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화풍성은 하현의 지시에 따라 슬슬 작업에 돌입했다.그는 이영돈을 만나러 가지 않고 SNS를 통해 대구 엔터테인먼트는 이영돈의 지속적인 카지노 방문을 환영한다는 글을 올렸다.동시에 화풍성 측은 진정한 고수를 맞을 만반의 준비에 착수했다고 알렸다.이 소식이 알려진 후 도성 전체가 들썩였다.어찌 되었건 화풍성 같은 카지노계 거물이 이렇게 대중 앞에 전면으로 나선 적은 최근 몇 년 동안 없었다.그런 그가 대중 앞에 나타나 이런 소식을 전한 것은 두 가지를 의미했다.첫째 이전에는 화 씨 집안이 정식으로 이런 일에 개입하지 않은 것이 집안의 체면을 생각해서였다는 것이다.둘째 그럼에도 이번에는 화 씨 집안이 정식으로 개입할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이후에 벌어지는 판에서 만약 화 씨 집안이 이긴다면 화 씨 집안을 둘러싼 모든 의혹들이 사라질 것이다.마찬가지로 지게 되면 도성 화 씨 집안은 완전히 체면을 구길 것이다.하현이 보기엔 도성 화 씨 가문 측에선 이미 배수의 진을 친 것이었다.도성의 소란스러운 일은 그 정도로 해 두고 하현은 항성의 가든 별장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 후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조깅을 했다.해변의 상쾌하고 촉촉한 바닷바람은 온 정신을 맑게 일깨워 주는 듯했다.오늘 밤 하현은 도성에 가서 이영돈의 문제를 해결해야 했지만 이른 아침이기도 한 지금 조금도 조급해하지 않았다.가든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하수진이 이미 외출한 것을 본 하현은 잠시 생각한 끝에 차를 타고 항도 재단으로 향했다.비록 항도 재단은 이제 전반적으로 안정을 되찾았지만 하수진이 최고 상석으로 올라가는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어서 하현은 자신이 가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총재실 앞에 와 보니 총재실 안에 이미 모르는 얼굴의 남녀가 와 있는 것이 보였다.남자 둘 여자 둘, 보아하니 그들은 서양인이었고 키가 크고 말쑥한 차림에 마치 자신들의 체취를 감추려는 듯 향수로 목욕을 했는지 향수 냄새가 진동했다.딱 봐도 사람들에게 강한 인
”당신은 그저 우리 도련님의 선의를 거절했을 뿐이겠지만 도련님으로서는 당신의 거부가 도발이자 선전 포고로 여겨질 수 있어요.”“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라 잘 알겠지만 전 세계 금융의 중심지는 미국의 뉴타운이 아니라 노국의 런셀입니다...”“당신은 런셀에서 어마어마한 파워를 가진 우리 도련님의 미움을 사게 되는 겁니다.”“그것이 앞으로 항도 재단과 항도 하 씨 가문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하수진 아가씨,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이영돈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하수진에게 은근한 협박의 메시지를 던졌다.“게다가 당신은 항도 재단 집행총재일 뿐이에요.”“당신은 도련님을 거절할 수 있겠지만 항도 재단, 항도 하 씨 가문을 대표해서 우리 도련님을 거절할 수 있습니까?”“그러니까 거절하지 말고 잘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그렇게 된다면 우리 둘 다 조금씩 물러설 여지가 있지 않겠습니까?”위협적인 말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주는 척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말투와 위선적인 미소였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이영돈을 지켜보았다.이영돈의 입에서 나오는 도련님이란 사람이 하수진과 어떤 관계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 사람이 바로 항성 S4의 우두머리였던 이걸윤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아차렸다.이영돈의 말은 하수진을 설득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은 위장된 협박에 불과했다.하현은 급하게 다가가지 않고 복도 구석에 서서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이영돈, 걱정 어린 당신의 충고 잘 받았어요.”이영돈의 위협에도 하수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냉담하게 말했다.“그건 내 일이니 누구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어요!”“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내 대답은 같습니다. 거절합니다.”“가서 이걸윤에게 전하세요. 나 하수진이 지나가는 거렁뱅이에게 시집을 갈지언정 그에게는 절대 시집가지 않을 거라고요. 다시는 헛된 꿈 꾸지 말라구요!”“아가씨, 소문대로 정말 강하시군요. 아주 성정이 보통이 아닙니다.”이영돈은 어이없다
”거절한다고 했잖아요!”“얼른 꺼져요!”분노가 가라앉지 않은 하수진은 누가 들어오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버럭 화부터 냈다.“하 총재, 방금 당신을 상석에 올려준 사람을 이렇게 대할 거야?”하현이 웃으며 말했다.하현의 목소리를 듣고 마침내 하수진은 뒤를 돌아보았다.하현이 들어온 것을 본 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얼른 냉정을 되찾았다.“미안해. 난 또 그 사람이 들어온 줄 알고...”하현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미안해할 것 없어.”“마침 방금 밖에 있었는데.”“왜? 집행총재가 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누가 또 와서 문제를 일으킨 거야?”하현은 대화의 내용은 언급하지 않고 하수진에게 사적인 공간을 남겨 주었다.그러나 하수진은 숨기는 기색 없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방금 밖에 있었으니 아마 무슨 일인지 짐작했을 거야.”“아까 그 사람 이영돈이라는 사람인데 이걸윤 휘하의 맹장이야. 당신 이영돈을 혹시 알아?”하현은 무심한 듯 말했다.“대충 들어봤지만 잘 몰라.”하수진은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이걸윤은 한때 항성과 도성에서 가장 전설적인 인물이었어. 항성 4대 가문 중 하나인 항성 이 씨 가문 장손이야.”“다만 그는 노국의 런셀에서 줄곧 자랐어.”“그러다가 6년 전쯤 항성에 나타났지.”“그 몇 년 사이에 그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사분오열된 항성 이 씨 가문을 통합해서 4대 가문 중 최고의 자리에 당당히 올려놓았지.”“그가 있었을 때 항성 이 씨 가문은 항도 하 씨 가문에 비견될 정도였으니까.”“그러나 나중에 그의 야심을 눈치챈 항도 하 씨 가문은 항성 이 씨 가문 내부에서 이장윤을 추켜세우고 이걸윤을 런셀로 내쫓듯이 보내버렸어.”“노국으로 돌아간 뒤 기세가 주저앉은 이걸윤을 보고 사람들은 그가 폐위될 운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마음에 두지 않았어.”“다시 6년 만에 그가 왕의 귀환을 할 줄은 몰랐어.”“지금 여기 온 사람은 이영
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거기에 문주도 포함되는 거야?”하수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 아버지는 분명 동의하지 않으실 거야.”“시집간 딸은 출가외인이야. 나와 이걸윤의 혼사에 동의한다면 이는 내가 항도 하 씨 가문의 핵심에서 완전히 떠나겠다는 걸 의미해.”“하지만 이 혼사를 취소하는 대가가 너무 커서 노부인은 절대 취소하지 않으려고 하실 거야.”“그리고 아버지는 효자셔...”하수진은 고심이 가득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그래서 아마 이번에 난 시집가게 될 것 같아.”“귀족 가문들은 서로 정이 별로 없어. 하물며 난 수양딸에 불과해.”하현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가 이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이 상황을 보니 역시 이번 일은 당신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문주를 겨냥한 것이 분명해.”“문주께서 당신을 이용해 하구천을 견제했잖아.”“이번엔 하구천 쪽에서 아예 끝장을 보려고 손을 쓴 거야. 그래서 이걸윤을 끌어들인 거라고.”“위나라를 포위해 조나라를 구한 제나라처럼 항도 하 씨 가문을 압박해 하구천을 구해내려는 거지.”하현의 말을 듣고 하수진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이를 악물었다.그 바람에 하마터면 그녀는 어금니를 깨물 뻔했다.“하구천, 개자식!”“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해? 설마 하구천이 승리의 거만한 미소를 짓는 꼴을 가만히 보고만 있어야 해?”하현은 옥처럼 부드럽게 미소 짓는 이영돈의 얼굴을 떠올렸고 벌떡 일어서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야.”“이걸윤이 스스로 파혼하게 만들면 모든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아.”“그런데 중요한 건 이걸윤이 파혼하겠냐는 거야.”“왕의 귀환이라...”하현은 눈을 희미하게 뜨며 말을 이었다.“이걸윤이 등장한 이 판은 결국 우리와 하구천의 재대결인 셈이야.”“이걸윤의 등장이 왕의 귀환이든 강자의 귀환이든 그건 아무 상관없어.”“우리가 이 판에서 물러난다면 그동안 했던 모든 것은 아무 의
요즘 플랫폼에서 인기 있는 스타 진소흔이 노국에서 영주권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그러자 플랫폼에는 그녀의 영상들로 도배가 되었다.영상의 내용은 간단했다.모두 노국을 찬양하는 말들로 가득했다.하현이 그 영상을 열자 진소흔이 화려한 옷을 입고 청초하고 섹시한 매력을 뽐내는 모습이 보였다.아주 유명한 여배우가 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있었다.“팬들이 왜 노국의 영주권을 받았냐고 저한테 물어보세요.”“그러면 전 이렇게 말씀드립니다.”“신선하고 자유로운 공기를 마시기 위해서라고.”“닷새 전 대하에서 비행기를 타고 노국으로 왔을 때였어요.”“노국에 올 때 마스크를 다섯 개 준비했었고 마스크 하나를 꺼내 쓰려고 했죠.”“그런데 노국의 첫 공기를 들이마신 순간 마스크를 다시 집어넣었어요.”“공기가 너무 상쾌하고 심지어 달달한 맛이 느껴질 정도였어요.”“이해 안 되실지 모르겠지만 전 정말 이런 이유로 노국의 영주권을 신청해 받았어요.”간단하고 짧은 동영상이었지만 수천만 건의 트래픽을 이끌며 인기를 얻고 있었다.영상 아래 댓글에는 진소흔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었고 매국노라 칭하며 욕하는 사람도 있었다.하지만 결국 이 영상 때문에 진소흔이 더 관심을 끌게 된 건 부인할 수 없었다.“이 여자...”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더니 영상을 몇 개 더 뒤져보았다.빅데이터 때문인지 진소흔과 연관된 많은 영상들을 손쉽게 볼 수가 있었다.동영상에는 진소흔에 대한 평가가 반반이었지만 대체적으로 젊은이들은 진소흔의 자유분방함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듯했다.비록 수많은 젊은이들의 댓글이 고용된 댓글 부대의 글이라는 걸 하현도 눈치챘지만 여전히 뭔가 거북스럽고 불편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이런 댓글들이 범람하면 젊은 세대의 가치관은 치명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양심적인 기업들은 이런 일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하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슬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비록 진소흔은 그에게 있어 별로 큰 존재는 아니었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 몇 명이 강경한 얼굴로 하현의 길을 막았다.경호원들은 하현 일행뿐만 아니라 다른 손님들도 앞을 가로막았다.흰색 제복을 입은 여자가 경호원들을 헤치고 뒤에서 나와 싸늘한 표정으로 하현을 힐끗 쳐다보았다.“진소흔 아가씨가 안에서 식사를 하고 계시니 들어가면 안 돼요.”“당신들이 나타나면 진소흔 아가씨가 식사하시는 데 방해가 될 거예요.”“그러니까 진소흔 아가씨가 다 먹고 나면 그때 들어가세요.”흰색 제복을 입은 여자는 이런 일이 익숙한 듯 아주 당연스럽게 여기며 말했다.하현은 사람들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들은 이 식당의 주인입니까? 아니면 지배인입니까?”하현의 질문에 여자는 대답했다.“둘 다 아닙니다.”하현은 흥미로운 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물었다.“그럼 당신이 말한 진소흔이라는 사람이 오늘 이 식당을 통째로 빌렸습니까?”“뭐라고요? 당신 제정신입니까?”“이 식당을 통째로 빌리려면 최소 몇천만 원은 들 텐데 그거 알고나 하는 소립니까?”“우리가 그런 바보로 보여요?”흰 제복을 입은 여자는 깔보듯 눈을 내리깔고 하현을 바라보았다.“우리가 머리가 총을 맞았다고 해도 그런 데에 지갑을 열지는 않아요.”하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심드렁하게 말했다.“당신은 이 식당 사람도 아니고 식당 전체를 빌리지도 않았어요.”“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우릴 막는 겁니까?”이때 저지당한 다른 손님들도 분노의 눈빛으로 경호원 무리들을 노려보며 한마디씩 거들었다.그러자 흰색 제복을 입은 여자가 말했다.“내 말 못 들었습니까?”“다시 한번 말하겠어요. 마지막이니 잘 들어요.”“진소흔 아가씨가 지금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어요!”“팬들을 위해서 항성에 나오긴 했는데 여긴 공기가 너무 나빠요. 그래서 아가씨가 기분이 상당히 좋지 않아요.”“그런데 당신들은 진소흔 아가씨더러 파리 떼들과 같이 식사를 하라는 겁니까?”“당신들 때문에 아가씨가 속이 메스꺼워 식사
하수진은 냉랭한 표정으로 차갑게 쏘아붙였다.“당신한테 1분 주겠어. 당장 내 식당에서 나가. 그렇지 않으면 경호원들한테 끌려나갈 테니 각오해!”“아.”흰색 제복을 입은 여자는 얼굴을 감싸며 주저앉아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새빨간 손자국이 벌겋게 도드라졌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는지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하수진을 노려보았다.그녀는 얼굴을 가리고 어리둥절해하다가 성난 얼굴로 일어섰다.“야!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감히 날 때려?”“죽는 게 뭔지 모르는 모양이지!”“퍽!”하수진은 냉엄한 표정으로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와 흰색 제복의 여자의 얼굴을 또 한 번 후려쳤다.방금 일어선 여자는 다시 바닥에 쓰러졌다가 불같이 끓어오르는 얼굴로 일어섰다.양쪽 얼굴에는 선명한 손자국이 무늬처럼 새겨져 있었다.그녀는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하수진을 노려보았다.하수진은 겨울바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응수하며 입을 열었다.“빅토리아 항에서, 그것도 이 식당에서 내가 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외부인이 막는다?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겠어?”소란스러운 소식을 듣고 찾아온 식당 경호원들과 종업원들이 이 광경을 보고 넋이 나간 듯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하현 일행과 마찬가지로 저지당했던 손님들도 모두 이 광경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졌다.그림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아가씨가 이런 과격한 행동을 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그러나 하현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하수진은 원래부터 상당히 센 여자였으니까.그렇지 않았다면 하문준이 하구천의 대항마로 그녀를 치켜세우지도 않았을 것이다.이때 흰색 제복을 입은 여자는 얼굴을 감싸며 일어서 앞으로 걸어 나왔다.그녀는 하수진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야! 넌 법이고 뭐고 없어?!”“사람의 얼굴을 치다니! 아주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 줄게!”그녀는 말을 마치며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들을 향해 명령했다.“이 여자 혼쭐을 내줘! 무슨 일
그녀는 자신이 하수진에게 미움을 사서는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진소흔을 버릴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이를 살짝 깨물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아무리 당신이 하 씨 집안사람이라도 해도 사람을 함부로 때릴 순 없어요.”“항성에는 엄연히 법이라는 게 있으니까요!”“관청에 신고도 할 수 있구요!”“법?”하수진은 냉랭한 표정을 짓더니 한 발 더 앞으로 나와 또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퍽!”“당신과 내가 이치를 따질 때는 이 주먹이 바로 이치야.”“퍽!”“내가 주먹을 날리는데 당신이 법을 운운하고 나서?”“퍽!”“당신 어떻게 이렇게 뻔뻔해? 천하의 모든 것이 당신 발아래 있는 듯이 행동하더니 이제 충분해?”흰색 제복을 입은 여자의 뺨을 몇 대 내리친 후 하수진은 비로소 헐레벌떡 달려온 식당 지배인에게 눈을 돌렸다.“식당을 통째로 대절하지도 않고 위에서 아무런 지시도 없었는데 당신은 왜 그들이 이 식당을 점거하고 다른 손님을 내쫓도록 내버려둔 겁니까?”“식당에 손해를 끼친 건 물론이고 우리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요.”“아마도 외부 사람들은 우리 항도 재단에서 운영하는 식당이 일개 배우 하나도 무서워서 벌벌 긴다고 하지 않겠습니까?”“정말 실망스럽군요.”하수진은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하현에게 식사를 대접하려고 신중하게 선택해서 온 식당이었다.그런데 그녀는 외부인 때문에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쫓겨날 지경이 된 것이다.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그녀가 앞으로 어떻게 항도 재단을 운영해 갈 수 있겠는가?어떻게 항도 하 씨 가문의 상석으로 올라갈 수 있겠는가 말이다.“아가씨, 죄송합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식당 지배인은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진소흔은 인플루언서 핫스타이고 게다가 그녀를 뒤에서 후원하고 있는 사람이 아가씨의 약혼자라고 말했어요...”“그리고 진소흔의 사람들이 식당 입구에서 사람들을 막지 않고 엘리베이터 입구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