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그 이름을 들은 섬나라 사람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이놈이 바로 무카이 나오토를 죽인 그 하현이었던 거로군!넘어져 있던 섬나라 사람들은 모두 하나둘 일어나 장도를 뽑아 들고는 순식간에 그를 포위했다.장내는 날카로운 빛을 뿜어내는 칼날에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하현!”무카이 세이이치로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매서운 표정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당신이 내 동생을 죽인 장본인이로군!”“감히 내 동생 빈소에 겁도 없이 쳐들어오다니!”“그것도 차를 몰고?”“이렇게 겁 없이 낳아준 네 아버지를 욕해!”“우리는 절대 널 용서할 수 없어!”“네가 감히 우리 섬나라 사람들을 우습게 본다는 거지?”“믿을지는 모르지만 내가 칼을 한 번 휘두른다면 날고 긴다는 동정감이 와도 내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 거야!”무카이 세이이치로의 분노는 멈추지 않았다.그가 두 눈 부릅뜨고 있는데 감히 겁도 없이 찾아오다니, 그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이건 남을 업신여기는 정도가 아니라 대놓고 섬나라 사람들을 무시하는 처사였다.섬나라 사람들은 이런 수모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바로 그 순간 그들은 일제히 칼을 들고 하현을 갈기갈기 찢어 놓으려는 듯 음흉한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진홍두도 거들었다.“하현, 당신 정말 감당이 안 되는 사람이군!”“동정감이 당신을 지켜줄 수 있다고 생각해? 당신은 항성에서 함부로 행동할 수 없다는 걸 알아야지!”“사람을 죽이고!”“빈소로 찾아와 고인을 모독하고!”“섬나라 사람들을 무시해?”“당신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하현은 욕설을 퍼붓는 진홍두를 힐끔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무카이 나오토를 죽였다고?”“내가 그를 죽이려고 했다면 어젯밤에 그 자리에서 죽였을 거야!”“내가 그런 놈 때문에 뭐하러 내 손을 더럽히겠어? 그놈이 그럴 자격이라도 된다고 생각해?”말을 하는 동안에도 하현은 발로 사람을 걷어차 바닥에 내동댕이쳤다.“이 여자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무카이 세이이치로가 의구심을 품는 모습을 본 진홍두가 얼른 한 걸음 앞으로 나와 하현에게 소리쳤다.“하현, 지금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당신이 동 씨 집안과 손을 잡았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야.”“동정감은 항성 최고 책임자잖아. CCTV 하나쯤 조작하는 거 일도 아니지, 안 그래?”“잘 들어. 당신이 증거라고 말하는 것들, 무카이 세이이치로 선생님 눈에는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보일 뿐이야. 절대 당신 말에 속지 않을 거라구!”“내 말 못 믿겠으면 무카이 루미코한테 물어봐. 직접 눈으로 본 증거들을 믿는지 안 믿는지 물어보라고!”“설마 우리 홍성이 이런 일에 귀한 섬나라 손님을 속이겠어?”진홍두의 말에 무카이 세이이치로는 잠자코 무카이 루미코를 힐끔 쳐다보았다가 입을 열었다.“하현, 당신이 어떻게 루미코를 협박했는지 모르겠어!”“하지만 우리 무카이 가문과 섬나라 음류는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야!”“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싶거든 확실한 증거를 제시해!”“조작할 수 있는 그런 동영상들, 우린 믿지 않아!”“증거가 없다면 당신은 오늘 밤 내 동생 관 밑에 머리를 조아리고 용서를 빌어야 할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무카이 세이이치로는 손을 흔들었다.갑자기 수십 명의 섬나라 사람들이 우르르 소리를 내며 앞으로 몰려왔다.하나같이 험상궂은 표정으로 하현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하현은 터질 듯한 그들의 화난 얼굴을 당당히 되받아치며 섬나라 무사들의 칼자루를 간단히 물리치고 나서는 담담하게 말했다.“무카이 세이이치로, 오늘 밤 루미코를 여기에 데리고 온 것은 당신들을 위협하려는 것도 두려움에 떨게 하려는 것도 아니야.”“무카이 나오토의 죽음은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걸 알려주려고 온 거야.”“당신들이 정 나와 싸워 보고 싶다면 다른 핑계를 가져와.”“게다가 오늘 본 동영상이 조작한 것인지 아닌지는 직접 본 무카이 루미코가 가장 잘 알 거야.
무카이 세이이치로의 말을 듣고 무카이 루미코는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이제 알겠어!”“하현이 날 여기로 데려와서 저 동영상을 보여준 이유는 자신의 억울함을 씻기 위해서였어!”“사실 진홍두가 이미 우리에게 진실을 말해줬어.”“하현, 하현이 범인이야!”진홍두가 항성 외곽의 땅을 주겠다는 얘기를 들은 무카이 루미코는 섬나라 음류가 드디어 항성에 발을 붙일 기회가 왔다는 것을 영민하게 깨달았다.이런 상황에서 진실이 뭐가 중요하겠는가?무카이 세이이치로가 전하려는 바도 아마 이것일 것이다.하현은 무카이 루미코를 한심한 듯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루미코, 정말 이렇게 양심도 없는 짓 계속 할 거야?”“꼭 이렇게 누명을 씌워야겠어?”무카이 루미코는 잠자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무카이 세이이치로는 심호흡을 하고 잠시 눈을 껌뻑거린 후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서 하현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하 씨, 양심도 없는 짓이라니? 우린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한 적이 없어!”“누명을 씌우는 것도 아니야!”“이 일을 저지른 사람은 당신이야!”“당신이 범인이라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지!”“오늘 밤, 난 내 동생을 추모하는 데 집중하고 싶어!”무카이 세이이치로의 말을 듣고 그의 일행들은 다시 기고만장해진 얼굴이 되었다.진홍두는 더욱 차가운 얼굴로 변했다.그녀가 계약서를 꺼내기만 하면 하현이 정말로 무카이 나오토를 죽였든 말든 그는 반드시 누명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하현은 섬나라 사람들을 차갑게 바라보다가 마침내 무카이 세이이치로에게 시선을 돌린 뒤 당당하게 말했다.“이제야 욕망의 죄가 무엇인지 알겠어!”“사람이 아주 재물에 눈이 멀어 돈에 목숨을 걸었군!”무카이 세이이치로와 무카이 루미코 둘 다 바보가 아니다.무카이 나오토를 죽인 사람이 하현이 아니라는 것쯤은 분명히 안다.하현에게는 그럴 시간도, 동기도,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진홍두가 그들에게
개?정말 할 말이 없군!죽여 버려!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담하게 말하는 하현을 보고 섬나라 사람들은 모두 분노가 들끓었다!눈앞의 이 대하인은 독 안에 든 쥐처럼 섬나라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그런데 감히 이렇게 건방지고 오만방자한 말을 하다니!죽는 게 어떤 건지 도통 모르는 게 분명하다!하현의 기세등등한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섬나라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었다.하마터면 지금 포위된 사람이 자신들이라 믿을 뻔했다.몇몇 섬나라 무사는 도저히 그 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뺨을 때렸다.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도저히 분간을 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유카타를 입은 섬나라 미녀들은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한껏 무시하는 눈길을 보냈다.그녀들은 무카이 가문을 따라 여러 번 출정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제멋대로 날뛰는 사람은 처음 봤다.자신이 죽을 목숨인 줄도 모르고 이렇게 날뛰다니 미친 게 아니고는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었던 것이다.무카이 세이이치로는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하현을 죽이고 싶어 하는 열망이 가득 찼다.자신도 거물이라면 거물이었다.친동생을 죽이고 친여동생을 해치려 하는 이런 상황에서 하현을 죽이지 않고는 그 분노를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그러나 하현은 일찌감치 그의 역량을 꿰뚫어 본 듯 조금도 위축되지도 않고 거침도 없었다.이것이 무카이 세이이치로를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이는 무카이 세이이치로뿐만 아니라 무카이 가문 전체를 얕잡아보고 아울러 섬나라 음류까지도 얕잡아보는 거나 마찬가지였다.눈앞의 대하인은 어디서 저런 저력과 용기가 나서 눈도 하나 깜빡하지 않고 당당하게 저런 말을 하는 걸까?무카이 세이이치로는 심호흡을 하고 하현을 바라보며 측은한 듯 말했다.“원래 난 당신을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어. 당신이 항성 법에 의해 적당히 처벌받고 감옥에 가며 되는 거였어.”“그런데 문득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그냥 당신을 해치우는 게 깔끔하겠어!”하현은 왼손 집게손가락을 내
하현이 직접 나서기도 전에 도요타 차량의 문이 언제 열렸는지 갑자기 최문성이 튀어나왔다.그는 손에는 당도가 칼집을 나와 희번덕거리며 바로 단칼에 쓸어버렸다.“푹!”“솨솩!”칼날이 스쳐 지나는 곳마다 섬나라 무사들이 묵을 부여잡고 피를 토하며 땅바닥에 쓰러졌다.최문성은 그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한 걸음 내디디며 칼을 휘둘렀다.한 번에 한 명씩, 길을 막고 서 있던 섬나라 무사들이 그대로 볏짚단처럼 나뒹굴었다.“병왕급인가?”무카이 세이이치로는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그는 어젯밤에 일어난 일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최문성을 보고 한눈에 그를 알아보았다.바로 그가 하현을 경호하는 병왕임을 알아보고 무카이 세이이치로는 눈알이 휘둥그레졌다.진홍두도 깜짝 놀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중요한 순간에 최문성이 나타나 하현의 앞을 비호하며 섬나라 무사들을 처리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들 최 씨 가문 사람들은 하현과 함께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는 것인가?“솨솩!”바로 그때 최문성의 뒤편에서 섬나라 무사의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그러나 섬나라 무사가 칼을 휘두르기도 전에 하현이 침착하게 말했다.“앞으로 세 걸음, 칼을 가르며 뒤를 쳐!”한쪽으로 비켜서려던 최문성은 하현의 지시에 따라 반사적으로 칼을 휘두르며 뒤로 돌아보았다.“푹!”어둠 속에 숨어 있던 섬나라 무사는 가슴을 쥐어짜며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최문성에게 칼을 들이대던 섬나라 무사의 미간에 붉은 핏줄이 강을 이루더니 결국 이 무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최후를 맞았다.“왼쪽 세 걸음, 세로로 가르며 후방 가격!”하현은 여전히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최문성은 잠시 상황을 인지한 후 하현이 지시한 대로 칼을 휘둘렀다.“푸푹푹!”최문성의 칼놀림을 본 섬나라 무사들은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며 널브러졌다.“세 걸음 뒤, 가로로 휘둘러!”“위로 뛰어올라, 칼을 휘둘러!”“땅바닥에
하지만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고 손이 덜덜 떨릴 뿐 진홍두는 감히 어떤 명령도 내릴 수가 없었다.하현의 솜씨에 놀랐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는 떨리는 손을 도무지 제어할 수가 없었다.“움직임이 너무 느리잖아. 좀 더 빨리 움직였어야지. 모두들 저녁 안 먹었어?”하현은 진홍두가 그런 표정을 짓건 말건 무시하고 장중으로 시선을 돌려 비아냥거렸다.“솨솩솩!”이때 양측의 격전은 이미 과열될 대로 과열되었다.최문성도 왼손에 작은 상처를 입었다.섬나라 무사들은 하현과 최문성을 포위했다.섬나라 장도가 사방에서 퍼런빛을 뿜어내며 반짝거렸다.칼날에 살의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언제든 최문성을 향해 달려들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았다.공포에 질렸던 진홍두의 얼굴에도 서서히 냉소가 떠올랐고 무카이 세이이치로도 입가에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무카이 루미코도 이번에는 뭔가 본때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는 눈빛으로 일촉즉발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발도술!”하현이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하현의 말에 최문성의 눈이 번쩍였다.순간 그는 칼을 칼집에 넣었다.그런 다음 칼집에 들어간 칼을 세차게 뽑아 들었다.온 하늘에 서슬 퍼런 칼날이 스쳐 지나갔고 장내는 칼날이 우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그 찰나 같은 순간이 지나자 섬나라 무사들의 장도가 최문성의 칼에 두 동강이 났다.최문성은 다시 칼을 거두어 칼집에 넣었다.“푹!”방금까지 멀쩡히 서 있던 십여 명의 섬나라 무사들은 목구멍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그들은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바람 앞에 촛불마냥 피식피식 쓰러졌다.일일이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섬나라 무사들이 땅에 주저앉아 피바다를 만들었다.최문성은 비록 왼손에 조그만 상처가 났지만 그의 몸에는 기세등등한 기운이 가득 뿜어져 나왔다.살아난 사람이 없는 거야?모두 다 쓰러진 거야?진짜 병왕급이야!진홍두와 홍성 정예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하여 덜덜 떨고 있었다.최문성이 저
진홍두는 총기를 들어 올리려고 했으나 순간 움츠러들었다.하현은 최문성에게만 의지해야 위세를 떨칠 수 있다고 그녀는 생각했었다.그러나 순간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이런 생각이 허물어졌고 그 자리에 절망이 가득 들어찼다.무카이 세이이치로는 자신의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이따금씩 욱신거리며 찾아오는 고통을 참을 수가 없었다.동시에 그의 자존심, 무사도 정신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생채기가 나서 미치도록 쓰라렸다.하현은 휴지를 꺼내 자신의 손가락을 꼼꼼히 닦으며 위엄 있는 어조로 말했다.“당신은 안 돼.”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일어서려던 무카이 세이이치로는 심드렁하게 내뱉은 하현의 말을 듣고 그대로 주저앉았다.하현을 만나기 전에 그는 이미 하현의 실력을 알고 있다고 장담했다.하현의 곁에 병왕급 호위가 있다고 해도 스스로 그를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하현에게 뺨을 맞고 나서야 그는 깨달았다.섬나라 음류든, 무카이 집안이든, 고수든, 병왕이든.하현의 손바닥 한 방에 모든 것은 의미를 잃고 만다는 것을.다만 마음이 무너져도 무카이 세이이치로는 마지막 자존심을 꼿꼿이 세우며 고개를 치켜든 채 이를 악물고 하현을 노려보았다.“하현, 듣던 대로 대단하군.”“하지만 당신이 나를 이긴들 그게 뭐 어떻다는 거야?”“난 섬나라 사람으로서 항성에 다니러 왔는데 당신이 나를 죽이면 상부에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어?”“천하의 하현이라도 떳떳하게 말할 수 있겠냔 말이야?”“결국 당신은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날 죽일 수 없어!”“아무리 솜씨가 좋다고 해도 마음대로 다 휘두를 수는 없는 거니까!”“하현, 시대가 변했어!”“그래?”하현은 웃으며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당신이 날 이렇게 도발하는데도 내가 당신을 죽이지 않으면 그것이야말로 당신 무시하는 처사지, 안 그래?”하현의 웃음 속에 살의가 그득하게 퍼지자 진홍두는 몸을 부르르 떨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려고 시도했다.“겁대가리 없는 놈!”
다른 무카이 가문 사람들은 하현을 잘 알지 못했다.그러나 무카이 마키는 하현을 잘 알고 있었다.하현은 용문 대구 지회장이었고 대구에서 섬나라 신당류에게 일격을 가한 적이 있는 인물이었다.그러나 마도에서 그를 맞았을 때 섬나라 신당류는 전쟁의 신급은 아니었다.그래서 무카이 마키는 하현이 자신이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상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무카이 마키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자신의 아들이 죽은 개처럼 뺨을 얻어맞은 꼴을 보면서도 화를 내지 않고 더욱 냉정한 표정으로 일관했다.하현은 무카이 마키를 흥미로운 듯 유심히 쳐다보았다.무카이 마키를 바라보면서도 어떤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았다.그저 궁금했을 뿐이었다.누가 이놈에게 대하에 와서 함부로 행동하도록 힘을 보태주었을까?“젊은이, 오늘 일은 여기까지 하지.”“나오토의 일은 이미 알고 있어. 대사관 측에 전달했네. 항성 경찰서에는 철저한 조사를 해 달라고 따로 당부의 말도 덧붙였지.”“당신 말대로라면 그래, 당신은 무죄야.”“우리 무카이 집안을 대표해서 말씀드리지. 다시는 당신에게 원한을 품지 않겠어.”“인터폴 수배 신청도 하지 않을 거야.”무카이 마키는 엄중한 표정으로 거물급 아우라를 한껏 뽐내며 말을 이었다.“난 무카이 마키야!”“무카이 가문의 주인, 섬나라 음류 장로.”“내 말 한마디면 누구도 토를 달지 못해!”“그러니 당신은 이제 가도 돼.”“하지만 떠나기 전에 내 아들에게 조금의 성의는 보여야지.”“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여놓고 조금의 성의도 보이지 않으려고 했던 거야?”무카이 마키는 뭔가 원하는 것이 있는 모양이었다.고귀한 신분을 가진 자신이 이렇게까지 말을 하면 적어도 하현이 자신의 체면을 세워 줄 거라고 무카이 마키는 생각했다.수많은 무카이 가문 정예들의 죽음 앞에서 하현이 적당하게 머리를 숙여준다면 받아줄 의향이 있었다.“성의?”“당신들 섬나라 사람들이 그런 말을 입에 올릴 자격이 있습니까?”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