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본 하현은 잠시 성호남의 일은 제쳐두고 미소를 머금고 앞으로 나섰다.“은아, 이제 괜찮아. 다 끝났어.”설은아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그녀도 3일 만에 이렇게 무사히 나올 줄은 몰랐다.하현이 그녀의 일 때문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힘을 낭비했는지 짐작하고도 남았다.“하현, 고마워.”설은아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녀는 하현의 뒤에 서 있는 진주희에게도 고마움을 미소로 전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분은...”“아, 소개할게. 이분은 바로 무성 황금 회사의 집행총재 진주희야...”하현이 웃으며 진주희를 소개했다.“참고로 현재 무성 황금 회사의 지분 70%를 그녀가 관리하고 있어.”“간단히 말해서 무성 황금 회사는 그녀가 말하는 대로 운영된다고 볼 수 있지.”하현이 진주희를 소개하는 말을 듣고 설은아는 깜짝 놀랐다.진주희가 그렇게 대단한 여장부일 줄은 몰랐다.그때 뒤에서 줄곧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최희정이 갑자기 어리둥절해하더니 부리나케 앞으로 나와 하현의 멱살을 잡아채며 말했다.“하 씨! 이 자식아! 이 여자가 무성 황금 회사의 지분 70%를 관리하고 있다고?”“그럼 내 지분 40%는?”하현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잘 들어요. 지분 40%는 원래 당신 것이 아니에요.”“당신의 능력 어딜 봐서 40%의 지분을 인수할 사람으로 보여요? 그럴 능력이 된다고 생각하세요?”“만약 이 40%의 지분이 진주희의 관리하에 다른 30%의 주식과 통합해서 지금처럼 무성 황금 회사를 관리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당신들은 이렇게 무탈하게 나올 수 없었을 거예요.”“게다가 당신은 평생 무성 감옥에 갇힐 수도 있었다구요.”하현이 거두절미하고 핵심을 콕 찔렀다.최희정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하현이었다.만약 주식이 모두 자신의 소유라는 사실을 최희정에게 털어놓는다면 아마 최희정은 그 자리에서 바로 미쳐 날뛸 것이 분명했다.모두를 속 시끄럽게
”이 불효막심한 것아! 뭐라고?”언제나 얌전하게 고분고분하던 막내딸이 자신에게 반기를 들자 최희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다시 한번 말해 봐! 내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최희정은 정작 설유아보다 하현이 더욱 원망스럽고 얄미웠다.설은아가 자신의 말을 듣지 못하게 옆에서 조종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막내딸까지 세뇌당해 자신한테 이렇게 말대꾸를 하다니!최희정과 설유아가 말다툼을 벌이자 설은아는 이마를 문지르며 난처한 기색으로 말했다.“엄마, 유아야. 이제 그만해. 그만 싸워!”“겨우 감옥에서 나왔는데 좀 조용히 있을 수 없어?”“그리고 엄마, 엄마는 정말 그 계약서대로 황금 광산의 지분 40%를 엄마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엄마가 가진다고 해도 그걸 엄마가 어떻게 관리할 수 있어?”“무성에 이렇게 많은 귀족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황금 광산의 지분을 무성에 아무런 근거도 없는 여자가 그걸 제대로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겠어?”“내가 보기엔 회사의 지분이 절대로 엄마한테 좋은 게 아니야. 결국 엄마의 명을 재촉하는 명부가 되었을 거야!”“능력이 없는 사람은 그럼 죽으란 말이야?!”최희정은 비아냥거리며 말을 이었다.“좋아, 네 마음이 여전히 이 개자식한테 가 있다는 거지? 흥!”“누가 누굴 죽인다는 거야?”“내가 가져가지도 않았는데 내가 왜 죽어?”“보자 하니까 넌 역시 내가 죽길 바라는 거야. 내가 없으면 넌 아무 부끄러움도 모르고 이놈과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말도 안 되는 소리!”“내가 오늘 바닥에 머리를 쥐어박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허락할 수 없어!”말을 하면서 최희정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활개를 치고 걸어나갔다.최희정은 화를 주체하지 못했고 아무래도 뭔가 일을 낼 것 같아 보였다.바로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도요타 차량이 맹렬히 달려왔다.도요타 차량은 경찰서 정문 앞에 멈춰 서서 모든 사람들의 길을 막았다.이어 뒷문이 거칠게 열리더니 양복
성호남의 기세는 대단했다.만약 몇몇 수사팀장이 그를 막지 않았다면 단번에 하현에게 돌진했을 것이다.“성 선생님, 진정하세요.”이때 진주희가 한 걸음 앞으로 나가 하현의 앞을 가로막았다.“우리는 이미 경찰서에 가서 알고 있는 모든 걸 다 진술하고 오는 길이에요.”“용호태든 당신 아들이든 그들의 죽음은 하현 이분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충돌은 있었지만 하현은 사람을 죽인 적이 결코 없습니다.”“현장의 증거도, CCTV도 다 그걸 증명하고 있어요.”“당신이 억지를 부리지 않으셨으면 좋겠군요...”진주희의 말을 들은 최희정은 얼굴을 가린 채 욕설을 내뱉었다.“이 개자식! 너는 밖에서 별짓을 다 저지르고 다니면서 날 힘들게 하다니!”최희정은 하현의 얼굴에 손찌검을 하려고 손바닥을 들었다가 설은아에게 단호하게 저지당했다.맞은편에 서 있던 성호남은 진주희의 말은 귀담아듣지 않고 싸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진주희 맞지? 당신은 입 닥치고 있어!”“여기에 당신이 끼어들 자리는 없어!”“당신은 이놈이 기르는 개에 불과한데 무슨 자격으로 이렇게 으스대는 거야?”“잘 들어. 당신들이 말하는 그 증거들, 내 앞에서는 아무 소용없어!”“경찰서 사람들을 속일 수는 있어도 나를 속일 수는 없어!”“이 개자식이 사람을 보내 내 아들과 내 친구를 죽였어!”“왜냐하면 분명 그들 사이에는 충돌이 있었거든. 어젯밤 이 자식은 상석에 올랐고 말이야. 그래서 두 사람을 죽인 거지!”“우연이라고 말하지 마!”“만약 이놈이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면 뭐하러 자진해서 알리바이를 털어놓고 녹취록을 작성했겠어, 안 그래?”“도둑이 제 발 저리는 거지!”“역겨워!”“이런 수작은 십여 년 전엔 먹혔겠지!”“하지만 난 그런 수법에 안 속아!”“내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인 줄 알아?”성호남은 하현이 그들을 죽였다고 완전히 믿고 있었다.비록 하현이 직접 나서지 않았다 하더라도 분명 이 사건의 배후에서 모든 것을 계
성호남의 말에 그의 측근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성호남의 말처럼 용 씨 가문을 등에 업은 성 씨 가문 사람들은 거칠 것이 없었다.성원효도 마찬가지였다.감히 그를 건드릴 자가 있을 리 만무했다.하현처럼 물정 모르는 외지인 말고 누가 감히 성원효를 죽일 수 있겠는가?이러니 어떻게 성호남이 날뛰지 않겠는가?성호남이 분노를 가누지 못하고 미쳐 날뛰는 모습을 보고 진주희가 입을 열었다.“성호남, 당신은 지금 억지를 부리고 있어요. 정말로 우리랑 끝까지 싸우겠다는 겁니까?”성호남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그래, 맞아!”“당신들은 도끼파도 장악했고, 용문 집법당도 차지했고 황금 회사까지 손에 넣었다지! 그런데 그게 뭐 어떻다는 거야?”“우리 성 씨 가문은 뭐 그냥 가만히 보고 있을 줄 알았어?”진주희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신네 집안이 가만히 있든 그렇지 않든 내가 상관할 바 아니지만 하현에게 누명을 씌우고 계속 이런 식으로 한다면 나도 절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진주희의 말을 듣고 있던 설은아는 갑자기 정신이 멍해졌다.하현이 언제 이렇게까지 성장했지?예전에는 이슬기가 있었고 지금은 진주희가 있다.이렇게 능력이 훌륭하고 탁월한 여인들은 왜 모두 하현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고 하는 걸까?“뭐?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성호남은 비아냥거리며 냉소를 지었다.“당신도 외지인일 뿐인데 무슨 자격으로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거야?”“난 내 아들의 복수를 반드시 되갚아 주어야겠어!”“법이 당신들을 벌하지 않으면 나 스스로 당신들을 벌하겠어!”성호남의 표정은 점점 더 섬뜩해져 갔고 목소리는 칼날을 문 것처럼 살벌했다.“만약 내가 당신의 아들을 죽였다는 명백한 증거를 당신이 제시하지 못한다면 법 따위 필요없어요. 내가 나서서 당신의 목을 베면 되니까.”하현이 앞으로 나서서 냉랭한 얼굴로 말했다.“실질적인 증거도 없이 누명을 씌우면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죠!”다만 말은 이렇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워!”성호남이 하현을 가리키며 소리쳤다.“하 씨! 내 아들의 복수는 내 손으로 꼭 갚아주겠어!”“지금까진 어땠을지 몰라도 이번엔 절대 피할 수 없을 거야!”하현은 미간을 찌푸렸다.성호남이 정말로 자신과 끝까지 죽기 살기로 싸우기를 작정했다는 걸 깨달았다.그는 손바닥을 들어 올릴까 말까 고민했지만 이곳은 경찰서 입구이기도 했기 때문에 마음을 접었다.“한번 해 보시죠!”하현의 표정이 차갑게 식었다.“하지만 한 번만 말할 테니 잘 들어요. 아들이 죽어서 많이 상심했을 걸 감안해서 오늘 있었던 충돌은 더 이상 따지지 않겠습니다.”“하지만 만약 이후에도 나한테 이런 행동 보인다면 그때는 죄송하지만 당신네 성 씨 가문을 무성에서 완전히 발도 못 붙이도록 만들어 버릴 겁니다.”“탁!”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현은 발걸음을 내디뎠다.묵직한 발자국 소리가 사방을 울렸고 하현이 디딘 곳에 미세한 균열이 번졌다.푸른 돌이 깔린 바닥이 갑자기 분진을 일으키며 들썩거렸다.“어떻게...”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성호남은 몸을 움찔거리며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파편을 겨우 피했다.그러나 그의 반응은 재빠르지 못해서 결국 파편들이 그의 뺨을 덮어 생채기를 냈다.한바탕 혼란을 겪은 뒤 성호남의 낯빛은 말할 수 없이 일그러졌다.수많은 무성 고수들을 봐 왔다.하지만 벽돌이 파편을 일으켜 사람을 공격하는 이런 수법을 성호남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너무 무서웠다.성호남은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성경무가 왜 하현을 함부로 하지 못했는지 성호남은 그제야 깨닫기 시작했다.“가자!”하현은 성호남 일행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설은아의 손을 잡고 담담한 표정으로 차량 행렬을 가로질러 앞에 있는 차량에 올라탔다.하현의 모습이 사라지고 난 뒤에야 성호남은 분노에 찬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핸드폰을 더듬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개자식! 하 씨 네놈이 감히 나
성호남은 뭔가 싸한 기분을 느꼈다.하지만 그도 지독한 사람이었다.그는 의자 밑에서 정교하게 만들어진 총을 한 자루 꺼낸 다음 차 문을 발로 차고 경호원과 비서를 대동하고 정원으로 들어섰다.아니나 다를까 정원의 문틈이 벌어져 있었고 그 안에서는 짙은 피비린내가 났다.그는 미간을 심하게 찌푸렸고 안색은 급변했다.“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모두 안전장치를 풀어!”“들어가 보자구!”성호남은 말을 하면서 경호원과 비서를 이끌고 직접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바닥에는 수없이 많은 핏자국들이 흩어져 있었다.본관 로비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순간적으로 성호남의 머리카락이 쭈뼛 서면서 불길한 예감이 심장을 파고들었다.그는 부하들에게 홀을 향해 총을 겨누라고 손짓을 했다.“누가 농간을 부리는 거야? 어서 썩 꺼지지 못해!”“성 씨 가문 대들보께서 왜 이렇게 늦게 오십니까그래!”바로 그때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 약간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소리에 성호남은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용천오, 어찌 당신이 우리 정원에 있어?”“내 부하들이 실수로 당신을 건드린 거야?”“누구인지 말만 해! 내가 그놈의 조상들 무덤까지 다 파헤쳐 버릴 테니까!”성호남이 말을 하는 동안 용천오가 홀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하얀 양복을 입은 용천오는 피비린내에 익숙하지 않은 듯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그 뒤로 노인 한 명과 전통의상 차림에 금테 안경을 쓴 섹시한 여자가 나타났다.무성 마 씨 집안 마영아.마영아의 냉담한 시선이 성호남에게 향했다.“성호남, 그동안 용천오와의 의리를 생각해서 당신의 아들을 죽인 원수가 누구인지 특별히 말해드리죠.”“그런데 당신이 복수를 하건 말건 그건 알아서 하세요!”“감히 용천오에게 사람을 보내달라 마라 하다니!”“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아세요?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용천오의 손을 빌리려는 거예요?”“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이튿날 아침 다급한 핸드폰 벨소리가 하현의 잠을 깨웠다.그가 전화를 받자마자 맞은편에서 진주희의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하현, 또 큰일이 났어요. 어젯밤 글쎄 성 씨 가문이 화를 당하고 말았어요...”하현이 현장에 갔을 때 이미 성 씨 가문 정원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성 씨 가문 친척들 외에도 경찰서에서 온 사람들, 그리고 용문 집법당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다.무성에서 멸문의 화를 당하다니 모두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무성의 상류층 사람들은 격노하며 범인을 잡는 데 엄청난 현상금을 내걸었다.진범을 잡을 수만 있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 같았다.진주희는 뒤쪽에 서서 모여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사건이 벌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무성의 상류층들이 합류해 진범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그녀는 일부러 다른 사람들과 떨어진 뒤쪽에 서서 하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하현이 모습을 드러내자 진주희가 바로 다가갔다.“하현, 아침 일찍 번거롭게 해 드려 죄송해요.”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그는 성호남과 아무런 감정적인 관계가 없었음에도 어제 양측은 무성 경찰서 앞에서 격렬한 충돌을 겪었다.그 충돌이 일어나자마자 그날 밤 성 씨 가문이 화를 당했다.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하현은 꼭 알아야 했다.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너무나 음모의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 용문 집법당이 하현의 수중에 들어왔다는 것이었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일을 처리하기가 무척 난감했을 것이다.“어제 우리와 충돌한 뒤 성호남 일행은 바로 성 씨 저택으로 돌아왔어요.”이미 상황 파악을 끝낸 진주희가 빠르게 하현에게 보고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그 이후로는 아무도 그들의 행방을 알지 못해요.”“성 씨 가문 저택의 모든 CCTV가 먹통이 되었거든요.”“성호남의 시체를 보니 그를 죽인 사람은 단검을 썼어요. 한 방에 죽였으니 저항할 기회조차 없
”무성 전체에서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돼?”“많지 않죠.”진주희는 하현의 말을 받았다.“황금궁의 특사, 용문의 거물들, 용 씨 집안 젊은이들...”“그 외에는 없어요.”하현은 진주희의 말을 듣고 담담하게 말했다.“용문의 몇몇 거물들, 나까지 포함해서?”진주희는 쓴웃음을 지었다.“당주께선 어떻게 생각하세요?”“그러니까 현장에 있는 모든 증거들이 나를 향해 있다는 거 말이야?”하현이 헛헛한 미소를 떠올렸다.“그렇지만 이런 우회적인 증거들 말고는 내가 한 짓이라는 증거가 없지 않아?”진주희는 눈이 동그래지며 입을 열었다.“당주,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어요.”“우리가 했다는 실증도 없지만 우리가 한 짓이 아니라는 증거도 없어요.”“아무래도 이런 점을 들어 누군가 우리한테 누명을 씌우려는 게 분명해요.”하현은 눈을 매섭게 뜨고 용 씨 가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그러다 잠시 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정말 대단한 놈이야. 날 죽이려고 자기가 키우는 개도 발로 차서 죽일 수 있다니...”진주희는 하현에게 시선을 돌렸다가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당주, 그러니까 당주의 뜻은 용천오가...”“하 씨!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나타난 거야?!”하현이 진주희와 머리를 맞대며 고심하고 있던 그때 누군가가 하현을 발견하고 소리쳤다.성 씨 가문 저택 안쪽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하현을 향해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앞장선 사람은 역시 용 씨 가문의 방계 용목단이었다.비록 그의 얼굴에는 아직 그날의 흔적이 엷게 남아 있었지만 그의 곁에 늘어선 고수들 때문에 아주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하현에게 당하긴 했지만 용 씨 가문 어른으로서 기개를 잃지 않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만 아랫사람들이 그를 계속 따를 것이다.용목단은 성큼성큼 하현 앞으로 걸어와 악랄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현, 당신 일 처리하는 스타일이 너무 악랄하잖아!”“용호태와 성원효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성호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