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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3장

”맞아, 예전에는 내가 딸인 걸 줄곧 후회했어.”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하수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남자면 어떻고 여자면 어때?”

“사내대장부는 포부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

“하지만 어떤 이들은 또 이렇게 말해.”

“여자지만 남자에게 뒤지지 않겠다고!”

“난 오랫동안 기다려 왔어!”

“십 년을 넘게 기다려 왔다고!”

“오직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던 거야!”

“조금도 물러서지 않을 거야.”

“내가 대단하다는 걸 보여주려는 게 아니야.”

“여자여도 할 수 있다는 걸 모두에게 알리고 싶어!”

하현은 감탄해 마지않으며 박수를 쳤다.

“대단해. 역시 하 씨 가문 문주의 수양딸다워!”

“어쩐지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하구천이 당신과 손을 잡으려고 하더라니.”

“심지어 문주 부인의 자리를 내놓고 당신을 회유하려 들었어.”

“그는 당신처럼 태어난 여자는 돈과 물욕에는 넘어오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당신이 원하는 것은 오직 권세욕뿐이라고 생각한 거지.”

“항도 하 씨 가문에선 오직 문주와 문주 부인만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야.”

“만약 그가 당신을 그의 사람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그의 원대한 꿈에 당신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거야.”

하수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예전의 나였다면 걸림돌로 작용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달라.”

하현은 옅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이런 일로 하수진과 쓸데없는 언쟁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문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하수진은 분명 과거의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하현은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문주께서 오늘 여기에 날 보낸 것은 당신을 잘 대접하길 원하셨기 때문이야.”

“그런데 우리 사이가 좀 그렇지?”

“밥은 안 먹어도 될 것 같고, 그럼 어디로 갈 거야? 가는 데까지 내가 데려다줄게.”

하현은 빨리 이 일에서 손을 떼고 싶었다.

하구천에게 그녀를 보낸 다음 둘이 죽기 살기로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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