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공식적인 3개 부서의 협력, 그리고 서홍원과 다른 두 인신매매범들의 협조를 통해 얻은 단서의 실마리를 따라 강주에 있던 개방파의 근거지를 순조롭게 찾았다.인신매매범과 관련 악당 33명을 바로 찾아내고 유괴된 아이 178명을 구출했다. 오늘 아침, 강주경찰측은 짧은 동영상을 하나 공개했는데 바로 그 아이들을 구출한 장면이였다. 당시의 화면은 더없이 충격적이였다. 100여명의 아이들은 모두 개처럼 우리에 갇혔고 또 20여명은 말을 듣지 않아 밧줄로 대들보에 매달려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현장에는 각종 고문기구도 있다. 바닥은 온통 바싹 마른 핏자국으로 가득했다. 구조된 아이의 거의 절반이 불구가 되어있었다; 어떤 아이들은 매일 끌려나가 구걸을 해야 했는데 구걸해 얻은 돈은 한푼도 받지 못하고 전부 상납해 매일 남은 음식과 밥을 먹는 수밖에 없었다. 듣자니, 당시 현장에 도착한 정부측 인원과 만리상맹에서 차출된 4천 명의 경비원이 있었는데, 이 장면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눈시울을 붉혔고, 후에 너무 불쌍하고, 너무 가증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곳은 그저 강주에 있는 개방파의 한 분타일 뿐인데다 두목 몇 명이 미리 소식을 들은 것인지 드림파크에서 일어난 사고를 보고 경계심이 생긴 것인지 한 발 빠르게 도망쳐 잡지 못했다. 동영상이 나오자.전국이 경악했다.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했고, 인신매매범으로 인해 가정이 깨진 수많은 사람들이 통곡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구출된 아이들 속에서 자신이 잃어버린 아이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강주로 달려갔다. 정부측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실종아동 구출”작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개방파” 라는 이 사회의 암덩어리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사람들이 미친 듯이 좋아요를 눌렀다. 오전 9시 반. 만리상맹, 문성부동산, 레드홀릭 그리고 임씨 그룹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 살리기 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설립되자마자 4개 단체로 부터 총 500억을 투자 받
이때.다른 한 여자가 입을 열었다.“사모님, 제가 방금 찾은 정보에 따르면 레드홀릭의 많은 제품들은 사실상 임건우의 손에서 나온 것이고 또 그 자체로 만리상맹의 대주주라고 합니다. 그리고 만리상맹의 총재 유화가 그의 여자친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문성부동산 사장 주성문의 아내는 임건우의 의붓 누나이고 임건우가 일찍이 그들의 딸 주지민의 생명을 구한 적이 있다합니다.” 이 여자는 아주희라고 전문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고수이다.그녀가 말한 것은 기본적으로 틀리지 않을 것이다. 맹씨 가문의 여자들은 모두 놀라기 시작했다. 이소현이 말했다.“이 임건우라는 자는, 절대 작은 물에서 놀 인물이 아니다! 생각해보거라, 그는 김서진의 말기 암을 치료했다. 이 일만 전해져도 천하제일의 신의라 불릴 것이다! 우나영이 맹씨 가문으로 돌아올 생각이 없다는게 너무나 아쉽구나. 우리 맹씨 가문은 용이 되어 구중천의 가장 높은 하늘에도 오를 수 있을 텐데! 어르신께서 나서서 그들을 설득할 수 있으면 좋겠구나.” 군중 속에 자신만의 상념에 빠진 한사람이 있었다. 바로 맹소희였다.그녀는 이따금 손으로 자신의 배를 누르곤 했다. 영월호수를 떠난 후 그녀는 조용히 긴급 사후약을 사러 갔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결국 먹지 않았다. 그녀는 마음은 지금 임건우에 대한 여러 가지 소식을 듣고, 은근한 흥분에 빠졌다. “만약 내가 정말 그의 아이를 임신했다면, 어떻게 될까?” “그가 이 아이를 받아들일까?” 이전에 아이가 기형아일까 봐 걱정했으나, 지금은 더 이상 그 부분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임건우의 외할머니가 자신의 할머니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할아버지가 결혼한 또 다른 여자의 후손이었다. 그녀가 따로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상황에서 아이의 기형률은 그리 높지 않았고 사전에 미리 알아볼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만약 임건우가 자신의 작은 사촌누나가 자기 때문에 며칠간 갇힌 후 이런 고민을 품고 있었다는 걸 알면.
임건우가 이 말을 듣고 보인 첫 반응은 바로 거절이었다!그는 심미영이라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녀가 갑자기 자신과 어머니를 초청하여 함께 식사를 하자니, 어떤 꿍꿍이 일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러다 그는 문득 한가지 사실이 떠올라 얼른 물었다. “어머님께서는 기억을 잃지 않으셨나? 기억이 돌아오신거야?”유가연은 말했다. “아니야! 기억이 없으니까 너랑 어머님 보고 식사하자 한거지. 기억이 돌아왔으면 그러셨을 것 같아?”“그렇구나!”“뭐야? 고작 밥 한끼 먹자는데 하루 종일 고민하는 거야? 설마 네 다른 여자 친구들한테 부탁이라도 해야돼?”임건우는 재빨리 말했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전혀 아니야. 우리 엄마한테 어떻게 말씀드릴지 생각하고 있었지. 엄마는 우리가 이미 이혼해서 연락 안 하는 줄 알고 계셔.”“흥, 어머님께서 네가 얼른 유화와 빈하나랑 결혼해서 일남일녀를 낳아 주기를 바라신다는 것 나도 알고 있어.”“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아니…… 그 뜻 아니라 내 말은, 네 생각이 과했다고.”유가연이 말했다. “괜찮아. 시간은 오늘 저녁, 장소는 우리 집이야. 올 건지 안 올 건지 한마디만 해. 오기 싫음 관두고.”“갈게, 갈게, 가야지! 반드시 가야지! 내가 기어서라도 갈게.”……유가연은 누가 뭐라해도 그의 정실 부인이었다, 그런 그녀의 장모님이 초대했으니 가기 싫어도 반드시 가야한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우나영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뭐? 너희가 이혼한 게 가짜였다고?” 우나영은 이야기를 듣더니 펄쩍 뛰어올랐다. “너 대체 무슨 생각이니? 가짜로 이혼해서 뭐 설이라도 같이 보내게? 유씨네 집안 그 속물들 난 절대 인정하지 않을 거다!” “흠흠, 엄마, 그게, 그쪽도 다 사정이 있었어요. 심미영은 전에 머리에 문제가 있었는데,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게다가 지금도 기억을 잃었으니 그냥 한 번만 같이 가주세요.” “아들아,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란 말 모르니? 한 번 당한 걸로는 성에 안차니? 유가연이 그
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 심미영을 자세히 보니 놀랍게도 그녀의 몸에서는 뜻밖에도 이상한 에너지의 파동이 은은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순수하고, 은밀하게, 하지만 분명하게. ‘특수 혈맥?’ ‘활성화돼 있잖아?’임건우는 더 없이 놀랐다. 그는 심미영의 몸을 보며 마치 양지현의 다른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양지현의 몸에는 구미의 특수한 혈맥이 내포 되어있는데 심미영의 몸에는 그 혈맥의 힘이 양지현보다 더 순수하고 질량이 높았으며 은은한 화염의 속성을 띄고 있었다. ‘이게 대체 뭐지?’ 임건우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심미영이 환하게 웃으며 우나영의 손을 잡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고, 사돈어른, 반가워요. 오시느라 힘드셨죠, 빨리 들어오세요!”그러고는 임건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건우야, 예전에 있던 일들 들었다. 네 마음속에는 절대 응어리가 있어서는 안 된다. 만약 나한테 원망스러운 일들이 있었다면 얼마든지 말해라. 모두들 앞으로 한 가족이다. 잘 만든 배는 천 년을 가지만, 잘 만든 가족은 만 년을 간다. 너와 가연이 두 사람은 반드시 서로 사랑해야 영원히 행복할 수 있는 거다.” 임건우는 그녀의 부드러운 손에 이끌린 체 이런 말을 듣자 자기도 모르게 들뜬 기분이 들었다. 심미영에 대한 마음 속의 평가가 완전히 뒤집혀 버렸다. 이 이후의 행동으로 이 생각은 더욱 굳어져 버렸다. 예전의 그 속물적이고 옹졸하며 생트집이나 잡던 심미영이 없어졌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사리에 밝고 부드러우며 우아하고 고상해졌다. 임건우 모자는 말할 것도 없고, 친동생인 심수여조차 상상도 못한 변화였다. 염혜수는 기회를 보다 임건우를 끌고 가 말했다.“형부, 우리 이모 변해도 너무 변한 거 아니에요? 또 어떤 터무니없는 걸 만들어내고는 우리 이모한테 먼저 사용하기라도 한거에요? 한 번 수십년은 젊어지게 말이에요!” 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 심미영의 몸은 확실히 좀 이상했다. 설마 지난번에 그녀에게 수술을 했을 때 무의식적으
“밖에 다른 사람 생겼다고?” 임건우는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충격에 휩싸여 유지연을 바라보았다. “지금 농담하는 거지?” 그 순간, 임건우는 자신의 머리속이 새파랗게 변한 것 같았다. 옆에 있는 나뭇잎보다도 더 파랗게. 유지연은 얼른 말했다. “건우 오빠, 나는 오빠랑 언니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게 아니야. 진짜로 좀 변했다니까! 오빠도 알다시피, 언니는 예전에 강한 여자였어. 하루 종일 회사에 있었지. 주말에도 회사에 있었잖아. 근데 지금은 회사에 거의 안가. 출장을 없으면 방에서 틀어박혀서는 뭘 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고.” 임건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화무, 반하나, 그리고 이창하까지 그는 자기 주변의 여자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그들과 친구로서 지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짐에 따라 반대로 유가연과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떠올렸다. 그동안 확실히 그녀를 좀 소홀히 했다. ‘한 달에 두세 번이나 만났을까?’ ‘만약 그녀가 날 원망하고 있다면, 그리고 헤어지자고 한다면…….’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그녀가 강주 최고의 미녀다. 그녀를 쫓는 남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갑자기 세계적인 대부호나, 성공한 남자가 빈틈을 노리는 것도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임건우는 몸이 떨려왔다. 그는 황급히 물었다.“그거 말고도 최근에 또 다른 특이점은 없었어? 어떤 남자가 언니를 찾았다던가? 아니면, 언니가 누군가랑 전화를 몰래 한다던가 하는 것 같은?” 유지연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건우 오빠, 무서워?” 임건우가 말했다.“너 같으면 안 무섭겠니? 내 아내한테 다른 남자가 있다며, 아내가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을지도 모른다는데, 어느 남자가 멀쩡하겠니?” 유지연은 한숨을 내쉬었다“언니를 찾아온 남자가 있냐고 물어본다면, 난 본 적이 없긴 해. 근데 며칠 전 밤에 갑자기 출장을 간다고 말하고는 그대로 며칠 동안 사라졌었어, 핸드폰도 없이 말이야. 엄마랑 내가 둘이서 얼마나 걱정했는데……. 에휴
“지연아 너랑 난 절대 안된다.” “그게 무슨 소리야, 두고 봐, 어차피 시간은 내 편이야!” 임건우는 허탈해하며 말했다.“내 어떤 점이 맘에 들었는지 말해봐, 내가 고칠게.” “오빠가 변해도 난 여전할 걸!”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주택 단지 문어귀에서 수박 두개를 사서 유씨 가문 별장으로 돌아왔는데 뜻밖에도 별장 입구에서 붉은색 BMW X5를 보았는데 차량번호를 보니 동해 쪽에서 온 차였는데 바로 방금 만났던 그 경우 없는 여자의 차였다.임건우는 의아해하며 물었다.“이 사람이 설마 너희 집 친척은 아니겠지?”유지연은 말했다.“말도 안 돼. 우리는 동해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어. 하물며 친척이라니.” 결국 두 사람은 별장으로 들어갔다. 한눈에 봐도 안의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 마치 짓눌릴 것만 같았다. 특히 심미영은 화가 난 듯 얼굴이 새파랬는데 다른 사람들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 “엄마, 무슨 일이야? 이 여자는 누구야? 방금 차를 몰고 동네에서 달리다가 건우 오빠를 칠 뻔했어!” 유지연은 심미영 옆에 다가가서 물었다. 결국, 그 여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오, 이제 보니 니가 바로 몇 년 전 그 깍쟁이구나, 유지연! 못 본 몇 년 사이에 어떻게, 애티는 좀 벗었니? 그 남자가 네 남자야?” 유지연은 놀라서 소리쳤다.“너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 너는…….” 그녀는 그 사람의 얼굴을 자세히 보고는 갑자기 표정이 크게 변했다.“아, 너구나! 이런 뻔뻔한 여자 같은니라고, 여기가 어디라고 우리집을 찾아와? 그 남자는, 너랑 같이 안 왔어?” 이 여자는 바로 예전에 심미영에게서 남편을 빼앗아간, 유성민의 여비서, 기모수였다. 유지연은 당시 그녀와 자신의 아버지가 침대에 있는 걸 직접 보았는데……, 어린 그녀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지금 다시 만났으니 어떻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니 아빠 말하는 거구나! 니 아빠는 죽었어!”기모수가 가볍게 대충 말했다. “뭐?” 유씨 가문 몇 사람은 모두 안색이
“이 집이 네 거라고?” 심수여는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어 참지 못하고 뛰어나왔다. “그래, 이 집뿐만 아니라 집안의 모든 가구, 전기제품, 그리고 모든 값나가는 물건도 포함해서 이제부터 전부 내 거야.”기모수는 턱을 치켜세우고 집을 한 바퀴 가리키며 말했다. “너 머리가 어떻게 된거 아니야?” 심수여는 화가 나서 온몸을 떨렸다.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한 수가 있는 건지 원, 진짜 오래 살고 볼일이다. 네가 뭔데 감히 그런 말을 입 밖으로 꺼내고 있어, 왜, 차라리 강주 땅 전부가 니꺼라 말하지 그래?” 기모수는 하하 크게 웃었다.“나도 강주 땅 전부를 바라진 않지. 근데 이 유성민 일가의 모든 재산은 진짜로 나, 기모수 거야…… 맞다, 내가 듣기로는 지금 유씨 가문이 쌓은 재산이 전부 유가연 네 손에 있다던데. 자자자, 여기 나한테 양도 계약서가 있으니까. 와서 지금 여기에 서명해. 나한테 공짜로 넘기라고!”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진짜로 계약서를 하나 꺼냈다. 거기에는 유씨 가문이 쌓은 재산을 모두 무상으로 그녀의 명의로 양도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유가연은 차갑게 그녀를 쳐다봤다. 그리고 그녀 옆에 있는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사람, 저 사람이 네가 믿는 구석이야?” 기모수는 혼자 온게 아니었다. 옆에 한 남자가 따라다녔는데, 이 남자는 들어와서부터 지금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마치 존재감이 없는 것처럼……. 그러나 임건우는 그의 다른 점을 일찌감치 알아차렸다. 그의 몸에는 담담한 무도의 기운이 있었다. 이 사람이 주술사라는 것을 뜻 했다. 기모수는 그 주술사를 한 번 흘끗 보고, 승리를 확신하는 얼굴로 말했다.“아니, 틀렸어, 내가 믿는 구석은 바로 이거야!” 그녀는 가방에서 쪽지 한 장을 꺼냈다. 그러고는 사람들 앞에 있는 찻상 위에 놓았다.그것은 차용증이었다. 거기에는 유성민이 기모수에게 뭔가를 빌렸다고 쓰여 있었는데…… 몇 사람이 자세히 보더니 모두 놀라서 무슨 말을 할지 몰라 했다. 거기에는
그는 웃는 듯 안 웃는 듯 말했다.“그냥 기모수의 요구에 따르거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은 태어나서 가장 큰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말이 끝나자 그의 압력이 더욱 강해졌다. “털썩, 털썩, 털썩!” 심수여일가 세식구는 모두 이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하나둘씩 무릎을 꿇고 입에서 신음을 흘렸다. 곧이어 유지연도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나머지 몇 사람은 모두 버티고 서서는 별다른 기색이 없었다. 남자는 약간 의아해하며 임건우와 유가연 등을 바라보았다.“무릎을 꿇지 않다니, 보아하니 의지력이 꽤나 강한 것 같구나!” 이때 임건우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너는 누구냐? 설마 현대 사회, 그것도 21세기가 되었는데, 아직도 무도의 힘을 아는 사람이 있다니, 어떤 오래된 문파 출신인건가?” 남자는 어리둥절했다. “뭐라고? 무도의 힘을 알고있다니, 보아하니 나름 식견이 있는 모양이로구나! 그럼 그걸 알면서도 무릎을 꿇지 않다니, 네 다리를 이몸께서 친히 부러뜨려 주길 기다리고 있는게냐?” 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너의 이 힘으로는 나를 어떻게 할 수 없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큰소리를 치는구나!” 기모수는 임건우가 자신을 얕보는 것 보다 감히 자신의 남자를 얕보고, 자기 마음속의 신을 얕보는 것이 괴로워 견딜 수가 없었고, 즉시 소란을 피웠다.“자기야, 빨리 자기의 신명한 기술을 발휘해서 저 사람이 자기의 대단함을 깨달게 해주자, 저 사람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썩어버리는 나무 인형처럼 만들어버리자.” “좋아!” 남자는 그 말대로 하기 위해 한 손을 내밀었다. 위에는 육안으로도 보일 정도로 무도의 힘이 가득했다. 그의 손바닥에 녹색의 작은 공이 응집되었다. 무도의 힘을 하나의 공으로 압축한 것이다. 임건우는 눈을 뜨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무도의 힘을 이렇게도 쓸 수 있다니, 그도 오늘 처음 봤다! 천의도법에도 무도의 힘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무의를 한 갈래로 축유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로 환자를
임건우는 임하나를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점점 가까워지자, 임건우가 바라본 궁전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이 궁전은 뼈로 지어진 궁전이었고 곳곳에 해골이 가득 차 있었다.그 해골들은 기괴한 대문을 형성하고 있었다.문 앞에는 거대한 비석이 하나 서 있었다.비석 위에는 천신의 무덤이라는 고풍스러운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천신의 무덤?’이게 무슨 뜻일까?임건우는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의 자복궁 안에서 강한 진동이 일어났다.마치 혼돈 구슬이 무언가를 찾은 듯 흥분한 느낌이었다.한편으로는 여기서 일어나는 폭풍이 더욱 거세졌다.모래바람이 얼굴에 맞아 아프기 그지없었다.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딸의 얼굴을 자신의 품에 묻고 진원을 돌려 딸을 보호했다. 하지만 이 폭풍은 단순한 모래바람이 아니었다.그것은 죽음의 기운과 다양한 부정적인 에너지를 담고 있었고 피부를 베는 듯한 아픔을 안겨주었다.붉은 달이 서서히 내려가며 폭풍은 더욱 거세졌다.“방법이 없겠군!”“그렇다면 안으로 들어가야겠다!”임건우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백골 궁전 안으로 발을 들였다.순간, 임건우는 끝없는 원망과 분노가 그를 덮치는 걸 느꼈다.슬프고 비통한 신음이 임건우의 의식 속을 채우고 있었다.정신력은 이전에 겪어본 적 없는 강한 충격을 받았다.임건우는 딸이 걱정되어 바로라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그 순간 해골 대문이 갑자기 쾅! 하고 닫혔다.뒤를 돌아보니 그 대문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마치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으앙!”갑자기 딸이 큰 울음소리를 질렀다.임건우는 깜짝 놀라 딸이 혹시 원령의 영향을 받아 불편해하는 건 아닌지 걱정했지만, 곧 그 이유를 깨달았다.딸의 울음소리에는 어떤 신비한 힘이 담겨 있었다.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은 신격의 힘이었다.딸의 신격이 원망의 기운을 전부 흡수하고 소멸시킨 것이다.딸의 이마에 있는 신격에서 희미한 녹색의 빛이 퍼져나와 두 사람을 감쌌다.“착한 내 딸, 아빠를 구해줬구나!”임건우는 기쁨에 못 이겨
“이거 큰일이네!”임건우는 뒤쫓아오는 불사족들이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그동안 도망치면서도 수많은 불사족을 베어냈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대가 점점 더 강해졌다.바로 직전에는 인간과 비슷한 크기의 불사족 두 마리를 상대했는데 그들은 단순한 해골이 아니라 온몸이 가시와 고깃막으로 뒤덮인 괴물이었고 방어력이 엄청나게 강했다. 임건우는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지금 이 순간, 뒤쫓아오는 불사족의 기운이 점점 더 강력해지는 것이 느껴졌다.그 모습을 확인한 임건우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런 젠장, 또 불사의 왕좌가 나왔네.”더 충격적인 건 이번엔 그 왕좌가 여성이었다는 사실이었다.“설마 저놈의 여자 친구인가?”“지금 내 상태로는 도저히 상대할 수가 없어.”처음에는 싸워볼 생각도 했지만, 상대를 보자마자 임건우는 마음을 접었다.저 여왕좌는 입만 벌리면 거대한 진공청소기처럼 모든 걸 빨아들일 것처럼 보였고 힘의 격차가 어마어마했다.“나모 아미타불, 도라 야야!”임건우는 바로 종이인형 하나를 꺼내 던졌다.그것은 바람을 타고 커지더니 황금빛 부처로 변했다.임건우는 딸을 안고 서둘러 도망쳤다.그러나...뒤따라오던 여왕좌는 금신의 허상을 단숨에 깨부수고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그를 추격해왔다.“젠장, 이러다 잡히겠네!”임건우가 초조하게 도망치는 순간, 갑자기 그의 자복궁에 있던 혼돈 나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모든 혼돈 구슬이 빠르게 떨려왔다.이 익숙한 감각은 임건우에게 명확히 알려주고 있었다.‘이건 뭔가 좋은 물건이 근처에 있거나, 아니면 다른 혼돈의 파편을 발견했을 때의 반응이야. 이 정도로 강하게 떨리는 걸 보니 아마 후자겠지.’“혼돈의 파편이라고?”“제발 좋은 일이 생기길 바란다!”어차피 곧 잡힐 상황이었다.임건우는 이를 악물고 도박을 걸기로 했다.혼돈 나무가 떨리는 방향을 따라 혼돈의 파편을 찾아 나선 것이다.그 앞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깔렸었다.거기에 더해 거센 바람이 일으킨 모래폭풍까지 휘몰
“딸아, 이 낯선 곳에서 내가 어디서 젖을 먹일 사람을 찾겠어?”임건우는 딸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주변은 끝없이 황량한 땅뿐이었고 그 광경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하지만 곧 임건우는 뒤에서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불사족이 쫓아오는 게 확실했다.대지가 흔들리며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젠장, 이렇게 멀리 도망쳤는데 또 쫓아오다니?”“정말 끈질기게 따라붙네.”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딸을 안고 다른 방향으로 전력 질주했다.가던 길을 계속 바꾸며 피했지만, 너무나 답답했다.분명히 한 번은 떨쳐냈는데 곧 불사족이 다시 나타났다.이런 상황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임건우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곰곰이 생각해보니...“젠장!”이곳은 영기조차 없고 공기 속엔 죽음의 기운만이 가득했다.그 죽음의 기운을 막기 위해 자신의 금단이 계속 돌아가며 대위신력의 에너지도 끊임없이 빠져나갔다.그 외에도 딸의 자연신격이 자동으로 그녀를 보호하며 희미한 녹색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그들은 이 불사의 땅에서 마치 바다 위의 등대와도 같았다.“어떻게 해야 하지?”하지만 방법은 없었다.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대위신력과 자연신격 없이는 정말 힘들었다.그리고 더 큰 문제는 가나절의 통로 문을 원래 자리에 두고 나온 것이다.예전에 전소은을 쫓아가기 위해 가나절의 전송문을 통해 만요곡으로 갔는데 그 문을 그대로 두고 온 것이다.만약 그 문이 함께 왔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힘겹게 도망치진 않았을 것이다.딸의 울음소리는 임건우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그러던 중, 문득 임건우의 머리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아, 그렇지! 생명의 신천이 있었지!”“젖을 먹일 사람은 없지만, 물이라도 마시며 좀 진정시켜야겠다.”임건우는 예전에 생명의 우물에서 모은 신천을 떠올렸다.이제 그 신천이 딸에게 필요한 순간이었다.딸은 자연의 여신이 될 존재이기에 생명의 신천은 거부할 리 없을 것이다.임건우는 그녀에게 조금만 마시게 해줬다.그러자, 딸은 울음을 멈추고 행복한
거의 동시에 임건우의 몸속에 있는 진혼종이 슬픈 울음을 토해내며 그의 자복궁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이 불교의 법보이자 지장왕이 준 신기는 차원의 붕괴한 공간 속에서 큰 타격을 입었고, 앞으로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사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휴...”임건우가 눈을 뜨자마자 보인 첫 장면은 엄청나게 커다란 붉은빛 달이었다.주위 모든 것이 어두운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는 기묘한 풍경이었다.그제야 임건우는 자신이 높은 하늘에서 직선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이런 젠장!”임건우가 옆을 돌아보자마자 깜짝 놀랐다.“여기가 대체 어디야?”임건우가 떨어지고 있는 아래쪽을 바라보니 수없이 많은 해골 병사와 불사족의 괴물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었다.“아이코, 맙소사!”“차원 통로가 붕괴하면서 내가 불사의 땅으로 빨려 들어온 건가? 여기 아마도 불사의 문을 통과하려는 불사 대군들이 모여 있는 곳일 거야! 그런데 나랑 딸아이가 이런 곳에 떨어지다니 그야말로 호랑이 굴에 들어온 꼴 아니야?”임건우는 급히 견곤검을 소환해 검에 올라타고 비행하며 이곳을 벗어나려 했다.하지만 곧바로 깨달았다.이 괴이한 장소는 비행이 금지된 지역이라는 것을.견곤검 위에 서 있어도 움직일 수 없었고 발밑으로는 엄청난 중력이 임건우를 끌어당기고 있었다.강력한 인력이 임건우와 그의 딸을 땅으로 내리쳤다.쾅!엄청난 굉음과 함께 임건우는 딸을 꼭 안은 채로 땅에 세차게 떨어졌다.그 충격으로 수많은 불사 대군을 깔아뭉개며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갑작스러운 사태는 이곳에 있던 불사 대군도 예상치 못한 듯했다.주위에 있던 적어도 수만 개의 눈이 일제히 임건우를 주시했다.“아이고, 이거 큰일 났네.”임건우의 마음이 순식간에 무거워졌다.그다음 순간, 굉음과 함께 거대한 포효 소리가 울려 퍼졌다.앞쪽에 있는 거대한 불사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아마도 장군급의 존재인 듯했으며 해골 형태의 그것은 입을 벌려 알 수 없는 언어로 무언가를
임건우는 딸을 꼭 안고 당자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불과 1미터의 거리였지만, 마치 천지의 깊은 절벽처럼 느껴졌다.아무리 애써도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었다.“남편!”당자현은 손을 뻗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었다.눈물이 터져 나오며 절망적인 표정으로 임건우를 바라보았다.“빨리 가! 빨리!”“생명의 우물 공간이 무너지려고 해. 나는... 나는 너와 딸을 지킬 거야. 반드시 지킬 거라니까!”임건우는 절박하게 외쳤고 금단의 신력이 몸을 휘감으며 혼돈의 기운이 그들을 감싸 안았다.그 순간, 차원의 통로는 강력한 힘으로 삼켜져 모든 공간이 거대한 불사의 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아아!”당자현은 울부짖으며 애절하게 소리쳤지만, 그 순간, 그 연결은 끊어졌다.“주인님, 빨리 가셔야 합니다. 이 차원의 통로도 곧 사라질 겁니다.”박철호는 한 마디로 재촉하며 백옥은 당자현을 안고 급히 말했다.“가자!”모두가 생명의 우물의 좁은 통로로 빠르게 뒤돌아갔다.그들은 필사적으로 위로 올라갔다.그때 뒤에서 거대한 에너지 소리가 울려 퍼지며 거대한 힘이 우물 속으로 밀려 들어와 모두를 위로 밀어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생명의 우물이 폭발하듯 쏟아져 나왔다.그 속의 수많은 생명의 샘물이 쏟아지며 사람들은 우물 밖으로 튕겨 나갔다.바닥에는 물이 고여 웅덩이가 되었다.웅!차원 통로 속에서 임건우는 딸을 꼭 안고 조금도 방심하지 않았다.에너지가 갑자기 되돌아가며 모든 물질은 압축되어 한 덩어리가 되었다.그 힘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단 한 순간, 임건우는 온몸이 터져 나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그의 강력한 뼈마저도 끊어지는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그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하지만 임건우는 자신의 사명을 잊지 않았다.반드시 딸을 지켜야 했다.“진혼종!”임건우는 서둘러 진혼종을 소환하고 딸을 종 안으로 감쌌다.둥둥둥! 둥둥둥!진혼종은 깊고 울리는 소
안쪽은 칠흑 같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고, 그 속에는 마치 무수한 원혼이 울부짖는 듯한 환청이 퍼져 나왔다.하지만 그것은 소리가 아니라 정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어떤 파장이었다.게다가 몸 또한 보이지 않는 힘으로 만져지고 짓눌리며 마치 수많은 손이 그의 몸을 더듬어 뜯어내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임건우는 자신이야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갓 돌이 지난 딸이 이런 상황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그러던 찰나, 어둠 속에서 갑작스럽게 어떤 힘이 딸을 덥석 잡아채 임건우의 품에서 떼어내려고 했다.그 힘은 적고 연약한 딸을 감싸 안으며 강한 압력을 가해왔다.임건우의 금단이 미친 듯이 회전하며 대위신력을 폭발적으로 방출했다.임건우는 딸을 단단히 품에 안고 버텼다.하지만 불사의 왕좌가 가진 힘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했다.“으악!”임건우는 고함을 지르며 외쳤다.“저승 다리! 당장 와서 도와라!”임건우는 자신의 자복궁에 남은 대위신력을 한꺼번에 쏟아부었다.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비록 저승 다리의 소환은 값비싸고 매번 신력을 소모했지만, 지금은 대위신력을 아낄 때가 아니었다.‘천만이면 어때! 줘버리자!’슛!붉은 옷을 입은 어린 소녀가 튀어나왔다.그리고 이전보다 조금 자란 듯한 모습이었다.“어? 여긴 어디야?”소녀는 태연하게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내 얼굴을 구기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 멍청아!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겨우 그따위 실력으로 불사의 왕좌의 뱃속에 들어오다니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공주님, 내가 원해서 들어온 줄 알아? 끌려온 거라고!”임건우는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빨리 시작해. 안 그러면 나 죽고 너도 대위신력을 못 받을 거라고!”소녀는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네가 죽으면 새로운 계승자가 나타날 뿐이야.”임건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계승자는 무슨! 너도 알잖아? 지장왕이 3천 년을 기다려 나를 찾은 거라고. 네가 그 불사의 왕좌 뱃속에서 3만 년을 기다릴 자신 있으면 말이야.”소녀는 이를 꽉
“큰일 났어!”임건우는 겨우 딸을 안아 들고 있을 때 갑자기 100미터 높이의 불사의 왕좌가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그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임건우는 몸을 돌려 재빨리 도망치기 시작했다.하지만 불사의 왕좌가 임건우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하나의 임건우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신격이 담겨 있는 작은 소녀는 절대로 놓칠 수 없었다.만약 소녀를 놓친다면 이 통로는 즉시 사라지고, 불사군단은 통로를 통해 다시 인간 세계로 침입할 수 없게 된다.“크앙!”“도망가려고? 그렇게 쉽게는 안 된다!”슥!불사의 왕좌는 입을 벌려 포효하며, 입속에서 몇 개의 검은 기운을 내뿜었다.그것들이 순식간에 임건우의 앞을 가로막았다.그 검은 기운은 꿈틀거리며 변형되었고, 그 속에는 신비한 문자가 흐르고 있었다.바로 그 순간, 이차원 통로의 벽과 합쳐지며 방금까지 칠흑 같던 통로의 양측이 갑자기 안정되기 시작했다.빛이 반짝이며 문자가 그 위에서 떨고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일단 도망가자!”임건우는 더는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딸을 안고 혼자 도망칠 수는 없다.싸워야 한다면 외부의 동료들과 힘을 합쳐야 했다.임건우는 한 걸음 내딛으며 급히 통로 입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차원 통로에서 순간이동은 불가능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금방이라도 도달할 수 있었을 텐데.몇 천 미터의 거리도 몇 번의 눈 깜짝할 사이에 해결될 거리였다.통로 입구 밖에 있던 백옥과 당자현은 여전히 걱정하며 급히 소리쳤다.“빨리! 서둘러!”당자현은 다시 한번 통로 안으로 들어가서 지원하려 했지만, 그 순간, 당자현의 머리가 통로 입구의 무언가에 부딪히며 이마에 혹이 생겼다.쿵!“아!”“뭐야? 입구가 막혔어?”“뭐라고? 어떻게 된 거지?”백옥은 급히 손을 내밀어 입구를 탐지했으나, 그곳에 벽처럼 딱딱한 무언가가 있었다. 백옥은 즉시 진원을 모아 주먹을 한 대 세게 날렸다.쿵!거대한 폭음이 울렸다.입구의 공간 벽에는 수많은 검은 문자가 빛을 내며
“이건 죽음의 기운이야! 이곳의 죽음의 기운은 독성을 띠고 있어!”임건우가 재빨리 약병을 꺼내 들어 모두에게 나눠주었다.하지만 약을 삼킨 후에도 이상한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당자현이 급히 말했다.“이건 독이 아니야. 죽음의 기운이 우리의 영력을 억누르고 있는 거야. 우리가 죽음의 기운을 들이마실수록 체내 진원이 더 강하게 억압받는 거지.”박철호가 말했다.“그럼 어쩌죠? 전투력이 점점 약해지는 게 느껴져요. 이러다간 버틸 수 없을지도 몰라요.”“크앙!”금강마원이 분노의 포효를 내질렀다.그 거대한 몸 위로 벌레들이 달려들어 미친 듯이 물어뜯고 있었다.이 벌레들은 진원 방어막조차 뚫고 들어올 수 있었고 물어뜯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거대한 금강마원의 살과 피는 이들에게 한층 더 쉽게 씹히는 먹잇감이었다.금강마원의 하얀 털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고, 몸 여기저기에 커다란 상처가 생겼다.사람들이 재빨리 달려가 벌레를 제거했지만, 금강마원의 상처는 이미 깊어져 있었다.그 와중에 임건우의 시선은 아직 천 미터나 떨어진 딸에게 고정돼 있었다.임건우의 눈빛은 단호했다.“여러분은 물러나세요. 이곳은 제가 해결하겠습니다.”백옥이 말했다.“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도 이렇게 버거운데 혼자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벌레들에 금방 잠식당할 거야!”임건우는 단호히 말했다.“괜찮아요. 전 죽음의 기운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요.”다른 이들의 전투력이 점점 약해지는 가운데 임건우의 힘은 약화되지 않았다.임건우의 체내에는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이 있었고, 대위신력이 임건우를 지탱하고 있었다.이 모든 것은 죽음의 기운을 억제하고 상쇄할 수 있었다.그때 당자현이 외쳤다.“저 앞을 봐! 저건 뭐지?”모두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회색빛이 짙은 안개가 물결처럼 밀려오고 있었다.“저건... 죽음의 기운이야! 그것도 엄청난 양의 죽음의 기운!”“불사족의 문이 점점 더 열리고 있어! 불사족이 나오려고 하고 있잖아!”임건우는 망설임 없이 결정을 내렸다.“
풍덩!임건우는 바로 그 자리에 뛰어내렸다.당자현도 뒤를 따르며 빠르게 내려갔다.백옥은 추하게 변한 전소은을 한 번 쳐다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모든 경맥을 봉인한 뒤, 그제야 우물 안으로 뛰어들었다.“이 우물은 정말 특이하군, 생명의 기운이 이렇게 진하다니?”임건우가 말했다.“맞아, 이게 바로 내가 말한 생명의 천수야. 이 물이 강아연의 영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야.”당자현이 대답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물의 깊은 곳으로 빠르게 나아가면서 여러 번 생명의 우물을 모았다.“그렇다면 그들이 딸의 신격과 이 천수를 이용해 통로를 열려는 거라면 우리가 이 물을 모두 빼내면 그 문이 열리지 않을까?”당자현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그건 소용없어. 그들은 생명의 우물을 이용한 거지, 생명의 천수는 아니야.”임건우는 그 말을 듣고는 그만 그 생각을 접었다.지금은 딸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하지만 생명의 우물의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음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정말 계속 가면 저기 끝에 통로의 입구가 있을까?”백옥이 뒤에서 물었다.“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인데?”백옥이 말했다.백옥 뒤로 여러 명의 요족도 우물 안으로 들어왔고 나머지 요족들은 안전을 위해 바깥에 남았다.그때 앞서 달려가던 임건우가 갑자기 넓어진 공간을 느꼈다.그 느낌은 마치 지하수로에서 기어가던 사람이 갑자기 넓은 바다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었다.눈앞은 황망하게 펼쳐져 있었고 먼 곳까지 흐릿하게만 보였다.“여기가... 어딘가?”뒤에서 박철호가 물었다.“이곳은 이차원 공간이야!”당자현이 대답했다.“빨리, 통로의 결점을 찾아봐. 보통 이런 곳에는 에너지 소용돌이가 있는 결점이 있어.”모두들 급히 그 결점을 찾기 시작했다.“여기 있어!”백옥이 외쳤다.입구 결점에 있는 소용돌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거기서 임건우의 딸이 떠 있는 모습이 보였다.빛이 흔들리며 그 모습이 흐릿하게 비췄지만, 분명 그녀였다.“들어가자!”모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