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건우가 번쩍이는 칼을 들자 매서운 칼바람이 사방에 휘몰아치는 것 같았다.그는 마치 강호의 협객이라도 된 양 자신만만했다.“육건우, 정말 멋져! 그 검으로 한 번 휘두르기만 하면 저놈은 바로 쪼그라들 거야!”“감히 사송란의 얼굴을 때리다니! 죽는 게 뭔지 모르는 모양이지?!”“육건우가 검을 들면 모두가 덤벼들 용기를 잃고 칼을 놓아버리지!”무학 성지 2세들은 호들갑을 떠느라 바빴다.그들의 호들갑에 육건우는 한껏 거드름을 피우며 하현 앞으로 다가와 검을 힘차게 휘둘렀다.“솩!”소름 돋을 만큼 예리한 소리와 함께 번쩍이는 검이 허공을 갈랐다.날카로운 칼날이 매섭게 번쩍였다.많은 용문 집법당 제자들은 번쩍이는 칼날에 흠칫 놀라며 비아냥거리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용오행은 눈을 가늘게 뜨며 코웃음을 쳤다.“하 씨, 육건우의 검에 아주 그냥 기가 팍 죽었군! 이러면서 감히 도발하기는!”“그동안 제멋대로 날뛰었던 건 순전히 그가 진정한 고수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일 뿐이야!”사송란도 거들었다.“무학의 성지인 천문채는 대하 서남지역의 패권을 가진 곳이야!”“아무리 일류 가문이라고 하더라도 천문채 앞에선 머리를 조아리며 존경을 표하지!”“서남지역에서 천문채의 위상은 강남지역에서 우리 오매 도관의 위상이랑 비슷해.”“육건우는 육 씨 가문 직계 계승자야!”“그는 십팔 년 동안이나 검법을 수련했어. 매서운 칼날에 큰 돌도 한방에 자른다더군.”“하 씨 성 가진 저놈이 태어나서부터 무학을 수련했다고 하더라도 육건우의 적수가 될 순 없을 거야!”용오행은 안타까운 척하며 말했다.“하 씨 성 가진 저놈이 육건우의 검에 죽는 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영광이야!”“이렇게 되면 미야타 신노스케가 헛걸음하는 꼴이 되는 건가? 허허허!”용오행 일행은 음류 검객의 실력을 볼 수 없게 되어서 안타깝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퍽!”이때 정자 한가운데서 있던 하현의 눈앞에 육건우의 검이 꽂혔다.차를 마시고
”휙!”하현이 손을 움직이자 방금 육건우의 손을 벗어난 장검이 순간 날아올랐다.장검은 육건우의 이마를 가까스로 스쳐 지나가며 그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잘라 놓았다.하현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예전에 유라시아 전쟁 때 당신네 천문채에서도 사람을 파견했었지. 난 당신을 죽이지는 않을 거야.”“하지만 다음번엔 나도 이렇게 좋은 말로 하지 않을 거라는 거 알아 둬.”육건우의 온몸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생사의 순간이 그의 몸을 스쳐 지나가는 아찔함이 그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하현이 하는 말을 듣고 육건우는 독한 말로 퍼부어 주고 싶었지만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빌어먹을!”“전부 쓰레기 같은 것들이야!”사송란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튕겨져 나간 육건우를 향해 눈을 흘겼다.바보 멍청이 같은 녀석이 제대로 된 솜씨 하나 없이 나서서 감히 망신을 당하다니!사송란은 자신이 나서서 하현을 확실히 밟아 놓지 않으면 구겨진 체면을 되살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무도령, 아마도 당신이 나서야 할 것 같아.”사송란은 군중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아무 흔들림 없이 침착한 얼굴로 서 있는 젊은 남자를 향해 입을 열었다.젊은 남자는 실눈을 뜨고 하현을 쳐다보다가 한 걸음 나아가 담담하게 말했다.“우리가 나서는 건 문제없지만 우리가 나서게 되면 우리 무궁은 더 이상 당신들 오매 도관에게 진 빚은 없는 거야.”“우리가 이놈을 잘 가르쳐 놓을 테니, 잘 보라고.”무도령이 밖으로 나가려고 했을 때 도관 입구에 도요타 센추리가 몇 대 멈춰 섰다.차를 몰고 길을 안내하는 사람들은 용문 집법당 제자들이었다.그들은 공손하게 가운데 차량의 뒷문을 열었다.흰머리에 유카타를 입은 채 무덤덤한 기색의 섬나라 노인이 차에서 내렸다.네모난 얼굴의 섬나라 노인은 티끌 하나 묻지 않은 말끔한 유카타를 입고 있었다.허리춤에는 삼나라 칼 두 자루가 장승처럼 걸려 있었다.별다른 특별할 것이 없는 섬나라 노인 같았다
항성에 처음 온 미야타 신노스케는 그야말로 스타 중의 스타였다.모두가 그들 앞에 허리를 숙이고 굽신거리던 그때 뒤뜰 정자에 있는 하현 곁에는 최문성만이 남았다.휠체어에 앉아 있던 공송연조차 얼른 휠체어 바퀴를 돌리며 달려가 아첨하기 바빴다.하지만 미야타 신노스케는 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한 채 오로지 무덤덤히 서 있는 하현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하현을 위아래로 몇 번 훑어본 후에야 미야타 신노스케는 입을 열었다.“당신이 하현인가?”“당신이 섬나라 무학의 얼굴을 연거푸 때린 장본인인가 말이야?”“이번에 항성에서 내 제자와 무카이 나오토 일가를 무참히 살해했다고?”하현은 찻잔을 집어 들며 담담하게 말했다.“무카이 나오토 일가는 나쁜 짓을 일삼았어. 죽어 마땅했지.”“그런 사람 같지도 않은 사람들을 위해 미야타 신노스케 당신이 검객으로서 나에게 복수하러 왔다고?”“복수?”미야타 신노스케는 눈초리를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내 제자들이 죽든 말든 당신이 상관할 바 아니듯 대하의 왕법이 어떻든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나 미야타 신노스케의 말이 곧 법이지!!“당신들 사이의 원한이 옳든 그르든 난 상관하지 않아. 그러나 감히 섬나라 음류 제자를 죽이면 그건 내가 직접 나서야지!”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텐푸 다이토에게 시선을 돌렸다.“당신은 어때? 당신도 역시 신당류를 대표해서 여기에 온 건가?”“내 기억이 맞다면 당신 아버지 텐푸 쥬시로도 대구에서 날 죽이겠다고 아우성쳤었지?”“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왜 아무 소식이 없는지 모르겠군, 응?”“보아하니 당신네 신당류는 여전히 음류보다 못한 모양이야!”“하 씨, 여기서 이간질할 생각은 하지 마!”텐푸 다이토가 싸늘한 기색으로 말했다.“아버지가 아직 오지 않은 것은 마침 중요한 수련 시기여서 당신 같은 하찮은 인물을 위해 시간을 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야!”“이번에 아버지는 나에게 똑똑히 당부하셨지.”“미야타 신노스케가
미야타 신노스케의 마음속에선 이미 하현은 죽음을 맞이하고 대하의 무학계는 무참히 짓밟혀 있었다.그러나 하현이 자신의 검을 피할 줄은 몰랐다.미야타 신노스케는 고수였다.고수답게 당황한 마음을 얼른 추스른 그는 연달아 발길질을 했다.“퓌익퓌익!”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그의 몸놀림은 빠르고 예리해서 어떤 수로도 상대의 머리를 쉽게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였다.이런 미야타의 위세에 사송란 일행들은 이미 기가 눌려 버렸다.특히 곱상한 여자들은 벌써부터 얼굴이 빨개지며 주먹을 쥐고 호들갑을 떨었다.그들은 미야타 신노스케가 얼른 하현을 제압해 영웅의 면모를 마음껏 보여주길 고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러나 하현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여전히 의자에 앉아 찻잔을 손에 쥐고 입으로 가져갔다.이런 여유로운 자세로 하현은 살짝살짝 몸을 돌려 미야타의 공격을 막아낸 것이었다.연이은 허사에도 미야타 신노스케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계속 칼날을 휘둘렀다.“차장!”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지며 부서진 돌들이 정자 곳곳에 날아다녔고 마른 나뭇잎들이 하늘에 흩뿌려졌다.그러나 하현은 여전히 무덤덤한 기색으로 두려움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얼굴을 했다.그저 느릿느릿 미야타의 칼을 피할 뿐이었다.그는 저항도 공격도 하지 않고 느릿느릿 찻잔을 쥔 채 미야타의 칼을 피하고만 있었다.마치 미야타 신노스케의 칼날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무심해 보이기까지 했다.“솩솩솩솩!”미야타 신노스케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거침없이 빠르고 쉴 새 없는 칼날이 허공을 가루로 만들 태세였다.하지만 하현은 여전히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하현이 느릿느릿 피하는 모습을 보고 미야타 신노스케는 포효하며 갑자기 공중으로 몸을 돌리며 하현 앞에 있는 탁자를 향해 발을 튕겼다.와장창하는 소리와 함께 돌로 만든 탁자가 산산이 부서져 자갈더미로 변했다.미야타 신노스케가 손을 흔들자 갑자기 한 무더기의 자갈들이 앞을 향해 날아올라 하현을
지금 이 순간 용오행, 사송란, 텐푸 다이토 등은 모두 얼굴을 찡그렸다.그들의 생각대로라면 미야타 신노스케의 칼날이 하현의 몸을 몇 번 가르고도 남았어야 했다.하현을 죽이는 데는 고작 몇 번의 칼날이면 족할 거라 자신했었던 그들이었다.하지만 미야타 신노스케가 미친 듯이 칼날을 휘둘렀음에도 하현은 어디 하나 손상된 곳이 없었다.심지어 하현은 별로 움직이지도 않았다.그런데 머리카락 한 올 건드리지 못했다니!이것은 과학으로도 무학으로도 도무지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미야타 신노스케가 대하의 체면을 세워 주느라 그런 거 같군!”분위기가 이상하게 흐르자 사송란은 문득 뭔가 깨달은 척하며 말했다.“한방에 해결할 수 있었던 일을 대하인의 체면을 살려주려고 일부러 이런 방법을 쓰시는군요.”“정말 섬나라 무학계의 겸손과 선의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미야타 신노스케, 우리 대하 무학계를 대표해 나 사송란이 섬나라 무학계에 이렇게 감사드립니다.”“섬나라 무학계가 이렇게 대하 무학계의 명성을 생각해 주시는 걸 보니 정말 대하인으로서 어떻게 이 은혜를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앞으로 양국은 한 옷을 입은 것처럼 영원히 함께 협조할 것입니다!”“걱정하지 마세요. 하현을 죽인 후에 난 그의 가족과 그의 무리들을 모두 상부에 보고해 합당한 벌을 받도록 하겠습니다!”“그리고 맹세코 앞으로 우리 대하 무학계가 섬나라의 존엄을 함부로 훼손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입니다!”사송란은 일부러 큰소리로 입을 열었다.이렇게 함으로써 미야타 신노스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맹세한 것이며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해명을 늘어놓은 것이다!그래야 하현이 계속해서 미야타의 칼날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얼굴이 일그러져 있던 텐푸 다이토도 그제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사송란, 별말씀을 다하는군!”“대하와 우리 섬나라는 예로부터 한 가족처럼 지냈지. 그러니 대하의 체면을 우리 섬나라가 당연히 세
무학의 성지 2세들은 자신들이 매우 예의와 품격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자부했다.만약 그들이 싸울 때 전신이 자신을 봐 주고 있었다고 한다면 창피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패배를 인정했을 것이다.하현처럼 뻔뻔히 얼굴 들고 손을 쓰려고 하지도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용오행과 공송연 등 용문 집법당 사람들은 하나같이 경멸하는 시선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그들은 하현의 모든 행동이 이미 용문의 체면을 완전히 구겨 놓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하현의 표정을 보며 사송란은 더 이상 미야타 신노스케를 볼 낯이 없었다.그녀는 하현을 뺨이라도 때려야만 속이 후련할 것 같았다.생각이 이에 미치자 사송란은 거침없이 한 걸음 앞으로 나가더니 대의명분을 앞세웠다.“미야타 신노스케, 우리 대하 무학계를 호의적으로 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하지만 당신은 오늘 복수하러 왔으니 더 이상 우리 체면을 세워 줄 필요없어요!”“이제 끝을 내셔도 좋습니다!”“하현이란 놈은 벌을 받아 마땅한 사람입니다!”사송란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자신이 이렇게 말을 하면 미야타 신노스케가 마음 놓고 하현을 단번에 처리할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그녀의 마음속에는 미야타 신노스케가 이렇게 자신의 체면을 봐 줄줄 알았다면 미리 한마디 했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하현 같은 사람을 상대하려면 일격에 죽여야 했다.그의 체면 따위 생각하지 말고 무참히 패배의 쓴맛을 보여 주었어야 했다!“빌어먹을 놈!”수십 번을 공격했으나 하현의 옷자락 끝도 닿지 못했던 미야타 신노스케의 얼굴에는 분노가 일렁거렸다.사송란의 말에 그의 핏줄이 다시 불뚝하고 존재감을 드러내었다.그는 이제 더 이상 점잖은 척하지 않고 거칠게 허리춤에 있던 장검을 뽑아 들었다.“솩솩솩솩!”번쩍이는 칼이 사람들의 눈을 부시게 만들며 허공을 갈랐다.종횡무진 움직이는 칼이 마치 부서지는 파도처럼 사람들 시야에서 일렁거렸다.회오리바람이 몰아치듯 먼지가 일었고 사람들은
곧이어 미야타 신노스케는 하현에게 결정적인 한방을 감행했다.섬나라 발도술도, 바람을 맞받아치며 단칼에 베어버리는 방법도, 그가 쓸 수 있는 살수는 모두 다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땅에는 무수한 칼자국이 어지러이 나 있었고 사방의 나무들은 모두 허리가 잘려 나가 있었다.그러나 하현은 여전히 무덤덤한 얼굴로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였다.사송란 일행은 마침내 똑똑히 보았다.미야타 신노스케가 봐 준 것이 아니라 하현이란 놈의 몸놀림이 너무나 빨랐다는 걸!하현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몸놀림으로 미야타 신노스케의 칼날을 피했던 것이다.“어쩐지 섬나라 전신 앞에서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거들먹거리더라니. 미야타 신노스케가 온 걸 알면서도 도망가거나 몸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더라니 정말 이럴 수가!”“사악한 방법을 좀 터득한 모양이로군!”사송란의 얼굴이 분노로 울그락불그락 끓어올랐다.“하현, 당신은 남자도 아니야!”“미야타 신노스케의 칼을 피하려고 오로지 피하기만 하다니, 너무 비겁한 거 아니야?”“이런 사생결단의 순간에도 계속 요리조리 피하기만 하는 게 재미있어?”“그건 미야타 신노스케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우리 대하 무학계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야!”“게다가 당신은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었어!”“심판으로서 당신한테 명령한다. 더 이상 피하지 말고 정면 돌파해. 반드시 미야타 신노스케와 진검승부를 해야 해!”“대하의 남자로서 생각을 좀 하고 행동했으면 좋겠어!”“실력으로 안 될 것 같으니 비겁하게 자꾸 피하기만 하는데 그건 정당하지 못해. 그리고 언제까지 그렇게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해?”“당신 때문에 우리 대하 무학계가 웃음거리가 될 거라는 걸 몰라서 이래?”사송란은 매우 심각한 얼굴로 핏대를 세워 가며 화를 냈다.그녀의 머릿속에선 하현이 미야타 신노스케의 단칼에 맞아야 마땅했다.피하든 맞서든 모두 대하 무학계의 체면이 구겨질 건 명백했다.이러든 저러
노발대발하는 사송란의 말을 듣고 한 무리의 여자들은 언짢은 기색을 숨기지 않은 채 하현을 쳐다보았다.어떻게 이런 남자가 있을 수 있지?정말 염치도 없어!그녀들의 얼굴엔 하나같이 하현을 향한 혐오가 가득했다.전투에서 정면으로 당당하게 나서서 싸우지 못하고 뒤에서 비겁하게 요리조리 피하고만 있다니!이건 대하 남자들의 체면을 완전히 뭉개는 짓이다!모두들 경멸하는 눈빛으로 싸늘하게 하현을 쏘아보았다!“피하지 말라고?”하현이 웃었다.“사송란, 당신 참 관대하군!”“내 행동을 그렇게 비교하다니, 알았어. 당신 체면을 세워 주기 위해 이제는 절대 피하지 않겠어!”순간 하현의 몸에서 숨겨둔 무서운 기세가 기지개를 켜는 것 같았다!거센 파도가 미야타 신노스케를 향해 몰아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이를 보고 음흉한 얼굴을 하고 있던 미야타 신노스케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하현의 기세가 순식간에 변하는 걸 감지한 사송란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움츠러든 눈동자로 하현을 쳐다보았다.“삭!”순식간에 하현의 몸이 움직였다.그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손바닥을 휘둘렀다.그의 손놀림은 빛처럼 빨랐고 정확했다.천하의 무공, 아무리 견고해도 다 부술 수 있는 막강한 힘, 움직임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른 공격.하현은 손놀림 한 번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곧이어 하현의 손바닥이 미야타 신노스케 앞에 떨어졌다.그는 두려움을 느낄 사이도 없이 무의식중에 칼을 휘두르며 밀려오는 하현의 손바닥을 가까스로 막았다.“퍽!”둔탁한 소리와 함께 먼지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가 파도처럼 다시 밀려와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었다.그러나 그 순간에도 끊임없이 이를 갈고 맞서는 소리가 들렸다.잠시 후 그들은 마침내 똑똑히 보았다.미야타 신노스케가 확실히 하현의 손바닥을 막았다.그러나 땅에는 거미줄처럼 갈라진 틈이 여기저기 나 있었다.그 모습에 사람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