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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4장

”뭐!”

하현의 말에 하백진은 정신이 멍해졌다.

자신의 눈에는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완벽한 항도 하 씨 가문 후계자가 하현의 눈에는 천하의 몹쓸 놈으로 비췄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하지만 하백진은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 가까스로 냉정을 되찾았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그녀도 물러설 여지가 없었다.

그녀는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현, 당신이 말한 일들 모두 사실이야.”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큰일을 하는 사람은 사소한 일에 구애받아선 안 돼.”

“하구천은 부득이하게 그런 일들을 할 수밖에 없었어.”

“그가 후계자 자리에 오른다면 대하를 동남쪽 세력으로부터 굳건히 지켜줄 거야!”

“그가 이런 야망과 애국심이 없다면 용전 전주 부인인 내가 어찌 이렇게 그를 도와주겠어?”

“하구천과 나 하백진은 못 믿어도 용전은 믿을 수 있잖아, 안 그래?”

“이것이 대하를 외부로부터 지키는 초석이자 대하에 충성을 표하는 초석이야!”

“용전은 절대 틀리지 않아.”

하백진은 말을 마치며 계속 몸을 앞으로 숙였다.

얼굴 전체가 거의 하현에게 닿을 정도가 되었고 두 사람의 숨소리가 지척에서 느낄 수 있었다.

달콤한 향내가 그의 얼굴에 퍼지며 그윽하게 내려와 가슴에 스며들었다.

고혹적인 분위기와 그림 같은 이목구비가 남자라면 누구나 설렐 만했다.

“하현, 내가 방금 제시한 조건들이 흡족하지 않다면 원하는 걸 말해도 돼.”

“이 일만 해결될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 줄게.”

“구천이만 후계자 자리에 오를 수 있다면 내 모든 걸 다 바칠 수 있어...”

하현은 눈앞의 미인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아무래도 의아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하백진, 하구천의 고모 아닌가?

고모가 조카를 위해 모든 걸 다 바치겠다고?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하백진은 용전 전주 부인이다!

항성과 도성에서는 지위도 매우 높았다.

그런 그녀가 조카 때문에 이렇게 비굴하고 굽신거리며 부탁을 하다니!?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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