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임건우는 이 사람들을 힐끗 쳐다보았다. 제대로 된 놈이 하나도 없이 다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놈들이었다.아,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고 한 것도 이놈들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만리상맹으로 놓고 말하면 일반 수행자 수준일 뿐이었다. 임건우의 눈빛 하나에 이 쓰레기들은 해결해 버릴 수 있었다.그리고 이 사람들 중에는 주선자가 보이지 않았다.말을 하던 금발 머리는 자신이 남들 머리 꼭대기에 있는 듯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널 보자고 하신 분은 귀한 분이야! 너 같이 보잘것없는 놈을 만나려고 이런 누추한 곳까지 오겠어? 됐어,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따라와! 늦으면 너한테 좋을 게 없어!” 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그럴 시간 없어! 돌아가서 네 보스에게 날 만나고 싶으면 직접 오라고 전해! 개새끼 몇 마리 보내선 소용없다고!”금발 머리는 화를 내며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내던졌다.“좋은 말로 할 때 들었어야지. 다들 덤벼! 이 새끼 다리부터 부러뜨려! 개 만도 못하게 만들어버려!”사람들이 달려 들려고 할 때.나지선이 한 걸음 나아가 임건우의 앞을 가로막으며 외쳤다.“그만해!”금발 머리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나지선 씨. 저희는 지선 씨를 잡으러 온 게 아니니 가도 됩니다.”나지선이 화를 내며 말했다.“내가 누군지 알면서 감히 내 친구를 잡아?”금발 머리가 피식 웃었다.“나지선 씨, 털 뽑힌 봉황은 닭만 못하다는 말 들어봤죠. 지금 아버님이 죽어가고 있는데 아직 남자랑 데이트할 기분이 있나 보네요? 눈치껏 빠져주세요. 여기 있다가 우리가 기분이 나빠지면 지선 씨에게 뭔 짓을 하면 그땐 울어도 소용없어요!”“너…….”나지선의 가슴이 심하게 기복했다.‘이 놈들이 이렇게 건방질 줄은 몰랐어.’“너네 보스가 있다고 했지? 혹시 조동진이야?”“가보면 알게 될 겁니다. 됐어요. 이제 말하기 귀찮아졌어! 다리 부러지는 소리만 듣고 싶으니 다들 얼른 덤벼! 멍하니 뭐 하고들 있어?”옆에서 누군가 말했다.“형님, 이
임건우가 이상하게 여기며 말했다.“네 입으로 다리 부러지는 소리를 듣기 좋아한다고 말했잖아? 이제 듣게 되었는데 어때, 마음에 들어?”“내가 너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응? 아직 부족한가 보네!”임건우가 다시 발을 들더니 이번에는 진대규의 무릎을 밟았다.방금은 종아리뼈를 밟아 부러뜨렸다. 이 정도는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지만, 무릎은 달랐다. 부러지면 기본적으로 회복될 수 없게 될 것이다.“아, 네가 감히! 너 내가 누군지 알아?”진대규는 소리를 지르며 필사적으로 피하려 했다.임건우가 물었다.“네가 누군데?”그리고 묻자마자 밟아버렸다.두둑!뼈가 완전히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가루로 부서졌다. 진대규의 무릎은 괴이하게 꺼져 내렸다.진대규는 이번에 견딜 수 없는 고통에 바로 기절했다.그런데.‘두둑’ 소리와 함께.임건우가 금발머리의 반대쪽 무릎도 밟아 뭉개 버렸다.진대규는 그 고통에 다시 깨어났다.이 광경을 본 다른 부하들은 겁에 질렸다.이 남자는 잔인한 짓을 하면서도 시종일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악마였다.“너희들, 너희들 다 뭐 하는 놈이야! 어서 덤벼! 이 개새끼 죽여버리라고!”진대규는 화가 치밀어 큰소리로 울부짖었다.부하들은 잠시 망설이더니, 그중 한 놈이 비수를 뽑아 들고 임건우를 향해 달려들었다.그 결과.눈앞이 아찔하더니 세게 내리치는 손바닥에 뺨을 맞아 갑자기 날아가 달려오는 차에 부딪혔다. 한쪽 얼굴의 뼈는 전부 부서졌고 한참 동안이나 일어나지 못했다.나머지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고 감히 덤벼들지 못했다.“꺼져!”임건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외치자 나머지 부하들은 미친개처럼 도망쳤다.임건우와 나지선은 쇼핑 카트에 있는 물건들을 차에 싣고 바로 주차장을 떠났다.나지선이 입을 열었다.“주차장에 카메라가 있는데 괜찮겠어?”임건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괜찮아! 그 사람들이 해결할 거야!”임건우는 이제 이런 지하세력의 수단을 잘 알고 있었다.나지선은 자신의 옷에 묻은 피를 보고 고
조동진은 화가 치밀어 펄쩍 뛰었다. 그리고 금발 머리의 부러진 다리를 세게 걷어찼다.“쓰레기, 쓰레기, 쓰레기 같은 놈들!”조동진이 노발대발했다.그렇게 오랫동안 쫓아다녔던 여신이 곧 임건우한테 먹힐 거라는 생각을 하니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두 남녀가 제3자가 없는 집에서 얼마나 방탕하게 굴겠냐고!’특히 그 절색 몸매와 비할 데 없는 외모, 그리고 고귀한 출신인 나지선을 다른 남자에게 빼앗길 것이라고 생각하니 조동진은 폭발할 것만 같았다.“오빠, 조급해하지 마!”옆에 있던 조진아가 말했다.이미 옷을 갈아입은 조진아는 고귀하고 차갑고 오만했다.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창생을 내려다보는 것만 같았다.조진아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임건우 그 찌질이가 대낮에 대규를 이렇게 만든 건 의도적인 모살이야! 수단이 이렇게 잔인하고 영향이 큰데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하지 않겠어!”조진아의 일깨움에 조동진은 바로 이해했다.하지만…….“나지선이 지사 아가씨이고 배후에 상경 나씨 가문이 있어서 건들기가 쉽지 않을 거야!”조진아가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바보 같은 우리 오빠! 상경 나씨 가문과 중해가 얼마나 먼데! 그리고, 우리가 그 가난뱅이를 그렇게 오랫동안 조사했는데 아무것도 못 찾아냈잖아! 유일하게 설명할 수 있는 건 임건우의 출신이 빈천하다는 거야! 그런 쓰레기 같은 놈을 처리하는데 상경 나씨 가문 사람들이 나서 줄 것 같아? 임건우 신분을 알게 되면 아마 우리에게 감사해야 할 걸!”조동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상경 나씨 가문 사람들도 나지선이 그런 쓰레기 같은 놈과 잘 되는 걸 동의하지 않을 거야!”조동진은 바로 한 공식 지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사람은 바로 중해 관공서 총괄, 조동진의 외삼촌 김광규였다. 김광규는 이 소식을 듣고 바로 말했다.“이런 일이! 중해에 이런 겁 없는 놈이 있다니! 걱정 마, 내가 반드시 임건우 그놈을 체포할게! 법치 사회에서 임건우가 나문천의 사위라고 해도 법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아무래도 나지선은 연애도 해보지 못한 아가씨다 보니 임건우 같은 능구렁이 이혼남과는 비교도 안 됐다. 정말 맘껏 변태 짓을 할 수 있다면 나지선이 열 명이라도 임건우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임건우는 나지선을 한번 놀리고 바로 놔주었다.나지선의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과 놀란 듯한 표정을 보고 약간 후회했다.‘아니야, 아니야, 나지선은 이청아 절친이야! 만약 이청아가 내가 나지선에게 흔들렸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많이 슬퍼할 거야.’“네 몸에 피가 많이 묻었어. 빨리 가서 씻어!”임건우는 표정이 변하더니 평정심을 찾고는 신발을 벗고 사 온 야채를 주방으로 가져갔다.“내가 요리하고 싶은 대로 할 게. 싫어하는 거 있으면 미리 얘기해 줘! 다 만든 다음에 싫다고 하면 상관하지 않을 거야.”이전에 나지선이 임건우에게 밥을 사주겠다고 했지만, 임건우는 고주연이 병원에서 병 수발을 들고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병원 음식이 맛없을 거라는 생각에 마트에 가서 식재료를 사서 직접 만들기로 했다.무엇보다 임건우는 밖에 나가서 먹는 게 귀찮았다. 밖에 셰프들이 한 요리는 맛이 다 비슷했다. 조미료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많이 먹으면 계속 목이 탔다.임건우는 천의도법을 계승한 후 식이요법도 배웠다.다양한 천연 무공해 식재료로 정교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이요법 효과도 있었다.까놓고 말하면, 자기가 한 반찬에 입이 길들여져 다른 사람이 한 요리를 못 먹게 된 것이다.“싫어하는 건 없는데 너무 달지 않게만 해줘!”나지선은 임건우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아까 다리가 잡힌 순간 정말 임건우가 주체하지 못하고 자신을 어떻게 할까 봐 두려움에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이곳에는 다른 사람도 없는데 임건우의 힘으로 나지선을 어떻게 하려고 한다면 나지선은 도움을 청할 곳도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임건우가 자신을 놓아주자 나지선은 또 허탈한 상실감을 느꼈다.“나 정말 미쳤나 봐!”나지선은 머리를 흔들고는 심호흡을 했다.그리고 부엌문 앞에 가서 말했다.
“뭐?”“어떻게 된 거야?”앞장선 이 팀장은 완전히 멍해졌다. 눈꺼풀이 계속 뛰었고 심장이 조여왔다.‘이건 진짜 총이라고!’‘기계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총을 쇳가루로 빻을 수는 없을 텐데. 이놈 손이 기계보다 더 세단 말이야? 말도 안돼.’임건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난 다른 사람이 총으로 날 겨누는 걸 제일 싫어해!”앞장선 팀장은 잠시 멍해있더니, 즉시 뒤로 물러서서 명령을 내렸다.“범인은 극악무도하고 공식 명령에 협조하지 않으며 끝까지 저항하고 있어. 당장 격살 해!”이 사람도 사실 조씨 가문과 친척 관계였다.일찌감치 조동진의 지시를 받고 기회가 있으면 임건우를 죽이려 했다.‘펑!’총소리가 울렸다.뒤에 있던 한 팀원이 팀장의 명령을 듣고 바로 임건우의 머리를 향해 총을 쐈다.하지만 상상했던 임건우가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 팀장이 천천히 쓰러졌다.이 총에 맞은 사람은 임건우가 아니라 바로 팀장이었다.아무도 팀장이 어떻게 임건우의 앞으로 갔는지 똑똑히 보지 못했다. 하지만 확실히 갑자기 임건우 앞에 나타나 임건우를 위해 총알을 막았다.뒤통수에 총상을 입고 순식간에 죽었다.“아, 조 팀장님?”총을 쏜 그 팀원은 멍해졌다. 눈은 초점을 잃고 한곳만 바라보며 온몸을 떨었다.팀원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분명 임건우를 겨냥하고 있었는데 왜 마지막에 팀장이 맞은 거야?’“망했다!”“이제 다 망했어!”총을 쏜 팀원이 놀라서 멍해 있을 때, 작전팀의 부팀장인 한 여자가 긴장된 얼굴로 임건우에게 총을 겨누고 소리쳤다.“모든 팀원들은 전력을 다해 총을 발사한다! 이 자리에서 임건우를 처단해!”‘펑펑펑펑!’한바탕 총소리가 울렸고 수많은 총알이 바람을 가르며 임건우를 향해 날아왔다.보통 사람이라면 벌써 총알에 맞았을 거지만, 임건우는 영식을 발휘하여 반투명하고 금빛이 도는 거북등 방패를 형성하여 앞을 막았다.현무방갑술.지금의 수위로 이 현무방갑술은 신체의 표피에서 벗어나 1미터 정도의 범위에서 방패
다시 한번 묻겠다. “누가 시킨 거지?”임건우가 문 앞에 서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때 총소리를 들은 나지선이 허둥지둥 위층에서 뛰어왔다. 그녀는 몸에 커다란 휜 색 목욕 타월 하나만 두르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얼굴로 한쪽으로 걸어가 말했다.“건우야, 무슨 일이야? 내가 방금 들은 게 총소리 맞아?”그리고 문 앞에 가서는 무릎을 꿇은 관청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그녀의 목욕 타월은 원래 그다지 튼튼하지 않게 싸서 허둥지둥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는 좀 풀려있었다.그리고 이때, 자기도 모르게 손에 준 힘이 느슨해졌다.결국 그 목욕 타월의 매듭은 완전히 풀어졌다.눈 앞에서 하얀 목욕 타월이 떨어지려 했다…… 문 앞에 있는 십여 명의 관리 대다수가 남성이라는 것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만약 정말 떨어진다면, 그녀의 몸이 전부 다 보일 것이다!결정적인 순간.임건우의 손이 눈으로 쫓기도 힘들 정도로 빠르게 그녀를 덥석 안았다.그리고 꽉 껴안아 둘의 몸이 딱 붙어있었다.나지선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임건우가 어떻게 갑자기 자신을 안았는지도 깨달지 못했을 때, 임건우는 손을 그녀의 등으로 뻗어 목욕 타월을 잡아 다시 매듭을 짓더니 퉁명스럽게 말했다.“너는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니? 그런 꼴로 뛰쳐나오고, 거기다 목욕 타월까지 떨어트리고, 너는 내일부터 사람들을 어떻게 보려고 그러니?”“어……, 나, 저 사람들, 저 사람들은 뭐 때문에 온 거야?”“방금 마트 주차장에 있던 사람들과 한패야.”임건우가 담담하게 말하고는 그녀를 밀었다.“먼저 올라가서 옷을 입어. 이쪽 일은 내가 해결할게.”“엇!” 그녀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총을 잠시 보았다. “그럼 조심해야 해!”이 장면은 자연스럽게 모두 관리들의 눈에 보였다.다만 그들은 여전히 충격을 먹은 얼굴로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그 이유는 첫째로, 임건우의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고 절도 있는 무도 실력이었다.둘째로 그들은, 임건우와 나지선 사이의 관계에
정부 인원 전체가 놀라 멍해졌다.그들의 마음속은 의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신호궁도 정부 부서에 속한다. 그들과 한 편이어야 한다. 근데 저들이 왜 이 흉악범에게 수갑을 채우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에게 수갑을 채워 데려가려 하는가?이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일이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설마, 이 신호궁 사람들 가짜인가? 사칭인가?”여성 부대원 이 흠칫하고 몸을 떨었다, 그녀는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즉시 큰 소리로 외쳤다.“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너희들의 신분이 의심스러워. 너희들 신호궁 사람들이 아니지. 너희들은 분명 사칭한 것일 거야.”아무도 그녀를 상대해주지 않았다.허정양이 손을 흔들자 신호궁의 대원들은 즉시 이 10여명의 중해정부측 인원들과 그 죽은 대장을 데리고, 나씨 가문의 집을 떠났다.“삼촌, 나 지사 피습사건이 삼촌한테 넘어갔어요?” 임건우는 허정양에게 물었다.허정양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왜 아니겠니? 신호궁 4대수호자 원빈이 죽고 다른 두 명은 페관하고 있는데, 지금 신호궁의 모든 업무는 나한테 맡겨지고 있어…….”그의 말투에는 불평하는 기색이 없지 않았다.그러나 가장 주요한 원인은 중해가 강남 분구의 범위에 속하기 때문이었다.“삼촌, 저 지금 요리하고 있었는데, 남아서 한 끼 드시고 가실래요?” 임건우는 허정양의 불평에 가타부타 말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다른 두 사람의 수호자는 폐관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자기도 신호궁 부주의 외손자이다. 이 소식은 틀림없이 이미 그들의 귀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원빈을 죽였다. 그들의 마음속에 아무 생각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너 혼자 요리를 해?”허정양은 임건우가, 남자가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을 본 사람처럼 놀랐다.“그럼 나는…….”막 여기까지 말했을 때.그는 주방에서 요리 한 접시를 들고 나오는 나지선을 보고 뒤의 말들을 삼켰다.“앗, 허정양 수호자님. 어서오세요. 남아서 한 끼 드시고 가세요. 오늘 일
군침이 돌았다.그녀는 직접 대하찜 한 마리를 손으로 집어 입에 쏙 넣었다.“와-”순간, 마치 미뢰가 튀어나올 것 같았다. 한 번도 맛본 적이 없는 맛이었다. 맛있었다. 하마터면 새우 한 마리를 씹지도 않고 삼킬 뻔했다.“어떻게,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지?”“뭐 넣었어요?”그녀는 두 눈을 번쩍 뜨고 마치 외계인이라도 보듯 임건우를 쳐다보았다. 그게 아니면 남자인 네가 어떻게 이렇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냐는 표정이었다.임건우는 눈살을 찌푸렸다.“너 손 안 씻은 것 같은데?”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안 씻었나?”“안 씻었어!”“뭐 어때, 방금 목욕했는데, 또 뭘 만진 적도 없고!”“가서 손 씻고 와! 다 큰 여자가 이렇게 지저분해서야 원.”“난…… 그래!”……두 사람이 밥을 먹기 시작했을 때조동진은 김광규에게 전화를 걸었다.“외삼촌, 일은 어떻게 됐어요? 그 가난뱅이는 잡았어요?”만약 임건우를 찾지 못했다면, 그는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을 거다. 임건우가 나지선의 집에서 무슨 일을 할지 마음속으로 상상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지내는 것을 상상만 해도 그는 질투와 분노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김광규는 말했다“안심해라. 내가 조진만에게 사람들 데리고 가서 잡아오라고 한 지 오래다. 우리 특형대가 나서서 체포영장까지 가지고 갔으니 이미 잡힌거나 마찬가지다.”조동진은 그의 말을 끊었다“그건 저도 알아요! 제가 조진만이랑 연락을 했었는데, 그 가난뱅이 체포하면 그 자리에서 즉시 처형할 거라고 했어요. 근데, 방금 조진만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왜 아무도 전화를 안 받냐고요?”“아무도 안 받아?”김광규는 개의치 않았다.“아마 못 들었나보지. 어림잡아서 지금쯤이면 돌아오겠네. 괜찮아, 내가 부대장에게 전화해서 물어볼게.”얼마 지나지 않아 김광규는 전화 한 통으로 그 여자 부대장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었다.꼬박 30분이나 울려서 핸드폰이 연결되었다.김광규는 물었다“소종아, 임무는 완수했느냐? 그 놈은
임건우는 임하나를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점점 가까워지자, 임건우가 바라본 궁전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이 궁전은 뼈로 지어진 궁전이었고 곳곳에 해골이 가득 차 있었다.그 해골들은 기괴한 대문을 형성하고 있었다.문 앞에는 거대한 비석이 하나 서 있었다.비석 위에는 천신의 무덤이라는 고풍스러운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천신의 무덤?’이게 무슨 뜻일까?임건우는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의 자복궁 안에서 강한 진동이 일어났다.마치 혼돈 구슬이 무언가를 찾은 듯 흥분한 느낌이었다.한편으로는 여기서 일어나는 폭풍이 더욱 거세졌다.모래바람이 얼굴에 맞아 아프기 그지없었다.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딸의 얼굴을 자신의 품에 묻고 진원을 돌려 딸을 보호했다. 하지만 이 폭풍은 단순한 모래바람이 아니었다.그것은 죽음의 기운과 다양한 부정적인 에너지를 담고 있었고 피부를 베는 듯한 아픔을 안겨주었다.붉은 달이 서서히 내려가며 폭풍은 더욱 거세졌다.“방법이 없겠군!”“그렇다면 안으로 들어가야겠다!”임건우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백골 궁전 안으로 발을 들였다.순간, 임건우는 끝없는 원망과 분노가 그를 덮치는 걸 느꼈다.슬프고 비통한 신음이 임건우의 의식 속을 채우고 있었다.정신력은 이전에 겪어본 적 없는 강한 충격을 받았다.임건우는 딸이 걱정되어 바로라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그 순간 해골 대문이 갑자기 쾅! 하고 닫혔다.뒤를 돌아보니 그 대문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마치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으앙!”갑자기 딸이 큰 울음소리를 질렀다.임건우는 깜짝 놀라 딸이 혹시 원령의 영향을 받아 불편해하는 건 아닌지 걱정했지만, 곧 그 이유를 깨달았다.딸의 울음소리에는 어떤 신비한 힘이 담겨 있었다.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은 신격의 힘이었다.딸의 신격이 원망의 기운을 전부 흡수하고 소멸시킨 것이다.딸의 이마에 있는 신격에서 희미한 녹색의 빛이 퍼져나와 두 사람을 감쌌다.“착한 내 딸, 아빠를 구해줬구나!”임건우는 기쁨에 못 이겨
“이거 큰일이네!”임건우는 뒤쫓아오는 불사족들이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그동안 도망치면서도 수많은 불사족을 베어냈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대가 점점 더 강해졌다.바로 직전에는 인간과 비슷한 크기의 불사족 두 마리를 상대했는데 그들은 단순한 해골이 아니라 온몸이 가시와 고깃막으로 뒤덮인 괴물이었고 방어력이 엄청나게 강했다. 임건우는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지금 이 순간, 뒤쫓아오는 불사족의 기운이 점점 더 강력해지는 것이 느껴졌다.그 모습을 확인한 임건우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런 젠장, 또 불사의 왕좌가 나왔네.”더 충격적인 건 이번엔 그 왕좌가 여성이었다는 사실이었다.“설마 저놈의 여자 친구인가?”“지금 내 상태로는 도저히 상대할 수가 없어.”처음에는 싸워볼 생각도 했지만, 상대를 보자마자 임건우는 마음을 접었다.저 여왕좌는 입만 벌리면 거대한 진공청소기처럼 모든 걸 빨아들일 것처럼 보였고 힘의 격차가 어마어마했다.“나모 아미타불, 도라 야야!”임건우는 바로 종이인형 하나를 꺼내 던졌다.그것은 바람을 타고 커지더니 황금빛 부처로 변했다.임건우는 딸을 안고 서둘러 도망쳤다.그러나...뒤따라오던 여왕좌는 금신의 허상을 단숨에 깨부수고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그를 추격해왔다.“젠장, 이러다 잡히겠네!”임건우가 초조하게 도망치는 순간, 갑자기 그의 자복궁에 있던 혼돈 나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모든 혼돈 구슬이 빠르게 떨려왔다.이 익숙한 감각은 임건우에게 명확히 알려주고 있었다.‘이건 뭔가 좋은 물건이 근처에 있거나, 아니면 다른 혼돈의 파편을 발견했을 때의 반응이야. 이 정도로 강하게 떨리는 걸 보니 아마 후자겠지.’“혼돈의 파편이라고?”“제발 좋은 일이 생기길 바란다!”어차피 곧 잡힐 상황이었다.임건우는 이를 악물고 도박을 걸기로 했다.혼돈 나무가 떨리는 방향을 따라 혼돈의 파편을 찾아 나선 것이다.그 앞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깔렸었다.거기에 더해 거센 바람이 일으킨 모래폭풍까지 휘몰
“딸아, 이 낯선 곳에서 내가 어디서 젖을 먹일 사람을 찾겠어?”임건우는 딸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주변은 끝없이 황량한 땅뿐이었고 그 광경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하지만 곧 임건우는 뒤에서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불사족이 쫓아오는 게 확실했다.대지가 흔들리며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젠장, 이렇게 멀리 도망쳤는데 또 쫓아오다니?”“정말 끈질기게 따라붙네.”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딸을 안고 다른 방향으로 전력 질주했다.가던 길을 계속 바꾸며 피했지만, 너무나 답답했다.분명히 한 번은 떨쳐냈는데 곧 불사족이 다시 나타났다.이런 상황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임건우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곰곰이 생각해보니...“젠장!”이곳은 영기조차 없고 공기 속엔 죽음의 기운만이 가득했다.그 죽음의 기운을 막기 위해 자신의 금단이 계속 돌아가며 대위신력의 에너지도 끊임없이 빠져나갔다.그 외에도 딸의 자연신격이 자동으로 그녀를 보호하며 희미한 녹색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그들은 이 불사의 땅에서 마치 바다 위의 등대와도 같았다.“어떻게 해야 하지?”하지만 방법은 없었다.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대위신력과 자연신격 없이는 정말 힘들었다.그리고 더 큰 문제는 가나절의 통로 문을 원래 자리에 두고 나온 것이다.예전에 전소은을 쫓아가기 위해 가나절의 전송문을 통해 만요곡으로 갔는데 그 문을 그대로 두고 온 것이다.만약 그 문이 함께 왔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힘겹게 도망치진 않았을 것이다.딸의 울음소리는 임건우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그러던 중, 문득 임건우의 머리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아, 그렇지! 생명의 신천이 있었지!”“젖을 먹일 사람은 없지만, 물이라도 마시며 좀 진정시켜야겠다.”임건우는 예전에 생명의 우물에서 모은 신천을 떠올렸다.이제 그 신천이 딸에게 필요한 순간이었다.딸은 자연의 여신이 될 존재이기에 생명의 신천은 거부할 리 없을 것이다.임건우는 그녀에게 조금만 마시게 해줬다.그러자, 딸은 울음을 멈추고 행복한
거의 동시에 임건우의 몸속에 있는 진혼종이 슬픈 울음을 토해내며 그의 자복궁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이 불교의 법보이자 지장왕이 준 신기는 차원의 붕괴한 공간 속에서 큰 타격을 입었고, 앞으로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사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휴...”임건우가 눈을 뜨자마자 보인 첫 장면은 엄청나게 커다란 붉은빛 달이었다.주위 모든 것이 어두운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는 기묘한 풍경이었다.그제야 임건우는 자신이 높은 하늘에서 직선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이런 젠장!”임건우가 옆을 돌아보자마자 깜짝 놀랐다.“여기가 대체 어디야?”임건우가 떨어지고 있는 아래쪽을 바라보니 수없이 많은 해골 병사와 불사족의 괴물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었다.“아이코, 맙소사!”“차원 통로가 붕괴하면서 내가 불사의 땅으로 빨려 들어온 건가? 여기 아마도 불사의 문을 통과하려는 불사 대군들이 모여 있는 곳일 거야! 그런데 나랑 딸아이가 이런 곳에 떨어지다니 그야말로 호랑이 굴에 들어온 꼴 아니야?”임건우는 급히 견곤검을 소환해 검에 올라타고 비행하며 이곳을 벗어나려 했다.하지만 곧바로 깨달았다.이 괴이한 장소는 비행이 금지된 지역이라는 것을.견곤검 위에 서 있어도 움직일 수 없었고 발밑으로는 엄청난 중력이 임건우를 끌어당기고 있었다.강력한 인력이 임건우와 그의 딸을 땅으로 내리쳤다.쾅!엄청난 굉음과 함께 임건우는 딸을 꼭 안은 채로 땅에 세차게 떨어졌다.그 충격으로 수많은 불사 대군을 깔아뭉개며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갑작스러운 사태는 이곳에 있던 불사 대군도 예상치 못한 듯했다.주위에 있던 적어도 수만 개의 눈이 일제히 임건우를 주시했다.“아이고, 이거 큰일 났네.”임건우의 마음이 순식간에 무거워졌다.그다음 순간, 굉음과 함께 거대한 포효 소리가 울려 퍼졌다.앞쪽에 있는 거대한 불사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아마도 장군급의 존재인 듯했으며 해골 형태의 그것은 입을 벌려 알 수 없는 언어로 무언가를
임건우는 딸을 꼭 안고 당자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불과 1미터의 거리였지만, 마치 천지의 깊은 절벽처럼 느껴졌다.아무리 애써도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었다.“남편!”당자현은 손을 뻗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었다.눈물이 터져 나오며 절망적인 표정으로 임건우를 바라보았다.“빨리 가! 빨리!”“생명의 우물 공간이 무너지려고 해. 나는... 나는 너와 딸을 지킬 거야. 반드시 지킬 거라니까!”임건우는 절박하게 외쳤고 금단의 신력이 몸을 휘감으며 혼돈의 기운이 그들을 감싸 안았다.그 순간, 차원의 통로는 강력한 힘으로 삼켜져 모든 공간이 거대한 불사의 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아아!”당자현은 울부짖으며 애절하게 소리쳤지만, 그 순간, 그 연결은 끊어졌다.“주인님, 빨리 가셔야 합니다. 이 차원의 통로도 곧 사라질 겁니다.”박철호는 한 마디로 재촉하며 백옥은 당자현을 안고 급히 말했다.“가자!”모두가 생명의 우물의 좁은 통로로 빠르게 뒤돌아갔다.그들은 필사적으로 위로 올라갔다.그때 뒤에서 거대한 에너지 소리가 울려 퍼지며 거대한 힘이 우물 속으로 밀려 들어와 모두를 위로 밀어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생명의 우물이 폭발하듯 쏟아져 나왔다.그 속의 수많은 생명의 샘물이 쏟아지며 사람들은 우물 밖으로 튕겨 나갔다.바닥에는 물이 고여 웅덩이가 되었다.웅!차원 통로 속에서 임건우는 딸을 꼭 안고 조금도 방심하지 않았다.에너지가 갑자기 되돌아가며 모든 물질은 압축되어 한 덩어리가 되었다.그 힘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단 한 순간, 임건우는 온몸이 터져 나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그의 강력한 뼈마저도 끊어지는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그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하지만 임건우는 자신의 사명을 잊지 않았다.반드시 딸을 지켜야 했다.“진혼종!”임건우는 서둘러 진혼종을 소환하고 딸을 종 안으로 감쌌다.둥둥둥! 둥둥둥!진혼종은 깊고 울리는 소
안쪽은 칠흑 같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고, 그 속에는 마치 무수한 원혼이 울부짖는 듯한 환청이 퍼져 나왔다.하지만 그것은 소리가 아니라 정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어떤 파장이었다.게다가 몸 또한 보이지 않는 힘으로 만져지고 짓눌리며 마치 수많은 손이 그의 몸을 더듬어 뜯어내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임건우는 자신이야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갓 돌이 지난 딸이 이런 상황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그러던 찰나, 어둠 속에서 갑작스럽게 어떤 힘이 딸을 덥석 잡아채 임건우의 품에서 떼어내려고 했다.그 힘은 적고 연약한 딸을 감싸 안으며 강한 압력을 가해왔다.임건우의 금단이 미친 듯이 회전하며 대위신력을 폭발적으로 방출했다.임건우는 딸을 단단히 품에 안고 버텼다.하지만 불사의 왕좌가 가진 힘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했다.“으악!”임건우는 고함을 지르며 외쳤다.“저승 다리! 당장 와서 도와라!”임건우는 자신의 자복궁에 남은 대위신력을 한꺼번에 쏟아부었다.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비록 저승 다리의 소환은 값비싸고 매번 신력을 소모했지만, 지금은 대위신력을 아낄 때가 아니었다.‘천만이면 어때! 줘버리자!’슛!붉은 옷을 입은 어린 소녀가 튀어나왔다.그리고 이전보다 조금 자란 듯한 모습이었다.“어? 여긴 어디야?”소녀는 태연하게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내 얼굴을 구기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 멍청아!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겨우 그따위 실력으로 불사의 왕좌의 뱃속에 들어오다니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공주님, 내가 원해서 들어온 줄 알아? 끌려온 거라고!”임건우는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빨리 시작해. 안 그러면 나 죽고 너도 대위신력을 못 받을 거라고!”소녀는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네가 죽으면 새로운 계승자가 나타날 뿐이야.”임건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계승자는 무슨! 너도 알잖아? 지장왕이 3천 년을 기다려 나를 찾은 거라고. 네가 그 불사의 왕좌 뱃속에서 3만 년을 기다릴 자신 있으면 말이야.”소녀는 이를 꽉
“큰일 났어!”임건우는 겨우 딸을 안아 들고 있을 때 갑자기 100미터 높이의 불사의 왕좌가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그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임건우는 몸을 돌려 재빨리 도망치기 시작했다.하지만 불사의 왕좌가 임건우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하나의 임건우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신격이 담겨 있는 작은 소녀는 절대로 놓칠 수 없었다.만약 소녀를 놓친다면 이 통로는 즉시 사라지고, 불사군단은 통로를 통해 다시 인간 세계로 침입할 수 없게 된다.“크앙!”“도망가려고? 그렇게 쉽게는 안 된다!”슥!불사의 왕좌는 입을 벌려 포효하며, 입속에서 몇 개의 검은 기운을 내뿜었다.그것들이 순식간에 임건우의 앞을 가로막았다.그 검은 기운은 꿈틀거리며 변형되었고, 그 속에는 신비한 문자가 흐르고 있었다.바로 그 순간, 이차원 통로의 벽과 합쳐지며 방금까지 칠흑 같던 통로의 양측이 갑자기 안정되기 시작했다.빛이 반짝이며 문자가 그 위에서 떨고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일단 도망가자!”임건우는 더는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딸을 안고 혼자 도망칠 수는 없다.싸워야 한다면 외부의 동료들과 힘을 합쳐야 했다.임건우는 한 걸음 내딛으며 급히 통로 입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차원 통로에서 순간이동은 불가능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금방이라도 도달할 수 있었을 텐데.몇 천 미터의 거리도 몇 번의 눈 깜짝할 사이에 해결될 거리였다.통로 입구 밖에 있던 백옥과 당자현은 여전히 걱정하며 급히 소리쳤다.“빨리! 서둘러!”당자현은 다시 한번 통로 안으로 들어가서 지원하려 했지만, 그 순간, 당자현의 머리가 통로 입구의 무언가에 부딪히며 이마에 혹이 생겼다.쿵!“아!”“뭐야? 입구가 막혔어?”“뭐라고? 어떻게 된 거지?”백옥은 급히 손을 내밀어 입구를 탐지했으나, 그곳에 벽처럼 딱딱한 무언가가 있었다. 백옥은 즉시 진원을 모아 주먹을 한 대 세게 날렸다.쿵!거대한 폭음이 울렸다.입구의 공간 벽에는 수많은 검은 문자가 빛을 내며
“이건 죽음의 기운이야! 이곳의 죽음의 기운은 독성을 띠고 있어!”임건우가 재빨리 약병을 꺼내 들어 모두에게 나눠주었다.하지만 약을 삼킨 후에도 이상한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당자현이 급히 말했다.“이건 독이 아니야. 죽음의 기운이 우리의 영력을 억누르고 있는 거야. 우리가 죽음의 기운을 들이마실수록 체내 진원이 더 강하게 억압받는 거지.”박철호가 말했다.“그럼 어쩌죠? 전투력이 점점 약해지는 게 느껴져요. 이러다간 버틸 수 없을지도 몰라요.”“크앙!”금강마원이 분노의 포효를 내질렀다.그 거대한 몸 위로 벌레들이 달려들어 미친 듯이 물어뜯고 있었다.이 벌레들은 진원 방어막조차 뚫고 들어올 수 있었고 물어뜯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거대한 금강마원의 살과 피는 이들에게 한층 더 쉽게 씹히는 먹잇감이었다.금강마원의 하얀 털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고, 몸 여기저기에 커다란 상처가 생겼다.사람들이 재빨리 달려가 벌레를 제거했지만, 금강마원의 상처는 이미 깊어져 있었다.그 와중에 임건우의 시선은 아직 천 미터나 떨어진 딸에게 고정돼 있었다.임건우의 눈빛은 단호했다.“여러분은 물러나세요. 이곳은 제가 해결하겠습니다.”백옥이 말했다.“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도 이렇게 버거운데 혼자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벌레들에 금방 잠식당할 거야!”임건우는 단호히 말했다.“괜찮아요. 전 죽음의 기운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요.”다른 이들의 전투력이 점점 약해지는 가운데 임건우의 힘은 약화되지 않았다.임건우의 체내에는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이 있었고, 대위신력이 임건우를 지탱하고 있었다.이 모든 것은 죽음의 기운을 억제하고 상쇄할 수 있었다.그때 당자현이 외쳤다.“저 앞을 봐! 저건 뭐지?”모두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회색빛이 짙은 안개가 물결처럼 밀려오고 있었다.“저건... 죽음의 기운이야! 그것도 엄청난 양의 죽음의 기운!”“불사족의 문이 점점 더 열리고 있어! 불사족이 나오려고 하고 있잖아!”임건우는 망설임 없이 결정을 내렸다.“
풍덩!임건우는 바로 그 자리에 뛰어내렸다.당자현도 뒤를 따르며 빠르게 내려갔다.백옥은 추하게 변한 전소은을 한 번 쳐다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모든 경맥을 봉인한 뒤, 그제야 우물 안으로 뛰어들었다.“이 우물은 정말 특이하군, 생명의 기운이 이렇게 진하다니?”임건우가 말했다.“맞아, 이게 바로 내가 말한 생명의 천수야. 이 물이 강아연의 영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야.”당자현이 대답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물의 깊은 곳으로 빠르게 나아가면서 여러 번 생명의 우물을 모았다.“그렇다면 그들이 딸의 신격과 이 천수를 이용해 통로를 열려는 거라면 우리가 이 물을 모두 빼내면 그 문이 열리지 않을까?”당자현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그건 소용없어. 그들은 생명의 우물을 이용한 거지, 생명의 천수는 아니야.”임건우는 그 말을 듣고는 그만 그 생각을 접었다.지금은 딸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하지만 생명의 우물의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음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정말 계속 가면 저기 끝에 통로의 입구가 있을까?”백옥이 뒤에서 물었다.“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인데?”백옥이 말했다.백옥 뒤로 여러 명의 요족도 우물 안으로 들어왔고 나머지 요족들은 안전을 위해 바깥에 남았다.그때 앞서 달려가던 임건우가 갑자기 넓어진 공간을 느꼈다.그 느낌은 마치 지하수로에서 기어가던 사람이 갑자기 넓은 바다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었다.눈앞은 황망하게 펼쳐져 있었고 먼 곳까지 흐릿하게만 보였다.“여기가... 어딘가?”뒤에서 박철호가 물었다.“이곳은 이차원 공간이야!”당자현이 대답했다.“빨리, 통로의 결점을 찾아봐. 보통 이런 곳에는 에너지 소용돌이가 있는 결점이 있어.”모두들 급히 그 결점을 찾기 시작했다.“여기 있어!”백옥이 외쳤다.입구 결점에 있는 소용돌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거기서 임건우의 딸이 떠 있는 모습이 보였다.빛이 흔들리며 그 모습이 흐릿하게 비췄지만, 분명 그녀였다.“들어가자!”모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