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한두 마디로 성사되는 일인가?주 매니저는 멍하니 있다가 제정신이 돌아온 뒤로부터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으며 계약서가 작성되고 쌍방이 사인을 하고 도장을 찍었다. 이진기가 전액 31억 5천만 원을 회사 계좌에 입금을 한순간 주 매니저는 감격스러운 마음에 눈물까지 흘릴 뻔했다. 회사 자금이 거의 거덜이 난 지금, 더 이상 대출을 못 받거나 집이 팔리지 않는다면 회사는 파산 신청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렇게 한 번에 다 해결될 줄이야!물론 돈은 많이 벌지 못했지만 그래도 천해성에 있는 별장을 전부 팔았으니 참 다행이었다.“이 선생님, 당신은 정말 제 구세주입니다!”주 매니저는 이진기의 손을 잡고 감격스러운 마음에 고마움을 연신 전했고 옆에서 지켜보던 장기현은 방관자의 신분이었지만 진심으로 이진기가 부러웠다. 자신이 20대 시절의 월급을 생각해 보면 보통 사람들보다는 많이 훌륭했지만 이진기와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돈을 벌고도 이렇게 타인의 고마움을 사다니, 이진기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이 집들이 나중에는 가치 폭등을 일으키겠지만 기억대로라면 지금 이 부동산 회사는 그때까지 버티지 못하고 6개월 뒤에 파산했는데 이번엔 이진기가 그들을 살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이진기도 한결 편한 마음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이 순간, 모든 과정을 목격한 우정군과 이지아는 너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김나희와 함께 출구로 향하던 이진기는 우정군과 이지아 몸에 걸친 명품 옷을 쓱 훑어보더니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명품으로 치장해야 티가 나는 신분이라면 그렇게 값진 신분은 아니네요.”말을 끝낸 이진기는 두 사람의 창백해진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장 형님, 나오실 필요 없어요, 저희 이만 가볼게요.”이진기가 BMW 차량 옆에 서서 웃으며 장기현에게 말했고 장기현은 감격스러운 듯 물었다.“이 형제님, 혹시 어젯밤 원유 선물시장…”“저 맞습니다.”이진기가 직접적으로 인정하자 장기현은 낯빛이 바뀌었다. 물론 증거는 이미 확실했지
돌아오는 길, 김나희는 운전하면서 끊임없이 이진기를 쳐다보았다.“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이진기는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며 물었다. 룸미러로 봤을 때 잘생긴 것 외에 다른 남자와 다를 바 없었다.김나희는 순간 멍해져 있다가 뒤늦게 반응하며 웃었다. “신기해서 그렇지. 넌 곁에 있는 사람을 대할 때는 항상 친절하고 예의가 바르잖아. 그런데 다른 사람들 대할 때는 너무 냉정해. 방금 주 사장님 쪽 사람들을 쫓아내지 않고 오히려 서있으라고 했잖아. 쫓아내는 것보다 훨씬 더 심했어.”“난 별생각 없었는데. 그 사람들은 나에게 있어서 아무 상관도 없는 행인이나 다름없어. 너한테 불친절하게 말해서 그랬던 거지, 그게 아니었으면 상대하기도 귀찮아.”이진기는 담담하게 말했다. 인생 2회차인 그가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는 이치를 모를 리 있겠는가?“기현이 형은 확실히 괜찮은 사람 같아. 그리고 이 지역 인맥이 나보다 훨씬 많으니까 앞으로 언젠가는 서로 도울 때가 있을 거야. 사업하는데 적보다는 친구가 많은 게 낫지.”“오늘 같은 상황도 그런 거지, 기현이 형이 나타나서 나도 일이 편해졌으니까. 안 그랬으면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내 은행 잔고를 보여주면서 내가 부자라고 증명해야 하는 것도 웃기잖아?”“뭐 그렇게 돈 자랑 하는 것도 재미있기는 한데, 그것도 한두 번이지. 매번 그러면 바보 같아 보이잖아.”김나희의 얼굴에 웃음이 멈출세가 없었다. 그러다 문득 무슨 생각이 났는지 그녀가 물었다.“근데 내일 혹시 시간 있어?”“아버님 만나 뵈러 가려고? 그래 좋아.”이진기는 능글맞게 미소 지으며 시원하게 바로 동의했다.김나희는 순간 깜짝 놀란 얼굴로 이진기를 바라보았다. 혹시 이진기가 독심술을 하는 건가라는 의심까지 들었다. 항상 그는 마치 자신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 좋다, 이진기 옆에서 그가 원유시장으로 5,675억 원을 순식간에 벌어들이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이 일은 김나희가 이진기를 자신의 아버지에게 소개하기로 마음먹게
“좋아! 그럼 내일 가자, 하루 쉬지 뭐.”김나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의 지금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인맥을 만든다 쳐도 아빠가 이진기에게 아쉬운 상황일 것이다.하지만 아빠의 지금 상황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져서 급하게 이진기와 찾아뵈려는 것이다. “그래!”이진기는 흔쾌히 동의했다.집으로 돌아온 이진기는 긴장을 풀지 않고 계속 기억을 떠올리며 다음 계획을 더욱 완벽하게 할 준비를 했다! 다음날 아침, 김나희는 이진기 집 앞에 도착했고, 두 사람은 바로 C시로 출발했다.김나희의 연락을 받고 김동성은 바로 두 사람을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했다. 집도 회사도 아닌 곳, 한가롭고 여유로운 장소는 바로...... 골프장이었다.타운센드 골프장은 C시에서 유명한 부자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 중 한 곳이다.2000년에는 별로 즐길 수 있는 유흥거리가 없었다, 김동성 같은 거물들이 그렇다고 디스코텍에 갈 수도 없으니 말이다.이런 환경에서 캐주얼하면서도 격식을 끌어올리는 골프는 이때부터 국내 재벌들이 열광하는 스포츠가 되었다.골프장 입구 쪽으로 이진기와 김나희가 같이 걸어오자 멀리서 하얀 골프복을 입은 중년의 남성이 미소를 띤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얼굴, 이진기에겐 익숙하다.S그룹 회장, 김동성이다!그는 수레 하나 끌고 길거리에서 과일을 팔며 자수성가한 비즈니스계의 영웅 같은 사람이며, 전성기 때 자산은 수천억에 달했다.일 억 원만 있어도 부자였던 90년대의 상황으로 봤을 때, 당시 S그룹은 C시의 대표 기업으로 여겨졌었다.지금의 S그룹은 비록 전성기보다는 잘나가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천억 원대가 넘는 자산으로 C시의 재벌 1위 자리를 확고히 차지하고 있다. 물론 그건 이진기가 환생하기 전이다. “아빠!”김나희는 반갑게 소리 지르면서 어린아이처럼 뛰어가 김동성의 품에 안겼다. “하하, 드디어 우리 이쁜 딸 얼굴을 보는구나. 어때? 일은 잘하고 있어?”김동성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물었다.“잘하고 있어요.”김나희
순간 김동성은 다소 놀랐다. 그가 느꼈을 때 이진기는 이 상황을 모면하려고 허세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자신감이 있었다.“그럼, 가서 클럽 한 세트를 가져와, 같이 들어가서 한 게임 하자.”두 부녀는 당연히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이진기가 전생에 업무 때문에 사장님과 함께 공을 치는 횟수가 적지 않았고, 전문 선수 수준은 따라갈 수 없지만 아마추어 수준에서는 부끄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진기는 클러 세트를 가져왔고, 두 사람은 웃고 떠들면서 코스로 향했다.뒤에는 캐디가 따라왔고 김나희도 두 사람 대화에 끼어들지 못한 채 청중 역할만 하고 있었다.김나희는 이진기에서 자기 아빠 사업을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싶었는데, 두 남자는 만나서 지금까지 아무도 일 얘기는 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만 나누고 있어 김나희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오늘 날씨는 아주 좋다,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떠있고 공기도 후세에 비해 아주 맑다. 게다가 골프장 환경도 매우 뛰어나 산책하면서 이야기 나누는 두 사람의 마음도 즐거웠다.도착하자 김동성은 어른으로서 자연스럽게 이진기에게 먼저 하라고 하였다.이진기도 사양하지 않고 클럽을 골랐다. 무릎은 살짝 굽히고 두 손은 손잡이를 꼭 쥐면서 몸을 돌려 클럽을 들어 단숨에 공을 쳤다.흰색 골프공이 페어웨이를 지나 홀이 있는 그린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김동성의 눈이 반짝였다.“나이스 샷, 완전 선수잖아.”“아니에요.”이진기는 말을 마치고 김동성과 함께 공이 떨어진 지점으로 향했다.“나희가 그러던데, 혼자서 투자를 좀 한다고? 젊은 사람이 왜 안정된 일자리를 찾지 않고? 사업하는 것은 위험해.”김동성은 흘리듯 물어보았다.눈썹을 살짝 치켜올린 이진기는 지금 김동성이 포석을 거친 뒤 자신을 향해 한방 먹이려는 것을 눈치챘다.이것은 또한 그가 김동성에게 일단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만약 처음 만남 후의 대화에서 그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아마도 이런 질문도 없었을 것이다.아마 같이 간단히 밥을 먹고 각
김동성은 치부가 드러나자 얼굴의 웃음기가 사라졌고, 오랜 세월 높은 자리에서 자신의 위세를 떨쳤던 기세를 드러냈다. “지금 그 말속에는 뼈가 있는데, 날 가르치려는 건가?”김동성의 말투는 냉담했다.이진기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는 태도로 답했다.“감히 가르치다니요, 전 그저 삼촌께 알려드리려는 것뿐입니다.”“이 자식이!”김동성은 분노에 차 헛웃음 나올 정도였다.“나 김동성이 이 바닥에서 뒹군 게 수십 년이야! 네가 걸어온 길보다 더 많은 다리를 건넌 사람이라고! 그런 네가 감히 나에게 알려준다고?!”“지금 S그룹의 상황은 벼랑 끝에 있어요, 한 걸음만 잘못 디뎌도 파산될 수 있다는 건 저 같은 외부인보다 회장님께서 더 잘 알고 계실 겁니다.”이진기는 거침없이 패를 까 보였고, 김동성에 대한 호칭까지도 바꿔 불렀다.이 말을 들은 김동성의 얼굴에는 온통 놀라움과 노여움이 가득했다.S그룹이 위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소수의 고위층만이 아는 일이다.심지어 딸인 김나희에게조차 정보를 많이 알려준 적은 없었다.그리고 고위층 임원 몇 명은 모두 수십 년 동안 그를 따라다녔던 심복이었다.자신을 팔아먹을 리가 없다.근데 눈앞에 있는 이 자식은 어떻게 알았지?“S그룹의 가장 큰 산업은 바로 마트 체인점일 겁니다, 거대한 현금 흐름을 장악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누군가 S그룹의 상장을 도울 수 있다고 회장님을 현혹했겠죠.”“그래서 S그룹에서는 금융 투자 팀을 만들어 공금 업체에게 지급해야 할 대금을 가로채 금융권에 가져가 투자했을 거고요.”“회장님을 현혹한 그 사람은 또 회장님께 그룹의 마트 체인점의 자산 재산권을 단독으로 분리하라고 했을 겁니다, 아마 상장 심사에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면서요.”“원래 계획대로라면 그 거대한 현금 흐름이 금융시장에서 한 바퀴 돌면서 큰돈을 버는 거였지만, 지금은 투자에 실패하여 거액의 적자를 초래해 자금이 회수되지 않았고, 공급 업체의 대금은 연체될 수밖에 없게 되었죠.”“S그룹은 은행에 대출을 신
그의 수십 년간의 사업 업적이 모두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소문이라도 나면 C시 전체가 그를 비웃을 것이다.게다가 그 사람의 신분과 배경도 걱정스럽다.S그룹은 비록 거대하지만 상대방이 이렇게까지 수단을 쓸 정도는 아니다.한마디로 김동성은 이진기 말을 믿지 않았다.“무슨 헛소리야!”김동성은 크게 호통을 쳤다.“말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외부인인 네가 뭘 안다고! 무슨 배짱으로 사기극이라고 단정하는 거지?””“네 말이 맞는다면 난 바보라는 거고, 수십 년 동안 나이를 헛으로 먹고 이렇게 쉽게 사기를 당했다는 뜻이겠네?”옆에 있던 김나희가 깜짝 놀라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이 아니었다면 이진기는 진작에 고개를 돌려 떠났을 것이다.S그룹이 망하든 말든 아무 상관없다.비록 이진기도 이 기회를 틈타 S그룹 주식에 투자할 계획이 있었다.왜냐면 S그룹은 안정된 마트 공급망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었고, 2000년 이후 주민 소득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마트 사업은 눈을 감고 있어도 돈을 벌 수 있을 정도로 번창하기 때문이다.게다가 마트 업종은 다른 어떤 업종에서도 필적할 수 없는 현금 흐름의 우위를 장악하고 있는 업종이다.그리고 전생에 그 사람은 이 수십 개의 마트를 삼킨 후 전국 시장을 선점하는 데 성공했고, 결국 이진기가 환생했을 때 이미 국내 마트 브랜드 3위, 시장 가치16조를 보유한 거물 되었다.지금 만약 S그룹 주식에 투자를 한다면 미래에 적어도 수십 배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그러나 이진기는 돈 벌 기회가 없어지는 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그래서 S그룹 주식에 투자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기진은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아빠!”이때 김나희가 입을 열었다.그녀는 초조하고 가슴을 졸이며 김동성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빠께서 항상 저에게 말해주셨죠, 기존의 결과에 자만해서는 안 되고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하며, 배움에는 남녀노소 없고 먼저 배운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하셨어요.”“그런데 지금은 왜 아빠께서 이 이치를 이해하지
“아빠, 하지성이랑 아직도 연락해요!?”김동성의 통화를 듣고 김나희가 물어보았다.“그룹 상장은 내가 오랫동안 추구해 온 일이고, 하지성 아버지도가 그쪽 일에 관련해서 힘도 좀 있으니까.”김동성이 말했다. “아빠, 그 사람은 뼛속까지 냉정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과 협력하는 건 호랑이한테 가죽 달라고 하는 거랑 다를 게 없어요.”김나희가 분노하며 말했다.“나희야, 사업하는 사람은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어, 오직 이익만이 영원하다는 것을 알아야 해.”“내가 하지성과 협력하는 것도 각자 원하는 것을 취하려고 하는 거야. 하지만 하지성이 만약 가져서는 안 될 마음을 먹었다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김동성의 말투는 싸늘했다.이진기의 말은 아직 증면되지는 않았다.그러나 김동성 같은 비즈니스계의 살아있는 영웅이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 이상, 김동성의 마음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했다.김동성의 변화무쌍한 안색을 보면서 이진기는 이렇게 큰 기반을 닦은 김동성이역시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속으로 생각했다. ......30분 뒤 캐주얼 차림의 위풍당당한 젊은 남자가 반갑다는 표정으로 골프장을 찾아왔다.그때 김동성도 더 이상 공 칠 마음이 사라져서 세 사람은 골프장에 있는 식당을 찾았다.하지성은 이진기를 한번 훑어보고선 김나희에게 시선을 고정했다.“나희야, 언제 온 거야? 말이라도 하지, 그러면 마중 갔을 텐데.”하지성의 말투는 사근거렸고 태도는 친절했다.하지성은 겉모습이나 말솜씨로는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었다.보통의 여자들이라면 이렇게 젊고 잘생기고, 분위기도 독특하면서 매너 있는 남자를 거절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김나희는 아무런 감정 기복도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 “아빠 만나러 온 거야, 너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는 김나희의 말을 마치 못 들은 사람처럼 하지성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귀찮다니?우리 사이에 귀찮은 일이 있겠어?”“지성아, 우선 앉아라.”김
하지성은 화가 나 헛웃음이 나왔고 음흉하게 말했다.“아주 멋지네, C시에서 지금껏 감히 나 하지성에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없었어.”“지성아.” 김동성이 입을 열었다.“젊은 사람은 화를 너무 크게 내지 말라고 했지. 어디 앉아도 다 똑같아. 자, 내 옆에 앉아라.”김동성의 말에 하지성은 비록 매우 불만스러웠지만 억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 어쨌든 이렇게 서있는 게 더욱 창피하니까 말이다.김동성 곁에 와서 앉은 하지성은 눈을 치켜들어 이진기를 노려보았다.“이렇게 거만한 걸 보면 틀림없이 보통 집안은 아닐 텐데. 말해 봐, 어느 집안사람이 감히 나한테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지 들어봐야겠어.”“이 씨.” 이진기는 직접적으로 성을 말했다.“이 씨?”하지성은 골똘히 생각해 봤는데 이 지역에서 이씨 성을 가진 재벌 집은 없을 뿐만아니라, 감히 그와 논쟁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했다. 설마 외지에서 온 건가?“생각할 필요 없어, 우리 집안은 무슨 명문가도 아니고 그냥 보통 집안이야.”이진기는 담담하게 말했다.하지성은 얼굴 표정이 순식간에 변하면서 분노했다.“감히 날 놀려?”“내가 언제 널 놀렸다는 거지?”이진기가 반문했다.하지성은 이진기를 뚫어지게 노려보며 분노에 차 웃었다.“멍청한 놈, 너무 나대지 마. 사회에서 중요한 건 실력이지 입심이 아니니까. 이렇게 까불다간 언제 어떻게 죽은 지도 모르게 사라질 수 있어.”“그리고 눈이 있으면 당장 알아서 나희 옆에서 꺼져. 너 같은 천한 놈이 욕심낼 사람 아니니까, 본인 분수를 알아야지.”“그리고 충고 하나 하자면 나가면 이 지역에서 우리 집안이 어떤 집안인지 알아봐, 너 같은 놈은 내 앞에서 개미 정도에 불과해.”“그만해!”김나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하지성, 너랑 나는 아무 관계도 아니야. 내가 누구와 친구를 사귀든 네가 상관할 봐 아니야.”김나희는 어두운 얼굴의 하지성을 쳐다보면 직설적으로 말했다.“네가 우리 아빠를 꼬드겨 금융 분야에 투자하게 했지? 그럼 투자한 돈은?”하지성