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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2장

Penulis: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골동품 업계에서 가짜로 사람을 속이는 것은 사실 별거 아니다. 다들 그러고 있고 속이면 속는 것이다.

돈을 잃으면 네가 능력이 부족한 것이지 남을 원망할 수 없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방사능 물질을 숨겨놓고 손님을 해치는 것은 이 업계에서는 자살행위나 같다는 것이다.

곽옥은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옥 같은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안 도련님, 다 오해예요. 이 물건은 저도 받은 거에요. 거기다 이렇게 질감이 좋아 저도 스스로 몇 번이나 감정해 본 거예요. 만약 무슨 이상한 점이 있었다면 저는 분명 안 도련님께 팔지 않았을 거예요……”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안기천은 말을 끊어 버렸다.

“다들 성인이니 이런 쓸데없는 말은 할 필요가 없어. 네가 나를 해칠 마음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면 좋아. 그럼 이걸 삼켜. 나는 널 믿을 뿐만 아니라 몇 번이고 너한테 사과할게. 그때부터 남원 시장을 너한테 양보할게!”

“하지만 네가 감히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러면 어떻게 나한테 만족스런 해명을 할지 잘 생각해 봐.”

안기천은 차가운 얼굴로 이때 손을 흔들었고 그의 부하들은 벌써 쇠막대기를 꺼내 이 골동품 가게를 부수기 시작했다.

곽옥은 안기천의 모습을 보고 오늘 이 일을 수습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는 안기천을 두려워하지 않고 웃는 낯으로 대하며 차갑게 말했다.

“안기천, 그렇게까지 얘기하면 재미가 없잖아!”

“우리 이 업종은 한 번 팔고 손을 떠나면 끝인데 당신이 안목이 없었으니 그냥 재수없었다고 생각해!”

“우리 곽씨 골동품은 물건에서 손을 떼면 일절 책임지지 않아!”

이때 곽옥은 갑자기 태도가 변하더니 더없이 강경하게 굴었다. 주변의 구경꾼들을 몹시 놀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하현까지 큰 관심을 보이게 했다.

안기천은 지금 남원의 유일한 일류 가문이었다. 게다가 천일그룹과 친분이 두터운 진정한 토박이 뱀이었다.

곽옥은 도대체 어디서 이런 저력이 나온 것인가? 감히 남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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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희진이라는 세 글자를 들었을 때 하현은 약간 의아해했다. 서희진은 항성에 있었고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했다. 듣기로는 수완이 탁월해 대학시절 일등석 항공권 한 장으로 80대 부자를 만났다고 한다. 나중에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명문 집안으로 시집을 갔는데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여든 살의 남편이 세상을 떠났고 엄청난 자산이 서희진의 손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그래서 서희진은 항성 상류층에서 블랙 과부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 여자는 수단과 계략과 외모 모두 최고였다. 요 몇 년 동안 항성과 도성, 강남에서 지내며 재물 운이 일었고, 경제 잡지에 자주 등장했다. 서희진이 뜻밖에도 곽씨 골동품이랑 엮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안기천은 안색이 변한 후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서희진은 골동품 업계에서도 꽤 유명하고 블랙 과부의 명성도 좀 무서웠다. 안씨 집안에서도 미움을 사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 서희진이 뜻밖에도 곽씨 골동품의 보증을 서주다니?이때 곽옥과 부하들은 모두 길을 비켜주며 공손하게 말했다.“서 공주님.” 이 호칭을 듣고 많은 사람들은 비로소 이 성이 간단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왕족의 성씨였다. 만약 백 년 전이었다면 이 서희진은 정말 공주였을 것이다. 그러나 곽옥과 사람들이 존칭하는 것에 대해 서희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곧장 책상 앞으로 가 냉담한 표정으로 소란을 피우고 있는 안기천을 쳐다보았다. 안기천은 얼굴빛이 정상으로 돌아오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서희진, 너 오늘 이 더러운 물에 들어와야겠어?”“응!”서희진은 냉랭한 표정으로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 “네가 어떻게 하려고?” 안기천이 웃었다. “항성이나 도성에서 서 공주는 확실히 인물이지만 잊지마. 여기는 남원이고, 강남이야. 여기는 하 세자 구역이라고!”“하 세자 구역에서 함부로 굴면 어떻게 될지 후폭풍에 대해 생각해 봤어?”서희진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안 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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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희진은 입가에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띠며 말했다. “그래. 쓸데없는 소리 하지 않을게. 항성의 네 도련님에 대해 들어본 적 있지?”“정말 들어본 적이 없다면 항성 4대 가문에 대해서는 들어봤겠지?”서희진은 깔보는 기색이었다. “4대 가문은 같은 줄기에서 뻗어 나온 형제 자매 사이야. 항성 네 도련님은 형제처럼 돈독한 사이야.”“이런 말 들어본 적 있지?”주변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는 안색이 살짝 변했다. 항성은 남원에서 멀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연경과 대구에 견줄 수 있는 국제 대도시라는 것이다. 소문에 의하면 4대 최정상 가문은 가끔 내부 분쟁도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4대 최정상 가문이 모두 뭉쳐 싸운다는 것이다. 단순히 최고의 가문이라면 사람들이 혹시 꺼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항성 4대 최정상 가문이 손을 잡으면 대하의 10대 탑 가문이라도 한둘쯤은 꺼려야 한다. 특히 항성과 가까운 남원에서 항성 4대 최고 가문이 힘을 합친 위력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서희진의 빽은 4대 최정상 가문이라고 들었는데 항성 네 도련님 때였다. 원래 곽옥이 이미 망했다고 생각했던 일부 사람의 마음 속에는 거친 파도가 일었다. 안기천은 확실히 대단했다. 안씨 집안이 빽인 셈에다 하 세자가 보증을 서주는 곽옥을 밟아 죽이기는 수월했다. 심지어 항성 곽씨 집안을 상대해도 안기천은 도전할 자격이 있었다. 그러나 일단 항성 4대 가문이 손을 잡으면 안기천은 말할 것도 없고, 하 세자라도 골치가 아프겠지? 이때 하현도 곽옥이 어떻게 이런 저력이 있는지 알게 되었다. 보아하니 이 곽씨 골동품 뒤에는 항성 곽씨 가문만이 아니라 항성 4대 최고 가문들이 동시에 지지해주고 있었다. 서희진은 항성 4대 최정상 가문의 대변인이다. “항성 네 도련님?”이때 안기천은 살짝 눈을 가늘게 뜨고 서희진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서 공주, 너 이 곽씨 골동품 뒤에 네 도련님이 있다고 나한테 말해주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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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그저 작은 인물일 뿐 언급할 가치가 없어요.”곽옥은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잠시 후 곧바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냈다. 분명 하현의 정보를 조사할 사람에게 보낸 것이다. 잠시 후 곽옥의 핸드폰이 울렸고, 그는 몇 번을 쳐다본 후 핸드폰을 서희진에게 건네주었다. 서희진은 핸드폰의 내용을 보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원래 남원 관청 하 고문이었구나.”“듣기로 당신이 주최한 투자 유치회가 실패로 끝났다던데 어떻게 지금 안기천을 따라다니고 있는 거야? 정말 흑백 양쪽을 다 먹으려고 하는구나!”“참, 듣기로 설씨 집안의 데릴사위라던데, 그럼 세 가지네.” 서희진은 이때 하현을 쳐다보는 눈빛이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 같은 여자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명문 집안 세자, 부잣집 도련님이다. 하현 같이 운이 좋아 여자에 기대어 상석에 오른 남자한테는 눈길도 제대로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서희진의 눈에 무슨 큰 신분도 없는 데릴사위가 감히 안기천을 막아 서서 그녀의 좋은 일을 망치다니. 서희진은 조금 불쾌했다. 서희진이 계속 뭐라고 하기도 전에 안기천이 벌써 조용히 말했다. “하 형님, 이 가게를 부수지 않으면 제 마음이 편하지가 않아요. 게다가 이것으로도 제 성의를 다 표현할 수가 없어요!”분명 안기천에게는 가게를 부수는 것이 단지 불쾌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하현에게도 해명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는 속으로 가게를 부수는 것은 쉽지만 뒤의 일은 매우 번거롭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오늘 부순 만큼 안씨 집안이 돈을 배상해야 했다. 하지만 부수지 않고 어떻게 하현에게 해명을 하지?“상대방은 원래부터 너를 겨냥한 게 아닌데 왜 그렇게 서두르는 거야?”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게다가 이렇게 점잖게 노는데 네가 올라와서 가게를 망치면 너무 천박하고 재미없잖아.”“우리가 놀려면 나쁜 속마음을 죽이고 이성적으로 설득해서 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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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의 말을 듣고 곽옥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잠시 후 하하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뭐야? 네가 사람을 굴복하게 만드는 방법이 가게 물건을 사게 하는 거야?”“너 도대체 화풀이를 하려는 거야? 아니면 우리들에게 돈을 주려는 거야?”서희진은 원래 조금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때 이 말을 듣고는 ‘피식’하고 웃으며 경시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쇼핑으로 화풀이를 하는 거야? 이거 웃기지도 않네. 솔직히 말해 곽씨 골동품 가게에 있는 이렇게 많은 물건들은 진품이 하나도 없었다. 하현은 이 물건들이 불에 태워진다고 해도 몇 가지 진품을 골라낼 수 있었다. 곽씨 골동품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게다가 진품을 고르면 곽씨 골동품을 대신해서 홍보하는 격이 된다. 위조품을 사는 것은 사서 고생하는 것이다. 하현은 너무 어려 보이는데 설마 그가 보물을 감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건 아니겠지?서희진은 소위 감정은 시간이 많이 지나야 할 수 있다고 믿었고, 보통 사람들은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것은 고사하고 고급 모조품과 저급 모조품조차 구별할 수 없다고 믿었다. 구경꾼들은 지금 깔보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이 놈이 무슨 수를 쓰려고 하는 줄 알았는데 결국 상점의 물건을 다 사서 괴롭히려는 거야?어떻게 괴롭히려고?설마 진짜 진품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는 건 아니겠지?안흥섭이 꼭 장악하리란 법은 없지. 안기천은 기대하는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하현의 정체를 알지 못했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그의 눈에 이 분은 못 할 것이 없는 분이었다. 이때 하현은 다른 사람들은 무시한 채 곽옥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 가게 물건들 팔 거야? 사고 나면 책임 안 진다는 거지!”곽옥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우리 곽씨 골동품이 기왕 장사를 하려고 문을 열었으니 당연히 물건을 팔아야지. 친구든 적이든 무슨 상관이야. 누구든 다 살 수 있지.”“물건에 가격표가 다 붙어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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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다들 여태껏 이렇게 골동품을 사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누가 골동품을 사려면 천천히 들여다 보고 천천히 감정을 하지 않겠는가?정상적으로 말하면 골동품을 사는 사람들은 신중하고 또 신중하다. 한 번 부주의 했다가는 손실이 어마어마하게 커지기 때문이다. 하현처럼 살 수 있는 사람은 벼락부자이거나 아니면 바보였다. 서희진과 사람들은 비웃는 얼굴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하현은 거의 2천억의 물건을 샀으니 오늘 곽씨 골동품은 떼돈을 벌었다고 할 수 있겠다. 내일 대외적으로 잘 홍보하기만 하면 곽씨 골동품은 이름을 날릴 것이다. 하현은 어떻게 보면 일을 망치러 온 것 같지가 않고 오히려 도와주러 온 것 같다.이때 하현의 구매는 일단락 되었다. 지금 그의 곁에는 50개에 가까운 원석이 있었다. “전부 잘라!”하현이 손을 크게 휘두르자 현장에서 옥을 자르는 일을 하는 기사들이 동시에 일을 시작했다. 잠시 동안 홀 전체가 기계 소리로 가득 찼고 다들 무슨 일이 생길지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하현을 웃음거리로 보고 있었다. 거의 2천억을 다 쓰다니 만약 이 원석이 비어 있으면 이건 엄청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곁에서 곽옥은 차 한 잔을 들고 음흉하게 입을 열었다. “안 도련님과 하 고문의 깊은 배려에 감사 드립니다. 우리 곽씨 골동품에 이렇게 많은 돈을 주시다니요!”“이번 일은 우리가 반드시 네 분의 도련님들께 사실대로 보고하겠습니다. 나중에 네 도련님들이 남원에 오시면 반드시 차를 대접하겠습니다.”서희진도 웃으며 말했다. “오늘부터 안씨 집안은 골동품계에서 명성이 깨진 셈이야……”“하 고문, 너 정말 복 덩어리다!”이때 하현을 쳐다보는 서희진의 눈빛은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 이 놈이 어떻게 안기천의 신뢰를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뜻밖에도 2천억을 다 써버렸다. 이따가 원석을 다 깨고 나면 웃음거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서희진은 자신만만했다. 왜냐하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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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은 냉담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었지만 그곳에 있던 골동품계, 감정계의 전문가들 마음에는 거친 파도가 일었다. 보통 사람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다고?능력이 있다고 자부하는 감정인들은 하현 앞에서 부끄러웠다. 그리고는 모두 매우 흥분했다. 유독 서희진과 곽옥 두 사람의 얼굴색만 똥 씹은 것처럼 극도로 안 좋아졌다. 그들은 보잘것없는 하현이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자기 구역에서 이렇게나 많은 보물을 휩쓸고 가다니. 비록 그들은 돈을 충분히 받았지만 문제는 하현이 이득을 얻은 것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현은 살짝 손을 들어 조용히 하라는 표시를 한 뒤에야 담담하게 말했다. “여러분, 제가 이 김에 여러분들께 한 가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곽씨 골동품 가게에 있는 천 개의 원석 중에서 보물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제가 이미 전부 다 골랐습니다.”“남은 건 폐기물이거나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치가 없는 것들입니다.”“앞으로는 여기서 돌 가지고 놀면 안돼요. 내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되겠죠?”이 몇 마디 말이 나오자 구경꾼들은 충격을 받았고 이때 순간적으로 반응을 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 말을 했으면 다들 믿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하현이 쉽게 50개의 원석을 골랐고, 매 원석마다 최고급 옥석이 나왔다! 이런 식견과 이런 안목을 가졌으니 누가 그의 능력을 의심할 수 있겠는가?지금 이 순간 다들 그곳에 남아 있는 원석을 쳐다보며 불쾌한 기색을 띠었다. 이것들은 다 쓰레기인데 누가 얼간이 같은 짓을 하겠는가?가장 중요한 것은 골동품계는 그리 크지 않은데 오늘 일은 미친 듯이 전해질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 일이 전해지고 나면 곽씨 골동품은 다른 도시에 가도 돌 놀이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다들 그들이 쓰레기를 들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까 두려워할 것이다!하현은 정말 사람을 잘 설득했다. 이렇게 한 마디 말로 천신만고 끝에 운영해온 원석을 마음대로다 폐기시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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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분 후, 하현이 침대에 눕자마자 문 앞에서 작은 노크 소리가 들렸다.이어 잠옷을 입은 설유아가 우유 한 잔을 들고 조심스럽게 들어왔다.“형부, 아까 제가 계속 눈짓을 보냈는데 왜 안 본 거예요?”“언니와 재결합하려면 이렇게 해서는 안 돼요.”“엄마가 지금은 경제권을 관장하지 않지만 지난번 일을 핑계 삼아 언니와 내 호적등본을 엄마가 모두 숨겨 버렸어요.”“호적등본이 없으면 재혼도 못하잖아요.”하현은 설유아가 건네준 유유를 받아 한 모금 마시고는 무심코 설유아를 훑어보았다.처제가 이미 완전히 성숙한 여인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허리가 가늘고 다리가 학처럼 길쭉할 뿐만 아니라 맨얼굴이라도 순수한 청순미가 돋보여 가히 아름답다 할 수 있었다.그는 심호흡을 하고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힌 뒤 입을 열었다.“장모님이 나한테 도전할 기회를 주셨잖아!”“신사 상인 연합회에서 오백억 빚만 받아오면 순리대로 언니랑 재결합하는 거야.”“간단해. 뭐 복잡할 게 없다구!”설유아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유, 형부. 아직도 모르겠어요? 그 신사 상인 연합회라는 곳이 형부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구요.”“상인 연합회라고 하지만 실은 길바닥 조직과 다를 바 없어요.”“무학의 성지인 서남 천문채를 등에 업고 있는 것이 문제죠.”“금정 간 씨 가문과 금정 김 씨 가문도 모두 그 조직을 건드리지 않아요!”“대구 정 씨 가문도 그들에겐 두려움이 대상이 되지 않아요!”“엄마가 형부더러 거기에 찾아가서 돈을 받아오라고 한 건 절대 좋은 마음에서 한 게 아니에요.”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알겠어. 알려줘서 고마워.”하현은 최희정이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을 거라고 짐작은 했었지만 이렇게 고약한 단체인 줄은 몰랐다.“어쨌든 형부, 내 말은요. 절대 가지 마세요.”“내일 엄마의 화가 풀리면 다른 방법을 생각하는 게 좋겠어요...”설유아는 하현의 안위가 걱정되어 잔뜩 긴장한 얼굴

  • 재벌 사위면 될까?   4108장

    하현은 어이없어하는 최희정의 얼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설은아를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보였다.“은아, 내일 호적등본을 가지고 구청에 가서 혼인 증명서를 받을 거야.”“결혼식도 올릴 거야.”“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줄게!”설은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하현에게 이런 박력이 있을 줄은 몰랐다.설유아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돌려 자신의 눈동자에 서리는 어두운 그림자를 들키지 않으려고 했다.“내일 결혼한다고?”최희정은 헛웃음을 지으며 화를 냈다.“자네 같은 무능한 사람이 감히 그런 말을 해?”“자네는 스스로가 뭔가 거물인 줄 아는 거야?”“내일 재혼을 한다고?!”“꿈도 꾸지 마!”“난 자네가 이번에 은아를 따라 금정에 온 것이 우리 설 씨 가문에서 빌붙어 먹기 위해서라는 걸 진작에 알았어.”“왜? 은아랑 떨어지니까 벌어먹기 힘들었어?”“은아 옆에서 편한 밥 먹다가 서러운 밥 먹으니까 힘들었어? 죽을 것 같던가?”최희정에게 있어 설은아가 해야 할 일은 최고 명문가에 시집가서 최희정 자신을 최고의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하현 같은 놈에게 시집가는 게 아니었다.하현이 아무리 돈이 많고 능력이 출중하다고 해도 최희정은 하현이 초창기에 보였던 무능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하현은 지난번 일로 설은아의 안전을 위해 위장 이혼을 했었다.최희정이 여러 방면으로 각고의 노력을 펼친 끝에 겨우 두 사람을 떼어놓은 것이다.최희정에게 있어서는 그 기회를 절대 놓칠 수 없었다.가짜로 위장이혼을 했지만 그것을 진짜 이혼으로 밀어붙일 셈이었다.그러니 지금 어떻게 하현에게 재혼할 기회를 줄 수 있겠는가?“감정은 두 사람의 일이고 결혼도 마찬가지입니다.”하현이 냉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닌데 요즘 부모님의 명령으로 결혼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최희정은 냉소적으로 말했다.“요즘은 확실히 이런 방식이 통하진 않지.”“하지만 자네가 내

  • 재벌 사위면 될까?   4107장

    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났고 많은 일을 겪었어. 나한테 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설은아는 두 사람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려고 하자 무슨 말을 하려다가 결국 한숨을 내쉬며 말을 잇지 못했다.“자네 체면을 좀 뭉갰다고 해서 뭐 어떻다는 건가?”“우리 집 데릴사위로 온 사람 주제에 무슨 낯짝으로 그런 말을 해?”최희정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자네 체면이 우리 체면보다 더 중요해?”“우리 집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 어떻게 금정의 거물과 비교를 할 수 있겠어?”“요즘 이영산이 우리 부부한테 준 물건만 해도 수천만 원이 넘어!”“우리 설 씨 가문에 아무런 공헌도 하지 않은 사람이랑 어떻게 비교가 되겠어?”“뭘 어떻게 비교를 한단 말이야? 어?!”“그리고 내가 자네 체면을 깎아내렸다고 해도 그것은 배은망덕한 결과야!”여기까지 말한 최희정은 한껏 기고만장해져서 콧대를 바짝 세우고 있었다.“그것도 영광인 줄 알아!”최희정에게 있어 하현은 자신의 발밑에 밟혀야 하는 존재였다.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하며 반항은 절대 있을 수 없다.하현의 모든 행동은 이미 최희정의 체면에 큰 흠집을 낸 것이었다.지금 금정에서 다시 한번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어 발돋움하려는 최희정은 하현을 철저하게 발밑에 깔아뭉개야만 했다.하현은 싱긋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설은아를 힐끔 쳐다보았다.그는 자신의 전 부인이 지금 이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처리하려고 하는지 궁금했다.어차피 하현은 최희정과 사이가 틀어지든 말든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그가 최희정의 체면을 건드린 적이 한두 번이었던가?설은아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하현에게 눈빛을 몇 번 보내다가 결국 최희정을 편드는 자세를 취했다.“하현, 이렇게 늦은 밤에 그만 소란스럽게 하고.”“우리 엄마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해. 그 한 마디면 돼.”“어쨌든 엄마는 연장자인데 엄마를 화나게 한 건 당신 잘못이야.”

  • 재벌 사위면 될까?   4106장

    ”개자식! 왜 안 죽는 거야?”“왜 안 죽는 거냐고?!”“꺼져! 우리 설 씨 가문에서 꺼지라고!”“우리 가문에선 아무도 네놈을 환영하지 않아!”“우리 가문에서 멀리 떨어져! 어서!”손님들은 혼비백산해서 자리를 떴고 분노를 억누르고 있던 최희정은 마침내 폭발했다.하현은 사람들 앞에서 가짜 그림을 선물한 사실을 들추어냈다!이는 이영산의 체면을 깎아내린 것뿐만 아니라 최희정 자신의 체면을 뭉개버린 일이었다.그녀는 요즘 금정에서 입만 열면 하현은 데릴사위에 아무 능력도 업는 사람이라고 떠벌리고 다니며 자신의 딸과 절대 재결합시키지 않을 거라고 호언장담했었다.그런데 이런 쓸모없는 데릴사위도 알아챌 수 있는 사실을 그녀가 못 알아봤다니?!이것은 그녀가 데릴사위만도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가?그런데 문제는 자신이 일부러 이영산을 두둔했다고 모두에게 당당히 말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하현을 제압하려고 일부러 그런 속임수를 썼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물론 그녀가 지금 이 순간 잡아죽이고 싶은 사람은 단연코 하현, 이 개자식이었다!백두산 산삼의 가치를 뻔히 알면서도 그녀 앞에서 꿀꺽 삼켜버렸다!이것은 단지 그녀의 체면에 흠집을 내는 것뿐만 아니라 살인에 해당하는 짓이었다!최희정은 창피하고 화가 나서 어쩔 줄을 몰랐다.그녀는 자신이 이제는 정말로 하현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언제 하현한테 당한 적이 있었는지 까먹을 정도로 그녀는 의기양양했다!데릴사위인 주제에 뭘 얼마나 할 수 있는 게 있으랴 싶었던 것이다!“꺼져!”최희정은 이를 갈며 외쳤다.“우리 설 씨 집안은 너 같은 배은망덕한 놈을 환영하지 않아!”하현을 바라보는 설재석의 눈에 복잡미묘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그러자 그는 결국 침묵하며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스스로 차 한 잔을 따라 마시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장모님, 제가 충고 하나만 하죠. 대구 정 씨 가문 방주는 설은

  • 재벌 사위면 될까?   4105장

    최희정은 죽일 듯이 하현을 노려보았다.“하현! 오늘 금정에 온 이유가 뭐야?”“내 딸과의 재결합을 허락해 달라고 온 거야?”“아니면 우리를 독살하고 모든 재산을 자네 혼자 독차지할 속셈으로 온 거야?”“자네 음모가 실현되도록 우리가 가만히 있을 줄 알았어?”최희정은 큰소리로 외쳤다.“우리 아들 말이 맞아!”“우리 아들이 가져온 그림이 가짜라고 할지라도 돈을 주고 직접 산 거야!”“그 그림이 가짜라고 해도 사람을 죽이지는 않아!”최희정은 이영산을 자신과 같은 선상에 놓으려는 게 분명했다.결국 그녀의 눈에는 자신이 키우는 개와 같은 존재일 뿐이다.순간 모든 사람들의 비아냥거리는 시선이 다시 하현에게로 향했다.설 씨 집안에서 환영하지도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꾸역꾸역 데릴사위의 신분을 들이밀며 이 집에 와서 빌어먹으려 하는 존재였다.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하현 이 개자식이 그냥 잠자코 주는 밥이나 먹을 것이지 위압적이고 포악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순간 사람들의 얼굴에 냉소가 흘렀다.설은아는 괴로운 듯 눈살을 찌푸리며 이마를 쥐어짰다.하현과 최희정이 만났다.강과 강의 대결이었다.보이지 않는 강한 기운이 공중에서 부딪혀 벼락을 치는 것 같아 그녀는 머리가 아팠다.“들었어?”“당신이 뭔데 우리 부모님 앞에서 날 망신시키려 드는 거야?”“결국 부끄러운 건 당신이야!”이영산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하현은 이영산이 한 말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여전히 최희정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내가 가져온 물건이 정말로 쓰레기입니까? 두 분 확신할 수 있으세요?”“쓰레기가 아니면 뭐야?”최희정이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내가 보기엔 길바닥에 버려진 쓰레기보다 더 못한 것 같아.”“네, 좋습니다.”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 보는 앞에서 백두산 산삼을 테이블 위에 있는 따뜻한 물로 슥슥 헹구어 얼른 자신의 입에 넣어서 와그작 씹었다.하현의 행동을 본 최

  • 재벌 사위면 될까?   4104장

    모든 사람들은 잠시 넋을 잃은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장리나도 순간적으로 입이 딱 벌어지더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사람들은 하현이 어떻게 당하나 재미난 구경만 기다리고 있다가 갑자기 하현에게 뒤통수를 맞게 된 셈이었다.어쨌든 강녕박물관에서 국보를 훔치는 일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다.설령 그런 능력이 있다고 해도 오천만 원에 팔 수는 없다.더욱 중요한 사실은 만약 이런 물건이 도난당했다면 진작에 실시간 뉴스에 도배되었을 거라는 것이다.지금까지 그에 관한 관련 소식이 없었으니 바보가 아닌 이상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 있는 일이었다.의심에 가득 찬 수십 개의 눈동자가 이영산을 향했다.뭔가를 꾸미고 싶어도 좀 될 법한 것을 들이밀었어야 하지 않나?!지금껏 진위 여부를 두고 보낸 시간이 무색하게 간단한 검색만으로 모든 게 밝혀지다니!순간 의기양양했던 이영산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고 말로 형용하지 못할 고통이 느껴졌다.하현이 직접 얼굴을 때리지는 않았지만 때린 거나 진배없는 고통이었다.최희정의 안색도 순식간에 어두워졌다.“하 씨! 자네는 뭐가 그리 득의양양한 거야?!”“이 그림이 가짜라고 해도 그가 정성껏 준비한 거야!”“우리가 전문적이지 못해서 속았을 뿐이야!”“잘못은 우리가 아니라 저걸 판매한 판매자한테 있는 거라고!”“찾아가서 따져야겠어!”의심에 가득 찬 사람들의 눈초리에 장리나는 더 이상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자신의 남자가 이렇게 망신을 당하는 꼴을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었다.그녀는 단번에 하현이 가져온 비닐봉지를 들어 큰소리로 외쳤다.“우리가 가져온 물건이 아무리 가짜라고 해도 당신이 가져온 이 흙 묻은 무보다는 몇천, 몇만 배는 더 나아!”그녀는 말을 하면서 백두산 산삼을 테이블 위에 쏟았다.“하현, 당신은 뭘 준비한 거야?”“무 한 개! 어느 포장마차에서 샀는지, 어느 야산 텃밭에서 뽑았는지 알 게 뭐야?!”

  • 재벌 사위면 될까?   4103장

    ”맞습니다. 처가살이하는 사람인데다 곧 설 씨 집안에서 쫓겨날 판인데 그가 한 말을 우리가 따질 필요가 뭐 있습니까?”“그러니 데릴사위가 서예와 그림을 알게 되면 어미 아비 머리 꼭대기에 오른다니까!”“우리 이영산은 금정에서 적지 않은 업적을 이뤄낸 인물이야. 그런데 어떻게 저런 가짜로 사람을 속이려 들겠어?”모든 손님들은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며 한마디씩 했다.이영산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하현, 빨리 무릎 꿇고 사과해. 더 이상 부모님 화나게 하지 말고!”이영산이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양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채 오만방자한 자세가 되었다.모든 사람들의 지지를 얻었으니 얼마나 자신만만했겠는가?하현은 이영산을 보는 둥 마는 둥 하며 최희정을 바라보았다.그의 시선에 냉소가 가득 흘렀다.이 서화가 가짜라는 사실을 그녀가 못 알아볼 리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그녀에게 있어 하현은 가문에 빌붙고 싶은 능력 없는 데릴사위이어야 했다.최희정과 하현의 관계로 봤을 때 어떻게 하면 하현을 밟아버릴 수 있을까 기회를 찾던 그녀에게 이런 기회가 왔는데 그녀가 어떻게 정의를 운운하며 사실을 말할 수 있겠는가?그리고 이영산은 그들 부부에게 효도하는 훌륭한 아들이어야 했다.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영산이 금정 지역에서 먹힐 수 있는 인물이었다는 사실이었다.최희정에게 이영산은 좋은 개일 뿐이지만 그 이영산의 지위가 하현보다 훨씬 높았다.게다가 이영산이 하현을 제압하려고 하는 것은 최희정이 지시한 일이기도 했다.이런 시점에서 그녀는 어떤 경우에도 하현의 편에 설 수 없다.순간 설은아도 자신의 어머니의 행동을 보고 뭔가를 바로 알아차렸다.최희정이 자신과 하현의 재결합을 막기 위해서 자신의 신분증을 어딘가에 숨겼을지도 모른다는 것을.그러자 설은아는 얼른 하현에게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눈짓을 했다.“하현, 얼른 사과해.”설유아도 하현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말했다.“형부, 제가 한 말 기억

  • 재벌 사위면 될까?   4102장

    최희정이 하현에게 눈길을 돌렸고 그녀의 눈 밑이 두툼하게 응어리졌다.그리고 그녀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홀 한가운데로 가서 당당하게 의자에 앉은 뒤 이영산을 가리켰다.“영산아, 그림 가져와 보렴.”“아버지와 함께 잘 살펴볼게.”두 사람은 모두 대가족 출신이라 이 방면에 대해 피상적이긴 했지만 어느 정도 안목이 있었다.특히 설재석은 요즘 강남에서 소장품을 열심히 연구하며 더 많은 지식을 쌓은 터였다.그렇지 않았다면 이영산이 누군가의 비위를 맞춰 가며 ‘맹호하산도’를 구해 왔을 리가 없다.이영산은 황급히 하현을 보고는 얼른 그의 손에 든 ‘맹호하산도’를 설재석에게 공손히 건네주었다.설재석은 짐짓 돋보기를 꺼내 신중하게 쳐다보았다.몇 분 뒤 설재석은 최희정의 귀에 대고 귓속말을 했다.최희정은 귓속말을 듣고 이영산을 힐끔 쳐다보았다.그녀의 눈빛에 살짝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이영산은 순간 소름이 확 끼쳤다.그녀의 눈빛이 너무나 무서웠던 것이다.‘맹호하산도’가 위작임을 간파한 것임이 분명하다고 그는 짐작했다.설은아와 설유아도 싸늘한 표정으로 이영산을 바라보고 있었다.감히 양아들인 주제에 가짜를 가지고 설 씨 집안에 와서 큰소리를 치다니 죽어야 마땅했다!그러나 최희정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얼굴이었다.그녀는 잠시 이영산을 쳐다보다가 하현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하현, 자네 그 입 좀 작작 놀리지 그래?”“이 그림은 분명 진짜야! 당인의 진품이 맞아!”“적어도 억은 넘을 거야!”“안목도 천박한 놈이 어쩌다 운이 좋아서 내 딸한테 붙어먹더니! 그 부귀영화 좀 누린다고 골동품과 서화까지 이러쿵저러쿵하는 거야? 자네가 그럴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더욱 웃긴 것은 자네가 감히 내 소중한 아들을 무시하고 모욕했다는 거야. 얼른 무릎 꿇고 그에게 사과해!”“그렇지 않으면 이 집에 발붙일 생각도 하지 마!”하현의 눈빛에 차가운 파도가 일렁거렸다.그는 이 서화에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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