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242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여보, 다 같은 동기잖아. 까놓고 말하면 자기 사람인데 뭐 하러 그렇게 따져? 그렇게 하면 당신이 옹졸해 보여." 이때, 뒤에 서 있던 홍빈이 걸어와 민영의 허리에 손을 두르며 말했다.

이와 동시에 그의 시선이 은아의 몸 위에서 한바퀴 돌더니 눈이 반짝였다. 외모와 몸매만 말하자면 민영은 은아를 따라잡지 못했다. 제일 중요한 건, 민영은 너무 싼티 나 보였고 기품이라고는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은아는 외모이든 분위기이든 모두 최고였다. 단 하나 아쉬운 건 그녀가 머저리에게 시집을 갔다는 것, 처가살이 남편을 구했다는 거다. 은아가 너무 아깝다!

이때, 하현이 차를 주차하고 걸어왔다.

은아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녀가 하현을 소개했다. "이 사람은 내 남편이야. 이름은 다들 알고 있지? 그럼 굳이 말하지 않을게."

서울에 사는 사람은 모두 하현과 은아의 혼사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은아의 동기들 역시 자연스레 그가 전설의 데릴사위 하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 순간, 하현을 바라보는 시선들 중 어떤 이는 경멸감이 가득했고, 어떤 이는 약간의 부러움과 질투가 뒤섞였다.

사람들에게 머저리라고 불리지만, 이러한 인간계 요정과 함께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가치가 있었다.

어쨌거나 현장에 있던 모든 남자 동기들은 사실 대부분 은아를 짝사랑하거나 쫓아다닌 적이 있었다.

"외모는 분명 괜찮게 생겼는데, 이렇게 쓸모 없을 수가 있나?"

"누가 알겠어? 이렇게 생긴 사람은 태어났을 때부터 여자한테 빌붙어먹을 운명일지도 몰라!"

"저 몸이 너무 아깝다!"

"근데 내가 만약에 돈이 있었다면, 이런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놈을 거둬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아!"

하현은 이런 말들을 무시했다. 그는 사방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당신이 바로 그 소문의 데릴사위예요? 실물이 낫네요. 여자한테 빌붙을 밑천이 있어요." 홍빈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그는 일찍이 은아를 제대로 혼쭐내라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재벌 사위면 될까?   243장

    은아도 조금 놀라 멍해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홍빈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생각이 없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에게 눈이 갔다.원래 은아의 상상 속 자신의 미래의 남편은 재능과 외모를 두루 갖추고 유일무이해야 했다.한편, 세리는 하현을 쓱 훑어보더니 탄식을 내뱉었다.전에 은아가 하현을 데리고 오지 않게 말렸는데, 이제 알겠지? 체면이 확확 무너졌겠지?이때, 민영이 미소를 지으며 일어서서 말했다. “미안해, 얘들아. 우리 남편이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쳤었는데 실력도 나쁘지 않아서 아까 피아노를 보니까 손이 간지러웠나 봐. 절대 잘난 척하려고 한 건 아니었으니까 모두 기분 나빠하지 마.”민영은 잘난 척한 게 아니고 기분 나빠하지 말라고 했으나, 문제는 그녀가 ‘잘난 척’ 세 글자를 거의 자신의 이마에 붙인 것과 마찬가지였다. 명백히도 민영은 자신에 대한 동기들의 주접을 매우 즐겼다.“민영아, 너는 너무 운이 좋다! 이런 신급 남편은 정말 하늘에서 떨어진 거야!”“맞아, 유럽에서 피아노는 귀족들의 전유물이야. 너희 남편은 우리 서울의 귀족이야!”“돈도 많고 잘생겼는데 재능까지 있다니, 이런 남자는 하늘에만 있어!”“...”한 무리의 여자 동기들은 팬들로 변했다. 특히 피아노 연주를 마치고 나서 홍빈이 신사적으로 허리 굽혀 인사하자, 사람들은 그의 매너에 더더욱 반했다.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홀린 듯이 홍빈을 바라보며 자신이 홍빈의 아내이길 간절히 바랐는지 모른다.“백홍빈, 여기저기서 자기자랑하지 말라고 했는데 여전히 내 말은 안 듣지. 모르는 얘들은 우리가 허세 부리는 줄 알겠어!” 민영이 미소를 머금고 홍빈 곁으로 가 불만스럽게 말했다.불만스러운 말투였지만, 민영의 우쭐한 얼굴은 감출 수가 없었다.“어쩔 수 없어, 매번 피아노를 볼 때마다 손이 간질간질해져. 이건 내 탓 하면 안 돼. 내 몸 속에 있는 예술적 감각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고.” 홍빈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민영은 거의 체념한 듯한 한

  • 재벌 사위면 될까?   244장

    “주민영, 너 정말 뻔뻔하구나. 잘난 척하고 싶으면 잘난 척해, 아무도 너를 안 막아. 근데 굳이 은아를 끌어들이는 게 재미 있니?” 소은은 화난 기색이 역력했다. “여긴 동창회야, 네가 폭풍연기를 하는 곳이 아니라!”“참나! 왜 그렇게 화난 건데? 설마 우리 집 백홍빈한테 반하고 나한테 이런 신급 남편이 있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해서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거야? 그래서 참지 못하고 툭 튀어나와 나를 괴롭히는 거야?” 민영이 실실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일부러 홍빈에게 기댔다.“너…” 소은은 분노에 가득 차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뻔했다.은아는 자신의 절친이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걸 보자 견디지 못하고 앞으로 걸어 나와 느긋하게 말했다. “주민영, 우리 모두 같은 동기야. 그리고 오늘은 동창회인데, 굳이 그런 말을 해야겠어?”민영은 은아를 힐끗 보더니 웃을락 말락 말했다. “설은아, 내가 너무 싫어서 네 개한테 나를 물라고 한 거야? 그럼 네 처가살이 남편한테 연주 한 번 하라고 하든가! 한 곡을 연주할 수만 있다면, 내가 했던 말들을 다시 주워담고 네 개한테 사과할게!”“근데 말이야, 네 데릴 남편은 피아노 치는 것 말고 밀가루 반죽을 치는 게 더 좋겠다…”“하하하…”사람들 모두 큰소리로 하하 웃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머저리 데릴사위가 피아노를 친다고? 웃기지 마라.어렸을 때부터 전문적인 레슨을 받은 사람이 아니면 절대 한 곡을 완곡할 수 없다.“주민영, 선 넘지 마!” 은아는 온몸을 부르르 떨 정도로 화가 났다. 민영이 감히 자신의 절친을 개라고 부르다니, 정말 너무했다.“왜? 불쾌해? 불쾌하면 네 데릴 남편한테 좀 보여주라고 하든가? 아님 억지 부리지 말고! 미래의 남편이 꼭 피아노 잘 치는 왕자님이어야 한다고? 꿈을 꿔도 그런 꿈은 아니지!” 민영이 비웃었다.“너…” 은아는 너무 화가 나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하현을 어두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자신의 남편이

  • 재벌 사위면 될까?   245장

    동기들이 모두 자신을 대변하고 있는 게 들리자, 민영은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다. 만약 이 일이 들통난다면, 그건 매우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다. 다행히 아무도 하현 이 데릴사위를 믿지 않았다.“이봐 머저리, 그럴 필요가 있나요? 아내 대신 나서고 싶다 한들 자기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는 봐야하지 않나요? 당신 같은 데릴사위가 헛소리를 지껄이면 사람들이 믿어줄 거라고 생각하나요? 그리고 당신은 3년 동안 데릴사위로 살았다고 들었어요. 장모님한테 족욕할 물을 갖다주질 않나, 화장실 청소를 하질 않나, 3년 동안 당신 아내 손도 안 잡아봤으면서 그럴 필요가 있나요? 사내대장부가 당신 같은 지경에 이르다니, 정말 남자들의 망신이에요!” 민영이 조롱했다.“주민영 씨, 지금 당장 우리 아내랑 아내 절친한테 사과하시죠. 그러면 없던 일로 할게요, 어때요?” 하현은 여전히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마치 민영의 신랄한 비웃음은 그의 기분에 조금도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설은아, 네 남편 뇌에 물 들어간 거 아니지? 남편 안 챙겨?” 민영이 이마를 찌푸리며 은아에게 말했다.“이 사람의 말은 틀리지 않았어. 지금 당장 소은한테 사과하고 없던 일로 하자.” 은아가 차갑게 말했다.“푸하하…” 민영은 몸을 앞뒤로 움직이며 웃어댔다. “유소은한테 사과하라고? 네가 키운 개한테 사과하라고? 사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감당할 수 있겠어?”“은아야, 네 남편만 뇌에 물 들어간 줄 알았는데, 너도 뇌가 안 좋나 보네. 근데 그것도 정상이야. 뇌가 좋은 사람이 데릴 남편을 구하겠어? 하하하!”이 순간, 민영뿐만 아니라 다른 동기들도 폭소를 터뜨렸다.너무 웃긴 거 아닌가? 이 데릴사위는 매일 화장실 청소 아니면 족욕물을 갖다주는 머저리인데, 감히 민영한테 그런 말을 해?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지!자기가 무슨 꼴인지 거울 안 보나? 집이 너무 가난해서 거울도 못 사겠으면, 오줌을 누는 것도 좋다."은아야, 어렵게 동창회에 왔는데 너무 망신 당하지 마

  • 재벌 사위면 될까?   246장

    하현의 손바닥이 계속해서 피아노를 스치더니, 이내 팍하고 덮개를 열었다. 그러고나서 그는 손을 내밀어 가볍게 건반을 눌렀다.비록 하현은 그저 거기에 서서 한 손으로 건반을 눌렀을 뿐이지만, 이 순간 우아한 선율이 순식간에 홀 안에 울려퍼졌다. 게다가 하현의 손가락 놀림에 따라 음악이 때로는 격앙되었고, 때로는 우울했고, 때로는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매끄러운 연주, 최고의 경지에 이른 박자, 여기다가 자유로운 연주까지 더해지니, 현장에 음악을 아는 사람은 몇 안됐지만 모두 희미하게 느꼈다. 하현의 연주는 홍빈보다 몇 배는 훌륭했다.민영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그녀는 순식간에 마치 10킬로그램의 고구마를 삼킨 것과 같았다. 원래 민영은 이 일을 이용해 홍빈의 대단함을 보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것은, 은아의 데릴 남편이 피아노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홍빈이 직접 연주한 척한 사실을 알아차렸다니, 이 순간 민영은 자신의 체면을 잃은 것만 같았다.연주가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연주에 빠져 여운을 느끼며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이 사람이… 정말 그 소문의 데릴사위라고?” 어떤 여자 동기가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그녀들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현을 신랄하게 조롱했지만, 하현이 보여준 것은 자신들의 남편이 결코 따라할 수 없는 것이었다.“그럴 리가? 이 사람이 어떻게 그 머저리야?” 세리의 매혹적인 몸이 살며시 떨더니 믿기지 않는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소은의 작고 귀여운 입도 살짝 벌어졌고, 매우 큰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녀의 이러한 표정은 마치 오늘 하현을 처음 알게 된 것과 같았다.눈앞에 있는 하현은 그녀의 기억 속 머저리 데릴사위와 완전히 달랐다. 비록 그는 여전히 가난해 보였지만, 분위기든 기세든, 완전 딴판이었다…“반죽을 치는 것도 이거랑 비슷하겠죠…” 하현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태연하게 말했다.그는 아까 어떠한 곡도 연주하지 않았고 그저 손가락을 마음대로 놀렸을 뿐이다.

  • 재벌 사위면 될까?   247장

    홍빈은 얼굴에 미소를 띤 채 홀을 빠져나가 얼른 재욱의 사무실로 들어갔다.백재욱, 서울 백씨 집안의 후계자, 백 씨 어르신의 친아들.그는 30살쯤 되는 젊은이에 외모도 잘생겼지만, 얼굴이 매우 창백해 아파 보였다. 백 씨 집안은 어두운 곳과 밝은 곳에 모두 몸담고 있었다. 그들의 길바닥 세력이 크지는 않았지만, 지용 때문에 아무도 그들을 건드리지 못했다.하지만 그들은 소식에 정통하지 않아 요 며칠간 지용이 이미 백범의 부하가 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삼촌.” 홍빈이 사무실로 들어와 공손하게 말했다.“왔어?” 여자 비서의 정교한 얼굴을 갖고 놀던 재욱이 웃어 보였다.그는 자신의 조카에게 꽤 잘해줬는데, 그 이유는 이 조카가 그의 비위를 잘 맞췄기 때문이다.재욱은 자기 사람도 내치는 이런 독한 사람을 매우 마음에 들어했다.재욱이 여자 비서에게 나가라고 손짓한 후, 그제서야 웃으며 말했다. “무슨 일이야? 이 자식이 날 보러 올 줄도 알고?”“삼촌, 무슨 말씀이세요. 온천 리조트에 왔는데 당연히 제일 먼저 삼촌을 찾아 봬야죠.” 홍빈이 정중하게 말했다.“아, 네 와이프는 그 차가 마음에 들었대? 마음에 들었다면 선물해줄게. 시간 날 때 또 한 번 그렇게 해…” 재욱은 음흉한 얼굴을 내비치며 암시했다.홍빈은 기뻐했다. 다시 한 번 자기 아내에게 약을 먹이면 페라리 한 대를 얻을 수 있다고? 밑지는 장사가 아니잖아!“삼촌께서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시다면 시간 봐서 제 집에 오셔서 한 잔 하시죠. 제가 다 준비해 놓겠습니다!” 홍빈은 가슴팍을 두드렸다. “삼촌께서 민영한테 이렇게나 잘해주는 걸 민영이가 알면 분명 감사해할 거예요.”“다 같은 집안 사람인데 스스럼없이 대해야지. 내가 집안 어르신이 되면 온천 리조트는 너한테 맡길게.” 재욱이 웃으며 말했다.이 온천 리조트의 수익은 깜짝 놀랄 정도였다. 순월수익은 수천만 원 했고, 만약 관리를 잘한다면 돈 쓰는 데 거의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홍빈은 흥분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248장

    식사하는 도중에 하현은 화장실 간다는 핑계를 대고 밖에 나가서 전화를 걸었다.그는 민영 같은 사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피해를 보고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조금 전에 민영이 굳이 와서 자신들을 협박했으니, 곧 있으면 무슨 일이 생길 게 뻔했다.하현은 겁먹지 않았다. 다만 이곳은 그의 구역이 아니니, 만일 은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후회해도 소용없을 것이다.물론, 하현은 백씨 집안 사람들을 잘 알지는 못했지만, 백 씨 집안을 짓누를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바로 지용이었다.지용은 이제 백범의 부하이니, 이런 일을 처리하게 하는 것은 그에게 잘못을 씻어내고 새롭게 태어날 기회와 마찬가지였다.하현이 아까 홀에서 나와 통화를 하러 갔을 때, 때마침 불량배 같아 보이는 자들 몇명이 담배를 입에 문 채 홀 안으로 들어갔다.그 사람들을 보자, 민영은 더욱 악독한 눈빛으로 홍빈에게 싸늘하게 말했다. “설은아가 결혼하긴 했지만, 3년 동안 그 머저리는 은아의 손끝 하나 만져보지 못했어. 그래서 이 하찮은 남자얘들은 은아를 잊지 못하는 거야. 이 녀석들이 은아를 더럽히게 할 수 있을까? 그러고도 순진한 척할 수 있는 보자고!”“그건…” 홍빈은 멍해졌다. 빌어먹을 이 좋은 기회를 왜 자신이 차지할 생각을 못 했을까?이 생각을 하자, 홍빈은 재빠르게 말했다. “설은아도 결국엔 설씨 집안 사람이야. 설씨 집안이 2류 가문이지만 그 사람들 앞에서 모두 고개를 조아린다고. 그러는 건 별로 안 좋지 않을까?”“흥!” 민영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안 좋을 게 뭐가 있어? 이 천한 인간이 내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게 해야겠어! 그리고 당신은 설씨 집안이 우리 백씨 집안 안중에 있을 것 같아?”홍빈은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옛날의 설씨 집안이라면, 백씨 집안은 분명 안중에 두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서울 전체가 설씨 집안이 맡고 있는 쇼핑몰 프로젝트를 알고 있었다. 이런 발판이 있으면 설씨 집안은 한순간에

  • 재벌 사위면 될까?   249장

    “어이구, 피부도 참 뽀얗지. 오빠가 미끄러운지 한번 만져볼게!”“조그마한 얼굴이 예쁘기도 해라. 오빠가 이런 얼굴을 제일 좋아해!”“이런 미인 옆에 남자가 없다니, 너무 아깝다!”불량배 몇 명은 은아, 소은과 세리 옆으로 가 집적대기 시작했고, 다른 사람들을 모조리 쫓아냈다.그러나 이곳에는 적지 않은 은아의 팬들이 있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그들은 모두 화가 났다!“당신들은 뭐하는 놈들이야? 어떻게 여기를 들어왔어? 여기는 우리가 예약해 놓은 곳인 거 몰라?”“우리 동기를 희롱하다니, 경찰에 신고하지 못할 것 같아?!”“그래, 얼른 나가. 이곳은 당신들을 환영하지 않아!”“...”남자 동기 몇몇이 정의감에 가득 찼다. 이런 영웅이 미녀를 구할 기회를 어떻게든 놓쳐서는 안 된다.“퍽!”불량배 무리 속에 있던 한 명이 앞으로 걸어 나와 말을 하고 있던 남자 동기의 뺨을 내리쳤다. 그가 냉랭하게 말했다. “넌 뭐야? 감히 내 앞에서 허세를 부려? 영웅이 미녀를 구하기라도 하게?”얻어맞은 남자 동기는 얼굴을 부여잡으며 차갑게 말했다. “감히 우리를 때려? 누가 우리를 여기로 데리고 온 지 모르나 보지? 그 사람은 백씨 집안의 백홍빈이야. 여기서 소란을 피우지 않는 게 좋을 거야!”반면, 홍빈은 두 귀를 막고 아무것도 못 들은 척하며 자기 밥을 먹었다.그 불량배는 발을 쭉 뻗어 그 남자 동기를 바닥으로 걷어찬 다음 쌀쌀맞게 말했다. “이 대가리에 물 들어간 쓰레기야, 그 사람이 누군지 나는 모르겠는데,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자가 뭐더라…”“똑똑한 사람입니다…” 다른 불량배 한 명이 말을 이었다.“그래, 그거! 그 사람이 내 앞에서 잘난 척을 하지도 못하는데, 너는 무슨 간덩어리로 내 앞에서 방귀를 뀌냐? 네가 뭔데?!”

  • 재벌 사위면 될까?   250장

    그 남자 동기는 바닥에 나뒹굴며 끊임없이 온몸을 떨었다. 그는 배를 부여잡으며 일어서지도 못했다. 다른 불량배 몇 명도 곧장 앞으로 나와 한 명씩 걷어차며 그 남자 동기가 맥을 못 추게 했다.이 광경을 보고 있던 다른 사람들은 모두 겁에 질렸다. 홍빈과 민영 둘 다 나 몰라라 하며 무관심한 표정을 보이자, 사람들은 모두 인상을 찌푸렸다.원래대로라면, 홍빈과 민영 같이 체면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어째서 다른 이들이 자신들의 구역에서 난장판을 벌이는 걸 용납하겠나? 지금 이 불량배들은 설마 민영과 홍빈 부부가 일부러 준비시킨 게 아니겠지?“민영아, 우리 다 같은 동기인데 이렇게 독하게 할 필요는 없잖아?” 은아의 팬 한 명이 화난 얼굴로 말했다.“개자식아! 그게 무슨 뜻이야? 이 일이 나랑 무슨 상관인데? 망할 놈들이 스스로 문제를 자초했는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미쳤어 진짜!” 민영이 일어서서 고함을 질렀다.문제는 이 온천 리조트는 백씨 집안의 구역이었고, 홍빈은 백씨 집안 사람이었다. 이 사람들이 어떻게 감히 백씨 집안의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지? 홍빈의 체면을 안 세워주나?비록 민영이 그렇게 말했지만, 현장에 있던 동기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이 일은 분명 그녀와 연관이 있었다.단지 많은 이들은 민영에게 약점 잡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화가 난 남자 동기들 몇 명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찍소리도 내지 못했다.하지만 그렇다 한들, 그 남자 동기들도 쉽사리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 방금 한 명이 이미 바닥에서 죽도록 얻어맞았기 때문이다.“은아야, 하현은? 왜 아직도 안 와?” 소은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그녀는 평소에 하현이 머저리라고 말했지만, 이런 위급한 순간에는 자기도 모르게 그 머저리가 이 자리에 있길 바랐다.어쨌거나 다른 사람들은 그녀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그 머저리는 신경을 써야하지 않겠나?세리는 몸을 떨고 있었지만 깔보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여기 올 간댕이가 있겠어? 이 장면을 보면 무서워서 바

Latest chapter

  • 재벌 사위면 될까?   4260장

    진홍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눈꺼풀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파르르 떨렸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머릿속이 엉망이 되었다.자신이 한없이 무시했던 데릴사위가 이렇게 강한 자였다니?!그리고 자신이 의지했었던 남자가 이렇게 나약하게 무릎을 꿇고 얼굴이 부어터지도록 만신창이가 되다니!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복잡한 생각에 머릿속이 혼란스럽던 진홍민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내뱉었다.“그럴 리가 없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일어나! 모르는 건 죄가 아니야!”장천중과 장용호의 태도를 보고 잠자코 있던 하현이 결국 나서서 사람을 일으켜 세웠다.“다만 앞으로는 꼭 기억해야 해. 우리가 풍수술을 배우는 것은 겉치레를 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허세를 부리려고 하는 것도 아니야.”만약 오늘 자신이 마침 이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장용호의 서툰 솜씨에 황보정은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장용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꼭 명심할게요! 우리 할아버지에게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지금부터 그 말을 꼭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겠습니다!”하현은 무릎을 꿇고 있는 장용호에겐 더 이상 눈길도 주지 않고 장천중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화자결은 확실히 황보정의 체내에 있는 나쁜 기운과 사악한 기운을 없앨 수 있습니다.”“하지만 이것은 그녀의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은 될지 모르나 그녀의 두 눈을 뜨게 할 수는 없습니다!”“작은 배가 안정적으로 항해할 수 있게 하려면 파도도 바람도 잔잔해야 하지만 한편으론 작은 배의 능력이 충분히 좋아야 멀리 항해할 수 있는 이치와 똑같습니다.”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하현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말을 이었다.“그래서 화자결은 황보정의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아! 화자결로도 해결 못 하는 건가?”장천중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난 하 대사의 방법으로 하면 황보정의 문제를 말끔히 해결할 수 있을

  • 재벌 사위면 될까?   4259장

    순간 장천중의 얼굴엔 제대로 영글지 못한 모자란 손자를 향한 한탄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이 떠올랐다.그 후로도 그는 장용호의 얼굴을 계속 때렸다.어느새 장용호은 피범벅이 된 채 얼굴이 볼썽사납게 부풀어 올랐다.장촌중은 장용호의 멱살을 잡고 바로 하현 앞에 내동댕이치며 무릎을 꿇었다.“대사, 용서해 주게.”“내가 잘못 가르쳤네.”“내가 이놈에게 화자결을 알려줬어!”“배움이 부족한 이놈이 자네 앞에서 이런 무례한 짓을 할 줄은 몰랐어!”“용서해 주게.”“제발 한 번만 봐줘!”대사?!황보동이든 장용호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장천중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서 할 말을 잃고 말았다.진홍민은 자신의 입을 틀어막으며 새어 나오려는 비명을 억지로 밀어 넣었다.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금정 제일 풍수지리사라 불리며 대하 풍수계에서 지위가 상당한 만세당 장천중이 하현을 대사라 칭하며 무릎을 꿇을 줄은!이 소식이 금정 전체에 퍼진다면 아마 모두들 깜짝 놀랄 것이다.“이놈아, 잘 들어!”“화자결은 하 대사가 나에게 자비를 베풀어 가르쳐 주신 거야!”이때 장천중은 손을 들어 또다시 장용호의 얼굴을 내리쳤다.장용호는 눈앞에서 불꽃이 튀었고 머리가 어질어질했다.“하현은 내 스승일 뿐만 아니라 네 조상님이나 마찬가지인 분이야!”“넌 지금 조상님에게 대드는 하극상을 보인 거야! 오만하기 그지없는 행동을 한 거라고! 얼른 용서를 빌어!”장천중은 배움이 모자란 손자가 황보정의 몸을 살피러 갔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손자가 목숨을 잃을까 봐 얼른 달려온 것이다.역시나 모자란 자신의 손자는 잘난 척 기고만장해서는 도리어 하현에게 비법을 도둑질했다고 뒤집어 씌우고 있었던 것이다.이 광경을 본 장천중은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것 같았다.정신이 어떻게 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안하무인한 짓을 할 수 있는가?이런 행동을 하면 만세당의 그 수많은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거라는 걸 모르

  • 재벌 사위면 될까?   4258장

    황보정은 온몸이 약간 회복된 듯 보였으나 갑자기 오돌오돌 떨기 시작했다.약간의 추위를 느끼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장용호는 이를 보고 매우 흡족해하며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들어 뭔가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은 자세를 보였다.“자, 이제 마지막 한 수를 쓰겠습니다.”“화자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거기, 당신은 좀 나가주지. 내가 하는 방법을 몰래 훔쳐볼 생각하지 말고!”“이건 우리 만세당의 독점술이나 마찬가지니까!”“검은 속내를 가진 사람들이 이런 걸 배우면 곤란하지!”말을 마친 뒤 장용호는 팔짱을 낀 채 거만한 자세를 보였다.하현이 떠나지 않으면 손 하나 까딱하지 않겠다는 표시였다.“독점술?”하현은 이 말을 듣고 냉소를 흘렸다.“장천중이 알려줬어?”“개자식! 어디서 함부로 내 할아버지 함자를 입에 올리는 거야?”“게다가 우리 독점술을 누가 알려줬건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 있어?”장용호는 하현과 실랑이를 벌였다.“아무튼 간에 난 당신 같은 나쁜 놈은 보고 싶지 않아!”“여기서 당장 꺼져 주지 않으면 난 손 하나 까딱하지 않을 거야!”옆에 있던 진홍민도 나서서 장용호의 말을 거들었다.“하현, 당신은 그냥 나쁜 사기꾼일 뿐이야!”“당신이 여기서 지켜보고 있다면 장용호는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을 거야!”“왜냐하면 당신이 몰래 촬영해서 그 영상을 누구한테 팔지 모르는 일이니까!”“당신 같은 사람이 못 할 짓이 뭐야?”간민효는 불쾌한 듯 얼굴을 찡그리며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다.하지만 하현이 손을 가로저으며 그녀를 만류했고 이어 장용호를 향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따가 기운을 풀어주려고 마지막 한 수로 침을 놓을 때 꼭 명심해. 반드시 주사 광물을 찍어야 해.”“풀어진 기운은 몸 안에 유입되어야 해. 공중에 함부로 흩어져서는 안 돼.”“그렇지 않으면 황보정은 숨이 막혀서 바로 목숨을 잃을지도 몰라.”“그렇게 되면 당신은 사람을 구하기는커녕 오

  • 재벌 사위면 될까?   4257장

    장용호는 진홍민의 눈빛을 알아듣고 헛기침을 하며 희미한 미소를 보이다 입을 열었다.“황보대사님, 친한 사이일수록 돈 관계는 확실히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요즘 그런 소문이 들리더라고요.”“누군가 황보정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이 집복당을 무료로 준다고요, 사실입니까?”황보동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진홍민을 쳐다본 뒤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맞아, 당신이 내 손녀를 구해 줄 수만 있다면 이 집복당을 가져도 돼.”“게다가 우리 황보 집안을 잇게 되는 거야.”황보동의 말을 듣고 진홍민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용호, 걱정하지 마. 우리 이모할아버지는 한번 내뱉은 말은 절대로 지키는 사람이야!”“그래도 당신이 안심을 못 하겠다면 내가 나서서 보증할게!”“퍽!”황보동은 다른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기 귀찮아 서가에서 계약서 한 장을 꺼내 장용호 앞에 내던지듯 내놓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난 이미 계약서까지 다 준비해 두고 있었어.”“누구라도 내 손녀를 구해 낸다면 바로 이 계약서를 가져갈 수 있어.”진홍민은 흥분된 표정으로 계약서를 얼른 낚아채 눈을 반짝이며 살펴보았다.“맞아. 이 계약서는 원본이고 유효해. 양측이 여기 서명만 하면 돼.”“좋아요. 황보대사님이 이렇게 성의를 보이시니 저도 모든 걸 다 쏟아 보겠습니다!”“여러분들에게 주역에서 가장 뛰어난 풍수술과 화자결을 보여드리죠!”말을 마치며 장용호는 호탕한 웃음을 보인 뒤 들고 있던 꾸러미에서 은침 한 개와 붉은 주사 광물을 꺼냈다.“우선 황보정의 온몸에 가득 찬 살기를 제거하여 그녀의 몸을 회복시킨 다음 기력을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하현은 장용호의 말을 듣고 흥미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러자 장용호는 바로 은침을 쥐고 소독한 후 약간의 주사 광물을 묻힌 후 천천히 황보정의 눈썹 위에 찍었다.이를 지켜보던 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시작부터 틀렸어.”장용호는 이 말을 듣고 미간

  • 재벌 사위면 될까?   4256장

    서류 뭉치에는 하현의 사진과 철인도 완벽하게 찍혀 있었다.진홍민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허! 가짜 증명서인 게 틀림없어!”그녀는 냉소를 연발했다.“이모할아버지, 정말로 이 사기꾼을 믿기로 하신 건 아니죠?”“야! 사기 치려고 별짓을 다하는구나!”진홍민의 비아냥거림에 줄곧 입을 열지 않았던 장용호가 자신만만한 미소를 보이며 앞으로 나왔다.“황보대사님, 어디서 이런 사기꾼을 찾아왔는지 모르겠지만요.”“왜 이런 사기꾼을 믿게 된 거예요? 도저히 모르겠어요.”“전 단지 지금 황보정의 상황은 우리 만세당 말고는 절대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걸 확실히 말해 두고 싶어요.”황보동은 자신감 넘치는 장용호의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이유가 뭔가?”“이유요?”장용호는 팔짱을 진 채 도도한 표정으로 말했다.“난 주역의 ‘화자결’을 전수받았기 때문이죠.”“세상의 모든 재앙을 다 물리칠 수 있다고요!”‘화자결’이라는 세 글자를 듣고 황보동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뭐라고? 주역?”“그럴 리가 없는데. 주역은 오래전에 전수가 끊겼는데.”“자네 날 속일 셈인가?”황보동이 의아한 눈빛으로 몰아붙이자 장용호는 더욱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말했다.“우리 할아버지는 얼마 전 진정한 고수에게서 가르침을 받으셨죠. 쉬쉬하며 음성적으로 전해지던 주역의 ‘화자결’을 몽땅 전수해 받았다고요!”“이걸 전수받은 풍수지리사는 죽은 사람도 살릴 수가 있어요!”여기까지 말한 장용호는 세상을 발아래 둔 사람처럼 기고만장하게 턱을 치켜들었다.“내가 보기엔 황보정은 천기를 누설한 죄로 이런 벌을 받은 거예요!”“내가 그녀를 그 업보에서 벗어나게 해 주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입니다.”이 말을 듣고 진홍민이 재빨리 끼어들었다.“이모할아버지, 어서 장 대사님을 오라고 하세요!”“그는 명문가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절대로 남을 속이거나 하지 않을 거예요!”주역의 화자결?하현은 이를 듣고 어이가 없다는 듯 헛

  • 재벌 사위면 될까?   4255장

    진홍민이 적반하장의 자세를 보이자 하현은 그녀를 상대하기조차 싫어졌다.하지만 진홍민은 여전히 기고만장한 모습으로 하현을 문밖으로 내쫓을 태세를 보였다.그때 황보동이 황급히 그녀를 가로막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홍민아, 진정해. 함부로 이러지 마!”황보정도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언니, 나 괜찮아.”“괜찮다니?”“마침 내가 왔기에 망정이지 내가 아니었다면 넌 이미 죽은 목숨이 되었을 거야!”진홍민은 거만한 얼굴로 황보동의 손을 뿌리치며 하현 앞으로 걸어갔다.뺨이라도 한 대 때릴 듯 그녀의 행보는 거셌다.“개자식! 지난번 일은 아직 계산도 안 했어!”“우리 오빠의 일을 다 망쳐 놓고 이제는 감히 내 사촌동생한테까지 손을 쓰려고 해?”“흥! 사는 게 귀찮아?”“퍽!”하현이 손을 쓰기도 전에 옆에 있던 간민효가 갑자기 한 발짝 내디디며 손바닥으로 진홍민을 후려갈겼다.“하현한테 이 무슨 무례한 짓이야! 죽고 싶어?”간민효의 노기 어린 말투와 간 씨 가문이라는 신분에 진홍민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간민효를 잘 알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방금 진홍민의 관심은 온통 하현에게 쏠려 있어서 옆에 있던 간민효의 존재를 발견하지 못했다.간민효가 왜 거기에 있었는지 영문을 알 수 없어 거친 숨을 씩씩거렸지만 진홍민은 감히 간민효에게 뭐라고 대거리를 할 수가 없었다.진홍민은 얼굴을 가리고 표독스럽게 말했다.“이모할아버지, 보셨죠?”“감히 내가 한마디했다고 사람을 때리다니!”“이런 사람을 가만히 두면 안 되잖아요?!”지금 진홍민의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초조했다.하현이 황보정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까 봐 걱정되어서 그런 게 아니다.하현이 황보정의 문제를 해결할까 봐 두려운 것이다.만약 정말로 하현이 황보정의 문제를 해결한다면?그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눈독을 들이던 집을 엄한 놈이 차지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하현이 정말로 이백억 집을

  • 재벌 사위면 될까?   4254장

    간민효 일행은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이 회랑에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 중 무도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선두에 서 있는 것이 하현의 눈에 들어왔다.남자는 체구가 약간 왜소했지만 얼굴에는 자신만만함이 가득 묻어났다.자세히 보니 그의 생김새가 장천중과 비슷했다.황보동을 본 젊은 남자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황보대사님, 안녕하세요.”다만 인사를 하는 그의 표정에는 오만한 기운이 가득 풍겼다.“진홍민, 만세당 사람들을 데려왔구만?”황보동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젊은 남자를 잠시 위아래로 훑어본 뒤 입을 열었다.“당신이 장 대사의 손자, 장용호인가?”장용호는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황보대사님, 기억력이 아주 좋으십니다. 그저 몇 년 전에 우연히 만났을 뿐인데 절 기억하시다니요!”그러자 진홍민이 희미한 미소를 내걸며 입을 열었다.“이모할아버지, 장용호는 정말 좋은 친구예요!”“그는 풍수지리로는 금정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대단한 실력자예요!”“무엇보다 최근 내공이 훨씬 더 강하고 깊어졌어요!”“내가 정이를 생각해서 특별히 모셔온 사람이라고요.”여기까지 말한 진홍민의 눈동자에 의미심장한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이 친구한테 정이를 한번 보라고 해 보세요. 어차피 지금은 다른 방법도 없잖아요?”황보동은 오만한 미소로 당당하게 서 있는 장용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솔직히 말하자면 자네 할아버지가 이미 손을 써 보았다네.”“하지만 실력이 모자라서 더는 어떻게 할 수 있다며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했네.”“그리고 자네, 할아버지의 재주를 90% 이상을 전수받았다고 해도 아마 내 손녀를 치료할 수는 없을 거야.”황보동은 자신감에 가득 찬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이미 하 대사를 불렀거든.”“하 대사가 나서면 모든 게 다 해결될 거야.”황보동은 분명 만세당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했다.금정 제일의 풍수사라 불리는 장천중은 아무것도

  • 재벌 사위면 될까?   4253장

    ”돈 한 푼 안 들이고 우리 집을 산다고요?”황보정은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할아버지,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에요?”황보동은 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우고 바로 좀 전에 있었던 일을 말했다.아무리 총명한 황보정이라고 해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반신반의하던 그녀는 하현의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그의 숨결과 목소리를 들어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그런데 이 젊은 남자가 할아버지를 제압한 풍수대사라고?무슨 그런 농담을?!하지만 황보정은 평소 도도한 할아버지의 성품으로 봤을 때 하현이 정말 능력이 뛰어나지 않았더라면 절대 할아버지의 눈에 들었을 리가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이런 생각이 스치자 황보정의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다.하현은 더 이상 가타부타 설명하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하현이라고 합니다.”황보정은 하현에게 말했다.“하 대사님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다만 하 대사님은 절대 부담 가지지 마세요. 전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저는 천기를 누설해서 이런 벌을 받았어요.”황보정은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천기누설? 그래서 벌을 받았다고요?”하현은 옅은 미소를 보이며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부담 느끼지 않으니까요.”황보정은 잠시 할 말을 잃은 듯 뜸을 들였다가 입을 열었다.“하현, 그게 무슨 뜻이에요?”하현은 온화한 얼굴로 말했다.“그러니까 내 말은 이건 업보나 벌이 아니라는 거예요. 내가 해결할 수 있다는 거죠.”황보동은 하현의 말을 듣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말했다.“하 대사, 정말 할 수 있겠는가?’예전 같았으면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심지어 무당이 아닌가 의심했을 것이다.국내외 내로라하는 대사들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결과는 처참할 정도로 속수무책이었다.그런데 하현에게 방법이 있다고?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하지만 하현이 조금 전까지 보인 행동으로

  • 재벌 사위면 될까?   4252장

    집복당 후원과 앞뜰을 잇는 긴 회랑.회랑 양옆에는 연못이 있었고 연꽃 사이를 숨바꼭질하는 금붕어들이 평화롭게 헤엄치고 있었다.이곳은 비록 오래되었지만 유명한 정원과도 맞먹는 유려한 풍광과 격조가 느껴졌다.아름드리나무가 테두리를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고 연못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고즈넉한 정자, 단단한 선비의 기상이 넘치는 바위 정원, 그 사이를 유유히 유람하는 맑고 고요한 물줄기.더운 여름에도 이곳에서는 상쾌하고 서늘한 바람이 일렁거려서 무릉도원과도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가운데 있는 정자에는 흰색 긴 치마를 입고 단정하게 하나로 머리를 묶은 화장기 없는 여자가 있었다.그녀는 손에 나침반을 들고 있었는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었다.그녀의 곁에는 오래된 죽간이 있었는데 그 위에는 촉감으로 글을 읽을 수 있도록 칼로 빼곡하게 글자를 새겨 놓았다.눈이 멀고 온몸에 힘이 빠져도 글과 그림을 향한 열정은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은 것 같았다.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하현의 눈에서는 절로 뜨거운 기운이 솟아올랐다.요즘 젊은 여자들 대부분은 겉모습을 꾸미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어서 미인이란 미인은 도처에 널렸다.하지만 이렇게 기품 있고 우아한 여자는 찾기 어렵다.“할아버지, 정말 우리 집복당을 팔 생각이세요?”발자국 소리를 들은 듯 뭔가를 눈치챈 황보정이 한숨을 내쉬며 어두운 표정을 말했다.“저는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천기를 누설한 업보로 이렇게 된 거라고 말했잖아요?”“조상님들이 물러주신 이 집복당을 판다고 해도 내 병을 고쳐줄 사람을 구할 수 없어요. 다 헛수고라고요.”“그러니까 할아버지, 나중에 죽어서 조상님 뵐 낯도 없어서 전전긍긍하시지 말고 이쯤에서 그만두세요. 제발 부탁이에요.”황보정은 글과 그림에 대한 열정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가장 중요한 착한 마음씨와 효를 심성에 장착하고 있었다.그래서 하현은 그녀를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정아, 넌 내 하나밖에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