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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8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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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를 훑어보고는 뒷좌석에 앉았고 그제야 오늘 일어난 일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모든 일은 하백진의 치밀한 계산에 의해 짜여져 있었다.

하백진도 하현을 함정에 빠뜨릴 속셈으로 접근한 것이었고 하현도 나름의 속셈이 있어 그녀의 차에 올라탄 것이었다.

지금까지 정황으로 볼 때 그래도 그가 절반은 이긴 것 같아 보였다.

하현은 특히 마지막에 하백진의 뺨을 후려진 것이 더없이 속이 후련했다.

마음속의 악감정을 털어놓으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당난영에게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일종의 계산이 깔려 있는 행동이었다.

동시에 하백진에게 날린 뺨 한 대로 그는 하구천과의 전쟁을 선포한 셈이 되었다.

하구천을 쓰러뜨리겠다는 하현의 결심도 설명된 것이었다.

그래야 당난영도 하현을 두고 심지가 확실한 사람이라는 확신 하에 그와 계속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게 분명했다.

이 일이 당난영에게 어떻게 전해졌는지 하현은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당난영이 하현과 하백진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순간 어쩔 수 없이 당난영은 이 일에 신경 쓰게 될 것이라고 하현은 생각했던 터였다.

당난영의 경호원 몇 명도 분명 어디선가 자신이 하백진의 뺨을 때리는 것을 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난영이 그 정도 계산도 없는 사람이라면 문주 부인이 될 자격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하현은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밝히기 위해 고민 끝에 누군가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하현의 동작을 본 대머리 운전사는 즉시 차량에 흐르던 오디오를 껐다.

동시에 앞뒤를 차단하는 방음 유리를 올려 하현이 안심하고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하현이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지폐를 두 장 더 꺼내 운전사에게 찔러주었다.

그 사이 전화기 너머에선 누군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누구세요?”

전화기 맞은편에선 속세의 세상엔 아무런 미련이 없는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인, 접니다. 하현입니다.”

하현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말을 이었다.

“방금 순환 고속도로에서 만난 건 정말 우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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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이 하구천의 일에 골몰하고 있을 때 갑자기 차가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평탄하던 길이 언제 이렇게 심하게 뒤틀렸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하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위를 한 번 둘러본 후 미소를 지으며 운전수에게 물었다.“기사님, 여기가 어디죠?”“아니면 당신이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 물어야 할까요?”“날 어디로 데려가는 겁니까?”앞쪽에는 분명히 관리되지 않은 도로가 있었고 길가에는 빛바랜 낡은 경고판들이 보였다.하현이 물어보자 운전수는 액셀을 밟아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도로의 끝을 향해 질주했다.운전수가 죽을 듯이 액셀을 밟는 것을 보면서도 하현은 침착하게 물었다.“뭘 하려는 거요?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냐고?”“당연히 저세상으로 보내려는 거지!”대머리 중년이 갑자기 섬뜩하게 웃었고 그의 입가에는 검붉은 선혈이 흘러내렸다.“당신이 차에 오르는 순간 당신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어!”“염라대왕이 데려가겠다는데 무슨 수로 버틸 수 있겠어?”“하현, 어서 꺼져!”“하백진 부인이 당신한테 안부 전해달라더군!”순간 대머리 운전수는 액셀을 밟은 채 머리가 고꾸라졌고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고개가 이리저리 흔들렸다.보아하니 이미 죽은 것 같았다.액셀은 운전수의 발에 밟힌 채 그대로 노면을 뚫고 바다 위로 날아올랐다.하현의 머리도 이리저리 요동쳤다.하백진이 자신을 죽이고 싶어 한다는 건 알았지만 이 여인이 이렇게 잠시도 기다릴 수 없을 줄은 몰랐다.이렇게도 자신의 목숨을 원하다니!솔직히 하백진이든 하구천이든 남들 눈에는 대단한 사람들일지 모른다.하지만 하현이 보기에는 두 사람의 행동거지는 음흉하고 비겁하고 치사하기까지 했다.차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하현은 순간 꽉 잠긴 차 문을 발로 힘껏 찼다가 차가 물에 빠진 순간 차 문밖으로 뛰쳐나갔다.물에 풍덩 빠진 차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폭발하고 말았다.짙은 연기가 솟아올랐고 무수한 쇳덩어리들이 흩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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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은 침착한 표정으로 물속에서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피하다가 기회를 엿보고 얼른 요트에 접근했다.불과 십여 초 만에 그는 이미 요트 끝에 닿았다.그가 오른손으로 요트 선체를 살짝 기울이자 갑판이 휘청거리며 뒤집어지려고 했다.동시에 그는 방금 빼앗은 총으로 갑판 위에 있던 사람들을 쏘았다.“탕탕!”피가 튀는 소리가 들렸다.하현의 모습을 찾고 있던 두 명의 저격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목을 가린 채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하현은 그 자리로 굴러가서 다른 두 명의 저격수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고 손에 든 총으로 두 사람을 쏘아 갑판 위에 쓰러뜨렸다.“저놈을 죽여!”이때 다른 총잡이들도 하현의 존재를 알아차리며 사방에서 달려들었다.검은 마스크를 쓴 스무 명 정도의 저격수들이 그를 향해 돌진해 왔다.그들이 들고 있던 총은 일찌감치 안전장치가 풀려 있었던지라 하현을 본 순간 저격수들은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팡팡팡!”총알이 허공을 가르며 살벌한 소리와 함께 날아들었고 순간 갑판 위는 아수라장이 되었다.작은 갑판 위는 세상에서 가장 험악하고 살벌한 장소로 바뀌었다.짙은 총탄 냄새가 퍼지자 하현은 전쟁터로 다시 돌아온 것 같았다.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누구든 죽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아마 온몸이 벌집 쑤셔 놓은 듯 험악한 총알 자국을 껴안은 채 저세상 문턱을 넘었을 게 분명하다.순간 총잡이들은 하나같이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팡팡팡!”그러나 하현은 거의 불가능한 순간에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총기 한 자루를 들어 올린 다음 닫히지 않은 창문을 향해 돌진하며 방아쇠를 당겼다.강철로 만든 창문이 순식간에 부서져 하현을 향해 빗발처럼 떨어지는 총탄을 막았다.가장 위험한 순간에 상대의 필사적인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탕탕탕!”총알들이 비껴가거나 갑판 위에 떨어지더니 갑자기 짤칵짤칵 하는 소리가 들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저격수들이 들고 있던 총에 총알이 다 비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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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이 피를 토하는 저격수들 사이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다른 저격수들은 모두 눈 밑을 파르르 떨었다.그들은 하현과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했지만 이미 자신들의 속도가 너무 느렸다.어떤 사람은 몸에 지니고 있던 비수를 얼른 꺼냈지만 그들이 손을 움직이기도 전에 하현의 몸이 이미 그들 사이를 헤집어 놓고 있었다.“푹!”저격수들은 온몸이 그대로 굳어지는 듯했다.어떤 사람은 그대로 바다로 날아갔으며 어떤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대로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그들은 하현이 이렇게까지 강한 상대일 줄은 몰랐다.이리저리 휘두르는 하현의 날랜 주먹과 손바닥에 그들은 바로 저세상 길을 떠났다.졸개들을 해결한 후 하현은 그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갑판 위에 있던 깨끗한 목욕 수건을 꺼내 자신의 머리를 닦으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덤덤한 표정으로 선실로 들어갔다.요트의 선실은 매우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치장되어 있었다.공기 중에는 은은한 향기마저 맴돌고 있어서 방금 피비린내가 자욱했던 외부의 상황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놓인 것 같았다.모든 인테리어는 섬나라풍으로 꾸며져 있었다.가운데 놓인 높이 30센티미터 정도의 낮은 탁자 외에도 녹색 이끼, 정교한 불상 등이 사방에 장식되어 있었다.이렇게 작은 요트 안에 이런 것들을 꾸며 놓은 사람의 삶이란 정말 상상도 하기 어려웠다.선실 뒤쪽 절반은 대나무와 함초를 정교하게 엮은 다다미가 바닥에 깔려 있었다.가장 평범해 보이는 섬나라풍의 인테리어였지만 어떻게 보면 우아하고 어떻게 보면 값어치가 나가 보이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겼다.다다미 위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남자가 섬나라 유카타를 입고 허벅지에는 섬나라 장도를 차고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그는 잘 우려낸 차 한 잔을 손에 들고 홀짝이고 있었다.차를 마시며 글을 쓰는 풍류의 멋을 한껏 자아내었다.그리고 그의 뒤편에는 검도복을 입은 여덟 명의 섬나라 검객들이 하나같이 허리에 섬나라 장도를 차고 위엄 있는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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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무슨 말이야?”텐푸 쥬시로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당신과 당신의 개들이 정말로 실력이 뛰어나다면 택시를 폭발시킬 필요도 없고 총잡이들을 배치해서 날 상대할 필요도 없었잖아.”“당신이 해야 할 일은 그냥 검객 한 명을 내 앞에 데리고 와서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날 베어 버리면 그만인 거야.”“하지만 당신은 그러지 않았어.”“이렇게 복잡한 수법을 썼잖아. 딱 한 가지로밖에 설명이 안 돼.”“당신은 겁을 먹은 거야!”“당신이 내 상대가 되지 못할까 봐 두려웠던 거지.”“나한테 뺨을 맞고 죽을까 봐 무서웠던 거야.”“당신도 미야타 신노스케와 같은 최후를 맞을까 봐 두려웠던 거지, 안 그래?”하현은 눈을 흘기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준비를 많이 하면 할수록, 수법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당신은 자신의 능력에 자신이 없다는 걸 보여준 거야.”“한 가지 더. 난 방금 하구천과 완전히 맞서는 사이가 되었어. 그런데 섬나라 검객들이 이렇게 빨리 항성에 나타나 날 죽일 준비를 했다?”“비행기는커녕 로켓을 타고 온다고 해도 이보다 빠를 순 없을 거야, 안 그래?”“이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가설은 미야타 신노스케가 왔을 때 당신들도 이미 항성에 와 있었다는 거야.”“다만 당신은 날 두려워하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감히 날 건드리지 못한 거지.”“심지어 오늘 날 건드린 것도 어쩔 수 없어서 한 짓에 불과해.”“천 번 만 번을 말해도 분명한 건 딱 한 가지야. 당신은 내 상대가 되지 못하고, 날 두려워한다는 것!”“당신은 완전히 쫄았어!”하현은 찻잔을 내려놓고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이런 관점에서 보면 당신들 섬나라 신당류는 미야타 신노스케보다는 조금 더 똑똑한 거 같군.”“그 점을 봐서 오늘 당신을 죽이진 않을게.”“당신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직접 차 한 잔을 따라주며 사과한 뒤 섬나라로 돌아가면 돼. 그뿐이야.”“이렇게 당신 체면을 세워 주는데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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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은 양유훤을 힐끔 쳐다보았다.양유훤의 성격상 이런 굴욕적인 요구를 들어줄 리 없었다.양유훤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들은 할아버지의 목숨을 가지고 날 위협하고 있어.”하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양호남 일행에게 차가운 눈빛을 떨어뜨렸다.양 씨 가문 사람들이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만약 자신이 떠났더라면 양유훤 혼자 저들에게 마음대로 휘둘렸을지도 모른다.하현의 눈빛을 본 양호남이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뭘 봐? 우리 집안의 손해가 이렇게 막대한데 대가를 치르고 문제를 해결하는 건 당연한 거야!”“양호남의 수법이 다소 과격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잘못은 양유훤이 한 거야!”염소 수염을 한 양 씨 가문 어른들이 한마디씩 거들었다.“우리 양 씨 가문의 위치가 예전 같지 않아!”“어렵게 페낭 무맹과의 협력을 이뤄냈는데 양유훤 때문에 망치게 생겼어!”“난 방금 전까지도 양유훤을 살짝 동정하는 마음이 있었어!”“하지만 그 결과 어떻게 되었어? 이 버르장머리 없는 남자는 거리낌 없이 사람을 때렸어!”“이런 남자를 선택하다니 앞으로 양유훤이 어떻게 되겠어?”“아주 개념 없는 연놈들이야!”“우리는 어서 양유훤을 양 씨 가문에서 출가시켜 다시는 우리 가문의 체면을 구기지 못하게 해야 해!”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고개를 저으며 저마다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양유훤은 눈살을 찌푸렸다.자신 때문에 페낭 무맹의 납품권이 사라지게 된 것에는 부인하지 않았다.하지만 여수혁에게 시집가라고 강요하고 양제명을 독살하려 한 것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하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양호남 일행을 바라보며 말했다.“수백억의 납품권을 위해서.”“집안사람을 강제로 시집보내고.”“그것도 모자라 할아버지까지 독살하려 했어.”“양 씨 가문은 정말 단결력이 강하고 우애도 깊군.”“뭐라고!”양호남의 안색이 살짝 변하며 흠칫했다.“할아버지를 독살하려 했다니?!”“우린 사람을 보내 할아버지를 돌보게 했을 뿐이

  • 재벌 사위면 될까?   3890장

    양유훤을 다독인 후 하현은 양호남에게 냉담한 시선을 떨어뜨렸다.이제야 하현은 양유훤이 왜 자신에게 이곳을 떠나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집안사람들의 천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행여라도 하현이 위험에 빠질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개자식! 어디서 튀어나온 망나니 같은 놈이 감히 우릴 때려?”이때 양신이가 정신을 차리며 얼굴을 가린 채 허우적거리며 일어나 입을 열었다.“죽여버릴 거야!”“당신 같은 연놈들은 칠흑 같은 감옥에 갇혀 평생을 고통스럽게 썩어야 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을 만큼 치욕스러운 삶을 살아야 한다구!”“아하, 당신이 양유훤이 말한 그 남자 맞지?”양호남도 역시 피가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감싸쥐고 일어나 이를 갈며 울부짖었다.“이 개자식아! 여자는 수치도 모르고 남자는 제멋대로구만! 짐승만도 못한 것들!”양호남은 하현을 죽이기 위해 당장이라도 달려들고 싶었지만 하현의 행동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잘 알고 있어서 그저 하현을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됐어! 이 개 같은 연놈들한테 쓸데없는 소리 해 봐야 소용없어. 관청에 보고하고 그들을 끌어내면 돼!”머리를 풀어헤친 양신이도 미친 여자처럼 소리를 질렀다.“내가 저 연놈들을 가만히 두면 성을 갈겠어!”“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하현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손을 뻗어 양유훤의 몸에 몇 개의 혈을 짚으며 그녀의 상처와 통증을 완화시킨 후 조용히 입을 열었다.양유훤은 잠시 망설였지만 그동안의 일들을 사실대로 말했다.그녀는 원래 하현이 이 일에 개입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았다.하지만 하현이 이미 이곳에 나타났으니 그녀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이렇게 된 이상 사실을 제대로 알려야 하현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손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어젯밤에 양유훤이 당신 같은 뻔뻔한 남자를 위해 여수혁을 다치게 했어!”“오늘 아침, 여수혁의 아버지이자 페낭 무맹의 부맹주이신 여영창 어르신이 우리 양 씨 가문을 찾

  • 재벌 사위면 될까?   3889장

    ”개자식!”자신의 여동생이 뺨을 맞고 날아가는 것을 본 양호남은 욕설을 퍼부으며 반사적으로 앞을 향해 돌진했다.하현은 매서운 표정으로 양호남의 목을 조른 뒤 그의 머리를 눌러 가장자리에 있던 대리석 테이블 위에 찧어 버렸다.양호남은 저절로 절을 하는 꼴이 되었고 ‘퍽'소리와 함께 테이블 위의 찻잔이 그대로 으스러졌다.양호남의 머리에선 피가 철철 흘렀다.하현은 이에 그치지 않고 양호남을 발로 차 내동댕이쳐서 날려버렸다.한쪽에 서 있던 양 씨 가족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이때 그중 한 명이 의자를 들쳐업고 하현을 향해 돌진했다.하현은 눈길도 주지 않고 손바닥을 날려 그를 내동댕이쳤고 뒤이어 달려오는 사람들에게 차례로 손바닥을 날려 쓰러뜨렸다.이 모든 것이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수십 명의 양 씨 가문 사람들과 그들의 경호원들이 얼굴이 붓고 코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켰다.“어이, 젊은이, 당신이 어떤 경력이 있든 어떤 묘수가 있든 간에!”“이곳은 양 씨 가문 땅이야!”“남양 3대 가문 중 하나인 양 씨 가문이라구!”“개나 소나 다 마음대로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 아니라구!”전통옷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셋째 집안 어른이 나서서 의젓한 표정으로 하현을 호통쳤다.“우리 사람을 때리고 다치게 하다니! 도대체 당신 눈엔 법도 뭣도 안 보이는 거야?”“이 일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당신...”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하현은 셋째 집안 어른의 잔소리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 손바닥을 휘갈겼다.“양호남 무리들이 손찌검을 할 때는 왜 제지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제 와서 나한테는 법 운운하시겠다?”“지금 뛰쳐나와서 그런 얘기하는 거 부끄럽지도 않습니까?”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하현의 말에 이번에는 수염을 기다랗게 기른 또 다른 사람이 나서서 말했다.“양호남은 뻔뻔한 짓을 하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집안사람들을 혼내려 했을 뿐, 그 방법이 좀 과격하다고

  • 재벌 사위면 될까?   3888장

    ”빨리 대답해!”양신이가 또 채찍을 휘둘러 양유훤을 때렸다.양신이의 눈에는 질투와 원한이 가득 서려 있었다.어렸을 때부터 그녀는 자신보다 뛰어나고 예쁜 양유훤을 미워했다.오늘 이렇게 양유훤을 혼내줄 기회를 잡았으니 양신이가 어찌 사정을 봐주겠는가?“어서!”또 한 번 채찍에 맞아 비틀거리던 양유훤은 거의 똑바로 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또박또박 대꾸했다.“난 여수혁과 결혼하지 않을 거야...”말을 하면서 양유훤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뒤뜰을 둘러보았다.양제명이 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가 양제명의 회복을 방해라도 한다면 결과는 정말로 예측할 수 없게 된다.“왜? 아직도 저 늙은이 걱정할 시간이 있어? 그럴 시간에 당신 자신이나 걱정하는 게 어때?”양신이는 양유훤의 눈빛을 보고 그녀의 마음을 바로 알아차리고 냉소를 흘렸다.그리고 양유훤에게 다가가 간특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곧 누군가가 노인네한테 약을 먹일 거야.”“늙은이가 죽은 뒤 우린 그 누명을 당신한테 뒤집어씌우면 돼. 하하하!”양신이가 악마처럼 웃어젖혔다.“네가 승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인네의 말로가 그렇게 되는 거야. 이게 다 너, 양유훤 너 때문이라고!”양유훤은 처음으로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며 강경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들, 함부로 행동하지 마. 당신들 할아버지이기도 한 사람이야!”“할아버지?”양호남은 코웃음을 지으며 포악한 얼굴로 양유훤을 향해 또 한 번 채찍을 휘둘렀다.“노인네가 이미 폐인이 되었는데 무슨 자격으로 할아버지가 된단 말이야?”“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전신이지 폐인이 아니야!”“우리 양 씨 가문은 당신을 포함해 폐인은 다 버릴 수밖에 없어!”“자, 승낙을 할 거야? 말 거야? 승낙하지 않는다면 노인네는 이대로 죽을 거야!”말을 하면서 양호남은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전

  • 재벌 사위면 될까?   3887장

    양유훤의 얼굴이 벌겋게 부어오르도록 그 이후에도 양호남은 손바닥을 몇 번이고 휘날렸다.이 광경을 보고 양호남이 데리고 온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은 모두 한마디씩 거들었다.“양유훤은 정말 남한테 피해를 입힌다니까. 이전에도 시집가기 싫어 멀리 항성과 도성에 가서 우리 양 씨 가문을 곤란하게 했지!”“이제 와서 또 우리 가문을 죽이려 하다니! 절대 가만둘 수 없지!”“여영창 어르신도 이번엔 단단히 화가 나셨어. 만약 그가 우리 가문과 페낭 무맹의 모든 거래를 끊는다면 우리 집안의 손실은 어마어마할 거야!”“양유훤이 이 일을 다 책임질 수 있겠어?”“집안 큰집이라고 아주 떠받들어 줬더니 아주 기고만장해져서 결국 이렇게 우리 집안을 함정에 빠뜨리고 말았어!”양 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내저으며 비난했다.가문의 권력을 대표하는 몇몇 장로들은 양유훤의 행동에 단단히 실망한 듯 차디찬 눈빛을 보냈다.양유훤은 심호흡을 하며 입을 열었다.“양호남, 납품권은 내가 해결할 테니 사람들을 풀어줘.”“당신이?”“어떻게 해결한다는 거야? 당신 얼굴로? 아니면 몸으로?”양유훤이 두 손이 묶여 있는 것을 보고 양호남은 아주 기고만장해진 모양이었다.그는 양유훤의 머리채를 덥석 잡았고 옥처럼 고운 양유훤의 얼굴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절대 가져서는 안 될 생각이 스쳐 지나간 것이었다.결국 그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입을 열었다.“이번에 당신이 남양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 양 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매우 기뻐했어. 당신이 큰집을 대표하여 우리 가문의 권세를 되찾고 다시 남양 3대 가문의 영광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그런데 당신은? 여전히 예전과 마찬가지로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어!”“우리 양 씨 가문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오히려 우리 가문을 불구덩이로 밀어 넣으려 하고 있어!”“이 일에 대한 해결책은 내가 이미 다 생각해 뒀어!”“당신이 여수혁한테 시집가겠다고 약속만 한다면 여 씨 가문은

  • 재벌 사위면 될까?   3886장

    ”야비한 남자 때문에 여수혁에게 미움을 사다니!”“야비한 놈을 우리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고 감히 말하고 다녀?!”“당신 부끄러움도 몰라?!”“어떻게 그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양호남이 함부로 지껄이기 시작했다!“당신 때문에 우리 양 씨 가문이 페낭의 웃음거리가 된 걸 알기나 해?!”여기까지 말하며 양호남은 더는 못 참겠는지 양유훤 앞으로 나서며 그녀의 뺨을 때렸다.양호남의 말에 당황해 어안이 벙벙한 가운데 양유훤은 갑자기 뺨까지 맞게 되었다.조각처럼 정교한 그녀의 얼굴에 금세 손바닥 자국이 크게 생기더니 붉게 부어오르기 시작했다.이를 본 양신이와 몇몇 그의 사람들은 말리기는커녕 한결같이 통쾌해하는 표정이었다.“양호남, 내 일은 내가 알아서 책임질 거니까 당신이 일부러 나서서 날 가르칠 필요는 없어.”양유훤은 밀려오는 고통과 분노를 억누르며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비록 그녀는 자신이 어젯밤에 한 일이 분명 양 씨 가문 둘째와 셋째에게 비난의 빌미를 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양호남이 이렇게 기세등등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우리는 당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뿐이야!”양호남은 이를 악물고 말을 이었다.“잘 들어. 오늘 아침 여 씨 집안사람이 우릴 찾아왔어!”“페낭 무맹 부맹주 여영창 어르신이 직접 사랍들을 이끌고 우리 양 씨 가문을 찾아와 해명을 하라고 했어!”“똑똑히 들어. 이 일은 네가 우리 양 씨 가문을 대표해 반드시 여 씨 가문에 해명을 해야 해!”“그렇지 않으면 이 일은 절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야!”양유훤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일은 순전히 나를 노리고 한 일이니 여 씨 가문은 나를 직접 찾아와 결판내면 될 일이야.”“셋째 집안과는 무슨 상관있어?”“뭐 더 할 말 있어?”양호남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르르 떨며 입을 열었다.“여 씨 가문은 이 일 때문에 우리 양 씨 가문이 가지고 있는 페낭 무맹 납품권을 끊어버리려고 한다고!

  • 재벌 사위면 될까?   3885장

    하현은 그윽한 눈동자로 양유훤을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야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돌아가는 정세가 그렇게 복잡해? 복잡해서 날 지킬 자신이 없는 거야? 그래서 날 내쫓으려는 거고?”“아니면 내가 페낭에 남아서 당신 밥그릇이라도 한몫 챙길까 봐 그러는 거야?”양유훤은 하현을 바라보고 잠시 후 담담하게 말했다.“상황이 복잡한 게 아니라 당신이 복잡한 일에 얽히는 걸 싫어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할아버지를 이 정도로 회복시켜 준 것만으로도 당신한테는 너무 감사할 따름이야.”“다른 소소한 일은 더 이상 당신한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일등석 세 장이야. 내일 아침 8시 비행기.”“내가 일을 다 처리한 후 당신한테 페낭에 한 번 더 오라고 초대하면 그때 반드시 이 은혜를 다 갚을게.”말을 하면서 양유훤은 하현 앞에 봉투를 놓으며 깊은 시선으로 하현을 바라보다 돌아섰다.양유훤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하현은 손을 뻗어 봉투에 손을 올렸다가 잠시 후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보아하니 당신이 날 여기 두고 싶지 않은가 봐. 정말 재미있군. 내일 아침에 우리 같이 어르신 뵈러 가자구. 그때 모든 게 다 정상이라면 돌아갈게.”말이 끝나자마자 하현도 돌아서서 성큼성큼 병원을 나섰다....다음날 정오, 양 씨 가문 별채.별채 입구에 선 양유훤은 페낭 국제공항 쪽을 희미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곳에는 수많은 비행기가 뜨고 내렸다.수없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가 마치 갈피를 잡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 같았다.바로 그때 양 씨 가문 별채 정문 앞에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렸다.굳게 닫혀 있던 문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이어 짙은 녹색 랜드로버 오프로드 차량이 선두에 섰고 뒤따라온 여러 대의 차량들이 정문 앞으로 무작정 돌진해 와 정성껏 가꾸어 놓았던 화단을 으스러뜨렸다.그러자 수십 명의 건장한 남자가 깔끔한 양복차림으로 나왔다.딱 봐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양유훤이 뭐라고 입을 열기도 전에 선두에 선 남자

  • 재벌 사위면 될까?   3884장

    양유훤의 눈동자에 희미한 실망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이내 표정을 바꾸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남들은 당신을 쓰레기네 뭐네 하지만 난 원래부터 믿지 않았어.”“그런데 지금 보니 당신은 정말 구제불능이야!”“사람을 꼬시고는 이내 도망쳐 버리니 나도 어쩔 도리가 없군!”하현은 입가를 쌜쭉거리며 양유훤을 힐끔 쳐다보았다.양유훤의 놀림에는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모두들 아름다운 여자의 친절함과 관심에는 참아낼 재간이 없다고 말한다.양유훤같이 싫고 좋음이 분명한 타입은 하현이 절대 함부로 대응할 수 없는 것이다.그러자 하현은 애써 이 상황을 모면하고자 급히 화제를 전환했다.“방금 여수혁과 당신이 하는 대화를 대충 들었는데 양 씨 가문이 지금 어떻게 되어 가는 거야?”“남양지역에서 페낭을 중심으로 양 씨 가문은 남양국 황실 다음으로 가장 뿌리가 깊은 3대 가문이야.”양유훤도 더는 숨길 뜻이 없었다.“이 씨 가문, 원 씨 가문 그리고 우리 양 씨 가문.”“이 외에도 무맹과 수많은 일류 가문들, 그리고 기타 중소 세력들이 남양에서 혼란스러운 국면을 형성하고 있어.”“수십 년 전에는 우리 양 씨 가문과 이 씨 가문, 원 씨 가문의 3파전으로 남양국은 확고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어.”“각 세력도 이 세 가문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각축을 벌였지.”“고고한 황실은 이 모든 것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었고.”“우리 세 가문이 무너지지 않는 한 황실도 무너지지 않고 공고하게 군림할 수 있었던 거지.”“우리 세 가문이 계속 각축을 벌이는 한 황실의 막대한 이익을 누가 건드리지는 않으니까.”“그런데 이 모든 게 우리 할아버지가 전신이 되고 나서 달라졌어.”하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양 씨 가문이 치고 나왔군, 그렇지?”양유훤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비슷해.”“하지만 그때 우리 집안은 위기를 눈치채지 못했고 양 씨 가문에서 전신이 나왔으니 당연히 이 씨 가문과 원 씨 가문을 제압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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