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남의 말에 그의 측근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성호남의 말처럼 용 씨 가문을 등에 업은 성 씨 가문 사람들은 거칠 것이 없었다.성원효도 마찬가지였다.감히 그를 건드릴 자가 있을 리 만무했다.하현처럼 물정 모르는 외지인 말고 누가 감히 성원효를 죽일 수 있겠는가?이러니 어떻게 성호남이 날뛰지 않겠는가?성호남이 분노를 가누지 못하고 미쳐 날뛰는 모습을 보고 진주희가 입을 열었다.“성호남, 당신은 지금 억지를 부리고 있어요. 정말로 우리랑 끝까지 싸우겠다는 겁니까?”성호남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그래, 맞아!”“당신들은 도끼파도 장악했고, 용문 집법당도 차지했고 황금 회사까지 손에 넣었다지! 그런데 그게 뭐 어떻다는 거야?”“우리 성 씨 가문은 뭐 그냥 가만히 보고 있을 줄 알았어?”진주희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신네 집안이 가만히 있든 그렇지 않든 내가 상관할 바 아니지만 하현에게 누명을 씌우고 계속 이런 식으로 한다면 나도 절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진주희의 말을 듣고 있던 설은아는 갑자기 정신이 멍해졌다.하현이 언제 이렇게까지 성장했지?예전에는 이슬기가 있었고 지금은 진주희가 있다.이렇게 능력이 훌륭하고 탁월한 여인들은 왜 모두 하현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고 하는 걸까?“뭐?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성호남은 비아냥거리며 냉소를 지었다.“당신도 외지인일 뿐인데 무슨 자격으로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거야?”“난 내 아들의 복수를 반드시 되갚아 주어야겠어!”“법이 당신들을 벌하지 않으면 나 스스로 당신들을 벌하겠어!”성호남의 표정은 점점 더 섬뜩해져 갔고 목소리는 칼날을 문 것처럼 살벌했다.“만약 내가 당신의 아들을 죽였다는 명백한 증거를 당신이 제시하지 못한다면 법 따위 필요없어요. 내가 나서서 당신의 목을 베면 되니까.”하현이 앞으로 나서서 냉랭한 얼굴로 말했다.“실질적인 증거도 없이 누명을 씌우면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죠!”다만 말은 이렇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워!”성호남이 하현을 가리키며 소리쳤다.“하 씨! 내 아들의 복수는 내 손으로 꼭 갚아주겠어!”“지금까진 어땠을지 몰라도 이번엔 절대 피할 수 없을 거야!”하현은 미간을 찌푸렸다.성호남이 정말로 자신과 끝까지 죽기 살기로 싸우기를 작정했다는 걸 깨달았다.그는 손바닥을 들어 올릴까 말까 고민했지만 이곳은 경찰서 입구이기도 했기 때문에 마음을 접었다.“한번 해 보시죠!”하현의 표정이 차갑게 식었다.“하지만 한 번만 말할 테니 잘 들어요. 아들이 죽어서 많이 상심했을 걸 감안해서 오늘 있었던 충돌은 더 이상 따지지 않겠습니다.”“하지만 만약 이후에도 나한테 이런 행동 보인다면 그때는 죄송하지만 당신네 성 씨 가문을 무성에서 완전히 발도 못 붙이도록 만들어 버릴 겁니다.”“탁!”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현은 발걸음을 내디뎠다.묵직한 발자국 소리가 사방을 울렸고 하현이 디딘 곳에 미세한 균열이 번졌다.푸른 돌이 깔린 바닥이 갑자기 분진을 일으키며 들썩거렸다.“어떻게...”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성호남은 몸을 움찔거리며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파편을 겨우 피했다.그러나 그의 반응은 재빠르지 못해서 결국 파편들이 그의 뺨을 덮어 생채기를 냈다.한바탕 혼란을 겪은 뒤 성호남의 낯빛은 말할 수 없이 일그러졌다.수많은 무성 고수들을 봐 왔다.하지만 벽돌이 파편을 일으켜 사람을 공격하는 이런 수법을 성호남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너무 무서웠다.성호남은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성경무가 왜 하현을 함부로 하지 못했는지 성호남은 그제야 깨닫기 시작했다.“가자!”하현은 성호남 일행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설은아의 손을 잡고 담담한 표정으로 차량 행렬을 가로질러 앞에 있는 차량에 올라탔다.하현의 모습이 사라지고 난 뒤에야 성호남은 분노에 찬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핸드폰을 더듬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개자식! 하 씨 네놈이 감히 나
성호남은 뭔가 싸한 기분을 느꼈다.하지만 그도 지독한 사람이었다.그는 의자 밑에서 정교하게 만들어진 총을 한 자루 꺼낸 다음 차 문을 발로 차고 경호원과 비서를 대동하고 정원으로 들어섰다.아니나 다를까 정원의 문틈이 벌어져 있었고 그 안에서는 짙은 피비린내가 났다.그는 미간을 심하게 찌푸렸고 안색은 급변했다.“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모두 안전장치를 풀어!”“들어가 보자구!”성호남은 말을 하면서 경호원과 비서를 이끌고 직접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바닥에는 수없이 많은 핏자국들이 흩어져 있었다.본관 로비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순간적으로 성호남의 머리카락이 쭈뼛 서면서 불길한 예감이 심장을 파고들었다.그는 부하들에게 홀을 향해 총을 겨누라고 손짓을 했다.“누가 농간을 부리는 거야? 어서 썩 꺼지지 못해!”“성 씨 가문 대들보께서 왜 이렇게 늦게 오십니까그래!”바로 그때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 약간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소리에 성호남은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용천오, 어찌 당신이 우리 정원에 있어?”“내 부하들이 실수로 당신을 건드린 거야?”“누구인지 말만 해! 내가 그놈의 조상들 무덤까지 다 파헤쳐 버릴 테니까!”성호남이 말을 하는 동안 용천오가 홀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하얀 양복을 입은 용천오는 피비린내에 익숙하지 않은 듯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그 뒤로 노인 한 명과 전통의상 차림에 금테 안경을 쓴 섹시한 여자가 나타났다.무성 마 씨 집안 마영아.마영아의 냉담한 시선이 성호남에게 향했다.“성호남, 그동안 용천오와의 의리를 생각해서 당신의 아들을 죽인 원수가 누구인지 특별히 말해드리죠.”“그런데 당신이 복수를 하건 말건 그건 알아서 하세요!”“감히 용천오에게 사람을 보내달라 마라 하다니!”“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아세요?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용천오의 손을 빌리려는 거예요?”“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이튿날 아침 다급한 핸드폰 벨소리가 하현의 잠을 깨웠다.그가 전화를 받자마자 맞은편에서 진주희의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하현, 또 큰일이 났어요. 어젯밤 글쎄 성 씨 가문이 화를 당하고 말았어요...”하현이 현장에 갔을 때 이미 성 씨 가문 정원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성 씨 가문 친척들 외에도 경찰서에서 온 사람들, 그리고 용문 집법당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다.무성에서 멸문의 화를 당하다니 모두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무성의 상류층 사람들은 격노하며 범인을 잡는 데 엄청난 현상금을 내걸었다.진범을 잡을 수만 있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 같았다.진주희는 뒤쪽에 서서 모여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사건이 벌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무성의 상류층들이 합류해 진범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그녀는 일부러 다른 사람들과 떨어진 뒤쪽에 서서 하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하현이 모습을 드러내자 진주희가 바로 다가갔다.“하현, 아침 일찍 번거롭게 해 드려 죄송해요.”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그는 성호남과 아무런 감정적인 관계가 없었음에도 어제 양측은 무성 경찰서 앞에서 격렬한 충돌을 겪었다.그 충돌이 일어나자마자 그날 밤 성 씨 가문이 화를 당했다.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하현은 꼭 알아야 했다.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너무나 음모의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 용문 집법당이 하현의 수중에 들어왔다는 것이었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일을 처리하기가 무척 난감했을 것이다.“어제 우리와 충돌한 뒤 성호남 일행은 바로 성 씨 저택으로 돌아왔어요.”이미 상황 파악을 끝낸 진주희가 빠르게 하현에게 보고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그 이후로는 아무도 그들의 행방을 알지 못해요.”“성 씨 가문 저택의 모든 CCTV가 먹통이 되었거든요.”“성호남의 시체를 보니 그를 죽인 사람은 단검을 썼어요. 한 방에 죽였으니 저항할 기회조차 없
”무성 전체에서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돼?”“많지 않죠.”진주희는 하현의 말을 받았다.“황금궁의 특사, 용문의 거물들, 용 씨 집안 젊은이들...”“그 외에는 없어요.”하현은 진주희의 말을 듣고 담담하게 말했다.“용문의 몇몇 거물들, 나까지 포함해서?”진주희는 쓴웃음을 지었다.“당주께선 어떻게 생각하세요?”“그러니까 현장에 있는 모든 증거들이 나를 향해 있다는 거 말이야?”하현이 헛헛한 미소를 떠올렸다.“그렇지만 이런 우회적인 증거들 말고는 내가 한 짓이라는 증거가 없지 않아?”진주희는 눈이 동그래지며 입을 열었다.“당주,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어요.”“우리가 했다는 실증도 없지만 우리가 한 짓이 아니라는 증거도 없어요.”“아무래도 이런 점을 들어 누군가 우리한테 누명을 씌우려는 게 분명해요.”하현은 눈을 매섭게 뜨고 용 씨 가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그러다 잠시 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정말 대단한 놈이야. 날 죽이려고 자기가 키우는 개도 발로 차서 죽일 수 있다니...”진주희는 하현에게 시선을 돌렸다가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당주, 그러니까 당주의 뜻은 용천오가...”“하 씨!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나타난 거야?!”하현이 진주희와 머리를 맞대며 고심하고 있던 그때 누군가가 하현을 발견하고 소리쳤다.성 씨 가문 저택 안쪽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하현을 향해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앞장선 사람은 역시 용 씨 가문의 방계 용목단이었다.비록 그의 얼굴에는 아직 그날의 흔적이 엷게 남아 있었지만 그의 곁에 늘어선 고수들 때문에 아주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하현에게 당하긴 했지만 용 씨 가문 어른으로서 기개를 잃지 않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만 아랫사람들이 그를 계속 따를 것이다.용목단은 성큼성큼 하현 앞으로 걸어와 악랄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현, 당신 일 처리하는 스타일이 너무 악랄하잖아!”“용호태와 성원효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성호남
”모두가 알고 있어. 당신과 성호남이 어제 충돌이 있었다는 거!”“어제 무성 경찰서 앞에서 협박까지 했다던데!”“당시 증인이 수도 없이 많아!”“성호남이 이빨을 드러내며 먼저 선수를 칠 것 같으니까 어젯밤 당신이 바로 성 씨 가문 저택에 와서 사람을 죽였잖아!”“게다가 당신은 성호남을 욕보이게 하기 위해 무릎까지 꿇게 한 후 그를 죽였어!”“당신의 이런 행동 너무 파렴치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용목단은 마치 자신이 정의의 사도라도 된 것처럼 말했다.“그런 관점에서 볼 때 당신이 살인자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실제적인 증거는 없지만 말이야!”“모든 사람들은 훤히 다 알고 있어!”“이제 당신은 절대 발뺌할 수 없다고!”“만약 법이 당신을 심판할 수 없다면 나 용목단이 용 씨 가문을 대표해서 당신을 심판할 거야!”말을 마치며 용목단은 마치 그가 법의 화신이라도 된 것마냥 정의롭고 늠름한 표정을 지었다.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용목단의 말을 듣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하현에게 쏠렸다.성 씨 가문 친척들과 친구들은 모두 분노에 찬 얼굴이었고 무학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이를 갈며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 하현을 노려보았다.그러나 하현은 시종일관 무덤덤한 표정으로 뒷짐을 진 채 용목단을 응시할 뿐이었다.“나이 먹어서 그렇게밖에 못 해? 늙어서 밥은 함부로 먹어도 되지만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되지!”“증거도 없이 날 살인자로 몰아붙여?!”“또 나한테 누명을 뒤집어씌우려고?!”“당신은 그동안 나한테 당한 것 때문에 원한이 들끓었겠지!”“그래서 나와 성호남이 충돌했다는 사실을 알고 만반의 준비를 한 후 성호남을 죽였어. 목적은 나한테 그 누명을 뒤집어씌우기 위해서!”하현의 표정이 독사처럼 차갑고 매서웠다.“그리고 당신은 용천오의 신분을 이용해 성호남을 제압한 뒤 감히 저항하지 못하게 무릎을 꿇리고 죽였지!”“용목단, 당신이야말로 이 사건의 진범이라고 할 수 있어
용목단은 믿을 만한 사람을 찾은 듯 눈을 번뜩이며 하현을 바라보았다.“하 씨! 잘 들었어?”“내 조카가 증거를 가지고 왔군. 시간적으로도 충분한 알리바이가 있는 데다가 마침 현장에도 나타났어!”“그 밖에 당신한테는 분명한 살해 동기도 있어!”“하 씨! 무슨 할 말 있어?!”하현은 용목단을 바라보며 가타부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눈꼬리를 가늘게 뽑으며 용이국에게 시선을 던졌다.“물론이지!”용이국은 눈을 흘기며 하현을 바라보았다.비록 그가 오기 전에 하현에 대한 자료를 샅샅이 살펴보았고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막상 하현을 맞닥뜨리자 그는 하현의 범상치 않음에 적잖이 놀랐다.하현이 어떻게 이렇게 젊은 나이에 손쉽게 종인검을 처리하고 강력한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동시에 하현에게 걸려 있는 하 세자, 당주 등과 같은 신분들이 용이국의 마음에 적잖은 질투를 불러일으켰다.자기보다 훨씬 어린놈이 무슨 자격으로 저 높은 자리에 올랐을까?비록 상대의 범행으로 장인 일가가 몰살당하면서 명실공히 성 씨 가문의 모든 자산을 물려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용이국은 온전한 자신의 신분을 앞세워 하현을 밟아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다.스스로의 힘으로 하현을 짓밟아야 자신의 아내에게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도 만족스러운 설명을 할 수 있는 것이다.이런 생각을 염두에 두고 용이국은 눈을 가늘게 뜬 채 하현을 냉랭하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성 씨 가문 저택으로 들어가는 당신의 모습과 떠날 때의 모습이 CCTV에 선명하게 찍혔어.”용이국은 하현을 노려보며 또박또박 따지고 들었다.“당신의 정체가 무엇이든, 당신이 어떤 신분을 가지고 있든 난 상관하지 않아!”“당신이 내 장인 일가를 죽였으니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법이 당신을 철저히 처벌하도록 만들겠어!”“만약 법이 당신을 벌하지 못한다면 내가 직접 당신을 보내버릴 거야!”용이국의 당당한 자태를 보고 하현
서울시 SL빌라. 오늘은 설씨 어르신의 칠순 잔치가 열리는 날이다. 집안에는 이미 손님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설씨 집안의 자손들은 너나 할것없이 준비해온 선물을 어르신께 드리면서 이구동성으로 웨쳤다."어르신, 항상 건강하시고 만수무강하세요."의자에 앉아있는 설씨 어르신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래, 아가들아. 오늘 내 기분이 참 좋으니 너희 소원을 각각 하나씩 들어주도록 하자꾸나! 갖고 싶은 것을 말해 보도록 하거라.""할아버지, 저는 바다 근처에 있는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싶어요. 그리 비싸지 않아요. 2억 정도밖에 안 돼요...""할아버지, 저는 한정판 샤넬 백을 갖고 싶어요...""할아버지, 저는 BMW 스포츠카 한 대를 갖고 싶어요...""할아버지, 저는 롤렉스 시계를 갖고 싶어요...""...""좋아. 내가 너희 소원을 하나 하나 다 이루어주마!" 설 씨 어르신은 망설임 없이 약속했다.선물을 요구한 설씨네 젊은이들은 너무 기뻐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싶은 분위기였다.이때, 설 씨 집안 데릴 사위 하현이 갑자기 앞으로 한걸음 나서며 말했다. "할아버지, 저 스쿠터 하나만 사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시장에 채소 사러 갈 때 사용하려고 그러는데.."하현의 말이 끝나자, 설 씨 집안 사람들은 전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모두들 어안이 벙벙해 진채로 하나같이 바보 쳐다보듯 하현을 바라봤다.저 데릴사위 녀석 정신이 나간 건가? 이게 무슨 경우지? 어떻게 고작 데릴 사위 따위가 입을 뻥긋할 수 있지?게다가 하현은 설 씨 어르신의 칠순 잔치에 선물 하나 준비하지 않았다. 그런 신세에 어쩜 저토록 뻔뻔하게 설 씨 어르신께 무언가를 요구하는 걸까? 심지어 다른 것도 아니고 스쿠터였다. 일부러 모욕하려고 그런건가?3년 전, 설 씨네 할머니가 거지같은 몰골인 하현이라는 자를 집안에 들였다. 그리고 자신의 맏손녀인 은아를 강제로 하현에게 시집보냈다. 그러나 결혼 당일, 설 씨네 할머니는 손녀딸의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