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체 퇴역한 지 몇 년이 지난 터라, 비록 훈련을 빼놓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당시와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이내 양호석을 비롯한 경비원들은 다시금 밀려나기 시작했다.경비원들의 얼굴에 수치심이 드러났다.한때, 그들은 국가를 수호했었다!한때, 그들은 변경을 수호했었다!그러나 지금, 그들은 양아치들에게 맞아 연신 밀려나고 있었다."물러가!" 진루안은 천천히 다가가며 말했다. 비록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모두 그 말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양호석은 머리의 상처를 움켜쥔 채, 진루안에게로 다가가서는 손을 뻗으며 물었다. "저기, 그…"퍽!양호석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선두에 있던 노란 머리 양아치는 그대로 몸이 날아갔다. 진루안의 발길질에 최소 4미터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그런 뒤 진루안은 인파 속으로 달려들었다. 마치 양 떼 사이로 달려든 용맹한 호랑이 같았다.화려한 기술도, 혈기를 들끓게 하는 장면도 없었다.그저 딱 일 분 만에, 스물이 넘는 싸움꾼은 전부 바닥에 엎어진 채 상처를 움켜쥐고 고통에 찬 신음을 내며 끙끙 앓았다.고개를 돌린 진루안은 이내 날카로운 눈빛으로 양호석을 비롯한 경비원 8명을 바라봤다.양호석은 이렇게 날카로운 눈빛은 처음 봤다. 심지어 당시의 교관보다도 무서웠다. 마치 한 마리의 호랑이에게 응시당하는 기분이었다.두려움이 차올라, 양호석은 고개를 숙였다."고개 들어!" 진루안은 차가운 말투로 호통쳤다.양호석은 번쩍 고개를 들었고, 주위의 다른 일곱 경비도 고개를 든 채 진루안을 쳐다봤다."너희들은 용국 군부의 군인이다. 당시 선언했던 선언문을 아직 기억하나?" 진루안은 양호석을 가리키다 또 다른 사람을 보며 물었다.그 말에 주먹을 꽉 쥔 양호석은 큰 소리로 외쳤다. "선서, 용국의 법에 복종하고, 용국의 군기를 준수하며, 모든 것을 걸고 나라를 지킬 것이며 적을 무찌를 기술을 연마하고, 주어진 임무는 반드시 완수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로 나라를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양호석의 선언이 그의 등 뒤에 있는
32887은 임페리얼의 코드로, 군부 내에서도 가장 비밀스러운 조직이었다."그런 셈이죠!" 그때 진루안의 눈에 열 몇 명의 사람들을 데리고 이쪽으로 달려오는 서경아가 보였다.그는 건성으로 대답했다.금방 표정을 바꾼 진루안은 먼저 서경아에게 다가갔지만 서경아는 그를 무시한 채 곧바로 양호석 쪽으로 다가갔다.경비원들의 다친 얼굴을 본 서경아는 짐짓 속상해했다. "나중에 재무과에 가서 보너스 받아 가요, 천만 원 준비했어요. 고생했어요.""아닙니다, 고생은요!" 양호석은 얼굴이 붉어졌다. 심장 박동도 몇 배는 빨라졌다. 여신 같은 서경아를 바라보고 있자니 도무지 침착함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양호석마저 이런데 나머지 7명은 말할 것도 없었다."당신들 뭐죠? 누가 보낸 겁니까?" 서경아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싸움꾼과 양아치들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의 두 눈에 분노가 드러났다.선두에 있는 노란 머리 청년은 입을 삐죽이더니 갈비뼈를 부여잡고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경아 씨, 저희는 마 영감님 사람입니다.""서경아 씨가 밉보인 사람이 있어서, 저희가 이렇게 찾아온 겁니다. 비록 오늘은 저희가 졌지만, 앞으로 기회가 많으니, 이대로 가만있지는 않을 겁니다!""마 영감님의 사람도 감히 손을 대다니, 다들 두고 보시죠!" 노란 머리 청년은 이를 악문 채 서경아를 위협했다. 그런 뒤 바닥에 엎어져 있던 부하들을 전부 불렀다.그들 모두 서경아의 뒤에 숨어있는 진루안을 노려봤다. 그런 뒤 뒷문 밖에 있는 봉고차를 타고 떠났다."서 대표, 어떡하지?" 서경아 옆에 서 있는 정장 차림의 중년 남자는 잔뜩 긴장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동강시의 지하 세력의 큰 인물, 마 영감이었다.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서화 그룹은 비록 동강시에서 이름을 떨치고는 있고, 서씨 가문도 동강시 상류층 가문 중 하나지만 그래도 마 영감과는 비교가 안 됐다.서경아는 불쾌해하며 그를 향해 눈을 부릅떴다. "여자인 저도 안 무서워하는데, 다 큰 남자가 뭘
서경아는 차갑게 굳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진루안을 마세라티에 태운 뒤 그렇게 떠났다.서경아가 떠나자, 방금 전 진루안을 때리려던 정장남의 안색은 몹시 어두워졌다. 사람들 앞에서 여자에게 겁이 많다고 혼이 났으니, 화가 나지 않을 리가 없었다.그는 서화 그룹의 부대표이자, 지금의 서씨 가문 안주인의 동생이기도 했다. 그러니 서경아의 계모의 친동생이었다. 그는 늘 서경아를 못마땅해했다.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의 성이 서씨가 아닌 것을 어쩌겠는가하지만 이 서화 그룹은 조만간 그의, 그들 남매의 것이 될 것이다. 그것은 그의 누나인 조영화가 내내 계획하고 있는 일이기도 했다.'같잖은 것, 누나가 널 한씨 가문에 시집보내고 나면, 어떻게 서씨 가문의 산업을 차지하나 두고 보자고!'두 눈에 냉소를 담은 채 웃던 조윤은 이내 방금전의 남루한 차림새의 남자가 떠올랐다. 감히 자신의 발을 배기게 만들다니, 정말 주제도 모르는 녀석이었다. 자신의 발이 얼마나 귀한지, 그 자식은 알기나 할까?"아, 생각났어요. 조금 전의 그 남자 서 대표님의 약혼자 아니에요?"그리고 그때, 한 여자 임원이 고개를 번쩍 들더니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며 외쳤다.그 말을 듣자, 모두 가만히 있지 못했다.서 대표에게 약혼자가 있다니? 그것도 저렇게 보잘것없는 녀석이라니?"에이, 말이 돼요?""왜 말이 안 돼요? 서 대표님이 안명섭의 결혼식장에서 공개적으로 인정했다던데요? 이름이 진루안이라던데, 몇 년 전에는 폐품 팔아서 먹고살던 사람이래요. 다만 그 뒤로는 종적을 감췄대요.""그리고 지금 돌아왔는데, 어리둥절하게 서 대표님의 약혼자가 된 거예요." 여자는 목을 길게 빼며 마치 이 모든 내막을 다 알고 있다는 듯 이야기했다.조윤의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망할 것이 감히 약혼자를 찾다니? 그렇다면 그의 누나 조영화의 계획이 다 물거품이 된다는 말이 아닌가?안돼, 절대로 안 될 일이었다. 서경아가 다른 남자를 만나게 해서는 절대 안 됐다. 그녀는 반드시 한준서
조수석에 앉아 서경아의 안색을 살핀 진루안은 그녀가 방금 전의 일로 고민하는 것을 알아챘다.그녀는 비록 두렵지 않다고 했지만, 여자 혼자서 거대한 서화 그룹을 관리하고 있는데다 이제는 마 영감의 부하가 찾아와 문제를 일으켰으니, 두렵지 않을 리가 없었다.다만 내내 강한 모습만 보이는 서경아라 마음속의 걱정은 입 밖으로 내지 않을 것 같았다."경아 씨, 걱정하지 마요.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함께 맞서줄게요!"이제 계약을 맺은 부부가 되었으니, 진루안은 그녀를 혼자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게다가 이 일의 배후에는 음모가 있는 게 분명했지만 서경아의 경력으로는 알아채지 못할듯싶었다.마 영감이라고? 진루안의 두 눈에 시린 한기가 번뜩였다. 진루안은 그 이름을 단단히 새겨두었다.서경아는 옆에 앉은 진루안을 흘깃 쳐다봤다. 진루안의 위로를 들은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서씨 가문이 보통 집안도 아니고, 함부로 하지는 못할 거예요.""전 진지하게 말하는 거예요. 전 경아 씨와 함께 맞설 거예요." 서경아가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자 진루안은 다시 한번 반복했다.그러자 서경아는 얼굴을 굳히고는 차갑게 말했다. "우리가 했던 약속을 잊은 거예요? 제 일에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당신 일이나 잘해요!""게다가 당신은 일반인이잖아요. 주먹이나 좀 휘두르는 거 말고, 뭘 도와줄 수 있는데요?""그 주먹으로 싸움이나 하게요? 그건 저에게 해만 될 뿐이에요!""그러니까 더 귀찮게 하지 마요, 알았어요?" 서경아는 차갑게 몇 마디 한 뒤 브레이크를 밟고 별장 구역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차에서 내린 뒤, 서경아는 진루안에게 말했다. "여기가 바로 제가 사는 리버 파크예요. 앞으로 당신도 이곳에서 지내요.""하지만 당신은 손님방에서만 지내야 해요. 알았어요?" 서경아는 3번지라고 적혀 있는 유럽식 별장을 가리키며 말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서경아에게 혼나 시무룩해진 진루안은 그녀를 따라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별장의 인테리어는 화려함의 극치
서경아는 확실히 누군가의 미움을 샀다. 하지만 누구에게 밉보인 것일까?한준서일까? 그에게는 이 모든 것을 저지를 능력이 있었다.건성, 경주의 한 화려한 별장 안.휴대폰을 들고 있는 전광림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방금 전에 전화를 걸어 온 자의 목소리는…세상에, 에그머니나, 궐주님의 전화였다니.그는 놀라 손이 달달 딸렸고, 입술도 떨리기 시작했다."여봐라, 여봐라!" 전광림은 목이 터져라 외쳤다. 단 한 번도 이렇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는 그였지만 그렇게 많은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쿵쿵쿵…별장 밖에서 열 몇 명의 경호원이 뛰어 들어왔다. 선두에 서 있는 사람은 두루마기를 입고 있는 노인이었다. 그는 전광림의 오랜 파트너이자 오랜 집사였다."가주님, 무슨 일이십니까?" 노집사는 의아한 눈으로 전광림을 바라봤다. 이렇게까지 흐트러진 전 영감은 오래간만이었다."얼른 가서, 동강시 서화 그룹에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알아봐, 얼른!" 전광림은 이마에 배어 나온 식은땀을 닦으며 크게 외쳤다.노집사는 감히 그 말을 듣지 않을 수가 없어 얼른 휴대폰을 꺼내 각종 인맥과 경로를 움직이기 시작했다.몇 분 뒤, 다시 몸을 돌린 노집사는 전광림에게 말했다. "가주님, 우선은 조영화라는 사람이 마영삼에게 부탁해, 마 영감의 부하가 서화 그룹에서 난동을 부렸다고 합니다.""그 뒤로 서화 그룹의 조윤이 자발적으로 자기 그룹의 위생이 불합격이라고 제보하는 동시에 협력 파트너에게 협력을 중지하라고 부추겼다고 합니다.""그것 때문에 동강시의 위생 대신이 서화 그룹으로 향했다고 하는데, 듣기로는 이것도 조윤의 지시라고 합니다." 노집사는 자기네 가주가 왜 조그마한 서화 그룹에 관심을 주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서씨 가문은 비록 동강시에서 조금 이름이 있지만, 전 영감에 비하면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기였다.보고를 들은 전광림은 쓸데없는 말을 할 겨를도 없이, 조심스러운 태도로 얼른 전화를 걸어 노집사가 조사한 모든 것을 진루안에게 알려주었다
등을 돌리자, 노란 머리 청년이 보였다. 그는 악에 받친 얼굴로 진루안을 노려보고 있었다.노란 머리 청년은 진루안이 서화 그룹에서 스물이 넘는 부하를 전부 쓰러트렸던 것을 아직 잊고 있지 않았다. "제 발로 죽으러 올 줄은 몰랐는데, 살고 싶지 않나 봐?" 노란 머리 청년은 험상궂은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올렸다.진루안은 그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아 곧장 물었다. "마영삼 어딨어? 안내해!""뭐라고? 너 이 자식, 감히 마 영감님의 성함을 함부로 부르다니, 죽고 싶은 거냐?""얘들아, 여기 깽판 치러 온 자식이 있네, 다들 덤벼!"노란 머리 청년이 손을 휘두르자 주위에 있던 십수 명의 수하들이 전부 술병을 들고 다가오더니 진루안에게 덤볐다."매를 버는군. 봐주지 않았다고 원망 말길 바라." 진루안은 한숨을 쉬었다. 오전에 막 한바탕 혼쭐을 내줬는데 이렇게 기억력이 나빠서야, 그도 더는 봐줄 수가 없었다.콰직!진루안은 한 손으로 양아치 하나의 팔을 부러트린 뒤 옆으로 내동댕이쳤다.퍽!!쿵!이번에도 1분 만에, 열 몇 명의 양앙치들은 전부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었다. 오전에 서화 그룹에 있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부상이 더 컸다. 가장 작은 부상이 팔이 부러진 것이었다.깜짝 놀라 넋을 놓고 만 노란 머리 청년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진루안을 보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다시 한번 말하지, 마영삼에게 안내해!" 진루안은 노란 머리 청년의 목을 덥석 움켜쥔 채 살짝 힘을 주었다. 질식감을 느낀 노란 머리 청년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안내, 안내해 줄게. 콜록, 안내할게."이내 숨이 돌아오는 것 같더니, 진루안이 그를 내동댕이쳤다.노란 머리 청년은 악에 받쳐 이를 악물었지만, 지금은 화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마 영감님을 만나고 나면, 네 녀석은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을 거야!'주위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마 영감의 마영관에서 난동을 부리는 사람을 그들은
그런 부하가 저 자식을 혼내준다면, 겸사겸사 규율도 배워줄 수 있었다.짝!달려오는 남자를 본 진루안은 곧바로 손을 들어 뺨을 때렸다. 그런 뒤 남자의 손목을 힘껏 접자 콰직 소리와 함께 손목이 그대로 부러졌다. 그런 뒤 자연스럽게 문밖으로 내던졌다.순간, 마 영감은 미소를 짓고 있던 얼굴 그대로 표정이 굳어버렸다. 이내 그의 두 눈에 음산함과 살기가 드러났다."네가 나서거라!" 마영삼은 평상 맞은 편에 앉아있는 검은 차림의 남자를 쳐다봤다. 이것은 자기 부하들 중 실력이 가장 뛰어난 싸움꾼이자, 그의 밀착 경호를 담당하는 경호원이었다.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험상궂게 웃으며 크게 외치더니, 손발을 풀고는 그대로 진루안에게 달려들었다.오늘 저 녀석을 제대로 교육해야겠군!'"녀석, 내가 수련한 것은 팔극권이다. 넌 이제… 아!"진루안은 짜증이 확 치밀어 발을 들어 세게 차버렸다. 팔극권의 후계든 뭐든 그는 쓸데없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공격을 할 자격도 없이 처참한 비명을 지르고는 진루안의 발에 차여 그대로 기절했다.마영삼은 혀를 내두르며 기절한 남자를 쳐다봤다. 발길질 한 번에 사람을 기절시키다니, 힘이 대체 얼마나 세단 말인가?마영삼의 안색도 드디어 바뀌었다. 당황한 기색의 그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챘다."너, 도대체 누구야? 뭘 하러 온 거야?" 조금 전까지 마영삼은 자신이 천만 원의 월급을 부르면 진루안이 분명 자신에게 고마워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그는 후회가 됐다. 이렇게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 천만 원이 부족할까? 다른 일 때문에 온 것이 분명했다."말해, 조영화가 누구지? 왜 당신에게 서화 그룹에 소란을 피우라고 한 건가?" 진루안은 미간을 찌푸린 채 눈앞의 마 영감을 보며 물었다.그 말에 마영삼은 번뜩 그가 왜 이곳에 찾아왔는지 깨달았다. 이것은 체면을 찾기 위해 온 것이었다. 그것을 깨닫자 마영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정체도 모르
진루안은 서화 그룹 빌딩 본사에 도착했다. 입구 경비실에 있던 양호석 일행은 진루안을 보자 황급히 달려 나와 일제히 소리 높여 외쳤다. "형님!"그들이 눈에는 무궁한 열정과 경외가 담겨 있었다. 진루안이 홀로 스물이 넘는 양아치들을 쓰러트린 모습은 그들이 보기에는 너무 멋있는 모습이었다."아니요, 저 그렇게 나이 많지 않으니까 형님이라고 부르지 말아 주세요." 진루안은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은 이제 막 23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서른 인 퇴역한 군인들이 형님이라고 부르니 적응이 될 리가 만무했다. 가까이 다가온 양호석은 공손한 얼굴로 말했다. "실력이 뛰어나신 데다 임페리얼의 멤버이시니, 저희가 형님이라고 부르는 건 진심으로 탄복했기에 그렇게 부르는 겁니다.""네, 저희는 진심으로 형님을 존경해서 그렇게 부르는 겁니다." 주위에 있던 나머지 일곱 명의 경비원도 경외심 가득한 얼굴로 맞장구를 쳤다.그 모습에 진루안도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편한 대로 해요.""경아 씨는 올라갔어요?" 그는 빌딩 안을 가리키며 양호석에게 물었다.양호석은 조금 근심 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두 눈에 분노가 들어찼다. "서 대표님께서 올라가시긴 하셨어요.""형님, 서화 그룹에는 절대로 위생 문제가 있을 리가 없어요. 이건 모함이에요!""모함이 아니라, 음모예요. 누가 작정을 하고 저지른 거죠." 진루안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저은 뒤 빌딩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서경아를 노리고 있는 조영화와 조윤 두 남매가 도대체 무슨 속셈인지 어디 한 번 지켜볼 생각이었다.진루안은 안으로 들어갔지만 양호석을 비롯한 경비원들은 밖에서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담당 구역은 서화 그룹이긴 했지만 빌딩 안은 잘 들어가지는 않았다.그도 그럴 것이 직책이 낮은 경비원은 늘 무시당하기 일쑤였다.빌딩 안으로 들어가자 바닥은 깨끗하게 닦여 있었고 복도 양측으로는 사무실이 보였다. 유리 너머로 안에 있는 직원들이 각자의 업무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일 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