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두세 시간 정도는 깨어 있었는데.”“요즘은 깨어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더 이상 치료법을 찾지 못하면 할아버지는 오래 살지 못할 거야.”양유훤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하현, 당신은 견문이 넓은 사람이잖아.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겠어?”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후 조용히 말했다.“병은 아니지만 단순히 시체가 뿜은 기운이 이렇게 세지는 않을 거야.”“우선 한번 볼게.”하현의 말이 떨어지자 양유훤은 급히 안쪽으로 안내했다.“하현, 이쪽으로.”하현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위의 열기를 참아가며 양제명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서서 그를 유심히 살폈다.노인의 몸은 마를 대로 말라 있었다.지금 당장 숨이 끊어진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하지만 그의 용모를 찬찬히 살펴보니 잘생기고 점잖게 생긴 얼굴이 젊었을 때는 뭇 여성들의 가슴깨나 설레게 했을 것이 분명했다.하현은 양제명의 맥을 짚어보려고 손을 뻗었다.그때 양제명의 눈이 갑자기 번쩍 뜨였다.순간 옅은 살기가 얼굴을 덮쳤고 하현의 눈앞에서 피바다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담력이 강하지 못한 사람이 눈앞에서 이런 광경을 보았다면 아마도 그 자리에서 까무러쳤을 것이다.그러나 하현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담담한 얼굴로 양제명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곧이어 양제명의 얼굴에는 의아한 빛이 희미하게 감돌기 시작했다.양제명은 가벼운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처음에는 그저 가벼운 기침일 줄로 알았는데 횟수를 더할수록 무릎이 절로 구부러질 정도의 큰 파동이 번졌다.양제명의 이런 변화에도 하현은 여전히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고 죽음이 임박한 노인의 모습에 시선을 고정시켰다.양제명의 두 번째 도발도 하현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그러나 하현은 두 번의 도발을 보면서 노인에 대한 한 가지 판단이 섰다.전쟁의 신의 경지에 올랐던 이 노인은 비록 절정의 전신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었지만 그래
”그리고 방금 내가 갑작스러운 반응을 보였을 때도 자네는 잘 막아 내었네. 이 세상에는 전신급의 고수만이 그런 의연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네.”“자네가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늙은이는 잘 알고 있어.”양제명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나도 젊었을 때는 역사학을 많이 읽었지만 줄곧 인정하지 않았다네.”“어느 시대의 역사든 대하는 증흥의 땅이었고 걸출한 영웅들이 있었기 때문이지.”“나중에 자네 대하 땅에서는 또 한 명의 전설적인 인물들이 나왔지.”“당도대 총교관.”“이 사람이 나타나서 무엇이 천명이고 무엇이 천년 대국인지 깨닫게 되었어!”“대하에 전설적인 총교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자네 같은 걸출한 인물이 또 나올 줄은 몰랐네그려!”“대하는 머지않아 강대국이 될 걸세.”감탄하는 듯한 양제명의 기색을 보니 하현의 실력에 제대로 감명을 받은 것 같았다.양유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현의 바라보았다.자신의 할아버지는 항상 안목이 좋은 분이셨다.처음 항성에 왔을 때 항성의 4대 가문과 항도 하 씨 가문 후계자가 그를 방문했었다.남양 제일의 고수가 자기 편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회유의 발걸음을 한 것이었다.하지만 사람들이 다 떠난 후 양제명은 이 사람들에 대해 그리 좋은 평가를 보이지 않았다.그런데 하현을 대하는 양제명의 모습은 달랐다.말을 아끼지 않으며 이렇게 칭찬하는 말을 늘어놓을 줄은 양유훤도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하현이 전쟁의 신급 고수라는 것을 양제명이 알아봤다는 것이다.순간 양유훤은 자신이 하현과 끝까지 싸우지 않고 중도에 방향을 튼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진심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세상에 병왕도 찾기 어렵지만 전쟁의 신은 그 이상의 존재였다.전신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전신밖에 없다.하현은 젊은 나이에 전쟁의 신급 고수가 되었다.아마 세상에서 유일하게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전설적인 총교관뿐일 것이다
하현은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어르신이 대하 총교관을 칭찬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다만 총교관께서는 여러 곳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대하전에서 이긴 것은 병부 전체의 공이지 본인 혼자만의 공이 아니라구요.”“대하가 총교관을 만들었지 총교관이 대하를 만든 게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양제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그래. 대하 총교관은 실력과 인품이 모두 대단하실 뿐만 아니라 겸손함이 뭔지 몸소 보여주셨군. 오늘날 그의 신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네!”“만약 그를 한 번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네!”“콜록콜록!”하현은 그만 참지 못하고 헛기침을 여러 번 하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어르신, 이제 비행기 그만 태우십시오.그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애써 화제를 돌렸다.“어르신, 이제 어르신 상황에 대해 말씀을 좀 해 주십시오.”양제명은 하현을 빤히 쳐다보았다.“젊은이가 참 강인하군. 하지만 자네의 총교관과는 비교할 수 없네.”“그러나 자네의 천부적인 재능이라면 앞으로 얼마든지 전설적인 총교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겠어. 난 그렇게 믿네!”“그러니 자네 너무 으쓱해하지 말고 계속해서 착실히 실력을 쌓게. 그게 중요해.”하현은 웃으며 말했다.“어르신이 가르쳐 주신 말씀, 유념하겠습니다.”양제명은 자신의 말이 누군가의 가르침이 되었다는 흐뭇함 때문인지 얼굴이 편안해 보였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살인술을 아는 것은 자네가 비범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세상에 자네 같은 젊은이는 많지 않아.”“하지만, 그런 자네도 날 살릴 수는 없을 것이네!”“이 세상에서 날 구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저세상 문턱에 있는 늙은 요괴들 외에 오직 한 사람 총교관뿐일 걸세!”“총교관이라면 날 구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을 텐데.”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양제명의 얼굴에 씁쓸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그는 담담하게 다시 입을 열었다.“그러니 자네 여기서 시간 낭
”유훤아, 네가 몇 년 동안 날 살려 보겠다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내 상황은 그리 쉽게 돌이킬 수 없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어.”양제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양유훤을 바라보았다.따뜻하고 애틋한 눈빛이었다.“아쉽지만 할아버지는 더 이상 너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 주지 못하는구나.”“할아버지는 한 달 정도밖에 못 살 것 같아.”“나한테 온 정신을 쏟느라 너의 찬란한 청춘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내가 죽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생각해 둬.”“우리 양 씨 집안은 남양 3대 가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내가 이 지경이 되고 난 후부터는 그 영광이 사라졌지.”“가족 내부의 싸움이 치열해져서 네 삼촌들은 모두 너의 돈과 지위에 눈독을 들이고 있잖아. 남양의 다른 세력들은 내가 수련할 때 남겨 두었던 무예 비책을 손에 넣으려 안달이지.”“지금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남양 제일의 고수라는 이름으로 꿈틀거리는 사람들을 제압할 수 있는 거야!’“하지만 내가 죽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널 공격하려들 거야!”“그래서 너의 미래를 잘 계획해야 한다, 유훤아.”“남양에는 절대 다시 돌아가면 안 돼.”“가장 좋은 방법은 대하의 영주권을 받아 한평생 대하에서 편안하게 사는 거야.”“절대 남양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돌아가면 다시는 나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너의 목숨도 잃을 수 있어!”“유훤아, 넌 천성적으로 아름답고 고운 사람이야. 그건 남자를 상대할 때 가장 좋은 무기가 되기도 해.”“하지만 네가 상대를 제압할 힘과 능력을 잃게 되면 그것이 오히려 널 해치게 될 것이야! 모든 남자들이 널 원하기 때문이지!”“내가 안심하고 갈 수 있도록 어떻게 해서든 스스로 퇴로를 잘 마련하겠다고 약속해 주겠느냐?”양유훤은 처량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내 길은 다 마련해 놓았어요. 뒷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돼요.”“그럼 내가 이제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겠구나.”양제명은
하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시신이 몸에 들어온 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었어요.”“시신이 몸에 들어온 다음부터 어르신 몸에서 발작이 일어난 거예요.”“그래서 지금 어르신 상태는 시신 때문도, 다른 병 때문도 아니고 단순 중독일 뿐이에요.”“단순 중독? 정말이야?”양유훤은 충격을 받은 듯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얼마나 많은 의사들과 풍수사들을 불렀는데. 그들은 할아버지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정확히 진단도 못했어. 그냥 외부에서 사악한 기운이 침입했기 때문이라고만 했어.”“할아버지가 천 년이나 묵은 시체들의 기운을 들이마셨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단언한 사람도 있었어.”“그런데 이제 와서 할아버지가 중독되었다고? 단순 중독?”양유훤은 얼굴을 찡그렸다.“하현, 당신도 알고 있을 거야. 무도를 수련하는 사람은 약리학에 대해 조금 알게 돼. 우리 할아버지는 스스로 자신의 몸을 검사해 봤어. 그런데 중독된 건 발견하지 못했어.”하현은 담담하게 물었다.“메스 있어?”양유훤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며 아무런 반응도 없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서둘러 정교하게 정리되어 있는 수술 장비를 가지고 왔다.하현은 깨끗하게 소독된 메스를 꺼낸 후 양제명의 오른손을 잡고 지그시 바라본 후 양제명의 손목을 칼로 찔렀다.양유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하현, 지금 뭐하는 거야? 우리 할아버지는 지금 몸이 아주 허약한 상태라구!”그녀는 막으려고 했지만 양제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괜찮아, 하현이 뭘 하는지 잘 보자구!”“어쨌든 이 늙은이는 손발에 감각이 없으니 아무렇게나 해도 괜찮아.”양제명의 말을 듣고 양유훤은 안쓰러운 눈길로 양제명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하현을 쳐다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하현의 손놀림은 매우 재빨랐다.메스는 양제명의 손목에 있는 혈도를 찔렀다가 빠르게 다른 혈도를 찔렀다.이상하게도 그 과정에서 피가 튀지 않고 약간 희끗희끗한 빛을
양유훤은 표정이 말할 수 없이 굳어졌다.“도대체 누가 할아버지에게 독을 먹인 거야?”“그게...”하현은 말끝을 흐렸다가 잠시 후 말을 이었다.“극야한독은 몸 안에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야. 반드시 외부에서 유입이 되어야 하는 거지. 대부분은 음식이나 물에 섞어 먹이지.”“독을 넣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우리는 추측할 수 없지만 어르신께서는 아마 알고 계실 거야.”하현은 확실히 단정하며 말했다.양유훤의 얼굴에 일순 정적이 감돌았다.그제야 그녀는 하현의 말뜻을 이해한 듯했다.독을 넣을 수 있는 사람은 분명 매우 가까운 사람이고 양제명의 신임을 받은 사람임이 틀림없다.이런 사람은 몇 명 되지 않기 때문에 찾아내려면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다만 가족 중 누군가가 이 독극물을 넣은 것으로 밝혀진다면 양 씨 집안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그때 양제명이 갑자기 온몸을 움찔거렸고 얼굴에 검은 기운이 드리워지며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는 언제라도 숨을 거둘 사람처럼 온몸을 사시나무 떨 듯했다.“독기가 발악을 한 거야!”하현의 안색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자신이 양제명의 상태를 판단한 후 양제명이 체내의 독소를 억제하지 못해 발작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이것도 정상적인 과정이었다.아마도 양제명은 독극물을 먹인 사람이 누구인지 떠올렸을 것이다.마음이 상처받는 것보다 더한 슬픔은 없다.이 때문에 양제명은 정신을 잃고 체내의 독소를 억제할 수 없었던 것이다.“할아버지, 어서 우리 할아버지 좀 살려 줘!”양유훤은 당황스러워하며 하현에게 말했다.“괜찮아, 서두르지 않아도 돼. 내가 할게!”하현은 재빨리 양제명의 가슴에 손을 얹어 여러 곳의 혈을 찍어서 그의 혈맥을 막았다.그러고 나서 하현은 또 메스를 가져와 양제명의 왼손에 있는 혈을 찔렀다.거무스름한 핏물이 상처를 타고 흘러나와 바닥에 뚝뚝 떨어지면서 바로 얼음으로 굳어졌다.검은 피가 다 흐른 뒤에야 하현은 양유훤에게 양제명
간절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두 사람을 보며 하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두 분, 제가 터무니없는 값을 부르는 사람처럼 보이세요?”“지금 당장은 아니라고 했던 말은 값을 더 높여 부르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르신 몸속의 독소는 단번에 제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이 독은 이미 몸에 들어간 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에 뼈에 붙은 구더기처럼 착 달라붙어 있어요.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어림도 없죠.”“다행히 어르신께서 한때 세상을 호령하던 고수셔서 아직은 희망이 있어요!”“자네 뜻은...”양제명의 머릿속에 뭔가가 떠오른 것 같았고 그는 뭔가 무언의 말로 하현에게 물음을 던지듯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어르신께서는 아마도 온몸을 사지로 몰어넣어야 살 수 있을 거예요.”하현이 조용히 말했다.“어르신 몸 안에 독소를 제거하려는 의지를 완전히 내려놓은 다음 독소가 완전히 발작하도록 내버려두어야 해요. 발작이 극에 달했을 때 단숨에 독소를 뽑아 버리면 완전히 제거되는 거죠.”“독소를 완전히 발작시킨다고?”양유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하지만 그러다가 만약 실패한다면 우리 할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돌아가실 거잖아?”“맞아.”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 온몸을 사지로 몰아넣어야 살 수 있다고 한 거야.”“어르신의 현재 상황은 제가 방금 한 일을 포함해서 평범한 방법으로는 체내의 독소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어요.”“그러나 사지로 몰아넣는 기간은 기껏해야 열흘이나 보름 정도 일 거예요. 그런 다음에는 반드시 효과가 있을 거예요!”“독소를 완전히 발작시켜 한꺼번에 빼내는 것만이 위험하지만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에요.”양유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분명 위험한 방법임에는 틀림없었다.까딱 잘못하다간 할아버지를 완전히 잃게 될 수도 있었다.그녀가 어려운 선택에 고심하고 있을 때 양제명이 갑자기 손을 흔들며 양유훤에게 가만히 기다리라는 듯 손짓을 했다.양제명은 눈을 가늘게
하현은 조심스럽게 말했다.“맞아. 독성이 강할수록, 나이가 드실수록 좋아.”“이렇게 해서 어르신 몸에 있는 극야한독을 완전히 발작시키는 거야.”“독은 독으로 공격하는 거지.”“독으로 독을 제거하는 거야.”양유훤은 갑자기 안색이 확 변하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자, 당신이 그렇게 말했으니 가능한 한 빨리 이 독극물들을 구해야겠어.”양제명도 처방전을 훑어보며 옅은 미소를 띠었다.“유훤아, 하현이 이런 처방을 쓰다니 정말 우리를 자기 사람으로 여기는가 보구나.”“어쨌든 진인사대천명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절 너무 탓하지는 마십시오, 네?”“자네 마음대로 하게. 어떠한 대가도 이 늙은이가 다 책임질 테니.”“최선을 다하겠습니다.”하현이 빙긋이 웃었다.“어르신, 7일 동안 버티셔야 합니다. 독이 완전히 발작할 때까지는 죽을 만큼 아픈 고통이 뒤따를 것입니다.”“어르신께서는 무도 고수이시니 잘 버티시리라 믿습니다, 그렇죠?”양제명이 결연한 눈빛으로 말했다.“이 지경에 와 보니 가장 두려운 게 뭔 줄 아나? 내가 의식을 잃고 아무것도 모르는 식물인간이 되는 걸세. 그게 가장 두려워.”“고통을 느낀다는 건 적어도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뜻이잖는가!”“그러니 자네 걱정 말게. 단 7일이잖는가. 잘 버텨 보겠네!”하현은 몇 마디 당부의 말을 전한 후 양유훤과 함께 그곳을 떠났다.양유훤은 얼른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린 후 하현을 돌아보며 말했다.“하현, 고마워.”“당신과 나는 원래 좋지 않은 관계로 만났는데 이렇게 선뜻 좋은 마음으로 날 도와줘서 고마워. 정말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하현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거래했잖아. 이건 당신과 나 사이의 거래일 뿐이야. 내가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구.”“하지만 앞으로 7일 동안 당신은 특히 남양인들 단속 잘 해야 해. 만약 내가 당신 사람들 손에 죽임을 당한다면 할아버지의 목숨도 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