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은 하문준이 하구천의 야심을 누르고 그에게서 모든 기회를 없애버리기 위해 이렇게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하문준의 갑작스러운 행동은 하현을 격랑에 빠뜨린 것이나 다름없었다.오늘부터 하구천 집안은 자신과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하문준이 얼마나 고심했고 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은 하현도 잘 안다.하지만 어쨌든 뒤통수를 맞았다는 느낌은 떨칠 수가 없었다.하현은 앞으로 나가 자신이 데릴사위가 될 마음이 없음을 선언하려고 했다.하지만 당난영과 하수진의 간절한 눈빛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이 둘도 하현이 오늘 결국은 권력을 장악할 것이란 걸 확신했다.그러나 문제는 하구천을 상석에서 밀어내고 섬나라와 노국의 세력마저 항성과 도성에서 쳐내려면 결국 어쩔 수 없이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닥쳐!”“모두들 입 닥쳐!”바로 그때 노부인이 손에 들고 있던 용머리 지팡이를 치켜들며 노한 기색을 드러내었다.“항도 하 씨 가문의 일에 언제 당신 같은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당신들은 말할 것도 없이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의 수하들일 뿐이야!”“10대 가문, 그리고 다른 4대 문벌, 4대 초석이 와도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의 일에 왈가왈부할 자격은 그 누구도 없어!”노부인은 기분이 몹시 상한 모양이었다.“여기서 감히 누구라도 한마디만 더 하거라!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야! 지난 몇 년 동안 항성과 도성에서의 우정이 깨지더라도 날 탓하지 마!”화풍성이 간신히 애써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노부인, 우리가 항도 하 씨 가문 일에 간섭하려는 게 절대 아닙니다.”“우리는 그저 항성과 도성이 대하에서 영원히 편안하기를 바랄 뿐입니다!”“우리는 단지 항도 하 씨 가문이 해외 세력의 노리개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요!”“우리는 그 목표를 위해서 작은 힘을 보태고 있을 뿐입니다!”“모두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습니까?”노부인은 화풍성의 말에 냉소를 흘리며 차가운 눈빛으로
그리고 하문천과 하문준의 사람들도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난색을 드러내었다.이때만큼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노부인이 완전히 작정하고 모두를 비난하는데 어찌 겁내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러나 불같이 화난 노부인의 태도를 보고 하구천 일행은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노부인이 단호하게 그들의 편에 서 주기만 한다면 하구천의 자리는 태산처럼 안정될 것이다.연회장은 약간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돌았다가 이내 서서히 평정을 되찾았다.생일 연회에 모인 사람들은 노부인의 카리스마에 또 한 번 가슴을 쓸어내렸다.하문준이 어렵게 만들어 낸 기회를 노부인이 이렇게 쉽게 제압할 줄은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역시 노부인은 노부인이었다.바로 그때 하문준이 한발 앞서 하현 앞을 가로막았다.노부인은 얼굴빛이 설핏 변했고 손에 있던 지팡이를 들고 호통을 쳤다.“넷째야!”“이게 무슨 짓이냐?”“아랫사람들이 제대로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서 분란을 만들고 이렇게 우리 가문을 압박하며 가문의 백 년 역사를 무너뜨리려 하다니!”“결국 문주로서 네가 대국을 잘 주관하지 못해서 항도 하 씨 가문을 외부인에게 떠넘기려 하는 거 아니냐?”“머리가 어떻게 된 거냐?”“만약 네가 이 정도밖에 안 된다면 나도 생각을 다시 해 봐야겠다. 문주를 바꿀 수밖에.”하문준은 심호흡을 하고 하구천에게 시선을 돌렸다.그러고 나서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어머니.”“어머니의 생신에 이런 말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하지만 또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군요!”“내가 왜 외부인을 상석에 앉혀야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되십니까?”노부인은 냉랭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내가 어찌 그걸 모를 수 있겠느냐!”“네 아들이 죽었기 때문 아니냐!”“넌 대권을 뺏기고 싶지 않았겠지. 넌 구천이가 네 양자로 들어오는 것도 원하지 않았어!”“그래서 네가 이런 일을 꾸민 게 아니냐?!”“하지만 넷째야, 잘 들어라!”“구천이가 아무리
이 말을 듣고 연회장은 차가운 냉기로 가득 휩싸였다.노부인이 스스로 나서서 하구천을 상석에 앉히기로 결심했다니 분명 아무도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었다.천억짜리 혼수라는 말까지 꺼내놓는 그녀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하지만 사람들은 진정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하구천이 순조롭게 문주 자리를 물려받는다면 노부인으로서 못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그 어떤 대가라도 치를 것이다!결국 상석에 앉는 일은 원래 쌍방의 피 튀기는 싸움이다.항도 하 씨 가문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진 노부인은 사실 소리 소문 없이 하문준의 체면을 세워 주는 척 한발 양보하는 듯 보였다.그러다 노부인이 하문준의 조건을 들어줄 것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을 즈음 뒤통수를 날려버린 것이다.하문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머니, 아무리 생신날 소원이라도 하더라도 그건 들어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노부인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결국 네가 내 생일날 나를 거역하겠다는 것이냐?”“어머니, 말씀하신 대로 오늘은 어머니 생신입니다. 자식 된 도리로 절대 어머니의 생신 소원을 거절하면 안 되는 거지요. 허나...”“어머니의 요구는 사실 항도 하 씨 가문의 미래와 항성과 도성의 정세, 나아가 대하의 전반적인 상황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도저히 들어드릴 수가 없습니다.”“하구천을 상석에 앉히다니! 말도 안 됩니다!”“상석에 앉는 사람이 하현이 아니어도 됩니다!”“항도 하 씨 가문 누구라도 앉을 수 있습니다!”“그러나 하구천만은 안 됩니다!”하문준의 말을 들은 하구천은 갑자기 안색이 어둡게 일그러졌다.마음 같아서는 바로 하문준이 얼굴을 날리고 싶은 심정이었다.넷째 숙부인 문주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체면을 깡그리 뭉개는 행동을 도저히 두 눈 뜨고 가만히 볼 수가 없었다!그야말로 자신의 얼굴을 사정없이 휘갈기는 언행이었다!하구천이 미친 듯이 눈을 희번덕이고 있을 때 노부인이 섬뜩한
당난영의 동작은 번개보다 빨랐다.그 누구도 감히 따라나서지 못할 속도였다.순간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한 하문산의 얼굴을 향해 그녀는 손안에 있던 검을 내리꽂았다.그때 깜짝 놀라며 노부인의 안색이 일그러졌다.무학에 심취해 있던 둘째 아들인 하문산이 당난영의 공격을 막지 못하다니!노부인은 망설일 겨를도 없이 얼른 앞으로 나가 손에 들고 있던 용머리 지팡이를 바로 앞으로 내던졌다.당난영은 갑작스럽게 날아든 지팡이를 미처 막아내지 못했다.노부인이 체면을 구기면서까지 자신을 공격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그러나 당난영은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삼키며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그리고 하문산의 얼굴을 향해 칼을 던졌다.당난영이 그래도 한 가문의 일원임을 생각해 짧은 칼을 썼지만 하문산은 그녀의 칼을 피할 수 없었다.하문산은 그대로 땅바닥에 ‘퍽'하고 쓰러졌다.이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저절로 간담이 서늘해졌다.도저히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두들 할 말을 잃었다.당난영은 하문산에게 일격을 가한 후 하현의 앞으로 돌아와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말했죠. 감히 내 사위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내 시체를 밟고 지나가야 할 거라고.”하문산은 얼굴이 험상궂게 일그러졌고 온몸에서는 식은땀이 흘렀지만 이를 악물고 당난영을 노려보았다.평소 유약해 보이던 당난영에게 이런 능력이 있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노부인의 안색도 어둡게 가라앉았다.“당난영, 넌 정말 무법천지구나!”“감히 시아주버님을 치다니!”“아랫사람으로서 어찌 이런 하극상을 벌일 수가 있느냐?”“반역자다!”“중벌을 받아 마땅한 반역죄를 범한 것이야!”“넷째도 널 지키지 못할 것이다!”당난영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어머니, 이건 무법천지가 아니라 내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예요.”“사위가 얻어맞는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순 없지 않습니까?”하현은 복잡한 심정으로 당난영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
하문준이 위험을 무릅쓰고 하현을 비호하는 것을 보자 하구천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험악해졌다.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쥐고 있던 술잔을 와그작 깨뜨렸다.주변에 있던 곽영준 등은 하구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하문준이 하현의 편에 섰다는 건 소주의 자리에 변수가 생겼다는 뜻이다.결국 절체절명의 순간에 직면하게 된 것이 틀림없었다.노부인은 매서운 눈빛으로 하문준을 바라보았다.잠시 후 그녀는 갑자기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그래, 좋아. 네가 이렇게 그를 지키고 싶다니 그렇게 하려무나!”“문주의 체면을 봐서 네 귀빈을 저 자리에 있게는 하겠다!”“하지만 난 네가 과거의 약속을 그대로 이행하고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을 위해 정당한 일을 하길 바란다!”“아까도 말했지만 오늘은 내 생일이야. 그러니 난 구천이를 항도 하 씨 가문 후계자로 정해야겠어!”“이 일은 그때 너도 받아들인 일이었어.”“그렇다면 항도 하 씨 가문의 미래를 위해서든 항성과 도성의 안정을 위해서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결정하자꾸나!”“내 뜻이 아니라 네 아버지의 뜻이라는 걸 잊지 않았을 거야!”노부인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그러니 넌 구천이를 상석에 앉히고 대국을 주관하게 해야 해!”아버지의 뜻?!하문준의 아버지?전설의 옛 문주 하천성?!순간 연회장은 모두 얼어붙은 듯 고요했다!하천성이 어떤 사람이던가?직접 항도 하 씨 가문을 재건한 거물이었다!게다가 그는 오랫동안 전쟁의 신이었고 줄곧 관문을 닫아걸고 천인합일의 이치에 닿으려고 수양한 사람이었다.하구천이 상석에 앉는 일이 하천성의 뜻이었다고?순간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하문준에게 쏠렸다.하문준이 노부인의 뜻을 거역할 수는 있어도 감히 옛 문주의 말을 거역할 수 있겠는가?옛 문주의 명망과 역량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말 한마디면 하문준의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는 인물이었다.순간적으로 입을 꾹 다물어 버린 하문준을 바라
”넷째 오빠, 정말 우리 가문 전체를 싸움판으로 만들 작정이야?”“아니면 오빠는 처음부터 구천이한테 자리를 내줄 마음이 없었던 거야?”“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제대로 말하지 않고 지금까지 기다린 거야?”“설마 정말 하현을 내세워 우리 가문의 지금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현재로서 하현을 소주에 앉히는 일은 부당할 뿐만 아니라 문주로서 오빠의 처사는 온당치 않아!”“앞으로 항도 하 씨 가문은 오늘부로 뿔뿔이 흩어질지도 몰라.”“넷째 오빠, 정말 가문의 역적이 될 생각이야?”하백진은 말을 마치며 하현을 힐끔 쳐다보았다.그녀는 하현을 정말로 눈엣가시처럼 여겼다.갑자기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고 딱 그 꼴이었다.하현만 없었다면 이 모든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자신들에게 끼친 피해가 여간 적지 않았다!무슨 짓을 해서라도 진작에 하현을 죽이지 못한 게 후회스러울 따름이었다. 하현을 죽였으면 오늘날 이런 꼴은 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무슨 말을 해도 늦었다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자신의 형들과 여동생의 말에 하문준은 눈살을 약간 찌푸렸다.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 마음에 씻지 못할 생채기를 내며 지나갔다.하문준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잠자코 있자 당난영이 갑자기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앞으로 나섰다.“여러분, 오늘은 어머님의 기쁜 날입니다.”“어쨌든 축하부터 하죠.”“소주를 정하는 일은 나중에 다시 얘기하는 걸로 해요. 어떻습니까?”“당난영, 당신이 뭘 알아요?”하백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당난영을 쳐다보았다.“기왕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으니 오늘 속전속결로 처리해야 나중에 일이 커지지 않고 찜찜한 마음도 없죠.”“그러니까 넷째 오빠는 오늘 이 자리에서 도망갈 수 없어요!”“도대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확실하게 우리한테 설명해야 해요!”“넷째 오빠, 대세에 순응해서 하구천을 등극시킬 거야?”“아니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고집을 부려 하현을 상석에
텐푸 쥬시로라는 말을 듣고 사람들이 눈꼬리를 움찔거리며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많은 사람들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칼날을 매단 것처럼 날카로워졌다.특히 하문성과 하문산 두 사람의 낯빛이 극도로 험악해졌다.텐푸 쥬시로라는 이름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들은 분명히 알고 있는 듯했다.그들 사이에는 절대로 발설해서는 안 될 일이 있었던 것이다.특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절대 입 밖으로 내어서는 안 되었다.그렇지 않으면 상상할 수 없는 재앙과 맞닥뜨려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하현, 또 뭘 하려고 그러는 거야?”노부인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했지만 왠지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자네는 우리 항도 하 씨 가문 사람이 아닌데 왜 자꾸 끼어들어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정말 내가 자네를 죽이지 못할 성싶은가?”“게다가 자네는 지금 우리 넷째의 데릴사위도 아닐 뿐더러 데릴사위라고 해도 난 절대 자넬 상석에 앉힐 마음이 없어!”“외부인이 어떻게 항도 하 씨 가문 소주가 될 수 있겠어?”하문준은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머니, 하현은 소주 자리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어요.”“제가 미리 말씀을 못 드렸군요!”“난 그가 그 자리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에게 문주 자리를 물려주고 싶은 거고요.”이 말을 들은 노부인은 흠칫 놀라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노부인은 하문준이 하현에게 자리를 물려줄지언정 하구천에게는 절대로 물려주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을 줄은 몰랐다.그녀 앞에서는 착하고 고분고분한 하구천이 도대체 하문준한테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게 나온단 말인가?정신을 가다듬은 노부인은 냉정을 되찾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넷째야, 너희들이 왜 섬나라 사람을 데리고 나오는지 모르지만 다른 일로 얼버무리려 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이 일로 네 아버지를 불러낸다고 해도 날 원망하지 말거라!”“그리고 잊지 마라!”“네 아버지가 진정한 태상황이라
”제가 지금부터 할 얘기는 원래 생신날과 같은 경사스러운 날에는 어울리지 않는 얘깁니다.”“그런데 이 일에 관련된 사항들이 너무 어마어마합니다.”“그렇기 때문에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십 년 전 항도 하 씨 가문 문주인 하문준의 친아들이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마리아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바로 그날, 아기의 안전을 위한다며 당난영 부인과 아이는 따로따로 다른 차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그리고 돌이키지 못할 사건이 일어났죠!”“하문주의 친아들이 교통사고로 죽게 된 것입니다!”“이 일은 문주와 문주 부인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으로 남았습니다!”“두 분은 십 년 동안 이 사건을 조사했습니다!”“그런데 며칠 전 문주께서 드디어 이 사건의 주범을 확인했습니다!”“섬나라 신당류 검객, 텐푸 쥬시로!”“그리고 그에게는 또 다른 정체가 있었습니다. 바로 킬로 조직 ‘비명횡사'의 우두머리 ‘이의평'입니다!”“저와 문주는 천 리를 건너 섬나라를 습격해 그를 잡은 뒤 마침내 그로부터 자백을 받았습니다.”“이 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 그리고 섬나라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음모를 알게 되었지요!”하현은 손뼉을 쳤다.“저는 여기 계신 여러분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 섬나라 사람들의 음모가 우리 대하에서 실현되도록 놔둘 수 있겠습니까?”“십 년 전 사건의 진실을 정말 알아냈어?”“정말로 섬나라까지 가서 텐푸 쥬시로를 데려왔다고?”“소문으로만 듣던 그 조직이 십 년 전에 자취를 감췄는데 어떻게 그 우두머리를 잡고 신원까지 확인했다는 거야?”“신당류 검객이 킬러 조직이었다고? 분명 그 일에는 엄청난 배후가 있을 거야!”많은 하객들은 모두 저마다 의견을 쏟아내었다.동시에 오늘 노부인의 생일날 또 다른 국면이 펼쳐질 것임을 직감했다.모두들 흥분과 호기심, 기대로 가득한 얼굴이 되었다.다만 그중에 유난히 얼굴색이 어두워진 사람들이 있었다.특히 텐푸 쥬시로가 자백했다는 말을 듣자 그들의 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