!! 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심수옥은 화가 나서 피를 토할 뻔했다. 엄마와 아줌마의 뜻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심수옥은 올해 마흔여섯으로 평소 보양도 잘하고 옷도 스타일리시하게 입어서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그래서 그녀는 아줌마라는 말을 접수하기 어려웠다. 성이 머리까지 치밀어 오른 그때, 마침 임건우 뒤에서 함께 들어오고 있는 이청하을 보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서 큰 소리로 외쳤다."옳지! 난 계속 궁금했었어, 너 같은 쓸모없는 자식이 어떻게 그렇게 시원시원하게 우리 집에서 나가겠다고 하는지, 알고 보니 이 천한 년의 집에 얹혀 살고 있었네. 그러고도 나한테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하는 거야? 네가 찾은 여자 좀 봐봐, 생김새가 그게 뭐니? 우리 집 가연의 발끝에도 미치지 않아! 아이고, 옷차림도 봐봐, 몇만 원짜리 싸구려 같네. 뭐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뭐, 네가 쓸모없으니 여자 보는 안목
"무슨 일입니까?""어린 여자아이인데, 얼굴이 파랗게 질린 걸 보니 숨이 거의 넘어간 것 같아요!""보기에 넘 무서워요. 살릴 수 있을지....."모여있는 사람들이 한바탕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대여섯 살짜리 어린 여자애를 안은 중년 남자가 초조하고 무력한 얼굴로 눈물을 흘리면서 임건우가 있는 방으로 뛰어 들어와 털썩하고 무릎을 꿇었다.이청하가 재빨리 여자애를 진찰해보더니 안색이 변했다. 이미 숨도 쉬지 않고, 심장 박동도멈춰있는 상태였다. 그녀는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하며 중년 남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모르겠어요, 제가… 그냥 돌아서서 지불하는 사이에 제 딸이 갑자기 바닥에 쓰러지더니 의식을 잃었어요."남자가 울먹이며 말했다. 이청하는 목구멍도 검사했지만, 안에 아무것도 없었다. 이흥방도 여자애 등을 몇 번 세게 두드렸지만, 토한 것이 없자 결국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남자는 무릎을 꿇은 채 펑펑 울었다.한편 임건우는 아주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여자애와 똑같이 생긴 영혼 하나가 바로 옆에 서서 멍하니 남자를 바라보며 입으로 아빠를 부르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이 여자애의 영혼인가?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영혼까지 보이다니.’사람은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 없다지만, 천의도법에서는 갓 죽은 사람은 구할 수 있다고한다."제가 한번 해봅시다."임건우가 응급처치를 계속하는 이청하를 토닥이며 말했다."방해하지 말아요!"그녀는 머리도 돌리지 않으며 말했다."이런 방법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임건우는 이렇게 말하며 이청하를 잡아당겼다. 임건우는 자기에게 끌려 비틀거리는 이청하를 보는 체도 하지 않고 여자애의 영혼을 붙잡고 강제로 육체에 밀어 넣었다. 천의도법에는 귀신치료법도 포함되어있어, 귀신까지도 치료할 수 있는지라 당연히 귀신을 볼 수가 있었다. 그가 영혼을 잡는 수법은, 영혼이전이라는 수법이다."어르신, 이리 오세요."이흥방은 임건우가 도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
임건우는 천성성을 떠나기 전 삼계지인술로 작은 흔적을 남겨두었다.그것은 마치 그곳에 설치한 감시 장치처럼 작동했다.그리고 그 흔적이 신호를 보내오자, 그는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백리 가문은 탈출에 성공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하지만 그들의 규모가 너무 커서 쉽게 발각될 가능성이 있었다.“누나, 어르신. 여러분은 가족들을 이끌고 밀림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세요. 월야파 사람들은 제가 끌어들이겠습니다.”임건우가 단호히 말했다.하지만 백천웅은 쓴웃음을 지었다.“도련님, 당신은 모를 겁니다. 천성성은 이미 남릉의 가장자리에 있습니다. 이 숲을 더 깊이 들어가면 십만리 안개 늪지로 연결됩니다. 그곳에는 수많은 요수가 서식하고 천연 독물도 넘쳐납니다. 더구나 전설에 따르면 그 십만리 안개 늪지는 고대의 전쟁터였다고 합니다. 그곳에는 고대에 남겨진 수많은 기묘한 진법이 잠들어 있으며 한 번 들어가면... 십중팔구는 살아서 나오지 못합니다.”백야도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맞아. 그곳은 정말 기이한 장소야. 과거 몇몇 초강대 문파와 고대 성지의 강자들이 수천 명의 제자를 이끌고 그 늪지에 들어갔지만, 살아나온 사람은 단 두 명 반뿐이었어.”임건우는 놀라며 물었다.“두 명 반이요? 그 반은 무슨 뜻인가요?”백야가 대답했다.“그 반쪽은 미쳐버린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행방이 묘연해. 나머지 두 명도 이후에 사망했다고 들었어.”임건우는 다시 물었다.“초강대 문파의 강자라면 대체 어느 정도의 수련 경지를 말하는 겁니까?”“전해지는 바로는 그 미쳐버린 절세 강자는 고대 봉래 성지 출신으로 안개 늪지에 들어갈 당시 이미 지선의 극경에 이르렀다고 해.”“선인?”“그래.”임건우는 충격과 함께 깊은 갈망을 느꼈다.순간적으로 그의 머릿속에 미친 할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정말 선인이 존재하는구나.’이는 이 세계에서 정말로 도겁을 넘어 허공을 부수고 선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임건우의 마음속에는 수많은 의문이 떠올
이 거대한 비행차라니, 마치 공중에 떠 있는 이동 요새 같았다.게다가 속도까지 이렇게 빠르니 전장에서 쓰이면 그야말로 무적일 것이다!임건우의 눈이 열정으로 불타올랐다.그는 마음 한구석에서 이 차를 빼앗고 싶다는 충동이 꿈틀댔다.바로 그때 백의설이 다급하게 그의 머리를 두 손으로 눌러 강제로 몸을 숙이게 했다.그리고 옆에 있는 작은 숲 속으로 그를 끌고 들어갔다.“쉿.”“지금 기기 감지를 막아야 해. 방금 누군가 이쪽을 쳐다봤어.”백의설은 임건우의 귀에 대고 신념으로 말을 전하며 꼼짝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그 자세는 너무나도 가까웠다.임건우의 머리를 눌러 숙인 후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 보게 되었고 임건우는... 음, 말 그대로 두 개의 부드럽고 자연산 세안제를 얻게 되었다.그 향기와 부드러운 촉감에 그는 잠시 행복한 어지러움 속에 빠질 뻔했다.“누나, 이제 괜찮은가요?”“쉿, 소리 내지 마. 조금만 더 기다려.”“아, 네, 전 상관없어요.”충분히 시간이 흐른 뒤, 약 3분 정도 지나자 백의설이 그의 뒤통수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됐어, 이제 가자!”“건우야? 왜 그래? 어머, 입에서 왜 침이...”“아, 미안합니다, 누나. 저도 모르게 그만... 저 원래 잠들면 침 흘리는 습관이 있어서요. 선천적인 건데 잘 안 고쳐져요.”“잠들었다고?”“그 향기에 취해서요.”“...내가 보기엔 행복해서 그런 것 같은데.”천성성에서는 거대한 황금 비행차가 여전히 공중에 떠 있었다.그 위에서 백여 명의 월야파 제자들이 내려왔고 그 선두에는 월야파의 대장로, 풍영언이 서 있었다.“수야야!”그는 윤보라의 스승인 오장로가 자신들보다 먼저 이곳에 도착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지금, 땅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덩이만 남아 있었고 오장로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조사 결과, 그는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오장로가 뇌겁에 맞아 죽었고 윤씨 가문의 사람들 또한 뇌겁에 맞아 전멸했다는 것이다.심지어 백리 가문의 저택 앞에는 월야파의
“으악!”“이건 대체 무슨 뇌겁이지? 저 망나니가 무슨 짓을 저질렀길래 이런 뇌겁을 불러들인 거야?”윤씨 가문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여 비명을 질렀다.윤서희는 뇌겁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그녀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임건우를 가리키며 절망 속에서 비참하게 애원했다.“안 돼, 나 죽고 싶지 않아! 제발 살려줘... 제발...”하지만 임건우는 그녀를 한 번 쳐다볼 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쾅!뇌겁이 떨어졌고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임건우가 서 있는 자리를 중심으로 두 번째 뇌겁이 강렬하게 떨어졌다.이 뇌겁은 아까 현수야를 소멸시킨 첫 번째 뇌겁보다도 더 강력하고 굵기 또한 두 배나 컸다.뇌겁이 내려오자, 윤씨 가문 사람들뿐만 아니라 천성성 전체가 떨리기 시작했다.마음이 약한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바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그 순간, 임건우의 자복궁 안에 있던 혼돈 나무가 강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 위에 맺힌 혼돈 구슬이 찬란한 빛을 발했다.혼돈 원기가 임건우를 감싸 안았다.그 덕분에 뇌겁이 임건우를 덮치려 하던 찰나, 마치 목표를 잃은 듯 방향을 바꾸어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그리고 그 방향은 윤씨 가문 사람들 쪽으로 향했다.쾅쾅!폭발음이 연달아 울려 퍼졌다.반경 백 미터 안이 완전히 파괴되며 깊이가 천 미터나 되는 거대한 구덩이가 생겼다.그 자리에 있던 윤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소멸하여 한 줌 재로 변해버렸다.그런데 이 마지막 한 방이 지나가자, 하늘 위에 있던 뇌겁의 구름이 마치 휘몰아치는 바람에 사라지듯 빠르게 소멸해버렸다.눈 깜짝할 사이에 구름은 완전히 사라졌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늘은 맑아졌다.그제야 천성성에 모여 있던 구경꾼들이 용기를 내어 앞으로 다가왔다.검게 타버린 구덩이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모두 죽은 게 틀림없어!”“설마 천성성의 윤씨 가문이 이렇게 끝장을 맞이할 줄이야!”“그런데 말이야, 백리 가문의 그 소년은 대체 누구인 거지? 저런 무시무시한
임건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더는 말하지 않았다.그런데 현수야는 이제 더는 물러날 곳이 없었다.그는 자신의 최강 공격 수단을 꺼내 들며 단숨에 임건우를 죽이려고 했다.임건우만 죽으면 이 뇌겁도 자연히 사라질 터였다.“천지비록, 지진살!”쾅!현수야가 공격하자, 임건우는 그가 이번에는 목숨을 걸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그 위력은 엄청났고 결계 안에 있던 임건우조차 크게 휘청이며 오장육부가 뒤집히는 듯했다.입안 가득 차오른 피를 뱉으며 그는 다시 자세를 가다듬었다.“아, 퉤!”임건우는 피 섞인 침을 뱉어내며 현수야를 바라봤다.그의 마음속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이 녀석의 실력은 확실히 백옥을 넘어서고, 도겁에 이르기 직전의 단계에 도달한 게 분명했다.만약 자신이 구축한 결계와 그 안의 진법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면 방금 그 공격 한 방에 목숨을 잃었을 게 분명했다.‘역시 반선을 넘어서 화선에 가까운 수준이군.’그렇게 생각하며 임건우는 더욱 신중해졌다.현수야는 눈빛을 반짝이며 임건우를 바라봤다.자신의 지진살을 정통으로 맞고도 겨우 피 한 모금 뱉은 것으로 끝난 임건우가 그야말로 괴물처럼 보였다.더 놀라운 건 겨우 두세 번 눈을 깜박이는 사이에 방금까지 창백했던 임건우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원래의 붉은 생기를 되찾았다는 것이었다.바로 그 순간, 하늘에서 뇌겁의 눈이 완전히 열렸다.이제 현수야도 더는 움직일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게다가 임건우와 최대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사실도 말이다.뇌겁은 임건우의 것이다.그가 죽기 전까지는 자신에게 큰 위험이 미칠 리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하하, 꼬맹이, 뇌겁이 곧 내려칠 거야! 네가 어떻게 죽는지 구경해 주마!”현수야는 몇 십 미터 뒤로 물러났다.하지만 임건우가 만든 결계 크기가 제한되어 더는 뒤로 갈 수는 없었다.임건우는 그를 힐끗 보더니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가볍게 두 글자를 뱉었다.“바보.”그리고 다음 순간, 뇌겁이 맹렬하게 내리쳤다.그 크기는 기름통만큼 굵었고 주변에
“머리 위라니?”현수야가 순간 멍해졌지만, 이내 묘한 느낌을 감지했다.그것은 마치... 또다시 뇌겁 같은 느낌이었다.그는 무심코 고개를 들어 올려다봤다.“젠장!”“진짜로 뇌겁이잖아!”결계 위쪽 하늘에 검은 먹구름이 가득 차고 수많은 번개의 기운이 빠르게 모여들고 있었다.연이어 번쩍이는 번개와 함께 공포스러운 압박감이 몰려오며 마치 그 자리에 무릎을 꿇게 하는 기세였다.그러나 현수야를 더욱 경악하게 만든 것은 그 천둥 구름 속에 담긴 고대 규칙의 힘이었다.마치 하늘을 찢고 땅을 삼키려는 듯한 강렬한 기운이 미친 듯이 응집되고 있었다.“대체 이게 무슨 뇌겁이란 말인가?”현수야는 머리 위에 떠오르는 형체를 완성해가는 뇌겁을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뇌겁이란 존재는 아주 신비로웠다.한 사람이 뇌겁을 받을 때 그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다면 하늘은 그것을 도움으로 간주한다.그럴 경우, 뇌겁의 위력은 두 사람의 합산된 전투력을 기준으로 결정되었다.이것이 바로 천도의 공평성과 정의를 상징하는 법칙이었다.그래서 지금 임건우가 뇌겁을 맞게 되었는데 현수야를 결계 안에 끌어들였다.그로 현수야도 함께 뇌겁을 받게 된 상황이었다.현수야는 이를 깨닫자 화가 치밀어올랐다.그는 문득 과거 자신이 뇌겁을 겪었던 마지막 순간을 떠올렸다.그 당시 그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고 조금이라도 실수했더라면 지금쯤 바닥에 탄 목탄 조각이 되었을 것이다.그런데 지금 다시 뇌겁을 받아야 한다니!게다가 이번에는 임건우와 자신의 힘이 합산된 뇌겁이라니.“이 자식아! 이건 자살행위야! 너 이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긴 하는 거야?”“나는 임선 2중경이다. 네가 날 끌어들였으니 네가 받을 뇌겁은 우리 둘의 힘을 더한 위력이 된다. 이건 임선 2중경을 초월하는 뇌겁이란 말이다! 네가 그걸 어떻게 감당할 건데?”현수야는 극도로 분노하며 외쳤다.“뇌겁이 아직 떨어지기 전에 빨리 결계를 풀어 날 내보내! 그렇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는다!”그러나 임건우는 미소를 지었다.이처럼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