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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겨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대표님께서 최근에 손님을 만날 시간이 없을 거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SL 그룹 사건에 관해서는 대표님께서 순전히 제게 맡기셨습니다. 그래서 요청사항이 있으시면 저에게 바로 말씀해주세요.”

은아는 서류 더미를 꺼내 겨울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다. “그럼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김 부장님, SL 그룹 쇼핑몰 프로젝트는 분명 특출한 자산입니다. 이전에 저희를 두 번 거절하셨지만, 저희는 여전히 투자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겨울은 서류를 찬찬히 읽었다. 이어서 그녀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설은아 씨, 직접 방문하셨으니 어렵고 곤란하게 하지는 않을게요. 저희는 SL 그룹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정말요?” 은아는 헷갈렸다. 그녀는 난처한 입장에 놓일 줄 알았지,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릴지는 상상도 못 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우선 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겨울이 말했다. “그런데 이전에 하엔 그룹에 결례를 범하셨으니 이번에 저희는 투자금으로 300억 원만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동의하신 저희가 받을 수익은 10%로 늘리고 싶습니다. 이건 저희가 다시 작성한 계약서입니다. 가져가셔서 읽어 보셔도 됩니다. 아무 문제없다면 서명하시고 돌려주시면 돼요. 물론, SL 그룹 측에서 계약 조건이 너무하다 싶으시면 저희와 협업을 안 하셔도 됩니다. 어쨌거나 이 프로젝트에 하엔 그룹이 필요한 건 아니잖아요.”

은아는 진지하게 계약서를 읽어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이번에 계약서에 적힌 조항들이 지난번 집에 가지고 간 것보다도 더 혹독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전 계약에서 가장 많은 이득을 볼 사람들은 설 씨들이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설 씨들은 많은 이득을 누리지 못하고, 조금의 손실을 겪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은아는 더 말할 엄두를 못 냈다. 이번에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상당히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겨울은 급할 게 없었다. 이어서 그녀는 말했다. “설은아 씨, 그냥 계약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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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68장

    “알겠습니다, 대표님!” 슬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와 동시에 그녀는 설 씨들을 불쌍하게 여겼다. 어떻게 대표님의 부인을 괴롭힐 수가 있나? 설 씨들은 정말 얌전하게 구는 법을 몰랐다.“그리고 백범이한테 오늘 오후에 와서 나랑 만나자고 전해줘요.” 순간, 하현은 누군가가 떠올랐다.슬기는 깜짝 놀랐다. 백범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폭력배였고, 그는 그 일을 하면서 잘살고 있었다. 백범은 하엔 그룹과 어떠한 연락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대표님은 왜…“오라고 전해줘요.” 하현은 한 번 더 말했다.슬기는 머릿속에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그래도 그녀는 깍듯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사무실을 나갔다. 어쨌거나 무슨 일이 있든 하엔 그룹에서는 하현의 모든 지시를 따라야 한다. 슬기는 그저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면 되고, 이유를 물을 필요가 없었다.…백범이 도착했다. 하지만 그는 슬기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백범은 원래 서울에서 다소 무섭고 힘 있는 사람이었다. 백범은 슬기의 전화를 받은 후 30분도 안 걸려 하엔 그룹에 도착했다. 그런 다음 그는 거기서 공손하게 기다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직 안 됐을 때 백범은 감히 하현의 사무실로 들어가지 못했다.백범은 오후 3시까지 기다렸다. 그러고 나서 그는 슬기의 안내 하에 하현의 사무실로 갔다. 백범은 불안한 마음으로 사무실 안에 들어갔다. 그는 하현을 보자 두 손을 양옆에 놔두고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후, 하현은 슬기를 향해 손을 흔들어 그녀에게 나가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야 하현은 직접 백범에게 물 한 잔을 부어줬다. 그리고 그는 차분하게 말했다. “편하게 앉아. 우린 친구잖아. 뭘 그렇게 공손하게 굴어? 네 부하한테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앞으로 어떻게 대장 노릇을 하려고?”“도련님, 제가 어딜 감히 도련님 앞에서 대장 행세를 하겠습니까? 저는 한낱 부하입니다.” 백범은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런 다음 그는 양손에 물컵을 쥐고 말했다. “그날 설씨 집안에서 일어난 일은 의도한 게 아닙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69장

    은아 옆에 또다른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다. 놀랍게도 그녀는 세리였다. 세리의 몸매는 매우 섹시했다. 그녀는 엄청나게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고, 그 모습은 상당히 매력적이고 유혹적으로 보였다.아름다운 여성 두 명이 나란히 섰는데, 각자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둘이 지나갈 때마다 그녀들을 보기 위해 돌아서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하현을 보자 세리는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그녀는 약간 어색하기도 했다. 십억 원 사건 이후로 세리는 하현을 다시 만났다. 그녀는 서로 내기를 했던 그 사건이 떠올랐고 이내 얼굴이 붉어졌다.하지만 하현은 세리를 전혀 보지 못한 것처럼 굴었다. 그는 은아에게 무심하게 걸어갔다. 그러고 나서 하현은 웃으며 말했다. "여보, 나 여기 있어!"세리는 다소 짜증 났다. '너무 유혹적으로 옷을 입었어. 이런 몸매에 이런 외모를 가졌으니 누가 봐도 반할 거야. 그런데 당신은 정말 거만해! 날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았어! 세게 뺨 맞고 싶어?'그날 은아는 꽤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하현이 그녀를 그렇게 사랑스러운 방식으로 부르는 걸 들었는데도 그녀는 거부하지 않았다. 그런 다음 은아는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하현에게 넘기며 말했다. "당신이 우리 가방 좀 들어줘.""알았어, 뭐든지 다 시키기만 해!" 하현은 행복하게 방긋 웃었다. 그제야 그는 세리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우리 착한 딸, 아빠가 가방 들어줄까?""당신…" 세리는 하현에게 몹시 화가 났다. 그녀는 하현을 심각하게 노려보았다. "하현 씨, 십억 원을 빌려줄 사람을 구했다고 당신이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만큼의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때가 돼서야 내 앞에서 그렇게 우쭐대세요."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그런 내기를 감당할 여유가 없는 것 같은데요.""당신!" 세리는 화가 났지만, 그래도 그녀는 가방을 하현에게 던졌다.하현은 은아가 즐겁기만 하다면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이름 모를 사람들도 신경 쓰지 않았다.하

  • 재벌 사위면 될까?   70장

    하지만 만약 세리가 그 젊고 잘생긴 신임 대표가 지금 자기 가방을 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무슨 생각을 할까?은아는 진지하게 세리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너에게 가능성이 있어. 그런데 문제가 있어. 경쟁 상대가 아주 많아…”"엥?"신임 대표를 아직 못 만났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미 만났어. 그분의 비서, 부장님, 그리고 프런트 여성 직원까지 다 정말 섹시하고 매력적이더라. 그 여자들은 대표님이랑 가까이 있어서 가능성이 더 커. 그럼 너는? 만약 네가 그 회사에 가서 청소하는 걸 도와준다면, 그리고 매일 대표님의 책상도 치워주기만 한다면 가능하지. 그렇지 않으면 너는 가망이 없어!” 은아가 말했다."좋은 생각이야! 역시 넌 날 너무 잘 알아. 내일 가서 일자리에 지원해야겠다…"두 여자는 유쾌하게 웃었다. 거리에서 그녀들의 모습은 매우 아름다운 사진처럼 보였고, 뒤에 서 있던 하현도 무시당했다.그들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쇼핑몰에서 명품만 판매하는 지역에 다다랐다.매우 정교한 신발 한 켤레가 전시되어 있었다. 그녀들은 앞에 있는 한 명품 가게의 진열창 너머로 그것을 보았다. 많은 여자가 그 신발을 보느라 가게를 둘러싸고 있었다. 심지어 세리와 은아도 그 신발을 본 후에 그것에 아주 매료되었다.그 신발은 매우 정교했다. 그녀들은 그것이 해당 가게가 다른 브랜드와 독점으로 콜라보한 한정판이라고 들었다. 서울 전체에서 그런 신발은 한 켤레밖에 없었다.하현은 밖에서 가격을 힐끗 보았다. 무려 2000만 원이었다."맘에 들면 한번 신어봐." 은아가 그 신발에 꽤 관심을 가진 것을 보고, 하현은 그녀를 가게 안으로 끌고 갔다.은아는 하현을 거절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저 신발이 얼마나 하는지 못 봤어? 내 월급은 적어서 감당 못 해. 설마 그걸 사주겠다는 건 아니지?"이제 은아는 하현이 동기 밑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믿었다.뒤에 서 있던 세리도 꽤 간절해 보였다. 이윽

  • 재벌 사위면 될까?   71장

    "그래서 만약 우리가 신발을 사지 않는다면 신어볼 수도 없다. 이 말이죠?" 하현은 웃었다. 그가 그런 유형의 직원을 본 것은 실로 처음이었다. 만약 옷과 신발과 같은 제품들을 입거나 신어보지 못한다면, 그들은 어떻게 그 물건들을 살 수 있을까?은아는 옆에서 약간 불편해 보였다. 그 직원이 그들을 깔보는 것이 분명했다. 은아의 회사가 최근에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녀의 회사는 하현이 마련한 십억 원을 가지고 힘겹게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그녀는 분명 신발 한 켤레에 2000만 원 가량의 돈을 쓸 여유가 없었다."하현, 그럼 가자. 가서 다른 곳을 둘러보면 되지..." 은아가 곤란해하며 말했다.은아의 태도를 보자 하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어쨌거나 그 쇼핑몰에는 좋은 브랜드들이 많았다. 그 가게의 직원들이 올바르게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다른 가게로 가면 그만이었다. 돈이 있는 한, 그들은 신발 한 켤레를 살 수 없을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셋이 가게를 떠나기 전에, 뒤에서 여자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 여자는 말했다. "이봐요! 저 신발 좀 갖다 주세요. 신어보고 싶어요!"그 여자는 20대 후반으로 보였다. 그녀는 꽤 섹시하고 유혹적으로 보였다. 그녀는 은아와 다른 사람들이 아까 보고 있던 신발을 가리키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 옆에는 50대로 보이는 대머리에 뚱뚱한 남자 한 명이 있었다. 그는 커다란 황금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그 목걸이는 꽤 눈부셨다.그 순간, 대머리의 남자는 그 섹시한 여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는 곧 있으면 엄청난 돈을 써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 그는 여자에게 돈을 쓰는 건달 같았다.그 모습을 보고 그 직원이 정중하게 말했다. "아름다운 아가씨,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신발을 얼른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여기 앉으세요. 물 한 잔 따라 드릴까요?"그 직원의 행동과 태도는 정말 좀 전과 아주 달랐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한숨

  • 재벌 사위면 될까?   72장

    직원들은 갑자기 다리가 후들후들해졌다. 그들 모두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는데, 특히 방금 몹시 거만하게 굴었던 그 사람은 다리에 힘이 빠졌다. 그녀는 한동안 떨면서 말했다. "죄송합니다, 손님. 정말 죄송합니다…"그 순간, 가게 사장도 재빨리 뛰어나왔다. 그는 심지어 하현을 매우 공손하게 대했고, 머리를 끄덕이며 하현에게 허리를 숙였다. 하현은 매우 중요하고 권력이 있는 고객이었다. 그런 손님이 거기서 물건을 샀는지는 말할 것도 없다. 하현이 그곳에서 아무것도 사지 않았어도 직원들은 감히 헛소리하지 못했다."저한테 사과할 필요 없어요. 모든 수수료는 이 아름다운 여자분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하현은 이 말을 하고 조금 전에 예의 바르게 행동한 다른 직원을 가리켰다."네! 물론이죠!" 그 직원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하현을 조롱했던 직원은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다. 그것은 자그마치 2억 원 상당의 거래였고, 수수료는 몇 백만 원 정도 될 것이다. 지금 그녀는 그 몇 백만 원을 잃은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향후에 가게에서 또 물건을 구매할지도 모르는 유망하고 중요한 손님의 기분을 상하게 하기도 했다. 그 순간, 그녀는 거의 하현 앞에 무릎을 꿇을 뻔했다.그 매혹적인 여자는 방금 그 광경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갑자기 앞으로 나서며 소리쳤다. "당신 가게는 왜 그래요? 내가 먼저 그 신발에 눈독을 들였는데, 왜 그걸 이 사람에게 팔았습니까?”처음에 그녀는 은아의 아름다움을 부러워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옆에 있는 거지가 약 2억 원의 신발을 살 능력이 있다는 것을 봤기 때문에 극도로 화가 나 있었다.하현은 아무런 해명도 안 한 채 그 여자를 쳐다보았다. 그는 그녀를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하현은 가게 사장에게 말했다. "나중에 SL 광고대행사로 물건을 보내주세요.""알겠습니다, 손님." 가게 사장은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이 개자식아! 당신한테 말하고 있잖아요. 내 말 못 들었어요? 저 신발을 먼저

  • 재벌 사위면 될까?   73장

    직원에게 광고 회사 주소와 은아의 신발 사이즈를 알려준 후, 하현과 나머지 사람들은 곧바로 떠났다. 직원들은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고, 그곳에 있던 다른 손님들은 경외감에 휩싸였다.그들은 하현이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 어떻게 그렇게까지 겸손함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하지만 그도 꽤 무서운 사람이었다.밖으로 나오자, 은아는 부드럽게 말했다. "하현,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당신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있어? 게다가 방금 그 사람은 왜 그런 거야? 당신 카드를 보고 왜 그렇게 겁먹었던 거야?"세리도 하현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그를 쭉 훑어보았다. 만약 진실을 알아내지 못한다면, 그녀는 그날 밤 잠들지 못할 수도 있다.하현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그 카드는 내 것이 아니야. 내 동기 거야. 내가 방금 그 카드를 사용했고, 그건 월급의 선불로 처리할 거야. 걱정 안 해도 돼. 내 월급은 꽤 높아.”"왜 그 사람들이 그 카드를 보고 그렇게 겁먹었는지를 말하자면, 내 동기가 어쩌면 평범한 사람이 아닌가 봐.""그렇구나!" 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현의 동기는 그에게 십억 원을 그냥 빌려주었다. 게다가 그는 포르쉐를 구매하는 것과 같은 엄청난 일을 하현에게 부탁했다. 2억 원 정도의 돈이 들지라도 그의 카드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될 수 있었다. 확실히 하현의 동기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옆에 서 있던 세리는 그 말을 듣고 부드러운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하현이 마침내 밑바닥에서 일어서서 기회를 얻은 줄 알았다.하지만 곧, 세리는 다른 생각으로 가득 찼다. 그녀가 말했다. "하현 씨, 당신 동기는 무슨 일을 해요?""투자요. 왜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하현은 혼란스러워 보였다. '이 남자에 미친 여자는 항상 건방지게 굴더니 지금 뭘 하려는 거지?'"당신 동기는 상당히 부유하고, 그런 특권을 가진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것 같군요. 그 사람이 솔로인지 궁금해요. 만약 그렇다면, 제게 그를 소개해 주실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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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셔보세요?”“드셔보면 알 거예요!”“여기 자리 없는 거 안 보여? 여기 이 음식들, 우리가 다 먹기에도 모자라!”“먹고 싶으면 조용히 구석에서 먹고 가. 안 그러면 그냥 가든지!”최희정은 손에 젓가락을 쥐고 설유아를 툭툭 치면서 못마땅한 듯 싸늘하게 내뱉었다.설유아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엄마. 다 차려진 상에 숟가락 하나 더 얹는 일이야. 그리고 우린 한 가족이잖아!”“가족? 저놈은 우리와 한 가족이 아니야!”“이 대문을 들어서게 한 것은 그나마 알던 사이라서 체면을 봐준 거야!”“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요리들은 먹성 좋은 우리 아들이 먹기에도 모자라다는 거야!”“남는 게 어디 있어?”최희정은 하현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한 듯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이영산은 최희정의 말을 듣고 의기양양하게 입을 열었다.“어머니, 어머니는 정말 제 친어머니나 다름없어요. 아니 제 친어머니보다 더 저한테 잘해 주세요!”“제가 대식가라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맞아요. 여기 있는 음식들, 제가 먹기에도 모자랄지 몰라요.”설유아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이 닭찜은 형부 먹인다고 해놓고선...”“닥쳐!”설유아의 말대꾸에 최희정은 더욱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닥치지 않을 거면 너도 저 몹쓸 놈이랑 함께 꺼져!”“예전에는 상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저 얼뜨기랑 우리 집안은 아무 상관도 없는데 왜 내가 잘해 줘야 해?”최희정은 하현의 향해 눈을 부라리며 콧방귀를 뀌었다.“우리 집에 와서 뻔뻔하게 재혼을 한다고 큰소리치는 걸 보니 3년 동안 밥 안 먹어도 굶어 죽지는 않겠어!”장리나가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저 사람은 백두산 산삼까지 먹었는걸요. 평생 밥 안 먹어도 괜찮을 거예요.”설은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엄마, 그리고 당신들 그만해요!”“하현은 내가 부른 거예요. 불만이 있으면 나한테 말하세요!”“네가 오라고 했다고?”설은아의 말을 듣고 최희정이 불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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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도훈이 지금까지 무사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건달이었기 때문이다.매일 싸우고 죽이는 일이 다반사인 그의 몸에 혈기가 항상 돌고 있었던 것이다.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이미 수천 번은 죽어도 더 죽었을 것이다.“곧 죽는다구요?!”엄도훈은 이 말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팔괘경에 고개를 휙 돌리며 말했다.“형님, 이 물건은 제가 골동품 시장에서 사 온 거예요.”“몇만 원짜리 물건인데 그렇게 큰 문제가 있는 겁니까?”엄도훈 같은 건달들은 주먹이 곧 도리라고 믿었다.그런 그가 어떻게 풍수나 관상술 같은 것을 믿을 수 있겠는가?그래서 그는 하현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던 것이다.정말로 풍수라는 것이 있다면 아무리 해도 풍수를 이길 수 없는데 사람들이 뭐 하러 고군분투하겠는가?사실 엄도훈은 하현이 오늘 자신과 싸우고 난 뒤 살짝 겁주기 위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하현에게 밟혀 제대로 호된 맛을 보지 않았더라면 그가 사기꾼이 아닌가 의심까지 할 뻔했다.하현은 담담하게 툭 내뱉었다.“믿거나 말거나 그건 당신 마음이지.”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고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만약 문제가 생기면 방금 사람을 찌르려던 그 비수를 가슴에 달고 있어. 그 물건에 혈기가 있으니 당신의 목숨을 구해 줄 거야.”“하지만 기회는 단 한 번뿐이야.”하현은 말을 마치며 돌아섰다.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자마자 가타부타 말이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하현의 실력은 정말 대단했다.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사람을 속이는 방법도 어지간해야지 이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하현이 떠난 뒤에 엄도훈은 정형외과에 가서 뼈를 맞추려고 손을 늘어뜨린 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가 건물을 나와 막 대문 쪽으로 향하려는데 갑자기 지붕 기와가 미끄러져 내려와서 ‘퍽’소리를 내며 그의 이마에 떨어졌다.엄도훈은 머리를 감싸고 욕을 했지

  • 재벌 사위면 될까?   4120장

    하현은 차를 마시며 말했다.“그게 무슨 뜻이야?”엄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빚진 것은 저희 잘못입니다. 형님이 직접 가져가 주십시오.”“그리고 우리 신사 상인 연합회에서 앞으로 보상 차원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이번에는 절대 걱정하는 일 없을 겁니다!”“절대로 더 이상 빚도 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백억을 선불로 내겠습니다!”“첫해 합작하는 것에 대한 선입금입니다!”“부디 형님께서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SL그룹의 약품과 기기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물건입니다.”“금정에서도 우리는 SL그룹만 계약할 겁니다.”말을 하면서 엄도훈은 수표 한 장을 꺼내 하현 앞에 내놓았는데 그것이 오백억이었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엄도훈을 바라보았다.비록 그가 수려한 언변을 늘어놓은 건 아니지만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이었다.어차피 엄도훈이 또 이상한 짓을 하려 한다면 하현이 한 발로 밟아 죽이면 되는 일이다.“알았어. 그래 그럼 수표와 계약서는 내가 가져가지.”하현은 찻잔을 내려놓았다.“하지만 당신들과 합작을 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내 아내의 뜻에 달렸어.”“알겠습니다!”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고 더욱 환하게 웃었다.“형수님 뜻에 따르겠습니다!”“형수님이 하라는 대로 하겠습니다!”잠시 말을 멈춘 엄도훈은 뒤에서 선물 상자를 꺼내 하현 앞에 공손히 놓았다.“형님, 이것은 저의 작은 성의입니다!”“이번에 어떻게 하다 보니 서로 싸우면서 안면을 트게 되었지만 성의는 해야죠. 서로 알게 된 인사치레 선물이라 생각하고 받아주십시오.”말을 하면서 엄도훈은 선물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각양각색의 보석이 가득 박혀 있는 여성용 시계가 있었다.프랑스산 고급 명품 브랜드 시계로 그 가치는 억 단위가 넘었다.“여자시계?”하현이 무심코 입을 열었다.“이거 줘 봐야 소용없어.”“형님, 꼭 받아주십시오.”“사양하지 마시고요. 형님의 정체에 대해 알고 싶어서 형님

  • 재벌 사위면 될까?   4119장

    낮 12시.신사 상인 연합회 3층, 회장 사무실.하현은 다리를 꼬고 의자에 앉아 질 좋은 찻잎을 우려낸 차를 홀짝이며 주위를 한가로이 두리번거렸다.엄도훈은 쓰디쓴 표정으로 그런 하현을 바라보고 있었다.사무실은 촌스럽지 않은 적절한 고풍스러움을 자아내고 있었다.그리고 하현의 맞은편에는 신사 상인 연합회의 여비서들이 서 있었는데 그녀들은 차를 끓이고 하현에게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하현이 거절하지 않았다면 여비서들은 하현을 위해 마사지라도 하고 있었을 것이다.왜냐하면 그녀들은 하현이 엄도훈 일행을 상대하는 모든 과정을 다 목격했기 때문이다.처음에는 그들도 경멸과 멸시에 가득한 눈으로 하현을 쳐다보았지만 결국 엄도훈이 하현에게 짓밟히는 것을 보고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지금 그녀들의 마음속엔 하현에 대한 무한한 숭배와 흠모뿐이었다.필요하다면 옷이라도 벗고 하현의 품에 얼른 안길 수도 있다.아쉽게도 하현은 그녀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고 홀 중앙에 있는 팔괘경 위에 시선이 꽂혀 있었다.팔괘경은 꽤나 값나가는 골동품처럼 보였다.보통 방에 놓아두면 매우 좋은 기가 맴돈다고 믿었다.그러나 하현은 팔괘경에서 곰팡이가 살짝 번져 있는 것을 간파했다.아마도 이 물건은 어느 큰 무덤에서 파낸 것이 분명하다.그런 팔괘경을 이런 방에 걸어두다니!예술에 대한 엄도훈의 담대함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이때 엄도훈은 이마의 식은땀을 훔치며 곧장 달려들어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우리가 크게 싸우고 있을 때 진홍헌이 뒷문으로 차를 몰고 도망쳤습니다.”“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곧 그들을 끌고 오겠습니다.”결국 오늘 이 사단은 진홍헌 때문에 일어난 셈이었다.엄도훈은 자신이 해결하지 않으면 하현이 언제든지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그보다 중요한 것은 진홍헌에 대한 엄도훈의 원한이 하현 못지않다는 것이다.데릴사위라 쉽게 죽일 수 있다고?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지껄인 거야?그 결과 어

  • 재벌 사위면 될까?   4118장

    진홍헌은 지금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도통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그는 원래 엄도훈의 손을 빌려 감히 자신이 점찍은 여자를 빼앗은 데릴사위를 밟아 죽이려고 했었다.하지만 지금은 제대로 밟기는커녕 되려 엄도훈에게 치욕적인 굴욕을 선사할 뿐이었다.진홍헌은 중천 그룹의 아들이었다!그런데 어떻게 이 지경이 되었는가?짜증 나고 못마땅한 심정에 속에서 천불이 일었다.진홍헌은 이를 갈며 묵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당신이 날 밟았다고 해서 뭐? 뭐가 바꿔?”“수조에 가까운 자산을 가지고 있는 우리 중천 그룹을 어떻게 할 수 있어?”“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싸움 실력이 아무리 좋기로서니 총보다야 좋겠어?”이런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면 할수록 진홍헌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특히 옆에 있는 여자들을 힐끔 보니 모두의 눈빛에 하현에 대한 숭배로 가득 차 있었다.진홍헌은 자신이 마치 스스로 자신의 살점을 떼어먹고 있는 한 마리 개처럼 비참하고 고통스러웠다.그는 몸서리치며 포효했다.“말도 안 돼! 절대 말도 안 돼!”신사 상인 연합회 대문 앞에서 하현은 엄도훈의 얼굴을 발로 밟으며 냉담하게 말했다.“사람을 불러!”“금정 지사 사람들 다 불러 봐!”“정 안 되면 서남 천문채 사람들을 다 부르든지!”“어서 어서!”“하, 하현. 아니 혀, 형님!”“더 이상 못 부릅니다. 아무도 없어요!”엄도훈은 거의 울상이 되었다.그는 서남 천문채 제자이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냥저냥 외문의 제자일 뿐이었다.그런 그가 무슨 자격으로 금정 지사, 심지어 서남 천문채 사람들까지 와서 총알받이가 되라고 하겠는가?그가 전화를 걸면 자신이 먼저 죽임을 당할 것 같았다.그가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다 불렀다고 할 수 있다.나머지는 모두 수준 미달의 양아치들뿐이었다.그들이 아무리 많이 와 봐야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하현은 발밑에 힘을 꽉 주며 말했다.“거침없던 신사 상인 연합회 회장님이 겨우 이 정도

  • 재벌 사위면 될까?   4117장

    수십 명이 달려들자 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맞서며 손바닥을 후려쳤다.파도 같은 장풍은 방금 걷어찬 그의 발만큼의 기세는 아니었지만 손바닥에 닿는 족족 건달들은 나뒹굴었다.비명이 여기저기서 끊이지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하현은 마지막 남은 수십 명도 다 해치운 것이다.그의 뒤쪽에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신사 상인 연합회 건달들이 수두룩했다.들려오는 건 오직 비명뿐이었다.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마지막 날린 손바닥을 거두어들였을 때 장내에 일어서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하현은 불 위에 올려진 오징어처럼 찌그러져 있는 엄도훈의 얼굴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까딱거렸다.“자, 계속 덤벼 봐!”이 말을 듣고 엄도훈은 눈앞이 캄캄해지며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오, 오지 마!”“어서 이놈을 죽이라고! 이것들아! 어서 일어나!”엄도훈은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뒤로 물러섰다.그의 얼굴에는 충격과 분노, 불복종만이 가득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주변에는 그를 보호해 줄 건달들이 없었다.모두 전투력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용기마저 잃었다.하현은 정말 무서웠다.아무렇게나 내디딘 발, 아무렇게나 뒤흔든 손바닥이 사람들을 만신창이로 만들어 버렸다.그리고 그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한 엄도훈은 눈가에 심한 경련을 일으키며 뒷걸음질쳤다.오늘은 정말 귀신에 홀렸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금정에 이렇게 막무가내의 실력을 가진 데릴사위가 있었다니!그동안 왜 자신은 몰랐을까?“됐어. 그만 소리 지르고 사람을 계속 더 불러 봐! 어서!”하현은 엄도훈 앞으로 다가와 쪼그리고 앉아 오른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툭툭 두드렸다.“당신은 서남 천문채 금정 지사 책임자잖아?”“어째서 수하에 이 정도 인력밖에 없는 거야?”“다 불러 봐! 왜 다 안 부르는 거야?”엄도훈은 하현의 동작에 놀라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도 약간은 무술 실력이 있긴 하지만 문제는 하현은 너무 무시무시한 실력을 가졌다는 것이다.엄

  • 재벌 사위면 될까?   4116장

    이때 엄도훈의 머릿속에 한 마디가 떠올랐다.천하 무공의 으뜸은 빠름이다!설마 눈앞에 있는 이놈의 실력이 격식과 장법을 무시해도 될 정도로 빠른 것인가?그 정도 실력인 것인가?말도 안 된다!젊은 나이에 어떻게 그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이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전신이 아니고선 불가능하다!대하의 전신 중에 이렇게 젊은 사람이 있었던가?엄도훈은 고심 끝에 하현이 병왕의 실력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그는 몰래 핸드폰을 꺼내었다.사람을 더 불러야 할지 어째야 할지 고민이 되었던 것이다.만약 하현이 정말로 병왕이라면 자신의 무리들이 그를 감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진홍헌과 십여 명의 부잣집 자제들도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도저히 눈앞의 상황을 믿으려야 믿을 수가 없었다.그들은 하현이 수백 명의 무리들 앞에서 가죽이 벗겨지도록 고통을 당할 거라고 생각했었다.그러나 오히려 하현이 깃털처럼 가벼운 몸놀림으로 사람들을 제압할 줄은 몰랐다.거의 반 이상이나 되는 무리들을 단숨에 해치운 것이다.가히 무서운 실력이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아니 어떻게?!”진홍민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그녀는 하현이 자신의 오빠에게 혼쭐이 나서 짓밟힌 뒤 함부로 대들었던 자신을 탓하며 회한의 눈물을 흘릴 거라고 생각했고 당연히 그렇게 될 줄 알았다.심지어 자신의 오빠에게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싹싹 빌며 잘못을 빌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진홍민이 잘못 알아도 한참 잘못 알았던 것이 분명하다.그녀가 생각하는 그 허여멀건한 데릴사위는 그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했던 것이다!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들 부잣집 2세들이 데릴사위 하나 때려잡지 못하고 오히려 만신창이가 되어 버리다니!“계속할 거야?!”멍하니 서 있는 엄도훈을 바라보며 하현이 희미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계속하든지 아니면 당신 스스로 남은 손 하나 마저 부러뜨리든지!”

  • 재벌 사위면 될까?   4115장

    엄도훈은 자신의 지원병이 오는 것을 보자 순간적으로 기운이 넘쳐흘렀다.이 사람들은 모두 신사 상인 연합회의 유능한 간부들이며 평소에 그를 돕던 인재들이었다.이에 엄도훈은 끊어지지 않은 손을 흔들며 의기양양한 자태를 보였다.그는 하현을 가리키며 말했다.“형제들아! 어서 저놈을 죽여!”“저놈을 죽여야 내 한이 풀어질 거야!”백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엄도훈의 말을 듣고 쇠파이프를 질질 끌며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돌진해 왔다.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런 상황일 줄 진작에 알았더라면 진주희나 황천화를 금정으로 불러 자기 곁에 머물게 했을 것이다.저 많은 사람들을 자신이 혼자 감당해야 하니 정말 막막하긴 했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 걸음씩 내디디며 엄도훈 앞으로 거침없이 다가와 손바닥을 또 한 번 휘둘렀다.“퍽!”엄도훈의 몸이 또 날아올라 그의 뒤에 서 있던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을 모두 땅에 처박아 버렸고 동시에 그는 큰소리로 울부짖었다.부러진 한 손이 너무 아팠던 것이다.그리고 쓰러진 스무 명은 모두 허둥지둥거리기 시작했다.어떤 이는 사람을 부축하고 어떤 이는 일어나려고 애를 썼다.하지만 하현은 그들에게 예의 차리지 않고 바로 다가가 한 발 한 발 내디디며 사람들을 모두 땅바닥에 쓰러뜨렸다.“개자식!”하현이 감히 먼저 손바닥을 휘갈기며 자신들의 우두머리를 또 때리는 것을 보고 남아 있던 건달들이 숨을 헐떡이며 고함을 지르고 달려들었다.“죽어라!”손에 든 쇠파이프가 하현의 얼굴 위로 떨어졌다.건달들의 행동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난폭했다.하현은 가까스로 몸을 돌린 후 손바닥을 후려쳤다.비록 상대는 수십 명이나 되지만 하현의 눈에는 모두 어중이떠중이처럼 보였다.옆에 누군가가 있었더라면 하현도 상황을 봐 가면서 손을 썼을 것이다.“짝짝짝!”앞에 있던 몇몇 건달들이 손에 들고 있던 쇠파이프를 휘둘렀고 하현에게 떨어지기도 전에 눈앞이 캄캄해지며 화끈거리는 고통과 함

  • 재벌 사위면 될까?   4114장

    ”사람을 불러보라고?!”이 말을 들은 엄도훈은 하마터면 피를 쏟을 뻔했다.과거에는 누가 이런 말을 하면 사정없이 밟아주었더랬다.아주 뼈도 못 추릴 정도로 시원하게!하지만 뜻밖에도 풍수가 뒤바뀌었는지 그가 다른 사람에게 짓밟히는 사람이 되었다.순간 엄도훈의 마음속에는 슬픔과 분노만이 소용돌이쳤다.당당하던 신사 상인 연합회 회장이 이렇게 누군가에게 맞아서 얼굴이 시뻘게지다니!그는 마음이 씁쓸하고 울적하고 괴로웠다.창피한 것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체면치레 몇 마디로 이 상황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는 계속 헛소리를 들이대면 자신의 체면이 더욱 구겨질 것이 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자신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 뿐이다.그래서 엄도훈은 쓸데없는 말 대신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이 자식! 딱 기다려. 네놈을 밟는 일에 우리 서문 천문채 사람까지 부를 필요도 없어!”“우리 신사 상인 연합회에는 수백 명의 형제와 십여 명의 고수들이 있어!”“아주 뼈마디마다 꼭꼭 밟아 줄 것이야!”말을 하면서 엄도훈은 어딘가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그는 신사 상인 연합회를 총출동시킬 모양이었다.그제야 하현은 바라보는 진홍헌의 눈가에 의기양양한 빛이 다시 슬슬 떠오르기 시작했다.하현은 확실히 싸움 실력도 좋고 배짱도 두둑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하지만 문제는 지금 이 시대가 개개인의 싸움 실력만 좋다고 마음대로 휘저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란 것이다!돈, 권력, 인맥, 역량, 배경이 모든 것을 대표하는 시대이다.하 씨 성을 가진 놈이 싸움을 잘하면 뭐해?손을 끊어 놓으면 뭐해?이럴 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만둘 줄도 모르고 신사 상인 연합회를 자극해 결국 총출동하게 만들어 서남 천문채까지 나서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몰고 갔으니!이 모든 일로 미루어 보아 식견이 부족한 얼뜨기임에 틀림없다.하 씨 이놈은 실력이 좀 있다고 해도 그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수백 명이 한꺼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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