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양은 약지림 안의 상황을 살펴보고 또 해변가에 가서 검사를 해보고 나서 고개를 돌려 임건우에게 웃으며 말했다.“건우야, 이번에 너무 잘했어. 우리 강남 지사의 체면을 세워 줬구나.”임건우가 말했다.“이번 사건 센세이션을 크게 일으켰나요?”허정양이 대답했다.“맞아. 염호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역에 범죄들이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어 염호의 명예까지 훼손시키는 수준에 이르렀어.”진남아가 말했다.“우리 국내는 비교적 안전하고 단속이 철저하기 때문에 범죄자 활동의 빈도와 범위가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동남아시아의 작은 나라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독의 위해는 염호보다 10배 이상 큽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후 몇 사람은 흰머리와 검은 머리가 반반인 노인의 상황을 물었고 임건우는 대충 알려주었다. 남은 일은 임건우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그런데 바로 그때, 헬리콥터 한 대가 서서히 다가왔다.이렇게 깊은 삼림 속에서 헬리콥터를 보는 것은 참으로 드문 일이다.맹비는 고개를 들어 헬리콥터를 한번 보더니 허정양에게 말했다.“삼촌, 사람들이 오셨습니다!”허정양도 헬리콥터가 온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원빈이 왔나 보구나! 나는 이 녀석이 코가 영민해서 우리 비행기가 도착하자마자 냄새를 맡고 쫓아올줄 알았어.”허정양은 원빈이 그만큼 남들보다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칭찬하고 싶었던 것이다. 헬리 콥터가 사람들의 머리 위로부터 30미터 떨어진 곳까지 날아왔을 때 한 사람이 헬리콥터로부터 뛰어내렸다.그 사람이 바로 신후청 4대 수호 중 한 명인 원빈이었다.그리고 한소희도 뒤따라 뛰어내렸다.그녀의 실력으로 30미터 높이에서 뛰어내리면 목숨을 그냥 날리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밧줄에 몸에 묶고 뛰어내렸다. 밧줄의 힘을 빌렸지만 뛰어내릴 때 속도도 아주 빨랐고 자세도 우아함을 잃지 않았다.한소희는 사람들 속에서 뜻밖에도 임건우와 이청하를 보자 조금 놀랐다.“왜 이 두 사람이 여기 있지?”그녀는 정말 납득이 안 갔다.이때
임건우는 콧방귀를 뀌었다.비길 데 없이 강한 정신 염력이 원빈을 향해 갔다.원빈은 원래 허정양을 정신 염력으로 위압하여 그가 무릎을 꿇을 때까지 억압하려 하였다. 그는 이렇게 해야만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래서 그는 계속 허정양과 맹비만을 겨냥했다.원빈은 진정한 고수가 옆에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임건우는 한줄기 정신 염력으로 원빈을 공격했다. 그 공격은 공격을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마치 지옥에 빠진 듯한 고통을 받게 했다.두둥 두둥-원빈은 뒤로 세 걸음 물러섰다.공격은 받은 원빈은 맹비와 허정양을 더 이상 공격할 수 없었다.순간적으로 허정양과 맹비는 몸이 가벼워졌지만 너무 갑자기 몸의 상태가 바뀐 탓에 맹비는 또 한번 피를 토해냈다.원빈은 고개를 들어 임건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누구세요?”원빈은 여태까지 자신이 가장 우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었다.이 나이의 종사는 전체 연호를 통틀어 보아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기 때문이다.그러나 임건우의 모습을 보니 몸에 아무런 내력도 없어 일반인과 다름이 없었다. 원빈은 임건우가 이렇게 젊은 나이에 자신을 능가하는 무도 고수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 사람은 정신 능력자이며 정신 염력 부분에서 보통 사람과 다른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이전에 한번 원빈은 임건우에 대해 무방비한 상태일 때 큰 손해를 본 적이 있었다.임건우는 원빈에 대해 호감이 하나도 없었다.임건우는 차갑게 말했다.“강남 신후청, 장로 임건우입니다!”“장로?”원빈은 큰소리로 웃었다.“나는 왜 강남 신후청에 장로가 한 명 더 있다는 것을 몰랐지? 잠깐만, 임건우? 네가 바로 황금빌딩의 임무를 수행한 임건우라고?”허정양은 필사적으로 임건우한테 눈빛을 보냈다.그러나 임건우는 전혀 보지 못한 것 같았다.임건우는 생각했다.‘종사일 뿐이잖아. 신후청 3대 종사들이 손을 잡는다고 해도 뭐 어때? 나를 지지해주는 임 고모도 있는데 뭘!’“맞아요. 그 장로가 바로 접니다
“무릎을, 무릎을 꿇었어?”그 모습을 본 한소희는 깜짝 놀라 입이 떡 벌어졌고 허정양도 깜짝 놀랐다.원빈은 현재 4대 수호 중 가장 강한 종사이기에 이렇게 궁주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한 것이다. 그가 알기로 원빈은 일찍이 한차례 좋은 기회를 만나 100년 전 청주 신검 대종사의 의발 전승을 받았고, 그 후 검도 수준이 순식간에 높아져 종사가 되었으며, 이어 다른 수호들까지 능가했다.그런데 이런 강자가 임건우의 한 마디에 정말 무릎을 꿇었다.‘임건우는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그러나 원빈은 3초 밖에 무릎을 꿇지 않았다.원빈이 고함을 지르자 몸에서 종사의 내력이 전력으로 폭발했는데 머리에는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강한 바람이 지나가면서 하얀 김이 증발하였다. 그러면서 원빈이 임건우의 정신 염력에서 벗어난 것이다.하지만 이에 따른 후유증도 있었다. 원빈이 강제적으로 임건우의 정신 염력을 저항했기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아 쌍코피가 흘러내렸다.원빈의 얼굴에는 살기로 가득 찼다. 죽일 듯이 임건우를 쳐다보면서 이를 악물고 말했다.“임건우 맞죠? 정신 능력자? 감히 무례하게 아랫사람이 저를 죽이려고 들다니요? 또 무슨 수작을 부릴 수 있는지 지켜보겠습니다.”원빈은 임건우의 정신 염력이 이미 완전히 깨뜨려졌다고 생각했다.‘더 이상 겁낼 필요 없어.’허정양은 단번에 임건우의 앞을 가로막았다.“원빈, 그만해. 임건우는 신후청 장로야. 임건우는 너를 죽이려고 한 게 아니야.”쾅-원빈은 허정양의 말을 듣지도 않고 공격을 시작했다.검 대신에 손가락으로 공격을 하기 시작했는데 날카로운 검기가 원빈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와 검망을 형성하더니 허정양을 향해 날아갔다.허정양은 예전의 강한 종사가 아니다.허정양은 원빈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뒤로 날려갔다.만약 원빈이 아직 반종사의 실력을 갖고 있었다면 이번에 허정양을 진짜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푸.”허정양은 피를 토해냈다.맹비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큰 소리로 외쳤다.“원빈 수호자님, 도대체
지금 맹비는 죽일 듯이 원빈을 노려보았다. 그의 손에는 차가운 빛이 반짝이는 비수가 나타났다.맹비는 원빈을 죽일지 말지 망설이고 있었다.원빈의 눈은 핏줄기가 가득 서려있었고 심지어 피가 흘러나오려 했다. 그는 맹비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소리쳤다.“나는 신후청의 수호이다. 네가 감히 나를 죽이려고 하느냐?”바로 이때, 한소희가 원빈의 앞을 가로막고 소리쳤다.“수호님을 죽이면 큰 죄를 범하는 것이 됩니다! 이제 제 할아버지가 죄를 추궁하면 당신들 다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없어요.”이때 원빈이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깨뜨리자!”원빈의 기세가 갑자기 강해지면서 임건우의 정신적 염력에서 벗어났다. 거기다가 원빈의 정신력이 갑자기 엄청 좋아졌다.몇 초 후, 원빈은 엄청 강한 공격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원빈의 얼굴에는 살기로 가득 찼다.“하하하!”원빈이 큰소리로 웃었는데 그 소리는 마치 천둥이 치는 듯 산을 진동시켰다.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부드러워지면서 임건우를 보며 말했다.“정말 고마워요! 제 능소검기가 다음 단계로 올라갈 듯 말 듯 한 지 벌써 3년이 되어갔는데 오늘 당신의 정신 염력의 공격에 뜻밖에도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게 해주셨군요! 이렇게 저는 종사 무존의 경지를 초월하고 한 걸음 더 진보했네요!”원빈은 말하는 사이에 손을 펼쳐 검은 장검 한 자루를 잡았다.장검을 본 임건우의 눈에서 빛이 났다.‘영무기?’‘원빈도 영무기를 하나 갖고 있었네? 그것도 자복궁에 숨겨두고 있었구나.’‘이렇게 보면 이 사람도 그냥 무자가 아니라 수신의 문턱에 거의 도달했고 체내에 영기를 수련한 사람이네. 아니면 어떻게 영무기를 자복궁에 숨겨둘 수 있겠어?’원빈이 손에 든 검은 장검을 보더니 표정이 활짝 폈다.“능소보검아, 우리 드디어 만났구나!”“당신에게 감사하기 위해 이 능소보검으로 당신의 머리를 베어 그 피를 보검에게 바치겠습니다!”원빈은 차갑게 웃고 나서 한소희를 자신의 앞에서 치우고 임건우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그러자 수많
“어?”“임건우, 괜찮아?”“스승님, 괜찮아요?”이청하, 진남아 그리고 허정양 등은 재빨리 임건우를 부축하며 물었다.임건우는 괜찮다는 듯 손을 흔들며 허리춤의 작은 가방에서 단약 몇 알을 꺼내 한 입에 삼켰다.“괜찮습니다. 조금 다쳤을 뿐이니까 큰 문제 없어요!”임건우가 진룡 36검의 건곤검으로 원빈의 능소보검을 강제로 자를 때 능소보검의 위력을 조금 과소평가하였다. 능소보검은 완전한 영기이기도 하고 임건우 지금의 수위는 이제 막 신동급으로 올랐으니 진정한 고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니 능소보검이 반 토막으로 잘리면서 영기가 최후 공격을 보냈던 것이다.‘그 당시 어떤 진동이 나를 공격으로부터 조금이나마 보호해 주었으니 망정이지.’이런 생각이 들자 임건우는 자신도 모르게 자복궁의 영대를 투시 능력을 이용해 바라보았다.거기에 회색의 구슬이 하나 있었다.그것은 바로 방금 약지림의 간판에서 파낸 혼돈 구슬로서 탁무범이 임건우에게 준 것이다.받고 나서 임건우는 그 구슬을 자복궁에 넣을 수 있는지 시험해 보았는데 정말 넣을 수 있었다.이 혼돈 구슬은 범물이 아니고 영력과 융합이 될 수 있기에 자복궁에 보관할 수 있다. 그러니 이것은 하나의 영기라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러나 탁무범이 말한 선천적인 영보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그리고 임건우는 그 혼돈 구슬과 그가 상단전에 저장한 그 구슬이 어떤 기묘한 연관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안타깝게도 그 신비한 구슬이 심하게 파손되어 아직 알아볼 수 없다.잠시 휴식을 하니 임건우의 부상이 반쯤 나아졌다. 임건우가 눈을 뜨고 일어섰다.“저는 괜찮아요. 걱정 말아요!”이청하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고 임건우가 웃으며 말했다.허정양과 맹비가 입은 상처는 임건우의 상처보다 더 심했다.“스승님, 맹비 팀장님이 방금 또 피를 토했어요! 원빈, 그 나쁜 놈 너무 독해요. 그놈은 맹비 팀장님의 수위를 못쓰게 만들려고 작정한 거 아닙니까!”진남아는 너무 화가 나 언성이 높아
그러므로 의학계를 놓고 말하면 신의의 전승은 인류의 의학 영역에 대한 진보를 가져다주는 것이다.물론 임건우는 지금 이청하를 여기에 개입시켜 양성시키려는 마음이 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청하는 맹비의 맥박을 체크 완료했다.오랫동안 이마를 짚고 생각하더니 실행 가능한 치료 방안을 말했다.임건우는 이청하가 말한 이외의 다른 방법 하나를 제시했다.두 가지를 결합하여 해보면 맹비의 부상은 3일 안에 치유될 수 있다.맹비는 얼굴이 창백했지만 감격스러워하며 말했다.“두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임건우는 웃으며 대답했다.“팀장님이 이번에 다치신 건 제 잘못도 있습니다. 이번에 돌아가면 제가 팀장님께 드릴 담금단을 만들겠습니다. 담금단이 팀장님을 도와 무도의 뿌리를 복원할 수 있게 할 겁니다. 그러면 앞으로 무도의 길에서 더욱 잘나가실 겁니다!”맹비는 조금 놀랐다.“담금단이란 게 뭡니까?”임건우가 대답했다.“지금은 명확히 설명해 드릴 수 없지만 정제에 성공하면 아시게 될 겁니다! 하지만 만들 때 필요한 재료는 팀장님이 준비해 주셔야 합니다. 저 재료 살 돈이 없어요!”맹비는 임건우를 놀렸다.“우리 건우 동생이 돈이 없으면 신후청에 부자 한 명도 없습니다.”임건우가 재료를 가지고 오라고 해도 담금단을 가질 생각에 너무 좋아 웃으며 말했다.“좋습니다. 그렇게 하죠.”허정양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건우야, 이 담금단으로 정말 수위의 뿌리를 회복할 수 있을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뿌리가 누군가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는 것이 아니고 경맥이 아직 남아 있으면 담금단이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결코 견디기 쉽지 않을 겁니다!”허정양이 말했다.“그럼…… 나도 쓸 수 있을까?”“네? 삼촌의 뿌리에도 문제가 있나요?”“있지! 건우야, 무슨 요구가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 나 최선을 다할게.”“어, 당분간 저도 뭐 부족한 것은 없습니다. 그럼 이제 제가 재료 리스트를 작성하면 삼촌도 리스트에 적힌 재료들을 가져오세요.”이 일은
“정신 능력자요?”한소희는 멍해졌다.한소희는 마음속으로 이미 임건우를 아주 인정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임건우가 그녀를 최국영의 손에서 구해내고 그녀가 최영국으로부터 침범을 받지 않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소희는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무도의 고수들을 아주 인정하고 숭배했기 때문에 그녀는 남자다운 원빈을 좋아했다.왜냐하면 원빈은 강하고 야성미가 넘치는 남자이기에 한소희의 눈에는 아주 남자다워 보였던 것이다.한소희는 그런 원빈을 이긴 임건우가 더욱 멋져 보였다.그러나 만약 임건우가 정신 능력자일 뿐이라면 점수가 크게 깎이게 된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진정한 무도의 고수만이 고수라고 할 수 있다. 정신 능력자는 그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원빈이 말했다.“그래! 임건우는 절대적으로 정신 염력이 강한 능력자다. 내가 임건우에 대해 경각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 애가 빈틈을 타서 들어온 거야.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왜 무릎을 꿇었겠어? 이 사람은 너무 똑똑하고 잔꾀가 많아. 그러니 너도 다음에 임건우를 만나면 조심해야 해!”원빈이 이렇게 말하는 건 자신의 무덤을 파는 격이다.만약 임건우가 정말 그저 빈틈을 타고 들어갔다면 원빈이 두 번이나 무릎을 꿇지 않을 것이다.“오빠, 그럼 오빠 검은 어떻게 된 거예요? 임건우가 오빠의 능소보검을 끊어 뜨리는 것을 제가 똑똑히 봤어요.”원빈은 이 말을 듣자 화가 났다.“능소보검은 나도 처음 사용해서 이렇게 바삭바삭할 줄은 몰랐어. 임건우한테 아주 센 영기가 있어. 임건우는 그 영기로 내 검을 부순 거야.”“그렇구나!”원빈의 검이 부러진 이유를 알게 된 한소희는 원빈과 임건우 중에 바로 원빈을 선택했다.원빈은 한소희가 계속 바라던 이상형인데다가 이미 아주 오래 좋아했으니까 쉽게 바뀔 수 없다.‘임건우가 나를 구해준 건 그냥 구해준 거일뿐.’한소희는 신후청 궁주의 손녀로서 요 몇 년 동안 다른 사람에게 구조된 횟수가 아주 많았다.……같은 시각, 운남 삼림의 산골짜기.허정양은 신호가 잡히는
“어느 옷 줘요?”“삼각…….”“…….”임건우는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임건우는 걸어가서 그녀의 트렁크를 열었다. 이 트렁크는 삼림에 가져가지 않았고 계속 호텔에 맡겨져 있었다.“어디에 놓을까요?”“끌고 와보세요. 제가 찾을게요.”임건우는 이청하가 있는 쪽으로 트렁크를 끌고 갔다. 고개를 든 순간 임건우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욕실의 문이 조금 더 열렸던 것이다.그 하얀 긴 다리가 마치 그를 향해 손짓하는 것 같다.“위쪽 수납 주머니에 있어요.”이청하는 손가락을 내밀었다.찍-임건우가 지퍼를 열자 한 상자가 떨어졌다. 그 상자는 다름 아닌 콘돔이었다.“어…….”“어떻게 이런 걸 가지고 있어요?”임건우는 너무 놀랐다.이청하의 얼굴이 빨개졌다.‘이렇게 티를 냈는데 모른다고? 이 바보!’이청하는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 진정할 수 없었지만 입으로는 이렇게 말했다.“여자들은 모두 자신을 보호할 줄 알아야 하죠. 만약 어떤 남자가 정말 참을 수 없는 상황에서, 제가 반항할 힘이 없을 때, 이것이 있다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도구가 되겠죠. 그렇지 않나요?”임건우는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듣고 보니 그렇네요.”임건우는 그 상자를 다시 집어넣었다. 이청하는 이 모습을 보고 정말 할 말이 없었다.‘왜 저래? 내가 직접 해야 하나?’“건우 씨, 물어볼 거 있어요.”“물어보세요.”말을 하면서 임건우는 수납 주머니에서 이청하가 말한 옷이 있나 계속 찾았지만 콘돔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다.“혹시 아직 못 해보셨나요?”“네?”임건우는 무슨 말인지 몰라 이청하를 쳐다보았다.“그거 어떻게 쓰는 건지 몰라요?”임건우는 표정이 변하면서 말했다.“저를 바보라고 생각합니까?”이청하는 화가 나서 말했다.“건우 씨는 바보예요!”윙-임건우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임건우는 상자를 꺼내 포장을 뜯었다. 방금 하나를 꺼냈는데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아!”‘왜 하필 이때 전화가 오는 거야!’이청하가 말했다.“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