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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9장

아니나 다를까, 하현을 노려보고 있는 이걸윤의 눈에선 살의가 번뜩이고 있었다.

쇠뿔도 단김에 빼려는 듯 하현은 차갑게 말을 이었다.

“당신이 이걸윤을 돌아오게 한 것은 그와 하수진과의 약혼 문제를 해결하고 상석에 앉으려는 당신의 목적에 장애를 없애기 위한 것이었지!”

“그런데 지금 내가 이걸윤을 죽이려 하니까 왜 고양이 앞의 쥐처럼 이렇게 자비를 베푸는 거야?”

“하구천, 좀 대범하게 행동하면 안 돼?”

“개자식! 당신 지금...”

하구천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는 하현이 이렇게 뻔뻔하게 자신을 공격할 줄은 몰랐다.

그러나 문제는 이 상황에서 하구천이 전혀 부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지난 과정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걸윤이 이렇게 된 것은 정말 하구천이 ‘노력'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이걸윤은 눈동자를 사납게 굴리더니 차갑게 입을 열었다.

“하 씨, 우리 의형제를 이간시키려 하지 마!”

“난 속지 않아!”

“하현, 날 건드린 결과가 얼마나 심각할지 알기나 해?!”

“당신은 함부로 날 건드리지 못할 거야!”

“난 노국의 남작이야. 곧 백작이 될 몸이라구!”

“난 성전 기사단 부단장이야. 곧 단장이 될 몸이야!”

“넷째 공주의 최측근이라구!”

“날 죽이면 당신이 이 모든 책임을 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앞으로 옴짝달싹 못하고 성전 기사단의 칼끝에 생을 마감하는 게 두렵지도 않아?”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들이 무슨 자격으로?”

“그럴 능력이나 돼?”

“우린 서약을 했어. 게다가 이 모든 게 다 녹화가 되고 있어.”

“내가 당신을 죽인다고 해도 그 누구도 날 비난할 수 없어!”

“노국이라고 해도 기껏해야 국제적으로 제재하는 말 몇 마디 하고 암암리에 날 죽이려고 시도하겠지!”

“내가 책임을 질 수 있는지 없는지는 당신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야!”

“당신이 죽어서 이 씨 집안의 선산에 묻힐 수 있을지 없을지 그거나 걱정해!”

“하지만 당신은 이미 조상을 잊은 지 오래니까 아마 당신이 선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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