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가 겁쟁이라고!?이 말이 나오자 그 자리에 있던 대하 사람들은 하나같이 화가 나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특히 양정국과 사람들은 이때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 셋째 영감의 말은 듣기에는 가볍지만 오늘 하 세자가 싸움에 응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체면만 구겨지는 게 아니라 대하 전체의 체면이 구겨지게 될 것이다. 심지어 국제사회에서 대하의 위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때 일부 남원 지역의 가족들도 참지 못하고 일어섰다. “하 세자, 네가 감히 셋째 영감을 도발했으니 오늘 싸우러 나와!”“맞아! 그렇지 않으면 네 자신의 체면만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 대하의 체면까지 잃게 돼!”“너 같은 사람이 감히 강남의 1인자라고! 말도 안 되는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모든 사람들이 시종일관 나타나지 않는 하 세자를 토벌하기 시작했다. 이때 다들 선택적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이번 토너먼트는 셋째 영감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이고 하 세자는 지금까지 정면으로 대응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이들이 최가 셋째 영감을 도와준 가장 큰 이유는 셋째 영감이 강력하게 손을 대서 한때 중립을 선택했던 가문들과 기업을 진정시켰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까스로 줄을 설 기회를 잡았으니 당연히 드러내 보여야 한다. “사실, 만약 너희 하 세자가 두려워한다면 천일그룹 너희 내부 사람들 중 아무나 마음대로 손을 써도 돼.”“나는 상관없어.”셋째 영감은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최 집사도 만족한 얼굴이었다. 하 세자가 오늘 손을 대지 않는 게 당연히 가장 좋았다. 셋째 영감이 직접 미국 최가의 위세로 천일그룹을 제압했으니 앞으로 그들이 일을 처리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들었어? 셋째 영감님이 너희 중 누구라도 손을 써도 된다고 하셨어!”“만약 이렇게 했는데도 아무도 나서지 않으면 너희 천일그룹은 강남에서 썩 꺼져버려!”“맞아, 우리 강남에서 너희처럼 이렇게 창피한 그룹은 없어!”천일그룹은 순식간에 도마
하현의 이 말을 듣고 온 집안이 떠들썩해졌다. “하현, 너는 데릴사위일 뿐이야. 너 정말 네가 주인공이 될 수 있겠어? 여기서 네가 말할 자격이 있어?”“한판 싸워보면 알 거라고? 네가 뭔데?”하현은 이 사람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셋째 영감을 보며 비웃었다. “이건 나와 셋째 영감 사이의 일이야. 너희들이 무슨 자격으로 말을 해? 순순히 입 다물고 구경하는 게 어때?”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너 그렇게 죽고 싶어?”셋째 영감은 뒷짐을 지고 높은 곳에서 하현을 내려다 보았다. 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너한테 기회를 주는 거야. 내 손에 죽으면 그때는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잘못을 빌 필요도 없어.”“헉______”구경꾼들은 이 말을 듣자 하나같이 숨이 막혔다.이 데릴사위는 정말 시비를 가릴 줄 모른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셋째 영감을 조롱하다니!그는 설마 셋째 영감이 그를 죽이려고 하면 뺨 한대만 때리면 된다는 것을 모르는 건가?가장 중요한 건 셋째 영감 급이 아무 이름도 없는 사람과 함부로 싸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시건방지긴. 네가 감히 셋째 영감님을 도발하다니!”“네가 무슨 자격으로 셋째 영감님과 싸울 수 있겠어? 네가 뭔데?”“셋째 영감님과 싸우려면 적어도 국내 아무 리그에서 우승은 해야 하지 않겠어? 네 주제도 모르는 거야?”하현은 냉소적인 얼굴로 말했다. “개들은 다 입다물어. 너희들과는 상관없는 일이잖아? 너희들 구경하려면 입다물고 있어. 누구든 한 마디라도 더 하면 내가 뺨을 때려서 입을 막아 버리겠어!”이 말을 듣고 온 장내가 경악했다. 다들 이 데릴사위가 감히 이렇게 사람을 위협할 줄은 몰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때 하현이 보여준 기세가 그들을 놀라게 한 순간 아무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는 것이다. 셋째 영감이 차갑게 하현을 쳐다보다가 잠시 후 말했다. “좋아. 나랑 한판 붙자!”“하지만 생사가 달린 일이니, 죽더라도 내
남원 교외. 폐물 창고 한 켠. 설은아와 그녀의 비서는 꽁꽁 묶여 구석에 버려져 있었다. 오늘 아침 제호그룹으로 가는 도중에 누가 길을 막아 서더니 지금까지 어떻게 된 일인지 알지 못했다. 변백범이 그녀들을 지키라고 배치해두었던 사람들도 소리 소문 없이 없어져 지금 변백범도 소식을 듣지 못했다. 창고 밖에서는 지금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남자가 앉아 있었는데 그의 몸에서는 서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보아하니 전쟁터에 출전한 적이 있는 병사들이었다. 이때 그는 보드카를 마시며 이따금씩 설은아와 그녀의 비서를 돌아보았다.“이 두 계집애들 참 괜찮네. 지금 손을 못 대는 게 아쉽다. 그렇지 않았으면 지금 어르신이 시원하게 할 수 있었을 텐데!”이 사람은 감개무량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최 집사가 그의 직속상관이라 그 사람 앞에서는 절대 함부로 하지 못했다. 이 말에 설은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람들이 그들에게 손을 대지 않는 한 이 모든 것은 돌아갈 여지가 있었다. 바로 이때 문 밖에서 또 금발의 푸른 눈을 가진 남자 몇 명이 들어왔다. 이 남자들은 설은아와 비서를 탐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며 침이 고이는 표정을 지었다. “보스, 저는 진작에 대하의 여자들이 정말 예쁘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쪽의 더러운 여자들과는 비교할 수가 없네요. 제가 가지고 놀아도 되겠습니까?”한 작은 남자가 백주 대낮에 변태스러운 얼굴로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앞에 선 남자가 차갑게 말했다. “집사의 명령을 잊은 거야? 일이 끝날 때까지 이 두 여자를 건드려선 안돼.”“일이 끝나면 이 두 여자는 우리의 장난감이 될 거야.”작은 백인이 웃으며 말했다. “보스, 이 여자는 하 세자의 내연녀라고 들었어요!”“하 세자, 강남의 1인자잖아요! 그의 여인을 가지고 놀 수 있다니, 정말 체면이 서는 일이네요!”“제 생각엔 우리가 이 기회를 틈타 손을 써야지, 그렇지
남원 체육관, 1분 1초가 흐르고 있다. 곧 10분이 지났다. 셋째 영감은 이미 먼저 링 위에 올라섰다. 하현이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을 바로 그 때 갑자기 문자가 왔다. 하현은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만지고 나서 사진 한 장을 보았다. 사진 속에는 설은아와 그의 비서가 꽁꽁 묶인 채 방 한 쪽 구석에 버려져 있었다. 하현의 얼굴빛은 순간 극도로 안 좋아졌고 일종의 살의가 번졌다. 링 위에서 가볍게 서 있던 천하무적 고수 같은 태도를 취하던 셋째 영감도 갑자기 주변의 온도가 낮아 진 것을 느꼈고 전율을 했다. 이때 최 집사가 천천히 걸어나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현, 이번에 우리 셋째 영감님과 싸우니 최선을 다해 대하의 풍모를 보여주기를 바라.”말을 마치고 그는 발길을 돌려 떠났다. 하현의 눈가에 경련이 일었다.협박, 이것은 노골적인 협박이었다. 문자가 도착하자 마자 최 집사가 다가왔는데 이것은 이미 모든 것을 암시하는 것이 분명했다. 최 집사는 그가 지기를 원했고 게다가 ‘정정당당’하게 지지 않으면 설은아는 험한 꼴을 당하게 되었다. 하현은 비록 은아가 어떻게 상대방의 손에 넘어갔는지는 몰랐지만 그는 지금 이것이 가짜 뉴스라고 해도 도박을 할 수는 없었다. 미국 최가의 행동이 얼마나 파렴치한지 그는 이미 본적이 있었다. 심호흡을 하고 하현은 천천히 링 위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동안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던 살기는 조금씩 수그러들었다. “미국 최가, 토너먼트일 뿐인데 내 아내를 가지고 협박하다니, 아니, 그들이 원래 협박하려던 사람은 분명 하 세자였을 텐데……”“이기려고 별 짓을 다 하는 구나!”“기왕 너희들이 그토록 이기고 싶다니 내가 져주면 좋겠지만 너희 미국 최가들이 이 일의 후폭풍을 잘 견뎌내기를 바라!”하현은 마지막 발걸음을 내디뎠고 지금 그의 표정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링 아래에서 이슬기는 하현이 눈살을 찌푸리는 것을 보고 말했다.“우 대표님, 무슨
이 손 동작은 아주 간들간들했다.아주 느린 속도로 하현의 가슴과 배를 직접 찍었다. 힘이……자, 이건 전혀 힘이 없었다. 이 셋째 영감은 무슨 고수도 아니고 모양만 좋지 실속이 없는, 무술동작도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보통사람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은아의 처지를 생각해 하현은 몸을 흔들며 뒤로 세 걸음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이 장면은 바로 장내를 떠들썩하게 했고 모두들 전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나왔다! 나왔어!”“이게 바로 셋째 영감의 ‘접화파’의 세 가지 수 중의 첫 번째, 접이야!”“데릴사위가 첫 수조차 막지 못했는데 어떻게 셋째 영감의 적수가 될 수 있겠어?”“이 우물 안 개구리는 이제 셋째 영감의 대단함을 알 수 있겠지? 앞으로 어떻게 날뛰는지 지켜보자.”“이번에 우리 대하를 대표해서 출전한 셈인데 이 일이 알려지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될 거야. 너무 창피하다!”많은 사람들의 의론 속에서 셋째 영감이 외쳤다.“화!”하현은 다시 물러섰고 이번에는 링 가장자리로 물러나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어 곧 무너질 것 같았다. 심판이 나와 카운트다운을 하기 시작했고, 10초 뒤 ‘반격할 힘’이 없다고 선언하고는 하현은 지고 말았다. 셋째 영감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하현을 내려다 보며 차갑게 말했다. “젊은이, 나는 이미 충분히 봐줬어. 네가 질 줄은 몰랐네. 이건 내 탓이 아니야.”“돌아가서 하 세자에게 전해. 쫄았으면 그냥 말하라고, 괜한 핑계 댈 필요 없다고!”하현은 셋째 영감을 차갑게 쳐다보며 말했다.“다음에 다른 사람과 겨뤄도 네가 이렇게 운이 좋았으면 좋겠다.”셋째 영감은 냉소를 하며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데릴사위가 내가 그를 이긴 게 단지 운이 좋아서 그런 것뿐이라는데?”이 말을 듣자 사방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셋째 영감님이 이미 네 사정을 봐 주셨는데 너는 모르겠니?”“여태 그걸 모르면 넌 이제 목숨도 잃게 될 거야!”“요즘 젊은이들은 참 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야단법석을 떨며 하현을 완전히 무너뜨리려 했다.물론 풍택재단을 필두로 했다.하현의 체면을 구기는 것은 하 세자의 체면을 구기는 것이다. 그들이 매우 원하는 것이었다.“하현, 이 어르신이 무릎 꿇고 용서를 빌며 잘못을 인정할 기회를 줄게.”셋째 영감의 안색은 냉담했다.이것은 그가 원하는 결과였다.이 건방진 사위가 며칠 전에 감히 미국 최가에게 가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라고 했었다.그리고 지금 셋째 영감이 해야 할 일은 이 쓰레기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게 하는 것이었다.“셋째 영감, 이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하현은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이슬기와 우윤식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서둘러 따라갔다. 체육관 안에서는 지금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많은 사람들이 보기에 천일그룹은 이번에 패배하여 돌아왔고, 셋째 영감과 미국 최가는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높이까지 받들어 올려졌다.“대장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셋째 영감의 그 두 가지 수로는 그를 결코 이길 수 없었을 텐데?”체육관 한 귀퉁이에서 양정국의 안색이 안 좋았다.“제 생각엔 무슨 큰 일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왕태환의 안색도 비할 데 없이 안 좋았다. 그들은 하현의 정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 이 모습이 대단히 이상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진짜 원인을 알지 못했다.렉서스 한 대가 오자 이번에는 하현은 신분이 드러날지 말지는 신경 쓰지 않고 우윤식, 이슬기와 함께 함께 차에 올라탔다.차에 올라타고 나서야 슬기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회장님,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어떻게 질 수 있어요?”하현이 차갑게 말했다.“은아한테 일이 생겼어. 셋째 영감네 사람이 잡아갔어.”그 말에 이슬기와 우윤식 두 사람 모두 온몸을 떨었고, 마침내 오늘 이 이상한 광경이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 되었다.은아가 셋째 영감의 손에 넘어갔구나. 어쩐지 하 회장님이 질 리가 없는데.“변
왜 설은아여야 했는지도 이해가 된다남원 최가 식구들 때문에 설은아는 하 세자의 내연녀로 여겨져 왔다.링 위에서 결국 손을 쓴 사람은 하현이었다. 최 집사가 설은아를 이용해 하현을 협박하는 것도 그럴 만한 일이었다.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링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지금쯤 미국 최가는 설은아를 풀어줬어야 했다는 것이다.그러나 은아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그만큼 일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회장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손을 댄 사람이 누굽니까?”변백범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지금 강남 길바닥은 그가 장악하고 있는데, 상대방이 설은아를 묶어 둘 수 있다는 것은 상대방이 대단히 사나운 용임을 말해준다.“대략 미국 최가 사람일 테지만 미국 최가의 일에는 빈틈이 별로 없기 때문에 손을 댄 사람은 겉으로는 미국 최가와 아무 상관이 없을 거야.”“형제들에게 최근에 해외, 시외에서 온 패거리들이 있는지 좀 더 알아보라고 해.”하현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셋째 영감,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최가는 반드시 망해야 한다.하지만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설은아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하 회장님, 안심하세요. 우리는 이미 남원을 떠날 수 있는 모든 길을 봉쇄했습니다, 반드시 형수님을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변백범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바로 이때, 하현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고, 전보를 친 사람은 바로 설은아였다.하현은 온몸을 살짝 떨더니 잠시 후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2천억만 줘!”전화 상대편은 일부러 변조한 목소리였다.“그래, 어떻게 전해 줄까? 돈은 문제가 안 되는데, 나는 은아가 안전한지 확인하고 싶어.”하현은 망설임 없이 입을 열었다. 이럴 때 돈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허, 네 데릴남편이 너와 얘기하고 싶어하네. 어서 받아!”“하현, 난 괜찮아. 걱정 마!”전화 맞은편에서 은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별반 다를 것이 없어 하현은 절로 안도의
“설은아, 네 데릴남편이 그 많은 돈을 가지고 와서 네 년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설민혁이 은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설은아는 인상을 찡그리며 설민혁을 쳐다보았다. 비록 그는 붕대를 감고 얼굴과 억양을 감추고 있었지만 방금 하현을 대하는 태도에서 그는 은아에게 너무 많은 허점을 보여 주었다.그러자 설은아는 차갑게 말했다. "설민혁, 너는 그 2천억 못 받을 거야.”설은아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의기양양하던 설민혁은 갑자기 몸을 부들부들 떨며 벌떡 일어섰다.“놀랄 필요 없어. 난 네가 누군지 벌써 짐작하고 있었어. 네가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별 소용 없어.”“그리고 하현이 널 못 알아 볼 것 같아?” “설민혁, 너 너무 자신만만하다!”설민혁은 안색을 바꾸며 잠시 후 심호흡을 하고 얼굴의 붕대를 잡아당겼다.그의 얼굴은 온통 여기저기 상처 투성이었지만 그래도 그의 얼굴은 알아 볼 수 있었다.설은아에게 다가가서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를 알아 보면 또 뭐 어때? 내가 2천억만 벌면 새가 맘껏 날 수 있을 정도로 하늘은 높고, 물고기가 맘껏 헤엄쳐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바다는 넓게 될 거야.”“게다가, 내가 하현에게 직접 돈을 보내게 할 테니, 그때가 되면 이 형님들이 하현 앞에서 너를 짓밟을 거야!”“설은아, 너 오늘이 있다고 생각해?” “설은아는 안색이 조금 좋지 않았지만 여전히 침착하게 말했다.“설민혁, 모든 게 완벽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마. 돈을 받고 나면 팔자가 필 거 같아?”은아는 지금 하현의 정체에 대해 추측을 하고 있었다. 하현이 정말 그 사람이라면 설민혁이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될 것이다. 설민혁이 웃었다. 돈을 많이 벌어 봤자 죽으면 소용없다는 것인가? 설은아, 설마 하현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설령 그녀가 하현을 위해 체면을 세우려 해도, 그런 큰소리를 칠 수는 없다. 이때 설민혁은 자신의 얼굴에 난 흉터를 만지며 말했다.
이때 강우금과 진홍민의 시선이 스테이크 칼을 들고 있는 하현에게로 향했다.“어, 하 씨...”순간 두 여자의 눈빛이 갑자기 멍해졌다.진홍헌도 하현을 알아보았다.그는 자신이 가장 창피한 순간에 하현을 만났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이렇게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순간에 그와 맞닥뜨리다니!자리를 떠나려던 강우금과 진홍민 두 사람은 한편으로는 이여웅의 팔을 잡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현을 가리키며 작은 입을 가리켜 뭐라고 소곤소곤거렸다.이여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오만불손한 표정으로 다가왔다.진홍헌은 깜짝 놀라 벌벌 떨었다.상대가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해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그는 속으로는 화가 들끓었지만 자신이 이여웅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이대로 계속 부딪힌다면 결국 자신은 묻힐 곳도 찾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신세가 될 것이다.“탁!”하현이 스테이크를 계속 썰려고 하던 순간 이여웅이 갑자기 앞에 있는 의자에 발을 올렸고 의자는 그대로 주저앉았다.하현은 몸을 뒤로 빼면서 주저앉는 의자를 피했다.의자는 땅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술잔은 어지러이 널브러졌고 식사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개자식!”나박하가 벌떡 일어났지만 하현이 그를 제지했다.하현은 눈을 지그시 뜨고 이여웅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아이참, 여웅 오빠, 이게 무슨 짓이지?”이여웅은 담배를 움켜쥐고 긴 연기를 내뿜으며 비아냥거리듯 이죽거렸다.“이봐, 당신이 우리 진홍민과 강우금을 화나게 하고 당혹스럽게 만든 사람이지?”친밀감이 느껴지는 호칭으로 대화를 튼 두 사람을 보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진홍헌은 이 상황이 창피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현은 담담하게 내뱉었다.“괜히 진홍헌을 잡는 척하지 마. 나랑은 전혀 상관없으니까.”“내 머리릴 짓밟고 싶었지만 나한테 나가떨어질 게 겁이 났어?”“우후!”이여웅은 기괴한 웃음소리를 냈다.
”홍민아... 네가... 어떻게...”진홍헌은 자신의 동생도 이여웅에게 찰싹 달라붙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똑똑해. 아주 똑똑해...”이여웅은 껄껄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여동생이 외모는 별로지만 아주 똑똑하군.”“내가 당신 총명함을 봐서 함께 데리고 가지!”진홍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웅 오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광이에요!”진홍민도 중천그룹이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만약 그녀가 빨리 이여웅 같은 사람을 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진홍헌은 똥 씹은 얼굴을 했지만 이여웅은 두 여자를 끌어안고 깔깔대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가자, 오늘 날 기쁘게 한다면 둘 다 내가 수양딸로 거둘게!”“앞으로 난 의붓아버지로서 매달 일억씩 용돈을 줄게!”“자, 아빠라고 불러!”그러자 진홍민과 강우금은 동시에 입을 모았다.“와! 너무 좋은 아빠다!”진홍민은 이여웅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우금도 지금 이 순간 이여웅의 재산이 진홍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서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여웅의 품에 안긴 것이다.심지어 진홍민은 속으로 조심스레 몇 가지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이여웅을 잘 모신다면 나중에 혹시 그가 가지고 있는 중천그룹 주식이 자신에게 넘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그러면 자신이 쉽게 중천그룹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이여웅은 환하게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당신은 먼저 꺼져!”“오늘 밤 당신 여자친구와 여동생은 돌아가지 않을 거야.”“앞으로 난 당신의 매부이자 동서이자 아버지야...”“하하하하!”말 같지도 않은 이여웅의 말을 들으니 아무리 부잣집 도련님이라도 진홍헌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이를 갈며 말했다.“개자식!”“사람을 이렇게 무시하
”오호! 아주 미녀들이시군!”이여웅의 시선이 강우금에게 쏠려 그녀를 위아래로 바쁘게 훑어보았다.“강우금, 오늘 내가 82년산 마오타이를 가져왔는데 나와 함께 위층에 가서 맛보는 건 어때요?”“참, 미리 말해 두자면 난 다른 사람이 내 체면을 무시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내 체면을 무시한다는 건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거든.”말을 하면서 이여웅은 자신의 오른손을 스리슬쩍 강우금의 허벅지 위로 올렸다.“어머, 이거 왜 이래요?!”“나 술 잘 못 마셔요. 기껏해야 두 잔밖에 못 마신다고요...”강우금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명품 매장에서 퇴출된 후 그녀는 진홍헌의 품에 안겨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여자친구로서의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겉으로는 싫은 척하는 듯했지만 속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듯 한껏 아양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모습에 이여웅은 만족스러운 듯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었다.“형님, 이 여자는 내 여자친구입니다...”진홍헌은 이여웅의 오른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떼었다.진홍헌은 강우금이 죽고 못살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가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건 다른 문제였다.게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홍헌은 앞으로 금정 바닥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형님,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제가 다른 여자들 소개해 드릴게요...”“퍽!”눈앞의 여자에게 한껏 흥미가 끓어올랐던 이여웅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진홍헌의 얼굴에 내리쳤다.진홍헌은 한방에 온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그의 얼굴을 벌겋게 부어올랐고 입가에는 붉은 피가 넘쳐흘렀다.“체면?”“진홍헌이 내 앞에서 무슨 체면이 있어서 세우네 마네 하는 거야?”이여웅은 담배를 깊이 빨아들여 연기를 내뿜고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진홍헌은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형님, 그 여
흥미로워하는 이여웅의 눈빛을 본 순간 진홍헌의 눈꺼풀이 펄쩍 뛰어올랐다.그는 방금 일부러 이여웅이 들어오는 것을 못 본 척했는데 상대가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금정 부잣집 도련님 망신은 혼자 다 시켜 놓고 어째서 이 형님한테 인사도 안 하는 거야?”“인사하는 법도 못 배웠어?!”“아주 정말 거만하군그래!”말을 하는 동안 이여웅은 자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진홍헌 앞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자기 세상인 것처럼 한껏 떠들고 있던 진홍헌은 이여웅이 자신의 얼굴을 툭툭 치는데도 화를 내지 못했다.“아, 형님, 제가 몰라봐서 죄송합니다.”비록 진홍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가 이여웅을 상당히 꺼려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이여웅과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영 마뜩잖은 눈치였다.“오호, 중천그룹 진홍헌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이 이여웅을 못 본 척할 정도로?”“눈이 나쁜 거야? 아니면 대놓고 날 무시하는 거야?”이여웅은 진홍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분 나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제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 형님, 너그럽게 봐주세요.”평소에 어디서도 당당하던 진홍헌이었지만 지금 이여웅 앞에서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고 애써 웃음을 쥐어 짜내었다.하현의 얼굴에 더욱 짙은 의혹의 빛이 떠오르자 나박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당신이 모르는 게 있어요. 진화개발은 중천그룹 주식의 50%에서 60%정도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당시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게 막대한 투자금을 빌렸기 때문이에요.”“그래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큰소리치는 중천그룹도 진화개발 앞에서는 아무 소리도 못해요.”“듣자 하니 진홍헌이 당신 처제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대구 정 씨 가문의 보호를 받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그렇지 않으면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 합병될 수도 있거든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저렇게 처량한 신세가 된 데에는 다 이유
하현이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그날 간민효가 비행기에서 총기를 가진 누군가에게 당했을 때, 그것도 완연결이 한 짓인가?”“맞아요. 얼마 전 간민효가 공격을 받은 것도 아마 대부분 완연결과 관련이 있어요.”“보아하니 해골파가 손을 쓴 것 같던데 배후에는 아마 완연결이 있었을 거예요. 확실해요.”엄도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 보기엔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독립된 일처럼 보였지만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고 보니 그 사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하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이번에 금정에 온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그가 금정에 오자마자 장생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니!하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장생전이 운이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자, 그 얘긴 이제 그만하지.”하현은 손을 뻗어 엄도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이제 어디 갈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엄도훈이 몸을 곧게 펴며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형님, 임페리얼 빌딩에 좀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30분 후, 차는 임페리얼 빌딩에 도착했다.이곳은 금정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아래 4층까지는 대형 쇼핑몰이고 위층은 오피스텔이었다.이곳에 입주한 회사들은 모두 금정의 대기업들이었다.엄도훈은 비록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하현은 따라 들어가지 않고 시계를 슬쩍 본 뒤 나박하를 데리고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앉아서 막 식사를 주문하려고 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레스토랑 문을 벌컥 차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한 남자와 두 여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남자는 진홍헌이었고 여자는 그의 여동생 진홍민, 그리고 전에 황보정에게 옷을 사 주다가 싸움이 벌어진 강우금이었다.“정말
하현은 희미한 시선으로 말했다.“장생전?”“네, 맞아요. 장생전이요.”엄도훈은 하현이 이를 짐작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자세한 내막을 캐묻지 않고 장생전에 관해 세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여섯 은둔가의 조상이 모두 제왕을 지냈기 때문에 신선을 찾아 장생전에 대해 알아보고 또한 그것을 꿈꿨다고 합니다.”“왕조가 멸망한 후 이러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후손들의 손에 넘어갔죠.”“여섯 은둔가들이 손에 쥐고 있는 비밀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분명 장생전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에 장생이 어디 있겠냐는 것입니다.”“제가 아는 한 여섯 은둔가가 가진 비밀은 사실 가문에만 전승되어 오던 것입니다.”“절대 다른 곳에 누설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그래서 완연결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알게 된 여섯 은둔가는 간민효의 지도 아래 완연결을 토벌하였습니다.”“완연결은 하룻밤 사이에 강인하고 야심찬 인물에서 포로로 전락하였고 수많은 그의 부하들도 사상을 입게 되었습니다.”“다만 감옥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그의 차가 납치되었습니다.”“그 순간 우리는 그가 장생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었죠.”말을 마치고 난 엄도훈은 심하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장생전을 입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은 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여섯 은둔가가 이 상황에서 서로 연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왜 간민효가 손을 썼을까?”엄도훈은 의아한 듯 눈을 살짝 찡긋거리며 말했다.“말하자면 완연결이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죠.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늘 간민효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간민효를 차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고요.”“처음에는 간민효도 그를 무시하고 말았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서 여섯 은둔가와 연합을 하고 나섰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눈초리를 가늘게 늘어뜨렸다.간민효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
완연결은 장생전에서 지위가 낮지 않았고 당시 금정 지부 수장이었다.지금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람들은 모두 그의 수하에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었고 모두 일등 고수들이었다.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현과 맞붙어 제대로 방어도 해 보지 못하고 널브러졌다니?!하현은 엄도훈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얼른 부상 상태를 처리한 후 일어섰다.“됐어. 다친 곳은 기껏해야 3일 정도면 다 나을 거야. 시간 되면 한의사한테 찾아가서 약이나 몇 첩 지어서 컨디션 조절해.”엄도훈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자리고는 안간힘을 쓰며 일어섰다.“형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지금부터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 주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별말을 다 하는군. 별거 아니야. 게다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건 나니까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그건 그렇고 여기는 당신 사람들을 좀 시켜서 정리하라고 해.”“당신은 나랑 함께 같이 가자고.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아니요. 같이 가시죠.”엄도훈은 주변을 휘익 둘러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형님, 어떻게 이런 곳에서 날 보자고 하셨어요?”“내 추측이 맞다면 이곳은 아마 예전에도 험악한 곳이었을 텐데요.”“이곳은 금정 전체에서도 가장 흉악한 곳이에요!”“여기서 만나자고 할 줄 알았더라면 아마 죽어도 안 왔을 거예요.”엄도훈은 이 사실을 미리 떠올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깊이 후회했다.“흉악한 곳? 이곳은 그냥 버려진 흉가 아니야?”엄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예전에 관청의 최고 책임자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여름에 피서를 하기 위한 별장을 짓고 싶어 했죠...”“결국 반쯤 지어졌을 때 땅속에 있던 큰 무덤을 건드리게 되었고 일하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이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그러고 나서 이곳은 봉쇄되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요!”“엽기적인 사건을 띄워 조회수라도 올려 볼까 했던 블로거들이 탐험하러 왔다고 들었는데 전부
”이런 살인술은 기이하긴 하지만 나한테는 어린아이들 소꿉장난이나 마찬가지지.”하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전히 담담했다.“단 3분 만에 내가 당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염한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엄도훈을 풀어 달라는 거지? 그렇지?”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로서는 지금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어렵게 장생전과 관련된 몇 개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만약 그들이 죽기라도 하면 얼마나 낭패스러운가?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 어떻게 진술을 받아낼 수 있겠는가?“아주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아쉽게도 난 당신한테 동의할 수 없어.”요염한 여자는 차가운 얼굴로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하지만 우릴 생각해 준 당신의 마음이 가상해서 나중에 우리가 당신을 죽일 때는 고통이 길지 않게 단번에 죽여 줄게.”하현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그는 요염한 여자가 자신이 내건 조건을 승낙할 줄 알았다.그녀가 아무리 엄도훈에게 깊은 원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하지만 상대방이 헌신짝 버리듯 하현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아 사혈이 막힌 그들의 상태는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위였음이 분명했다.기꺼이 사혈을 틀어막은 것이다.그들을 이 지경에까지 만든 사람은 보통 잔인하고 냉혹한 사람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철저하게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사혈을 봉인해야 그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사혈이 풀린다면 그들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의 제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어.”“그런데 아쉽게 되었군!”“아쉬울 것 없어!”요염한 여자가 당차게 내뱉으며 웃었다.“당신은 이곳에 와서 몰래 염탐만 해도 될 일이었어.
요염한 여인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완연결 선생 뒤에 누가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완연결 선생을 상대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순진하기는!”“내 말은 그러니까,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란 거야. 발버둥치지 말고. 왜냐?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까.”“당신을 도와줄 동료들이 지금 옆에 없는 걸 탓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간민효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도 무릎을 꿇었을 테니까.”말을 하면서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도훈에게 주사를 놓으려고 했다.“꿈도 꾸지 마!”엄도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순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유리 파편을 얼른 집어 자신의 목을 향했다.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퍽!”여자는 긴 다리를 휘둘러 유리 파편을 들고 있던 엄도훈의 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그런 다음 한 발을 엄도훈의 가슴에 짓누르며 주사기를 엄도훈의 몸에 찌르려고 했다.“아이 참...”그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이 일은 원래 그와 무관했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에 이 일이 간민효와 장생전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어쨌든 그가 금정에 있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하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요염한 여자와 그녀의 일행들은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굳어졌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흉가에 누군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순간 그들은 총과 칼, 쇠몽둥이들을 들어 올려 하현을 겨냥했다.요염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당신 누구야?”여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일행들은 빠르게 흩어져 하현의 퇴로를 막아서며 잡아먹을 듯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엄도훈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아보았다.그도 처음에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했으나 이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리쳤다.“형님, 어서 도망가세요! 이놈들은 보통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