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술당의 당주 하현이 죽을 작정을 한 모양이군! 겁도 없이!”용천오가 피를 토하며 포효하던 바로 다음 날.무성 종합병원에서 양손에 붕대를 감은 용천진은 벽걸이 TV에 시선을 던졌다.그의 72명 여자 중 한 명인 사청인이 그의 다리를 세심하게 주무르고 있었다.그녀는 몸에 착 달라붙는 의상을 입은 덕에 잘록한 허리와 우뚝 선 가슴이 숨 막힐 듯한 곡선을 이루었다.시스루 옷 사이로 비치는 아찔한 살갗이 진찰을 하러 온 의사들의 눈길을 여지없이 끌어모았다.그러나 의사들은 사청인에게 힐끔힐끔 눈길을 주면서도 용천진을 볼 때는 벌벌 떨며 똑바로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이 일은 100% 하현의 자작극이에요.”사청인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그 모습이 방금 피어난 꽃처럼 아름다웠다.“하현과 우리가 손을 잡은 관계로 용천오와 무성 상맹은 지금 벼랑 끝에 서 있어요.”“용천오는 그 총명한 머리를 가지고 지금쯤 아마 신중 또 신중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담금질하고 있을 거예요.”“하현을 계속 자극하는 것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고 멸망을 초래하는 길이라는 걸 모르지 않을 거구요.”“그런데도 일이 벌어졌고 붙잡힌 사람도 고문을 당한 뒤 그들이 무성 상맹 출신임을 자백했어요!”“어이없을 정도로 한 방에 당한 거죠!”“처음부터 용천오가 시켜서 한 짓이라고 인정했으면 경찰서에서도 의심을 했을 거예요.”“하지만 고문을 당한 뒤에 자백을 했으니 경찰은 신빙성 있는 진술이라 믿을 거구요.”“간단히 말해 하현이 아주 마음을 먹고 용천오한테 덮어씌운 거죠!”“하현 그놈이 제대로 일을 할 때는 정말로 자비가 없다니까요. 상대의 허를 찌르는 데 한 치의 오차도 없어요!”“이런 사람은 적이 아니라 영원한 친구로 두어야 해요.”“용천오는 머리가 나빠서 조한철을 뒤에서 부추기기만 하다가 하현한테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어요!”말을 하는 동안 사청인은 입가에 새어 나오는 미소를 숨길 수가 없었다.하현이 준 수표는 그녀가 안전한 곳에
분명 하현과 진주희는 자선 파티에서 있었던 일을 한 마디도 누설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킨 듯했다.현장에 있던 모든 하객들도 당연히 그날의 일에 대해 입을 꾹 다물었다.현장의 일을 알 리 없는 모지민은 자신이 그토록 떠받드는 용천진이 그날 하현에게 미친 듯이 맞았다는 사실을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것이다.그래서 지금 그녀는 하현을 아주 하찮은 존재로 말했다.“이렇게 하는 건 그가 대중 앞에 떳떳하게 나설 수 없는 하찮은 인물이라는 걸 스스로 보여주는 행동일 뿐만 아니라 사장님의 명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구요!”“사장님이 어떻게 저런 소인배와 협력할 수 있을까 의아해할 거예요!”“그래서 말인데요. 사장님, 난 사장님이 그 하현이라는 사람과 손을 잡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사장님은 장남에 장손이니 자연스럽게 상석에 앉을 거예요.”“용천오 따위 태생의 인물과는 비교도 안 되는 신분이에요!”“그러니 여론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구요!”“그렇지 않다가 만약 집안의 장로들에게 꾸지람이라도 들으면 정말 곤란해져요.”“그러니 사장님께서 지금이라도 나서서 하현 그놈의 파렴치한 행동을 막으셔야 해요.”“용천오와 무성 상맹을 직접 재정립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사장님의 명성에는 충분히 좋은 영향을 미칠 거예요!”“용천오 그놈이 은혜를 안다면 사장님이랑 싸울 생각을 접고 용천두를 칠지도 모르잖아요?!”“그게 사장님한테는 더 이득 아니에요?”모지민은 마치 자신이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양 의기양양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읽을 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그녀가 일부러 사청인과 상반된 주장을 하고 싶어서 저런 발언을 한다는 걸.“그만!”용천진은 얼굴이 검붉어지며 모지민을 향해 호통을 쳤다.“머리가 있다고 다 생각이 있는 줄 알아? 딴따라가 뭘 안다고 이래라 저래라야?”“복잡하게 돌아가는 암투의 세계를 바보 같은 여자가 어떻게 이해한다는 거야?”“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 지껄이면 그땐 정말 가만
모지민은 아연실색하며 입을 열었다.“사장님, 무성 바닥에서 양날의 칼은 고사하고 양쪽에 총이 날아와도 어찌 사장님을 다치게 할 수 있겠어요?”“넌 몰라.”“하현이 마음만 먹으면 미친 사람처럼 돌진할 뿐만 아니라 두려움이 뭔지도 몰라. 그따위 것 신경도 쓰지 않아.”“그를 곁에 두는 것은 시한폭탄, 그것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둔 거나 마찬가지야.”용천진은 모지민을 그저 가지고 노는 노리개처럼 취급하지는 않았는지 천천히 말을 이었다.“그래서 난 용천오를 해결한 후에 하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궁리하고 있는 거야...”용천진의 눈동자에 의미심장한 빛이 감돌았다.하현에 대한 두려움과 존경심도 있었지만 지울 수 없는 사무친 원망도 있었다.그래서 하현을 대할 때 철저하게 냉정을 유지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모지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사장님, 하현이 양날의 검이라고 하셨는데 만약 그 검이 매우 유용하다면 그를 이용해 용천오를 베고 용천두를 베어버리면 되잖아요?”“사장님이 상석에 오른 다음에 하현을 처리하고자 한다면 말 한 마디면 해결되지 않을까요?”“내가 상석에 오른 다음에?”용천진이 냉소를 흘렸다.“용천오와 용천두가 모두 목이 베이는 날, 아마도 하현은 나한테 선수를 칠지도 몰라!”“왜냐하면 내가 오르려는 상석을 하현 그놈도 원하기 때문이지!”“뭐라구요?!”모지민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하현이 무슨 자격으로 용 씨 가문의 상석에 앉으려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용 씨 가문이 아니라 용문이야.”용천진은 물 한 잔을 들고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하현 그놈이 용문 집법당의 새로운 당주일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을 들었어.”“게다가 그는 지금 용문대회에 출마해 최종 대회에 나갈 자격을 얻었어.”“일단 그가 모든 자리를 독차지하게 된다면 용문 집법당 당주의 신분도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용문을 차지할 수 있지. 충분히 명분이 서는 얘기니까!”
모지민은 얼떨떨해하며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용천오는 지금 사장님에 대한 원망이 극에 달했겠는데요, 안 그런가요?”“용천두 쪽에서도 마찬가지예요. 하현이 벌이고 있는 일들의 배후에 사장님이 있을 거라고 오해하고 있을 거예요.”“이런 상황에서 용천두도 뭔가 대비를 하고 있을지도 몰라요.”“하 씨 성을 가진 그놈은 겉으로 보기에는 사장님이 손에 쥔 검 같지만.”“실제로는 오히려 스스로를 위해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거죠.”“용천오를 해결하는 기세를 빌려 사장님과 용천두도 함께 쓸어버리려는 거 아닐까요?”“그렇다면 그는 자신이 사장님의 도구인 양 판을 벌이면서 결국 본인은 산에 앉아서 범이 싸우는 것을 구경하는 꼴이 되는 거군요.”모지민이 분석한 것을 들은 용천진의 얼굴에는 냉엄한 빛이 떠올랐다.그는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말했다.“하 씨 그놈이 물건은 물건이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스스로 판을 벌여 손을 쓰면서도 저 너머에 보이지 않는 수를 두어 전체 판을 휘감아버리려는 것이다.고수의 면모를 여지없이 풍기는 대목이었다.용천진은 하현의 수법에 혀를 내두르면서 눈가에 살의를 떠올렸다.하현이 꾸미고 있는 음흉한 계략이 그의 눈앞에 선명하게 보이는 듯했다.“사장님, 그렇다면 하 씨 그놈은 정말 상종하지 못할 몹쓸 놈이에요!”“용천오가 무너지면 사장님도 덩달아 위험해질 수 있잖아요!”앞으로의 부귀영화와 관련된 일이라 모지민도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사장님은 이렇게 정직하고 좋은 사람인데 하 씨 그놈은 비열하고 파렴치한 소인배예요!”“정면으로 부딪친다면 그는 결코 사장님의 상대가 되지 못할 거예요. 하지만 그놈이 음모를 꾸며 사장님을 공격할까 봐 그게 두려워요.”모지민은 자신의 남자에 대한 걱정으로 얼굴이 어두워졌다.“사장님, 우리 가능한 한 빨리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그놈한테 당할 수 있어요!”“괜찮아. 방금 내가 말했잖아? 며칠 후에 하현을 식사 자리에 초대했으
하현은 그녀의 말에 더 이상 아무것도 따지지 않았다.“좋아. 사청인 당신이 그렇게 말을 하니 나도 체면을 세워 줘야지.”“이번 초대가 죽음으로의 초대이든 진심에서 우러난 초대이든 가 보지 뭐!”“용천진한테는 시간에 맞춰 가겠다고 전해줘.”“서프라이즈 기대하고 있다고도 전해주고.”하현의 말속에 들어 있는 가시를 알아차리고도 사청인은 모른 척 순진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알았어. 용천진한테는 당신의 진심을 잘 전달할게.”그녀는 말을 마치며 소파에 깊숙이 허리를 묻었다.옥같이 매끄럽고 늘씬한 다리를 아찔하게 포개며 그녀는 하현에게 옆자리를 권했다.“하현, 앉아. 싸우면서 정든다고 우리고 꽤 친해진 느낌이야, 그렇지?”“그전에는 실례가 많았어. 오늘 이 자리는 내가 마련한 작은 성의로 알아줘.”“물론 당신이 다른 걸 요구한다면 성심을 다해서 만족시키도록 해 볼게.”“이건 용천진의 당부이기도 해.”사청인의 말속에 의미심장한 뜻이 담겨 있었다.좋은 술과 미인이 눈앞에 있다.남자라면 누구나 군침을 흘릴 만한 상황이었다.그러나 시간이 지나감에도 사청인의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자 그녀의 담담했던 시선이 점차 의아한 빛으로 변했다.왜냐하면 하현의 눈동자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고 비아냥거림도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녀가 예상했던 사악함도 없었다.하현의 흔들림 없는 모습에 천하의 사청인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여색 앞에서 이렇게 마음이 굳건한 남자는 연예계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이윽고 요염하고 새침한 기운이 사청인의 얼굴에서 사라졌고 그녀는 편안한 얼굴로 하현을 바라보며 겸연쩍은 듯한 미소를 보였다.“하현, 미안해. 내가 당돌했어.”“아니야. 당돌하기는. 그런 거 없었어. 그냥 내가 미인을 대하는 태도가 좀 서툴러.”하현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난 사청인 당신과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아무래도 요즘은 친구라는 관계가 더 안정적이기도 하고.”“용천진과
하현이 고개를 들고 진지한 눈빛으로 사청인을 쳐다본 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청인 사장님, 당신이 이렇게 말하면 난 당신이 날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밖에 말할 수 없어.”“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며 말을 하는 자리에서 이걸 돌려줘? 이건 날 너무 무시하는 행동이지 않아?”“지금 난 무성 사람들한테 구세주라고 불리고 있는데 내 면전에서 이런 행동은 좀 받아들이기 어려운데, 안 그래?”말은 이렇게 했지만 하현의 얼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사청인은 누구보다 총명한 여자였고 총명한 여자였기에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나중에 반드시 혼란을 겪게 된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하현은 눈앞의 여인을 조금 더 좋아하게 되었다.“하현, 당신 체면은 당연히 세워 줘야지.”“다만 당신도 알다시피 난 용천진의 72명 여자 중 한 명이야.”사청인은 누구나 다 아는 핑계를 댔다.“용천진이 지금은 날 찾지만 언제 발길이 뜸해질지 몰라.”“겉으로 보기엔 내가 지금 그럴 싸한 자리에서 대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현 당신이 예상한 대로 난 가진 돈이 별로 없어.”“전 재산을 다 합쳐도 이십억이 넘지 않아.”“그래서 이 수표에 적힌 천억은 내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액수야.”“하지만 재물이 화를 초래한다는 말이 있잖아!”“내가 이 돈을 가지고 있으면 결국 어떤 식으로든 용천진한테 들킬 거야.”“그렇게 되면 난 정말 죽어서도 갈 곳이 없는 처지가 될 거야...”“그러니 하현, 날 위해서, 그리고 우리의 우정을 위해서, 이 돈은 그냥 가져가 줘.”사청인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경호원을 쳐다보았다.여전히 침착하고 흔들림 없는 얼굴이었다.“사청인 사장님의 이유가 그럴싸해서 어쩔 수 없이 이 수표는 돌려받아야겠군.”하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테이블 위의 수표를 집었다.“다만 사청인 사장님은 여전히 진실을 말하지 않는군.”“당신이 서둘러 수표를 돌려준 건 용천진
”이 돈은 지금 무성 황금 회사의 주식으로 바꿀 수 있어.”“사청인 당신도 무성 황금 회사의 미래가 얼마나 밝은지 알고 있을 거야.”“무성 황금 회사의 주식이 있으면 앞으로 해외로 나가든 국내 어느 도시에서 정착하든 평생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거야.”“이름 없는 여자로 사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아?”하현은 자신의 의중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그의 목적은 사청인을 무성 황금 회사라는 전차에 묶는 것이었다.설은아든 자신이든 어차피 무성에 오래 있을 수 없다는 것을 하현은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사청인 같은 사람이 무성 황금 회사에 있다면 회사 운영에는 절대 문제가 없을 것이다.사청인은 하현의 말을 듣고 처음에는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화사한 미소를 입가에 내걸며 말했다.“하현, 당신이 내민 조건은 사람을 회사로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무슨 내연녀를 몰래 키우려는 것 같아!”그녀는 하현이 무성 황금 회사의 운영만을 위해 자신을 끌어들이려는 게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었다.자신을 용천진의 끄나풀로 삼아 곁에 두기 위함일 가능성이 컸던 것이다.그녀는 용천진의 곁에서 오랫동안 그와 함께 했기 때문에 무성의 위아래 인맥들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가 있으면 무성의 여러 국면들을 타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사청인, 난 당신을 내연녀로 키울 수가 없어! 내 아내가 날 찢어 죽이려고 할 거야!”하현은 웃으면서 사청인이 은근슬쩍 내비쳤던 묘한 감정을 단번에 물리쳤다.“하지만 난 진심으로 사청인 당신을 데려오고 싶어.”“무성 황금 회사 집행총재 자리가 계속 비어 있었는데 내 생각에는 당신을 위해 지금까지 이 자리가 공석이지 않았나 싶어.”말을 하면서 하현은 잔을 들었다.그러자 사청인도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하현, 그런 말을 하면 용천진이 당신을 오해할 수도 있는데 그건 두렵지 않아?”“어쨌든 난 아직 그의 여자니까.”“사실 난 당신이 그의 여자가 아니라 그의 도구라고 생각해...”“도구?”
”탕탕탕!”인도인들은 쓸데없는 말 대신 냉담한 표정으로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총탄이 사방으로 날아다녔고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일반인이었다면 벌써 온몸에 총상을 입었을 것이다.“하현, 조심해!”사청인도 무의식중에 입을 열었다.하지만 하현은 재빠른 몸놀림으로 사청인의 가느다란 몸을 그대로 안고 귀빈실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그러면서 그는 뒤로 물러서지 않고 몸을 비틀어 전방을 향해 돌진했다.그는 빗발치는 총탄을 가까스로 피하며 어느새 인도인들 앞에 몸을 드러내었고 닥치는 대로 손바닥을 휘둘렀다.“촥촥촥촥!”얼굴을 맞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총을 든 인도인들은 하현에게 덤벼드는 족족 얼굴을 맞고 땅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위력이었다!너무나 강력한 한 방이었다!이 광경을 보고 용 씨 가문 경호원들이 모두 아연실색했다.그들은 하현의 실력이 이렇게 무시무시할 줄은 몰랐다.총탄이 빗발치는 곳에서 몸을 피해 어느새 인도인들을 기습해 그들을 날려버린 것이다.이게 사람이 한 짓이란 말인가?귀신이 곡할 만큼 무서운 실력이었다!그러나 용 씨 가문 경호원들을 더욱 놀라게 한 건 벌벌 떨고 있는 사청인에게 다가간 하현이 그녀의 머리를 감싸주자 그녀가 안정을 되찾은 듯 진정하는 모습이었다.십여 분 만에 사청인은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그녀도 이런 험악한 총탄 앞에서는 여자였다.심호흡을 몇 번 하던 사청인은 하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하현이 제때 반응하지 않았다면 사청인도 이미 죽은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천성이 차가운 사청인도 하현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했고 한편으로는 눈에 살의를 떠올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이 인도인들이 어떻게 여기에 나타났지?”“누가 보낸 걸까?”“누가 나한테 이따위 짓을 했을까?”“이들이 이렇게 가까이까지 오도록 어떻게 안 들킬 수가 있었지?”“다들 밥만 먹고 뭐 했어?”사청인은 경호원들에게 싸늘한 눈빛을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